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9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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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5년 전이 일을 다룬 이야기를 접한다는 것은 그 시대로 다시 돌아가는 느낌도 주고, 요즘에 돌풍을 끌고 있는 '응팔'을 통해서도 그렇지만 아주 먼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가깝게는 서서히 그 변화의 감지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그 시절은 지나간다.

 

그런 점에서 뒤늦게 나온 책이란 생각도 들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무라카미 하루키 식의 에세이란 바로 이런 맛이야! 를 또 느낄 수 있는 책을 읽었다.

 

그동안 접한 책 속에 녹아있는 그만의 느낌을 다시 만났다는 즐거움도 있고 뭣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직접 보고 겪은 이야기를 , 저자 말처럼 자신의 글 스타일에 비하면 엄청 빠른 속도의 타자기를 눌러가며 써 내려간 특파원으로서의 자격이자 작가로서 느껴 본 호주에 대한 느낌을 잔잔히 그린 책이다.

 

저자는 일본의 유력 잡지 「스포츠 그래픽 넘버」의 요청으로 초대되어 올림픽 현장으로 달려갔고, 그의 말처럼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많지 않았음에도 갔던 일을 오히려 행복해한다.

 

알다시피 저자 하면  야구, 맥주, 재즈, 그리고 달리기, 특히 마라톤에 대해서라면 그를 연상할 수 없을 만큼 그의 책 속에 내용이 많이 들어있는 바, 이번에도 이 책 안에서 읽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서 마라톤 경주를 하는 선수들에 대한 입장, 그것을 바라보는 관중으로서 느끼는 여러 가지 경기장 주변의 이야기가 아주 재밌게 그려져 있다.

 

초청된 특파원으로서 자기 몫의 글을 쓰는 중에도 멈추지 않는 달리기 운동, 그리고 아무리 싫다 하더라도 내색을 쉽게 할 수 없었을 올림픽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다룬 내용들이 인상적이다.

 

개막식을 끝까지 보지 않고 뛰쳐나온 것, 쿠베르탱이 주장했던 올림픽의 정신이 이제는 다국적 기업들의 스폰서에 의해 변색되고 상업화되는 현실, 메달의 색깔에만 집중한 나머지 끝까지 완주를 하는 선수들의 스포츠 정신에 대한 찬사가 일반인들의 머리 속에 퇴색해져 가는 현실을 꼬집는 글은 호주의 역사에 대한 보이지 않았던 내밀한 불편한 진실의 이야기들과 곁들여져 무라카미의 글 솜씨가 발휘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한국과 일본의 야구를 지켜보는 자세, 물론 일본인이기에 속마음은 모국을 응원했겠으나 편향되지 않은 관중으로서의 평가, 그리고 올림픽은 프로가 있는 운동경기는 포함시키지 말고 아테네서만 하게 한다면 지금처럼 상업적으로 흐르는 것을 조금이나마 방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이건 웃으면서 읽은 대목 중 하나인데, 축구경기의 마지막 장면은 상대국의 선수 유니폼을 바꿔 입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적은 부분이다.

분명 땀냄새로 범벅이 된 옷을 바꿔 입길 원하지 않은 선수도 있을 법한데 참견이라고 단서를 단 후에 여자 축구팀은 유니폼 교환을 안 하는지, 오히려 이런 경우엔 하면 좋겠단 귀염성의 발언이 웃음을 짓게 한다.

 

올림픽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구절, 이미 인류가 운동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것을 가지고 화합과 우정, 그리고 그 속에서 경험할 수있는 운동 정신의 뜻을 기릴 수도 있는 것에 대한 글들은 당시의 올림픽이 열렸던 호주의 알지 못했던 장소와 전철을 이용해서 오고 가며 읽은 책들과 함께 이렇게도 올림픽 취재 기를 통해 읽을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한다.

 

 

 

 

한번 겪은 올림픽 취재라서 관심이 없다고 말하지만 혹 모를 일이다.

자신의 나라에서, 아니면 또다시 2002 한. 일 올림픽처럼 공동 주체자로서 다시 한 번 올림픽 개최를 우리가 연다면 무라카미 하루키는 취재 글을 거절할 수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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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애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7
마리 유키코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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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육체적인 피로 외에도 정신적인 피로에 휩싸인 채 생활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생존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가 어떻게 바삐 돌아가고 흘러가는지, 아침 일찍 일어나 회사로 출근하고 일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어느 새 퇴근이 다가오는 생활 속에서 켭켭이 쌓여만 가는 정신적인 우울함, 외로움, 쓸쓸함 까지,,,

 

그런 경우에 여러 가지 정신적인 문제점들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에 이런 점을 소재로 한 책을 접했다.

