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걸작선
엘러리 퀸 엮음, 정연주 옮김 / 열림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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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한 바구니에 각기 다른 맛을 품고 있는 걸작선들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개정판으로 다시 살펴본 수록작은 노벨문학상,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11인들의 단편들로 이뤄진, 여기에 엘러리 퀸이 직접 엮은 앤솔러지라고 하면 말할 필요가 있을까?



키플링, 아서 밀러, 윌리엄 포크너, 싱클레어 루이스...



저자들의 명성만으로도 이미 검증된 작품들에서 느꼈던 것은 현재 추리 스릴러의 표본이자 이를 기준으로 삼아 더욱 내실을 갖춘 작가들의 스승 작품들로 다가온다.




단편에서 주는 조금은 아쉬운 부분들이 이들 작품에서는 느낄 수가 없이 읽히는 작품들도 있고  키플링의 작품부터 시작해 점점 갈수록 재미와 흥미를 더해가는 작품들이 많았다는 것은 한숨에 읽을 수밖에 없는 장점을 더한다.




제국주의 시대의 결과물인 지배국 나라의  영국인과 하인으로서 지배당하는 남자가  그들의 삶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사건부터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심정으로 잃어버린 돈을 끝내 포기할 수밖에 없는 사정, 하나의 습관으로 인해 막판에 완전범죄가 무산되는 모습, 난쟁이로서의 슬픔과 비애가 섞인 비운의 결말, 여성들이 느낀 가부장제에서 살펴볼 수 있는 페미니즘 분위기의 사건 마무리, 현재의 프로파일러 같은 모습으로 현장 검증이 아닌 신문 기사를 통해 범인의 성향을 밝히는 작품 속 내용들은 시대를 앞지른 추리물로써 여겨진다.








아울러 해제 부분에서 읽은 내용 중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 중에서( 맥베스, 롤리타, 내 이름은 빨강, 카르멘,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순수문학으로 다루느냐, 추리물로 넣어야 하는가에 따른 각기 다른 관점에 대해서도 독자인 한 사람으로 평소 느꼈던 부분이기에 굳이 순수문학과 장르 문학에 대한 나눔을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들 나름대로 읽은 후 스스로 선택하는 작품의 분위기와 장르별 선호도를 통해 같은 작품을 읽더라도 누구는 순수란 이름으로, 누군가에겐 추리물로 느꼈을 감동은 별반 다르지 않을 터, 끈끈한 서막의 시작과 함께 진행되는 긴 장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겐 이번 작품집은 단편의 맛깔스러운 즐거움을 준 소설집이란 점에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단편집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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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자 뱀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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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르] 이전에 이미 추리 스릴러 작품을 통해 익숙한 저자의 미발표 초기작이 출간됐다.



저자가 그려내는 추리 스릴러의 내용은 냉혹하고 처절한 표현들로 인해 마치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데 초기작이라고는 하지만 그의 전작에서 보인 이러한 흐름들은 계속되어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누가 보기에도 평범한 63세 노년의 미망인 마틸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작품은 그녀의 인생에서 평가한다면 시대적 흐름에 자신의 인생을 맞춤으로 살아왔다는 느낌이 강하다.



부유한 남편과의 결혼, 국가에서 주는 훈장을 받고 레지스탕스 일원으로 활약했던 그녀에 대해 과연 누가 얼마큼 잘 알고 있을까?




그녀를 킬러의 세계로 이끈 동료 앙리에 의해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한 번도 실수하는 일이 없었던 그녀가 어느덧 나이가 들고 자신도 모르는 망상과 치매로 보인 행동을 기점으로 뜻하지 않게 사람을 죽이게 되는 상황들은 이어서 계속 그녀 스스로 살인자의 길에 들어서는 과정이 물 흐르듯 흐른다.









1985년 집필한 미발표작이란 점을 제외하면 내용의 흐름들은 액션 추리 스릴로써 과감한 행동과 그 이후 일 처리 방식까지 노년의 여성이 한 일이란 생각 자체를 할 수 없을 만큼 일사천리, 그런 가운데 블랙 유머를 곁들인 누아르 분위기는 이 작품에서 한층 빛난다.



