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만들다 - 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다보면 본의아니게 궁합이 맞는 책을 만날 때가 있고 읽으면서도 이건 나와는 너무 먼 당신에 속하는 책이야~ 라고 느끼면서 읽을 때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놓지 못하는, 반드시 정독해서 읽고 말리라란 내 스스로의 모자란 지식의 얇음에 대한 겉 가면을 포장한 위선을 감춘 채 그저 오기로 읽기 시작하는 책들이 있다.

 

그런 책들 중에서 나와의 궁합이 맞지 않는다해도(전체가 아닌 일부) 쌍수를 들고 환영을 하며 한 작가에 대한 존경심과 그의 작품을 일렬로 소장하는 기쁨까지 선사하는 기분을 맛보는 맛이란 뭐라 표현 할 수가없다.

 

한 인간이 지닌 지식의 보고가 워낙 크고 방대해서 내놓은 책들마다 독특한 지적의 세계를 안내해 주는 책들 중에선 특히 움베르토 에코의 책을 뽑지 않을 수가 없다.

 

소설이란 장르에서도 중세의 역사학을 거쳐 종교학, 그 안에서 다채롭게 다듬어져 나오는 내용들은 처음 '장미의 이름'을 접하고부터 머리를 쥐어짜게 만들었지만 읽고 난 후의 개운함을 잊을 수가 없게 하는 쉽다가도 어렵게 느껴지는 작가의 글로 대표된다고 할 수있다.

 

이번에 나온 '적을 만들다'란 책도 모두 각기의 주제들이 다르고, 부록처럼 내놓은 소 주제인 '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이란 말 답게 각종 세미나나 축제의 회의 때 발표됬던 글들을 모은, 소품집이라고 하기엔 내용이 크고, 그렇다고 한 편의 장르로 치기엔 뭐라고 딱 꼬집어 말 할 수없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첫 주제이자 이 책의 제목인 '적을 만들다'는 우연한 기회에 택시를 타면서 택시기사인 파키스탄인으로 부터 받은 질문 때문이었다고 한다.

"우리의 적은 누구냐?"고 물은 것에서 출발한 이 이야기는 에코식의 인간본성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가 있다.

 

"적을 가진다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치 체계를 측정하고 그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그것에 맞서는 장애물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따라서 적이 없다면 (적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위의 필요성 때문에 과거의 사람들은 적을 만들어야했고 그런 의미에서 역사상 이루어진 여러 부류사람들을 같은 인간이 벌하고 처형하며 멸시하는 형태를 취해왔음을 일렬의 사례대로 보여준다.

 

흑인의 피부색, 마녀사냥, 유대인의 차별에 이르기까지 미학에서부터 철학, 문학, 실생활의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서 이뤄지는 적의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섬득함을 지나 여전히 현재도 진행되고 있지않나하는 생각을 두게 된다.

 

이 외에도 절대와 상대를 다룬 철학적인 이야기(이해가 되는 면도 있지만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대목들도 있다.), 보물찾기란 제목에서 부터 유쾌함을 던지는 각 역사시대를 관통하는 유물들을 보관하고 있는 관광안내자 같은 이야기(시간만 된다면 이런 장소만 따로 모아 에코식 관광으로 다녀도 정말 많은 공부를 할 수있을 것같다.), 섬 이야기, 속담따라하기란 코너에선 역시 에코야~ 라는 에코만의 유쾌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식의 말 연속성의 아이러니함을 줄줄이 나열해주고 있다 (정말 재밌게 읽은 부분들 중 하나다,)  검열과 침묵이란 코너에선 현재의 우리가 살고있는 이 시대를 비교해봄으로써 오히려 고요함으로 돌아가라 한 말을 의미심장하다.

 

소음은 은폐와 같다. 소음을 통한 검열의 이데올로기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에서 침묵해야 할 것이 있으면 더 많이 떠들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185

 

문학적인 면에서의 빅토르위고와 조이스를 다룬 점은 아주 이색적으로 다가오게 만들며 그 또한 에코만이 던질 수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의 분야를 넘나들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쉽게 접할 수가 없었던 학문의 분야로까지 관심을 두게 하는, 글의 장르를 넘나드는 에코식의 글은 기존의 글로도 내놓은 부분들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수월하게 넘어가는 면도 있었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학문의 채널을 보여줬다는데서 이 책을 읽는 의미는 크다고 할수가 있겠다.

