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스패로우 3 - 배반의 궁전 버티고 시리즈
제이슨 매튜스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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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 시리즈인 1.2에서의 표지는 무척 유혹적인 여인의 뒤태가 인상적이었던 것만큼 첩보 소설로써의 정통성을 느낄 수 있었고, 읽는 내내 책을 손에서 떼어놓을 수없을 정도의 이야기 설정이 무척 재밌게 다가왔었다. 

 

러시아 첩보원인 도미니카 에고로바가 자신이 지닌 육체적인 매력을 토대로 적국의 정보원을 유혹하고 정보를 빼앗는 기술을 받게 하는 기술을 익히는 학교,  일명 '스패로우'란 이름을 지닌 학교를 졸업한 후에 미국 CIA 요원인 네이트와 사랑에 빠진다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고국을 배반하고 미국에 정보를 넘긴 스파이를 밝혀내 대위로 승진하게 되는 것부터 시작되는 3.4 부는 전편에 이은 등장인물들이 다시 나오기도 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러시아인으로서 독보적이고 냉철하되 자신의 신분인 스파이란 정체 앞에서 사랑하는 남자 네이트와 나누는 로맨스는 오히려 미국인 네이트보다 더 적극적이다.

그녀가 생각했던 조국의 발전은 이미 그녀를 실망시키고 있는, 정치권의 탐욕과 야욕 앞에서 스스로 자신이 선택한 이중 스파이를 결정한 것에 후회는 없는, 그래서 다시 그녀가 돌아왔다.!

 

첫 시작은 이란의 핵 개발 과학자가 자신이 발견한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캐내기 위해 자신과 같은 출신의 스패로우 우드란카를 통해 접촉하게 하고 이 정보를 다시 미국 CIA의 네이트에 알림으로써 그 둘은 다시 상봉하게 된다.

여전히 끓어오르는 둘 만의 로맨스는 첩보의 세계에서는 정보원과 요원이라는 체계에 의해서 머뭇거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중요한 정보를 빼내기 위해 그들이 펼치는 첩보작전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푸틴이 긍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 시기와 질투를 느끼는 상관의 노골적인 살인 위협, 미국 내에서의 중요한 자리직을 이용해 승진의 기회를 놓쳐버린 분풀이를 상대방 러시아로 눈길을 돌려 중요한 자료를 빼돌리는 앙주완이란 인물들의 등장과 활약을 통해 이중 스파이로서 높은 허공에 매달려 있는 밧줄에 한발 한 발씩 나서면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정보를 캐내는 도미니카의 서슬 퍼런 활약이 시종 긴박감을 준다.

 

이미 냉전시대는 끝나고 소련 영연방의 해체로 인해 아메리카나 팍스란 말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세계의 일인자인 미국이란 나라가 건재하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세계는 이러한 첩보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경고와 현대는 정보전이란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사실인지 허구인지를 헷갈리게 할 정도의 묘사를 통해 독자들은 오랜만에 정통성의 스릴이란 맛을 느낄 수가 있는 책을 읽었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이를테면, 적국 내의 일반 대사관 직원으로 신분 위장한 뒤 이중 스파이의 메시지를 듣기 위해 설치하는 과정이라든가 첩보원의 일차적인 의례라고 할 수 있는 미행의 실태와 최신식 첩보 기계를 통해 상대방의 정보를 명확하게 빼내는 것들까지....

 

긴박감, 추격전, 소리 없는 발자국들을 독자들이 같이 따라가다 보면 숨 막히는 그들의 세계를 십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서로가 다른 국적을 가진 가운데 느끼는 사람과 사람 간의 우정과 사랑들은 견우와 직녀처럼 어쩌다 모스크바에서 서방으로 나오게 되는 도미니카와 네이트의 만남을 통해 애절하게 느낄 수가 있으며, 현시대의 두려움인 핵 공포를 소재로 다룬 이야기들에선 치밀한 공작을 펼치면서 상대방의 눈속임을 통해 어떻게 성공을 할 수가 있는지, 정보를 빼내기 위해 원치 않는 상대와 섹스를 해야만 하는 스패로우란 존재에 대해 회의를 느끼면서도 단순한 섹스가 아닌 하나의 '일'이란 의식 하에 정보를 빼내는 도미니카는 타고난 스파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조국을 어떤 식으로 사랑하느냐에 따라  행동도 그에 따르는 법-

정말로 자신은 조국을 사랑하고 충성했으나 돌아온 것은 자식들의 죽음과 자신의 직위가 한직에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좌절한 러시의 노장군의 비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뒤로하고 오로지 권력을 앞세워 자신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벌이는 정치적인 행태들은 도미니카를 노장군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행동을 옮기게 만드는 장면 하나하나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게 만든다.

