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김유철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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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민성 앞에 어느 날 현길이란 사람이 민성이 쓴 소설의 형태를 답습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있단 소리와 그 동안 자신이 모은 스크랩과 자료를 민성에게 주고 자신의 한 살 터울 아래인 여동생의 행방을 찾기위해 그에게 접근한 한 미모의 여성으로부터 같은 소리를 듣게 된 그는 자신의 잃어버린 12년 전의 기억과 함께 그 사건을 조사하게된다.

 

한편, 집을 나가 집 근처의 약수터 야산에서 목과 몸이 분리된 채 심장이 도려진 형태의 한 여대생 시체가 발견이 되면서 박형사와 반장을 연쇄방화살인사건을 수사하다 이 살인사건에 동참하면서 민성과 박형사간의 두 사람의 사건에 다가가는 활약으로 그려진다.

 

 박 형사는 죽은 여대생의 과거를 조사하던 중 그녀의 동창생들을 중심으로 중 3때 과외선생이었던 김현이란 사람의 존재를 알게되고 그는 3년 전 소리없이 사라졌단 사실을 알고 추적, 민성은 민성대로 죽은 여대생 외에 락카페에서 죽은 한 여학생의 죽음이 잇따르자, 현길과 실종된 여동생의 행방을 찾는 여인과 함께 점차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과거가 자신도 모르는 어떤 일과 연관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증을 갖게 되면서 점차 자신도 12 년 전에 발생한  부산에 있는 용호농장의 화재사건에 몰리게되고 박 형사 또한 수사를 좁혀가면서 용호농장에 대한 화재사건의 실체를 다시 조사하게된다.

 

레드-

책 표지가 무척 인상적인다.  바로 보는 정면의 눈동자와 측면에서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동자가 겹쳐지면서 책 속에서 나오는 범인의 힌트를 알게 해 주는 트윈스, 즉 쌍둥이를 암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보육원에 맡겨진 두 쌍둥이 중 누가 실제의 범인이고 피해자가 됬는지에 대한 모호한 장면설정이나, 고대 도시 멕시코에서 행해진 ,즉 죽은 여대생의 집에서 발견된 제임스 프레이저의 '황금가지' 인류학의 고전이라고 일컬어지는 책 속에서 나오는 참나무에 붙어 사는 겨우살이를 황금가지라고 불리는 것이 잘린 겨우살이가 어느 순간 황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고대의 켈트족이 보고 황금가지로 태양 불을 다시 붙일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하는 내용을 기반으로 하는 인신공양,  끝없는 겨울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된 두려움이 바탕이 된 토테미즘...

이 모든 것과 어우러져서 장화신은 고양이,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푸른 수염의 작자자 실은 쌍둥이였단 사실과 함께 잔다르크의 희생양된 모습까지 비교를 하면서 나오는 내용들은 이 소설의 진행을 이끌어가는 하나의 모티브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작가의 배경설정이 이채롭게 느껴진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있던 용호농장이란 곳에 대한 세상으로부터의 외면, 그에 맞는 행정을 실시해 나간 사람들의 이기적이고도 욕심에 눈먼 행태의 결과가 지금의 비참한 결과를 낳게했다는 데에의 느낌은 오지만 ,  범인이 확실히 누군인지, 그럴 수밖에 없었던 행동을 한 이유치고는 약하다는 감정이 우선 앞서게 만들었단 점에서 스릴과 추리가 주는 강도를 기대했던 사람으로서는 뒷 끝이 너무 허물어졌단 느낌을 받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끝내 범인 용의자로 추정되는 민성의 입원현장을 나오는 박 형사와 반장의 이야기는 뒷 말미의 여운을 주지만 그럼에도 속 시원히 결말을 밝혀주길 원했고 듣고 싶었던 독자의 한 사람으로선 글의 흐름상 이해를 하기엔 좀 더 보완된 이야기로 나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한국추리소설이 가지고 있는 호응에 비교해 볼 때 점차 나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단 긍정의 으미로서 보자면 이 소설은 살인범을 찾기위해 수사를 벌이는 과학적인 방법의 동원이나 드라마 싸인에서 나왔던 부검의 현실적인 묘사들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에 다음의 이 작가 작품이 어떻게 다가올 지 기대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한 번 읽어볼 만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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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인
쓰카사키 시로 지음, 고재운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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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인 도리야마 도시하루는 결혼 1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아내 미유키가 기다리고 있는 집에 도착, 하지만 그 곳엔 촛불이 켜진 17개의 촛대가 어떤 행렬로 늘어서 있었고 집은 캄캄-

 그 곳에서 죽어있는 아내 미유키의 모습을 발견한다.

