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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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들,  인간으로서 생각할 수도 없는 연속적인 사건들이 벌어지는 요즘에 이 책을 통해서 또 한 번 절실히 느껴보는 갑갑함과 인간과 벌, 그 원천적인 처벌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을 읽었다.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하는데 처음 접하는 책인 만큼 저자만의 색채는 어떤 것일까?를 궁금하게 하는 책 제목에 대한 의미 부여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들을 던지게 한다.

 

 

딸을 셋 둔 아버지의 절절한 편지 형식을 취하는 일기들과 함께 도대체 그들의 가정을 무참히 무너뜨린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19 살의 줄리아가 술집에 있던 것이 목격된 후 사라진다.

사라진다는 의미, 가족들은 실종 신고를 하게 되고 이후 모든 동네 사람들도 동참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관심도는 현저히 떨어지게 되며 이 사건을 바라보는 경찰의 시각은 그 나이에 맞는 가출에 의미를 더 둔다.

 

가족들이 느끼는 자신의 딸이자 언니에 대한 모습은 전혀 아니라고 했지만  그 이후 그들의 가정은 파탄이란 말로 대체된다.

 

삶에 대한 의미조차 느끼지 못하는 현실, 가족들의 구성원은 각자 나름대로 슬픔의 방식을 보인다.

아버지는 끝없는 경찰서 방문과 조금이라도 사건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엄마는 그런 가운데 냉철한 생각과 남은  두 딸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행보를 보이면서 끝내는 이혼을 감행한다.

 

동생인 리디아는 마약에 몸을 맡기다 재활을 거쳐 딸을 두게 되면서 삶의 터전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가족과의 인연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끊고 산다.

 

막내딸인 클레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듣고 이해하지만 오로지 자신의 몸 안으로 삭이며 그 모든 현실을 감내하다 폴을 만나게 되면서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어느 날 폴과 집으로 가던 중 괴한에게 습격을 받게 되고 폴은 현장에서 즉사한다.

이후 집에 강도가 들게 되고 클레어는 이 과정에서 남편이 남긴 자료를 보던 중, 전혀 뜻밖의 영상을 접하게 된다.

 

 얼마 전 실종된 것으로 전국에 알려진 16살 소녀의 모습과 같은 여자가 끔찍한 모습으로 묶여 있는 영상, 그것을 왜 남편 폴은 보관하고 있었던 것일까?

 

 

책은 전혀 무관하게 연결 지을 이야기들의 퍼즐 조합을 통해 서서히 악마의 모습을 한 실체를 접하는 과정과  실종으로 그 생사조차도 모르고 지내는 가정의 모습을 세세히 다룬다.

 

해체된 듯한 모습으로 살아가던 자매의 상봉은 24년 전 실종된 언니 줄리아와 영상을 통해 보다 심층적인 사건 해결을 위해 모이면서 사건의 미궁은 어떻게 해결이 될까에 대한 궁금증, 자살로 마감한 아버지의 글과 함께 사건 면모를 들여다보는 과정과 가족 간의 용서와 사랑이  촘촘히 그려진다.

 

예쁘다는 인식, 흔히 말하는 미인의 조건이 여기서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결과물로 그려졌다는 점도 의미 심장하지만 그런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악의 본성을 지닌 사이코패스의 기질들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도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책의 표현된 글들은 아무래도 이런 끔찍한 장면들을 표현하다 보니 상당히 거칠게 다가오고 또 그런 흐름을 위기일발의 상황에 맞서 적응을 잘하는 영웅의 묘사가 아닌 보통의 사람들, 클레어나 리디아 같은 사람들이 어쩔 줄 모르고 속수무책을 당하는 현실적인 상황들이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사건의 본질을 더듬어 가면서 느끼는 배신감, 앞과 뒤가 전혀 다른 배우자 문제에 봉착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클레어의 갈등과 혼동, 경찰관과 보안관이 동조하면서 겪게 되는 사건의 실체 앞에서 누구를 믿어야 하고 믿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혼란들은 처벌의 강화를 어디까지 해야 남은 가족들의 여한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런 사건들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는 가족들도 있지만 끝내 극복하지 못한 가족들의 분산은 위의 가족처럼 모두 자신의 탓처럼 여겨 죄책감을 이겨나가지 못한 아픔을 드러냈다는 데서 작가의 책 제목은 세상 사람들의 인식 또한 그러한 점이 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쁜만큼 그에 해당되는 어떤 도발적인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게 되었을 것이라는 인식에 일침을 가하는 저자의 이 책은 한 꺼풀 벗고  그러한 일들을 당한 경위와 해결을 위해 모두가 공동의 관심사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반성을 하게 한다.

