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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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가다가 모르고 지나쳐버린 책들 중에서 우연한 기회에 접한 책이 정말로 강렬한 인상을 줄 때가 있다.

그런 책을 만났을 때의 기쁨이란 것은 인기 베스트셀러를 읽었을 때와는 다른,  오롯이 나만이 느끼는 감동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가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스토너'는 그렇게 나만이 느끼는 감동으로  다가 온 책이다.

누구나 내가 원하는 바대로 살아가지지 않는다는 것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나도 모르는 사이 시대와 주어진 환경의 흐름에 맞춰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들이 많이 온다는 사실, 원래의 내 의지와는 다른 삶의 방향 수정키를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온다는 것을 .... 수긍하는 삶으로 살아가게 됨을 안다.

 

스토너의 인생 또한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인생의 큰 고비가 여러 번 있지만 모두 그나름대로의 방향키를 잡음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다.

 

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8년 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어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단에 섰다는 전체적인 맥락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한 남자의 인생의 태어남과 사라짐에 대해서 무미건조의 색채를 드러내는 책이다.

 

가난한 농부였던 아버지는 자신의 농사를 이어받게 될 아들이 좀 더 윤택하고 현대식의 농업을 배울려면 대학에 보내라는 주위 권유에 아들을 대학에 보내지만 정작 스토너 자신은 2학년 때 영문학 시간에 맞닿았던 강렬한 느낌으로 인해 영문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다.

 

매사에 무심하고 건조한 성격, 모든 것을 참는다는 데엔 일등이라고 할 수있는 가난한 그에게 매스터스, 핀치라는 친구들은 그에게 활력소를 불어 넣지만 당시 시대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시기, 매스터스가 전사하고 핀치는 무사히 돌아오고, 스토너 자신은 대학에 남아 학업에 힘을 쏟게 된다.

 

그런 그에게도 첫 사랑이자 부인으로 맞아들인 이디스와의 결혼 생활은  강한 집념의 학업의 기쁨이 전반의 인생에서 기쁨이었다면 이디스의 왜곡지고 모난 성격, 자신만을 가두는 불타협적인 성격은 그의 후반 인생을 어둡게 만들고 점점 무관심, 내면의 속으로 더욱 들어가게 만드는 생활로 돌아가게 만든다.

딸 그레이스가 태어나고 한 때나마 자연스러웠던 부녀 사이도 이디스로 하여금 멀어지게 되고, 학교에서는 동료이자 상관이 된 로맥스와의 불편한 관계, 워커란 학생의 일로 인해 곤경에 빠지게 되면서 이 현상은 더욱 속도를 빨리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한 줄기 햇살이 비칠 때도 있었다.

분명 타인의 눈으로 보자면 불륜이다.

대학원 세미나 강의 시간에 만난 캐서린 드리콜과의 예상하지 못했던 연애는 자신조차도 느껴보지 못했던 진정한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하고 논문이나 연구생활에도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꿔가지만 결국엔 남들이 모두 평범하다고 할 수있는 보통의 가정으로 돌아가는 상실감을 맛보게 된다.

 

그가 더 이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조차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의 열병과 청각의 상실, 대학이라는 한 울타리를 결코 벗어나지 못했던 한 남자가 그 대학 안에서도 당했던 불편함의 감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정도로 밖에 볼 수없는 승리들 조차 그저 한 순간의 어느 부분만으로 기억될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이에 따라 받아들이는 감상이 모두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생각이 됬다.

스토너란 한 남자의 인생을 통해 과연 그가  인생을 마감할 때까지, 최고직으로 오른 조교수란 타이틀, 술에 절어 살게되는 딸의 모습을 보는 기분, 가족들이나 주위 인물들과도 친근하게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 탓에 그 누구에게도 피해는 주지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기억에 남을 만한 사람으로 기억되지 못하는 인생을 독자의 눈으로 보게 됬을 때 스토너의 인생 자체를 다룬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인생을 다룬 책이란 느낌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읽다보면 답답한 부분들도 나오지만(왜 로맥스나 워커가 반발했을 때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고 나가지 못하고 조용히 대꾸를 하는 장면들), 딸과의 관계를 두고 좀 더 진지하게 부인과 대화를 하지 못했는지,...  이 모든 것을 관통하고 있는 관조자적인 인생에 대한 생각과 느낌, 그리고 행동으로 보여지는 스토너란 인물을 통해 모든 사람들의 인생도 이렇게 높은 곳이 있으면 낮은 곳도 있고, 때론 물이 흐르다가도 말라버리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저자가 이 작품을 발표했을 당시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사후 반세기 뒤에 고향인 미국도 아닌 유럽에서 재평가를 받아 베스트셀러가 된 이색적인 이력을 지니게 된 책~

많은 작가들의 추천 리뷰도 그렇고 톰 행크스도 추천한 책인 만큼 결정적인 클라이막스 조차도 없는 이 책의 단조로움이 오히려 읽는 이들에겐 뭔지 모를 뭉클함, 그것이 바로 스토너 인생의 이야기만이 아닌 바로 우리들 삶의 모습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동조를 느끼게 된다.