 

커다란 목적을 앞에 두고 행해지는 계획과 행동들 속에 개개인들의 아픔들이 드러나는 사연들, 첩보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에 대한 경계의 혼란스러운 마음들이 나오는 장면들은 각 사건들마다 연이어 이어지는 박진감이 넘쳐나는 스파이의 세계와 어우러지면서 그들이 사는 세계를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또 다른 읽는 즐거움을 준다.

 

2014년 에드거상, 국제 스릴러 작가상 최우수 신인상 수상, 그리고 존 르 카레의 계보를 이었다는 칭송을 받을 만큼 책의 재미는 엄청나다.

 

저자 자신이 33년 경력 베테랑 CIA 요원답게 첩보 세계의 이모저모를 다룬 이야기들은 우리가 실제 몰랐던 그들만의 세계와 시간차를 두고 벌어지는  서로가 서로를 물로 물리고,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는 진정한 의미의 스파이 세계를 다룬 것이라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오히려 나 자신이 그 안에 들어가 행동이 되는 것처럼 느껴질만큼 긴박감의 연속이기에 책의 제목처럼 배반의 궁전 안에서 벌어지는 피 말리는 세계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전작인 1.2편을 읽지 않아도 3.4에서 간간이 이어지는 이야기들 속에 내용들이 들어있어 읽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제니퍼 로렌스가 여주인공인 러시아 첩보원 도미니카 예고로바 역으로 확정이 되어 영화화된다고 한다.

 

본 얼터 테이 넘처럼 거리를 온통 휩쓸다시피 하는 첩보전도 재미를 주지만 이처럼 정통적인 첩보의 느낌을 오랜만에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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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4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황소연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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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란 것은 때때로 잊어야 할 것은 잊어야만 좋을 때가 있고, 잊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면 그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란 점에서 인간에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런데 정작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은 채, 고스란히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면?

정확히 말하면 굳이 아픈 기억들은 시간이 흐르면 희미하게나마 저 편의 어느 한 기억 장소에 자리를 잡고 나타나지 말아야 할 것까지 생생하고 또렷이 지니고 살아간다면, 그 또한 무척 힘든 인생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2미터에 달하는 키에 100킬로그램이 한참 넘는 몸무게, 형색도 꾀죄죄한 것이 천상 노숙자 신분을 연상케 하는 42살의 남자, 그도 한 때는 단란한 가정의 한 가장이었던 때가 있었다.

 

전직 미식축구 선수였지만 경기 중에 상대방의 공격으로 인한 뇌 손상후 기적적으로 죽다 살아온 그는 그 이후 경찰의 길에 들어섰고 오랜 잠복근무 후에 집에 돌아온 그에겐 참혹한 모습의 가족들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에이머스 데커-

그는 후천적인 뇌 손상의 영향으로 과잉기억 증후군에 걸린다.

한 번 본 것을 잊어버리질 않는 기억력의 소지자, 모든 사물을 색깔과 숫자로 연관되어 기억이 되고 시간을 보는 사람, 일명 공감자인 그는  아내와 처남, 그리고 9살 된 딸의 죽음 이후 모든것을 앗아가 버린다.

 

경찰직을 그만두고 사립탐정으로 일하게 된 어느 날,  사건이 발생되고 2년이 흐른 후에 범인의 윤곽조차 밝혀내지 못했던 자신의 가족 살인범이 제 발로 경찰에 들어와 그들을 죽였다고 자수한다.

 

세바스찬 레오폴드란 이름을 가진 자, 자신을 편의점에서 무시했기 때문에 그 후에 복수의 칼날을 세웠다고 하는데 정작 데커의 기억 속엔 그 인물의 이미지가 떠오르질 않는다.