 

사건의 주범이 이러한 일들을 왜 하는지에 대한 심리는 접어두고 피해자의 가족들의 심리 부분들을 통해 사건 부각을 시키는 방식, 실종된 채 오랜 시간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것인지, 불편한 진실을 알고  살아가는 편이 더 좋은 것인지에 선택을 묻는 책, 여전히 책을 덮고서도 갑갑함을 떨쳐버리지 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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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
제시 버튼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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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재의 대상들로서  자신의 뮤즈들의 역할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로댕과 카미유의 관계, 클림트, 에곤 쉴레, 그 밖의 문학가들에게도 뮤즈들의 역할은  그들의 원천적인 영감을 불어넣어 준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의 눈과 귀를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두 번째로 만나는 저자의 작품은 이전의 작품에서 보이는 주인고 여성이 시대의 흐름에 맞으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의지를 그렸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번 작품에서 만나는 분위기 또한 그렇게 다르게 보이진 않는다.

 

아마도 저자의 생생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성'이라는 이름 앞에 동등한 기회를 두고서 불리했던 기억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말하고 싶었던 부분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요즘 많이 출간되는 '페미니즘'의 한 갈래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작품은 예술과 여성의 능력, 시대가 주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에 대한 관점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란 점에서 인상적이다.

 

 

두 시대의 공간과 흐름을 '그림'이란 소재를 두고 펼치는 이야기의 구성은 1936년 에스파냐에 잠시 휴양처럼 오게 된 올리브란 여성과 1967년 트리니나드 토바고 출신의 흑인 여성인 오델을 내세우며 연관성을 부여한다.

 

영국에 온 지 5년 되는 오델은  스켈턴 미술관에 타이피스트 자리를 얻으면서 안정적인 직업을 갖게 된다.

어느 날 친구 결혼식에 자신이 쓴 축사를 읽으면서 그녀가 쓴 글에 반해 접근한 청년 로리 스콧이란 백인 청년은 자신의 어머니가 갖고 있던 그림 한 점을 오델에게 보여준다.

 

<루피나와 사자>란 신화를 모티프로 한 그림으로 이 작품은 그동안 유명한 작가들에 의해 다양한 표현으로 나온 적은 있지만 요절한 천재 작가 이삭 로블레스의 미발표 유작으로 알게 된 이 작품에 대한 관심은 미술관장인 로드에 의해 본격적으로 전시 계획을 하게 만든다.

 

자신의 어머니가 왜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었는지, 오델을 채용하고 그녀가 쓴 글을 런던 리뷰에 보냄으로써 그녀의 능력을 알리게 된 마저리 퀵은 이 그림이 이삭이 그린 것이 아님을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에 대한 궁금증은 각기다른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보인다.

 

이야기의 흐름은 오델이 퀵의 실질적인 신분의 존재와 그녀가 말하지 않는 비밀들은 무엇인지, 이 그림과 연관된 그 어떤 숨겨진 사실들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과정과 그림을 실제적으로 그린 사람은 이삭이 아닌 올리브란 사실을 깨달아가는 과정들이 교차되면서 독자들에게 추리를 하게 만든다.

 

지금도 그렇지만 보통 뮤즈 하면 여성들을 떠올린다.

편파적인 시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고정된 이미지의 탈피를 이 책을 통해 보인 저자의 의도는 그런 점을 의식해 또 다른 뮤즈의 탄생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독자들이나 일반인들의 생각을 바꾸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1930년대의 올리브는 미술 화상인 아버지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여성이다.

당시의 분위기상 같은 미술 작품을 두고서 볼 때라도 여성과 남성이 그린 작품을 비교할 때는 아무리 뛰어난 작품을 그린 여성이라도 그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던 시대였고, 전시 조자도 꿈꿀 수없었던 분위기 탓에 올리브는 자신이  그린 그림과 이삭이 그린 그림을 바꿔치기한 테레사에 의해 숨겨진 화가로서의 능력에 만족한다.

 

여기엔 자신이 사랑한다고 믿는 이삭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삭의 이름을 빌려 자신의 그림이 세상에 나오게 된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만족을 했던 여인이자 욕망과 자신의 재능을 모두 이루어내려 했던 청순한 여인이었다.

