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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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음 바다를 접해 본 것이  학창시절 방학을 맞이하여 보길도를 향한 길에서였다. 

 

기차로 5.~6시간 정도를 갔다고 기억되는데, 내려보니 또 배를 타고 가야 비로소 내가 원한 장소인 보길도로 가는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날씨가 갑작스레 좋지않아 보길도에서 미처 가지 못하고 중도라는 곳에 내려 바로 민박을 하면서 다음 날 보길도를 향한 기억이 난다.

 

당시의 배는 많은 바캉스족들 때문에 그야말로 시루떡이란 표현이 제대로 어울리다 싶었을 정도의 많은 인원들이 타고 있었고 배 밑 선실에 앉았던 우리 동행들은 바로 창가에 코를 박고 넘실대는 바닷물의 정체를 그야말로 입을 딱 벌리면서 다물줄 모르고 보던 생각이 난다.

 

맑은 물도 아닌 그저 출렁거리는 바닷물의 율동은 바로 내 앞에서 수도물을 크게 틀어놓은 것 처럼 내게 다가와서 쏟아부을 것처럼 엄청난 압력을 자랑했고 이러다 혹 사고라도 나면 그야말로 물귀신이 되겠구나 하는 , 당시의 두려움이 생각난다.

 

바다에서 태어나고 지금도 그 곳 고향에서 자신의 글과 삶을 살아가는 작가 한창훈 님의 이 책은 그런 오랜 기억속에 묻혀있었던 나의 작은 추억거리를 끄집어 내게 한 책이다.

 

 어디가 시작점이고 어디가 끝인곳인지를 모를 한 없는 모습을 자랑하는 바다-

 

 그 바다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 속에 지구라는 행성은 그저 우주 속에 한 푸른 물방울이요, 우리는 타 동물과는 다른  인간이라고 자각하며 살아간다지만 결국엔 미세한 존재들임을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바다에서의 생활하는 사람들은 자연에 대한 겸손과 그들을 이겨낼 생각을 하지않는다.

오로지 그저 수긍하며 받아들일 뿐, 기껏해야 태풍이 몰아치면 기도 하면서 이번엔 제발 큰 피해 없이 지나가길, 우리 아버지 배 무사하고 집들도 무사하고, 모든것들이 그저 그 자리에 조용히 있길 바랄 뿐 , 더 이상의 큰 야망도 없으며 바다를 무시하지도 않는다.

 

방랑자처럼 여러 배를 타고 북극해까지 섭렵한 작가의 멈출 수없는 '바람끼'는 그래서 어쩌면 육지에서 생활하면서 생활하는 사람들보다 더 진솔하고 솔직하며, 그 생활 안에서 녹아나오는 체험적인 삶에 대한 방식이 새롭게 다가오는 지도 모르겠다.

 

술과 멸치 몇 마리가 주어지고 바다와 나와의 일체동심적인 생활의 모습과 그 안에서 묻어나오는 어린 시절의 추억거리인 해녀와 작부집 여인네들의 생활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아련한 추억의 한 장소로 우리를 데려다 앉혀 놓는다. 

 

 바다의 고래를 보러 위험을 무릅쓰고 북극해까지 시도하는 모험 속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뱃 사람들의 정이 가득한 가족애, 항상 이별은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 다시 뱃길에 올라야하는 그네들만의 정서가 가슴 가까이 메아리져 울려퍼진다.

 

 

 

인간의 능력이 아무리 크다하나 자연 앞에선 무용지물임을...

 매 순간마다 바다의 흐름과 유빙, 쇄빙선의 감각적인 느낌을 체험해 보고 싶게 만드는 유혹적인 글들, 여전히 바다를 벗 삼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섬 사람들의 생활은 삶과 죽음을 사이에 둔 처절한 생존임을 깨닫게 해 준다.

