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섀도우
마르크 파스토르 지음, 유혜경 옮김 / 니케북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스페인이란 나라가 가진 연상의 이미지는 혼합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이슬람과 가톨릭의 절묘한 조화와 함께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지리적인 여건, 불타는 정열의 나라, 특히 축구를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여러 모습을 지닌 나라여서인지 문학적인 면에서도 다양한 작품을 대할 수가 있는데 요번에 접한 책은 스릴이 있는, 으스스한 모습이 연상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저자의 이력을 대충 보니 현직 범죄학과 범죄 정책을 공부했고 현 바르셀로나 과학 형사 수사대에 근무 중이란다.

이 책이 나온 근거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현역에서의 이점을 십분 발휘했다고 느껴지는데, 아니나 다를까  스페인 주 정부와 ‘RBA리브로스’ 출판사가 수여하는 범죄소설상(Crims de Tinta)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란다.

 

실제로 존재했었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엽기 행각을 통해서 알려진 연쇄 살인마인 엔리케타 마르티’의 등골이 오싹한 실화를 조사해서 나름대로의 소설적인 구상을 통해 책으로 탄생했다고 한다.

 

때는 1911년 바르셀로나-

당시의 사회적인 분위기는 폭력적인 살인사건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202쪽)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부자와 가난한 뒷골목의 차이가 현저히 차이나는 시대였다.

 

두 명의 아이를 유산한 채 더 이상 임신을 할 수 없는 부인과 함께 사는 모이세스 코르보는 형사로서 부인 외에 매춘을 통한 성적인 해소를 즐기지만 매춘부들의 아이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간다는 이야기에 사건의 배후를 캐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소설의 흐름 진행 방식은 좀 다른다.

처음부터 연쇄 살인마인 엔리케타를 드러내는 대신 화자인 '나'가 등장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도대체 '나'의 존재는 누구인가에 대한 초점이 맞춰진다.

 

그녀가 행한 일들이란 그녀 자신의 정신적인 이상으로도 볼 수 있는 아이들의 매춘을 알선하고 아이들을 납치하여 살해한 다음, 아이들의 신체 부위를 이용해 연고와 물약을 만들어 부유한 고객에게 파는일이다.

그런데도 그녀는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이 모든 일들을 서슴없이 행한다.

 

여기까지 차츰 수사를 넓혀가는 과정에서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윗 선의 무언의 불편한 심경이 경찰 고위직에게 전달되고 이 사건은 흐지부지 없어지기 일보 직전까지 가는 상황으로 몰린다.

 

그녀의 행동을 돕고 모이세스 코르보의 두 아이를 데려간 자, 일명 바르셀로나 섀도우라 불린 '나'란 존재는 저승사자란 의미로 해석이 될 수 있는데, 한 곳의 이야기가 집중됐다 싶으면 실제 책 속의 주인공들이 갑자기  등장하기에 약간의 어수선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지에 대한 흥미를 그다지 유발 하지 않는단 느낌을 받았다.

 

확실히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어 보이는 그녀의 행동을 돕는 저승사자의 출현과 이야기 화자로서의 역할은 이 책의 내용상, 극적인 느낌을 주진 않지만, 당시 바르셀로나가 처했던 우울한 분위기의 묘사라든가, 사건의 해결을 풀어헤칠 즈음 안타깝게 죽음을 맞는 모이세스 코르보의 일은 안타깝기만 하다.

 

귀신이야기를 읽는 듯도 하고 현실과 환상의 느낌을 받는 듯도 한,한 사람을 죽이는 과정의 묘사와 시체에 대한 상세한 부분들은 섬짓함을 느끼게 되는, 악마와도 같았던 살인 녀의 행적을 저자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려진 작품이란 점에서 창작의 노력이 돋보인단 느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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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오프 밀리언셀러 클럽 139
데이비드 발다치 엮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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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사람들이라면 우선적으로 장르에 흠뻑 빠지게 되면서 책을 집어 들게 되지만 내 경우엔 읽으면서 아~ 이럴 땐 이 주인공이 나와줘야 이야기의 진행이  더 재밌을 수도 있지 않을까를 생각해 보곤 한다.

