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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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굳이 클래식 광이 아니라 할지라도 어디선가 곡이 흐르면 바로 모차르트 곡이라고 알아맞힐 수 있을 정도의 유명 음악가로서 그가 남긴 족적은 지금까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의 제목은 모차르트와 연관이 있을까?

아쉽게도 그렇게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단지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이 제목을 굳이 번역해서 알려진 '소야곡'처럼 작은 분위기의 이야기가 모자이크처럼 모여서 하나의 유연한 흐름처럼 느껴지는 작품이라 모두 읽고 난다면 제목의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워낙 유명하고 기존에 써왔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나 이야기 흐름과는 전혀 상반된, 더군다나 생애 첫 연애소설집이란 것에 흥미를 불러왔다.

구입해놓고 시간이 흐른 지금에야 리뷰를 쓰게 됐지만 그가 이런 글을 써보기도 했다니, 분위기 파악이 좀 안 되긴 했지만 새롭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와 닿는다.

 

 이 책은 총 6개의 단편집으로 이루어졌으면서도 각 파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음 파트에 주인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거나 잠깐 스쳐가는 정도의 조연급처럼 마주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이야기로서 출발하는 아이네 클라이네라는 제목은 나흐트 무지크란 제목으로 끝나면서 총체적인 하나의 이야기로서 마감을 한다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작가가 글을 잘 썼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연애소설집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네 인생, 평범한 사람들의 만남과 우연이 겹치면서 또 다른 세대들의 만남을 통해 그 윗세대들의 만남도 다시 이어지는 구조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연애를 상징하는 내용보다는 소소하고 평범한 이야기 속에 던져지는 인연과 만남이 주된 이야기가 흐른다는 점이다.

 

그것이 마치 계획된 이야기의 설정이 아닌 실제로 이 책이 이렇게 엮이기까지 생각지도 못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한 명인 일본의 ‘사이토 가즈요시’라는 가수라든데, 이 작품 속에서도 음악가와 음악이 적절하게 글 속에 포함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찾아 듣게 하는 매력이 담겨 있고 저자 자신이 사이토 가즈요시’의 부탁으로 노래 가사는 쓰기 힘들지만 소설은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온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인 만큼 읽는 독자의 입장에선 음악과 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만남이 없다면 좋든 싫든 우리들에겐 어떤 일들이 발생하지 않는다.

처음 이야기인 아이네 클리이네 란 작품에서 아내의 가출로 인해 회사 일에 신경을 쓰지 못했던 선배 때문에 길거리에서 설문조사를 하게 된 직원 사토는 질문서에 응해 준 거리에서 만난 여인과의 짧은 만남 뒤에 동창이자 부부인 유미와 가즈마 집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연애를 꿈꾸는,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의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 특히 가장 소중한 사람이 상대 배우자임을 알게 되는 대사들은 인상적이다.

 

 “아까 했던 얘기 말인데, 결국 만남이란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런 게 뭔데?”
“그때는 뭔지 몰라서, 그냥 바람 소리인가 생각했지만, 나중에 깨닫게 되는 거. 아, 그러고 보니 그게 계기였구나, 하고. 이거다, 이게 만남이다, 딱 그 순간에 느끼는 게 아니라, 나중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거.”
“작은 밤의 음악처럼?”
“맞아, 그거.
_p 33

 

이렇듯 알게 모르게 상대와의 소중한 인연을 비롯해서 이어지는 다름의 이야기는 권투 선수와 손님으로 만난 여자의 소개로 인연을 이어가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학창 시절 왕따를 당했던 아픈 상처를 갖고 있던 주인공이 자신의 회사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만나게 된 자신을 왕따 시킨 당사자인 동창과의 만남, 학교 교사의 이야기는 결국 학생의 아버지와의 오래전 인연을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 이야기, 그러다가 마지막에 다시 권투 선수의 이야기로 돌아오면서 기존의 모두 등장했던 사람들의 인연과 만남을 다시 새롭게 느껴보게 되는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는다.

