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전이의 살인 스토리콜렉터 42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하윤 옮김 / 북로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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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독특한 설정으로 색다른 추리와 스릴의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다.

SF가 섞인 이색적인 구성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밀실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이 책은 내 몸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인격이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고 이는 다른 타인의 인격이 내 몸안에 들어오는 경우도 마찬가지란 설정하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 후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상황들과 미처 대처하지 못했을 때의 가상의 상상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책이기에 처음 접해보는 소재라서 흥미로움을 준다.

 

 

캘리포니아의 한 쇼핑몰에 위치한 패스트푸드점 ‘치킨 하우스’-

여기엔 모두 국적이 다른 7명의 손님들이 모이게 되고 그중에는 약혼자로부터 실연을 당한 후인 일본인 토마 에리오, 할리우드 배우 지망생인 미모의 영국 여성 재클린, 가게의  종업원인  흑인 바비, 프랑스와 일본인 남녀 커플 알랭과 아야, 대머리 마초 스타일의 미국인 랜디, 아랍계 외국인 유학생 하니란 사람들이다.

 

 

에리오는 바비에게 건물 안에 들어서 있는 어떤 것을 지목해 묻게 되고 바비로부터 예전부터 있었던 건물이되, 오히려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가면서 가게를 운영한단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던 중, 지진이 발생하면서 건물 내에 있는 사람들은 피신할 목적으로 이상한 건물의 자물쇠를 풀은 바비의 행동으로 그 건물 안에 들어가게 되고 이후 그들은 여러 날을 견디면서 서로의 인격이 전이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는 그 미지의 건물이 실상은 사람의 인격을 교체하는 ‘매스커레이드’ 현상을 연구하는 미국 정부의 은밀한 연구 시설이었으며 인격 전이를 연구하는 아크로이드 박사의 말에 따라 전이의 순서와 평생토록 이러한 현상은 계속 반복되어감을 알게 되면서 좌절에 빠진다.

 

그런 가운데 7명 중 한 명인 일본 여성 아야의 죽음과 연이어서 계속 발생되는 밀실처럼 여겨지는 생활공간에서 살인이 일어나게 되는데....

 

언뜻 보면 가상의 설정이라서 일어나기 힘든 일일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지만 작가가 그려보는 책 속의 이야기들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두 사람의 경우 일대 일 방식으로 전이가 돌고 돌지만 3인 이상일 경우, 즉 위의 경우처럼 6명이 전이가 되는 경우 시계방향으로 전이가 되면서도 그 시기가 일정치 않기에 여기에서는 수시로 인격 전이가 벌어짐과 동시에 읽는 독자들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누가 누구에게 전이가 되고 그 여파로 생긴 살인의 현장을 어떻게 빠져나오고 헤쳐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감각의 긴장성을 요구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렇듯 작가는 긴밀한 인격 전이가 벌어지는 공간에서 어느 한 사람이 누구를 죽이든 언젠가는 내 몸안에 내가 들어가는 시기를 놓칠 수 없다는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이 저지르는 살인의 현장 설정이 인간 스스로가 지니고 있는 나만의 인격을 찾고 싶다는 급박한 욕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살인을 저지르는 원인들은 알고 보면 제 3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전혀 문제시될 수 없는 것들이 당사자에게는 시기와 장소, 그리고 그때의 자신의 감정 상태에 따라 무시하지 못할 결과물을 낳게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의 설정들이 공상을 가미한 환경과 더불어서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게 하지만 읽는 내내 인격의 실체화란 형이상학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룬 장면들은 과학의 발달이 나날이 발전한다는 가정하에 볼 때, 마냥 가상의 설정으로만 볼 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긴박한 서로의 인격 전이로 인해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급기야는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물을 낳게 하는 그 가운데서도 로맨스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설정은 긴장감 속에 이완 작용을 해주는 장치로서도 무난하게 다가온다.

 

책의 뒤편을 보니 책이 나온지는 1996년도에 초판의 서문이 실린 것으로 볼 때 당시에도 획기적인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자신만의 책 성향을 가지고 발표하는 작가의 작품에 대한 기대가 여전함을 느끼게 해 준책이다.