죽을 사람들이 아니었건만 자신의 주위에 불필요하다는 생각, 그녀의 죄가 밝혀지는가에 대한 궁금증과 이런 가능성을 무너뜨리는 전개, 그러면서도 그녀가 잡히길 바라는 마음 한편에서는 또 다른 살인자로서의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캐릭터를 바라보는 마음은 복잡하게 다가온다.




뱀이란 동물이 연상되는 서늘함과 독성을 가지면서 똬리를 틀고 먹이에 접근하는 방식을 이 작품 속에서 각 등장인물에 대한 평가를 내린 바실리예프의 글은 타당하게 보이며 마지막까지 그녀가 지칠 줄 모르는 저돌성은 60대 여성이란 점을 생각하면 독보적이다.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피차 서로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상대방의 의중을 꿰뚫어 보는 것도 특출났지만 뭣보다 그녀의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이 하나둘씩 죽어간다는 설정과 치매가 치매로 인해 결과물을 낳은 과정은 한편으로는 허무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환각과 망상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건 전개는 한 개인의 광기가 어떻게 죽음을 부르는지를, 그런 광기가 지닌 본성의 진짜 모습 속에는 폭력과 광기가 난무하는 인간의 한 부분 일 수도 있음을 느낀다.



장르 소설의 시작점이자 마침표로서 미발표작을 출간한 저자의 이번 작품에 대해 차후 이런 작품을 볼 수 없다니 아쉬움이 남는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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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만난 수업 - 죽음이 가르쳐준 후회 없는 삶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북모먼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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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강의, 그것도 죽음에 대한 강의라고 하니 요즘 시대에 웰다잉에 관한 관심이 많아진 시대에 당연한 점인지도 모르겠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주변 분들의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될 때마다 누구나 문득 드는 삶에 대한 생각들을 하게 마련이라 이 책을 접하면서 저자가 들려주는 내용은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저자가 노마 교수가 이끄는 강의에 동참하고 취재한 내용들에는 호스피스, 교도소, 영안실, 묘지에 이르기까지 장소별로 학생들을 이끌면서 현장체험과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죽음이란 것이 항상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현실을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대부분, 교수의 교실은  이런 점을 정면에서 마주하고 실제 죽음과 삶에 대한 철학적 신념과 학생들로 하여금 임상적으로, 그 이후 질문으로 가득한 내용들은 무거움 짐보다는 이해에 관한 부분으로 이어져 생존에 대한 부분으로 함께 한다.








실제 저자가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을 취재한 경험을 한 자라 노마 교수를 따라가면서 인터뷰한 내용은 각 장에 들어있는 과제를 통해 보다 깊은 생각을 던진다.



잃어버린 누군가에게 작별 편지를 쓰기, 당신 자신의 추도사 작성하기 같은 주제에 이르면 과연 나는 누구에게, 나 자신에게 어떤 추도사를 쓸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게 된다.








책을 통해 죽음이란 단어가 불편하지만 이 단어를 떠올리면서 살아간다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4년간 밀착 취재로 담은 내용이기에 에세이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화를 기반으로 담고 있기에 마치 한편의 소설처럼 읽을 수 있고 죽음에 대한 깊은 서사를 통해 삶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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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구두
조조 모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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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로 감동을 선사했던 작가가  신작으로  4년 만에 독자들 곁으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보인 그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분들에겐 그녀가 전해주는 이번 이야기는 또 다른 매력으로 빠질 것 같은데 읽는 동안 내내 그들의 상황들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던 감성으로  차지한다.



아버지의 임종과 해고로 인해 우울증에 빠진 남편, 그런 남편과 딸을 둔 중년 여성 샘은 인쇄회사에서 근무하는 워킹맘이다.



스포츠 센터에서 우연히 뒤바뀐 가방 안에 명품 루부탱 구두 및 샤넬 재킷이 들어 있었지만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던 상황인 그녀는 그 구두를 신으면서 회사원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한다.



한편 진짜 가방 주인인 니샤는 졸지에 남편으로부터 일방적인 이혼 통보와 졸지에 호텔에서 쫓겨나고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 상태, 그녀는 자신의 이전 삶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남편에게 당한 것들을 되갚아주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어떻게? 현실적으론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던 처지인 그녀가 우연찮게 호텔 객실 청소부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과연 그녀의 계획대로 성공할 수 있을까?









