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 죽은 자의 일기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9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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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를 저지른 범인을 과연 법이 원하는 절차에 따라서 단죄를 할 수 있을까?

 

사실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인간이 인간의 죄를 벌하고 더 이상의 나쁜 일들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법이란 것이 완벽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 이런 법들 안에서 또 다른 허점을 이용하고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일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막강한 권력을 지닌 사람이 범인이라면?

 

2012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의 새로운 소설이다.

제목이 암시하듯 정말 악의(惡意), 그 자체란 것을 느낄 수가 있게 한 책이다.

 

처음부터 범인임을 알려주고 범인임을 밝혀내기 위한 전개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서로의 사생활이 철저히 보호되는 주상복합 단지 17층에서 한 여인이 투신자살한다.

 

 투신한 자는 가상의 도시인 '영인 시'의 차기 시장 후보로 유력한 여권의 강호성의 부인인 주미란으로서 말기 암환자다.

 

그녀는 천애 고아로서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수발과 집안일을 도와주는 입주 가사도우미 서산 댁인 방호순, 그리고 남편과 살고 있다.

 

사고가 난 후 서동현 형사는 현장에 달려가고 이미 현장에선 강호성의 엄마가 목이 졸린 채로 죽어있고 뒤이어 며느리인 주미란까지 자살한 것으로 인식이 되고 있는 바, 사건은 완벽한 알리바이로 강호성의 죄를 무마시키는 수순인, 최종적으로 단순 자살사건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강호성의 태도를 보건대 형사의 오랜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범죄의 냄새를 맡고 있었던 서동현은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게 되는데....

 

전혀 예측불허의 사건의 범인을 추적해가는 것도 재미를 주지만 이미 범인임을 알려주고 범인이란 것을 증명해내는 기싸움이 이 소설에선 장황하게 펼쳐진다.

권력이 지닌 힘을 이용해서 윗선에 강압을 넣어 사건을 무마시키는 강호성, 그런 강호성에게 한 발짝 다가서는 순간에 결정적으로 위협이나 증거 인멸의 기회를 준 형사의 싸움은 권력이란 새삼 어떠하다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가 있게 한다.

 

아내 주미란의 내세울 것 없는 태생조차 이용하려 했던 두 모자, 그런 엄마를 죽이고도 태연하게 자신의 야망 실현을 위해 철저하게 정치적인 퍼레이드 쇼를 펼치는 강호성이란 인간의 캐릭터는 악의란 태생 적부터 타고난 것은 아닌지, 아니면 엄마에 의해 철저하게 자신의 의지는 애초부터 없는 상태에서 로봇처럼 만들어져 살다시피 한 냉철한 인간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인지, 이 책에서는 모두가 한가지씩은 악의를 품고 사는 사람들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느껴진다.

 

남편의 비리를 제보하려고 통화했던 대민 일보 기자의 교통사고, 이혼한 서동현 아내를 협박한 일, 아동성애자를 이용한 사건들까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악행을 차례차례 짓는 강호성이란 인물을 대하며 읽을 때는 분노에 휩싸인 감정을 충분히 느끼게 한다.

 

아마도 아내 주미란은 그래서 알고 있었을까?

결코 법은 남편의 죄를 단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죽어서까지도 남편의 죄를 처벌하고 싶었던 아내의 입장이란 어떤 마음이었을까?

분홍 다이어리에 적어 놓은 자신의 심정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같은 동질감을 끌어오게 하고 형사의 입장에서 범인이 죽어갈 수도 있다는 현장을 두고 막판 판단에 보류를 하게 만든 강호성이란 인물을 작가는 제대로 악의가 잔뜩 들어있는 인물로 탄생시켰다.

 

얼마 남지 않음을 느낀다. 이제는 결심할 때가 되었다.

 

  남편의 배를 가르면 뭐가 나올까.

