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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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까워라, 이야기는 선형적이라서 매번 우회로를 없애고 벽을 세워 옆길을 막아야 한다. 고전적인 서사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가능성을 소거해 나가는 것이다. 경계를 확정하기 전, 세상은 평행한 버전들과 옆길로 가득하다. 오직 망설이고 주저하는 상태에서만 모든 출구가 이리저리 이동하며 열려 있다. 불확정성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양자물리학은 이를 증명해 왔다. -p 376




독창적인 이야기 구조라는 것을 말할 때 바로 이 작품을 두고 한 말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선형적인 구조 자체에 익숙한 대부분의 독자들에겐 나름대로 읽기가 수월하진 않을 것 같다.




타임셀터로 부커상 수상작가란 점과 불가리아 문학을 접할 수 있다는 것에 선택한 도서였지만 잘 짜인 통로에 신화와 기억, 슬픔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이 불꽃 튀기듯 갑자기 튀어나오고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지는 구성이라 읽는 내내 시간이 걸렸던 작품이기에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에 대한 초점에 주안점을 두며 읽었다.




타인의 기억 속에 잠입할 수 있는 초능력을 지닌 게오르기 소년이 주된 화자로 1913년 출생인 할아버지의 시절 체험, 전쟁 중에 많은 자식들 중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한 엄마의 이야기, 여기에 신화 속 미노타우로스가 갇힌 동굴 이야기와 함께 그 자신이 겹쳐 보이면서 경험하게 되는 꿈처럼 여겨지는 이야기...








특히 소설 속에서 불확실성과 양자물리학을 문학에 접목해 그려낸 부분들은 이것이 소설인지 과학철학서인지 조차 모호하게 만들기도 했는데 이런 와중에 저자가 구성한 독특한 형식으로 인한 소설적 장치는 실험 문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누군가의 감정을 공감을 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는 어떤 위로감을 느껴볼 수도 있을 터인데 누구나 갖고 있는 유년의 기억과 슬픔들이 파편화된 기억의 조각모음과 이것들이 과거, 현재가 뒤섞이면서 하나의 전체적인 흐름으로 이러지는 책이라 일종의 나 자신을 실험해 보는 기분도 들게 한다.



길을 자칫하면 잃어버릴 수도 있는 이러한 패턴 때문에 독서의 특별한 경험과 모든 존재들이 지닌 각자의 감정폭들을 게오르기처럼 고스란히 느껴보는 시간이 된 작품, 평등과 공감, 이입된 연민에 이르기까지 우리들 삶에 필요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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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하는 남자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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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지닌 감정 중에서 질투만큼 가장 적나라하고 극대화할 수 있을 만큼 감정의 폭이 넓은 것이 또 있을까?



여성이 가진 질투보다 남성들이 가진 질투가 더 높다는 것을 요 네스뵈는 이렇게도 적절하게 잘도 표현하는구나!!!



그동안 '해리 홀레 시리즈'를 통해 긴 장편소설이나 스탠드 얼론을 통해 독보적인 북유럽 감성의 누아르 추리물을 선보였던 그가 처음으로 단편집, 그것도 질투라는 소재를 시종 숨 쉴 틈 없이 달려들게 만드니 그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단편의 추리물 맛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크게 질투와 권력으로 나뉜 파트는  현실적인 세계와 디스토피아, SF세계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어김없이 드러내 보이며  첫 작품인 '런던'에서 보인 짧지만 강렬한 이미지는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가장 끔찍한 범죄는 늘 친밀한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문장에 연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작품 내용면에서 사랑이란 감정이 지난 뒤 배신과 이를 용서하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복수의 해결법들은 극에 달하게 만드는 일종의 주변부들의 일상을 통해 느껴 볼 수 있는 사례들이 들어 있어 더욱 오싹하다.



바람피운 남편에 대한 처벌을 이루기 위해 자살 에이전시에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찾은 여자, 카인과 아벨을 연상시키듯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쌍둥이 형제가 치러야 했던 비밀, 이 수사를 하는 형사의 지난 과거의 속죄 비슷한 이야기는 영화 실베스타 스탤론 주연의 '행오버'를 연상 이미지로  겹쳐 보이게 했으며 평행이론이란 세계를 통해 한 남자의 뒤틀린 욕망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치른 살인사건의 과정들은 타 작품에서 선보인 평행이론이 언젠가는 인간들이 이룰 연구를 통해 성사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게 한다.








