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 - 노희경이 전하는 사랑과 희망의 언어
노희경 지음, 배정애 사진.캘리그라피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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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다 보면 정말 좋은 문장들이 눈에 띄어 나도 모르게 서둘러 수첩에 끼적이곤 하고 몇 번씩 들여다보면서 다시금 감동을 느끼곤 한다.

 

책이 주는 제일 좋은 점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러한 문구들, 타인들과 같은 감동을 느끼는 문장도 있을 것이고 그 당시 나와 딱 맞는 어떤 환경조건에 의해서 오로지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문장들을 대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시(詩)가 대표적으로 많이 애송되기도 하고 책갈피에 낙엽이나 꽃잎을 말려서 코팅해 별도로 표시까지 해두는 정성을 아끼지 않는 시간도 그 나름대로 나만의 감정을 간직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이렇게 같은 감동을 받기란 쉽지가 않다.

빠른 대사 전개와 인물들의 동선, 그리고 모든 것을 캐치해야 하면서 봐야 하는 드라마가 주는 종합예술을 방불케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때론 책을 읽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작가 중의 노희경 작가만은 내 경우엔 예외였다.

흔히 말하는 마니아를 자처하며 어떤 작가의 작품을 무조건 본다는 시청자도 아니었지만 각박한 세상에 우울한 분위기의 드라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그녀가 쓴 작품들도 처음엔 보질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본 것이 바로 화려한 시절-

정말 배가 빠지게 웃는 가운데 울음과 콧물, 그 당시의 시대적인 묘사에 어울리는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류성범과 공효진이란 배우를 제대로 보기 시작한 드라마였다.

그 이후 간간이 그녀의 작품을 대하면서 그녀가 쏟아붓는 대사 한마디도 놓칠 수가 없었고 이내 많은 마니아들을 형성하기 시작하더니 대본집도 몇 개 출간이 되었다.

 

작가의 나이가 50에 들어섰다고 하는 말부터 자신의 인생의 채찍질처럼 여겨지는 책이요, 별다른 계획이 없는 한 이 책이 마지막 대사집이 될 것 같다고 한 말에서 작가의 비장한 글 쓰는 사람으로서의 다짐을 엿볼 수가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무래도 고두심 씨가 연기했던 꽃보다 아름다워가 아닐까?

그 드라마에서 김명민이란 배우가 연기를 다시 할 수도 있겠다는 결심도 서게 했다는 말도 들었던 것 같은데, 그 드라마 속의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모두들 기억에 남을 만큼 강렬하기도 했고 눈물을 엄청 쏟으며 봤던 기억이 나기에 노희경 작가의 대표작 중에 개인적으론 최고로 뽑고 싶다.

 

 

이렇듯 작가가 지향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별 희한한 일들도 , 보통의 사람들이 힘겨워하는 일들도, 사랑에 울고 배신에 울고, 부모 자식 간의 감정들,,.... 어느 것 하나 그냥 넘겨가며 보게 되질 않는다.

 

작가들은 일상의 일들도 허투루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 모든 내공들이 쌓여서 이러한 감동의 글이 대사를 통해 절절히 나타내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 수첩에 거의 반이 넘도록 그녀의 드라마 대사들을 기록하던 시간,  대중들의 가슴속을 파고들고 잊혀지지 않게 하는 힘, 그 부단한 힘 자체가 자신에게 혹독하게 다그치는 글쓰기의 연장의 노력의 힘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캘로 그래피가 섞인 책의 편집은 하나하나 넘겨봐도 어느 것이 모자라고 넘치다고 할 수 없는 글의 매혹 세계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정말 글 잘 쓰는 작가의 직업 세계가 부럽다.)

 

말이 앞서는 작가가 아닌 사람이 가진 힘을 믿는 사람이고 또 그러길 원하는 작가이기에 다음 차기작은 또 어떤 감동을 전해줄지, 이왕이면 좀 더 유쾌한 노희경표 작품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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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2 - 조선 패밀리의 활극 조선왕조실톡 2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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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부담감 없이 읽힌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기록의 역사라고 하는 조선왕조실록에 대한 방대한 이야기를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 폰에서 할 수 있는 카톡처럼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가상의 대화창 '톡 talk'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참신한 아이디어로서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첫 1권에 이은 2권에선 중종부터 광해군까지, 2개의 패밀리를 다룬다.