 

화려한 명성을 지닌 채 회자되는 삶도 아닌, 평범하게 흘러가는 한 사람의 인생 모습을 통해 과연 우리들은 책에 나온 대사처럼, "넌 무엇을 기대했나?" 를 물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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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마이너스
손아람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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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은  날짜와 읽고 난 후의 날짜 간격을 세어보니 기존에 보통 책을 읽는 시간보다 훨씬 길어졌다. 

 길어진 이유는 받자마자 읽기 시작한 다른 책들보다 의도적으로 손에 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역사를 돌아보는 소설들은 웬지 나와 같은 동시대를 살아왔다는,  '최신'이라는 느낌이 주는 뉘앙스가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기분이 많이 들어 웬지 서두르게 읽혀지지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 뒷장엔 잃어버린 10년의 연표가 들어있다.

1997년 12월 3일  대한민국 , IMF에 구제금융 요청부터 시작해서  2007년 12월 19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으로 끝을 맺는 연보-

그러고 보니 그 세월동안 우리들은 참으로 많은 일련의 역사적인 소용돌이 속에 살아왔음을 다시 느끼게 된다.

 

서로 다른 이념과 노선, 확신, 그 안에서의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틈틈을 보여주는 이책은 저자의 말처럼 특정 주인공이 있을 수없으며, 이름만 들어있을 뿐 실제 우리들이 살아왔던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한다.

 

저자는 서울대 미학과 출신의 소설가다.

전공과는 전혀 다른 창작이란 직업을 갖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의 배경을 자신이 다닌 학교, 과를 통해서 10년을 들여다 보게 한다.

 

아름다움의 학문을 배운다는, 그래서 뭘 배우는지 알기 위해 화자 박태의는 미학과에 입학했다.

초,중,고를 오로지 대학입시를 위해서 살아왔다고도 할 수있는 대한민국의 다른 학생들과도 다를 바 없는 그는 같은 과 한 학년 선배인 , 미국에서 태어나고 강남의 부유층 무남독녀인 미쥬를 만나게 되면서 그녀의 확신에 찬 똑부러진 말투와 확고한 여성주체성을 강조하는 당찬 모습에 빠져버리게됨으로서 그녀가 가입한 서클에 들어가게 된다.

 

일명 철학연구회-

말로만 그렇지 실제로는 '전국학생연대회의'라는 학생운동 정파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버리지만 미쥬를 향한 사랑에 나올 수가 없다.

미쥬의 남친인 반대 학생운동파인 대석형과는 같은 기숙사에서, 공대에서 자신들의 정파 일원을 키우고자 들어온 양진우와는 그를 감시하기 위해 가깝게 지내게 되다보니 어느 새 그들은 흔히 말하는 데모, 일면 사회적인 일에 학생운동으로 뛰어들게 된다.

 

어느 날 부평 대우자동차 사건에 연루되어 대석 형이 대공분실로 끌려가고 나오면서 정신이 피폐해짐을, 곧이어 자신이 끌려들어가게 되면서 왜 대석형이 그렇게 됬는지 알게 된다.

고문 없는 정신적인 피폐는 결국 태의를 진우라는 이름을 직접 발설하게 만들고 태의는 그 후 진우에 대한 양심의 가책으로 자신을 몰아간다.

 

미쥬와의 연인사이가 끝난 일, 미쥬가 총학생회장 사퇴 후 헬싱키로 곧 이어 미국으로 날아가버린 일, 대석 형의 고시 패스로 검사로 변하면서 부평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맡게 되는 일들...

이런 일련의 일들을 거치면서 진우는 그의 곱상한 외모와는 다른, PC방에 파 묻혀 스타크래프트나 즐겨 하던 그의 모습이 아닌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되면서 전혀 태의와는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된다.

 

군대를 다녀오고 안정적인 직장인 생활을 하게 된 태의는 10년 만에 만나자고 하는 진우를 어떻게 대해야할 지, 막막한 심정을 드러낸 첫 문장부터가 강렬하게 다가 오는 이 소설은 학점 D 마이너스란 것을 통해 우리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한다.