 

작가들마다 자신이 사랑하고 애정 하는 캐릭터의 탄생은 수많은 독자들에게 홀릭 현상을 일으키게도 하는 바, 이를테면 홈즈라든가 해리보슈라든가 잭 리처라든가,,, 이러고 보니 이렇게 나열하다간 누구는 리뷰에 이름을 올리고 안 올리고 한다는 서운함이 있을 수 있겠다 싶어 그저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인물들 잔치로 막을 여는 작품이라고만 하겠다.

 

목차를 보는 순간부터 흥분과 기대감이 몰려온다.

책 제목처럼 정말 절묘하게도 지어진 탓도 있겠지만,  문득 작년에 읽었던 "명탐정 따위 두렵지 않다'란 책에서 나오는 동. 서양 탐정의 동조하는 수사과정도 떠오른다.

 

위의 책이 동. 서양간의 유명 탐정들의 수사 전개 이야기라면 이 책은 유명하단 영. 미를 대표하는 추리소설의 대가라고 손꼽힐 작가들 22인이 그동안 그려왔던 대표적인 캐릭터들을 모두 볼 수 있는 앤솔러지 작품을 볼 수 있다는 데서 다른 점을 볼 수 있다.

 

정말 대단한 작가들을 어떻게 이렇게 단편이란 장르를 통해 두꺼운 책으로 내놓을 수가 있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작가들의 협조로 이루어진 등장인물들의 활동을 읽는 맛도 재미를 배가 시킨다.

 

이 작품을 계획한 데이비드 발다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절대 권력>으로 잘 알려진 유명 작가이다.

 

첫 번째 작품으로 수록된 미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와 데니스 루헤인의 패트릭 켄지의 조화는 2015년 에드거 상 노미네이트로 올린 '야간비행'이란 작품부터 포문을 연다.

 

워낙 넓고 광대한 미국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다 보니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현상, 즉 서부와 동부란 식의 반대 지역에서 배출된 각 캐릭터를 한 공간에 모이게 하는 결정적인 사건의 실마리를 엮어줌으로써 두 등장인물들 간의 독특한 개성 넘치는 대화와 그들만의 고유적인 수사 방식을 함께 읽을 수 있다는 것, 마지막 작품인 리 차일드와 조셉 핀더의 캐릭터인 잭 리처와 닉 헬러 간의 이야기를 그린 '대단한 배려'는 말 그대로 '배려' 그 자체를  느끼게 된다.

 

배경뿐만이 아니라 다른 세대들을 살아온 탐정들 간의 결합은 물론이고, 법정스릴러, 일반 추리소설할 것 없이 추리란 이름만 들어간다면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스타일을 제대로 알아간다는 기회가 되는 책이라고나 할까?

 

많은 작가들의 결합이다 보니 단편이라고 하는 한계에 부딪쳐 좀 더 자세히 알고 싶고 그들의 등장이 쉽게 물러난다는 아쉬움을 전해주긴 하지만 추리소설계에서 내가 알고 있었던 등장인물과 그렇지 못한 등장인물들도 알아가는 기회, 그리고 사건이 전개하기 전에 미리 왜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지에 대한 부연의 설명과 사건 배경을 전해주기 때문에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장점을 주기도 하는 책이다.

 

우리나라에도 추리소설계의 작가라고 하면 대충 떠오르는 작가들이 있지만 이들 작가의 결합 된 작품을 읽고 난 후엔 부러움이라고나 해야 할까?

 

국제 스릴러 작가 협회에 속한 작가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자신의 작품 속에 녹아든 캐릭터들과의 대립과 탐색을 통해 새로운 작품으로 선보이게 한 노력도 노력이지만 계속해서 예비 작가들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부럽고 추리라는 독립된 한 장르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그들의 자부심도 부럽기만 하다.

