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턴드
제이슨 모트 지음, 안종설 옮김 / 맥스미디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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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
 시간을 초월해 다시 당신 앞에 나타난다면?

 

읽을 책을 선정할 때 출판사의 문구를 참조하고 유명 상을 수상했다고 모든 사람들이 공감을 이끄는 책은 그리 많지가 않다.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겠고 과대광고에 현혹되어 읽었지만 생각보다 기대에 차지 않은 책을 읽었단 생각도 드는 책이 더러 있다.

 

하지만 첫 문구에서 강한 시선에 끌려 읽다보면 공감을 끄는 부분들이 대부분 실패할 확률들이 적었다고 생각해보면 출판사의 글귀는 분명 마케팅차원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함을 깨닫게된다.

 

인간의 생사는 분명 자연의 이치이며 그것은 자연의 한 법칙으로서 우리 모두는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나게 되지만 현실에선 그런 사실을 인지하고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많은 소요의 시간이 필요한다.

 

나이가 듬에 따른 어른으로서의 책임감, 그 곁엔 분명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의와 그들을 추억하는 데에 있어서  소중한 기억들이 차지하고 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사랑하는 이와의 헤어짐이 오랜시간에 걸쳐 이뤄진 병마와 간호에 지치면서 이별을 맞은 사람도 있겠도  어이없이 한 순간에 그 어던 말 조차도 하지 못한 채이별을 경험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별을 마친 후에 그 남겨진 쓸쓸함과 그 동안 못했던 행동들이 쌓이면서 서서히 헤어짐의 영상이 뚜렷한 가슴을 파헤치며 울부짖던 순간이 어느 날, 내가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 서서히 시간의 망각이 주는 편리하고도 이기적인 기억의 퇴로속에 그저 하얀 기억의 영상을 남는 것만 마음 한 켠에 자리잡아 가고 있을 때, 정말 그토록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었던 사람이 내 곁에 돌아온다면?

 

난 과연 어떤 감정과 태도를 맞이할 수있을까?

 

해럴드와 루실 부부의 아들 제이콥은 1966년 여덟 살 생일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세월이 흘러 반백의 70대 노인들이 된 그들 곁에 어느 날 제이콥이 돌아온다.

그들은 세월의 흐름을 맞이했지만 제이콥은 8살 그대로의 모습이다.

 

제이콥이 느닷없이- 여전히 웃는 얼굴로, 그도안 전혀 나이를 먹지 않아 여덟 살때의 그 귀한 아들의 모습 그대로- 그들의 현관 앞에 다시 나타났을 때, 헤럴드와 루실은 이미 그의 죽음이라는 비극으로부터  아주 멀리까지 나아온 다음이었고, 그 거리가 너무 멀어서 해럴드는 그 아이의 이름을 잊어버렸을 정도였다. -p 35

 

이 부부는 과연 제이콥을 자신의 진정한 아들로 받아들여야하는지, 그 때 그 모습의 행동과 말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 아이가 진정 자신들의 자식인지에 대해 서로 갈등한다.

부모와 자식이란 이름으로 관계를 맺고 8년을 지낸 후에 그 아이가 저 세상으로 가버린 후에 그들 자신은 심각한 몸살과 지금의 공황장애라 불리는 현상들을 체험하면서 간신히 살고있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한 혼돈은 그야말로 부부사이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

 

 

그런데 이들뿐만이 아닌 한 가족이 총으로 몰살을 당한 짐 가족부터 멀리는 죽은 애인을 찾아 미국에 온 일본인을 비롯해 첫 사랑을 잊지 못해 부인 몰래 집을 떠나 그녀를 만나러 가는 목사님도....전 세계가 그야말로 귀환자들로 몸살과 혼돈을 겪게된다.

 

극기야는 정부에서 차출된 공무원인 벨러미 요원과 군 대령을 통해 한적한 마을인 이 곳 아카디아의 학교를 거점으로 삼아 귀환자들을 모아놓고 감시하기에 이르는데, 여기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으므로 여러가지 충돌과정을 겪게된다.

 

귀환자들 스스로가 왜 사라졌다 어디에서 있다 왔는지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한단 답답함 속에 늙은 노 부모가 겪는 심리적인 고통이 종교와 사실적인 사건의 일련들을 통해, 그리고 자연의 섭리는 자연대로 이뤄져야 한단 생각에 극단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까지, 긴장의 흐름이 보이는 이런 과정 속에서 과연 정말로 죽은 자가 돌아온다면 그것은 옳은 일인지, 그들에게 어떤 행동을 보여줘야하며, 책 속에서처럼 말없이 다시 사라지거나, 죽는 경우엔 또 다시 그런 슬픔을 겪어야한다는 것에 어떤 감정으로 행동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고민을 하게한다.