 

바로 그 시각 이후 데커가 다니던 맨스필드 고교에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이 되고 교감과 미식축구 코치, 미식축구 선수들, 그리고 첫 희생자인 여학생의 죽음을 몰고 온 사건은 온통 작은 도시에 눈길을 쏠리게 된다.

그런데 범인은 데커 때문에 저지른 범행이란 사실을 알리고 유유히 사라졌고 데커 자신은 도대체 왜 자신이 이 범인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 사건을 풀어헤쳐 나가게 된다.

 

범행의 빌미를 자신이 제공했다는 점, 자신 때문에 죄 없는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다는 점 때문에 괴로워하는 데커, 그와 함께 예전의 파트너로서 일했던 동료, 연방수사관들의 합세, 그리고 기자 출신의 여기자까지 합세하는 이 수사의 과정은 흔치 않은 과잉 기억증후군이란 소재를 내세워 시종 스릴과 추적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가 있게 한다.

 

가족의 몰살 이후 자살까지 했었지만 하지 못한 채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거구의 인물로 등장하는 캐릭터인 데커란 이미지는 겉보기와는 달리 잊어버리질 못하는 특수한 자신의 뇌 능력 때문에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는 인물이다.

 

신경감각의 이상회로 현상으로 인해 예전에 느꼈던 감정들인 연민, 동정 같은 것들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레오폴드가 알리바이가 정확한 터에 무사히 풀려나오면서 다시 추적을 하는 두 가지 사건을 해결하는 와중에 벌어지는 진짜 범인의 아픈 사연은 스릴이 주는 재미와 함께 인간의 탐욕과 정의란 어디에 있는 것인지, 힘없고 연약했던 범인이 기대고 의지하려 했던 공공기관이란 경찰의 행태를 통해 비록 범인이 저지른 행위들은 정당하다고 인정할 순 없으나 그럴 수밖에 없었던 범인의 사정들은 안타까움과 한숨을 연발하게 만든다.

 

저자는 시종 지루함을 모르게 만든다.

책의 첫 장부터 시작되는 사건의 현장과 피폐해져 가는 가운데 결코 놓치지 않는 기억력 때문에 오히려 괴로워하는 주인공의 심리, 그 가운데 범인이 왜 자신을 지목했는지에 대한 퍼즐게임을 맞추어 범인과 정면 대결하는 장면은 한 고비 범인의 추적에 다가서는가 하면 다시 멀어가는 조바심과 함께 긴박감과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주한 데커란 인물에 푹 빠질 수밖에 없게 한다.

 

우리는 때때로 시험 기간이라든지, 어떤 일들을 기억하기 위해 메모를 해두는 습관들을 통해 머리 속에 기억력이 좀 더 길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들을 할 때도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기억력을 오래 갖고 있어도 그리 행복하진 않겠단 생각을 하게 한다. 

 

적어도 데커처럼 큰 마음의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 사건의 해결을 통해서 어느 정도 그의 능력이 힘을 발휘하지만 여전히 가족의 죽음과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을 생각할 때의 괴로움이 자살충동을 일으킬 정도의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라면 무척 힘들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특수한 뇌의 능력으로 변해버린 데커, 같은 특수 인자를 보유했던 범인의 아픈 상처들은 인간들이 사는 사회, 작은 마을이 가진 폐쇄성을 이용한 몰지각하고 무지했던 사람들에 의해 자신의 자식을 위해 위신과 물욕을 앞세워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버린 응징이었던 한편 그렇게까지 행동을 하지 않으면 삶의 목적 자체도 상실했을 범인의 인생 이야기가 두고두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작품이다.

 

 

45개 언어로 출간되어 1억 1천만 부라는 판매고의 저자의 작품은 가장 성공적인 범죄 소설가로서의 계열로 들어서게 한 만큼 재미와 무엇이 진정한 행복한 삶인지를 묻게 된 책이기도 하다.

 

책을 집어 든 순간 바로 순식간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질 정도의 재미가 있는 책-

이런 종류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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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갈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3
사쿠라기 시노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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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에서 신 관능파란 이름을 얻고 있는 작가 사쿠라기 시노의 작품이다.

책 표지의 문구인 '나는 엄마의 애인과 결혼했다. 그리고....'에서 주는 강렬한 암시가 독자들로 하여금 어떤 내용일지를 궁금하게 하는데, 전체적인 느낌은 '허무감'이다.