 

 

 다시 한 번 정독을 요하는 책인만큼 읽으면 읽을수록 다시 에코에게 빠져듬을 느끼게 하는 책-

 

 

그의 다양한 잡기식의 이야기들을 읽는 즐거움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집어든 순간 독자들은 곧바로 움베르토 에코란 작가이자 학자인 그의 전 작품을 읽어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강에 비친 달
정찬주 지음 / 작가정신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들어있는 교과과정 중에 초성, 중성, 종성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는 챕터를 공부한 기억이 난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은 글자에 대한 유래서부터 한글의 고유한 독창성 있는 글자의 내막까지 공부하고 쪽지시험을 본 기억은 수업시간의 초조함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얼마 전 한글 날이 지나갔다.

 

우리가 읽고, 쓰고, 말하기, 듣기란 영역에서 독자적인 글자를 갖고 있다는 자체는 대단한 자부심을 갖게하고 이는 타 나라의 언어학자는 물론이요 전공분야가 아닌 사람들조차 인정을 받는 독보적인 체계의 글자임은 틀림이 없다.

 

한글을 발명한 세종대왕에 대한 업적은 그래서 더욱 잊을 수가 없고 일정한 글이 없어 읽을 줄도 몰라 고생하는 백성들의 심정을 헤아린 넓은 혜안은 두고두고 칭송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어릴 적 책을 통해서 우린 세종대왕이 한글을 집현적 학자들과 같이 만든줄로만 알았고, 나 또한 이 책이 아니었다면 한글 탄생에 얽힌 비밀을 영원히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조선건국의 이념은 억불숭유정책이다.

고려 말의 혼란했던, 정치에 깊이 관여도 했고 종교가 가진 독자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개인의 그릇된 욕심을 내비친 승려들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이성계는 이를 견제하고 고려에서 벗어난 신생왕조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거리를 둔 정책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당시의 시대 분위기로는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여함을 느끼게 된 것일 아닐까 한다.

 

그렇지만 실제 알고보면 왕권가의 사람들은 불교에 대한 교리와 자신의 거처를 유교란 것에 적을 두지 못했음이 알 수있는 대목들이 간간히 눈에 뛴다.

 

이성계만 해도 건국 초기에 무학대사가 있어 한양천도라든가 왕권이양에 있어서도 충고를 받아들였단 점에서 쉽게 불교를 저버리지 못했음을 알 수가 있다.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찰떡 궁합이 있었듯, 세종에게는 천상의 화합 파트너인 신미대사가 있었다.

 

 아버지의 불충과 불효 때문에 가문이 쓰러지게 되자 조선의 정책에 반한것임에도 불구하고 출가를 했던 신미대사는 스승인 함허대사 밑에서 공부를 하게 되고 세종의 어머니인 원경왕후의 4재를 지내기 위해 흥천사에 온 세종의 눈에 독경을 하는 모습이 맘에 들어 이후 세종의 부름을 받게 된다.

 

당시 조선의 상황은 일본의 끊임없는 불교경전, 그것도 해인사에 있는 팔만대장경을 달라는 요구에 왜구의 침입과 일본에 잡혀있는 조선백성들을 데려오기 위한 정책 때문에 골머리를 않고 있던 때였다.

 

유생들의 거침없는 불교배격 때문에 팔만대장경을 넘겨주란 압력에도 불구하고 신미대사와 마주한 세종은 신미대사의 한 마디에 결단을 내리게 된다.