 

 

 영화에서나 드라마에서처럼 이미 지나간 일들이 다시 번복되어 그 대상이 존재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될 때 다시 미래의 결과를 막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현실적이진 않지만 만일 그런 일이 내게도 일어난다면 , 이별을 경험한 것을 토대로 제이콥처럼 다시 헤어짐에 대비해 한 순간이라도 그 대상과 가까이 하고 싶었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그래서 제이콥의 부모도 그런 심정으로 이미 떠나 보낸 아이였지만 같이 있었던 그 순간 만큼은 최선을 다해 행동하지 않았나 싶다.

 

그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은 채 저자는 이 중요한 마무리의 순간에 그저 사건의 흐름만을 제시하고 있고, 나머지는 독자들에게 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곁에 있을 때 좀 더 사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있어주고, 좀 더 노력을 해야 그나마 후회는 덜 하게 되지 않을까 하면서...

그래도 여전히 이별은 가슴아픈 일이지만 말이다.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
 시간을 초월해 다시 당신 앞에 나타난다면?....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미국방송에서 브래트피트가 판권을 사서 드라마화한  작품의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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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오브 아프리카 열린책들 세계문학 87
카렌 블릭센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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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유명한 것들 중에서 원작이 있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원작이 주는 세밀한 묘사와 저자가 나타내고자 하는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있다손 치더라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작이 주는 맛을 영상이 도저히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에는 시간적인 것에 쫓겨 러닝타임이란 압박감에 감독 스스로가 표현하고자하는 바를 최대치로 끌어오르기 위해 원작이 주는 곳곳의 아까운 장면들을 가위질 해야하는 아픔이 있기 마련이라 독자들은 이미 한 수접고 영상미에 빠져든다.

 

 메릴스트립과 로버트레드포드 주연의 영화로 더 알려진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두고서 아프리카를 배경으로한  두 남녀간의 안타까운 사랑과 이별, 그리고 아프리카란 대지 위에서 펼쳐지는 장대한 자연의 경관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 책의 원작이 주는 참 맛을 모르고 지나칠 수있다는 데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작품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작품이 아닌가 싶다.

 

 

내 경우엔 우선 영화를 봤고 시간이 흘러서 원작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 우연찮게 다시 집어든  책을 통해서 이 책은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단 생각을 하고 집어든 책이다.

 

아프리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심바와 줄루족이 생각나며 부시맨, 뿌리의 쿤타킨테, 쿠바까지 휩쓸려 살게 된 아프리카인들의 삶이 떠오름과 동시에 지구의 태고적 모든 것을 수용하고 거느린 처녀지란 생각을 하게된다.

 

 이 책은 저자인 카렌은 덴마크인으로서 결혼과 동시에 영국령이었던 케냐로 가서 커피농장을 운영하면서 겪은 17년 간의 생활을 회고록 형식으로  담아 낸 책이다.

 

-나는 아프리카 은공 언덕 기슭에 농장을 갖고 있었다. 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그녀의 아프리카 생활은 아프리카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단일 민족이 아닌 각개의 부족별로 모여서 하나의 나라로 이루고 사는 특징에 따라 그녀가 하인으로, 또는 샴바라고 불리는 소작지에서 살고 있는 소작농들의 부족별의 특징과 그들의 후손들과 같이 생활해 나가면서 경험한, 유럽인에 눈에 비친 그들의 자만심을 넌지시 비판하며, 그녀가 스스로 그들 부족 나름대로의 전통적인 방식과 체계를 인정하고  때론 법의 집행자 역할로서, 의사로서, 학교 선생님으로서, 주인 마님으로서의 모든 역할을 수행하며 하루하루의 일상을 적어나간 글들이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요즘은 방송에서 아프리카의 미지 부족과의 대화나 생활을 취재하는 경우가 많고, 더불어서 유명한 부족들, 여기선 마사이족, 소말리아족, 키쿠유족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신앙이나 생활방식, 뭣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이 그들의 전통 춤인 "은고마"를 하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들의 흥분된 전통에 따른 기대감, 젊은이들 나름대로의 치장모습, 문명인이 보기엔 여전히 이상한 춤 동작이지만 그 안에서 그들이 행하는 행위자체는 너무나 숭고하며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과정의 춤사위는 저자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리듯 생생한 감동을 전달해준다.

 

젊은 시절의 사냥을 통해 때론 부족이 협조를 요청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욕심에 사냥을 한 시절이었다면 나이듬에 따른 생각은 자연과의 조화를 어떻게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더  좋은지를 깨달아가는 저자의 생애체험적인 느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은 인종의 색깔을 떠나 그녀 스스로가 아프리카에 동화가 되었음을, 아프리카의 고지대에서 풍겨오는 신선하고 차갑고, 뭐라 형용할 수없는 아프리카만의 느낌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묘사한 풍경은 진정으로 그녀가 살아온 인생의 황금기를 통해 절절히 느껴 질 수있다.