  추악한 욕망, 불결한 어둠, 배신, 교만, 비틀린 욕정, 밭은 숨을 내뱉을 때마다 그것들을 한꺼번에 울컥, 쏟아낼 것이다. 나는 마침내 남편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법은, 그를 옭아 맬 수 없다 .- p.59

 

하지만 이 책에서의 묘미는 바로 뒤 끝에 나오는 장면이 아닐까 싶은데, 답을 말해줄 자들은 이미 저세상 사람들이고 남은 사람은 가까스로 살아남은 강호성,,,,

 

그리고.......

 

 지켜야 할 세상이 있고 밝혀야 할 진실이 있다.

포기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 p 316

 

자신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 철저하게 남편의 죄를 처단하기 위해 완벽하다고도 말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웠던 주미란의 죽음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한국추리소설의 발전된 이야기 속으로 모처럼 빠져들 만큼 가속력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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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2 - 밥 먹어야지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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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케이블에서 개밥 주는 남자던가? 하는 연예인 남자 3명이 반려 동물을 보살피면서 겪게 되는 일상생활의 모습을 반영한 프로가 있다.

 

남성, 여성을 떠나 동물을 가까이 함으로써 느끼는 인간에게 실망하고 고독에 찬 생활이 말은 못 하지만 생명 있는 존재와 함께 함으로써 느끼는 감정은 가족 그이상이다.

 

특히 개나 고양이는 가장 많이 키우는 동물에 속하지만 각기 개성이 다르기에 기르는 생활의 패턴도 다를뿐더러 호불호가 갈리는 만큼 이 책은 그런 감정을 통합적으로 보여준다.

 

콩알이 와 팥알이라는 이름의 두 고양이가 한 집안에서 일으키는 작은 분란은 바람 잘 날이 없다.

할아버지가 추운 날 밖에 있는 닭을 집 안에 들여놓음으로써 고양이와 닭 간의 경쟁, 일본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고타쓰 밑에서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꿈을 꾸는 두 고양이들의 알콩달콩한 작은 소란은 집에 있는 존재이되 보이지 않는 존재처럼 살아가는 주인집 아저씨와의 기이한 만남도 웃음을 주는, 여타 우리들 가정에서 얼마든지 이런 작은 소동을 통해 적막한 분위기를 일시에 날려주는 역할을 하는 두 고양이들의 활동 반경이 즐거움을 준다.

 

 

 

사람처럼 동물도 감기에 걸리지만 동물병원에서 하는 체온 재는 것과 고양이 주인이 재는 체온계를 피해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모습들이 귀엽게도 다가오기도 하고 역시 동물들도 자신의 몸에 어떤 물체가 닿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인간과 똑같은 마음을 갖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더군다나 동물병원에서 의사의 손길을 터부시 하려는 방편의 귀여운 모습은 이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모습이 상상이 되기도 하고 사람과 제일 가까운 반려 동물 가운데 하나인 고양이의 일상생활을 통해서 잠시나마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게 된다.

 

까칠한 마담 북슬과의 대결이라고나 할까?

집 안에 한 명쯤은 무서운 존재로 군림하는 한 사람이 있듯이 바로 까칠한 마담과의 숨바꼭질은 작은 두 고양이 새끼들의 활약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다주게되고 자신보다 큰 덩치의 쥐를 보면서 도망치는 장면은 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아마도 다음 편에선 좀 더 성숙된 고양이가 나올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보게 되고  알콩달콩 두 마리의 고양이들이 서로 의지하면서 잠자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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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윌리엄 래시너 지음, 김연우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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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좋아하지 않기에, 정확히 말하면 술 맛을 모르기에 술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격한 운동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일을 하고 난 후에, 또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마시는 술맛은 그야말로 기막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이럴 때의 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때 그때의 분위기에 따라 느낌도 훨씬 다르게 다가올 것이란 추측은 가지만 말이다.

 

특히 칵테일의 종류는 더군다나 더욱 모르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오는 종류는 이렇게도 많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책의 분위기 조성에 한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바텐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특이하게 춤과 함께 술에 들어가는 다양한 종류를 섞어서 여러 가지 아름다운 빛깔과 조화를 이루며 때론 손님의 말 상대로, 때론 손님의 분위기를 파악해가며 알맞은 술을 내놓는 것을 본다.