 

추리소설계의 내노라하는 유명 등장인물들을 모두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 한 권을 통해 그래, 난 이런 인물 알아,  할 정도는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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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에서 만나요 - 말이 통하지 않아도 괜찮아! 용감한 10인의 38개국 여행 이야기
강석환 외 지음 / 허니와이즈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워낙 다양한 일정으로 짜인 나만의 여행책자들이 많이 나왔다.

그중에는 연령대가 비교적 낮은 젊은 층들의 책이 눈에 많이 띄는데, 아마도 기성세대보다는 훨씬 개방적이고 언어 노출에 쉽게 적응되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여러 가지 직업에 따라서 내지는 자신만의 여행 향에 따라서 보낸 여행에 관한 책이다. 

 

 네이버와 티스토리 여행 블로거 10인이 각자 한 장씩 맡아서, 흔히 말하는 유명 러거들이 동참해서 엮은 책이기에 자신들이 체험한 여러 가지 황당한 사건 외에도 현지인들,또는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대하는 여행다운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책 뒤편에서도 나오지만 패키지와 배낭여행의 장. 단점을 적어 놓았기에 나에게 맞는 여행 도전기를 해 볼 용기를 얻었다고나 할까?

 

책 제목이 흔히 말하는 사통팔달의 대명사인 사거리가 아닌 왜 삼거리라고 지었을까를 처음 생각했었다.

 

내 나름대로의 생각인 완벽한 여행은 있기가 쉽지 않고 현지에서 부딪치다 보면 예의치 않게 마주치는 황당한 사건들이 많기에 완벽한 사거리의 개념보다는 한 가지 부족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상황의 묘미를 즐길 줄 아는 삼거리란 제목으로 결정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책자를 우선 펼쳐보면 우선 각자가 다녀온 나라의 알짜배기 여행 추천을 꼽는다.

각 나라의 명소도 익히 아는 곳도 있고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신천지 같은 장소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두 번째는 각 나라의 유명한 음식과 민속품들, 그리고 서로가 익숙지 않은 데서 오는 불편함 속에 손짓, 발짓해가며 뜻을 알아채는 보디랭귀지의 체험의 현장, 아무래도 단체보다는 개별적인 여행이라서 물갈이를 통해 고통의 체험을 한순간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간단한 현지어의 명칭이라든가, 입국 시에 밀가루와 비슷한 마약성을 의심해서 물어보는 입국심사 직원에게 자신의 뜻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겪었던 황당함,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입국 당시 돼지에 관련된 음식물 몰수를 당한 사례, 나이 차에 상관없는 사랑의 대상을 찾는 폭넓은(?) 콜롬비아 사람들의 사랑법들은 비록 방문하진 못한 나라일지언정 간접경험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알아가는 맛을 보여준다.

 

 

이름난 관광명소의 소매치기 주의는 당연하지만 두려움도 모른 채 가고자 한 장소에 내려서 차를 발견하지 못한 채 하마터면 밤을 새울 뻔했던 아찔한 순간들을 접하노라면 마치 현장에서 직접 겪은 듯한 순간도 마주치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뿌리치고 여행을 가고자 하는 목적은 아무래도 새로운 사람들과의 잠깐의 만남일지라도  현재의 이곳을 벗어난 자유로움과 함께 문화가 주는 영향이 엄청 컸다는 사실(싸이의 말춤), 대장금, 주몽은 물론이고 책 제목처럼 실제 나라 안의 거리 이름도 '삼거리'라 명칭 된 곳을 읽는 부분들은 신기하기도 하고 짜릿함마저 느끼게 된다.

 

 

독립 장군을 기린 장소, 우리와는 다른 교통 쳬계 때문에 혼동을 했던 작은 에피소드들까지, 실제 내게 맞는 여행의 목적을 이행함에 있어 우리나라와는 조금씩 다른, 실생활의 작은 에피소드들은 미리 알아보고 가는 혜택을 줌과 동시에 불현듯 이 모든 것을 박차고 떠나고 싶게 만든 책이다.