 

왜, 누가, 어째서, 아내인 미유키를 죽였는지에 대한 혼란을 가지고 있는 사이  분명 자신의 손에 안겨진 아내를 보면서도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고, 그것을 받게 된 그는  그 순간,  정체모를,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경찰이라고 신분을 밝힌 두 사내의 방문을 받고 경찰에 출두하길 종용당한다.

하지만 다시  익명의 전화가 걸려오고 그 두 사람은 경찰이 아닌 도리야마를 유인하기 위함이므로 도망 칠 것을 듣게된다.

 

그 두 사람을 따돌리고 아내의 처가가 있는 곳으로 향하던 중 공중전화박스에서 피격을 당하고 그 곳에서 알게 된 프리랜서 취재의 글을 쓰고 살아가는 오쿠무라 지아키란 여인을 만나게된다.

 

그 여인과 함께 자신이 왜 무엇때문에, 가는 곳마다 전부 틀린 기억과 타인들이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도통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도리야마는 자신의 실력으로는 도저히 읽을 수없는 영어로 된 지오내셔널그래픽 잡지의 내용을 읽게되질 않나, 전혀 상관이 없는 어느 대학의 이과학부로 들어가 실험에 쓰는 화학약품을 가져오게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 걷잡을 수없는 자신의 본 모습에 대한 추적을 해 나간다.

 

 영화나 드라마나, 책이나 흔한 소재로 쓰이는 것 중에 하나가 돌연변이의 유전형질이라든가, DAN의 내용을 다루는 내용들을 간혹 접한다.

 

 이 책도 그런 유전이란 학문에 대해 소재를 삼고는 있지만 기존의 완벽한 탈바꿈의 로봇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표현되는 책은 아니다.

 

아무런 문제없이 단란한 결혼생활을 했던 나의 삶이 모두  진짜 내 모습이 아니라면???

 

통째로 다른 사람의 기억이 어느 한 순간 실수로 내 뇌에 스며들어가 전혀 다른 사람으로서 살아간 1년 간의 과정, 두 사람의 아내가 생기고, 그 가운데 때때로 뭔지 알 수는 없지만 구멍이 뚫린 듯한 느낌을 받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아내를 죽인 자는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스릴마저 주기 때문에 어렵다는 유전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서서히 스며드는 초조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주위사람들에 의해서 , 아니 어느 한 순간 이제는 내 안에 살고있던 제 2의 다른 타인의 기억이 사라져가고 내 본연의 기억이 돌아오게 될 즈음 맞게되는 그 비극의 순간이 오히려 전화위복이란 말이 어울릴지, 아니면 나만 모르는 어떤 진실된 사실들을 주위 사람들은 알고 있단 소외감으로 받아들여야할지,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그 기분을 오히려 잊어버리게 된 경우로 다행이라고 여겨야할지를 생각하게 해 보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제시를 독자들에게 주는 책이다.

 

"사람의 감정은 신경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화학반응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이더군요. 사람이 기쁨이나 슬픔을 느끼는 건, 뉴로펩타이드라는 아미노산이 대뇌 속에서 화학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사랑도 증오도, 사람의 감정은 전부 생화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거죠. 어쩌면 사람 기억도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사람 기억이 대뇌에 쓰여진 아미노산 화학식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화학식이 변화하면 기억은 소멸하기도 하고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 -P122

 

위의 말대로라면야 도리야마, 아니 원래의 본 모습으로 살아가야했던 주인공에겐 이 말처럼 무서운 말도 없을 것이다.

