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해줘, 레너드 피콕
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청소년기의 시절은 질풍노도란 말을 많이 쓰고 학교에서 배우기도 한다.

찬란한 인생의 절정기를 향하기 위한 인생의 산통격을 겪는다는 말로도 해석이 될 수도 있지만 막상 그 시기를 겪는 동안에 세상에 대한 어떤 불만이 가득한 시기이기이도 하기에 딱 꼬집어 이런 해결책이 최선이란 것은 없단 생각이 든다.

 

레너드 피콕-

오늘로 18 세의 생일을 맞는 날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하며 한 때는 잘나가던, 그렇지만 달랑 인기있는 한 곡만 히트를 쳤을 뿐 도박에 빠져 지금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아빠, 저작권마저 나라의 세금에 고스란히 빼앗기는 처지에 패션디자이너란 엄마 린다는 프랑스 남자와 사랑에 빠져 자식인 그를 홀로 내버려둔 채 뉴욕에 기거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결심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나치장교를 죽였던 총 p-38을 아버지가 그에게 주었던 것을 기억하고 어릴 적 친한 친구였던 애셔를 죽이고 자신 또한 죽기로말이다.

 

왜 애셔를 죽이려했을까?

 

소위 주위에서 말하는 흔한 말대로 레너드는 괴짜이며 좀 이상한 아이다.

그것이 정신이상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행동과 말 때문에 학교에서조차 그렇게 인식이 되지만 알고보면 그가 갖고 있는 생각의 이상과 사고 방식들은 같은 또래의 아이들 보다 오히려 고차원적인 발상을 갖고 있다고 느껴질 만큼 아주 진지하다.

 

그것이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부딫치면서 친한 친구였던 애셔와도 원수지간이 됬지만 알고 보면 애셔 때문에 레너드 또한 피해자인 셈이다.

 

자살하기 전, 그는 그가 생각한 주위 사람 네 사람에게 선물을 준비한다.

 

 옆 집에 살고 있는 보가트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월트 할아버지에겐 보카트가 썼던 비슷한 모자를, 학교에서 뛰어난 그의 연주에 반해 항상 강당에서 홀로 듣던 이란 소년 바백에겐 대학 4년치 등록금에 해당하는 수표를(결국엔 오해를 사게 되어 실패하지만...), 로렌 바콜을 닮은 로렌이란 여학생에겐 십자가 목걸이를, 그리고 생애 처음 키스를 시도하게 되지만 이도 별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이별, 마지막으로 학교 선생님인 실버맨 선생님에겐 할아버지가 탄 수훈훈장을  건넨다.

 

 레너드의 행동을 통해 성장기 청소년들이 겪는 인생의 고민, 그리고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중한 물음을 던진다.

 

그가 겪고 있었던 애셔와의 관계는 너무나도 어린 나이였기에 감당할 수없었던 힘든 일이었기에 조금만 엄마나 아빠가 신경을 썼더라면 학교의 생활이 덜 힘들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과 그러면서도 옆 집 월트와의 관계는 나이 차를 넘어선 따뜻한 우정과 교류를 암시한다.

 

물질적으론 부족할 것이 없어 보였지만 그 나름대로의 정신적인 방황과 고민들을 누구에게 이야기 할 대상이 없었단 사실, 그나마 실버맨 선생님의 행동으로 그의 생일을 무사히 넘기는 과정들이 기성세대로서의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좀 더 세심한 정성이 깃들여야함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저자의 이력인 청소년 상담을 했던 경험이 있었던 만큼 레너드라고 대표되는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이성에 대한 첫 키스에 대한 동경과 시도, 레너드의 위험신호를 자신이 갖고 있었던 ,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지향하고 있는 실버맨이란 인물과의 대화를 통해 자살과 살해를 목표로 했던 한 소년의 인생의 획기적인 한 순간을 한고비 넘기는 과정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단 점에서 가슴 한 켠이 웬지 모를 뭉클함과 안타까운 심정이 대비되는 느낌을 동반한다.

 

 "난 좀 돌았어. 무엇보다 외로워서 그래."-p 209

 

이 말이 진정으로 들려야만 했던 순간에도 사람들은 그의 진실된 말을 무시하고 건성으로 넘어간다.

 

매 순간마다 레너드란 아이가 느끼는 고독과 주위의 빈정대는 말들을 무시하고 과연 그 나이대에 알맞게 무사히 생활해 나갈 수있을까? 를 물어본다면 책 속에서의 레너드의 행동은 십분 이해가 된다.