 

우리의 관습과는 다른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각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게 되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일례로  남미에서는 세 번 기침하면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첫 번째 기침은 “건강하세요”, 두 번째 기침은 “ 돈 많이 버세요.”, 세 번째 기침은 “사랑을 받으세요.”라고 한다. 사랑을 받기 위해 일부로 세 번 기침을 하기도 한다는데…….   (하지만 지금 우리들에겐 이건 영~ 아니다 싶다. 자칫하다간 메르스 환자라고 오해받기 십상)

 

책 뒷말미의 어느 책과도 같은 일정에 필요한 항공권 구매서부터 간단한 인사말까지 들어가 있고, 여행이 주는 참 의미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 올 휴가 계획에 해외여행을 세운 사람들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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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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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 결혼을 한 몇 쌍은 평생토록 검은 머리가 팥 뿌리가 될 때까지 살아가라는 주례사의 말이 채 식기도 전에 이혼을 한다는 소식을 많이 접하게 된다.

황혼이혼까지 생각한다면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이 폭발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넓은 의미로 보자면 그만큼 사랑의 의미와 인내심 내지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점차 희석이 되어가는 풍조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청소년 소설로서만 대해왔던 김려령 작가의 이번 소설은 결혼과 사랑의 형태, 그리고 그 의미에대한 생각을 던진다.

 

처음 접한 공간적 배경이 마치 가까운 미래의 현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내 이름은 노인지, 올 해로 29살의 끄트머리를 향해가고 있는 결혼정보 회사 W&L에 근무 중이다. 입사 6년차로 이곳에서도 VIP 전담부서 NM 소속이고 직급은 차창이다

 

NM이란...명칭은 일명 (new marriage)의 약자로서  W&L의 비밀 자회사에 속한 은밀한 부서, 이곳에 소속된 직원들은 VIP 회원의 기간제 배우자로 근무하고 있다.

 

, 계약 결혼, 또는 위장 부부생활을 원하는 상대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동안 계약을 맺고 살다가 헤어지는 직업이다.

 

한 번의 노(no)만 하면 영향을 받게 될 상황에 네 번째 같이 산 남자로부터 다시 재계약이 들어오고 다시 이어지는 생활, 그런데 그녀 앞에 동창인 시정의 소개팅으로 나간 자리에서 만난 엄태성이란 남자 때문에 곤란을 겪게 된다.

 

법적으로 간통이란 제도가 없어지면서 찬성하는 사람, 반대하는 사람 나름대로 결혼제도란 것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해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로 두 사람 간의 조화로운 삶은 오랜 기간의 시간과 참을성이 요구된다.

 

여기에서 보이는 인지의 첫사랑의 동성애에 대한 사랑 때문에 실패한 첫사랑의 반발로 엄마의 구속력을 피하고자 들어간 회사였지만 여기서도 진정한 사랑의 느낌을 받을 수가 없는, 철저한 고객 대응으로서의 부인 역할에 만족해야 하는 사랑의 실루엣만 보일 뿐인 상황에서 인지는 뜻하지 않는 시정의 고백을 듣게 되면서 동창 간의 우정과 사랑이 어떻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픔의 과거를 잊을 수가 없게 하는지에 대한 의문점 해소, 그리고 재 계약한 사람에 대한 느낌이 좋아진다는 감정 앞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말아야 함을 느끼게 되는 진정한 사랑을 찾고는 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진정으로 사랑을 느끼길 거부하는 한 직장인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이는 작품이다.

 

결혼과 사랑에 대한 다소 파격적인 상황 설정과 동성애의 사랑을 다룬 소설이라, 작가의 또 다른 면을 보는 계기를 , 그렇지만 각 사연들에 얽힌 사랑의 형태를 들여다보면 그들 나름대로의 결혼이란 제도 때문에 이혼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람들의 사연과 여전히 나이는 들어가지만 젊은 오빠의 유혹에 빠져 자신의 사랑을 확신하며 살아가는 옆집 할머니 식의 사랑,  엄태성의 스토킹 비슷한 행동 앞에 나조차도 싫어했을 캐릭터의 출현 설정들은 작가의 현란한 글 솜씨와 잘 맞물리면서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 이제는 배우자도 임대하는 세상이 됐구나.

