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독자 시점 Part 1 : 제4의 벽 에디션 세트 - 전8권
싱숑 지음 / 비채 / 2022년 1월
평점 :
절판


 

 

스물여덟 살의 계약직 사원 김 독자가 주인공인 이 작품에 대해서는 너무도 유명하단 말은 들었던 터라 웹 소설에 익숙지 않았음에도 궁금했었다.

 


 김 독자, 그의 유일한 취미는 웹 소설을 보는 것으로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라는 소설이 연재되는 십 년 동안 꾸준하게 읽은 유일한 독자였다.


마침내 소설을 완결한 작가는 마지막 연재까지 읽은 독자에게 한 가지 선물을 준비했다고 했고, 이를 실현하기라도 하듯   퇴근길 열차 안에 도깨비가 나타나 이 세계가 멸망했으며 영화가 아닌 현실이라고 말한다.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그가 소설에서 보았던 일과 똑같이 흘러간다.

 

 

주인공이 소설 속의 주인공이나 조연으로 빙의가 되거나 회귀가 되거나 환생이 되거나... 이젠 클리셰가 되어버린 판타지 스토리,  이런 소설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소설 속에 태어난 주인공은 자신이 읽은 소설 속의 세계라서 소설 속의 정보를 갖고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것. 정보가 가장 중요한 시대가 아니던가.

 

미리 알고 있는 정보로 갈등을 풀어나가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예상하고 예상대로 풀어나간다. 그래서 독자들은 소설 속 세계와 주인공을 관망하며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바로 독자들이 주인공과 같은 전지적 시점인 것이다.

 

 그런데 전독시는(전지적 독자 시점) 읽는 독자들에게 그동안 다른 소설들은 관망하며 편히 읽어왔으니 이젠 주인공과 같이 미션을 수행하라고, 너도 해보라고 하는 듯이 보인다.

 

소설 속의 회귀나 빙의나 환생이 아니고 애독하던 소설 멸살 법(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 그냥 바로 현실이 되었다.

 

책을 몇 장 안 넘기고 시작된 전철 안에서의 <생명체 죽이기 미션>은 장난이 아니었다.

 

다른 생명체를 죽여야만 내가 살 수가 있다니 살고자 하는 본능을 누가 이길 수 있겠는가.

주인공 김 독자가 미션마다 살 수 있었던 건 멸살 법을 완독 했기에 가능했다.

 

 

 

 

 

 

전시독의 모티브가 되는 소설 멸살 법의 안내가 자세하지 않고 전독시의 시작부터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생명체를 죽여야 하는 살벌함은 작가의 그 불친절함이 곧 멸살 법의 스타일임을 처음부터 공표하듯이 꽤나 당황스러웠다.

 

 

등장인물의 소개, 별자리 성좌, 도깨비, 설화들에 적응해가며 이 소설의 장르는 판타지 스릴러 혹은 판타지 고어물이 맞겠구나 싶었다.


갑자기 인간이 성좌들의 인형이 되어 시나리오에 맞춰 하루하루를 매 순간을 살아내야 하는 설정은  괘씸하고 불쾌하고 분노가 차오르게 하는 무례한 설정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하는 감정은 보너스다.

 

그럼에도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어리둥절한  가운데 등장인물들과 독자들에게 적응할 틈을 주지 않고 바로  달려가기 시작한 첫 권은 긴장감 속에 그리고 불친절함 속에 불쾌함과  불만을 가지고도 멈출 수 없는 궁금증으로 진도를 나가기 시작한다.

 

 

 

 

 

읽으면서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이런 기분이겠구나 하는 공감을 느끼게 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마음속 밑바닥까지 모든 걸 들여다보고 파헤치고 드러내며 읽어대는 독자들에게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런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전독시는 시작된 것이 아닐까?

 

 

다만 이번에는 독자들의 입장은 성좌들이고 독자들이었던 우리는 김 독자와 같은 미션 수행자가 된 것일 뿐. <전지적 독자 시점>의 제목이 갖는 중의적 표현처럼 주인공 김 독자의 전지적 시점이기도 하고 이 소설을 읽는 讀者들의 전지적 시점이기도 하다.