 

자신보다 40세 이상의 나이 차가 있는 남자와 결혼한 세쓰코-

엄마와 이미 관계를 맺고 있었던 남자였고 그런 남자임에도 선뜻 결혼을 한 이유는 그가 제시한 결혼의 조건 때문이었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당신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조건, 그녀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술집 운영과 남자들과 정을 통해온 엄마로부터 온갖 구박과 어린 나이에  남자 손님들과 경험을 하게 된, 그런 과정을 지켜본 친엄마, 오히려 화대를 갈취하는 친엄마란 존재는 그녀에겐 이미 아무런 감정의 느낌이 없는 사이다.

 

남편이 운영하는 러브호텔 위층에서의 단조로운 생활, 남편 외에도 자신의 직장 상사였던 세무사 사와키와도 관계를 맺고 있는 가운데 남편이 어느 날 차 사고로 의식 불명의 상태로 발견이 된다.

차의 형체는 망가졌고 얼굴의 형상은 알아볼 수 없는 처지에서 그녀는 단가 모임에서 만난 모녀 노리코와 그녀의 딸 마유미와의 관계도 또 다른 사건 속으로 연관이 된다.

 

남편의 후원 아래 자비로 단가집을 낸 그녀는 책 제목을 '유리 갈대'라 지었고 단가 모임 회원들로부터 책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과정 속에서 마유미의 신체에 드러난 폭행의 상처를 보고 그것이 가족 내에서 벌어진 일임을 짐작하게 된다.

 

남편의 행선지는 엄마가 있던 장소를 지나쳤고 그렇다면 엄마와의 관계는 청산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 또 마유미를 잠시 맡긴다는 노리코의 메모를 통해 양딸의 집에 맡기게 된 세쓰코의 앞날은 어떻게 될지....

 

첫 장에서부터 세쓰코의 엄마가 운영하는 술집에 방화가 일어나고 그 사건 이후에 세쓰코 남편의 죽음, 마유미를 두고 마유미의 의붓아버지와 벌인 담판, 그의 죽음 뒤에 감춰진 비밀들은 한 편의 긴장감의 느낌을 주지만 조여 오는 숨통이 아닌 하나의 인간과 인간들이 관계를 맺고 이어나가면서 벌어지는 일반 생활의 한 단면들을 보여주는 듯한 흐름으로 이어진다.

 

 단가의 제목인 '유리 갈대'에서 보인 내용처럼 성애에 주목한 세쓰코의 인생에 대한 해답은 과연 그 어떤 희망도 없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과 마유미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기억하게 되는 진행을 통해 또 다른 허무함을 느꼈던 것인지를 이리저리 다각도의 방면으로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마유미와 또 다른 방화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을 듯한, 짐작만 할 뿐 세쓰코에 대해 느끼는 자신의 감정을 내레이션식의 고백처럼 보여주는 사와키란 인물의 감정을 통해 책 뒷말 미의 반전의 맛도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다.

 

이리저리 갈대 줄기에 의지해 흘러가는 모습들을 자신의 삶에 대한 투영으로 비친 세쓰코와 사와키의 존재는 인생의 삶에서 기대조차 할 수 없는 허무감을 너무나도 일찍 간파해 버린 한 여인의 삶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함마저 전해준다.

 

저자 자신의 경험을 되살린 러브호텔의 내부와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묘사와 그 속에서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의지, 그것에 비한다면 이것저것 모두 의지를 상실한 세쓰코의 모습과도 대비되는 효과를 주기에 저자가 그리는 인생에 대한 그 어떤 기대감이나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냉소적인 흐름의 느낌을 느낄 수 ㅣ있는 이색적인 작품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재미를 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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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옳은 일이니까요 - 박태식 신부가 읽어주는 영화와 인권
박태식 지음 / 비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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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책보다는 영화에 심취해 있었던 적이 있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으면 2번, 3번까지 같은 영화를 극장에 가서 보곤 하던 시절이 있었고, 미처 보지 못한 영화들은 방송에서 하는 날이면 꼭 보곤 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때와는 방송 시스템이나 영화를 접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보니 보다 쉽게 접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아무래도 극장에서 주는 음향효과를  제대를 즐기려면 발품을 팔아야 하지 않을까도 생각해보는데....

