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가 웃었다 - 김영철 에세이
김영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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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키, 안경, 긴 치아, 구수한 사투리, 하춘화 가수와 김희애 탤런트의 도플갱어를 연상케 하는 표정연기...

 

개그맨 김영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라디오 DJ이자 '아는 형님'이란 코너를 통해 두 분야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그가 이번에는 울다가 웃게 되는 에세이를 출간했다.

 

아침 출근길에 듣는 방송이라 친근감이 들기도 하고 책에서 다룬 말처럼 라디오와 TV 방송에서의 연결이 구분되는 그의 존재가 글로써 새롭게 다가온다.

 

개그맨으로 공채 입사를 시작해서 지금은 중년의 나이가 된 그가 겪었던 이야기와 가족사에 대한 글들은 첫 장부터 슬픔과 걱정스러운 마음, 한편으로는 다 잘될 것이란 느낌을 갖게 하는 감정선들이 연이어 들게 한다.

 

그가  영어를 꾸준히 배우고 미국에 도전 노크를 하면서 하나씩 발전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은 노력한 자와 준비된 자는 언제든지 기회가 온다는 말이 생각나게 한다.

 

 

 

주변의 속도에 따라가지 않는 나만의 보폭을 유지하면서 방송생활을 하는 그-

 

어머니의 유머가 정말 그보다는 웃음은 준 에피소드, 힘든 시절과 타인과의 관계는 물론 마음 다스기에 대한 긍정 마인드는 읽는 내내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특히 택배 아저씨와의 에피소드는 그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택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배고프다는 택배 직원에게 건넨 작은 정성, 온정이 드리운 일로 인해 마음이 푸근해짐을 느껴본다.

 

 

하루를 지내면서 그날의  일들을 정리하게 되면 하루를 무탈하게 잘 보냈다는 감사와 소중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가 쓴 글들을 읽노라니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만능 엔터테인먼트로서 여전히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  감사가 무엇인지를 아는 개그맨,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그가 정진하는 발걸음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오늘도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활기찬 음성(아~ 갑자기 따르릉~~ 노래가 들려오는 듯^^),  오래도록  라디오 방송인으로 만나고 싶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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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The Complete Maus 합본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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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2년 만화책으로는 유일하게 퓰리처상을 수상한 그래픽 노블인 '쥐'-

 

3월 김영하 북클럽에서 선정한 책이기도 하고 당시 출간되던 해에 읽은 책이기도 한 까닭에 다시 읽게 된 작품이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내용들에 대해서  실제 고통을 체험한 작가나 보통 사람들의 증언에 따라 알고는 있지만 이 책에서 다룬 이야기는 다시금 그들이 감내해야 했던 아픈 감정을 들여다보게 한다.

 

폴란드 출신 유대인인 저자의 아버지 블라덱 슈피겔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그림과 글을 통해 담아낸 이 작품은 두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룬다.

 

실제 아버지가 겪었던 홀로코스트, 그런 아버지와의 불화를 겪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면서 그려지는 가운데 독자들은 히틀러의 만행에 대한 행동과 이를 통한 생명을 저버려야 했던 수많은 유대인들의 삶을 통렬히 느낄 수가 있다.

 

부유했던 가정의 딸인 엄마 아냐 질버벨르를 만나 결혼하고 행복을 누리던 시기는 잠깐, 나치 독일의 침략과 게토에 정착하기까지 그들의 곁에 있었던 가족들이 하나둘  뿔뿔이 흩어지는 가운데  숨어 지냈지만 발각의 위험이 닥쳐오자 약을 먹고 동반 죽음을 택한 형제와 자녀들, 부모님의 죽음은 저자의 부모들이 겪기에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하루하루  지옥 같은 아우슈비츠에서 살기 위해 경우에 따라선 아첨과 민첩한 행동, 기술을 통한 위기 응변을 통해 삶을 이어가던 아버지의 진술은 살아남았다는 자체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 그런 영향은 엄마의 자살과 저자의 정신병원 입원으로 인해 임종을 보지 못했다는 죄책감, 모진 고초를 겪고 미국에 정착해 이제는 여유로운 삶을 살아도 되건만 절약에 대한 극심할 정도의 간섭과 몸에 밴 생활철학을 지닌 아버지를 바라보는 불편함 들은 부자간의 갈등을  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세대 간의 갈등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아버지가 자식의 안정된 성공가도를 바란 마음과 이를 거부한 채  아버지가 겪은 시대를 넘어 여유로운 평화를 누린 저자의 생각의 차이는 두 사람의 입장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으로 다가온다.

