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견주 2

극한견주 2 - 사모예드 솜이와 함께하는 극한 인생!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3월

사모예드 종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작가의 일상이 그려진 웹툰 만화 2탄이 나왔다.

털이 복슬복슬하고 천상 추운 지방에 어울릴 듯한 몸을 가지고 있는 솜이-

이번엔 사람으로 치면 사춘기에 해당되는 개춘기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를 준다.

어린 시절 시골에 살던 기억을 추억 삼아 하루의 일과를 솜이와 함께한 기억을 다룬 이 책은 어린 솜이가 처음으로 집으로 왔을 때부터의 일을 시작으로 개춘기에 해당되는 극악스러운 행동, 아무것이나 물고 뜯고, 심지어 지금이 개통령이라 불리는 방송인의 참고 조언도 없던 시대에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개를 키우는 견주의 입장을 십분 공감하며 느끼게 해 준다.

개의 특성을 잘 몰라서, 날뛰면 날뛰는 대로 걱정을, 오히려 조용하면 그것이 이상이 있는지를 걱정하게 만드는 조바심까지...

한 번쯤 애완동물을 키워본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모든 것들을 통감하며 읽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게 한다.

강아지 장난감 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주인의 입장에서 솜이의 행동은 땅에 감추고 다시 파헤쳐서 물고 버리는 습성, 닭장에 닭을 키우면서 달걀을 얻는 과정에 하나씩 슬쩍  가져가 맛있게 먹는 행동들까지, 극성스럽다면 극성스럽고 귀엽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귀여운 솜이의 행동은 읽는 내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악동이란 생각이 든다.

원숭이 시기란 것도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털이 일정한 기간 동안 자라면 입가의 모양이 어느새 원숭이처럼 변해버리는 현상, 유치가 빠지고 성인으로서의 이빨을 갖추는 과정들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성장의 과정은 비슷하다는 사실, 여전히 흥에 넘치는 추운 지방의 적응하기 위해 태어난 유전의 본능을 지닌 솜이의 활약이 다음 편에도 기대된다.

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

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
야마다 모모코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엄마는 위대하다란 말은 곱씹어도, 시간이 흘러가면서 더욱 느끼게 되는 말인 것 같다.

어린 시절 철없다고만 생각했던 지인이 임신을 하고 출산의 과정을 겪으면서, 더군다나 아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예전의 섹시함의 명사는 잠시 뒤로 미뤄 두고 오로지 육아에 매달리는 모습, 여성으로서 본능적으로 엄마란 입장에서 아기를 육아하는 과정을 지켜본 입장에서는 이 책이 상당히 공감을 갖게 했다.

산처럼 배불러오는 배로 인한 뱃살 트임, 출산 후에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현상을 뒤로하고 오로지 자신은 뒤로, 아기에 올인한다는 행동과 생각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찬사를 던질 수밖에 없는 광경을 그려낸다.

 일본의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야마다 모모코'가 그려낸 이 책의 카툰 에세이는 충분히 공감을 살 만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초년 임산부로서 겪는 좌충우돌 연속의 임신의 검진 과정의 두려움, 그 속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은 인간이 엄마가 되기 위한 쉽지 않은 과정이 들어있음을 같이 느끼게 해 준다.

특히 엄마들이라면 공감이 많이 가는 부분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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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조차도 아기와 함께 볼일을 함께 한다는 동고동락, 전우애 이상으로 똘똘 뭉친 단합(?)은  웃다가 그 고충에 공감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직장인으로서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다 다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사회복귀 문제 앞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기를 옆에 두고 과연 이 결정이 옳은 것인가에 고민을 거듭하는 직장맘의 심정은 정말 어떤 말로도 표현할 길 없는 착잡함 그 자체임을 같이 느껴보게 한다.

책은 아기와 엄마, 직장맘, 남편과 함께  육아전쟁에 돌입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나라와 국적을 떠나 부모라면 적어도 한두 가지씩은 겪었을 에피소드, 과감한 결단력을 행하기까지의 사연들을 들려줌으로써 모든 부모들에게 많은 따뜻한 격려와 용기, 그리고 박수를 치게 만드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식빵 고양이의 비밀

식빵 고양이의 비밀
최봉수 지음 / 비채 / 2018년 3월

만약 인간인 제빵사가 만든 빵이 아닌 다른 종이 만든 빵을 먹는다면 그 기분은 어떨까?

상상컨대 무척 획기적인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것도 인간과 친근한 고양이가 만든 빵이라면?

인간처럼 고양이들도 아침 일찍부터 빵을 만들기 위해 식빵 버스를 타고 식빵 공장으로 출근한다.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들이 먹을 빵을 만들기 위해~

반죽을 치대는  "꾹꾹이 반죽"은 옛날식 방식이고 현대적인 반죽실이 있긴 하지만 인간의 손 맛처럼 고양이들이 직접 치대는 반죽 맛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맛난 빵의 비결은 신선도가 생명이지만 만드는 이의 정성과 배합, 오븐의 온도에 따라 어떤 빵으로 탄생되는지를 그림을 통해 잘 보여준다.