 

낙오자가 될 것인가? 간신히 턱걸이에 닿아 안정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그 경계선 마지노선에 안착할 것인가? D를 받는냐, F를 받느냐에 따른 학사경고에 이어진 제적을 당하는냐, 자신들이 추구한 좀 더 나은 세상을 가기 위해 지금의 이 점수를 버리고  갈 것인가? 버리고 다시 평범한 세상으로 돌아갈 것인가?

 

그렇다면 진우의 선택과 태의의 선택 중 누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말할 수있을까?

 

당시의 시대를 살아오고 지금까지 그 연장선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이 소설을 통해 당시의 분위기에 대한 공감과 함께 그들의 청춘의 한 면을 들여다봄으로써 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다.

 

D마이너스를 받았다고 해서 그 순간의 불완전함을 벗어나 안전한 모든 것을 갖는다는 의미라고 할 수있을까?를 묻게 되는 소설-

 

"너희가 무엇과 싸우는지 정확히 말해주마. 너희는 세상과 싸우는게 아냐. 세상이란 단어는 아무 뜻도 없어. 너희는 선배들과 싸우고 있다. 너만 할 때는 딱 너랑 똑같은 눈빛을 가졌던 놈들. 그리고 언젠가 네 후배들이 너랑 똑같은 눈을 하고 너의 미래와 싸우게 될 거야. 끝이 없는 윤회같은 거지.나는 너희를 증오한다. 너희는 역겨워. 너희에 비하면 무장강도가 차라리 순수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P407

 

문경위가 겪은 시간과 진우가 겪는 시간은 분명 다르고 자신들이 처한 환경에서 해야할 행동이 다르듯이 두 사람간의 대화는 당시의 분위기와 함께 생각하는 차이를 확연히 느끼게 한다.

 

결국 다른 두 갈래의 길에 나뉜 두 사람, 태의는 스스로 교회 신자가 되어 딸의 전도에 영향을 미칠 평범한 샐러리맨 아빠로, 진우는 한 쪽 눈을 잃어가면서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운동을 사회에 나와서도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는 현재진행형의 삶을 보면서 과연 누가 D학점이고 누가  F학점인지 ,,,

 

장편 소설이긴 하나 짧은 챕터 속의 이야기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어 두꺼운 책임에도 질리지가 않게 읽힌다.

저자의 말처럼 가깝되 바깥인 곳에서 바라보는 것일뿐이란 생각으로 썼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모든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주인공처럼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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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 이외수의 존버 실천법
이외수.하창수 지음 / 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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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러질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란 책을 읽고나서 바로 작가의 병 소식을 알게됬다.

많은 트위터들을 거느린 작가가 그 동안 고수해왔던 트레이드라고 할 수도 있었을 긴 머리와 수염을 깍은 모습을 방송에서 접했을 때는 부디 빠른 쾌유를 빌어 마지 않았다.

 

그러던 시간이 어느 새 훌쩍 흘러가고 다시 우리들 곁으로 촌철살인의 말들로 무장한 채 돌아온 글들을 접하니 반갑기 그지 없다.

 

존버 정신의 첫 주자라고 말하는 작가, 존버란 '존나게 버티자'란 말 뜻이라는데, 갈수록 살기 힘들다 힘들다 하는 말을 내뱉게 되는 요즘에 그야말로 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마음에서 마음으로>의 2편 격인 이 책은 다시 하창수 작가이자 번역가의 만남으로 이뤄진 책이다.

많은 메일을 통해서 독자들이 물어오는 질문들과 저자 자신이 직접 궁금해오던 것을 물어보는 형식에 대한 답변으로 이뤄진 책은 125개의 사항으로 나눠져 있고  별도로  중간중간  삽입 되어 있는 '이외수의 고전 옆차기'는 또 다른 유머와 그 만의 상식을 뛰어넘는 이야기로 시선을 이끈다.

 

 

 개인적으로 다가온 수술의 통고와 수술하기까지의 결단있는 속전속결의 속내마음, 그럼에도 여전히 세상을 자연과의 조화와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작가의 말들은 유유히 흐르는 감성마을의 작은 자연의 모습과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읽는 동안 질문들의 종류도 정말 다양하고 독자들이 물어와서 그런가? 실제 체험적인 경험을 위주로 묻는 질문들은 공감하는 바가 크게 다가오며 작가의 녹슬지 않은 정신의 세계와 타인과 사회 조직 안에서의 조화와 공존, 인생의 끊임없는 고난과 역경을 어떻게 헤쳐나가야하는지에 대한 세상 바라보기 시선을 통해 다시금 용기를 얻게 되는 책이다.