 

 

 

 


또한 김 독자의 눈을 빌어서 보고 있으니 독자들은 김 독자와 같이 시나리오에 참여하는 미션 수행자인 것이다.

 


그런데 전독시는 특이하게도 끝없는 우주를 배경으로 별자리 성좌들과 그들의 설화를 모티브로 하되 인간을 시나리오 미션을 수행토록 하는, 그러나 생각을 하는 인형으로 만들어놓았다.

 

1권의 책을 잡고 몇 장 넘기지도 않았는데 한국 전철 안을 배경으로, 갑자기 살벌하게 시작된 살육의 첫 미션으로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나를 매우 당황하게 만들었다.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에 그 잔인함과 살벌함에 판타지는 즐겁고 가볍게 읽을거리로만 알아왔던 나와 같은 독자는 충격을 받았고 이 불편하고 불친절한 전개는 불만으로 이어져서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자신도 없었다.

 

 

민첩하지도 않고 강철 체력도 아니며 냉정한 결단력도 없고 멸살 법을 전혀 읽지도 않은 나였다면 전철 안에서 조연도 못하고 첫 미션에 사라졌을 존재였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한국의 전철 안에서 인간들은 이유도, 목적도, 끝도 모른 채 목숨을 담보로 치열하게 생존을 이어간다.

 

서울 돔은 무너지고 폐허가 되고 세상은 멸망을 치닫고 있으며 인간들은 살기 위해서 도깨비들이 주는 시나리오대로 수행을 해야만 한다.

 

구경꾼인 별자리 성좌들은 인간들을 코인으로 후원하고 응원하며 자신들의 배후성을 만들고 스킬도 쥐어주며 미션을 시키고 생각을 하는 인간들의 독자적인 선택과 결정들과 의외성에서 오는 절대로 뻔하지 않는 한 편의 오락프로를 보는 것이다.

 

성좌들 입장에서는 정말 재미가 있겠구나 싶었다.


인형이되 뻔하지 않은 인형들이 움직여주니 얼마나 재미가 있겠는가. 예상을 벗어나는 의외성과 돌발성이 얼마나 큰 재미가 있겠는가?


스킬이 업그레이드될 적마다 강해지고 성장해가는 인간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을 것이다.

성좌들이 인간을 벌레만큼도 취급 않듯이 시나리오를 짜는 도깨비에게도 인간은 쾌락과 재미의 도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인간의 편은 아무도 없는 이 배경에서 어떻게 살아나가고, 끝은 어디인지, 끝이 있기는 한지, 무엇을 향해 가는지 그 피로한 여정에 동참하는 고된 여행기이다.

 

 

 


인간의 삶도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지, 삶의 목적이 무엇이고 삶의 끝은 무엇인지 모른다. 스타스트림의 시나리오 속에 놓인 체스판의 장기처럼 어쩌면 인생도 놓인 대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이 소설이 특이한 것은 시작은 무대가 우주와 별자리, 설화를 토대로 한 만큼 많은 이야기가 있고 그 설화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 속 위인과 신화의 주인공들이 있다는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때때로 빵 터지게 하는 작가의 유머를 공감할 수 있다.

 

한국 전철역을 점거해 가는 과정은 친숙해서 좋았고, 보기 드물게 한국과 한국인들이 주연급이란 점도  참신했다.

 

악랄한 도깨비들과 포르세포네와의 밀당과 위기를 빠져나가는 대목에서 김 독자의 영리함과 재치를 볼 수 있었으며 설화를 토대로 한 개연성 있는 스킬과 유물들, 성좌의 얘기들도 특이했다.

 

또한 극한 상황에서는 인간의 잔인함과 추악한 본성을 엿볼 수 있었으며 구원 교주의 에피소드에서는 삶이 유한 함으로 인해 더 빛날 수 있음을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안일한 현실에 안주하려는 낙원에서는 밝고 어두운 양면성에 냉정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 독자의 <제4의 벽> 스킬은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핵심 스킬이다.

 

 이 스킬은 3인칭 전지적 시점이 되기도 하며 1인칭 조연의 시점이 되기도 했는데 그래서 김 독자의 눈으로 보고 겪고 느끼니 김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들의 여정이 피로하고 고달팠다. 그러면서도 타 소설들과 다르게 김 독자가 모든 것을 예상하고 알 수는 없었기에 특이했다.

