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내
마리 다리외세크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국내에서 '암퇘지'의 저자로 기억되는 프랑스 문단에서 가장 큰 논쟁적인 작가, 마리 다리외세크의 신간 가시내다.

 

가시내-

그야말로 한국적인, 오랜 만에 들어 보는 말이다.

학창시절 국어선생님께서 친구에게 가시내란 말을 했다가 크게 화를 내는 일을 겪었다고 하는 이 단어는 사실 지극히 여자아이를 나타내는 말임에도 말의 뉘앙스가 변해 점차 사람들 인식 속에 어떤 속된 나쁜 이미지로 변질이 되어 버린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좀 특이하게 읽힌다.

 전개과정이 기.승.전.결의 양상이 아닌 두서없이 그냥 나오는 말대로 툭 내뱉듯이 이 말 저 말이 나오고 독자들은 그 때마다 뭐지? 하면서 상황을 그려보면서 읽게 된다.

 

 1970~8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가상의 소도시 클레브에 사는 솔랑주라는 소녀의 성장일기라고도 할 수있는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이 되어있다.

1부인  ‘시작하다’에서는 주인공이 첫 여인으로서의 발을 내딛게 되는 초경의 경험을, 엄마와 아빠, 그리고 주위의 친구들의 상황들을 그리는 구성,  2부 ‘사랑하다’에서는 여러 남자들과의 만남과 첫 경험, 그 중에서는 전혀 상상조차 할 수도 없었던 가혹하다고 할 슈있는 여러 형태의 성 체위의 묘사 장면이 '날'것 그대로 표현이 된다.

3부 에서는 성장한 소녀의 복잡해진 내면과 성인 남자와의 관계를 그리고 있는데, 바로 자신의 어린시절 부터 보모 비슷하게 보살펴 온 비오츠란 아저씨와의 일이 그렇다.

 

 주위 사람들부터 소외되고 이상한 사람이란 인식이 있는 비오츠를 유혹하고 그가 마침내 무너졌을 때 솔랑주는 이미 그녀가 상상했던 섹스의 생각이 전혀 다름을, 오히려 비오츠가 모든 것을 버리고 아버지와 엄마와의 이혼으로 더욱 혼란에 빠진 그녀와 함께 살기 위해 자신이 일을 하면서 클레브를 떠날 결심을 하는 것을 보면서도 또 다른 남자 아르노와의 꿈을 꾸는 당찬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한 사람의 인생을 무너지게하고 망가지게 함으로써 그 사람의 나머지 인생 말년을 비참하게 만들면서도 오히려 이제는 귀찮게 느끼는 솔랑주란 인물을 통해 소녀에서 여인으로서의 성적인 감각과 그 뭔가를 막연히 깨달아 가게 되는 이런 성장의 일기는 무척 당황스럽게 다가왔다.

 

 저자 자신의 유년시절에 목소리로 테이프에 담았던 당시의 느낌을 그대로 드러냈다고도 느껴지는 이 소설은 한 인간의 태어남과 성장의 기로에 있어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춘기에 느껴지는 호기심의 발산을 자연스레 드러내는 작품이다.

 

누가 누군가를 이성으로서 호기심을 가지고 느끼게 된다거나, 성적인 부분에서 나누는 또래의 친구들과의 이야기들은 확실히 아는 것이 없으면서도 확실히 알고나 있다는 듯한 착각, 피임이야기, 비오츠와의 관계를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엄마로서의 행동들은 자신의 아이라고는 하지만 일개의 독립된 개체로서의 엄연하게 구분되어지는 개인적인 비밀사이기도 하기에 어쩌면 가시내가 의미하는 말 속엔 한 인간의 성장의 기로에서 소녀에서 가시내, 그리고 여인으로 변해가는 중간지점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솔랑주를 지켜봐왔던 비오츠에 대한 무심한 행동들은 차후 그녀가 살아 갈 앞 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있을까? 자신이 해 온 행동에 대한 반성을 느끼게는 될까?

도발적이고 섹스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에 스스로 그 세계에 자신의 몸을 맡김으로서 더 이상의 기대치는 별로 없다는, 이젠 귀찮게만 느껴지게 됨을 알아가는 솔랑주란 주인공의 행동이 책을 덮은 후에 과연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를  생각해 보게 된다.

 

책 발간 당시에도 많은 이슈를 일으켰다고 하는 작가의 작품은 정말 낯 뜨겁고 어린 소녀라고 하기엔 성숙의 길엔 미치지 못하면서도 그렇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질 만큼 용기가 앞선 것인지, 아니면 한 때의 치기어린 행동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생각을 던져 주는 작품임엔 틀림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물의 공식 - 우리의 관계, 미래, 사랑까지 수량화하는 알고리즘의 세계
루크 도멜 지음, 노승영 옮김 / 반니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이멜을 열게되면 하루에도 많은 스팸을 비롯해 여러가지 소식들이 전달되어 온다.