 

***** 살과 죽음이 한순간이다. 재해는, 인간이 난 무엇인가, 를 물어볼 틈도 없이 찾아온다. 그게 오면 우리가 만들고 이루어냈다고 뻐기는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살아남은  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이웃의 참사를 대할 때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는 정도이다. 무기력하다. 자연  앞에서의 겸손, 이라는 흔해빠진 말이 새삼 무겁고 아프다. - p157

 

그렇다면 왜 바다를 버리지 못하고 계속 머물까?

 

아마도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바다는 사람을 속이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푸른 물방울 속에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존재는 때론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때론 엄청난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인간들에게 경고를 하기에 바다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그것을 알고  함부로 내던져버릴 수없으며, 또한 그것을 배신하며 살아갈 용기조차 없는 것은 아닐런지....

 

 생생한 화보의 바다 현장과 함께 작가의 여유자적한 인생관찰기,  정약전이 귀양가 있던 흑산도 연해의 수족(水族)을 취급한 어보가 '자산어보' 임에  빗대어 자신만의 철학이 깃든 한창훈표 자산어보는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바다를 동경해 버리게 만들었다.

 

 

무차별 공격이었던 쓰나미에 대한 공격, 세월호 참사에 얽힌 바다에 대한 미움과 함께 생생한 바다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책은 기회만 된다면 나도 한 번 북극해나 남극해를 가 보고 싶단 생각이 들게 한다.

 

  글 말미에 작가는 묻는다.

 

배가 한 척 생긴다면 당신은 어떤 항해를 하겠는가.

 

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우선은 용기를 내어야할 것이 첫 번째 관건이요, 두 번째는 작가처럼 배를 내가 소장하고 있다면 난 어떤 식의 항해를 ? 그러고 보니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우선은 따뜻한 기온이 항상 넘치는 파푸아뉴기니를 가보고 싶긴 하다.

 

그 곳 사람들의 원시적인 물고기잡이를 방송에서 본 적이 있는 터라 순진하고 욕심없는 사람들 무리에 끼여 나의 묵은 욕심과 때 묻은 생각을 모두 날려 버리고 싶단 생각이  이 질문을 받으면서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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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맨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6
오리하라 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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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방송에서 이웃 간의 층간소음으로 인한 끊이지 않은 문제를 다룬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누구나 공동주택에 살다보면 위.아래 이웃을 잘 만나는 것도 복이란 말이 웃어넘길 일이 아닌것이 실제 당사자들이 겪는 고통은 그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나 역시 그런 고층을 겪어봤기에 이 책을 접하면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남자의 심리를 충분히 이해를 할 수있는,  감정이입을 느껴가며 읽게된 책이다.

 

 그랜드 맨션 1차-

세워진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보단 조금 나은 정도이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낡은 주택으로 변한지 오래다.

 

이 곳엔 대충 이름만 관리인인, 실제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접수하지도 않고 오히려 임대료만 제 날짜에 받아가는 사람과, 총 4층에 걸쳐서 다양한 사람들이 거주를 하고 있다.

 

대부분은 고령의 노년층들이 많으며, 이들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일맥 통하는 보통의 노년들의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어 읽으면서 가볍게만 넘길 수없는 사회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윗층의 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와 함께 아이의 울음을 항의한 아래층 남자의 기막힌 시체 유기사건, 현금이 많다고 이야기하는 노령층을 노려 보이스 피싱을 사칭해 어이없게 돈을 갈취하는, 알고보니  같은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범죄수법, 이미 고인이 됬지만 고령연금을 계속 타기위해 실제로 누워 있는 것처럼 이웃들에게 각인시켜 고스란히 연금을 타는 사람들, 건너편 빈 부지에 새로 건설될 제 2차 맨션에 대한 분양에 따른 일조권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임대주택이란 한계 때문에 제대로 항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들엔 모두가 이웃이되 서로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조차 관심을 두지 않은 개인주의가  철저한 내 생활만의  방식이 그대로 보여졌단 점에서 더욱 각박한 인심, 그리고 세태의 흐름을 어쩔 수없이 따라가며 살아가야하는 고독한 독거노인들의 삶을 심층 들여다 볼 수있는 책이다.