2부에 들어서면 디스토피아, SF의 세계를 무대로 팬데믹이란 시간 속에서 치러진 비열한 인간들의 이기심과 사랑하는 이를 잃은 가족이 치른  처단들이 속 시원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한편 권력을 쥐고 있는 자의 남용과 이를 토대로 상대가 어떻게 무너지지 않으려 노력하는지에 대한 묘사들은 요 네스뵈가 그린 전형적인 실상의 참혹스러운 모습을 생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약물과 도박에 빠진  아들이 제 발로 죽음에 이른  배신, 인류와 사랑하는 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신약 개발에 나선 한 남자의 기억파쇄기 이야기는 인간들의 이기심과 욕망에 찬 결과물이 과연 선과 악에서 어떤 선택을 함으로써 평화를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기억을 잃음으로써 아름다웠던 그 시절조차도 모른다면 현재의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 인류의 유한한 생명을 과학의 힘이 들어가는 순간 인류는 영원토록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 여기에 청부살인업자로서 자신을 위협하고 한 아이를 볼모로 삼아 죽음에 다가서게 한 또 다른 나르시시스트와의 대결이 체스란 게임과 동률선상에서 그린 작품인 '흑기사'  또한 강렬했다.









전체적으로 질투라는 감정에서 출발한 시작이 살인에 이르고 그 살인범이 행한 전개과정이 살인자로 몰리지 않는다는 점(들키지 않거나 자살로 판명)이 추리물답게 시종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읽는 재미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단편으로 끝나기엔 아쉬웠던 '질투하는 남자', '쥐섬', '매미', '훅기사'는 긴 장편으로 다시 만나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저자가 그리는 누아르 세계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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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 - 번영과 낙관은 어떻게 파국으로 치달았는가
앤드루 로스 소킨 지음, 조용빈 옮김, 신현호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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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기대작이라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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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문법 - 르네상스의 천재 피코 델라 미란돌라, 그리고 언어의 숭고한 힘에 대하여
에드워드 윌슨-리 지음, 김수진 옮김 / 까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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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이들은 많지만 이번에 만난 저자는 전작에 이은 또 하나의 새로운 시각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온 이가 아닌가 싶다.


가히 언어의 천재이자 언어의 힘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준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 피코 델라 미란돌라-


세상의 지식을 탐구하며 무려 900개의 논제 안에서 토론을 제시했다고 하니 그의 역량이 얼마나 큰지를 느껴볼 수 있다.


당대 기본이 되는 기독교를 비롯해 타 종교는 물론 여러 언어 영역을 넘나들면서 그가 익힌 탐구 정신은 그 시대의 종교색채가 짙게 물든 전방위 모든 부분에서 영향을 끼친 이들에겐 가까운 이가 될 수 없는, 지금 보면 시대를 좀 더 앞서간 인물이자 이단아처럼 보였을 부분이 상당히 많을 것 같다.


그렇다고 그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물러서길 원치 않는 글로 답함으로써 치열한 생각이 어떻게 그만의 언어로 끝을 맺는가를 볼 때 그가 일명 마법이라고 주장한 부분인 목소리와 말 부분에서는 보이지 않는 힘, 즉 금기의 언어를 넘어서는 글의 힘을  느끼게 된다.







어린 아가에게 들려주는 자장가나 흥얼거리는 후렴구들, 여기에 바로 언어가 지닌 독특한 생성과 힘이 사람들의 넋을 움직이고 흔드는가에 대한 것을 생각해 보면 교회의 금지만 없었더라면 그가 일군 학구열은 오늘날까지 꾸준히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대 르네상스 시대에 활동했던 많은 인물들과 비교되는 입문 사상가로서 만나볼 수 있는 그이기에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그가 주장한 언어 해석에 대한 부분들은 두고두고 생각해 볼 가치를 지닌다.






천사의 문법이란 다름 아닌 사람들이 사용하고 흘러가며 그 안에서 서로의 공통된 마음들을 느낄 수 있다는 것과 그가 연구한 경지를 통해 그 시대 사상들을 접해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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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문법 - 르네상스의 천재 피코 델라 미란돌라, 그리고 언어의 숭고한 힘에 대하여
에드워드 윌슨-리 지음, 김수진 옮김 / 까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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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에 앞선 사상으로 자신만의 언어로 관철된 글들이 인상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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