 

엄마란 사람 린다의 행동엔 그저 실망만을 마지막까지 안겨 줄 뿐, 더 이상 엄마란 존재 대해 기대하길 포기하는 레너드를 보면서 제목에서 암시하는 "용서해 줘"란 말은 세상의 모든 잣대로 향하고 그에 맞는 룰에 따라 생활해야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처럼 살아가는 어른들이 해야 할 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실버맨 선생님이 하는 대사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넌 다른 아이들과는 달라. 다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일수 있는지 나도 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다르다는 게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될 수있는지도 알아. 세상이 그런 무기들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도. -p 309

 

책 중간에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문장들은 선생님이 제시한 숙제인 미래의 편지란 것을 나중에 알게 되지만 이를 통해 자신의 미래에 만나게 될 미지의 아내, 자녀들, 직업, 꿈을 그려나감으로써 이탈을 방지하려했던 교육책이 눈길을 끌게 한다.

 

전작인 '실버플라이닝"으로 영화화되 인기를 끌었던 저력답게 이 책도 곧 영화화할 에정이란다.

 

세상의 잣대의 기준에서 한참 모자라보이기도 하는 독특한 아이- 레너트 피콕이란 인물을 통해 좀 더 세심한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그들과 함께 나눌 수있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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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처음 바다를 접해 본 것이  학창시절 방학을 맞이하여 보길도를 향한 길에서였다. 

 

기차로 5.~6시간 정도를 갔다고 기억되는데, 내려보니 또 배를 타고 가야 비로소 내가 원한 장소인 보길도로 가는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날씨가 갑작스레 좋지않아 보길도에서 미처 가지 못하고 중도라는 곳에 내려 바로 민박을 하면서 다음 날 보길도를 향한 기억이 난다.

 

당시의 배는 많은 바캉스족들 때문에 그야말로 시루떡이란 표현이 제대로 어울리다 싶었을 정도의 많은 인원들이 타고 있었고 배 밑 선실에 앉았던 우리 동행들은 바로 창가에 코를 박고 넘실대는 바닷물의 정체를 그야말로 입을 딱 벌리면서 다물줄 모르고 보던 생각이 난다.

 

맑은 물도 아닌 그저 출렁거리는 바닷물의 율동은 바로 내 앞에서 수도물을 크게 틀어놓은 것 처럼 내게 다가와서 쏟아부을 것처럼 엄청난 압력을 자랑했고 이러다 혹 사고라도 나면 그야말로 물귀신이 되겠구나 하는 , 당시의 두려움이 생각난다.

 

바다에서 태어나고 지금도 그 곳 고향에서 자신의 글과 삶을 살아가는 작가 한창훈 님의 이 책은 그런 오랜 기억속에 묻혀있었던 나의 작은 추억거리를 끄집어 내게 한 책이다.

 

 어디가 시작점이고 어디가 끝인곳인지를 모를 한 없는 모습을 자랑하는 바다-

 

 그 바다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 속에 지구라는 행성은 그저 우주 속에 한 푸른 물방울이요, 우리는 타 동물과는 다른  인간이라고 자각하며 살아간다지만 결국엔 미세한 존재들임을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바다에서의 생활하는 사람들은 자연에 대한 겸손과 그들을 이겨낼 생각을 하지않는다.

오로지 그저 수긍하며 받아들일 뿐, 기껏해야 태풍이 몰아치면 기도 하면서 이번엔 제발 큰 피해 없이 지나가길, 우리 아버지 배 무사하고 집들도 무사하고, 모든것들이 그저 그 자리에 조용히 있길 바랄 뿐 , 더 이상의 큰 야망도 없으며 바다를 무시하지도 않는다.

 

방랑자처럼 여러 배를 타고 북극해까지 섭렵한 작가의 멈출 수없는 '바람끼'는 그래서 어쩌면 육지에서 생활하면서 생활하는 사람들보다 더 진솔하고 솔직하며, 그 생활 안에서 녹아나오는 체험적인 삶에 대한 방식이 새롭게 다가오는 지도 모르겠다.

 

술과 멸치 몇 마리가 주어지고 바다와 나와의 일체동심적인 생활의 모습과 그 안에서 묻어나오는 어린 시절의 추억거리인 해녀와 작부집 여인네들의 생활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아련한 추억의 한 장소로 우리를 데려다 앉혀 놓는다. 

 

 바다의 고래를 보러 위험을 무릅쓰고 북극해까지 시도하는 모험 속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뱃 사람들의 정이 가득한 가족애, 항상 이별은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 다시 뱃길에 올라야하는 그네들만의 정서가 가슴 가까이 메아리져 울려퍼진다.