 

이런 주택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 주인공들은 알게 모르게 각 7편이란 단편 속에 서로 살짝 지나가거나 인연을 맺게 되면서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화자 자신이 독자들을 감쪽 같이 속이고 범인임을 알게하는 절묘한 순간의 트릭이 허를 제대로 찌른다.

 

역시 트릭의 귀재란 말이  사실임을 알게 해 주는 글의 구성은  극도의 긴장감을 주진 않지만 전체적인 구성면을 들여다 보면 하나하나의 한 그루 나무들이 모여서 그랜드 맨션이란 숲을 들여다 보게 됨을 깨닫게 되는 흐름들이  아주 좋고 이런 류의 트릭이 숨겨져 있는  책을 오랜 만에 읽은 터라 그 감흥이 오랫동안 남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제  멀지않은 시대가 도래하면 우리나라도 이런 문제들이 결코 이웃나라만의 문제만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독신가구가 늘어나고, 출산율저하에 따른 청년층이 고령층을 부양해야 할 책임의 무게는 물론이고,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의 경우 자신의 위험에 따른 상황대처를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살아가야할지, 결코 인간은 홀로 사는 존재가 아니며 서로 돕고 살아가야함을 절실히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아마도 상상하건대 이런 시대가 만연이 된다면 그 때에는 그 나름대로의 새로운 직업군과 새로운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그랜드 맨션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읽다보면 웬지 인간미가 점점 없어지는 삭막함을 느끼는 건 나만의 느낌인지....

 

그럼에도 그 곳에서 사랑의 기운이 싹트는 따뜻한 정경도 들어있어 잠시나마 위안을 주기도 한다.

 

작가가  한 문단 한 문단에 주어진 책임있는 구절들을 절대 허투루 넘기지 말고 찬찬히 왜 반복적인 글들을 써 놓았는지를 생각하며 읽는다면 트릭의 허점을 조금이라도 알아챌 수있을까도 싶지만 내 경우엔 여지없이 당한 경우라 이런 기분을 느껴가며 읽는것도 그래~ 트릭이 숨겨있는 책을 읽는 것은 바로 이 맛 때문에 읽는 것이야 하고 생각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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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일격 밀리언셀러 클럽 136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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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송곳얼음 살인으로 불리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살인범이 우연찮게도 잡히게 되어 사건은 사람들 뇌리에 잊혀졌지만 범인은 모든 살인은 인정하되 단 한 사람은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게 된다.

 

죽은 사람은 바버라 에팅커-

탁아소에서 잠시 일을 했으며 죽었을 당시 임신 2개월인 상태였고 이 사건은 아버지인 찰스 런던의 의뢰로 다시 수사를 하게 된다.

 

그 사건 당시의 살인 현장에 있었지만 바로 사건은 관할지로 넘어갔고 곧 바로 퇴직했던 매튜에겐 사실 버겁기도 했고 동료의 말처럼 적당히 시간만 떼우고 의뢰인에게 대충 사건에 대한 결말을 알려 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 번 물기 시작한 사건은 자신이 뜻대로 인정하기 전까진 결코 멈출 수없는 매튜에겐 9 년 전의 당시 죽은 그녀가 살았던 집을 중심으로 전 남편의 만남을 시작으로 주위를 샅샅히 파헤치면서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돌연 의뢰인이 사건종결을 원하게 되고 이런 배경에는 죽은 자신의 딸이 세상이 알고 있는 것처럼 밝혀진 범인이 아닌 제 삼자에 의해 죽었다고 믿었던 초기의 심정변화가 급기야는 혹 이대로 죽은 사람에 대한 수면 위에 오르지 못했던 또 다른 달갑지 않은 진실들이 파헤쳐질까봐 두려워하는 아버지로서의 고뇌와 결단력이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벌어지는 심리들을 보여준다.