 

에스파냐의 내전과 세계대전으로 인한 피치 못할 결과를 초래한 과정들을 통해 작품의 유한성은 유지됐고, 오델 또한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알아챈 퀵이란 존재가 있었기에 세상에 자신의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조합과 한 사람의 능력을 제대로 알아보고 그 능력에 대한 믿음을 이뤄주게 한 또 다른 사람들의 결합은 1936년과 1967년이란 긴 시간의 공간을 넘어 마주 보게 하는 결실에 이르기까지 작품을 읽으면서 진취적인 여성들의 모습을 보게 한다.

 

올리브는 이삭이 그녀의 뮤즈였고 그런 올리브의 능력을 알아본 테레사는 과정이 어떻든 올리브의 또 다른 뮤즈, 오델의 능력을 알아본 퀵은 오델의 뮤즈였다.

 

이렇듯 남녀의 구분을 떠나 진정한 능력 하나만 가지고 인정해주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없었던 당시의 시대적인 흐름 속에 두 여성들이 느꼈던 한계들은 우회해서 세상에 드러내 보인 올리브의 경우나 흑인 여성이란 차별을 딛고 자신만의 글을 세상에 내보인 오델이란 모델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뮤즈'의 개념을 바꾸어 놓게 한 작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전작인 '미니어처 리스트'에서 보인 시대의 섬세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여성의 강인함을 내세운 이야기의 전개도 좋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보인 '예술'이란 장르에서 여성의 역할이 뮤즈에서 그친 것이 아닌 진정한 한 개인의 뛰어난 재능을 차별화된 시각의 고정의 틀을 깨며 그린 작품이란 점에서 즐겁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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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의 서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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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작인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을 재밌게 읽은 독자라면 저자의 신작이 반가울 작품이다.

 

우선 벽돌 두께를 자랑하는 책을 접하고 보니 언제 끝마칠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전작은 두 권에 걸쳐 나왔는데 이 책은 더군다나 양장 타입이라 두께감이 실제보다 더하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하시지 마시길~~

괜한 두께에 겁먹은 것이 무색하게 술술 넘어가는 이 책, 저자의 글이 독자들의 가독성을 마음대로 휘젓게 만드는 재미를 즐기려고 하는 것인지, 이야기의 구성이 재미있다.

 

누구나 자신의 꿈이나 진로, 만남이나 우정 같은 것들, 그 외에도 여러 가지의 상황에 부딪치게 되면 그 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커다란 모종의 의미가 부여되는 결과를 맞이할 때가 있다.

 

내가 원하는 뜻과는 반대로 전혀 의외의 상황들, 그 가운데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그 결정에 과연 승복하면서 그 이후의 삶에 대한 흐름을 제대로 바라보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한 부모 밑에 두 형제가 있다.

유대인 집안의 사울 골드먼은 맏아들로서 변호사, 아내는 병원 의사로서 볼티모어 골드먼으로, 책 속의 주인공인 마커스 골드먼은 두 번째 아들의 자식으로서 몬트클레어 골드먼으로 불린다.

 

사는 지역에 따라서 편의상 불리게 된 것인데 알고 보면 사는 생활의 정도와 직업이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전작의 주인공이 다시 나서는 책인 만큼 저자의 분신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나이와 설정들(책 출판의 성공으로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설정)이 이 책의 주된 주인공으로서 한 집안의 가문인 볼티모어 골든먼의 성쇠를 지켜보는 시선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어린 시절 자신의 나이와 동갑인 큰아버지 아들인 힐렐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책을 접하고 어른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천재성을 보이지만 허약한 체질인 까닭에 반 친구들의 괴롭힘 공략 대상이 된다.

 

어느 날 소년 고아원에서 생활하는 우디란 아이의 관계는 친아들처럼 볼티모어 집안에서 생활하게 되고 학교도 같이 가는, 친 가족 이상으로 생활하게 된다.

 

책은 마커스가 어린 시절 보고 느꼈던 그들의 생활양식과 자신의 가정의 비교, 부모들에 대한 비교를 거쳐 세 아이들이 똘똘 뭉쳐 형제 그 이상의 우정과 우애를 나누는 시기, 그들의 곁에 알렉산드라 란 두 살 연상의 친구 누나가 등장함으로써 청춘기의 서서히 보이지 않는 틈이 생기는 과정들이 시간의 사이를 넘나들며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간다.

 

볼티모어 골드먼 집안이 몰락한 원인의 결정적인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여기엔 질투라는 화신이 자리 잡고 있다.