 

엄마들의 흔한 말들 중에 우는 아이들에게 "뚝!"이란 말을 자주 듣고 자란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책 제목이 주는 "뚝," 을 통해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일어설 볼 것을 다짐하게 된다.

 

항암 치료 중임에도 불구하고 웃음나는 대화 속에서 이 외수 작가의 어떤 선을 넘어선 관조적인 인생관을 엿 볼수도 있고, 그러기에 주위에 힘든 상황도 얼마든지 이겨나갈 수있단 행복의 척도와 가능성을 느끼게 해 준 책인 만큼 올 한 해도 힘차게 살아볼 것을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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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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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어려웠던 시절에 우리가 생각하는 아버지 상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요즘  '국제시장''이란 영화를 통해서 당시 어려웠던 시절에 조금이라도 가족들을 위해 생계책임을 지고 열심히 살아 온 한국의 아버지 상을 표현해 낸 작품이 인기다.

 

당시 산업일꾼이란 명칭으로도 불렸던 배고프고 힘든 시절을 영상으로 통해 본 , 초로의 아버지를 둔 세대들은 강한 아버지상을 추억하며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볼것이며 당사자인 그 현장의 아버지들은 새삼 당신이 살아 온 인생을 회고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그 시절을 되새겨볼 것이다.

 

시대는 그런 상황에 처한 인간들을 한계의 끝까지 몰아부치는 가운데 '가족'을 이끄는 선장의 책임감을 지게 한 그러한 때가 있었다.

 

허삼관이란 인물을 통해 만나고 나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중국의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하고 궁리가 주연을 맞은 영화 인생을 통해 익히 알고 있던 차, 이번에는 한국의 하정우와 하지원 출연의 영화로도 각색이 되어 나온 작품을 책으로 만난다.

 

배경이 중국이고 작가가 태어난 나라이니 만큼 자세한 당시의 사회환경 묘사는 당연하다 하겠지만 인간이 지닌 고통과 그 고통마저도 스스럼 없이 받아들여만 했고 살아가는 허삼관이란 인물을 통해 다시금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한다.

 

갖춘것이 별로 없는 허삼관은 삶아서 익히지 아니한 명주실인 생사 공장에서 누에고치를 대주는 일을 하는 노동자로서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삼촌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는 귀를 번쩍 뜨이게 만든다.

바로 피를 팔아서 번 돈이 현재 자신이 일하고 있는 일에 대한 보수보다 좋다는 사실.

 

우리의 허삼관은 바로 피를 팔러 달려간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간이식당에서 일하는 허옥란을 아내로 맞아들이고 아들 삼형제를 낳는다.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그 이름도 정겹게 지은 허삼관은 주위로부터 자신의 첫 아들인 일락이가 좀체 자신을 닯지 않았다는 의심스런 말을 귀담아 듣지 않지만 그것이 사실은 진실이었단 사실에 아내에 대한 배신(사실 아내도 원해서가 아닌 강제성격으로 당한 것이기에 할 말은 있을 터...)과 일락에 대한 차별을 두게 된다.

 

그렇지만 모질지 못한 우리의 허삼관-

일락이가 간염에 걸리자 다시 피를 팔러 나가게 된다.

이런 일에 피를 팔게 되고 저런 일에 피를 팔러가게 되고...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무섭다고 일락이를 내치면서도 다시 등에 업고 돌아오는 허삼관을 누가 미워할 수있을까?

 

한 번 피를 팔면 몇 일을 관리해야함에도 허삼관은 그럴 수가 없는 삶의 현장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자신이 처한 극한의 상황까지도 위트와 유머, 속없는 웃음기와 안타까움을 모두 드러내게 하는 위화라는 작가의 글을 읽는 동안 내내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비단 책 속의 허삼관의 모습만이 보여지는 것이 아닌 비록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르다 할 지라도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와 세상엔 그저 그날이 평범하게 지나갈 수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를, 아버지란 이름으로 불려진 그들 , 사내라 불리는 남정네들에 대한 노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하는 책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사회의 어느 한 부분으로 밀려날 때처럼 힘든 것도 없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사회가 보는 시선이 그렇지 않다고 내칠때의 슬픔과 같이 허삼관이 더 이상 피를 팔고 싶어도 거절을 당했을 때, 자식들조차 부끄럽다고 내칠 때 그의 곁엔 미우나 고우나 자신을 알아봐준 아내 허옥란이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세상은 살아가는 한 순간 한 순간 힘에 겨울지라도 행복한 순간도 있기에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살아 갈 힘을 얻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웃고 있어도 울음이 나게 만드는 이 소설이 지닌 매력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여기저기 부딫치고 수없이 깨지는 불운의 연속의 삶을 살아가는 허삼관이란 인물의 투영을 통해 다시금 가족의 소중함을 여실히 깨달아가면서 읽게 되는 책이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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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애인을 홀로 보내지 마라 - 배영옥 여행 산문집
배영옥 지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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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라고 하면 생각나는 것은?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체 게바라, 카스트로, 뜨거운 나라, 야구에 관한한 최강인 나라, 사회주의 국가, 영회 비에나쇼셜클럽 , 헤밍웨이가 한 때 살았던 곳, 살사 정도?