그런데 이런 이멜들 속엔 약간의 의아심과 의혹 내지는 그리 기분이 좋게 다가오지 않는 소식들을 접하게 되는데, 바로 어떻게 내가 좋아하는 성향이 무엇인지 기막히게 알며, 그에 맞는 다양한 맞춤식의 소개를 해 주는 것들 때문이다.

 

물론 어떤 사이트에 가입을 하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전부 동의의 확인 절차를 누른 결과 여기저기에 연관된 기관들이 이멜을 통해서 접촉을 다진다고는 하지만 웬지 나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영 개운치가 않게 다가온다.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 바로 알고리즘에 의한 무작위 선택적 광고성이 날리게 된 것인바, 이런 현상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간혹 볼 수가 있다.

 

 얼마 전 끝난 케이블 채널 방송에서 방영한 '인텔리전스'의 한 장면-

흐릿한 사진의 영상 속에서 범인이 이 안에 있을 것이란 인식 하에 얼굴들을 알아보려 하지만 사람의 인식으론 역부족, 이런 때 알고리즘을 이용해 좀 더 선명한 화질의 범인 얼굴 인식이 가능하단 대화, 또 하나의 일례로 요즘 모든 자동차엔 무선 리모컨 키가 있다.

그런데 주차장에 있는 여러 종류의 차들 중에서 내가 누른 키를 알아듣고 내 차가 반응을 한다면 이것은 어떤 원리일까?

바로 이것 또한 수(數)에 관한 알고리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즉 모든 차의 리모컨 켜는 소리는 동일하지만 내 차와 내가 가진 리모컨만의 상호에 흐르는 것을 감지해 바로 찾아서 운전할 수 있단 사실에서 새삼 알고리즘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알고리즘이란 무엇일까?

 

*****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확히 정의된(well-defined) 유한 개의 규칙과 절차의 모임. 명확히 정의된 한정된 개수의 규제나 명령의 집합이며, 한정된 규칙을 적용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네이버 지식 백과)

 

이렇듯 알고리즘은 우리생활 전반부에 알게 모르게 침투해 있고 이것은 우리가 생활함에 있어서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필요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저자는 이에 대해 만물의 공식은 알고리즘이란 생각하에 이런 사례들을 보여줌으로써 전반적으로 우리와 알고리즘에 대해 미래에 대한 생각까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가장 잘 알려진 구글의 지도검색은 스마트 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비난 속에서도 여전히 승승장구 중이다.

해외여행이나 기타 필요한 갈 곳의 목적지까지 어떻게 가야하는지를 자세히 알려줄 뿐만이 아니라 이에 더해 좀 더 발전된 모색을 하고있기도 하다.

 

콜 센터의 담당자들과 가장 잘 맞는 고객의 성향을 조사해 적재적소에 연결해 클레임을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해 줄 수있는 방안, 자신의 체중을 수량화해 의사의 진단보다도 더 확실한 자신의 몸 상태를 알아가는 셀퍼들의 움직임, 결혼정보회사에서 내건 내게 가장 어울리는 짝 짓기 완결프로그램까지, 전방위의 알고리즘을 이용한 사례는 무수히도 많다.

 

그렇다면 알고리즘만으로도 모든 것을 해결되는 안전하고 쾌적하고 범죄가 없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

그렇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기에 알고리즘만이 만물의 공식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저자의 사례에서 다시 보자면, 긍정적인 반응으로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보듯 미리 범죄 예방차원에서의 이런 시도는 좋은 일로 남게 되지만 이마저도 오류의 가능성도 발생한다는 사실, 영화에서 이 영화가 성공을 할 수있을 지에 대한 가능성 타진에 대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이것 또한 전부 맞출 수는 없다는 한계성, 학교 안의 학생들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미연의 사고를 방지한다는 시스템에서 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빅데이터에 대한 인간들의 생각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이는 결국 알고리즘의 발전과 개발, 또한  인간이 개입을 하지 않을 수없다는 한계에 부딪치는 것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기도하다.

 어떤 프로그램을 만든다고할 때 결국은 모든 자료수집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많은 가능성의 예측에 대한 입력 자체를 인간이 해야하고, 여기엔 객관적인 입장이 반영이 된다고는 하지만 인간적인 개인으로서의 편형성도 더해지기 때문에 전혀 짐작할 수 조차도 할 수없었던 오류의 문제점 발생이 생긴다는 사실에서 알 수가 있다.