독특한 설정과 색다른 느낌의 스릴을 맛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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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밥도둑
황석영 지음 / 교유서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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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가족들 모두 저마다의 출근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상차림은 쉽게 끝나지가 않는 것이 요즘의 가정집 풍경일 것이다.

 

 밥 먹고 출근하는 남편은 간이 큰 남편이란 우스개 소리도 있던 때가 있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실상은 바쁜 일 때문에 지친 피로를 좀 더 풀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아침을 거른 경우도 있을 것이고 서로의 맞벌이 때문에 챙겨주기 힘든 시간 타임도 있을 것이고, 중. 고등학생만 있는 집만 보더라도 서로 다른 등교 시간 때문에 엄마들의 상차림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이렇듯 음식이 주는 느낌은 참으로 다양한 사연과 함께 우리를 이끈다.

시간이 흘러가면 과거의 향수는 더욱 간절해짐을 느끼게 되는데 어렸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저녁때의 할머니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이야 아파트 생활이 대부분인 가정집이 많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시골에 가면 같은 방이라도  아랫목, 윗목 하면서 불린, 유난히도 따뜻한 방 부분이 있었다.

그 아랫목에 할머니는 항상 할아버지가 퇴근해 오실 즈음이면 지금은 가끔 방송에서 볼 수 있는 주발이란 그릇에 할아버지 몫의 따끈한 밥을 따로 덜어 이불을 덮어놓고 할아버지가 오시면 드리던 때가 생각난다.

 

그 당시 시골에 놀러 가게 되면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항상 저녁을 먹곤 했었다.

가족들이 모이면 그날 하루 동안에 있었던 각자의 이야기들을 듣고 그에 대한 얘기를 하던 시간이 즐거운 기억으로 떠오른다.

 

상에는 어떨 때는 생선이 올라와 있고, 어떨 때는 돼지불고기 고추장 양념된 것이 올라온 적이 있었는가 하면 손자 손녀 내려왔다고 찐 옥수수는 기본이고 장떡이나 부추 전 부침개, 감자전, 때마다 그 철에 어울리는 채소 위주의 음식이 올라와서 지금의 어린아이들이 인스턴트에 익숙해진 요즘과는 달리 옛 어른들이 즐겨 드시던 반찬을 즐겨 먹었다고 그 영향은 지금도 여전하다.  

 

또한 드라마 응팔에서도 나왔지만 결코 동네의 엄마들이 서로 가족처럼 어울리며 음식을 나눠먹던 장면들이 그저 설정에만 그친 것이 아닌 실 생활에서도 실제 벌어진 일인 만큼 정말 가깝게 느껴지던 장면으로 기억이 된다.

 

특히 김장철이 되면 이웃들이 서로 도와가며 형님, 자네~ 하면서 품앗이하듯 서로 김장을 담가주고 김장을 마치고 나면 김장 나머지 부분에 깨소금과 참기름을 넣어 겉절이 비슷하게 나눠주던 기억,  김장에는 역시 빠질 수 없는 돼지고기 보쌈과 따뜻한 흰 밥, 배추 된장국, 그리고 여기에 더불어 아줌마들의 왁자지껄한 수다가 같이 곁들여진 그 시절이 떠오른다.

 

오래간만에 오랜 옛 시절로 돌아간 느낌을 전해준 책, 바로 황석영 작가의 에세이 집인 이 책은 황석영의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디자인하우스, 2001)의 개정판이다.

 

책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책 뒤 말미에 이미 세상을 하직한 옛 동료를 생각하며 추려낸 글을 다시 집어넣어서 새롭게 나온 책이다.

 

총 5 부분으로 이루어진 글의 구성은 작가의 인생 전체를 관조하게 되는 인생 여정과도 맞닿아 있다.