 

우리는 때때로 진실이란 것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정의는 언젠간 반드시 밝혀진다는 말이 때론 그럴 수도있지만 여전히 미지의 사건으로 남아있는 사례들을 보면 꼭 그렇다고만은 할 수없는 현실적인 제약이 드러나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죽은 그녀를 알고 있었고 만남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 중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고 각자가 기억하는 그녀에 대한 인상들은 모두 제각각이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아버지가 사건종결을 원했던 마음은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범인은 이번에도 뜻밖의 사람으로 밝혀지면서 그런 경우가 일어나게 된 원인과 사연들은 인생이란 때론 우리가 원치 않았음에도 그것을 막지 못하고 그저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는 어떤 한계를 느끼게도 하는 작품이다.

 

여전히 술과 버번, 아스피린, 위스키를 곁들인 알콜에 절어 사는 매튜란 인물을 미워할 수만은 없는 것이 바로 이런 집요한 사건 해결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술을 마시고 책을 읽는 것인지, 매튜가 책 속에서 나와 대작하면서 주절주절 자신이 겪은 사건을 들려주는 것인지, 착각이 될 정도로 매 장면마다 빠지지 않는 커피와 버번의 합작품은 그 만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릴 잡은지 오래지만, 여전히 그의 매력에 흠뻑 빠지지 않을 수가 없게 하는 로렌스 블록만의 지닌 특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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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과 창조의 시간 밀리언셀러 클럽 135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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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스커더-

 

 

흔한 말로 성공한 경찰도 아니요, 그렇다고 자발적으로 퇴직해 사립탐정으로서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닌, 자신이 스스로 말하길 알콜홀릭은 결코 아니며, 술은 얼마든지 끊을 수있다고 생각하는 전직 경찰 -

 

매튜가 돌아왔다.

 

이번에도 여전히 자신의 실수로  죽은 사람에 대한 죄책감을 지닌 채 단골 술집에 들어가 커피에 버번을 섞은 것을 즐겨 마시며 때때로 사건해결을 해주고 떨어져 사는 가족에게 돈을 부치는 가장으로서 말이다.

 

자신의 진실됨을 믿는다는,  살인을 제외하곤 각종 범죄를 저지른  제이컵 자블린- 일명 스피너가 어느 날 그에게 봉투를 맡기며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어날 경우를 대비해 보관해 달란다.

 

그러던 그가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고 봉투를 열게 된 매튜는 그 속에 그가 그 동안 세 사람에게 그들이 저지른 약점을 빌미로 돈을 뜯어 온 것을 알게된다.

 

한 사람은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딸의 범죄를 무마시키기 위해 애를 쓴 아버지로 그에게 이를 이용해 돈을 얻어 썼으며, 또 한 사람은 매춘녀이자 범죄에 연류됬지만 교묘히 빠져나가 결혼에 성공해 살고 있는 한 여자, 나머지 한 사람은 장차 주지사 출마를 목적으로 정치계에 야심을 품은, 그렇지만 추악하게도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다.

 

이 세사람 중 분명 어느 하나가 스피너를 죽였을 것이란 짐작하에 결코 이 사건에 관여하고 싶진 않았으나 자신도 모르게 이들을 찾아가 그들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과정이 그려진다.

 

첨단 무기소지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약삭빠르게 상황에 대처해 미리미리 앞 날을 그려가며 사건의 해결을 하는 요즘의 시각적 효과를 노린 책을 기대했다면 실망했을 수도 있으나 역시 매튜는 매튜다웠다고 말할 수가 있겠다.

 

끊임없이 술에 절어서, 그렇다고 인사불성 상태정도까지 이른 경우는 드물게 행동하는 경우가 적더라도 분명 그는 술에 관한한 자신의 과오를 떨쳐내지 못한 약한 심성의 남자로도 비치지만 사건 해결에 있어서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슬로우 방식의 수사를 고수한다고 할 수있겠다.