 

 

올림픽 성좌들이 내린 운명이나 죽음의 예언 등이 그러했다. 그래서 장난치는 도깨비들의 악랄함에 분했고 약 올랐고 비열한 성좌들에게 화가 났으며 그렇다 한들 무기력한 인간의 존재가 서글펐다.

 

여러 설화와 위인들이 나오면서 역사를 더듬어 기억하게 하고 그에 따른 유물과 스킬을 적당히 버무려 얘기를 짜내니 싱숑 작가는 신박한 이야기꾼임에 틀림이 없다.

 

 

또한 등장인물마다 필요한 존재들이고 시간이 감에 따라 업그레이드되어가는 과정도 있고 제 몫을 다 하면서 민폐 캐릭터나 고구마 캐릭터가 없다는 것도 높이 사고 싶은 부분이다.

 

 

 

 

 

 

모처럼 숨 돌릴 틈도 없는 전개에 밤을 꼬박 새우며 읽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흐름, 8권까지 오는 동안 수많은 고비를 넘기고 목숨을 걸어야 했던 노곤한 여정에 김 독자를 포함하여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수고했다고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겜맹에 가까워 용어 하나하나 천천히 곱씹듯 읽고 넘겨야 해서 완독 하기까지 시간이 유난히 많이 걸렸던 작품.

 

 

스타스트림, 성좌, 배후성, 스킬, 레벨, 도깨비, 설화들... 다음 책에서는 김 독자가 번듯한 성좌가 되어 나타나는 건 아닐는지...

 

 

다음 전개를 조금도 예측할 수 없고 지금도 무한한 스타 스트림의 어디선가 또 다른 설화를 생성하고 써 내려가고 있을 김 독자와 등장인물의 활약을 기대하며 그들의 여정에 동참할 나의 기다림이 오래가지 않길 바란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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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스퀘어
안드레 애치먼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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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대학 입학을 앞두고 중서부 대학 여러 곳을 둘러보던 나는 내가 다녔던 하버드 대학의 교정과 그 주변을 둘러보면서 회상에 젖는다.

 

 

-지금 내가 꺼내고 싶은 것은 그 이후의 사랑, 그 오랜 세월 내가 품어온 사랑, 너무나 그립지만 돌아가 다시 살고 싶다는  단 일 분도 들지 않는 그 시절로 기어코 나를 잡아 끄는 마법과도 같은 그 이후의 사랑이었다.

 

 

1977년의 무덥던 여름방학을 맞아 모두가 대학 교정을 떠난 텅 빈자리, 학생들이 차지하던 그 자리는 노동자 계급과 그 외의 부류들이 대신 차지하는 공간으로 변한다.

 

이집트 출신의 유대인인 나는 영주권을 얻고 하버드에서 공부하던 학생으로 어디 마땅히 갈 데조차 없는 처지에 4년을 다녔으면서도 활발한 교류조차 하지 못한 축에 속한다.

 

 

마지막 남은 종합시험에 대한 압박감을 지닌 채 나의 진정한 울타리나 터전의 개념조차 없는 불안감을 간직한 상태에서 도서관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던 어느 날 카페 알제에서 칼라지란 남성을 만난다.

 

 

튀니지 출신의 베르베르인이자, 사연 많은 인생의 항로를 거쳐 미국에서 택시 운전사로 살아가고 있는 그는 나와는 다른 매사에 영어에 취약하지만 불어를 통한 자신만의 원시적이고도 솔직한 언변,  미국이란 나라 시스템에 대한 실랄한 표현을 통해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작품은 일단 손에 잡은 순간 매끄러운 문장력과 그 안에 담긴 의미와 표현들, 그들 사이에 오고 간 대화를 통해 몰입감을 높이는데,  읽은 후엔 감정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작품이기도 했다.