 

""전하, 모든 백성이 대장경이나 유가의 경전을 볼 수 있도록 한자가 아닌 우리 글자를 만드시옵소서"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당시에 경전의 교과서라 할 범어를 알고 있던 신미에게 한글 창제에 대한 명을 내린 세종은 이를 비밀리에 부치게 되고 이는 곧 자신의 후계자인 문종을 비롯, 세조, 안평, 정의 공주까지 불교에 귀의하면서 조심스레 일을 돕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중국의 한자를 기본적인 글자로 알고 있고 이를 저버리고 자신들의 독자적인 글자를 만들던 타국에 대한 비난을 일삼던 유생들과 학자들을 교묘히 따돌리고 독자적으로 한글을 만들기까지의 고된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그간 우리가 알고 있었던 한글창제의 실지 주인공은 세종이 제시한 범어에서 창작하란 창(創)과 제(제)의 신미가 함께한 결과물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세대의 우리들은 신미대사에 대해선 그다지 알지 못한다.

훈민정음의 반포를 할 당시만 해도 신미의 존재에 대해선 그저 왕이 불러서 내불당에서 독경과 왕실의 가족들이 필요로한 존재로만 인식이 되어야함을, 그래서 오로지 한글창제에 대한 이해와 반포시기는 반대를 하는 신하들의 집념을 꺽기 위해서라도 그가 실제적인 주도자 역할을 한 사람이었음을 비밀에 붙여야 했던 안타까운 사연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역사에서는 그나마 실록을 통해 그의 존재가 드러나고 있고 이를 토대로 작가가 쓴 글이기에 사실적인 부분들이 드러남으로써 한글에 대한 이해와 그 고된 산고의 과정들을 좀 더 알기 쉽게 한 점이 두드러진다.

 

 책에선 세종의 월인천강지곡을 비롯해 그 후에 여러 작품들을 오늘 날까지도 알 수있게 한 공로가 들어있다.

 

왜 한글이 필요한지에 대한 깨우침을 일찍이 간파했던 세종의 창안 계획과 맞물려 불교경전에 대한 보존의 필요성을 내뱉은 말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불경도 알기 쉽게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던 한글이 이젠 우리나라 고유의 언어이자 말이요, 그 어떤 소리도 그대로 표현 할 수있는 독창성을 갖고 있단 점에서 만일 유생들과 신하들의 거센 반발에 손을 든 세종이었다면 지금의 우리나라 말은 과연 있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볼 때 땀이 흐르게 된다.

 

어느나라든지 속국을 만들 때는 그 나라의 언어부터 차단시켰단 점을 주지해 볼 때 우리나라의 고된 역사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그 동안의 학자들 노고가 눈에 밟히게 되고 신미대사가 없었더라면 과연 세종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행했을 신하가 있었을까? 하는 가정도 생각하게 된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의 한 섬에 위치한 한 부족의 말을 한글로 표현할 수 있게한 지원을 하게 된 사연을 본 적이 있는데, 그 후 이마저도 여러사정이 겹쳐 지원마저 중단이 되게  생겼단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됬다.

 

 이런 지원들을 끊임없이 이어지게 함으로써 한글의 독창성을 알리고 타 나라에서 필요로한다면 서로 돕는 시스템으로 나아갈 때 그 보람을 저 멀리 세종대왕과 신미대사는 웃으며 바라보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게 되는 오늘, 한글 날이 다시 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날이고 그 감사한 마음이 더욱 강해지게 해 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장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7
나가오카 히로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영화 중에서 한 때 "폴리스 아카데미"란  시리즈가  있었다.

유머가 섞인 영화로 기억되는데, 신참서부터 고참까지, 생생한 현장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시종일관 웃음을 연발시켰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고 내가 실제로 몸 담고 있지 않은 타인의 직업생활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과 보람, 여러가지 상황에서 맞닥뜨리는 불가항력적인 사건들을 보면서 일말의 고마움과 위안을 삼기도 하게 하는 바, 이러한 영향을 주는 직업 군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경찰관이 아닌가 싶다.

 

흔히 보는 도로에 있는 경찰서부터 집에서 가까운 파출소의 경찰관, 오토바이를 타고 마라톤 경주에서 보여주는 길 안내 겸 선수들 보호차원의 경찰까지,,, 그 직업군의 세계도 정말 많은 분야와 계급이 있음을 보여주는 책을 만났다.