그저 단순하게 생각할 것이 아닌 과학의 발달로 인한 인간생명연장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그것을 이루기위한 위험한 실험도 마다하지 않는 인간의 야욕은 분명 필요는 하지만 어디까지의 선을 ,긋고 해결의 타협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감도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다.

 

 뜻밖의 반전이 뒷 후반부에 드러나면서, 이야기의 흥미를 돋구어주는 추리의 전형적인 답습을 하고 있음에도 유전이란 범위에 대해 인간이 결코 범접할 수없다고 느꼈던 그 분야에 뛰어들어 게놈의 해석을 밝혀낸 인간의 지대한 노력 뒤엔 선의의 출발로 시작했지만 결국엔 인간의 이기적인 경쟁으로 인해 이러한 황당한 경우도 발생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2014년도  한국의 김효진, 일본의 니시지마 히데토시를 주연으로 한 개봉예정작으로 이 작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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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라지다 모중석 스릴러 클럽 13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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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처음 나온 책은 윗 부분, 아랫 부분이 개정판- 제목도 같지만 웬지 사라-지-다 란 문구에선 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먼저 나온 책이 색깔부터 다르게 나오고 더 짙은 인상으로 남네요. 밑에 드라마화 된다는 알림표시까지~



 

 

                      이미 구판이 된 책의 뒷 면과 신 개정판의 뒷 면 비교입니다.



 

 ㅋㅋㅋ .... 반전의 왕 답게 먼저 나온 사진 부분과 요번에 나온 사진부분도 다르죠?  바바리 맨의 할렌코벤~~

 



 

 

우선 첫 장부터 비교를 해봤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대로 페이지 유지를 하면서도 간혹가다가 문단이 다르게(길게 나오는 경우) 나오더라도 기막히게 페이지 수를 먼저 나온 책과 맞아떨어지게 교정한 비채 분들의 노력이 보이더군요.

 

 

 

 

 

집에 있는 할렌코벤의 책들을 모아봤습니다. 아직 "숲"은 보이지 않네요.  그래서 있는 것만 추려서 대강 맞춰 찰칵!!

                                                             ~헤쳐~모여~

 

 

어쨌든 한국의 고정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는 할렌코벤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작가마다 다른 취향대로 글을 쓰는 것 때문에 독자들은 행복하고, 이래저래 새해부터 반가운 개정판으로 만나 본 할렌코벤입니다.

다음 후속작을 기대하면서...

 

 

*** 다음은 먼저 나온 책으로 읽은 리뷰를 다시 올려봅니다.****


거리의 아이들, 매춘, 마약에 찌든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는 윌리 클라인은 12년 전 자신을 지켜주고 우상이었던 형 켄이 한 때 자신이 사귀었던 줄리 밀러를 죽이고 행방이 묘연한 상태에서 임종을 맞은 엄마로 부터 형이 살아있단 말을 듣게된다.

 

 줄리와 헤어진 후 다시는 사랑을 하지 못할 거란 생각을 했던 그의 곁엔 같은 일을 하는 실러 로저스란 여인이 나타남으로서 다시금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됬지만 그녀 마저도 어느 날 아파트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고 FBI로부터 두 사람의 남자가 살해가 됬는데, 그 현장에서 실러의 지문이 발견이 됬고 그래서 그녀에 대해 알기위해 윌을 찾아오게 된다.

 

윌 또한 요가 강사로서 자신의 일을 도와주는 스퀘어즈의 도움으로 그녀의 행방을 쫓게 되면서 그녀와 죽은 밀러가 한 때 같은 대학 룸메이트였단 사실, 밀러도 켄과 어떤 관계로 엮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하게되면서 밀러의 어린 여동생이었던 , 이제는 대학입학을 앞둔 여동생 케이트와 같이 공조의 일을 협조하게 된다.

 

여기에 켄과 동창이면서 같이 어울렸던 지금은 마피아 관계일을 하는 필리 맥구안과 유령이라 불린 존 아셀타가 나타나면서 더욱 윌에게 형의 행방을 묻는 잔혹한 행동을 보여준다.