 

 범인이 바로 이 사람일 것이란 생각하에 독자 나름대로의 무게 잣대를 이겨내면서 작가 스스로가 창조해 낸 매튜는 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풀었다고 생각한 순간에 또 다른 등장인물이 나타나면서 반전의 맛을 느끼게 해 주는 것도 여전하다.

 

 스피너가 매튜란 인물에 대해 바르게 보았듯이 돈에 얽혀 비정하게 사건해결에 매달리지 않는,  필요하면 상황에 맞게 처신하되 결코 정의의 선을 넘지 않는, 흔치 않은 인간미를 갖춘 자-

 

바로 매튜 스커너 시리즈를 대할 때마다 느끼는 이 감정의 연장선을 유지하면서 각 작품들마다 독자들을 홀려놓는 작가의 발군의 솜씨가 갈수록 힘을 더해간다는 듯한 느낌이 든다. (현재 리암 니슨의 주연으로 영화가 상영중이다.)

 

 

-경찰을 그만 둔 이유 중 하나는 그런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계속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올바른 이유로, 옳지 못한 일들을 할 수있는 그런 상황에 처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결심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진 않으며 그렇다고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하지도 않는다는 말은 사실일 것이다. -p144

 

매 사건마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물론 술과 커피) 사건해결을 완수해 나가는 매튜를 통해 또 다른 사회의 여러가지 상황에 맞부닥치는 상황들을 보면서 인간사회 안에 악의 무리는 결코 쉽게 사라질 수없음을, 또 다시 느끼게 해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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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딸 2 - 로마의 여인들
프랑수아즈 샹데르나고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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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권에서의 부모가 모두 죽고 남은 이란성 쌍둥이인 남자는 태양을 연상시키는 금발머리의 알렉산드로스, 갈색머리의 여아 클레오파트 셀레네  ,  그들 밑의 남동생인  막내아들 프톨레마이오스 필라델푸스가 로마에 입성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이된다.

 

 로마에 도착한 그들은 이국적인 날씨와 개선식에서의 많은 군중들이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을 본 충격, 차례차례 오빠와 남동생이 죽어가면서  셀레네에겐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고독에 휩싸일 뿐인 한낱 어린 여아로 기억에 남는다.

 

 절대권력자인 옥타비아누스의 누나인 옥타비아의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본격적인 자신의 성장기를 가지는 셀레네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갖고 있는 뛰어난 재능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감추게되고, 이는 바로 모든 사람들로부터 혼혈인이자 왕녀로서 결혼에 대한 선택권과 기대마저 저버리게 되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옥타비아는 누구인가?

 

셀레네의 아버지인 안토니우스의 전 부인이자 그의 자식들을 낳았으며, 각 왕국에서 차출되어 온 아이들을 거두어 기르고,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사이에 난 셀레네마저 거두는 , 자신의 남동생이자 로마제국의 기틀을 서서히, 그렇지만 결코 서두름이 없는 냉철한 옥타비아누스의 누나요, 올케인 리바아와는 또 다른 권력과 정치계의 눈을 숨돌릴 틈 없이 고루고루 나누는 여인이다.

 

그런 여인 밑에서 자란 셀레네는 옥타비아누스를 제거하기 위한 복수의 일념을 꿈꾸게 되지만 서서히 자라면서 결코 그를 헤칠 수없음을, 남자가 아닌 여자이기에 활동제약과 자신의 꿈이 사라져감을 느끼게된다.

 

한창 로마의 공화정주의냐, 제국주의냐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정치의 틀을 다져나가는냐에 대한 적들과의 동침 내지는 또 다른 자신과 맞는 후계자 육성에도 신경을 써야했던 당시의 흐름들 속에 옥타비아는 내심 자신의 아들이 남동생의 뒤를 이어 왕위를 받을 것을 기대했으나, 뜻하지 않게 죽게되자 모든 것을 내려놓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는 것을 본 셀레네는 본격적으로 자신이 어떻게 이 난관을 뚫고 자신의 뜻을 이뤄야하는지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다. 