 

또한 예술계조차도  점차 이런 알고리즘의 세계를 인식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없는 현실에서 아무리 완벽하다고 인정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할 지라도 , 인공지능의 로봇 출현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능력 이상을 발휘하는 세계가 온다고 할 지라도 여기엔 한 가지 불합리한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인간만이 가지는 정서, 즉 아무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게 맞는 짝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내 맘속의 감정이 기계가 선별해 준 사람과 도저히 맞지 않는다면 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또 트럭운전사들만이 갖고 있는 교통흐름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통해 운전을 해 나가는 것에 비해 정확한 데이터만 주입해 놓은 알고리즘의 체계에선 예상치 못한 경우가 닥칠 경우 과연 트럭 운전사 만큼의 능력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결국엔 저자의 말 처럼 모든 만물의공식이라고 생각하는 알고리즘의 세계를 들여다 보면서 이를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지나치게 의존해서만도 안된단 사실을 알게 해 준다.

 

 아무리 기계가 발달해 인간이 해 주는 일 자체를 대신해 주는 세상이 도래한다해도, 하긴 지금도 은행창구나 병원, 타 기관에 가서 보더라도 이미 인력 자체가 소규모 상태로 변하는 시대로 보이긴 하지만 기타 변호사, 회계사, 국회위원이란 직업마저도 사라진다면?  화이트 컬러의 시대는 수명이 짧아지고 결국 살아남는 직업은 블루컬러가 된다는 말에는 일말의 섬뜩함마저 다가오게 한다.

 

결국엔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알고리즘에 대한 이용가치를 어떤 식으로 유용하게 이뤄나가느냐에 따른 문제점이 대두되기도 하는 이 책은 다양한 선별 사례와 많은 저자들의 책 내용과 인터뷰를 통해서 실제 체감온도에서 느껴오는 것보다 훨씬 알고리즘의 세계를 들여다 보는 계기를 준 책인것만은 틀림이 없다.

 

다만 끝 부분의 여러가지 사례들을 통해 이런 것에 반대해 이를 저지하려는 사람들의 행동들과 인터뷰들도 함께 실었다면 (짧게 그친면이 없지 않아 있다.)비교해 가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더 즐겁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 간단하게 마무리짓는 듯한 느낌의 뒷 부분들이 매끄럽지 못하단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초의 인간 - 일러스트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호세 무뇨스 그림 / 미메시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최연소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받았지만 뜻하지 않게 세상을 저버린 작가인 알베르트 카뮈-

 

사실 그의 대표작으로 알고 있는 이방인을 통해서 그의 작품분위기를 알고는 있었지만 끝내 미완의 작품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최초의 인간'이란 책을 통해서 비로소 그의 진면모를 알게 된 경우가 내겐 더욱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작가가 자신의 내면적인 고백을 통해 작품이란 것으로 내놓을 때는 시기와 적절한 구사의 언어, 그리고 이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자신의 문학적인 방향의 의지를 제대로 표현 할 수있느냐에 따른 부담감이 없을 순 없다고 할지라도 이렇게 자신의 유년시절의 성장기를 그려낸 책치고는 무척 담담하게 흐르는 분위기란 생각이 든다.

 

일러스트의 대가이자 국제적으로도 알려진 호세 무스뇨의 그림을 곁들인 책이어서 더욱 그 느낌의 전달은 쉽게 다가오며 그가 자라 온 당시의 알제리의 환경과 자신의 작가로서의 발을 내딛기까지 스승의 가르침, 그리고 중년이 되어 당신 자신은 한번도 찾아가 보지 못한 아쉬움을 아들을 대신 보내게되는 부인으로서, 또 카뮈의 어머니로서의 심정을 느낄 수가 있다.

 

 알제리에서 태어난 카뮈가 겪어온 시대는 일찍 아버지가 전장에서 죽는 바람에 넉넉치 못한 가정의 형편으로 이어졌고 외할머니, 장애를 지닌 엄마, 형, 외삼촌, 한 지붕에 대가족이 모여 살면서 그날 그날을 이어나가는 빈한한 삶의 모습이 온통 검은 컬러로만 그려내는 호세 무스뇨의 그림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이방인이란 작품을 통해서 이와 같은 일러스트를 통해 본  당시의 느낌과 비슷하면서도 이번의 최초의 인간은 카뮈 특유의 절제되고 건조한 문체 자체를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이 눈에 띄는 작품으로 기억에 남는다.