그만큼 이 시대의 복잡하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뜻인데 우선 저자는 첫 장에서부터 흥미를 유발하는 센스를 발휘한다.

 

 

어느 날 갑자기 세종 할아버지에게 친구 추가를 받게 되면서 조선의 왕들을 친구로 등록하게 된 나를 내세우고 본격적으로 역사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데, 첫 장면의 톡으로 시작해서 한 챕터의 이야기가 끝나면 정설과 실록에 기록된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서 별도의 설명을 보충해 준 후에 돋보기 코너를 이용해서 당시의 정세와 왕권의 다툼, 개혁을 하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했던 젊은 피의 대표주자인 조광조와 중종의 관계, 임진왜란 당시 나라의 위정자들이 어떻게 일본을 생각했으며 이이의 주장을 진작 이행하지 못했던 과오, 그리고 여러 가지 사화들을 겪었던 격동의 시대들이 그림과 같이 곁들여져 있기에 훨씬 받아들이기가 쉽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그림과 톡이 음식의 에피타이저 같은 느낌이라면 돋보기 코너는 좀 더 맛을  본격적으로 느끼게 해 주는, 이 책의 구성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지나간 역사를 되돌아봄은 차후에 이런 일들이 더는 발생하지 않길, 그러기 위해서 본보기로 삼아야 함은 물론이지만 답답했던 위정자들의 당권유지에 눈이 멀어 왕권마저 약화되는 조선이란 나라의 힘들었던 시대를 보는 책이기에 실록과 픽션의 구분을 지어서 그린 것도 그렇지만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조선은 약소국이었지만 임진왜란 당시 강대국에게 무조건 고개를 숙이는 대신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불과 수십 년 뒤 재조지은이라며 명나라의 은혜가 하해와 같다고 외치는 사람이 늘어났으니, 인간이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역설하는 부분이 아닐까....

 

책 내용 중에 나오는 구절인데 이 부분만은 우리가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던져준다.

 

아무리 힘든 시대라 할지라도 잠깐의 여유를 누리는 행복인 승경도 놀이판은 마치 윷놀이와 주사위 던지기를 생각하기도 하고 나중에 타짜란 말이 나오는 배경인 투전에 얽힌 이야기도 놀이 문화에 대한 당시의 분위기를 알 수 있게 하기에 부담 없이 역사를 접하기에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이미 웹툰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조선의 역사에 대한 다음 연결 편이 기대를 갖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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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동유럽이다 - 동유럽 인문학 여행 지도
오동석 글.사진 / 테이크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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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을 서유럽보다 먼저 여행했다.

벌서 11년 전이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단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처음 여행을 할 당시엔 아무것도 모른 채 부모님의 권유로 가까운 곳부터 시작된 여행이 점차 이국적인 느낌의 매력에 빠져 욕심이 생기고, 다른 사람들보다 거꾸로 장거리 여행을 나중에 하게 됐다.

 

누구의 여행 방식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는 나만의 여행 방식이 생기게 됨은 여행을 통해서 점차 터득해 가는 깨달음이 다를 뿐 결국 여행이란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나에게 내가 주는 최고의 선물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

 

유럽권은 우리나라와의 거리도 멀고 실제 직장인들이 여러 가지 월차, 연차, 휴가, 이것저것을 합쳐야 겨우 10일을 넘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기에 내 경우에도 서유럽부터 먼저 보고 동유럽권을 생각했지만 지인이 이미 갔다 온 곳이기에 어쩔 수없이 동유럽을 선택하게 됐다.

처음 동유럽이란 말을 들었을 때는 아직도 공산권의 이미지를 지울 수 없었고, 경직된 분위기만 생각하고 내린 첫 프라하 공항은 동유럽이란 이미지를 깊이 각인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이 책을 접했을 때도 목차부터 살펴봤다.