 

 바로 "귀동냥"을 읽어 본 독자라면 반가워할 저자의 작품이다.

 

제목교장이 한문이 아니라면 언뜻 학교의 교장 선생님을 연상시킬 정도로 흔하게 쓰여지는 제목은 아니지만 그래서 그런지 더욱 새롭게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

 

총 6개의 에피소들을 묶은 이야기가 하나의 큰 틀로 잡히고 각기 다른 사연들 때문에 경찰을 지원하게 된 제 98기 경찰 모집에 응시해 모인 수련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을 가르치고 진정한 경찰관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거의 모든 과정들을 보여주는 책이다.

 

여기엔 가자마 계장이라 불리는,  교육생을 훈련시키는 교관을 중심으로 그로부터 배우는 일련의 수련생들(경찰 지원생)들의 동기의식, 경찰관으로서의 불심검문의 교육과정, 소방과 진압과정에서부터 자신이 꿈을 꾸는 진로방향(형사, 방범쪽 계통, 사이카라 불리는 경찰)을 위해 엄격한 규율과정과 이를 이겨내려는 혈기 넘치는 청춘들의 모습들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인생은 내 뜻대로 되는 계획성 있는 것이 아니기에 어쩌면 여기저기에서 이런저런 사고를 일으키게 되면  퇴학신청서를 내야하는 서슬퍼런 일을 가슴에 심고 교육을 받지만 이마저도 자신의 꿈을 접고 또 다른 새로운 지원분야를 꿈꾸는 젊은이의 모습이 아직도 아른거리게 만든다.

 

사건수사에 있어 독단적인 힘이 아닌 조력자의 필요성을 두 사람의 교우의 이야기를 빌려 들려주는 대목은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한다.

 

전체 동기 중에서 뛰어남을 보인 사람도 있지만 나이도 많고 다른 사회경험을 한 탓에 성적의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유혹에 빠져 경찰수련생으로서의 위기를 간신히 넘기게 되는, 그런 와중에 알게 모르게 교육생 하나하나의 행동과 말을 모두 알고 있음으로서 경찰관의 자질을 선별해 내는 가자마란 인물의 창작성 있는 표현은 작가의 전체적인 글의 줄거리 중에서 중심을 잡아가는 독특한 이미지를 연상시키기에 만족감을 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경찰관이란 직업이 이 책을 통해서, 다른 것도 그렇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직업은 아니며 그들 나름대로의 뚜렸한 소신이 있었고, 모든 절제된 행동과 강령,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글을 씀에 있어서 사실적인 것만 인정 할 수있고, 창작물은 결코 있어서도 안된단, 엄격함을 주지시킨 사실이다.

 

왜 글쓰기에 있어서 이렇게 유독 사실성만을 강조할까?

자신들의 하루 일과를 적어낸 글들 중엔 간혹가다 상상의 글이 곁들일 수도있는 점을 간과하지 않고 바로 퇴학처리 시킨다는 것은 , 어쩌면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자체를 다룬다는 것에 있어서의사란 직업, 죄의 유무를 판결하는 판사와 검사, 변호사란 직업 외에도 경찰이란 직업 자체도 한 사람의 목숨을 결정 지을 수있는 막중한 책임론을 인식시킴이 아닐까?

 

 지금까지 쉽게 그저 건성건성 길에서 호루라기를 불며 교통정리를 해 주시는 경찰관이나 방범순찰하는 경찰관들이나, 형사사건에 참여하는 경찰관이나, 그들 모두 이런 과정을 겪고서 한 명의 국민을 생각하며 일하는 진중한 자세의 경찰관 탄생을 시키기 위함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 책이다.

 

 

수련생들의 하나하나가 가진 뛰어남을 존중해 주면서 때로는 말 한마디의 채찍질로 단금질을 하는 가자마의 나중의 비밀을 알게 되는 에피소드들도 재밌지만 이 모든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자신들 스스로 겪어 온 일들을 쓴 문집들의 내용은 읽어내려가면서 하나하나의 등장인물들이 떠올려지고 성숙한 경찰관으로서의 또 새로운 날을 기대하는 글들이 가슴뭉클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책 안의 각 차트마다 나오는 소제목과 그 안에서 그려진 총알이 발사된 때부터 총알의 연속성 있는 동작의 슬로우 모션처럼 연결연결해 보이는 것도 아주 인상적이다.