 

                   (체 게바라 사진과 헤밍웨이가 들렀던 식당)

 

 

 

우리나라와는 미수교국이고 지리상으로도 떨어진 곳-

그렇기에 이런 희소성 있는 장소에 대한 책들은 언제나 설렘을 가지게 한다.

 

이 책은  시인으로서 201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외창작거점  예술가파견사업>의 일환으로 쿠바를 지원, 6개월의 지원 시간 외에 더 2개월을 살다 온 기억을 더듬으며 써 낸 책이다.

흔히 말하는 여행기라고 할 수있고 그에 곁들인 에세이 정도라고도 할 수있는 형식의 이 책은 우리가 겉보기로만 알고 있던 쿠바란 나라의 속 모습까지 자신이 직접 겪으면서 써 놓은 글이기에 더욱 유혹적이고 매력있게 다가온다.

 

사회주의국가를 내건 국가답게 모든 것이 국가 소유이되 개인적인 사업을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손님관리에 수를 조절해가면서 영업해야한다는 감시 속에 사는 나라,  하루에 1인의 빵을 배급받는 곳이며 교육과 의료가 무료인 나라, 인터넷을 하러 호텔까지 가야만 하는 나라, 하루 걸러 물 배급을 하기에 우리나라의 60~70년대의 물 받기를 연상시키는 물통의 묘사들은 빨리빨리를 외치며 하루를 바쁘게 살아왔던 저자에게 일개 혼란의 모습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늘 아니면 내일이 있쟎아? 뭘 그리 서두르지? 왜 내일을 생각하며 살아가나? 오늘은 오늘로서 즐겨야할 뿐 미래에 연연해하지 말란 그네들의 삶의 방식을 통해 때론 슬로방식을 연상시키다가도 사회주의 국가 답게 모든 것이 부족투성이인 불편한 생활을 견뎌내야만 함을 깨달아가는 모습들이 파노라마 처럼 비쳐진다.

 

 

                             (쿠바의 여행지/ 한국의 버스/ 쿠바여인 )

 

 인간이 속한 사회의 체제 구별에 따라 그들이 살아가야하는 방식의 모습들을 통해 저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토끼를 찾아 자신도 쿠바라는 곳을 찾아들어갔단 고백 속에 온갖 인종들이 섞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반인들 모습을 투영하면서  진정한 자신의 되돌아봄을 느끼는 글들이 잔잔한 여운을 준다.

 

 애니깽의 만남과 불편한 삶 속에서도 미(美)에 대한 투자와 관심도, 총천연색의 색깔을 드러내며 춤을 즐기는 그네들의 삶 속으로 살아왔던 8개월 간의 여정은 지독한 애인과의 사랑을 끝낸 후의 감정까지을 모두 아우르는 혹독한 경험을 선사해 준 만큼 쿠바는 미지의 세계이고 알다가도 모를 곳, 그렇지만 여전히 홀로 애인을 보낸다면 분명 그 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안겨준 곳이기도 하다는 저자의 말이 왜 이리도 더욱 가고 싶게 만든는지....

 

 

 

서양인의 눈으로 본 비에나쇼셜클럽의 영화의 한 장면 , 한 장면들은 실제 알고보면 그리 낭만적이지도 않다는, 그들 자신으로서는 최소한의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의 애달픈 한 부분을 지칭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저자의 말엔 다시금 그들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자본주의국가인 미국과의 화해무드를 통해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게 만드는 나라란 생각이 든다.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그려려니 살아가는 사회주의체제란 나라 속에 살아가는 쿠바라는 곳은 인종의 다양성이나 만큼 볼거리, 문화, 그리고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통해 두루두루 좀 더 다가갈 수있는 기회가 올 것을 기대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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