말랑말랑하고 따끈한 빵!

생각만 해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림들의 캐릭터 표현들은 모두 살아 있는 듯한 생동감을 선사한다.

교양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들은 또 어떤가?

티푸드를 즐김으로써 그들의 생활상을 상상해보는 그림들, 특히 인간이 초대를 받는다면 주의할 점이 있으니 바로 찻잔을 가져가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의 생각으로 한번 마시고 버릴 생각으로 종이컵을 가져간다면? 오~ 노...

아니올시다.

영구 퇴출 감이라고 하니 만약 고양이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분들이 있다면 언젠가는 초대받을 날을 손꼽아 기다려보시길~~

누가 알겠는가?

길거리에서, 식당에서, 아니면 백화점 같은 곳에서 야~옹 하며 그들의 애교 어린 몸짓으로 초대장을 내밀며 자신들의 세계로 초대를 할지, 그건 아무도 모를 일이지 않겠는가?

인간의 생각을 통해 그려본 고양이들의 빵 만드는 세계와 티푸드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그들만의 세계, 진정으로 한 번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이다.

고양이 식당

고양이 식당
최봉수 지음 / 비채 / 2018년 3월

우선은 책이 참 귀엽다.

한창 그림에 푹 빠질 유아나 글을 배우는 어린 아동들, 성인들 할 것 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림들 잔치다.

요즘은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일까?

곳곳에 방송이나 책에서 귀여운 동물이 나올 때면 마치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최봉수 작가의 그림들은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고 그 가운데 스토리가 엮여 어울리는 조합이 재미를 준다.

책 제목처럼 고양이 식당에는 과연 어떤 음식들이 있을까?

많은 고양이들의 일사불란한 음식을 향한 눈길과 각자의 고유 영역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들이 인간과 같은 느낌을 준다.

두 편의 이야기를 함께 곁들여서 진행되는 독립적인 파트들의 이야기들은 인간이 방문함으로써 벌어지는 이색적인 과정, 특히 알레르기 유발 때문에 그 이후 인간들의 발길을 끊게 했다는 점이 이야기의 반전을 선사하기도 한다.

두 번째 이야기인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회는 계절의 배경과 케이크의 조화가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셰프라 불리는 고양이 군단의  만들기 조리 과정의 그림들은 비록 그림이지만 입가에 군침이 돌게 만드는 효과를 주니 이것이야말로 바로 눈 앞에 두고도 못 먹는 격이란 생각마저 들게 한다.

특히 책의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유아들 동화책처럼 한 장을 넘길 때마다 그 한 장에 담겨있는 그림의 이야기가 있는 쪽이 있는가 하면 양쪽 모두 열어야 큰 그림의 진행과정을 들여다봄으로써 고양이 세계의 식당의 이모저모를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같이 느낄 수 있게 출간된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아마도 인간과 동물들의 유대관계가 깊어지는 만큼 작가의 상상력을 토대로 펼쳐진 고양이 식당은 한 번쯤은 방문해보고 싶기도 한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 ㅣ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8년 2월

저자의 글은 처음 대한 것이 아님에도 이번 이야기는 어떨까에 대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번 작품은 저자의 데뷔작으로써 그동안 국내에 소개됐던 작품들의 느낌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든다.

책 제목에서 나오는 빅서란 곳은 미국의 남북 전쟁이 발생하던 때 남부연합에 속해 있었던 지역이라고 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리 멜론은 자신의 증조할아버지가 남북 전쟁 때 남부 장군으로 전장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빅서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오지만 이곳에서의 생활도 별다른 감회를 느끼지 못한다.

단지 그와 알고 지내는 제시만 있을 뿐, 결국엔 다시 빅서로 오게 되는데 이곳에서의 생활도 여전히 마찬가지다.

일할 생각은 없고 기껏해야 낮은 천장에 머리 부딪치기, 개구리가 들끓는 연못에서 들려오는 불협화음 듣기, 자신이 상상했던 그런 곳은 아니었지만  배는 고프다는 현실 앞에서도 일해서 돈 벌 생각은 없이  주위에 있는 전복을 먹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책 속의 리 멜론과 제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그것이 알고 싶다란 말이 떠오를 정도였으니, 거기다 한때는 보험 회사를 운영했다고 하는 로이, 제시의 연인인 일레인의 생활상은 빅서하면 떠오르는 당시 분위기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반문화적인 장소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책 속에서 그리는 빅서는 남북전쟁이 벌어졌던 당시 리의 증조할아버지 활약상과 현재의 빅서에 살고 있는 리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모습들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여전히 과거나 현재나 그들 나름대로의 삶 앞에서 대처하는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특이하게도 열린 결말로 매듭지었다.

총  1초에 186000번이라는 결말의 장치는 독자들로 하여금 무한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환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의 글은 여전히 그만의 글로 기억되기에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