 

여기에는 스쳐 지나가는 인물이지만 결코 잊을 수없는 사람이 등장하니, 바로 길거리 음악가라고 해야 하나, 미래가 궁금한 이들에게 짧은 음악으로 100엔(샤쿠엔) 짜리 점을 쳐주는 기타리스트 사이토란 인물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들어주고 바로 즉석에서 거기에 맞는 음악을 들려주는 역할이지만 이 책 전체에서 흐르는 분위기상 그의 진짜 역할은 등장인물들이 심리 변화에 따른 동선을 독자들도 같이 느껴보게끔 하는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의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는 기분도 괜찮고, 리뷰를 쓰려니 다시 또 찾아서 듣게 되는 것도 괜찮은, 저자가 아마도 차후 이 작품에 대한 호응을 고려한다면 또 다른 따뜻한 감성의 이야기를  전달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 보게 된다.

 

정말 기막힌 우연한 만남도 물론 있겠지만 책 속에서 그리는 만남엔 역시 노력도 포함이 되어야 함을, 그래서 내 상대방에 대한 확신을 감사히 느끼면서 살아가게 되는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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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7-01-17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급 관심가진 작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북노마드 2017-01-17 20:04   좋아요 1 | URL
저도 감사합니다.~~~
 
싸이코
김현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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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내면을 묘사한 소설들 속에서 비치는 모습들은 정말로 존재하는 것일까? 를 묻게 되는 책, 아니 이 책에서 그리는 한 평범한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 사람들의 내면에는 어떤 사악함이 들어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여린 심성과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하나, 요즘 세상에서 보기 드문 현우란 인물이 우연히 접한 전화  문자로 인해 뜻하지 않게 여러 명의 여성들과 인연을 맺어 가면서 벌어지는 극악한 상황까지 갈 수밖에 없는 묘사들이 그려진 책이다.

 

 채팅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전적으로 믿지 말라는 말, 가상공간에서야 나이와 외모, 학벌, 그 모든 것이 글자로 얼마든지 다뤄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한 나머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려다 오히려 강간범으로 몰리고 살인까지 하게 되는 과정이 기타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읽히는 방법이 새롭게 다가온 책이다.

 

사건 순과 시간 순으로 읽을 수 있게 한 챕터당 구성되어 있는 책의 내용은 총 5가지 글자 폰트로 구분 되면서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과정을 엿볼 수가 있으며, 그 가운데 쫓고 쫓기면서 극한 상황에까지 이르면서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는 인간 심리의 극대화는 용서라는 말, 그 자체가 어찌 보면 일반 책에서 다루는 것처럼 쉽게 할 수만은 없게 만든다.

 

 

 

저자는 그런 점에 주목해서인지 책의 연결은 마치 대본을 보는 것처럼 쉽게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대화체와 묘사들로 그리고 있고 여기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생각하는 남성에 대한 불신, 이를 이용하고 오히려 바보 취급하는 행동들 때문에 오히려 화를 자초하게 만드는 설정들이 사실처럼 다가오게 만든다.

 

비속어와 원조교제, 그리고 억울한 상황에서 일반시민들이 당시 현장에서 목격한 것만 가지고 오히려 남성이 여성을 제압했다는 느낌만으로 몰아가는 식의 상황들은 답답함을 주기도 하지만 권 형사의 반전은 뜻밖의 허를 찌른 점도 눈에 띈다.

 

19세 미만 구독 불가 표가 붙은 만큼 사건이 벌어지면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현우란 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구상하는 신의 이야기는 사건의 구성이 현재 얼마든지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타 책들에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오도 가도 못하게 된 현우의 마지막 결단이 안쓰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인연이 악연으로 번지면서 벌어지는 비극 참상을 다룬 책, 가로, 세로를 바꾸어 가면서 읽으면 오히려 전체적인 흐름 외에도 한 인물에 집중해서 읽을 수도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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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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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교도소에 가 있는 아버지, 일명 쌈닭
우울증에 걸려 침대에만 있는 엄마
자신과 터울이 있는 언니 재키와 살고 있는 나, 바로 내 이름은 찰리, 정확히 말하면 샬러 메인이다.
 
어린 소녀의 눈에 비친 가정의 모습은 작은 가슴에 상처를 남긴다.
의지하고 믿었던 언니마저도 자신의 살아갈 길을 모색하는 시기, 더군다나 이제는 가족이란 이름이 무색하게도 사회복지사에 의해 어린 찰리의 앞날을 위해 콜비에서 살고 있는 엄마의 언니, 즉 이모와 이모부가 있는 곳으로 전학과 함께 살기 시작한다.
 