 

1. 유배지의 한 끼니

2. 흘러간 사랑
 3. 잃어버린 그 맛
4. 나그네 살이
5. 밥도둑, 토박이 음식

 

작가로서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해외로 나가 있던 시절에 겪었던 음식에 대한 추억, 어린 시절 6.25 동란을 피해 영등포에서 살던 시절 처음 느꼈던 누룽지를 건네던 소녀에 대한 향수와 첫사랑에 대한 느낌을 시작으로 각 장마다 그에 어울리는 작가만이 간직한 음식과 주위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겪은 당시의 상황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글로 탄생이 됐다.

 

이국에서의 음식에는 이미 들어 낯익은 음식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음식의 경유가 지역적인 환경과 그 안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어떤 음식으로 탄생이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가 쓰여 있는 만큼 음식이란 혼자 먹을 때보다는 누군가와 어울려서 먹을 때에야 제대로 맛과 분위기가 함께 조성이 되어 제대로 먹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누구나 자라 오면서 맛나게 먹던 음식들 한두 가지는 기억 속에 갖고 있을 것이다.

어떠한 사건과 겹쳐서, 아니면 어떤 계기로 영화를 보는데 동질감을 느껴서, 아니면 동창회 모임이라든가 친구와 함께 떠난 여행지에서 먹던 음식들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각 고장에서 보이는 음식들의 소개를 읽노라면 미처 몰랐던 각 고장 특유의 음식 맛에 대해 눈으로 호강을 하다 못해 군침까지 흘리게 되고 여기에 덧붙여 당장 기차를 타고 떠나고 싶은 마음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역시 가장 뭉클하게 한 글은 작가의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드시고 싶다 했던, '노티'란 음식이다.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음식인데 북쪽 음식이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점도 있겠고 작가가 북에 있는 다른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서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된 음식의 추억이 잊히질 않는다.

 

나서 자란 고향만큼 사무치게 그리움을 동반한 음식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가까운 동료와 서로 어울려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셨던 술자리에 얽힌 각 고장의 음식들이 이젠 하나 둘 이별하면서 결코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작가의 동년배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대목에선 눈물이 또르르....

 

"아욱 된장국이 올라올 때면 어쩐지 수저가 무겁다. 좀 잘해줄걸"하는 이젠 세상을 같이하지 못하는 옛 지기를 향한 그리움의 언어에서 "순수한 처음의 식사를 회복하는 일은 자기 시대를 정화하려는 모든 사람들의 기본 출발점이다."

 

배고픔에 대한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먹을 것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넘어 누군가와 같이 뜻이 맞는 사람과 같이 먹었던 음식에 대한 추억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에 동감하게 된다.

 

같은 음식이라 할지라도 누가 해주었고, 그 누군가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고, 그 음식을 나와 같은 어울리는 타인, 그 누군가와 같이 먹고 즐긴 그 음식에 대한 향수는 두고두고 가슴에 남을 추억거리에 속하지 않을까?

 

그래서 요즘에도 그렇게나 많이 음식에 관련된 프로그램이 생기지 않나 싶기도 하고 살기가 워낙에 팍팍하다 보니 저렴한 음식 소재를 통해서 제대로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기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닌가도 싶다.

 

한국의 장아찌 요리에 대한 많은 종류와 각 지방에서 난 음식을 이용해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동화되어 가는 모습들이 당장 따뜻한 밥만 있다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일 만큼 오랜만에 음식에 관한 아련함 속에 깃든 향수를 느껴 본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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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마운틴 스캔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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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 《너는 모른다》, 《마리오네트의 고백》을 읽어 본 독자라면 이 작가가 지향하는 글의 내용을 훨씬 더 잘 알 수 있는 작품을 다시 만났다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추리 소설들이 그렇지만 읽는 독자들의 두뇌 싸움을  유도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전혀 뜻밖의 사실들을 드러냄으로써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장치를 주로 이용하는 작가들이 있는데, 이 저자가 추구하는 내용들은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은 책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전작과는 달리 이번엔 자연의 대표적인 '산'을 배경으로 이루고 있는 책이다.