 

우여곡절 끝에 형과 조우하게된 윌은 형의 진실된 고백을 듣게 된 순간 반전의 서막이 드러나게 되고 형은 자신의 딸인 칼리를 부탁하면서 사건 종료를 맞는다.

 

 할리코벤하면 이젠 반전의 대명사로 불러야할 것 같다.

아직까진 그의 작품으로 두 번째고  그의 글이 주는 스릴이 넘치는 긴박함과 반전의 묘미에 푹 빠져있는 중이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살아있을 것이란 생각에 죽은 줄리밀러 가족의 따가운 눈초리도 견뎌내면서 이사를 가지 않았던 부모 밑에서 누나의 외면과 자신의 성장 과정에 적지 않은 충격과 그리움을 준 형의 존재는 그와 다시 만남으로서 윌의 꿈을 황망히 날려버리는 반전을 주지만 그렇기에 여기에 끝까지 읽어야만 사건의 진짜 개요를 이해 할 수있는 작가의 글 솜씨가 매력적이다.

 

 자신의 나약함을 빌미로 잔인함을 서슴없이 하는 유령 앞에서 윌은 더욱 형의 필요함을 느끼게 되는 과정, 아버지로서 아들을 구하기 위한 행동엔 그릇된 도덕적인 행위의 모습, 자신의 자라 온 환경 탓에 당하고 살아야만 했던 유령의 성장 배경, 형을 잡아야만 하는 집념 하나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의 정당방위 차원 조차도 생각지 않는 연방수사관 조셉 피스틸로의 관계들이 서로 인연이라는 말 하나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보여준다.

 

이 안엔 형 켄 하나로 인해서 사랑, 배신, 증오, 복수, 그리고 반전의 모습들이 모두 보여지는 가운데, 모두 얽혀있는 인물들의 고뇌에 찬 모습들이 모두 악인의 모습들만 있다고 할 수없는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이뤼질 행복을 무참히 무너뜨린 켄의  모습과 사람이라고 할 수도 없는 아셀타의 잔인무도한 행동이 결국엔 결말에 이르러서는 또 다른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련의 과정들이 딱딱 맞아들어가게끔 치밀하게 계산된 구성이 독자들로 하여금 허를 찌르게 하는 묘미가 있기에 아마도 이 작가의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 손에 넣으면 좀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되는 마력의 힘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다만 너무 틀에 짜인 설정에 맞추다보니 나중에 아셀타가 행동을 그렇게 밖에 할 수없는  사연은 제쳐놓더라도 갑자기 선한 인간으로 보여지게 하는 것은 좀 억지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이 또한 작가의 반전을 노리는 형식이었다면 할 말이 없지만 말이다.)

 

어디를 나서봐도 그저 평범한 우리네 이웃인 윌과 실러, 케이트란 인물들을 한꺼번에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게하는 사건의 확장속도, 그 안에 과연 뭐가 있길래 이렇까 하는 조바심을 내게하는 반전의 흐름성, 거리의 아이들도 모두 내 품안에 품으려는 노력을 해 보려는 사람들의 행동등이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작품 몰입에 수긍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 보게 한다.

 

이젠 반전의 왕이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그의 작품은 같은 듯 하면서도 전혀 다른 사건구성의 전개도를 지니고 있기에 또 다른 책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도 어떤 이야기로 또 다시 독자들을 이끌지 궁금해진다.

 

 

할렌코벤의 영원히 사라지다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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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를 보다 세트 - 전2권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미술 여행 서양미술사를 보다
리베르스쿨 인문사회연구회 외 지음 / 리베르스쿨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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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로 기억이 된다.

미술선생님의 숙제로 전시회 관람을 하고 그 느낌을 적어오란 숙제는 그 때까지 그저 책에만 나와있던 미술사에 대한 용어와 화가의 그림들을 달달 외워 시험에 임했던 나에겐 아주 생소한 경험으로 남아있다.

 당시, 멋도 모르고 물어물어 롯데백화점, 아마도 꼭대기층으로 기억이 되는 그 곳에서 지금 더듬어보자면 추상화가의 개인전을 봤단 생각이 든 것이 그림이 무척 난해하면서도 이리보아도, 저리 보아도 도통 이해를 할 수 없단 것이었다.