소위 말하는 '감응 정신병'을 주제로 한 8개의 독립된 이야기이자 서로 연관이 되어 읽히는 책이다.

 

한 사람의 정신이상 증세가 주변인에게도 전염된다는 병인 이 병에 대한 여러 가지 병 이름도 처음 알게 됐다.

 

정신분야에 관한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반갑게 접할 수도 있지만 전혀 모르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아주 쉽게 접근이 쉬울 만큼 우리 주변에서 다분히 많이 보는 증상들이 어떻게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파멸시키는 지에 대한 전개 과정이 독특하게 다가온다.

 

에로토 마니아, 클레이머, 칼리굴라, 골든애플, 핫 리딩, 데자뷔, 갱 스토킹, 폴리 아 드. 로 불려지는 병명에 대해 겪는 사람들의 심리들은 이름도 예쁜 것들이 많아 오히려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일명 색정광, 연예 망상이라고 불리는 에로토 마니아로 첫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하루나 미사키라는 연애소설 작가가 쓴 책 속의 남자 주인공 이름이 같은  가와카미 고이치라는 남자가 스토킹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책을 읽다 보면 주위에서 친숙한 이름들이 등장할 때 그저 우연의 일치요, 아마도 작가가 아는 이름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이렇게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머리 속에 온갖 책 속에 그려진 일들이 마치 자신이 작가와 그렇게 행동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다면 문제이긴 문제란 생각이 들면서 이 이야기는 책의 구성상 시대가 일률적으로 흐르지 않고 시간의 간격이 오고 가기 때문에 단편으로 읽히기는 하되 연결 부분에 있어서는 어색함이 없이 흐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 사항을 이용해 부당한 불만을 호소하는 클레이머로 인해 오히려 엉뚱한 인물이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행동, 하지 말라는 것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 욕구로 인해 벌어지는 칼리굴라,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은 어떠한 사건에 대해서 실제적으로 일어났다고 생각해서 무차별 댓글을 올리면서 벌어지는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골든 애플, 전혀 영감을 지니지는 않은 사람이 주위의 도움으로 실제적으로 영감과 초능력, 점술들을 방송국 피디와 합작해 보여줌으로써 방송에서 보이는 이미지를 타인들이 볼 때 어떻게 반응을 보이는지, 읽는 끝 마무리에서 오히려 혼동마저 일으켰던 핫 리딩, 흔히 말하는 집단 스토킹인 갱 스토킹을 다룬 이야기, 감응 정신병이란 이름의 폴리 아 드, 즉 망상을 하는 사람과 같이 있음으로써 멀쩡한 사람까지도 정신적인 감염 증세를 일으킨다는 병이 어떻게 이뤄지고 벌어지는지에 대한 작가의 이색적이고도 약간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다룬 글이라서 모처럼 색다른 책을 접했단 느낌이 들게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의 여러 가지 증상을 통해 서로 연관이 되고 그 안에서 다양한 병으로 인해 결국엔 어떤 부분에선 안타까움, 어떤 부분에서 허! 하는 부분, 정말 현실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도 남을 만한 상황이 항상 있다는 사실이 두려움마저 일으키게 한다.

 

현대인의 심성의 나약함과 내 탓만이 아닌 주위의 탓, 타인의 잘못으로 인해 오히려 그 악영향을 받게 되면서 결코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기 힘든 여건들을 조성해 그려지는 작가의 글이 그저 소설의 한 부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만큼, 소설을 통해 보여준 현대인들의 심리를 잘 그려낸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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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2-10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ㅡ골고루 갖춘 종합선물셋트네요.제가 꼭 봐야할
~^^

북노마드 2015-12-12 15:31   좋아요 1 | URL
네.
꼭 읽어보세요~
 
사람이 악마다
안창근 지음 / 창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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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근본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유전인자 속에는 악과 선이 정말로 들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전혀 무색무취의 그 어떤 가공된 흔적이 없는 상태의 태아가 태어난 순간 다른 인간들이 습득해 온 그 어떤 행동과 행위에 따라서 악과 선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성선설과 성악설이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인류 태초서부터 이 근원적인 문제는 인류의 어떤 획기적인 발견이나 또 다른 방법에 의해서 밝혀질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때때로 영화나 소설 속에서 그려지거나 실제로 이를 토대로 연구한 사례들을 보면 인간의 끝없는,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제1회 황금펜 영상 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 안창근의 두 번째 장편소설을 읽었다.