 

주인공 뱅상은 프랑스 동남부 지역에 있는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에서 산악 가이드로 프리로 일하고 있다.

한 곳에 정착하기보단 계절에 따라 등산객들이 원하는 코스를 설명과 함께 안내를 해주면서 한 해에 해당되는 돈을 모으고 앙콜리라는 산장에서 아끼는 개와 함께 살아가는 41살의 남자-

그런 그에겐 5년 전 눈 맞은 관광객과 함께 도망간 아내 로르가 있고 그 충격으로 인해 로르에 대한 복수와 상처의 충격을 하룻밤 상대로만 하는 여인들을 통해 해소하려는 생활이 주를 이룬다.

 

그러던 중 여행사 직원인 미리암과의 관계는 그녀의 자살로 이어지게 되고 좁은 마을에선 그에 대한 차디찬 시선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단짝 친구인 공원 관리직원인 피에르마저 비난의 눈길을 보내게 된다.

 

한편 메르캉투르 지역 군인 경찰대에 배치받은 초년병 군인 경찰 세르반은 지리도 잘 익힐 겸 뱅상에게 가이드를 부탁하게 되고 점차 둘은 동료로서 친근감을 쌓던 중 피에르가 죽은 채로 발견이 된다.

 

절친한 단짝 친구의 죽음이 몰고 온 파장으로 인해 뱅상과 세르반은 익명으로 받은 편지를 통해 사건의 배후에 어떤 이상 징후를 느끼고 사건의 실체를 파헤쳐나가는데.....

 

과연 프랑스 최고의 권위 있는 추리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저력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실제로 저자 자신이 배경이 되는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이 산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의 실체를 다룬 이야기의 소재로서 그녀의 글에 대한 역량을 잘 발휘한 책이 아닌가 싶다.

 

계절마다 변하는 산의 천태만상의 묘사, 계곡과 현기증이 나는 현상과 험난한 여정을 통해서 느끼는 등산의 맛, 그 가운데 여자라면 믿질 않게 된 뱅상이 세르반을 만나고 나서 그녀에 대해 새롭게 느끼게 되는 사랑이 세르반이 받아들일 수 없는 성 정체성과 겹치고, 이후 그녀가 그에 대해 느끼는 사랑의 변화까지 곁들여져 있는 책이기에 기존에 느껴보지 못했던 로맨스가 살짝 가미된, 그러면서 그녀의 주 특기인 인간의 심성에 내재해 있는 변화무쌍한 암투와 비리, 비밀 폭로와 그 피해를 본 사람들, 뱅상 아내의 비밀, 그리고 여기엔 마리오 영감의 보이지 않는 미지의 힘까지 보태지면서 급박하게 돌아가는 설정들이 추리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코냑 추리소설 대상 수상작인 '빅 마운틴 스캔들' 이란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그녀가 다루는 인간들의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자신들이 자신들의 죄, 혹은 자식의 죄를 감추려는 부모로서의 결단력들이 어떻게 타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그 피해를 입게 된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사람들에게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는지의 한계에 부딪치는 한정 공간에서의 사투 장면이 여전히 매력을 발산한다.

 

기존의 작품들이 한 곳에  머물면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숨 막히게 느껴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이 작품에서 보이는 배경이 산이란 점, 그렇지만 결코 자연도 그렇게 호락호락 인간에게 친절만 베풀지 않는다는 깨우침과 함께 피에르의 죽음을 둘러싼 사소한 작은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연결의 고리가 깊어지면서 이를 막으려는 인간들의 비 인간성을 제대로 포착해서 그린 또 하나의 그녀의 대표작이란 생각이 든다.

 

항상 그렇지만 그녀의 작품에선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가 없다.

무사히 사건의 해결을 마친 주인공들의 행보를 통해 독자들은 여전히 책을 덮고서도 아련한 심정을 갖는다고 해야 하나?

이 책에서도 모처럼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느껴가는 두 사람의 사랑을 안타깝게 그려내고 있어 독자의 입장에선 사뭇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기도 하다.