중년의 위기란 말이 있지만 샘이 겪은 가정 내의 불안함과 직장 내에서 끊임없는 능력 시험대를 요구하는 상사의 괴롭힘, 여기에 부모의 일까지 떠안으며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과정은 현실적이다.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잠시 휴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실 가장으로서, 딸이자 아내, 엄마로서 갖는 위치에서 해야 할 일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갑갑함은 물론이고 니샤 또한 트로피 아내로서 그동안 자신이 사랑받고자 했던 그 모든 행동들 속에 스스로 자각하며 현실을 직시하는 과정은 배신과 분노,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에 대한 고민들을 하게 된다.



계층과 경제적인 차이를 넘어 전혀 연관성이 없을 두 여인이 구두란 매개로 인해 함께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주변 여성들과 함께 연대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들이 원하는 인생의 키를 찾아가는 여정이 통쾌하기도 하면서 깊은 여운을 남기는 과정이 정말 좋았다.



여기에 구두가 지닌 비밀은 무엇인가에 대한 스릴과 새로운 사랑을 찾는 모습, 부부간에 진짜 중요한 대화란 어떤 것인지를 저자는 보통 가정의 삶을 통해 조명하는 한편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여성들의 삶을 함께 비추면서 현실에서 묵묵히 긍정적으로 새로운 날을 맞이하고자 하는 모습을 공감있게 그려냈다.




때론 자신의 삶과는 거리가 먼 옷이나 구두를 착용함으로써 새로운 기분과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그런 모든 것들은 그것을 소유한다는 의미에서 나아가  진짜 자신의 본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자존감과 자신감이란 것을 네 여인들의 행보를 통해 여운을 남긴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느끼며 새로운 삶을 향해 가는 여인들, 영화로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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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
권성욱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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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우리들은 승자와 관련된 정보나 지식과 이해를 많이 수용하며 살아가는 편이다.



특히 전쟁사에서 다루는 승자의 역할들은 현대전에서도 많은 것들을 두루 다루고 있지만 이 책에서 보인 승자 외에도 보이지 않는  당 시대의 약소국의 입장을 다룬 내용들은  시야를 보다 넓게 해준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펼쳐진 작전들을 보면 승전국들 위주의 전략을 다룬 부분을 제외한 당시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던 이른바 중립국 내지는 약소국들의 힘겨운 상황들은 바라지 않았지만 중립과 동맹, 저항을 통해 어쩔 수없이 동참해야만 했고 그러기까지 여러 딜레마를 최소한으로 남겨두고 싶었던 내용들이 담겨있다.







오늘날 북유럽권 나라 및 발칸반도에 위치한 나라들에 이르는 지리적으로나 지형적으로 강대국들 틈바구니 속에 끼여 참전하거나 땅을 빌미 삼아 자신의 국토에서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었던 모습들은 현재 그들이 추구하는 국제외교와 국방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어디 비단 이들 나라만이 해당될까? 하는 생각과 함께  현재 우리나라의 외교정책과 국방정책들,  여기에 국제정세에서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다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2차 대전을 치르면서 중립외교란 정책을 고수한 몇몇 나가가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자국의 외교나 안보, 국방에 이르까지 각국이 펼친 변화 추이는 이런 부분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조약들이 많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평화의 시대로 이어졌다  하더라도 언제 전쟁이란 이름으로 펼쳐질 세계가 다가올지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기에 저자가 다룬 각 약소국이 내렸던 정책은 실리 추구와 안정이 보장되는 영원한 외교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운다.



약소국의 비애란 말이 연상 떠오르게 할 만큼 이들이 겪은 아픔들은 전쟁이란 것은 끝이  있을까?는 생각과 함께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평화의 의미, 자유란 것에 대한 깊은 책임감과 더불어 이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생각을 던진다.








저자의 현실감 있는 사료와 지도를 곁들인 사진들이 들어있어 두꺼운 책임에도 찬찬히 읽어볼수록 내용에 깊이 빠져든 책이라 현대사 전쟁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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