지금의 패키지여행 패턴은 나처럼 동유럽만 여행하는 코스가 있고 동유럽의  몇 개 나라와 발칸반도의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를 경험하는 코스가 있던데, 이 책은 그 모든 나라를 포함하고 있어서 우선은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라면 해외여행 가이드

뿐만이 아닌 제대로 그 나라를 이해하기 위한 첫 코스부터 차근차근히 밟고 갈 수 있다는 데서 이점이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책의 구성은 우선 저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나라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첫 발자국을 뗀 뒤에 본격적으로 유럽이 갖고 있었던 유럽 왕실의 역사와 그 나라의 역사를 함께 보여주면서 관광 명소를 소개하는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책장의 첫 제목 밑에 있는 문구도 동유럽 인문학 여행 지도란 타이틀이 붙어 있는 만큼 모든 여행책자에서 봤던 유명한 먹거리 음식이나 카페 소개 외에 아는 만큼 보인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 주는 여행책이다.

 

내 경우만 보더라도 아무것도 모른 채 여행한 경험은 사진을 통해서 그 이미지에 대한 잔상이 남고 거꾸로 그곳에 대한 공부를 하게 한 반면 방문하려고 하는 나라에 대한 책자를 먼저 읽고 간 후에 여행한 경험과는 현저한 차이를 느끼게 한 터라 저자의 이 말이 무척 와 닿았던 부분이었다.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음악가서부터 역사상 유명한 합스부르크가 가 유럽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헝가리의 유명한 거위 생산과 파프리카에 얽힌 노벨수상자 배출, 온천으로 유명한 지형적인 이유, 헝가리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는 불가리아의 역사와 또 하나의 재미를 준다.

 

 

유명한 야경으로 이름난 체코의 프라하 풍경이나 종교개혁에 얽힌 역사적인 이야기, 아름다운 정원, 황금소로에 대한 이야기, 역시 온천으로 유명한 곳에 대한 글들은 어느 한 나라만 좋다고는 할 수 없는 매력 그 자체로서 만족을 주기에 충분하단 생각이 든다.

 

그 나라를 방문하다면 꼭 맛보아야 할 음식이나 에티켓, 여행경비를 절감할 수있는 패스 이용방법, 점차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크로아티아와 몬테네그로에 대한 글들은 모든 나라를 이미 경험한 사람일지라도 다시 회상에 젖게 하며 미처 모르고 지났던 곳에 대한 가보고 싶다는 열망을 불태워준다.

 

 

 

 

 

여행은 하면 할수록 빠져나오기 힘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알면 알수록 더욱 그 나라에 대한 지식과 볼거리를 챙길 수밖에 없는 재미, 발품을 팔아서라도 이 공연만은 꼭 봐야겠단 사람이라면 계절에 맞게 펼쳐지는 오케스트라 공연이나 연극을, 주위의 온천을 방문해서(남녀 혼욕이 전통이란다.) 자신의 몸을 쉬게 하고 싶다면 그곳만 중점적으로 할 수도 있는 다양한 문화 체험과 자연경관이 역사와 함께 숨 쉬는 곳이기에 서유럽권의 관광이 혼잡하고 쌀쌀하단 인상을 받게 한다면 아직은 이보단 덜 때가 묻지 않고 중세적인 모든 양식을 제대로 접할 수 있는 곳 동유럽을 방문해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역사적인 핍박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자신의 나라 모습을 찾아가는 여러 나라들의 모습을 통해 책에서 접하는 것도 좋지만 이와 더불어 여행을 함으로써 시각적, 공간적인 느낌을 모두 받는 것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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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랭 레몽 지음, 김화영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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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기차인지 고속 전철인지 모르겠으나, 난  그냥 기차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한 남자는 창 밖을 바라 본 풍경을 통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를 연신 궁금하게 한다.

 정말 이토록 가슴 한 구석의 서늘함과 과거로의 회상, 그리고 쓸쓸함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을 기쁘게 접했다.

 

알렝 레몽-

 

저자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부끄럽게도 그의 작품은 이번에 처음 제대로 접한다.