제목은 '사람이 악마다'-

왜 사람이 악마일까? 천사일 수도 있는데....

독특한 설정이 우선 눈길을 끈다.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이미 감옥에 있는 또 다른 연쇄살인범의 도움을 받는다는 설정이 자뭇 영화의 소재로도 딱 제격이란 생각이 든다. (갑자기 안소니 홉킨스와 조디 포스터도 연상이 되고....)

 

홍대 앞에서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플래시몹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 여성이 수차례 칼에 찔려 살해된다.

이미 범인은 자신이 '유령'이란 이름으로 경찰에 명명을 했고 잠복 중이었던 경찰을 유유히 비난하듯 현장에서 사라진다.

 

벌써 이번이 세 번째 실행인 만큼 처음엔 경찰도 가볍게 생각했던 살인이 계속 이어지자 각지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결국엔 한때 최고의 프로파일러였지만 자신의 여자 친구를 비롯해 세 명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 중인 강민수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한 때 결혼을 생각했을 만큼 연인 관계였던 노희진이 민수를 만나게 되고 오로지 황기자와만 소통이 가능한 유령의 정체와 왜 그가 그런 일들을 저지를까에 대한 프로파일로러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민수의 존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개 다양한 사건들 중에는  한때는 급 관심의 문제로 어떤 계기가 만들어지고 법이 체계화되면서 슬며시 고개를 내리는 현상, 여기엔 이 책에서 보이는 억울한 일을 당한 피해자의 입장과 가슴속에 평생 응어리를 지고 살아가야 하는 정신적인 고통에 찬 사람들을 대변하기 위한 법의 허점과 법이란 과연 약자와 강자 모두에게 고루 균등한 형량이 내려지는 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태어날 때부터 버림받은 몸으로 태어난 자, 일명 '유령'이란 오페라에서 따온 그 이름이 지닌 아픔과 그 이야기 속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령과 민수 간의 심리전, 밀고 당기는 퍼즐 풀이를 넘어선 고난도의 암호 풀이와 오컬트를 이용한 장치, 수학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지 않다면 풀 수도 없었을 문제들의 암시가 연일 등장하기 때문에 스릴의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외국 문학에서 읽은 기시감마저 들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자신의 첫사랑을 죽인 점만 인정하고 나머지 두 명의 여인 살해를 완강히 부인했던 민수의 주장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법의 문제점,  유령만이 오직 민수의 진실을 알았고 믿어줬단 것은 한 꺼풀의 눈을 덮고 보고자 했던 법의 피해갈 수 없는 허점과 살인은 결코 진실이 어떠하든 간에 용서받을 수 없단 전제하에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와 이미 죽은 여인들의 세세한 드러내 놓지 못했던 가정 내의 폭력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묻힐 수 있었는지, 나를 구해달라고 아무리 애를 써도 세상은 가정의 문제란 인식 때문에 눈을 돌려버린 사회에 대한 고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가 생각한 강한 스릴을 드러내 보고자 했던 욕구가 강했던 만큼 여러 가지 외국 문학 작품에서 이미 익혀왔던 비슷한 설정과 암호풀이식의 방식이나 유명했던 연쇄살인범들의 수법까지 모두 책 속에서 보여주려했던 것이 책을 읽어나가는 데에 있어선 복선이 아닌 조금 복잡하단 느낌이 들게 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아직까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스릴 작가? 하면 쉽게 떠올릴 만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은 현실에서 작가의 앞으로의 차기 작품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 준 책이 아닌가 싶다.

 

팬텀 오브 오페라를 차용해서 자신의 존재 이미지를 그 안에서 스스로 녹아내려했었던 유령의 안타까움마저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민수의 사랑과 인간의 내면에 자신 조차도 몰랐던 피의 향연을 즐길 정도의 악마의 기운이 도사리고 있단 설정 자체가 섬뜩하게 다가오게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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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약국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박하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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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 병들어 가는 증상은 점점 육체적인 병과는 달리 현대에서 들어서는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내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정신과 의사와의 면담을 통해서 자신의 아픈 마음을 고치려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지만 여기에서 어떤 처방전으로 들어가는 약을 조제해 받는 경우가 있다.

잠시나마 마음의 평안을 주고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약의 처방은 분명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약과 상담만이 아닌 책을 통해서 마음의 병을 치료해 받는다면 어떨까? 

 

바로 페르뒤 씨의 경우가 그렇다.

룰루라는 화물선을 개조해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치료의 처방전으로 권해주는 '책'을 파는 '종이 약국' 이란 이름을 가진 서점 주인이다.