 

그런 만큼 이런 바의 분위기를 이 책에선 더욱 느낄 수가 있는데, 저스틴의 직업이 바로 바텐더다.

전도유망한 로스쿨 학생으로서 법조계에서의 일을 희망했던 그였지만 자신의 앞에서 엄마가 살해된 채로 발견된 모습을 본 이후론 그의 삶은 180도로 변한다.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고 정신병원에도 있었던 아픔, 법정에서 바람을 핀 아버지를 범인으로 지목한 후 형과의 관계도 예전처럼 회복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방황하다 바텐더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청년이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삶의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 수양의 일환은 '티벳 사자의 서'란 책을 통해 고요함을 유지하고 조깅을 하는 것일 뿐,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인에게 조차도 거리를 두는 남자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팔에 문신이 가득하고 틀니를 덜렁거리며 다가온 남자가 있었으니, 늙은 버디 그래클이다.

엄마를 죽인 범인은 자신이며 애꿎게 아버지만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 자신에게 부탁만 한다면 자신이 죽인 너의 엄마를 죽이게 만든 명을 내린 실체를 찾아주겠다는데....

 

살인의 현장에서 목격한 가족의 죽음은 한 가족의 해체를 의미했고 이후 엄마의 죽음을 사주한 사람이 아버지가 진정 아니었나? 하는 의심의 시작이 다시 사건을 파헤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2015년도 에드거 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답게 짧은 챕터 안에 들어있는 칵테일의 제목은 그 내용의 분위기와 거의 일치하는 느낌과 함께 독자들도 스스로 정말 자식으로서 아버지와 그 남자의 불륜 상대를 보고 엄마의 죽음 이후 아버지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자연스럽게 옮기게 됨을 이해하게 함과 동시에  범인은 누구일까를 궁금하게 만든다.

 

엄마의 살해 뒤에 아버지와 대면하는 교도소 안에서의 면담을 통해 스스로 얼마나 이러한 사실들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는지 비로소 눈을 뜨게 되면서 벌어지는 여러 사람들의 얽힌 사건 전개들이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이 소설에서 보이는 가족 간의 이해관계와 단절, 그리고 아버지의 불륜녀 애니 오버마이와의 사랑, 엄마의 첫사랑의 아내를 찾아가는 과정과 연이어 살인이 계속 일어나고 이와 연관되어 또 다른 사건이 벌어지는 일들 가운데 사랑과 질투, 검사로서 자신의 법정 확정이 정당 했는지에 대한 고민, 끝에 가서야 밝혀지는 범인의 실체는 책의 진행 과정상 허를 찌르는 면을 보인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란 무엇일까?

아버지를 미워했지만 면담을 거치면서 다시 느끼게 되는 무언가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 무죄의 확정을 받길 기다리는 아버지의 뜻을 알아버린 아들로서 겪는 심정이 어둡고도 침침한 불빛이 사방에 드리워진 바의 분위기를 동시에 느끼게 해 준다.

 

서양인으로서 동양의 선(禪) 사상을 비추는 대목들이 눈에 띄게 들어오는 것이 저자의 실제 아버지의 삶 모습을 일부 반영했다는 점이 신선하다.

 

들끊는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이미 과거로부터 비롯된 모든 일들을 헤쳐 나가는 정신 수양으로서 저스틴을 지탱했던 그 모든 것들이 범인의 실체를 본 순간 무너져버리는 모습들은 약한 인간의 마음속에 스스로 무장을 하고 살아간다고는 했지만 진실 앞에선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의 모든 기복을 보인 한 청년의 모습이 안쓰럽게 다가오게 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한 말이 있지만 사건의 범인을 알아버린 지금, 과연 저스틴은 그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며 살아가게 될지,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서도 이 사건과 관련된 데릭, 코니..... 각 인물들의 살아가는 방식과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칵테일 그 자체란 생각이 든다.