 

 

‘프렌치 스릴러의 여왕’, ‘프랑스 심리스릴러의 아이콘’이라는 별칭을 얻은 이름만큼이나 매 작품마다 새롭게 보이는 그녀만의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이 책 또한 실망을 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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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퀸 : 적혈의 여왕 1 레드 퀸
빅토리아 애비야드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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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판타지 소설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모든 책들마다 특색이 있기 때문에 매번 접할 때마다 저자의 창작력에 놀라기도 하고 그 내용들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읽을 때마다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처음 접한 작가의 책인데 놀랍게도 처녀작이란다. 

그것도 나오자마자 8개국이 넘는 나라에 판권이 팔리며 큰 호평과 함께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라는데, 제목만으로도 내용이 무척 궁금해졌다.


판타지가 그렇듯이 등장인물들의 공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삼차원이 아닌 그 너머의 공간을 지향한다. 


이 책에서 나오는 것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소재가 당연코 제목이 암시하듯이 적혈, 즉 피를 소재로 한다. 


두 종류의 인간들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세상인 노르타 왕국-





상위층이자 귀족들이면서 왕과 왕비가 있고 그들은 은 혈이란 혈액을 가지고 있다. 

은 혈이란 말에서도 짐작하듯이 피가 은색이다. 

그들은 저마다의 모두 다른 능력이라고 해야 할까?

각기 다른 것을 보유하고 있고 그것들을 간직한 채 연마하면서 하위층이라 불리는 적혈, 즉 붉은 피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배한다.


은 혈보다 못한 척박한 생활을 이루는 적 혈들의 생활은 18세가 되면 전장에 징병이 되고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주인공 메어는  자신의 징병 차례가 돌아오는 시간까지  소매치기로 생활을 하던 중, 소꿉친구인 킬런의 징병을 피하는 방법을 도모하던 중 은 혈들이 사는 곳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뜻밖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 


왕세자 칼의 만남은 그녀를 궁녀의 하인으로 들어가게 만듦으로써 그녀는 우연히도 은 

혈들만 가지고 있는 능력을 보이게 되고 그들의 계획에 따라 은 혈족의 일원으로 신분을 탈색, 두 번째 왕세자인 메이브의 약혼자로서 입지를 갖게 되는데...


흡인력이 좋은 책이다. 

일단 읽기 시작하면서 속도가 빠르게 장면 설정 설정 하나하나가 언뜻 ;다이버전트, '헝거게임', '왕좌의 게임', 그리고 영화 '액스맨','글래디에이터'에서의 경기를 연상시키는 듯한 모습들이 비슷하면서 약간씩 다르게 보이고 그 가운데서 서로 호불호를 가릴 수 없는 치열한 은 혈들만의 세상을 통해 힘과 권력, 그리고 누군가는 누구를 배신할 수 있다는 문구를 적절히 소화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게 만든다. 


각기 특출한 능력들을 대하면서 인간들의 세상에도 이런 능력들을 모두 하나씩 가지고 있다면 기아나 물난리, 지진, 태풍, 폭우, 병 치료,... 그  어떤 어려움도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우연히 입성하게 된 성에서의 첫째 왕세자 칼과의 로맨스 기류를 타는 아슬아슬함 속에 배신과 배반, 뜻밖의 내용들이 1.2부에 이어지면서 주인공 메어가 칼과 함께 죽음을 앞에 두고 싸움을 벌이는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 장면을 상상하게 만든다. 


성공한 신데렐라의 이야기도 아니기에 이 이야기 속에 주류를 흐르고 있는 내용들은 인간 세상에 모두 볼 수 있는 자신 앞의 이익을 위해서 어떻게 상대에게 안심시키고 접근하며.  자신의 이상 실현을 위해 또 다른 음모를 꾀하는 은혈 왕족의 잔인한 행동을 막고 보다 나은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서서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메어의 시선을 따라가는 이야기 이기에 성장소설과도 통할 듯한 소설이다.


가공의 시대인 노르타 왕국에서의 권력암투 속에 과연 칼과 메어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지...