 

 아프리카 특유의 삭막하면서도 그 안에서의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민자로서의 고뇌와 프랑스란 나라에 대한 ,조국이란 어떤 느낌일지를 각기 다른 환경에서 만난 학생들을 통해 전해져 오는 글의 힘은 또 다른 한 조국 아래 두 개의 분열된 프랑스인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마터면 편집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세상에 나온 이 작품을 독자들은 만나지 못할 뻔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뭣보다 작가 자신의 아버지 무덤을 찾아가는 첫 등장에서 부터 시작되어 아버지의 죽은 나이를 넘어서 이젠 중년의 모습으로 나타난 아들을 지하에서 보는 아버지는 과연 어떤 심정일까? 아니, 카뮈 자신이 아버지 때의 나이를 더듬어 회상하면서 그 나이때의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고 이런 세월의 흐름조차도 카뮈식의 문학으로 승화시킨 그의 글 자체가 바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나간 최초의 인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호세 무스뇨 , 그 만의  묵직한 그림 스타일과 카뮈의 절묘한 궁합은 최초의 인간이란 작품을 그대로 옮겨와 또 다른 일러스트의 문학으로 탄생시킨 역작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도현의 발견 -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안도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여기 하나의 어떤 것이 있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없는 초기의 그 자체로인 상태여서 그것을 만지고 다루는 사람에 의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탄생이 되기도 하는 그 무엇-

 

이런 것을 다루는 사람들을 흔히 장인이라고 부른다면 글을 쓰는 사람들에겐 어떤 호칭을 주어줘야할까?

천상 글쟁이? 아님 글의 천재?

이도저도 아니면 보통 사람들보단 확실히 남다른 재능을 가진 재주꾼?

 

바로 안도현 시인이 쓴 작품을 읽고 난 느낌이 그렇게 다가왔다.

 

주위에 둘러보면 무심코 휙 지나치기 쉬운, 저자의 말 그대로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관한  쓴 글들이 잔잔한 감상의 파문을 일으킨다.

 

 시 절필선언 이후 한겨레 신문에 올린 글들을 모은 것들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는데, 모두 우리들 주위에서 볼 수도 있고, 어쩌면 연세드신 분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에 취했을 수도 있는 다양한 모음의 글들이 들어있는 책이다.

 

 생활의 발견에서 나오는 부분들은 각박한 세상에서 지나쳐 버린 순진했던 시절의 모습을 어린이의 행동과 말을 통해서, 기타 여러가지 향수에 젖게 하는,지금의 발달한 기계문명화 보단 덜 발달됬던 당시의 순박했던 모습까지를,  아파트 촌으로 변해버린 현재의 길 모습 위로 골목골목길을 달리며 두부장수의 방울소리에 대한 기억, 제사 때만 되면 열심히 놋그릇을 닦아대던 그 때의 모습들 표현이 투박하면서도 담백한 모습 그 자체로 다가오게 만드는 글들로 차 있다.

 

 

 사람좋아하고 더불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곁들여 마시는 술에 대한 맛깔나는 표현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발견을 하는 대목들은 때론 인간과 인간사이의 도리와 우정 내지는 인생의 대 선배를 대하는 모습들을 눈여겨 볼 수있는 저자의 인생관과 사람의 됨됨이까지를 모두 알 수있는 글들이 여전히 가슴에 와 닿는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저자의 맛깔나는 맛의 발견 코너에서 알 수있는 다양한 음식의 향연이다.

기름기 넘치는 값비싼 음식이 아닌 그 시절에 즐겨 먹었고 지금도 계절에 맞춰서 먹을 수있는 소박한 개다리 밥상을 연상케하는 마늘종, 곤드레나물밥, 처음 들어 본 전어속젓, 각 지방의 고유명칭이 달라도 한 가지의 음식을 주제로 맛나게 요리되는 과정까지, 읽으면서 계절의 흘러감이 이때처럼 안타깝게 느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먹고 싶다는 강한 유혹을 느끼게 한다.

 

 자신의 집 안과 밖을 통해서 전해오는 자연의 조화로운 꽃과 나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숨의 발견은 어떤가?

답답한 공기로 꽉 찬 도심의 공간을 탈출하고 나도 이런 느림의 시간이 있는, 그렇지만 결코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 같은 이런 청량하고 때묻지 않은 자연 속으로 조화를 이뤄 살아가고 싶단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신문의 기고면의 할애면 탓에 길게는 쓰여있지 못하지만 그마저도 넉넉함이 주는 것에 비해 웬지 두 연인들이 다음 만날 날을 기약하며 문 앞에서 이별하는 것처럼의 여운의 감정까지 주게 하는 , 모처럼 긴장을 풀고 늘어져 한 순간 이 책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던 책이다.