매일매일 1111분에 자신의 소원을 비는 찰리.
그녀의 곁엔 몸이 불편한 하워드란 빨간 머리에 안경 낀 하워드가 학교 생활에 필요한 이모저모를 알려주려 책가방 짝꿍이 된다.
하지만 찰리의 마음은 이곳을 떠나 자신이 살고 있던 곳을 그리워하게 되고, 자연히 학교에서도 ''하는 성질을 자제하지 못하고 말썽을 피운다.
 
"앞으로는 이렇게 하자."
그가 말했다.
"화가 나기  시작하는 느낌이 들 때마다 '파인애플'이라고 말해."
'파인애플?"
""
"?"
"그게 진정하라는 암호 같은 역할을 할 거야....(중략)
 
천성이 따뜻함을 지닌 하워드로 받은 이 일은 찰리에게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장면들이 풋풋하고 여린 감성의 어린이 행동을 느끼게 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그렇다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따뜻이 맞이해주는 이모와 이모부가 계시지만 이미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는 찰리에게는 모두가 헛된 일, 다만 자신이 시시때때로 마주치는 사물이나 시간이 오면 그저 소원만을 빌기 바랄 뿐이다.
 
어느 날 거리에서 배회하는 개를 만나게 되는 찰리, 자신의 처지와 같다는 동병상련을 느끼고 개를 잡기 위해 하워드와 묘안을 짜게 되는데....
 
찰리가 빌고 있던 소원의 대상들은 수시로 바뀐다.
1111분도 중요하고 새들도 중요하고 자연의 모든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소중함도 모두 그녀의 기도의 대상이다.
어린 마음에 깨진 가정의 모습들은 찰리의 성격에 영향을 더욱 미치면서   다가오게 만들지만 작은 시골 마을처럼 여겨지는 콜비에서의 생활은 점차 그녀를 그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개의 이름인 위시본, 어린아이지만 어떤 때는 어른보다도 더 성숙한 생각이 깊은 하워드란 친구, 그리고 뭣보다 친부모 이상으로 찰리를 예뻐해 주고 귀하게 여겨주며 보살피는 이모 가족들이 이루는 이 소설은 따뜻함과 위안, 그리고 진정한 가족애란 무엇인지를, 우정과 동물과의 상호교류를 통해 점차 생각이 발전해 나가는 점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어서 빨리 이곳 콜비를 떠나고 싶어 했던 찰리, 과연 사회복지사의 방문으로 인한 결과는 어떨 것인지, 이제야 정이 들기 시작하고 위시본과 하워드와 그의 가족들, 성경학교를 통해 친구들과의 소통을 이루어보려는 그녀의 생각은 이루어질 것인지,,,
 
우리는 때론 커다란 소원만이 소원인 것처럼 여기며 빌게 되지만 찰리란 소녀의 소원과 생각,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삶을 통해 진정한 자신만이 갖고 있는 소원의 형태를 생각해 보기도 하는 책이기도 하고 모처럼 정겨운 시선이 깃들어 있는 책을 접해서 그런가, 나도 한 번 소원을 빌어보게 되는 책이다.
 
흡사 빨간 머리 앤의 배경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이야기 흐름이 같은 듯하면서도 전작의 작품처럼 푸근함을 전해주기도 하기에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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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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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책들 속에는 현직을 갖고 있는 직업을 십분 활용해서 그 세계 속을 잠깐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재미를 주는 책들이 있다.

특히 법에 관한 부분에 종사하는 분들, 일례로 현직 판사 출신으로 추리소설가로서도 명성을 지니고 있는 도진기 작가, 여기에 이 책을 쓴 저자 또한 현직 판사라니, 판사분들의 글솜씨는 탁월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도진기 작가가 소설이란 장르에 힘을 빌려 추리와 스릴을 겸비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들을 그려서 독자들로 하여금 재미를 만끽하게 해 준다면 이 책의 저자인 문유석 판사는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법 테두리 안에서 발생하고 처벌에 합당한 선고를 내리기까지의 여러 가지 우리가 실제 생활에서 귀동냥이나 뉴스 보도를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사례들을 엮어서 그린다.

 

 

여성인들의 법 진출도가 남성 못지않게 활발한 가운데 이 책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박 차오름 여성 초임 판사는 출근 첫날부터 지하철에서 지저분한 행동을 한 남성을 상대로 행동을 벌임으로써 이름을 알리게 된 열혈 신참 판사이자 법원의 판사로서 자긍심과 자부심에 대한 포부가 신선하단 느낌으로 다가온다.