 

 

 

롤로코스터처럼 때론 시련과 힘에 부쳐 총알의 방향이 내 손을 떠나는 순간까지 정신집중을 요하는 자세가 필요하듯, 온전한 경찰관으로 거듭나 무사히 졸업을 마친 98기의 등장인물들 모습을 실제 보고 싶어지게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벌 The Bees - 랄린 폴 장편소설
랄린 폴 지음, 권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방송에서  동물들의 세계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곤 하는데, 고감도의 촬영기술의 발달로 인한 그들의 생태계를 통해 인간과는 또 다른 삶을 들여다 보는 재미는 교육적이면서도 진화에 따른 그들만의 삶의 방식에서 우리들은 생활에 밀접한 용품개발이라든지 약품들을 응용해서 발명을 해 생활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부지런하면서  전체주의의 행동으로서 일목요연하게 생활을 하는 대표적인 것들 중에선 개미와 벌을 떠올리게 된다.

 

개미하면 일단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따를 수가 없을 만큼 세밀한 작품으로 기억이 되는데 그 만큼 작가의 노고가 엿보이는 작품이 아닌가 싶어 좋아한다.  

 

이에 비교 할 수있는 작품을 만났다.

바로 벌의 일생을 다룬 책인 만큼 그 동안에 사실적인 카메라에 빗댄 생활로 보여지던 것을 문학이란 글을 통해서 다른 시각에서 볼 수있었단 점에서 읽는 동안 다른 느낌을 받게 한다.

 

벌 중는 오직 여왕 벌만 새끼를 잉태하고 탄생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

벌의 여러 계층 중에 가장 최하위이면서 말을 하지 못하는 청소병이라 불리는 플로라-

이 플로라 중에서 717로 명명이 된 벌 하나가 부화에서 깨어나면서 곧바로 상위층인 여사제 세이지 자매의 눈에 띄게 되면서 자신의 역할과는 새로운  모험에 뛰어들게 된다.

 

처음엔 모유수유방이라고 불린 곳에서 부화되어 모유실로 옮겨진 유성벌의 수유를 담당하는 법을 시작으로 벌 집 안의 여러 곳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한다.

 

하지만 이 곳은 <수용하고, 순종하고, 봉사하라>로 되뇌이면서 생활하는 집단국가이기에 이런 호기심은 용납 자체가 안될 뿐더러 가장 가혹한 벌인 기형으로 태어난 벌은 바로 생식경찰로 부리는 벌에 의해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하는 곳이기에 플로라 717은 자신의 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살려고 애를 쓴다.

 

무시한 천적인 말벌의 공격에 용감하게 나서 싸우게 됨으로써 여왕을 알현하는 영광과 함께 보급병이라 불린 벌이 죽어가면서 자신의 지혜를 넘겨줌으로써 더욱 강한 지혜를 터특하게 된 플로라 717은 청소병에서 보급병으로 신분 상승을 하게 된다.

 

 작가의 벌에 대한 글을 옮겨 놓은 것을 보면 은유가 넘치면서 사방에 자연의 현상으로 이루어진 계절에 맞게 피어난 꽃들 속에서 꽃물을 흡수해 자신의 벌 집으로 날르는 보급병들의 묘사들,  수벌들의 하는 일 없이 수발을 들게하고 음식에 대한 탐욕의 모습들, 월동 준비를 하는 과정서부터 한 겨울을 나기 위해  서로가 엉겨 붙어서 꼼짝 안하고 한 덩어리가 되어  겨울을 나는 모습, 거미줄을 치면서 은밀하게 유혹하는 거미에 대해 자신의 노화 된 몸을 보며 스스로 죽음을 자처하는 벌들의  행도와 표현들은 생동감이 넘쳐 흐른다.