 

 

 

인간의 능력이 아무리 크다하나 자연 앞에선 무용지물임을...

 매 순간마다 바다의 흐름과 유빙, 쇄빙선의 감각적인 느낌을 체험해 보고 싶게 만드는 유혹적인 글들, 여전히 바다를 벗 삼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섬 사람들의 생활은 삶과 죽음을 사이에 둔 처절한 생존임을 깨닫게 해 준다.

 

***** 살과 죽음이 한순간이다. 재해는, 인간이 난 무엇인가, 를 물어볼 틈도 없이 찾아온다. 그게 오면 우리가 만들고 이루어냈다고 뻐기는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살아남은  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이웃의 참사를 대할 때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는 정도이다. 무기력하다. 자연  앞에서의 겸손, 이라는 흔해빠진 말이 새삼 무겁고 아프다. - p157

 

그렇다면 왜 바다를 버리지 못하고 계속 머물까?

 

아마도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바다는 사람을 속이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푸른 물방울 속에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존재는 때론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때론 엄청난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인간들에게 경고를 하기에 바다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그것을 알고  함부로 내던져버릴 수없으며, 또한 그것을 배신하며 살아갈 용기조차 없는 것은 아닐런지....

 

 생생한 화보의 바다 현장과 함께 작가의 여유자적한 인생관찰기,  정약전이 귀양가 있던 흑산도 연해의 수족(水族)을 취급한 어보가 '자산어보' 임에  빗대어 자신만의 철학이 깃든 한창훈표 자산어보는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바다를 동경해 버리게 만들었다.

 

 

무차별 공격이었던 쓰나미에 대한 공격, 세월호 참사에 얽힌 바다에 대한 미움과 함께 생생한 바다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책은 기회만 된다면 나도 한 번 북극해나 남극해를 가 보고 싶단 생각이 들게 한다.

 

  글 말미에 작가는 묻는다.

 

배가 한 척 생긴다면 당신은 어떤 항해를 하겠는가.

 

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우선은 용기를 내어야할 것이 첫 번째 관건이요, 두 번째는 작가처럼 배를 내가 소장하고 있다면 난 어떤 식의 항해를 ? 그러고 보니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우선은 따뜻한 기온이 항상 넘치는 파푸아뉴기니를 가보고 싶긴 하다.

 

그 곳 사람들의 원시적인 물고기잡이를 방송에서 본 적이 있는 터라 순진하고 욕심없는 사람들 무리에 끼여 나의 묵은 욕심과 때 묻은 생각을 모두 날려 버리고 싶단 생각이  이 질문을 받으면서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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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맨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6
오리하라 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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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방송에서 이웃 간의 층간소음으로 인한 끊이지 않은 문제를 다룬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누구나 공동주택에 살다보면 위.아래 이웃을 잘 만나는 것도 복이란 말이 웃어넘길 일이 아닌것이 실제 당사자들이 겪는 고통은 그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나 역시 그런 고층을 겪어봤기에 이 책을 접하면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남자의 심리를 충분히 이해를 할 수있는,  감정이입을 느껴가며 읽게된 책이다.

 

 그랜드 맨션 1차-

세워진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보단 조금 나은 정도이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낡은 주택으로 변한지 오래다.

 

이 곳엔 대충 이름만 관리인인, 실제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접수하지도 않고 오히려 임대료만 제 날짜에 받아가는 사람과, 총 4층에 걸쳐서 다양한 사람들이 거주를 하고 있다.

 

대부분은 고령의 노년층들이 많으며, 이들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일맥 통하는 보통의 노년들의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어 읽으면서 가볍게만 넘길 수없는 사회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윗층의 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와 함께 아이의 울음을 항의한 아래층 남자의 기막힌 시체 유기사건, 현금이 많다고 이야기하는 노령층을 노려 보이스 피싱을 사칭해 어이없게 돈을 갈취하는, 알고보니  같은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범죄수법, 이미 고인이 됬지만 고령연금을 계속 타기위해 실제로 누워 있는 것처럼 이웃들에게 각인시켜 고스란히 연금을 타는 사람들, 건너편 빈 부지에 새로 건설될 제 2차 맨션에 대한 분양에 따른 일조권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임대주택이란 한계 때문에 제대로 항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들엔 모두가 이웃이되 서로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조차 관심을 두지 않은 개인주의가  철저한 내 생활만의  방식이 그대로 보여졌단 점에서 더욱 각박한 인심, 그리고 세태의 흐름을 어쩔 수없이 따라가며 살아가야하는 고독한 독거노인들의 삶을 심층 들여다 볼 수있는 책이다.