덕분에 미스 함무라비란 애칭을 지니게 됐지만 말이다.

 

 

 서울 중앙지법 44부로 발령받은 초임 판사 박 차오름은 부장판사 한 세상, 우배석 판사인 임바른 판사와 함께 사건 해결에 있어서 판결을 내리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니, 나 자신조차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아왔던 판사가 봉을 두드리는 장면이 실제는 없다는 사실을 처음을 알아간 사실, 저자의 말처럼 영화에서나 드라마에서 변호사나 검사들이 위험에 몰리거나 의뢰인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애를 쓰는 장면들은 많아도 판사들의 생활을 다룬 부분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설명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수긍을 하게 한 점들이 인상적이다.

 

 

살아가면서 소위 말하는 인맥이 없는 사람들, 너무나 억울해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결백이나 주장에 대해 명확한 판결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라곤 법뿐이다.

 

경찰서 앞이나 심지어 파출소 앞만 지나쳐도 죄를 지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꺼림칙해서 정면으로 보지 않게 되는 높은 벽이란 생각이 드는 장소, 더군다나 법원이라고 하면 방송에서 나오는 사회의 이슈 문제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으로 알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겐 정말 희망의 분수령이 바로 법원, 그것도 바로 판사가 판결을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곳이란 점에서 일단 이 책은 판사란 직업을 가진 그들의 세계, 그들이 판결을 내리기까지 초임 판사와 경험 많은 부장 판사의 이견을 통해 고루 평등한 법의 처벌 형태를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데에 흥미를 돋운다.

 

 

경험은 없지만 정의는 반드시 있고 그 정의를 위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하는 판사란 직업의 끝없는 서류 들여다보는 작업을 시작으로 현장으로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 현 세태의 흐름과 피고와 원고의 다른 시각 차이로 인한 변호사와 검사 간의 대질 심문들, 여기에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판결을 내리기 위해 합의란 것을 이용해 판결을 내리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승복을 할 수밖에 없다는 법의 한계를 느끼게도 된다.

 

 

누구나 법 앞에서는 공평하다고는 하지만 피고와 원고가 어떤 위치에 있고 사회적인 일반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관습의 허울 좋은 잣대, 전관예우에 대한 저자의 생각,  권세 있고 명망 있는 인지도를 가진 사람이 원고란 자리에 앉았을 때와 피고인으로 앉았을 때의 처벌 상황은 과연 고루하게 이루어져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들을 여러 사례들을 통해 들여다보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미국처럼 일반인들을 무작위로 배출해 배심원단으로 지정하고 그들로 하여금 피고와 원고의 잘잘못을 의논하는 과정은, 특히 한 사람의 생명이 자신들로 인하여 좌우된다는 말을 한 노인의 말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냉철하고 공정한 판결을 내린다 하더라고 그 결정을 하기까지 판사들 또한 인간이란 사실, 법이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최선을 다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법정 선고를 내리기까지 그들 또한 고뇌하고 번민한다는 사실은 그나마도 일반 사람들에겐 위안을 삼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요즘 법원에서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의 용어가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법 앞에 평등한 세상, 법복을 입고 법정에 들어선 순간 한 사람, 한 사람의 억울한 사연과 함께 그들이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얼마나 심적이나 경제적으로 힘들었을지를 조금만 생각한다면 어렵게 공부하고 법에 몸담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조금만 더 이들의 심정을 헤아려 주는 판사님들이 더욱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했다. (물론 이 세 사람만 같으면야 누구나 법원에 대한 친근감이 배로 늘어날 지도~)

 

 

저자가 제시한 법 판결의 선고에 앞서 연이어서 터진 어려운 문제 해결이 독자의 입장에서 과연 나라면 누가 더 죄가 많다고 느끼며 선고를 내릴 수 있을까? 나쁘고 추한 사람은 없고 나쁘고 추한 상황만 있을 뿐이란 말, 그리고 이러한 모든 딜레마 같은 연속적인 법적인 문제들이 터졌을 때 좀 더 우리가 가진 권리를 잠자게 하지 말자는 말에는 법을 만든 것도 우리요, 그 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또한 우리임을, 그렇다면 이러한 권리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어떤 법적인 환경과 체계를 만들어야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고려해 보게도 되는 책이다.