 

사람들이 찾는 책을 무조건 찾아서 파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의 상태를 살피고 지금의 심정이 어떤지에 대한 상황을 파악한 후에 자신이 권해주는 책을 파는 식이다.

상인이라면 이익창출에 대한 욕심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페르뒤 씨는 결코 이런 상도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타인에 대한 세심한 보고 듣는 것을 통해서 독특한 재능을 가진 그이지만 정작 자신의 아픈 마음은 고칠 수가 없는 상태-

20년 전에 5년간 만난 마농이란 여인과의 이별에 가슴 아파하며 그 시점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은둔해 접어들다시피 오로지 집과 배위에 세워진 서점 '종이 약국'만 오고 갈 뿐, 그에겐 그 어떤 빛나는 사랑도 해보지 못한 채 50살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살고 있는 곳에 남편에게 버림받고 이혼당한 채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이사 오게 된 카트린이란 여인이 이사 오면서 그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그가 살고 있는 집 맞은편에 마주 보고 있는 카트린에게 남아도는 식탁을 주려고 찾아가게 되고 카트린은 식탁에서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면서 그에게 전해준다.

다름 아닌 마농이 떠나고 난 뒤에 온 편지로 그 편지 안엔 당연히 구구절절 미안하단 상투적인 말들만 가득 들어있을 것이란 생각, 그 자신이 자존심 상하는 마음에 읽어보지 않았던 편지였다.

 

하지만 그 편지의 내용은 마농이 암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페르뒤는 그동안 자신 안에 갇혀 있었던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며 배에 밧줄을 풀고 본 뉴로 향하게 된다.

 

배는 이웃으로서 작가의 명성을 날리고 있지만 기대치 않았던 유명세를 피해 다니는 조당이란 아들뻘 되는 작가와 함께 떠나게 되고 여기엔 간간이 마농의 읽기가 등장함으로써 그녀가 자신의 약혼자인 루크 외에 페르뒤를 얼마나 사랑했는지에 대한 사연과 마음의 상실을 그나마 지탱해준 책이었던 <남녘의 빛>을 쓴 저자 사나리의 정체를 밝히는 일이 같이 벌어지면서 여러 가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페르뒤 자신이 어떻게 자신의 인생에 대한 과거와 현재, 미래를 그려나가는지 섬세한 감정의 파고가 드러난다.

 

흔히 실연의 상처는 또 다른 사랑으로 치유가 될 수 있다고들 한다.

특히 요즘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에는 사랑의 유효기간도 빨리 다가오고 이별의 상처도 빨리 회복되는 것 같기만 하지만 페르뒤가 겪은 마농에 대한 사랑의 감정은 20년이란 세월을 오로지 그녀만을 생각하고 원망하고 그리워했다는 점에서 인스턴트식 사랑법 보다는 답답함마저 주는 아날로그식의 사랑법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타인에겐 딱 맞는 책을 통해서 치유를 해주는 솜씨가 자신에겐 전혀 소용이 없었던 그에게 마농의 죽음을 대하는 감정의 노선은 치유가 불가능한 사람이 느끼는 분노, 회한, 용서 같은 감정들이 그대로 보여준다.

 

 

 

마농의 사랑법, 약혼자를 두었음에도 또 다른 남자인 페르뒤와의 사랑을 나누는 행동은 '아내가 결혼했다'의 사랑법 비슷한 느낌도 받게 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사랑에 대해선 과감하게 행동함으로써 또 다른 사랑을 쟁취했던 그녀의 사랑법은 페르뒤의 인생에 커다란 방향점이 되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마농을 찾아가면서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다른 새로운 사랑에 눈을 떠가는 과정이 책에 대한 사랑과 책이 인간들에게 어떤 도움과 감성을 건드리는지에 대한 작가의 심리 묘사, 적정 장소에 어울리는 각 이름난 책에 대한 소개가 함께 들어 있어 종이 약국이란 책 제목이 참 잘 어울린단 생각이 들었다.

 

 

과거로부터 자신이 스스로 나오게 됨으로써 제 2의 인생을 또 다른 책과 연관된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지는 책, 이런 종이 약국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꼭 한 번 방문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게 한다.

 

라벤더 향과 해바라기의 꽃들이 연상되는 프로방스의 전원풍경과 와인에 취하고 책에 취하고, 노을 진 풍경이 연상 떠올리게 되는, 작가의 출신은 독일인데 기욤 뮈소처럼 다른 나라인 프랑스를 주된 무대로 펼쳐서 그려진 점도 색다르게 다가온 책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나 작가와 전혀 상관없는 몽실서평단에서 지원받아 읽고 내맘대로 적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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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신흥식 역주 / 글로벌콘텐츠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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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경전 가운데 많이 읽히면서도 어려운 것이 금강경이라고 생각하는 가운데, 쉽게 접할 수 있는 글이지만 마치 잠언처럼 다가오게 하는 책이 바로 법구경이다.