 

고액의 연회비와 혼인성사 자금을 지불하는 NM 회원들에게,

 

이런 아내는 어떠신가요? 하고 내미는 기호품이 된 기분이었다.

 

몰랐고, 끝까지 몰라도 됐을, 모르는 게 더 나았을 그런 세계가, 내 손을 그렇게 잡았다.

 

이 세계로 발을 들인 순간부터 느꼈던 결혼에 대한 회의, 그렇지만 언젠가는 시정의 사랑을 받아들일 날이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하는, 하지만 여전히 결혼 자체에 대한 통렬한 작가의 현실적인 글엔 제도권 밖에서의 사랑이 안전한 제도권 안에서의 사랑보다 더 견고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 "그만한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 왜 이런 결혼을 하는 걸까요?"

 

"법적 결혼을 하면 사는 것보다 헤어지는 게 더 복잡하고 피곤하거든.

 

상대한테 치명적인 실수가 없으면 순탄하게 끝낼 수가 없어.

 

하지만, 같이 사는 사람이 싫은데 더 큰 이유가 있나.

 

통통한 발이 곰 발로 보이기 시작하면 사는 게 괴롭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에 자유롭고 싶은 거야. 그런 면에서 합리적이긴 한데 끈끈한 정은 없지."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들은 사랑을 꿈꾸며 언젠가 나와 잘 맞는 상대가 나타나길 소망하면서 내일을 꿈꾸지 않을까?

여기저기 트렁크를 이끌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천천히 깨달아 가는인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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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 스토리콜렉터 3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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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란 작가의 작품을 통해 독일문학의 추리소설을 대하는 느낌은 새 작품으로 만날 때마다 새롭고 또 기대가 되기도 한다.

 

'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여름을 삼킨 소녀'외에 그녀가 발표하는 작품들엔 사회성 있는 문제들이 들어있기에 가볍게 읽고 끝낼 수만은 없는 특징이 있다. (물론 여름을 삼킨 소녀는 장르상 예외지만)

 

다시 돌아온 '타우누스 시리즈' 7권에 해당되는 작품은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는  2012년 12월 19일부터 시작되는 사건은 2013년 1월 3일을 끝으로 끝이 나지만 그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범인을 미워할 수 없는 연민의 정이 읽으면 읽을수록 쌓여가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휴가를 맞아 재혼의 기쁨을 느낄 기분에 들떠 있는 피아와 그의 상사 보덴슈타인의 조합이야말로 남녀 궁합의 이상적인 팀워크는 바로 이런 두 사람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행 준비에 들떠있던 피아를 결코 떠날 수 없게 만든 사건-

한적한 타우누스 지역의 어느 작은 마을에 개를 데리고 조깅하던 여인이 총에 맞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되고 어떤 흔적의 단서조차도 찾을 수없던 그 상황에서 연이어서 사망자가 발생된다.

 

유명한 심장이식 의사의 부인이 손녀가 보는 앞에서 사망하고, 빵집 여종업원이 쇼핑센터 한가운데서 죽었으며, 연이어서 어떤 특정 인물에 한정된 사람들만 골라서 죽이는 특출한 저격수의 솜씨를 자랑한다.

 

전혀 연관성을 찾지 못하고 헤매던 수사팀에 범인은 자신의 정당한 살인의 행위를 밝히는 부고를 보낸다.

 

죄지은 자들은 고통을 맛 보아야 한다.

그들이 무관심, 욕심, 허영, 부주의를 통해 초래한 것과 똑같은 고통을...

나는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리러 왔으니 죄를 짊어진 자들은 두려움에 떨 것이다.

 

도대체 누가, 무슨 원한으로 이렇게까지 법에 기대지 못하고 솔선수범하여 이런 치밀한 계획을 세웠을까?

 

사건을 파헤쳐 가면서 밝혀지는 사건의 매개는 충격적이다.