 

인권영화를 다룬 책이다.

그렇다고 아주 무겁고 진중한 의미의 색채가 아닌 우리가 접하는 영화들 속에 그리는 주제와 감독의 의도를 알고서 보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 그 속에서 우리에게 멀리 떨어진 이야기들이 아닌 현실적으로 얼마든지 주위에서 보고 듣고 겪게 되는 이야기들을 영상미에 녹여낸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발견해보는 시간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박태식 신부가 읽어주는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시간이라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까?

 

책의 목록은

 

 제1부 : 지금


폭력의 냄새 / <한공주> & <도희야>
왜냐하면, 그것이 옳은 일이니까요 / <트래쉬>
누구의 책임인가? / 〈스포트라이트〉 & 〈업사이드다운〉
가끔은 잘못 탄 기차가 진짜 목적지에 데려다준대요 / 〈런치박스〉 &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Vis Ta Vie, 너의 삶을 살아라! /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 〈미스 리틀 선샤인〉
경계가 열리다 / 〈스파이 브릿지〉
이야기가 이긴다 / 〈러시안 소설〉 & 〈10분〉

 

제2부 : 여기


지도자의 조건 /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인생에 대한 의리 / 〈인사이드 르윈〉 & 〈비긴 어게인〉
천국에서 보낼 30분 / 〈무뢰한〉 &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꿈꾸는 여성들 / 〈해어화〉 & 〈사의 찬미〉
증명해봐, 네가 직도 쓸모 있는지 / 〈차이나타운〉 & 〈조이 럭 클럽〉
전쟁, 무고한 자들의 지옥 / 〈1944〉 & 〈고지전〉
국가가 국민의 근본 권리를 침해한다면 / 〈집으로 가는 길〉 & 〈변호인〉

 

그리고 3부에선 '우리'란 주제로 살펴보는 영화, 일테면 국제시장, 마지막 4 중주 같은 영화들,

4부에선 '나'란 주제로 '안녕, 헤이즐',' 나우 이즈 굿','  마션', '스틸 엘리스',' 어 웨이 프롬 허'...

 

정말 주옥같은 영화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중에선 본 영화도 있고 이야기 플롯만 대강 읽은 영화도 있기에 보았던 영화는 저자가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을 하면서 느꼈는지를 나와 비교해 보는 시간을, 미처 보지 못한 영화들은 기회가 된다면 저자가 쓴 글 구절을 생각하면서 본다면 훨씬 영화를 대하는 자세나 생각의 깊이 차이를 느낄 수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그때그때 느끼는 감동에 따라서 울다가 웃다가 하는, 지극히 가벼운 정도의 시간을 갖는 편이라 이번에 접한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영화를 보는 방법을 반쯤 정도는 알게 한 책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주변을 둘러싼 환경들 때문에 피해자가 자신의 소리도 내보지 못하고 오히려 죄인처럼 사라져 버려야 하는 설정의 구도라든가, 부모님 세대들의 고된 삶의 여정을 통해 오늘날의 우리들의 모습을 되새겨볼 수 있게 하는 영화들, 성직자로서 바라 본 가톨릭에 대한 생각과 비전에 대한 기대감, 국가가 개인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책임감을 묻는 소재들은 영화를 통해서 그려 낸 현실의 문제들을 다시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사회에서 개인으로, 개인에서 사회로, 그리고 우리가 있고 '나'가 있는 차례대로의 영화의 흐름 구성들은 미처 지나쳐 버릴 수도 없었고 잊어버리지도 못할 사회적인 문제점들과 그 해결책을 위해 우리들은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한 물음을 생각하고 답을 요구하는 글들은 쉽게 읽히면서도 가슴 한 언저리에 뭉클함을 지니게 한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간접 경험과 이미 지나간 세대들에 대한 편협했던 생각들....

인권을 지닌 인간으로서 모든 것의 경우를 두루두루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간단하게 시간 날 때마다 한 챕터씩 읽어도 좋을 책, 이 가을에 천천히 음미하면서 영화도 같이 본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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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
엠마 힐리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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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의 모드 할머니-

치매를 앓고 있다.