 

특히 유년시절, 모든 어른들이 자면서 끔찍한 비명을 지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던 저자의 말은 슬프고도 안타까움을 던진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두려움이란 강박감, 평생 악몽에서 벗어날 수없었던 아버지에 대해 이해를 할 수없었던 일들은  아마도 저자가 직접 겪어보지 못한 부분이기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모두가 죽고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그런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아가던 아버지를 바라보는 저자의 모습은 자신 또한 엄마의 임종을 대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란 부분에서 각자가 지닌 슬픔을 느껴보게 한다.

 

 

 

제목이 주는 쥐란 표현이 유대인을, 나치는 고양이, 폴란드인은 돼지, 미국인은 개, 프랑스인들은 개구리로 묘사를 하는데  전쟁 중에 유대인들이 겪었던 실제 상황에서 각 나라 국민들이 어떻게 대하고 행동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전쟁이 끝났음에도 유대인들에게 행했던 나치의 만행은 생각을 지닌 인간이라면 어찌 그런 일들을 행할 수 있는지 이 영향으로 끈질긴 삶의 마지막 부분을 이어가지 못했던 유대인 생존자들의 최후는 안타까움을 넘어 비애감을 느끼게 한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겪은 참상들, 평생 뇌리에 박혀 있던 아버지의 삶에 대한 의지와 증언들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후세대들에게 많은 울림을 전해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

 

 

 

 

(사족: 책 추천사에 고 신영복 님의 글이 나온다.

 

실제 출간된 해를 보니 2014년이고 신영복 님이 돌아가신 해가 2016년, 구매한 책의 판쇄를 보니 2022년 1판 13쇄로 되어있다.

 

그런데 추천사 연도는 아직도 생존 연도만 표시되어 있다.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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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이아 을유세계문학전집 118
에우리피데스 지음, 김기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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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클레스, 아이스퀼로스와 더불어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로 꼽히는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을 모은 선집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희곡 형식으로 읽은 적은 있지만 이번에 접한 그리스 문학에서의 희곡은 처음이라 당 시대의 작가가 그린 작품은 어떤 분위기를 드러내는지도 궁금하게 다가온 작품이기도 했다.

 

총 3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집은 익히 알고 있는 이름들이 눈에 띈다.


[알케스티스], [메데이아], [힙폴뤼토스] ,  이 세 작품 속의 주인공들이 겪는 내용들은 한 편의 막장 드라마처럼 다가왔다는 것이 첫 느낌이다.

 

남편 아드메토스를 대신해 죽었지만 헤라클레스의 도움으로 다시 환생한다는 알케스티스의 내용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 목숨마저 버리길 꺼리지 않는다는 설정 자체가 지독한 사랑에 대한 연민마저 불러일으킨다.

 

 

 

여기엔 신인 헤라클레스조차도 그녀의 행동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다시 삶의 환생을 도와줬다는 사실은 신마저도 인간의 삶에 개입하지 않을 수없었던 과정과 남편인 아드메토스의 이기적인 모습을 통해 알케스티스가 느낀 배반의 감정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두 번째 이야기인 메데이아는  책 제목처럼 가장 인상 깊게 와닿은 작품으로써 이 역시도 남편인 이아손이 자신을 배신하고 코린토스의 왕인 크레온의 딸 글라우케와 결혼함으로써 복수를 다짐하는 내용이 강하게 펼쳐진다.

 

여기서도 코린토스의 여인들이 자신들과 같은 여인인 메데이아에게 분노의 칼을 갈지 말하는 대목은 충격적이다.

 

 

그저 신만 믿으라고, 신이 당신이 겪고 있는 이 모든 것을 알고 변호해줄 것이란 말은 아무리 위로와 희망에 기대를 걸라는 말이라고는 하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결코 이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에 대한 복수가 아이들을 희생함으로써 이아손에 대한 복수를 행했다고 하지만 결국 그녀 또한 비극의 여인이  아닌가?