인공 장치에 의해서 생명 연장을 하고 있는 환자, 일명 뇌사자에 대한 판명이 났을 경우 장기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범인의 생각과 행동이 독자들도 같이 그 시선과 동정을 따랄 갈 수 있게 그려놓았기에 좁혀져오는 범인이 누굴까에 대한 윤곽을 그려보게 하는 동시에 냉철한 수사관들이라도 범인이 이런 일을 해야만 했을 때의 심정과 그로 인해 죄 없는 또 하나의 생명들이 죽어간다는 두 상황에서 혼동과 그들 스스로도 감정이 무너짐을 느끼게 해 주는 장면 장면들이 아픔을 느끼게 한다.

 

 장기마피자 피해자 모임인 '장피아 모임'을 통해 죽은 자와 그의 가족들이 느꼈을 죽음에 대한 예우와 병원이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워서 저지른 의술이란 이름 아래 저지른 만행의 공모들, 한 생명을 죽이고 또 다른 생명을 구했다는 착각을 가지면서 자신의 앞 날에 이뤄질 야망과 찬사를 위해 스스름없이 저지른 행동들을 보는 과정이 장기기증에 대한 보다 세심한 배려와 심사숙고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해 준 책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맞물려 각자의 개인적인 사랑과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가정사가 곁들여져 있기에 자못 심각한 사건에만 빠질 수 있는 숨통을 잠시나마 쉬게 해 주는 장치가 아닐까도 싶게 한다.

 

분명 장기기증에 대한 그 취지는 뜻이 깊으나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 가족이 붕괴되고 미쳐가는 과정이 살인사건과 맞물리면서 돈, 야망, 현실에 처한 상황들이 모두 드러나는, 어쩌면 쉽게 쉽게 보일 수도 있었을 장기기증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에 의료체계의 허점과 이를 감추려 도모한 그릇된 의료진들의 행태를 고발함과 동시에 막상 닥친 현실에 어떤 결정도 내리질 못하는 가족들에게 어떤 일이 최우선인지, 그리고 그들이 떠나간 사람에 대한 기억과 예우를 결코 잊지 않고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제도의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를 연신 생각해보게 된다.

 

장기기증을 소재로 다루면서도 각 등장하는 인물들의  자신만의 철학이 깃들었다고나 할까?

각자가 생각하는 법의 처벌 기준도 다르게 보인진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범인의 생각은 그렇다 쳐도 죽은 헬렌이 믿으면서 따랐던 톰슨의 법적인 처벌 방식이 그렇다고 볼 수 있는데, 이미 사건의 전개 상황을 알고 있었고 미리 살인을 막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다르게 생각한다.

 

"부르마이스터를 구해요? 내가 왜 그런 짓을 합니까? 그리고 경찰에서 나를 그렇게 모함하고 내친 걸 생각하면 협조할 이유가 전혀 없죠."

"그런데 왜 지금은 마음이 바뀐 겁니까?" 보덴슈타인이 물었다.

"그 놈들 중 한 놈이라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겁니다." 톰슨이 순순히 답했다.

"죄 지은 사람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합니다."

 

톰슨 나름대로의 처벌 방식 앞에서 인간들의 다양한 상황 설정과 그 설정이 나에게 맞게끔 이해되어가는 과정과  이해관계는  읽으면서도 이렇게도 달리 시각을 다르게 본다면 생각이 바뀌어지기도 하는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초반부의 지루함만 조금 극복한다면 작가가 드러내 보이고 자 하는 의료계의 허술한 점과 야망과 맞물려 행해진 결과가 어떻게 한 가정을 10년간 파탄에 잠기게 하고도 그칠 줄 모르게 했는지에 대한 글이기에 추리를 겸비한, 장기기증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책을 덮고도 잊히지 않는 영상으로 그려진 책이다.

 

사전 리뷰단으로 선정되돼 먼저 가책으로 읽어 본 책이라서 더욱 기대감도 컸기에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역시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책을 좋아한다면 이 책 또한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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