 

이런 주택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 주인공들은 알게 모르게 각 7편이란 단편 속에 서로 살짝 지나가거나 인연을 맺게 되면서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화자 자신이 독자들을 감쪽 같이 속이고 범인임을 알게하는 절묘한 순간의 트릭이 허를 제대로 찌른다.

 

역시 트릭의 귀재란 말이  사실임을 알게 해 주는 글의 구성은  극도의 긴장감을 주진 않지만 전체적인 구성면을 들여다 보면 하나하나의 한 그루 나무들이 모여서 그랜드 맨션이란 숲을 들여다 보게 됨을 깨닫게 되는 흐름들이  아주 좋고 이런 류의 트릭이 숨겨져 있는  책을 오랜 만에 읽은 터라 그 감흥이 오랫동안 남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제  멀지않은 시대가 도래하면 우리나라도 이런 문제들이 결코 이웃나라만의 문제만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독신가구가 늘어나고, 출산율저하에 따른 청년층이 고령층을 부양해야 할 책임의 무게는 물론이고,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의 경우 자신의 위험에 따른 상황대처를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살아가야할지, 결코 인간은 홀로 사는 존재가 아니며 서로 돕고 살아가야함을 절실히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아마도 상상하건대 이런 시대가 만연이 된다면 그 때에는 그 나름대로의 새로운 직업군과 새로운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그랜드 맨션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읽다보면 웬지 인간미가 점점 없어지는 삭막함을 느끼는 건 나만의 느낌인지....

 

그럼에도 그 곳에서 사랑의 기운이 싹트는 따뜻한 정경도 들어있어 잠시나마 위안을 주기도 한다.

 

작가가  한 문단 한 문단에 주어진 책임있는 구절들을 절대 허투루 넘기지 말고 찬찬히 왜 반복적인 글들을 써 놓았는지를 생각하며 읽는다면 트릭의 허점을 조금이라도 알아챌 수있을까도 싶지만 내 경우엔 여지없이 당한 경우라 이런 기분을 느껴가며 읽는것도 그래~ 트릭이 숨겨있는 책을 읽는 것은 바로 이 맛 때문에 읽는 것이야 하고 생각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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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일격 밀리언셀러 클럽 136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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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송곳얼음 살인으로 불리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살인범이 우연찮게도 잡히게 되어 사건은 사람들 뇌리에 잊혀졌지만 범인은 모든 살인은 인정하되 단 한 사람은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게 된다.

 

죽은 사람은 바버라 에팅커-

탁아소에서 잠시 일을 했으며 죽었을 당시 임신 2개월인 상태였고 이 사건은 아버지인 찰스 런던의 의뢰로 다시 수사를 하게 된다.

 

그 사건 당시의 살인 현장에 있었지만 바로 사건은 관할지로 넘어갔고 곧 바로 퇴직했던 매튜에겐 사실 버겁기도 했고 동료의 말처럼 적당히 시간만 떼우고 의뢰인에게 대충 사건에 대한 결말을 알려 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 번 물기 시작한 사건은 자신이 뜻대로 인정하기 전까진 결코 멈출 수없는 매튜에겐 9 년 전의 당시 죽은 그녀가 살았던 집을 중심으로 전 남편의 만남을 시작으로 주위를 샅샅히 파헤치면서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돌연 의뢰인이 사건종결을 원하게 되고 이런 배경에는 죽은 자신의 딸이 세상이 알고 있는 것처럼 밝혀진 범인이 아닌 제 삼자에 의해 죽었다고 믿었던 초기의 심정변화가 급기야는 혹 이대로 죽은 사람에 대한 수면 위에 오르지 못했던 또 다른 달갑지 않은 진실들이 파헤쳐질까봐 두려워하는 아버지로서의 고뇌와 결단력이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벌어지는 심리들을 보여준다.

 

우리는 때때로 진실이란 것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정의는 언젠간 반드시 밝혀진다는 말이 때론 그럴 수도있지만 여전히 미지의 사건으로 남아있는 사례들을 보면 꼭 그렇다고만은 할 수없는 현실적인 제약이 드러나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죽은 그녀를 알고 있었고 만남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 중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고 각자가 기억하는 그녀에 대한 인상들은 모두 제각각이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아버지가 사건종결을 원했던 마음은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범인은 이번에도 뜻밖의 사람으로 밝혀지면서 그런 경우가 일어나게 된 원인과 사연들은 인생이란 때론 우리가 원치 않았음에도 그것을 막지 못하고 그저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는 어떤 한계를 느끼게도 하는 작품이다.