 

이 와중에 모자란 식량에 대비해 여왕의 명에 의해 수벌들을 죽이는 개체수 죽이기, 오직 여왕만이 알을 낳을 수있단 금기를 깨고 하나의 일벌인 플로라 717이 남 모르게 알을 탄생시키는 과정, 그 가운데 모성애를 느끼며 주위의 위험을 무릅쓰고 생명의 모유수를 준 행동들은 소재는 벌이지만 인간들의 생활을 그린 협소판으로도 그려냈다고 볼 수가 있다.

 

 태어난 자체가 못생기고 몸집은 과도하게 크며 신분은 최하층인 청소병 하나의 일생을 그린 이 책은 인간들 끼리도 못나게 생긴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 금기시하는 사항에 대해선 암묵적으로라도 알려하지 말란 세태에 대해 오히려 호기심은 자신의 위치를 위험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는 집단적인 가학 현상, 인간에 의해 자신들의 보금자리가 흔들리고 죽어가는 동료들을 보는 묘사들은 또 다른 인간들이 다른 인간들의 삶을 파괴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책 겉 문구를 보니 바로 개미와 동물동장을 연상시킨 작품이라고 한 말이 맞단 생각이 든다.

 

 동화같으면서도 인간의 삶을 대조시킨 듯한 이 작품에서 삶은 어떤 고난이 닥쳐도 지속됨을, 자신의 딸을 몰래 잉태하고 그 딸이 다시 새로운 왕국의 여왕으로 등극하게 되는 여왕의 혼인 장면들이 한 일벌의 탄생에서 자신의 피붙이가 또 다른 새로운 세계를 여는 과정들이 여과없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단 점에서 인상이 깊게 남는 작품이다.

 

다만, 의인화 했다고해서 그런진 몰라도 벌들의 세계에서도 종교적인 색채가 두드러진 말들은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도 들게 되고 추운 겨울 날 동료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인간들이 사는 세상속으로 들어가  꽃물을 담아가려는 희생정신은 하나의 희생정신이 모든 것들을 살릴 수도 있다는 깊은 감명을 남긴 장면으로 기억이 된다.

 

 하늘에서 가끔 보게되는 붕~하고 날아가는 벌들을 보게 되면 이젠 좀 다르게 볼 것 같다.

저 벌은 무슨 의미로 서로 상호교환을 하는 중이지? 내 스스로가 이렇게 묻게 되진 않을까?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꿀벌 마야의 모험"이나 애니메이션 "꿀벌 대소동"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이와는 좀 더 깊은 차원의 인간과 벌들의 관계를 다시 들여다 보게 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은유적인 표현이 많기에 (사실적인 부분에서 많이 사용된 점) 읽는 면에선 빠른 흐름을 보이진 않은 작품이었기에 좀 더 쉽게 글을 풀어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든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손 밀리언셀러 클럽 104
모치즈키 료코 지음, 김우진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흔히 창작의 고통이란 말을 많이 듣는다.

실제 작품으로 나오기까지 그 고된 작업은 일반인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을 수반한다고들 하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손에서 필치의 손을 오늘도 여전히 놓치않는 작가들의 열성이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

 

어느 날 출판사 편집장으로 근무하는  미무라는 내과의사 히로세의 전화를 받게 된다.

 자신의 환자 중 다카오카 마키란 여성이 있는데, 자신이 쓴 작품이라며 보여준 것이 초보작의 자품치고는 완벽할 정도의 프로성 작품이었고, 특이한 것은 바로 미무라를 지목하면서 꼭 이 작품을 보여주란 부탁을 받았다는 것-

 

그것의 제목은 "녹색 원숭이"란 작품이었고 이를 본 미무라는 놀라게 된다.

바로 3 년젼 행방불명이 된,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기스기 교코의 작품이었던 것-

그런데 어째서 이 작품이 다카오카란 생면부지의 여성에게 나온 것일까?