 

세 번째 힙폴뤼토스 또한 신과의 관계를 통해 치국으로 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인다.

 

아프로디테의 분노를 자아내게 한 아르테미스에 대한 숭배와 교제 사실은 계모 파이드라의 간계로 아버지 테세우스로부터 추방당하고 신들의 저주로 인해 죽는 일들은 부모와 자식 간의 믿음을 생각하는 부분들을 드러낸다.

 

 

 

세 작품을 통해 전체적으로 연극을 보는 듯한 장면들 속에 진행되는 대사들, 코러스까지 곁들여져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과 복수, 후회, 여기에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희생, 배신과 모략, 죽음이 동반된 비극이란 점이다.

 

 

가장 가까이 믿을 수 있는 가족의 해체가 결국은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흐름은 신이 인간의 삶에  참견하지 않을 수 없게 한 과정, 특히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들은 신에 의지하는 연약한 여인, 모든 순리에 따른 순응을 강조하는 대목들은 당대의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던져보게 한다.

 

 

주인공들의 내면의 갈등을 통해 시대를 막론하고 막장 드라마라고 여겨지는 이러한 비극적인 이야기들, 더 이상 여인들의 희생 어린 삶의 여정은 NO!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작품들이었다.

 

 

 

 

고전, 특히 인간의 감정에 있어 가장 카타르시스가 높은 비극이 주는 울림, 저자의 인간들의 심성을 대변하듯 전달해주는 대사들이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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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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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과 전통이 혼재하던 경성을 배경으로 다룬 살인사건의 추리과정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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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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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모습과 모던이라 불리던 이성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던 시대, 일제 강점기인 1929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일본에서 공부한 에드가 오가 고국에 돌아오고 형의 갑작스러운 결혼으로 인해 하숙집을 구하던 차, 형의 소개로 들어간 곳이 경성에서도 외진 구석에 있는 은일당이다.

 

집 나간 남편과 아버지를 기다리는 두 모녀가 주인인 그곳은 당시  일본과 서양의 건축이 혼합된 문화주택으로 그곳에서 에드가 오는 하숙집 딸 선화의 과외선생이 되어 하숙을 시작한다.

 

서구의 발전을 일본에서 체감한 그는 일명 모던 보이로서 유행에 뒤지지 않는 의복과 모자에 대해 민감한 패션을 지향하던 그는 특히 비싼 페도라 모자를 아꼈다.

 

어느 날 친구들인  권삼호, 박동주와 함께 자신의 방에서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에드가 오는 술에 취해 잠이 들고 깨어나 보니 자신의 모자인 페도라와 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이에 모자를 찾으러 가까운 곳인 권삼호 집에 들르게 된 에드가 오는 그가 시체로 변한 모습으로 인해 범인으로 몰려 취조를 받게 된다.

 

하지만 유치장에 있던 그 시각에 다른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에드가 오는 풀려나지만 자신의 모자 행방과 이 사건에 대한 전말을 파헤치기 위해 탐정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앨런 포의 추리소설인 [우울과 몽상] 속의 명탐정 뒤팽을 흉내 내면서 억울한 자신의 취조와 도끼를 이용한 두 살인사건에 대한 모종의 연결 가능성을 감지한 그의 활약은 허풍과 허당기가 넘치는 탐정의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그가 경험하고 조사하던 과정을 통해 사건의 뒤에 가려진 진실을 추리하는 능력은 그의 제자 선화와 다방 흑조의 주인인 연주의 능력이 빛을 발한다는 데서 작품의 진행은 흥미를 이끈다.

 

 

당시 구시대에 갇혀 살아가는 젊은이의 모습과 모던이란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인 주인공의 대비를 필두로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작품의 배경은 모던과 전통이란 두 양분된 세계의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분위기를 충분히 느껴볼 수가 있다.

 

 

페도라의 행방을 쫓다 탐정까지 하게 된 에드가 오가  사건 진실에 다가서는 진행을 경성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시대를 통해 감각적으로 그린 작품, 본명을 사용하지 않은 에드가 오가 굳이 이럴 필요가 있었을까(너무 모던에만 매달린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 작품이었다.

 

그 시대에  살아가던 여러 등장인물들의 모습과 함께 혹시 이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면서 읽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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