 

그 후에는 그저 고궁이나 소풍을 겸한 사생대회에 나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그림을 그리고 제출한 아련함의 학창시절이 이 책을 집어들어 읽고, 보고, 느끼고, 어떻게 미술이란 쟝르를 이해하게되는지에 대한 아주 안성맞춤인 책을 모처럼 반갑게 맞았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미술~

그 가운데에는 지금에서야 우리가 불리고 있는 다양한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서 그 용어가 발달하고 그에 맞는 화가의 의지나 화풍에 따른 역사를 함께 공부할 수있단 점이 가장 눈에 뛴다.

 

우선 2세트로 이루어져 있고 1세트에는 선사~로코코 시대까지를, 2세트에는 근대.현대의 미술을 보여준다.  

 

태고적 부터 원시인이라 불리는 우리의 옛 조상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그 풍요로움을 기리면서 자연적으로 쉽게 구할 수있는 재료를 가지고 벽화를 그린 과정부터 시작되는 미술의 첫 발걸음은 고대의 4대 문명 발상지를 시작으로 기나긴 현대까지의 여행을 안내한다.

 

문명의 발달에 따른 미술과 역사의 관계는 뗄래야 뗄 수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해 주는 이 책은 현지 학교선생님으로서 도슨트로서의 경험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한 작품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그 그림이 탄생하기까지의 여러가지 격변기의 상황, 즉 선사시대로부터 신과 인간과의 조화로움,떼론 신에 대한 엄격한 존경심을 드러내어 그 영향을 끼친 그리스 로마시대의 미술시대, 이 시대를 거치고 인간본연의 모습과 하나님과 예수의 모습을 표출하는 시기이자, 절대적인 영향력을 쥐고 있었던 후원자의 후원 아래 그들이 원하는 그림을 그렸던 르네상스 시기의 화가들의 그림과 활동상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음을 알게 해 준다.

 

 

 

                                                 [도나텔로의 조각상들]

 

미술의 재료의 변화 또한 놓칠 수없는 과정-

르네상스 시절에 유화가 발명된 이유와 미켈란젤로의 유명한 그림과 조각상을 통해 우리는 미술이란 장르가 어떻게 변화되고 그 발전의 양상이 역사와 종교를 떠나서 발전이 될 수없었음을 알 수가 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한 부분]

 

이는 곧 다른 나라의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문학작가에게도 그 영향을 미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이란 책을 통해 또 다른 미술과 그 나라의 풍부한 소양을  간접적으로 지금까지 느낄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즉 이러한 미술의 학풍은 더 부드럽게, 더 세밀하게로 대변되는 라파엘로와 북유럽의 르네상스 화가들에게도 그 영향을 끼쳤고 이것은 예술가들의 자화상,원근법과 해부학적 지식에 북유럽의 사실주의적인 요소의 결합으로 미술을 완성시킨 계기가 된다.

 

영화를 보면 화려한 의상 속에 음악에 맞춰서 부드럽게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흔히 알고 있는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이라 불리는 시대는 17세기의 왕권을 키운 궁정과 교회를 중심으로 한 바로크 미술을 , 여성적이고 장식적이면 경쾌한 로코코의 탄생을 만들게 된다.

귀족들의 은밀한 연애와 사랑을 그린 일종의 풍속화인 로코코 미술은 사치스럽단 생각에 오래가지 못했고, 뒤이어 네덜란드의 화가들이 이름을 떨치게된다.

 

 

                                        [베르사이유의 거울궁전]

                                                                        

주로 사실적인 모습을 그림을 통해서도 보여주려 했던 시절이었고, 18세기 중반에 이르러서는 그리스.로마의 유적이 발견이 되면서 다시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대로 오게된다.