 

사이즈별로 다양하게 나와 있기에 손에 쥐고 수시로 펼쳐 볼 수 있는 책부터 이 책처럼 양장본에 이르기까지, 법구경은 신자가 아니라도 주위에서 말로도 귀로도 쉽게 접하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그동안 많은 책의 종류로 법구경이 나왔지만 이번에 접한 책의 저자는 한역본을 참고로 하여 총  

총 26장에 423개의 말씀을 담았고, 이것을 26품 423장이라고 표시한다고 적혀있다.

 


제1장 쌍서품(雙敍品): 펼침의 장
제2장 방일품(放逸品): 방일의 장
제3장 심의품(心意品): 마음의 장
제4장 화향품(華香品): 꽃과 향기의 장
제5장 우암품(愚闇品): 어리석음의 장
제6장 현철품(賢哲品): 지혜로운 장
제7장 아라한품(阿羅漢品): 아라한의 장
제8장 술천품(述千品): 천 가지 장
제9장 악행품(惡行品): 악행의 장
제10장 도장품(刀杖品): 폭력의 장
제11장 노모품(老?品): 늙음의 장
제12장 기신품(己身品): 자기 자신의 장
제13장 세속품(世俗品): 속세의 장
제14장 불타품(佛陀品): 부처님의 장
제15장 안락품(安樂品): 편안하고 즐거움의 장
제16장 애호품(愛好品): 사랑의 장
제17장 분노품(忿怒品): 성냄의 장
제18장 진구품(塵垢品): 더러움의 장
제19장 주법품(住法品): 법의 장
제20장 도행품(道行品): 도의 장
제21장 광연품(廣衍品): 넓게 벌린 장
제22장 지옥품(地獄品): 지옥의 장
제23장 상유품(象喩品): 코끼리의 장
제24장 애욕품(愛欲品): 욕망의 장
제25장 비구품(比丘品): 스님의 장
제26장 바라문품(婆羅門品): 수행자의 장

 

법구경(法句經)의 원래 이름은 담마파다로 팔리어로는 ‘진리의 말씀’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어느 한때에 하신 말씀이 아니고 여러 경전(經典)에 분포되어 있는 게송(偈頌)으로 인도(印度)의 법구(法救)가 처음 팔리어로 편집하였고 중국에선 오(吳)의 황무(黃武) 삼 년(三年) 유지난(維祗難)이 한역(漢譯)하였다.
법구경은 부처님 말씀 중에서 대중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글이며 한 번 보고 책장에 꽂아 두는 책이 아니라 수시로 손이 가게 되는 글이다. - 책의 내용을 들어가기에 앞서  발췌한 내용

 

각 장마다 우리 인간들이 생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익혀야 할 글들이 수두룩하기에 어느 것이 좋고 나쁜다고는 말할 수 없는 진리의 말씀 그대로 모두 들어있다.

 

 

 

 

 

 

 

 

 

 

 

 

한문으로 쓰인 내용을 한글로 옮겨 적은 저자의 노고가 많이 들어갔음을 느끼게 하는 글들은 법구경을 통해서 혼탁한 세상과 부조리한 세상을 통해 나의 수양과 마음가짐, 그리고 탐욕, 욕심, 공수래공수거에 의한 인생에 대한 돌아봄을 각 장에 해당하는 글들로 엮어졌기에 이 글들을 통해 찬찬히 음미해 보는 시간이 참 좋았단 생각이 들었다.

 

진리의 말씀은 누구에게나 통용이 되고 종교를 떠나서 티끌이라도 내 마음속에 들어있는 모든 인간사의 욕심을 잠시나마 끌어내릴 수 있게 하는 좋은 구절들은 주위에 가깝게 두어서라도 수시로 접해봄으로써 정신적인 수양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모두가 바쁘고 주위를 둘러볼 사이도 없이 시간을 흘러가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 대중들에게 들려준 부처님의 말씀이기에 어렵다고 느끼는 느낌 없이 친근하게 접해 볼 수 있게 풀어놓은 저자의 글이 타 책들에서 접했던 그 이상으로 술술 읽히는 동시에 생각은 깊이를 요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이제 올 2015년도의 달력도 이제 한 장이 남아있고 그 가운데 지난날을 돌이켜볼 시간이 오는 만큼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새로운 다짐과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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