그녀를 돌봐주는 간병인들이 시간에 맞춰 그녀의 집에 오고 모드를 돌보면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지에 대한 메모를 적어놓고 퇴근을 하지만 모드 할머니의 머리 속에는 잠깐의 기억만 있을 뿐 왜 그들이 이것도 하지 말아라, 저것에 손대지 말아라, 하는지를 도통 모른다.

 

(그토록 좋아하는 토스트은 왜 먹지 못하게 하며 복숭아 통조림은 왜 그리 많이 쌓아놓고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하지만 그녀에겐 결코 잊을 수가 없는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친구 엘리자베스의 행방을 찾는 것이다.

여기저기 가방 안과 손에는 메모지가 가득한 가운데 ‘엘리자베스에게 연락 없음’이라고 써 있는 주머니 속의 쪽지로 기억을 되새긴다.

 

호박 때문에 알게 된 엘리자베스의 행방을 수시로 물어보지만 딸 헬렌은 건성으로만 대답만 해 줄 뿐이고 엘리자베스의 집에 찾아가도 들어갈 수 없으며 오히려 그녀의 아들인 피터로부터 핀잔을 듣기 일쑤, 그렇다면 경찰서는 더 나은가?

수시로 접수하는 그 할머니의 얼굴을 아는 경찰도 건성으로 그저 형식적인 절차의 시늉뿐...

 

모드의 기억 속엔 또 하나의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전쟁의 시기였던 어렸을 적, 위의 언니인 수키가 행방불명이 된 사건이 아직 미해결로 남아있는 것이 숙제라면 숙제다.

 

80이 넘은 할머니의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있던 과거의 미스터리의 실마리와 현재의 엘리자베스를 찾기 위한 두 가지 사건이 병행이 되면서 그려지는 이 소설은 스릴의 성격도 가미가 되면서 '치매'를 앓고 있는 분들의 증상과 그 증상에 따른 자신의 본모습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현실, 딸과 손녀의 얼굴까지 잃어버리는 시간의 타임 속에 그들을 보살피고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사람과 사람과의 대사 속에 맞물리는 모드 할머니의 기억 속 상황 속에서 쏟아내는 대사와 현시점의 대사가 교묘히 어울리다가도 전혀 얼렁뚱땅하게 들리게 하는 시간적인 흐름들은 때론 웃음이 나오다가도 이 모습들의 증상이 '치매'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란 사실을 느끼게 되면 무척 심란함을 느끼게도 해 준다.

 

어릴 적의 행방불명이 된 언니의 행방이 죽음과도 연관이 있을까?

당시 형부가 죽였을까? 아니면 더글러스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정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에 대한 이 모든 궁금증이 모드 할머니의 기억을 토대로 풀어 파헤치는 과정이 무척 심각한 병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기억에 의존하면서 풀어가는 방식 또한 신선함을 준다.

 

자신의 집이 딸에 의해 팔리고 딸네 집에 들어가 살기 시작하면서 겪는 작은 일상들, 익숙지 않은 동선 때문에 화장실 가는 길조차 어려움을 겪으며, 잠시나마 떨어져 있던 며 칠을 두고 딸이 자신을 양로원에 두었다는 느낌을 아는 두려움들까지...

 

치매란 병에 대한 세세한 일상의 관찰을 표현한 모습들과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인지능력 테스트 같은 것들은 모두 사실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저자의 관찰력은 대단하다 싶을 정도의 몰입을 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치매를 둔 가족을  보살피는 독자라면 이러한 사실들 때문에 공감을 사지 않을까도 싶을 정도로, 그렇다고 아주 우울한 감정선이 아닌 생활에서 잠깐잠깐씩 기억을 도난당했다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 정도의 능력을 지닌 모드 할머니를 통해서 노년에 이르러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선의 표현들과 현재의 기억을 깜박 잃어도 과거의 기억만을 지닌 채 여전히 언니의 행방을 쫓고 엘리자베스의 행방을 쫓는 주인공의 기억은 어쩌면 오히려 건강한 사람들이 지닌 건망증 보다도 더 확실한 기억력을 가진 존재로 인식을 들게 한다.

 

책 표지의 그림들이 그냥 그림들이 아닌, 모드 할머니의 기억 속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기억들 잔해임을 알려주는 것임을....

 

 실종에 얽힌 이야기의 타래를 통해 '치매'를 앓고 있는 모드 할머니의 또 다른 노년의 삶을 관통하고 있는 인생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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