 

시인으로서 적재적소에 소개된 시를 통해 문득 시집을 접하고 싶단 생각도 들게하는...

아마도 이런 마음이 들게 하는 것 자체가 저자의 글의 발견을 통해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은 아닐까도 생각해보게 되고, 우리나라의 고유한 글 맛이 난다는 느낌을 받게 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8
도쿠나가 케이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미래의 내가 원하는 직업을 선택하며서 살아갈 확률은?

요즘엔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다.

일단 취업자체가 경쟁이 심하게 이루어진 구조와 막강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에 찬 인생을 보내고 있는 기타 끊는 피를 주체할 수없는 청춘들에겐 더욱 그렇다.

 

 택배회사 콜센터에서 상담원을 하고 있는 25 살의 아야카 구에다, 또한 이러한 처지에 해당하는 여성이다.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하면 곧바로 좁은 집에서 웅크리고 앉아 순정만화를 그리며 오로지  B급에서 A급으로 올라 자신이 원하는 만화를 실컷 그리며 업(業)을 삼고자 하는 그녀에겐 그 나이에 어울리는 연애 한 번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채 이중의 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꽤 되는 속칭 말하면 건어물녀다. 

 

더군다나 정직도 아닌 계약직이기에 언제 그만둬야 할 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만화가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자신의 결정에도 깊은 고민이 있는 아가씨다.

 

그러던 어느 날 투고를 위해 편의점에서 부딫친 어느  중년 남성에게 자신의 투고 원고 그림이  흩어지는 바람에 그의 눈에 띄게 되고 이어서 그가 자신이 일하고 있는 센터의 임시로 오게 된 센터장임을 알게 되면서 자신에 대한 비밀이 탄로가 날까 전전긍긍하게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연 속에 그에게 점점 호기심을 일케되는 자신의 감정조차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그녀-

 

 이 소설은 제12회 보일드에그즈 신인상 수상작으로 국내엔 익숙지 않은 젊은 작가의 작품으로서 자신이 속한 세대에 대한 고민과 사랑, 그리고 앞으로의 앞 날에 대한 불안감들을 콜센터와 만화가라는 실제 자신의 체험적 경험에서 나온 부분들을 인용해 표현해 놓은 작품인 만큼 아주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일본이 아닌 현재의 우리나라 젊은층이 모두 겪고 있는 현 세태에 대한 일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공감대 형성도 크고 이중의 직업선택에서 오는 불안감을 솔직하게 표현한 대목들, 이것을 포기할 수도 없고 저것 또한 포기하기가 쉽지않은, 꿈을 이뤄나가기 위한 여러 상황들이 콜센터 내에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과 상사, 그리고 자칭 스파이라고 소개한 신임 센터장과의 대화와 만남을 통해 나이대에 맞는 상황들의 묘사들이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질주해나가는 주인공의 강한 의지력은 남의 고통이 나의 고통보단 덜 할 것이란 착각을 허물게하는 주인공의 인생에 대한 깨달음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 현재에 백 퍼센트 만족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고, 분명 행복이라 불리는 것을 손에 넣는 순간 언제 그것을 잃을까 걱정하기 시작한다.

남의 눈에는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이제 또 어디로 가야 하나 머리를 싸매고 있을지 모른다. 조금의 오차도 없는 나침반은 인생에 존재하지 않은다.

 

불안과 희망을 함께 품고 우리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나아간다. 살아간다는 건, 아마도 그런 것이리라. -P164

 

스파이 센터장 말처럼 “인생은 즐겁거나 즐겁지 않거나가 아니야. 즐거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딱 한 번뿐이니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까,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아깝잖아? 게다가 전력을 다 하는 데 있어서는 본인이 즐거워야 하고, 그게 제일 중요해.”...

 

수없이 거절당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다시 일어서기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 다져나가는 젊은 청춘인 아야카의 인생에 대한 성장기를 통해 다시금 오늘도, 내일도, 인생은 끊임없는 연속의 길인 만큼 현재의 인생 또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이런 분위기를 시종 유쾌하게 이끌어낸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자칭 우울하게 비쳐질 수도 있었을 이야기의 주제를 경쾌하고 발랄하게, 하루의 에피소드 형식처럼 느껴지게 하는 작은 이야기들의 연결성으로 인해 이런 이야기를 좀 더 밝게 생각하게  그려진 책이 아닌가 싶다.

 

뒷 편의 보너스로 나오는 이야기편은 만화로도 나온다면 더욱 좋을 듯 싶은,  한 때 순정만화에 흠뻑 빠졌던 사람들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있는 내용들이 들어있어 본 편 외에도 연이어서 즐겁게 읽을 수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