 

영화의 장면들을 보는 것 같은 설정과 복선들이 제대로 드러난 책이며 왠지 책을 덮고서도 저스틴의 영상을 지울수가 없게 한 책이기도 하다.

 

*****<이 리뷰는 출판사나 작가와 전혀 상관없는 몽실서평단에서 지원받아 읽고 내맘대로 적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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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비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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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주는 상처는 그것을 안고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가지 아픔을 내적으로 삯인 채 어느 누구나 다름없다는 듯이 살아가게 만든다.

그것이 한 순간 어느 계기를 통해서 쏟아져 그동안 숨쉬기조차 힘겨웠던 것을 후련하게 할 수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인류사의 큰 전쟁을 치르고 살아가는, 이제는 인생이 어떻다 라고 하는 것을 제법 느끼며 살아가는 호프만 씨도 그랬다.

자신의 12살 이후의 생애는 아무도 모르게, 지금의 여자 친구인 블랑슈만이 아는 정도로 그칠 뿐 그는 자신의 고향인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해 본 적이 없는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다.

 

극장을 운영하다 은퇴한 후 76세의 그는 방송국에 우연히 출연을 한 계기로 뜻하지 않게 자신이 왜 고국 땅을 그동안 밟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다.

 

이후 그를 찾는 사람이 나타나고 그녀가 전해준 누런 봉투를 받게 된다.

봉투 겉표지에는 아버지의 이름과 아우슈비츠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고 60년이 지나 자신에게 온 그 봉투 안에는 오페라타의 거장으로 불리는 오펜바흐의 미출간 원고인 '한 여름 밤의 비밀'이란 악보 원본이 들어있었던 것-

 

이 소식은 그 음악 원본에 대한 가치를 알아본 음악 관계자는 물론 출판사까지 눈독을 들이게 되고  방송기자 발레리는 그의 허락을 얻어 그 원고를 원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독일로 출발한다.

 

한편 독일의 마인 강에  보트를 레스토랑으로 바꿔서 운영하는 터키인 식당에 괴한이 들어와 5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그 현장에 있었던 발레리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독일 경찰은 이 수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저자 얀 제거스에 의해 태어난 형사 마탈러 시리즈에 속하는 이 소설은 독일이 안고 있는 역사의 아픈 부분인 유대인 학살을 다룬다.

 

언뜻 보기에 저작권에 대한 이익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죽였다는 설정을 독자들은 상상을 하게 하지만 이는 겉모습을 봤을 때의 일이었고 실제 그 봉투를 갖게 되면서 벌어진 살아있는 자로서는 결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했을 존재였고 죽은 호프만의 아버지 입장에선 악랄했던 독일 의사의 만행을 교묘히 암호로 풀어 넣어 두었던 악보의 존재를 세상에 알릴 의무를 가지고 있었다.

 

이렇듯 이미 저승에 있는 자와 산 자간의 대결은 무고한 희생자들과 경찰의 희생까지 겹치면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에 있어 여러 이민족들의 등장, 그리고 익명으로 살아가는 전범들의 행태와 배신, 형사의 개인적인 일들이 복합적으로 벌어지면서 시간 다툼을 급박하게 느끼게 하는 책이다.

 

독일의 과오를 뉘우치고 행동하는 양심을 보면 지금의 이 책에서도 나오는 마탈러의 심리를 통해 그대로 느낄 수가 있다.