책 겉표지에 이력을 보니 유명한 잡지의 편집장을 지낼 만큼의 이력이 눈에 띄고 이 책이 발간된 것이 2000년도이나 시간이 흘렀음에도 전혀 구식의 때가 묻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번역자의 필치의 힘도 있겠고 가장 중요한 저자의 글이 독자들로 하여금 같은 동질성, 그 당시의 누구나 겪었을 시대적인 상황이 비록 시간 차이만 있을 뿐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선 여전히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 힘이 들어있지 않아서일까를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순간 순간을 나 자신의 살아온 시간과 비교해 보게 됐다.

나 또한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동안 한 집에서 부모님과 형제들과 같이 생활하고 단독을 벗어난 시간이 얼마 안되었기에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응팔의 골목의 정겨운 풍경들과 함께 이 책에서 그려진 가족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저자의 가족은 대가족이다.

10명의 형제자매와 부모가 한 집에서 살면서 겪게 되는 좁은 공간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터득하게 되는 삶의 연장선들, 오랜 시절 우리나라의 옛 풍경을 연상시키는 엄마들의 냇가 빨래터 모습 묘사까지, 유머가 있고 따뜻함과 복잡스러운 생활질서가 있었으며  전쟁 이후로 여러 번 집을 옮겨 다니다 최종적으로 트랑이란 곳에 안착하고 그곳에서 형제들이 차례로 기숙사로 떠나면서 또 다른 생활에 적응하기까지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누구나 자라면서 겪는 유년시절의 놀이는 더 이상 일정한 나이가 되면 하지 않게 됨을, 이 또한 인생의 한 순간과 작별하고 다시 새로운 만남에 적응하면서 살게 됨을 느끼게 해주는 각 에피소드들이 모든 감정을 다 동반하게 만든다.

 

시대적인 상황에 부응하고 전통적인 가톨릭 집안에서 우파로서 살아가는 자신의 집안 분위기와 함께 어릴 때는 몰랐던 부모 간의 불화를 겪으면서 고스란히 경험하게 되는 집안의 경직된 분위기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모르고 자란 자신의 성장기를 쏟아낸다.

술 마시고 들어오면 폭언을 일삼으며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면서 이어지던 부모님의 결혼생활은 아버지의 죽음을 맞고 비로소 엄마가 가장의 길로 들어서는 결과를 낳는데 까지....

 

아버지의 죽음은 아버지의 나이 53세, 자신이 비로소 당신의 나이가 되고 보니 아버지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실들까지 이해할 수 있는 여유로움과 왜 진작 솔직히 아버지와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미련,  마음이 아픈 병으로 끝내 자살로 삶을 마감한 여자 형제에 대한 이야기, 간단한 위궤양 수술로만 알고 있었던 엄마의 병이 암이 전이되어 더 이상 손을 쓸수 없게 된 사연들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이별의 상처를 만나게 된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의 철부지 적이 오히려 좋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원하지는 않았지만 인생의 여정은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어느 날 불쑥 이별의 손을 전하는 것을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주위에선 평판이 좋았던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 다른 중편인 '젊은이가 지나갔다'는 전편에서 말하는 대가족 속에 자신과 가족에 대한  삶을 회고하는 형식이라면 여기서는 본격적인 자신의 성찰 기이자 내면에 깃든 고백서이기도 하다.

 

친. 외가가 모두 전통적인 가톨릭이었던 영향과 형제자매 중 신부가 돼도 좋겠단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저자의 신앙심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이 이야기는 1968년 5월에 일어났던 68 혁명이라는 이념의 대립과 자신이 갖는 종교적인 고뇌,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있는 것인지, 자신의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했던 젊은 날의 자신의 자화상을 돌아보는 자전적인 성격의 소설이다.

 

두 편의 책을 통해 저자의 생애를 관통하고 있는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여형제의 자살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겪게 되는 인생의 작별의 순간이 그 순간마다 화해와 용서, 상대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했거나 아쉬운 이별의 정으로 마감을 해야 했던 저자의 이야기들은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임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란 노래가 구구절절 생각났다.