 

그리고 다시 1840년 경에서 1870년대까지의 프랑스 회화 분야에 사실주의와 자연주의가 등장하면서 이전의 신화적인 영웅의 모습이 아닌 산업혁명의  이후의 도시 노동자나 농민의 고달픈 삶을 사실적인 모습에 중점을 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기존의 미술화풍을 떠난 빛을 이용해서 또 다른 시도를 하는 시기, 일본의 우키요에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 인상주의파의 그림들이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일본의 우키요예 / 반 고흐의 탕기 영감의 초상/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서 와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그 만큼 미술사에 있어서 다양한 교류와 인간의 미적 발달에 따른 미술계의 발전은 이후 더욱 인간본연의 내실에 충실함은 물론이요 더 나아가 신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를 거쳐, 유명한 로댕의 실감나는 조각의 시대를 만난다.

 

유명한 카미유 클로델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예술적으로 공감을 나눈 사람들이 어떻게 그 예술의 갈림길에서 애증과 증오, 그리고 상실을 거쳐 피폐해져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미술사를 보는 재미외에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왼쪽의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로댕의 작품 / 마지막 오른쪽은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

 

스페인의 가우디, 오스트리아의 클림트와 그의제자 에곤실레가 스승의 화법에서 벗어나 독특한 미술의 세계를 그리고자 했는지에 대한 그림의 설명은 비교해 보는 느낌도 그렇고 청출어람의 정도는 아니지만 각기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도 스승의 발자취를 느끼게 해 주는 그림의 설명이 인상적이다.

 

 

                                         [가우디의 작품들]

 

역사책도 그렇지만 솔직히 현대에 가까워 올수록 어렵게 느껴진다.

그 연대가 그리 멀지 않은 탓이 피부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도 있을테고, 뭣보다 고대의 미술을 보는 것보단 솔직히 내 수준엔 현대의 미술계는 이해을 하기엔 어려운 감이 있다.

물론 뭉크의 절규라든가 앙리 마티스의 그림을 설명을 듣다보면 왜 그런 그림이 탄생하게됬는지에 대한 이해가 쉬운 반면 현대의 추상 표현주의라든가 잭슨폴록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추상미술은 아직까진 어렵게만 느껴진다.

 

 

 [왼쪽은 윗 그림은 클림트의 그림, 아래쪽은 제자인 에곤실레의 작품/ 가운데는 뭉크의 절규/ 오른쪽은 한나 회흐의 바이 마르 공화국의 맥주 배를 부엌칼로 가르다]

 

 

[왼쪽부터 움베르토 보초나의 공간에서의 연속성의 특수한 형태/ 피카소의 게르니카/ 마르크 샤갈의 나와 마을/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물에 빠진 소녀 / 리처드 롱의 베를린 서클]

 

그 만큼 미술계의 화풍도 무슨무슨 주의에서 이제는 더 이상 한 곳에 오래도록 안주하길 거부하고 끊임없이 또 다른 미술의 새로운 화풍을 탄생시키는 풍조인 만큼 앞으로 어떤 화풍이 우리들 곁에 머물면서 우리의 감성을 충족시켜줄지는 미지수-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초등학교 고학년 부터 어른까지, 자세한 미술의 전문적인 분야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어디서 이 그림을 봤더라? 하는 호기심과 궁금증, 뭣보다 도슨트의 경험이 있는 저자가 그림을 설명해주는 부분에선 어느 다른 예술을 표현하는 글보다 훨씬 생동감 있고 다정다감한 , 친절한 해설이 들어있단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있는 책으로 꼽고 싶다.

 

그림이 탄생하고 발전되기까지에는 역사와 종교, 그리고 과학의 발전과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서로 상호보완을 하느냐에 따라서 미술의 변천사가 한 눈에 들어오게끔 편집된 과정도 좋고, 한 차트당 역사의 발전시기와 그에 어우러진 화가들의 고뇌와 창조라는 한 발 더 앞서나가는 의지 앞에선 우리의 평범한 사람들도 이런 미술계의 흐름을 알 수있게 했단 점이 기억에 남는 책이다.