 

 

책 중간 중간 판사들과 법원 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 여성 판사가 많아지면서 서류보따리와 가방 대신 캐리어가 등장했다는 말에는 새삼 시대의 빠른 법원의 적응기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 책이다.

 

 

한 파트 한 파트 짧고도 굵은 이야기 속에 법이 다루는 갖가지 사연들을 접하고 있노라면 말만 책이지 실제 법원에서 강의를 듣는 듯도 하고 실제 내가 배심원이 되기도, 판사가 되어보기도 하면서 읽게 되는 책이기에 그동안 몰랐던 그들의 애환과 법에 대한 새로운 생각들을 심어 준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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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딩 노트
tvN [내게 남은 48시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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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연초가 되면 한 해의 계획을 부지런히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들을 하지만 연초부터 책 제목인 '내게 남은 48시간' 이란 문구는 다른 때와는 다른 감정을 전달해준다.

 

이 책은 잘 아시다피시 한참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웰 다잉이란 주제 안에서, 그것도 48시간 제약된 시간이란 과제가 주어진 tvN의 프로그램 [내게 남은 48시간 : 웰다잉 리얼리티]에서 출연진이 직접 작성하여 화제가 된 ‘엔딩 노트’를 토대로 엮은 책이다.

 

고(故) 김광석은 '서른 즈음에'란 노래 가사 말에서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고 불렀다.

그 당시 이 노래를 들었을 때에는 서른이 되기도 한참 전임에도 불구하고 가사의 노랫말이 전해주는 느낌은 눈물을 두서없이 뚝뚝 흐르게 만들었던 지라, 이 책을 접하게 되면서 문득 실감을 더하게 만든다.

 

우리는 이미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달리기를 하는 인생이라고 했던가. 어찌 보면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타인들의 죽음을 맞이했을 때 다가오는 슬픔은 비록 가까이 접하지 않았다 할 지라도 깊은 상실감을 가져오게 만든다.

하물며 만약 나에게 이런 죽음이란 과제가 주어지고 이 시간 안에 정말로 해야만 하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되는 책, 바로 그래서 이 책은 새해부터 다른 때와는 다른 결심들을 하게 만든다.

 

 

 

 

 

무심코 지나치는 자신의 현재, 과거, 그리고 먼 미래의 나를 생각하게 해 보는 질문들은 앗차 하는 찰나의 순간이라도 넘길 수 없는 시간의 숭고함을 전해주는 동시에 내 몸 사용설명서를 들여다보는 시간에는 내가 내 몸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하며 살아왔는지에 대한 반성과 살펴봄을, 인생에서 큰 도전과 성공을 돌아보는 ‘성공과 실패’, 여행이나 음식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을 연상케 해준다.

 

한때 유행했던 뇌 구조의 그림은 ~내 속에 내가 너무나 많아^^~란 가사 말도 생각나게 하기도 하고 그림과 함께 과연 내가 생각하고 있는 뇌 속의 생각들은 어디쯤에 위치해 있을까를 그려보고, 일 년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다이어리 계획표, 그리고 뭣보다 점차 48시간 남았을 때 하고 싶은 일, 24시간이 남았을 때 하고 싶은 일. 마지막으로 10초가 남았을 때 떠오를만한 장면을 묻는 책 파트에서는 점차 가벼울 수만은 없는 진중한 자세와 함께 삶의 궤도를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의 성찰 시간을 만들어 준다.

 

 

 

 

 

 

무엇보다도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나의 가족들, 그리고 나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단 한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주위를 다시 둘러보고 과연 내가 생각하는 사람과 그 사람이 나의 뜻을 같이 헤아려 줄 것인가에 대한 생각, 나의 반려동물은 물론이고 죽음을 맞이 했을 때의 생명 연장 치료, 장기 기증 같은 주변 정리를 평소에 해 두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파트는 가볍게 둘러보면서도 각 파트마다 쉽게 생각을 할 수 없는 시간적인 제약에 얽매여 반드시 해야만 하는 과제가 주어진 만큼 인생 전반을 통틀어 재 정비를 해보는 시간을 갖게 해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항상 죽음과 함께 같이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의 끝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내 뜻과 같이 맞이하면 좋을까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적어볼 수있는 책이기에 이 새해에 들어 또 다른 계획의 차원으로 세워보아도 좋을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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