 

옥타비아의 곁에 있어줌으로써 그녀에게 환심을 사려는 노력에 힘입어 서서히 자신과 옥타비아 사이는 가까워졌다고 느껴졌을 때, 돌연 그녀는 자신과 같은 처지로서 로마에서 로마화한, 마우레타니아의 왕인 유바와 결혼하게 됬다는 소식을 접하게된다. 

 

역사상의 그다지 많은 기록들을 남겨놓지 않았기에 소설가로서의 상상 속의 당시의 관계도를 그려나간다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독자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은 이야기들로 가득 채웠다. 

 

우선 작가가 밝혔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당시의 로마와는 상당히 다른 것임을 알려주고 기록에 남겨진 부분들을 조합해서 자신이 상상한대로 그려졌음을 밝힌다. 

 

역사 속의 클레오파트라의 딸이란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이미 가지고 있었던 많은 독자들이라면 그녀의 일생을 두고 이런 역경 속에, 형제들과 죽음이라는 이별을 직접 맞대야했고, 원수의 자식이란 틀에 박힌 생각의 이념이 아닌 오로지 아이들을 거두어 키운다는 생각의 차원에서 자신외에 여러 복잡한 가계의 혈통을 지닌 아이들과의 접촉을 이루어지게 한 옥타비아란 여인의 행로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커온 셀레네란 여자아이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게 한 대목들이 로마의 역사라는 한 줄기의 흐름 속에 결코 허투루 지나칠 수만은 없게한 행간의 글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한국의 고대 왕국도 그렇지만 로마 역시 자신들의 혈통과 왕좌라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아무리 사이가 좋은 부부라 할지라도 쉽게 이혼을 시키며, 이혼을 당하게 되며, 또 다른 권력유지 차원이란 기준에 준해서 이를 받아들였던 당대의 정치적인 면들이 냉철하게 보여진다는 점에서 셀레네는 알게모르게 자신의 혈통의 피는 속일 수 없듯 이러한 면들을 습득하는 모습들이 은연중에 바쳐진다. 

 

다른 이복여동생과의 일이나 또 다른 아버지의 자식이나, 리비아가 데리고 온 아들과의 만남은 그녀의 인생에서 결혼을 당연시했던 그 때의 분위기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한 여자아이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고개를 들게된 자신의 앞길을 위해선 어떤 행동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자각이 시간의 흐름과 로마 여인들이 겪고 있는 각 생활이나 정치적으로 엮여 살아가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온다.

 

 

결코 앞으로 나서지 않되 남동생의 뜻을 알고 그대로 받아주면서 자신의 자식을 후계자로 세우기위해 때론 모든 것을 버리고 다른 것을 주장해 취할 줄 알았던 옥타비아란 여인은 그런 면에서 클레오파트라와 비교해도 재미가 있을 것 같은 인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옥타비아누스의 두 번째 부인이자 그의 후계자를 낳아주지 못했지만 자신이 데려온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결혼의 성사와 옥타비아와는 또 다른 방법으로 서서히 권력을 쥐어가게되는, 리비아란 여인의 차후 활동들이 다음 제 3권에선 어떻게 셀레네와 연결이 되면서 로마의 정세와 셀레나 자신이 여왕이 된 나라 사이에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역사소설이 갖고 있는 흥미만점의 이야기들이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아닌가 싶다.

 

 로마의 생생한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듯한 건축물이나 생활상의 모습들을 읽는 것도 재미를 주고 한 순간 잊혀져버릴 뻔한 클레오파트라가 남긴 유일한 혈육인 셀레네의 인생여정이 어떻게 시시각각으로 변하게 될런지 벌써부터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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