 

 


 

 

 

미국이란 나라 안에서 그들의 주류 사회 속에 속하지 못한 이방인들이란 사실, 그 속에 합류하고 싶어도 한 사람은 언제 추방당할지 몰라  오로지 영주권 획득에 목말라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못한 환경, 나 또한 영주권은 있지만 마지막 기회인 시험에 탈락한다면 당장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야 될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두 이방인들이 느끼는 그들의 대화는 겉에 보이는 것 만이 다가 아닌 절실함을 내면에 감춘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 우리 각자가 마치 달처럼 수많은 측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지인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측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겉으론 강해 보인 칼라지란 인물을 보면서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동질감, 가벼운 대화로 시작된 우정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를 바라볼수록 멀리하고 싶어 지면서도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양면의 감정을 드러내는 과정이 화자의 변화하는 심리와 그 안에서 그와의 관계를 멀리하고픈 갈등과 혼란들을  잔잔하게 그려낸다.

 

 

 

특히 두 사람의 관계가 상반된 반전을 보인 칼라지와 나의 변화 부분은 자신의 나약함과 불안을 감추기 위해  분노와 거침없는 언변으로 자신을 포장했던 칼라지가 나의 주선으로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면서  미국 시스템에 대해 적응해 간다는 사실이다.

 

 

이는 부랑자 신세로서 자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단 확신으로  섹스에 몰입하던 그의 행동이 결국은 영주권에 대한 절실함과 자신의 주위엔 결국 아무도 없다는 고립과 외로움이 고스란히 드러낸 부분이라 나가 느꼈던 동질감을 반복해서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점이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나가 속한 대학이란 공간과 와스프 사회에서도 속할 수없었던 소외감과 칼라자가 느낀 소외감은 결국 같다는 동일 선상에서 시작된, 두 사람만이 오롯이 느낄 수 있었던 그 시절에 함께 공유하며 살아갔던 시절이었음을, 그가 남긴 빈자리를 통해서 과거를 더듬어보는 추억은 그래서 더욱 아련함을 느끼게 한다.

 

 

 

- 그에게서 나 자신을 보고 있다는 생각, 그는 여기서 모든 것을 망치고 모든 것을 잃는 순간에 내가 얼마나 가까이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였다, 그는 나보다 딱 세 걸음 앞서가는  내 운명이었다.

 

 

미국이란 나라 안에  하버드 광장에 있던 카페 알제, 그리고 그의 택시 안에서 둘만이 느꼈을 공감대 형성은 거대한 시스템 체제 안에서 둘 만의 교류를 통해 온전히 이해와 안정을 느낀 장소란 점에서 많은 위로를 서로 주고받은 느낌들이 어떠했을지 느껴진다.

 

 

현재를 통해 과거를 회상하며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고 기억하지만 그 시절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화자의 말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어느 정도 지나고 되돌아보면 누구나 회상의 시간을 갖는 과거의 기억들, 그 시절에 대한 애잔한 단상들이 떠오르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 한 편의 추억 상자들은  그대로 두고 싶다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알 것 같은 느낌이라  읽을수록 그들의 감정으로 이입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했다.

 

 

본 수아레!

본 수아레!

본 수아레!

 

Je T'aime.....

 

작품을 읽고 난 후 여러 번 입안에서 맴돈 말, 이 말 한마디로 모두에게 좋은 저녁의 시간과 더불어 행운과 기쁨이 있기를,,,,

 

 

마치 주문처럼 외워본다.

 

 

이 말 한마디에 압축된 그 의미를 넘는 칼라자와 나의 우정이자 다른 느낌의 사랑의 감정선들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그때의 마음들이 현재에 화자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칼라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마지막 긴 여운의   발자국이 궁금해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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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의 역사 - 음식에 인생을 바친 사람들의 이야기
윌리엄 시트웰 지음, 문희경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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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흔하게 먹는 자장면이 한때는 특별한 날에 먹었다는 드라마 속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외식이란 말이 주는 의미, 집이 아닌 외부에서 먹는 색다르고  분위기에  취하며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주는 것, 지금 상황이 예전처럼 북적대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 외식의 역사를 들여다보니 인간과 음식의 발전사가 달리 보인다.

 

 

저자는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 작가이며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레스토랑 평론가이자 작가이자 해설자라고 한다.

 

자신의 주 전공을 살린 이 책은 음식과 연관되어 있는 역사를 더듬어 가면서 오늘날 우리가 다양한 음식을 어떻게 먹고 즐기기까지의  변천사를 즐겁게 따라가 볼 수 있게 한다.