 

바로 그 시기에 별 볼일 없는 여류작가 혼고 모토코는 [꽃의 사람]이란 작품으로 좋은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출판기념까지 하게 되는 경사를 맞게 되지만 누군가로부터 그 작품은 도조된 것이란 경고성 말을 듣게 되면서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한 편 기베 미치코라는  여성은 일반 주간지  취재를 하는 기자로서 3 년전 유괴된 채 행방불명이 묘연한 남아의 사건을 취재하고 있던 차, 한 때 동료였던 다카오카로 부터 위의 사건을 듣게 되고 사건해결을 위한 제의를 받게 되면서 이 두 갈래의 사건은 전혀 상관이 없을 듯 보이는 것 같은 설정이 시시각각 묘한 스릴과 함께 긴장감을 풀어놓지 못하게 한다.

 

기스기 교코는 천재라고 말 할수 있는 여성이었다.

자신의 작품, 그것도 오로지 쓴다는 행위 외엔 타 작가의 작품도 자신의 작품조차도 한 번 쓰면 되돌아보지 않는 특이성 때문에 자신의 진가를 알아 줄 미무라를 찾아갔던 것이었고 바로 그 자리에서 미무라는 그녀의 재능을 알아봤지만 현실의 세계와 자신 안에 간직되어 온 괴물과의 싸움에서 항상 고독을 안고 살아가던 여자였다.

 

불륜의 관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해 내는 말 조차도 싫어했고, 그녀가 남긴 작품들을 찾아서 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찾아가는 의사 히로세의 집념, 그녀의 존재 자체가 지닌 이미지가 훼손될까봐 사건에 참여를 할 수밖에 없었던 미무라란 두 남성의 사랑 방식은 결국엔 이도저도 아닌 기스기 교코란 여인이 가진 뿜어낼 수밖에 없었던 광기를 감당해 낼 수없었던 사람들로 비쳐진다.

 

자신들 만의 방식으로 그녀를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남아주길 바랬던 두 남성의 집요했던 사랑의 결말은 창작에 대한 자신의 괴물과 힘겹게 싸워왔지만 현실에서는 그 마저도 용납을 할 수없었던 어느 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여인이 가진 창작열을 빗대어 스릴과 함께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녀는 종종 그렇게 말했다.

‘손가락이 멋대로 움직여요.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기분이 들어요. 혼자서 말을 하고, 의식이 생겨나요. 몰랐던 말이 화면에 나타나고, 그게 신기하지도 않죠. 인물들의 움직임, 대화, 이미지가 언어화되어 색이 입혀지고,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무엇 하나 놓칠 수 없어요. 그저 내 손가락의 움직임을 따라 쫓아가는 거죠.

피로한 줄도 몰라요.

배고픈 것도 몰라요.

머릿속이 가스가 충만한 듯 긴장되고, 손가락 감각 이외의 모든 게 사라지죠. 누군가가 전원 플러그를 뽑고, 나는 나 자신으로부터 분리돼요.’ (p.117)

 

 

넘치는 글쓰기에 대한 정열을 감추지 못했던 여자-

 

신의 손이라 불릴 정도의 인정을 받았음에도 자신이 하고자 했던 것을 실천했고 주위의 사람들마저 끌어들여야 했던 여자-

 

소설을 쓴다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떠다니는 말들을 잡는 것이라고. 그리고 소설가란 마음 속에 괴물을 한 마리 키우고 있다고. 그 괴물을 키우면서 작가가 되고, 그 괴물에 잡아먹히게 될 때 자살한다고....라고요.-p 50

 

그로 말미암아 남겨진 사람들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존재로 남게 한 여자 , 기스기 교코란 인물을 통해 출판계의 여러가지 상황들, 창작에 대한 고통과 괴물을 뛰어 넘어서고 자신만의 색채를 느낄 수있는 작품으로 탄생하는 과정까지, (결국 기스기는 그 괴물과 함께였지만....) 그럼에도 읽고 난 후에 기스기 교코가 꼭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하는 광기의 실체에 대해선 이해가 가지않는 부분도 더러 있었다.

 

전작인 대회화전을 읽은 독자라면 이 작가의 처녀작을 다시 읽을 수있다는 기회와 함께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소재와 구성면에선 물론 차이가 있지만 이 작품보다 점차 일취월장의 발전을 했다는 느낌을 준 대회화전에 더 점수를 두고 싶단 생각이 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