 

통합미술사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서 앞으로는 작품을 대할 때 어떤 의도로 그렸는지, 어떤 화풍에 해당하는지, 역사의 시기와 어떻게 연관이 되어있는지까지 생각해서 전시회를 관람한다면 훨씬 미술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가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두고 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꼼꼼한 그림들과 배열의 순서, 간략하면서도 진중한 이야기의 흐름이 잊혀지질 않는 강추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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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사적인 그의 월요일
박지영 지음 / 문학수첩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해리-

본명은 시인 이상과 같은 김해경이지만 한 때 잘 나가던, 방송국 입사 동기 중에서 가장 먼저 자신의 출연작을 연출하면서 성공을 하지만 어느 만화가의 내용과 유사하단 표절에 휘말려 퇴사를 하고 지금은 재연배우 노릇을 하며 살아간다.

 

 변비 때문에  고생을 하던 그는 촬영현장에서 조연출을 만나게 되고 보조작가로 일하던 때,  알고지냈던 후배의 부탁으로 생존보트라는 연예프로그램에 출연, 단 몇 분만에 30여명의 여성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한 채 탈락의 맛을 본다.

 

 일정한 소득없는지라, 할 수없이 엄마의 집으로 들어가 살게 된 그는 연예프로그램 출연자 중 한 사람인 정윤선이란 홈쇼핑 모델을 하고 있는 여자가 입에 레몬을 물고 몸에 빨간 펜으로 여러군데 선을 그어놓은 형태의 모습으로 발견이 되면서 CCTV에 밝혀진 영상을 토대로 죽인 범인으로 해리가 지목이 된다.

 

 

그 때부터 해리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같이 있었던 조연출에 대한 행방을 찾는것과 함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나오는 토끼굴 처럼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행로를 보여준다.

 

 2013년도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대상을 받은 작품으로서 판타지에 대한 관심이 일반 다른 책에 비해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던 차에 이 책을 통해서 본격적인 한국의 문학에도 이런 판타지가 통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나오는 문구 중엔 "그럴 수도 있었을텐데..."다.

 시의 싯구처럼 두 갈래의 길에서 어느 한 길을 택하고 결정함에 있어서 주인공 해리는 지금의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 또 다른 길을 택했다면 어떠했을까를 생각한다.

 

범죄드라마의 재연배우로서 자신이 그 역할에 몰두하면서  악마적인 근성도 발견하게되는 것이 현재의 시각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여전히 그 역할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앨리스가 여왕의 지시로 굴로 들어가는 과정처럼 현실에서 벗어난, 야구를 좋아하던 어린시절의 일과 럭키라 불렸던 친구의 죽음과 연관되 자신이 첫 출연작으로 내놓은 작품의 표절성에 휘말린 사연까지의 전개가 액자를 하나 맞추고 나면 다시 그 액자의 속을 들어가봐야 진실됨을 알 수있는 묘한 조합의 이야기를 시종 몽롱한 분위기와 스릴이 겹치게끔 전개해 나가는 과정이  읽으면서도 이것이 환상인지, 현재인지를 좀체 알수가 없게 만드는 책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이곳에서 이곳이 아닌 세계를 꿈꾸는 존재였다.
그럴 수도 있었는데, 라고 중얼거릴 때, 그것은 슬픔이라 해도 달콤한 슬픔이었다.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었다. 자신에게 그럴 수도 있었던 세계가 있는 것이었다.
사람은 결코 지금 이루어진 것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그럴 수도 있었던 세계를 안고 있을 때만이,
그럴 수도 있었던 자신이 보호막처럼 자신을 감싸고 있을 때만이,
하나의 존재로서 지금 이곳, 이 순간을 살아갈 수 있는 거였다. -153

 

정윤선을 죽인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그녀와 연관된 사람들의 시각으로 다루어지는 글을 읽고 있노라면 작가가 의도적으로 연결고리를 제시하면서 맞아! 그 부분이 바로이 부분과 연결이 되는구나하는 것을,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전반부보다는 후반부에 탄력을 받게하는 느낌이 강하게 와 닿는 책이다.

 

외국의 공상적인 판타지와는 확연히 다른 소재의 현실을 주제로 선택하지 못했던 가정의 세계를 넘나들며, 현대의 쇼 비지니스 세계의 현대인들의 환상과 쓸쓸함을 잘 포착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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