 

 

총 18장으로 구성된 차트는 우선 연대순으로 전체적인 책의 편집을 보여주고 처음의 방문지인 폼페이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베수비오 화산이 터지기까지 폼페이 번화가의 5번가에 자리 잡은 여관에 대한 설명과 호텔, 술집, 레스토랑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상상의 거리 표현과 함께 로마에서의 접대란 의미가  신성하고도 법적인 것이었음을 들려준다.

 

이후 오스만 제국에서 방대한 지역을 통한 요리의 총합은 술탄을 비롯해 일반 백성들을 위한 음식을 주는 방식, 식탁보가 언제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유래부터 음식을 다루는 요리사들과 음식의 변화 과정이 한 편의 영화처럼 시대별로 특징을 보여준다.

 

 

 

 

유럽의 대표적인 미식의 나라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귀족의 개인 요리사들이 직업을 잃게 되자 거리에 나오게 되면서 레스토랑을 통해 귀족들이 먹던 음식들이 보통의 사람들도 먹게 되는 시간은 이미 타 책에서도 언급된 바 있지만 살기 위해 그들이 한 행동은 모험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와는 반대로 영국의 경우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기계화의 영향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농민들이 도시로 몰려들면서 바깥에서 식사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이는 결국 펍과 클럽의 생성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이민자들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변형된 음식의 발전이 오늘날에 와서 오리지널과는 또 다른 색과 향이 가미되고 변형된 새로운 음식으로의 발전으로 이루어진 과정, 레스토랑을 열게 되면서 개방 요리와 식재료의 구입부터 회계 장부정리,  초밥의 경우처럼 시간과 공간의 최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사건은 세계적인 변화를 일으킨 사건의 하나로 지목되었다는 점은 이 책을 통해 외식의 발전사 묘미를 알게 해 준다.

 

 

 

그런가 하면 커피하우스 과부들이  커피 때문에 남편들을 프랑스식으로 만들었다고 호소한 미사여구는 그 시대를 엿볼 수 있는 한 장면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 볼 수 있는  제국주의 식민지 시대에는 정치적, 인종, 충정, 지속성과 융합의 장으로 인식되어가는 것들 또한 놓칠 수 없는 역사의 한 장면이다.

 

 

 

이후 외식의 변천사는 지금의 유명 셰프들을 길러낸 유명인들 나름대로의 철학으로 인해 길러긴 결과물로 그들에게서 배운 경험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 오늘날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과 분자요리, 미슐랭 가이드...

 

 

 

 

음식에 대한 사랑과 자신들의 열정이 함께 모여 이루어진 복합적인 탄생을 알린 결과물이었다.

 

 

단순하게 외식에 치중된 역사가 아닌 오늘날의 유명 레스토랑의 탄생 비화에 얽힌 역사적인 사건과 이를 극복하고 자신들만의 요리 세계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는 기존의 음식에 관한 이야기와는 다른 차원의 책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다양한 그림과 사진이 곁들여져 읽는 내내 요리를 마치 먹는 것처럼 느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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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탐정의 부재
샤센도 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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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면 지극히 평화로운 존재다.

 

인간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따른 조각상이나 회화 작품들을 보면 이런 선한 이미지로 각인된 존재감은 확실히 인간이 살다 죽음을 맞이하게 될 때 신의 명에 따른 부름을 받은 자를 천국에 데리고 가는 책임감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선망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이런 천사가 강림하는 세상이 돌아왔다.!

 

그것도 두 명이상  죽인 사람을 지옥으로 데려가는 일들을 하는 그들, 기이한 모습을 갖춘 이러한 천사들의 행동은 인간세상에 커다란 동요를 불러일으킨다.

 

이런 규칙으로 인한 세상, 그렇다면 과연 인간의 세상은 이를 염두에 둔 채 평화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까?

 

 

어느 날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는  아오기시 고가레에게 사업가인 쓰네키 오가이가 자신의 섬인 도코요지마 섬으로 초대한다.

 

 

'천국이 존재하는지 알고 싶지 않은가" 란 취지의 제의는  동료를 잃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자 아오기시는 승낙한다.

 

 

그를 비롯해 무기상, 국회의원, 기자, 요리사, 의사, 집사와 메이드까지 총 11명의 사람들이 모인 섬에는 천사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가운데 집주인인 쓰네키가 살해된다.