큰아버지에 대한 아버지의 질투, 힐렐이 패트릭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우디에 대한 경쟁 심리와 질투, 알렉산드가 끼어들게 됨으로써 벌어지는 여러 상황들이 인간의 순간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지를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독자들에게 아련한 연민마저 불러일으킨다.

 

쌍둥이 이상으로 같이 붙어 다니던 힐렐과 우디의 사이가 벌어졌던 그 순간의 결정적인 행동의 수간들은 마커스뿐만이 아닌 그들 가족의 붕괴로 이어지면서 알렉산드라 또한 그 당시의 사건의 해결 방안을 두고 내렸던 결정 때문에 마커스와 헤어지게 된 이유가 됐고 그들의 이런 달리 바라보고 오해하고 질투하는 사이에 이제는 볼티모어 집안에는 가계도가 끊어지게 되는 기막힌 설정들을 그려보인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우리의 생을 짊어지고 이루어나가는 만큼 완벽한 삶은 없겠지만 인생이란 것이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두 집안 사이를 오고 가며 어린 시절과 청춘 기를 보냈던 마커스의 시선으로 바라 본 이러한 정황들은 결코 누구의 잘못된 선택은 아니란 점을 일깨워준다.

 

당시엔 몰랐던 상황들의 결정적인 선택, 그마저도 나의 선택이었고 오해로 인해 헤어졌던 알렉산드라를 다시 만나는 과정 또한 마커스 자신의 선택임을, 인생의 다양한 모습들을 두 집안의 비교를 통해 보인 저자의 글은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긴 여운을 남긴다.

 

전작의 소재 구성도 뛰어났지만 이번 책 또한 한 집안의 서사를 그린 이야기의 구성 또한 지루함을 몰랐던,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미스터리 설정처럼 이어지는 '그 비극적인 일'이 무엇인지를 좀체 쉽게 드러내 놓지 않은 채 독자들에게 그 궁금증에 대한 사연을 추측하게 하기도 만드는 줄다리기 호흡도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비극의 시작조차도 몰랐던 그 시점, 그 대체로 그들의 성장기와도 맞물리는 이 이야기의 책은 미스터리와 함께 한 가족사에 얽힌 서사를 동시에 그린 점 모두를 충족시키는 책이 아닌가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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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와 같은 말
임현 지음 / 현대문학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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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망한 젊은 소설가의 단편집을 모처럼 읽었다.

원래 장편을 좋아하는 편이기에 이번에 읽은 단편집은 좀 특이하게 다가온 책이기도 하다.

보통 짧은 특성의 글들이 독자들에게 좀 아쉬움을 유발하는 단편의 특성상 이번 작품에서의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을까 하는 내심 기대를 하게 한 책이다.

 

총 10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책의 내용들은 솔직히 좀 어렵게 다가온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소설이란 것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기존의 소설을 읽었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확연히 호불호가 가리는 작품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읽는 것 자체도 신선함과 동시에 생각의 깊이를  요구하게 하는 내용들이라 저자가 어떤 의도로 이러한 내용들을 썼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 책이었다.

 

공상의 세계처럼, 현실에서는 좀체 느낄 수 없는 미래의 일을 말하는 9살 소년의 가능의 세계란 첫 이야기를 시작으로 읽은 작품들 중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들은 2개가 읽기에 수월하고 내용도 좀 더 실제적으로 접근하기 쉬웠다는 점에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두 번째 작품인 '고두'란 제목은 학교 선생님인 남자 주인공이 겪은 자신의 일을 그려나간 이야기다.

철저하게 상대방의 의사는 반영이 되지 않는 고백 형식이자 회상의 형식처럼 취하는 글들은 원조 교제처럼 느껴질 상황처럼 여겨지게 하는 설정들이 마치 자신의 변명처럼 들리게 하기에 인간의 이기심과 자신의 온 위를 지키기 위한 말처럼 들여오게 한 작품이다.

 

'거기에 있어'란 작품은 무영과 은우라는 두 남녀의 신혼여행 길에서 벌어진 일이 주된 부분을 그린다.