누구나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알고는 있지만 깊게는 알고 싶지 않은 평범한 독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마탈러의 시각은 악보가 전해주는 비밀을 알게 됨으로써 또 다른 사건의 실체를 접하는 놀라움, 여전히 전범이 생각하는 자신만의 독선에 갇혀 떳떳하게 당시의 일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의사 표현들이 추리 스릴러의 맛도 느낄 수가 있지만 계속해서 역사의 한 부분을 공개하고 연구하면서 보전하려는 움직임들을 보는 계기를 알게 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수사 결과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룰 수는 없었던, 헛헛함만 남긴 채 마무리를 지은 것도 마탈러의 입장에선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게 했지만 호프만이 비로소 고국 땅을 밟게 되고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한 심정 속에 부모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에 대한 기록을 봄으로써 부모를 이해할 수 있게 한 사건들의 진행이 인간이 겪는 전쟁의 상처를 과거와 화해할 수 있는 계기의 장치로서 오펜바흐의 악보를 매개로 이끌어낸 작가의 의도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정당성을 외치며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어떤 나라가 있는가 하면 자신들의 과오를 통해 또 다른 문학 작품 속에 녹아낸 그들만의 용기가 다시 부럽게 느끼게도 되는 두 가지 느낌의 책을 읽었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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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 - 원재훈 독서고백
원재훈 지음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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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서 주로 리뷰를 통해 바로 그 책에 대한 느낌을 담고 있지만 해를 마감하면서 내가 과연 올 한해에 읽은 책의 총 권수는 얼마나 되며 그 책들 중에서 베스트를 꼽으라면 과연 나는 어떤 책들을 선정할까? 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지 못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작년에도 그렇게 대충 몇 권의 책을 읽었구나 하는 정도에 머물렀고, 잊고 있다가 이 책을 접하면서 다시 제대로 도전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 책은 저자가 읽은 책을 독자들과 함께 나눈다고나 할까?

마치 옆에서 이런 책을 나는 읽었고, 그 책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줌으로써 이미 나도 읽었던 책에 대해선 반가움과 내가 느낀 감정을 같이 나누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선 알아간다는 기쁨이 들어 있는 책이다.

 

책의 종류는 두루두루 접한 경험이 녹아있다.

 

총 28개의 책들을 추려서 자신의 느낌과 함께 독자들과 같이 느낄 수 있는 사회 현실의 반영이 들어있고, 어린 시절 접했던 책들을 보면서 그 당시 내가 느꼈던 감동도 다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서 리뷰와는 다른 또 다른 문학이 주는 성숙함과 책의 내용과 함께 작은 에피소드들을 같이 읽을 수 있어 보다 친근감이 드는 책이다.

 

책의 제목이 헤밍웨이가 쓴 노인과 바다에서 나오는 '인간은 파멸할지라도 패배하지 않는다'란 문구에서 지었다는 데, 강렬하게 와 닿기는 이 책의 제목도 그에 못지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타인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 자체도 어렵고 인생의 하루하루 살아가는 과정도 알고 보면 힘든 과정이고, 그 속에서 우리들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주고 자신의 감정을 추스를 수 있는 방편 중에 하나라면 바로 책 읽기가 아닐까?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에 책을 가까이 접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고 그런 분들 중엔 "무슨 소리? 차라리 밖에 나가서 다른 것을 할지언정 책을 읽는 수고는 하고 싶지 않아"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분명 책과는 가까운 분들일 테니, 이 책에서 각기 다른 작품들을 통해 다시 새롭게 생각을 해본다는 점에선 유용할 책이란 생각이 든다.

 

같은 책을 두고 처음 읽었을 때의 감정을 그대로 이어나가는 책도 있고, 사회생활을 하고 좀 더 세상에 대한 이해를 보는 눈이 넓혀져 그때의 느낌과는 다른 감동을 접할 수 있기에 저자가 밝힌 책들은 과거와 현재의 상태를 비교해 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회를 준다고 생각한다.

 

한 예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같은 경우엔 처음 어린 나이에 읽었을 때는 비극이란 작품에 주목했고 오이디푸스의 운명적인 슬픔이 기억에 남는, 하나의 신화가 결합된 이야기로 그쳤다면 이 책에서 다룬 저자의 글을 통해 운명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부분은 좀 더 세심한 독서를 해 볼 필요를 느끼게 해준다.

 

읽었던 책은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을, 아직 책 이름만 대했을 뿐 접하지 못했던 책들은 메모장에 적어서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책, 보다 나은 내 자신의 독서경험과 지식에 대한 목마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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