 

 

그들을 다시 데려올 배는 사흘 후에 올 예정인 상태, 섬에 갇힌 그들 중 범인은 누구일까?

 

모두가 저마다의 당시 상황에 대한 알리바이를 주장하는 부분들부터 곧이어 닥친 연쇄살인사건은 아오기시가 탐정으로서  범인을 잡기 위한 모든 정황들을 통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한 명은 죽여도 괜찮지만 두 명 이상이면 천사가 지옥으로 데려간다는 설정, 어떻게 범인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교묘하게 이를 피하면서 연쇄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지에 대한 상황들은 클로즈드 서클의 모습을 통해 선과 악에 대처하는 인간군상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그려낸다.

 

 

 

 

 

죽어 마땅한 사람이 죽는 세상, 그 이후에 세상은 평화로운가에 대한 생각은 되려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더욱 생지옥을 겪는 세상을 그린다.

 

 

천사가 천국에  인간을 데려가는 것이 아닌 지옥으로 데려간다는 설정도 그렇지만 신이라 불리는 존재에 대한 의문점, 신이 내린 결정에는 결점이란 없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들을 연신 묻게 한다.

 

 

진정한 악인이란 자도  사람을 일정 이상 죽이지 않으면 지옥으로 끌려가지도 않는다는 논리, 그야말로 악인을 처벌하는 것이 아닌 살인을 저지른 실행범만 지옥으로 데려간다는 설정은 되려 혼란한 세상을 야기한다.

 

 

악을 이용해 악을 행했던  자들이 세상을 활보하는 세상,   범행의 현장에서 아오기시가 범인이 어떻게 이런 일들을 벌일 수 있었는지에 대해  추리를 하는 과정을 통해  남겨진 자들 중에서 과연 누가 범인일까를 맞혀보는 흐름이 인상적이다.

 

 

지상의 낙원이라 불린 도코요지마섬에서 벌어진 사건, 천사 강림 이후 탐정의 역할이 없어진 것이라 생각했던 아오기시가 다시 자신의 탐정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하는 과정은 흥미롭게 이어진다.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의 기준과 천사와 천국, 지옥, 신에 대해 아오기시가 느꼈던 부분들을 공감하며 읽게 되는 작품, 천사가 강림했다고 해서 딱히 좋은 세상만은 아니란 사실과 함께 올바른 정의를 위해  싸워줄  아오기사란 주인공이 있어 위안이 되는 작품이기도 했다.

 

 

기존의 밀실 미스터리에서 느껴본 추리에서 천사 강림이란 세계를 통해 새로운 추리 미스터리의 느낌을 준 참신한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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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 이어령 대화록 1
이어령 지음, 김태완 엮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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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古 )  이병철 회장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신부에게 24가지의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한 답을 듣는다.

 

 이 책은 위 24가지의 질문에 이어령 교수가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대답하는 글로 이루어졌다.

 

현재 지병과 싸우고 있는 저자의 삶, 무신교였지만 목사가 된 딸의 권유(이미 고인이 됐다.)로 신앙의 길로 들어선 저자가 느낀 삶과 종교에 대한 물음들,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노년에 이르는 과정 속에 드리워진 노화, 이런 과정을 받아들이면서 느낀 답변들은 평소 궁금했던 부분들도 들어있어 관심 있게 읽었다.

 

 

누구나 죽는 순간을 맞이하지만 경험하지 못한 것이기에 특히 종교를 믿는 독자라면 이 부분에서 받는 질문들에는 교수님이 전하는 답변들이 궁금해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신의 존재를 믿는가, 생물학자들이 믿는 진화과정과 신의 인간 창조 부분은 어떻게 다른지, 영혼이란 무엇인지, 한류와 한국 기독교의 매력, 코로나 시대를 맞아 죽음의 역설에 대한 이야기, 지구의 종말은 오는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을 생각하고 절망에 이은 희망을  통해 서로가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담은 내용들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앎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질문들과 답변들을 주고받는 내용들은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 깃든 질문들이라 이어령 교수의 지성이 담긴 글들은  기억에 남는 문장들이 많았다.

 

 

 

어떤 뚜렷한 답이 정해지는 것이 아닌 삶의 과정, 인문 에세이로써 천천히 곱씹어 읽어볼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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