 

여전히 술과 버번, 아스피린, 위스키를 곁들인 알콜에 절어 사는 매튜란 인물을 미워할 수만은 없는 것이 바로 이런 집요한 사건 해결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술을 마시고 책을 읽는 것인지, 매튜가 책 속에서 나와 대작하면서 주절주절 자신이 겪은 사건을 들려주는 것인지, 착각이 될 정도로 매 장면마다 빠지지 않는 커피와 버번의 합작품은 그 만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릴 잡은지 오래지만, 여전히 그의 매력에 흠뻑 빠지지 않을 수가 없게 하는 로렌스 블록만의 지닌 특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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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과 창조의 시간 밀리언셀러 클럽 135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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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스커더-

 

 

흔한 말로 성공한 경찰도 아니요, 그렇다고 자발적으로 퇴직해 사립탐정으로서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닌, 자신이 스스로 말하길 알콜홀릭은 결코 아니며, 술은 얼마든지 끊을 수있다고 생각하는 전직 경찰 -

 

매튜가 돌아왔다.

 

이번에도 여전히 자신의 실수로  죽은 사람에 대한 죄책감을 지닌 채 단골 술집에 들어가 커피에 버번을 섞은 것을 즐겨 마시며 때때로 사건해결을 해주고 떨어져 사는 가족에게 돈을 부치는 가장으로서 말이다.

 

자신의 진실됨을 믿는다는,  살인을 제외하곤 각종 범죄를 저지른  제이컵 자블린- 일명 스피너가 어느 날 그에게 봉투를 맡기며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어날 경우를 대비해 보관해 달란다.

 

그러던 그가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고 봉투를 열게 된 매튜는 그 속에 그가 그 동안 세 사람에게 그들이 저지른 약점을 빌미로 돈을 뜯어 온 것을 알게된다.

 

한 사람은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딸의 범죄를 무마시키기 위해 애를 쓴 아버지로 그에게 이를 이용해 돈을 얻어 썼으며, 또 한 사람은 매춘녀이자 범죄에 연류됬지만 교묘히 빠져나가 결혼에 성공해 살고 있는 한 여자, 나머지 한 사람은 장차 주지사 출마를 목적으로 정치계에 야심을 품은, 그렇지만 추악하게도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다.

 

이 세사람 중 분명 어느 하나가 스피너를 죽였을 것이란 짐작하에 결코 이 사건에 관여하고 싶진 않았으나 자신도 모르게 이들을 찾아가 그들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과정이 그려진다.

 

첨단 무기소지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약삭빠르게 상황에 대처해 미리미리 앞 날을 그려가며 사건의 해결을 하는 요즘의 시각적 효과를 노린 책을 기대했다면 실망했을 수도 있으나 역시 매튜는 매튜다웠다고 말할 수가 있겠다.

 

끊임없이 술에 절어서, 그렇다고 인사불성 상태정도까지 이른 경우는 드물게 행동하는 경우가 적더라도 분명 그는 술에 관한한 자신의 과오를 떨쳐내지 못한 약한 심성의 남자로도 비치지만 사건 해결에 있어서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슬로우 방식의 수사를 고수한다고 할 수있겠다.

 

 범인이 바로 이 사람일 것이란 생각하에 독자 나름대로의 무게 잣대를 이겨내면서 작가 스스로가 창조해 낸 매튜는 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풀었다고 생각한 순간에 또 다른 등장인물이 나타나면서 반전의 맛을 느끼게 해 주는 것도 여전하다.

 

 스피너가 매튜란 인물에 대해 바르게 보았듯이 돈에 얽혀 비정하게 사건해결에 매달리지 않는,  필요하면 상황에 맞게 처신하되 결코 정의의 선을 넘지 않는, 흔치 않은 인간미를 갖춘 자-

 

바로 매튜 스커너 시리즈를 대할 때마다 느끼는 이 감정의 연장선을 유지하면서 각 작품들마다 독자들을 홀려놓는 작가의 발군의 솜씨가 갈수록 힘을 더해간다는 듯한 느낌이 든다. (현재 리암 니슨의 주연으로 영화가 상영중이다.)

 

 

-경찰을 그만 둔 이유 중 하나는 그런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계속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올바른 이유로, 옳지 못한 일들을 할 수있는 그런 상황에 처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결심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진 않으며 그렇다고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하지도 않는다는 말은 사실일 것이다. -p144

 

매 사건마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물론 술과 커피) 사건해결을 완수해 나가는 매튜를 통해 또 다른 사회의 여러가지 상황에 맞부닥치는 상황들을 보면서 인간사회 안에 악의 무리는 결코 쉽게 사라질 수없음을, 또 다시 느끼게 해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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