연속 작인 다음 이야기 '유리의 검'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 남자 속에 둘러싸인 채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지, 각 캐릭터마다 모두 매력적이기에 아마도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또 다른 판타지 속에 빠져 들어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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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 - 마음의 위안을 주는 잔잔한 옛이야기
찰스 A. 이스트먼 지음, 김지은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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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하면 생각나는 것은?

원 리틀, 투 리틀 인디언~... 이란 노래, 아니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아니면 간단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이동 천막과 추장이 있고 백인들을 무참히 죽이는 수우족을 연상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영상의 힘은 큰지라 인디언에 대한 이미지는 '늑대와 춤을'에서 나오는 캐빈 코스트너가 춤을 추고 '주먹 쥐고 일어서'란 이름의 여인과 사랑을 하게 되면서 인디언들과 함께 살아가고 동화되어가는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그 이전엔 서부영화가 단연코 앞지르지만 말이다.

 

우리와 같은 피부 색깔과 거의 비슷하고 생김새도 같은 듯 다른 이들에 대한 관점은 그동안 백인들이 주도하는 모든 곳곳에 침투한 영향의 결과로 두뇌도 낮고 교육열도 저하되어 있으며 그들의 생활 방식 자체도 거의 원시인처럼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가끔 시를 통해서나 짧은 에세이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접할 때면 인디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을 만나게 되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도 비슷한 점도 느끼게 되고 그들의 단조로운듯한 삶에도 관심을 두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토종 인디언이다.

1858년 겨울, 미국 미네소타의 한 들소 가죽 티피에서 수우족 부부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기독교 개종으로 인해 교육을 받은 지식인이다.

백인들이 그동안 주도해왔던 그들의 관점에서 본 인디언들의 삶과 철학 이야기가 아닌 실제 인디언 출생으로서 인디언의 삶과 지혜가 담겨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아낸 책이다.

 

책의 구성은 1부가 전사들, 2부가 여자들이다.

 

흔히 남성우월주의란 것도 없이 고루 남녀평등의 사회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곳곳의 이야기들은 잔잔한 연못의 흐름을 연상시킨다.

철저한 개인주의로 물들고 개인의 이익에 앞다투어 살아가는 치열한 이 시대에 이런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접한다는 것이 어쩌면 마음속의 위안을 삼아도 되겠단 싶은 생각도 들게 하고 특히 여성들의 삶은 희생, 사색적이면서도 때론 시의 적절하게 용감성을 드러내 보여 주기도 한다.

 

그들 사회에서도 사랑이란 단어는 달콤하다.

남녀의 사랑은 허울에 젖어서 이익을 탐하면서 이루어내는 것이 아닌 솔직담백 그 자체이며 평화롭게 이루어지는 과정들이 오늘날의 사랑의 깊이와는 또 다른 느낌을 전달해 준다.

 

인디언들이 어떤 것을 숭배하는 자세, 특히 신의를 다룬 부분이 인상적이기도 한데 영화에서 보더라도  진정 친구로 생각하는 사람에겐 신의를 지키는 모습들을 종종 볼 수가 있듯이  <개의 무덤>, <스나나의 아기 사슴>, <충성스런 노새>를 통해서 동물과의 신의를 다룬다.

 

동물이라고 해서 막대하는 것이 아닌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교감을 나누고 소통을 통해서 진정으로 하나의 자신의 신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 인디언들의 이런 생활방식은 그 오랜 세월을 통해서 그들 나름대로 자연과 동물,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결코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는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해가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게 느껴진다.

 

필요한 만큼만 취해 살아가는 삶 자체도 이제는 어렵게 느껴질 만큼 물욕이 생기는 시대라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나마 잠시 쉬어가는 느낌을 받게 해 주는 책이다.

 

특히 책의 마지막 부분에 용어 해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언어의 새로운 습득은 그들의 말 뜻이 일반 우리들이 사용하는 말보다도 더 뜻깊고 정 깊게 다가오기에 재미를 주며 시간이 날 때마다 짧게나마 조금씩 음미해 보며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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