숲 속에서 노인과 젊은 남자를 만나게 된 후 신체적인 결함을 지니게 된 무영, 그리고 그 일이 있은 후에 느끼는 무영의 각기 다른 불면증, 가려움증, 망상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을 이 글을 읽으면서 불안감과 원인조차 모를 그 어떤 것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총체적으로 조금은 나에게 난해했던 이야기들, 그렇지만 젊은 작가의 글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선 매번 같은 리듬을 타며 읽었던 타 작품들에 비한다면 확실히 읽고 나서 그 내용에 대한 생각을 좀체 떨쳐버릴 수 없게 했다는 점에서 차후 작품들이 기대되는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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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복수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단숨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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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복수'란 이름으로  발터 풀라스키 형사 시리즈 서막을 알렸던 저자의 이번 제목은 계절의 영향을 받은 탓일까?

 

딱 맞게도 '가을의 복수'다.

 

전작에 이은 발터가 주인공인 이 책의 내용 속 이야기 또한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또 다른 아픔과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아내를 잃고 딸과 함께 살아가며, 천식으로 인해 현장출동반으로 보직을 옮긴 발터의 모습은 딸 앞에선 여지없이 부드럽고 쩔쩔매는 보통의 한 아버지 모습이다.

 

그런 그가 출동한 사건에서 전혀 예상외의 모습을 보게 되는 시신을 통해 사건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마치 마리오네트 인형을 연상시키는 듯 나체로 모든 관절, 특히 척추, 손, 발은 물론이고 손가락, 발가락까지 부러진 채 물 위에 떠오른 한 소녀의 모습은 혈종과 함께 그 모습이 자살이 아닌 타살로 보인다는 직감을 느끼게 한다.

 

최초의 사건 보고서를 올리는 직함 때문에 서류를 작성하는 발터, 소녀의 신원은 체코 출신으로 독일로 이주해 온 미카엘라 란 엄마를 두었다는 사실, 여동생과 함께 계부의 학대로 인해 집을 떠나 살게 된 사연들까지 독자들에게 사건의 전황을 알린다.

 

매춘부로서 마약에 찌든 사실을 알게 된 그 후 엄마는 경찰의 빠른 수사를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이 나서게 된다.

책은 1부에서 보인 발터의 모습과는 약간 느낌을 받게 하는데, 경찰관으로서의 몸에 밴 직업적인 정신과 자신의 보직 사이에서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이 미카엘라 란 여인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죽은 아내와 닮았다는 사실 앞에서 연민을 느끼는, 그러면서도 매번 미카엘라의 행동 때문에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과정들이 경찰로서의 모습보다는 뭔가 빠진 허술한 면을 보인다.

 

사건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독일을 위시해서 동유럽의 나라들에서 벌어진 유사한 살인사건과 맞물리며 에블린 변호사와의 조우를  통해서 사건의 퍼즐 맞춤이 맞춰지는 형식을 취한다는 점에서 1편에서 보인 방식과 동일한 패턴을 보인다.

 

이번에도 역시 인간들의 허황된 망상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처음부터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행동 범위와 행동 의식을 통해 왜 그런 일들을 벌이는지, 사회적인 위치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지만 자신의 병과 부모, 특히 엄마에 대한 원망, 전갈자리가 주는 의미를 통해 새로운 의식처럼 치러지는 철저한 살인 방식이 섬뜩함을 드러내 보인다.

 

책은 두 인물인 발터와 에블린이 각기 다른 사건을 통해 결국 한 장소에서 만나는 형식을 취하면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공조 사건을 보이면서 범인이 잡혀가는 과정을 취하지만 그 범인이 했던 행동에 대한 벌에 해당되는 과정이 너무 가볍게 마무리지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만큼 범인이 저지른 인간의 피를 이용한 문신의 체계적인 방법을 묘사한 점들이 읽는 내내 스릴의 맛과 그 처벌에 대한 궁금증 결말로 시종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데, 세상의 법대로 완강한 처벌의 형식을 바란 독자들이라면 어쩌면 허탈할 수도 있는 부분들이 아닌가 싶었다.

 

발터의 인간적인 면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였다는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 미카엘라에 대한 안쓰러움은 엄마로서, 자신이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딸의 범인을 찾아 나서기 위해 자신의 몸을 이용하는 모정 앞에선 그 누가 엄마를 비난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엄마의 남은 딸을 찾기 위해, 죽은 딸의 범인을 찾기 위해 벌인 변신은 이 책에서 보는 것처럼 국적, 나이, 직업, 그 모든 것을 허무는 무죄임을, 그렇기에 허술하게 당하고 사건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발터 또한 한 아버지로서의 동감을 같이 느껴보게 한 책이기도 하다.

 

시리즈물로 매번 다른 사건 속에 만나는 발터와 에블린의 조합이 다름 작품에선 어떻게 또 만나게 될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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