이 노래를 들었던 당시가 서른도 되지 안됐던 때였지만 노래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 기억이 난다.

 

 

 

매일매일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이 이 시간이 지나면 이별하며 살고 있다는 구절이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한 대목마다 같은 울림을 주기에, 저자의 두 편의 글은 다른 책들보다 더 정독하게 읽게 만들었고 이는 아마도 이런 인생에 대한 쓸쓸함을 솔직하면서도 관조적인 자세로 쓴 저자의 영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 번 읽고 책장에 보관해두는 책이 아닌 인생 전반에 흐르는 밝은 톤과 회색톤의 인생의 여정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책, 다시 한 번 정독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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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향연, 인간의 만찬 - 배반의 역사로 잃어버린 궁극의 맛을 찾아서
김현진 지음 / 난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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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있어서 하루 세끼를 섭취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방송에서도 나오는 먹방 프로그램이나 삼시 세끼라는 프로가 인기를 끌었을 만큼 인간들의 삶이 점점 나아지면서 궁극의 호기심은 역시 먹을거리가 상위를 차지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인간이 오랜 세월 자신들의 지능 발달을 높이면서 점차 동물과 식물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고 그에 따라 발전시킨 음식이 어떻게 인류의 생활을 가깝게 지배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철학과 종교를 아울러서 다룬 책이다.

 

먼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인간이 신들에게 바칠 음식을 올릴 때 이미 신들은 음식의 실질적인 섭취가 아닌 향기로 섭취를 했으며, 이후의 음식을 실제적으로 섭취한 자는 인간들이었다.

신과 인간의 매개가 되어 온 음식에 대한 경건함 마음가짐, 그 이후 아담과 이브가 신과의 약속을 저버림으로써 오늘날의 인간들의 고통스러운 노동과 출산을 통해 가지게 되는 일들까지, 또한 불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도교, 성리학을 아우르는 전통적인 음식에 대한 고찰과 종교에서 바라 본 음식을 어떻게 먹고 수행을 할 것인지에 대한 여러 분파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즉, 살생을 하지 말란 의미에서의 종교 교리를 이행하기 위해선 육식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음식 섭취를 하지 않는 한 생명 위협에 다가선다는 딜레마에 빠진 불교 수행자들의 수행법이 어떻게 분파가 갈라지게 되었는지, 기독교의 예수님이 지향한 진리의 말씀에 근거한 여러 가지 일들을 통해 우리는 보다 더 나은 음식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게 되는 책이다.

 

 

지구 저편에선 절대적인 빈곤에 허덕이며 오늘도 기약 없는 생명의 연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편에선 먹다 남은 음식을 버리기에 급급한 실정을 감안한다면, 저자가 말하는 '나누고 함께 먹고 즐기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음식이란 단어는 흔히 쓰는 말이지만 로마 시대만 하더라도 권력의 상징이었음을, 포크와 나이프의 크기와 위치를 어디에 둘지, 먹는 순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위스키는 어떻게 마셔야 품위 있고 교양 있는 귀족으로 인정을 받는지에 대한 구분이 일반 평민들과의 계급 차별이 되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역사적인 사실들이 음식의 권력이 대단했음을 알게 해 준다.

 

 

 

***** 식탁은 권력의 연장선이다. 우리의 식탁이 어떻게 꾸려지고 있는지는 우리가 어떤 권력관계에 놓여있는지를 설명해준다-P 142

 

시대가 빠르게 변화면서 겪게 되는 코셔 음식에 대한 인증이나 할랄에 대한 인식 또한 하나의 음식이란 것을 염두에 두고 그 음식이 지향하는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또 하나의 음식 절제를 통한 나눔과 먹는다는 것의 기쁨이 있을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을 하게 되는 책이다.

 

다양한 종교와 철학, 고대서부터 지켜 온 수행자들의 고뇌와 음식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며 먹기 싫다고 아무런 생각 없이 버리는 음식은 없었는지, 먹는다는 행동에 대해 또 다른 생각할 의미를 던져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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