 

영화에서는 데이비드와의 연인사이로 그들 간의 사랑과 이별을 그리고 있는것이 대부분이지만 사실 원작에선 그녀가 어떤 의도로 적었는지는 모르지만 그와의 관계에 대한 일들은 오로지 친한 친구사이로 나오며, 그가 모는 경비행기를 통해서 바라 본 아프리카의 장엄한 풍경, 사파리의 행렬, 누 떼와 사자, 기린들의 묘사 장면은 마치 내가 그들 곁에서 느껴 본 것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저자가 그와의 연인관계를 개인 스스로 밝히고 싶지 않은 가슴 속에 묻어두고픈 마음으로 밝히길 꺼려했는지, 아니면 17년 간의 아프리카 생활을 회고하는 글에서 너무나도 방대한 아프리카의 묘사때문에 일부를 건너뛰었는지에 대해선 저자가 살아있다면 물어보고도 싶단 생각이 들 만큼 아주 차분하고 관조적인 자세로 시종 흐트러짐이 없는 한 편의 서사를 보는 듯한 책이었다.

 

커피농장의 수확실패와 연이은 메뚜기떼의 영향으로 고향으로 돌아 갈 수밖에 없었던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성의를 보여주려했던 "은고마"에 대한 장면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유럽의 식민지화에 따른 힘없는 부족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장면은 그들 땅에 무력으로 짓밟고 올라선 당시의 시대상에 대한 그림을 보여주며, 낙천적인 원주민들의 검은 눈망울이 선명히 떠오르게 하는 장면은 저자 자신도 무척 가슴이 아파왔을 것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게 만든다.

 

-원주민들에게 땅을 빼앗는 건 단순히 땅만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과거와 뿌리, 정체성까지 빼앗는 것이다. 그들이 보아 왔던 것이나 보게 될 것을 빼앗는 건 어찌 보면 그들의 눈을 빼앗는 것이다. 그것은 문명인보다 원시인의 경우에 더 심하며 동물들의 경우 익숙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위험과 고난을 무릅쓰고 먼 길을 여행하기도 한다.

 

제1차대전을 통해서 당시 저자가 살았던 아프리카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있는 한 북유럽인이 아프리카에 동화되고 그 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던 원시인들과 부족들과의 우정, 그리고 이별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영상과 원작과의 차이가 확연히 달리 표현됬음을 알게 한 책이기도 하다.

 

 감독의 손에 의해 어떤  작품이 어떤 영상과 그 뜻에 주안점을 주었는지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 것으로 이 원작이 주는 느낌과  영화에서 표현된 느낌이 이렇게도 달라질 수있구나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작품이다.

 

 저자 자신의 생애를 통해 황금기라고 할 수있었던 나이에 이뤄졌던 그 때 그 시절들의 감상을 통해 아프리카의 희망찬 태동의 소리가 여전히 들리는 듯 하다.

 

읽어보지 않은 독자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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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 1 - 사도세자 이선, 교룡으로 지다
최성현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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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길이란, 생사의 경계, 그 칼날 위라는 것, 이었다. - p 11

 

권력이란 무엇인가? 를 놓고 볼 때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자신의 안위를 보장받고 그 미래까지를 생각한다면 지금의 적이 곧 동지가 되며 동지라도 뜻만 달리한다면 바로 적으로 변해버리게 만드는 그 권력이 무엇이건대, 역사를 통해서도  친 혈육, 부자지간이라도 그 매몰찬 비정함을 어찌 말로 다 할 수있을까 싶다.

 

역사에서 기록되는 영조와 사도세자인 이선(李渲)의 부자간의 사이는 불행했다고 할 수가있다.

아버지가 자신을 멀리하고 툭하면 선위를 양위하겠다는 발언에 모든 신하들과 왕세자 자신은 엎드려 물리시길 원하게끔 만드는 영조의 정치적인 노련미는 젊디젊고 아버지의 뜻에 거슬리지 않고 사그라들어 살아야했던 강인했지만 당파와 그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들을 물리칠 힘이 없는 시대의 불운아, 바로 사도세자였다.

 

이 책은 사도세자가 1762년, 조선을 뒤흔든 왕실 최대의 비극 임오화변(壬午禍變)이 있기 2년 전, 장헌세자(훗날 사도세자)가 온천 행궁 중 장마로 인해 한강을 건널 수 없었던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자신을 보러 나온 백성들의 물밀듯이 밀려오는 형상은 강변을 길게 따라 길게 누워있는 거대한 용, 임금의 용, 교룡(蛟龍)이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p24

 

노론의 힘을 등에 업고 왕위에 오른 영조로서는 노론의 무시못할 힘을 제어할 수없었고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란 사도세자는 온천행을 통해서 백성들에게 자신이 해야 할 제왕의 길이 무엇임을 깨닫게 되면서 장인이자 노론이 실세로 대두되는 홍봉한과 대척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저는 저 밖에서 백성들의 거대한 용을 보았습니다. 그 용은 임금도 세자도 노론도 소론도 관심이 없습니다. 진정한 정치는 그 용을 두려워하고 그 용을 안온하게 하는 것입니다. 저 하나 죽고 사는 것으로 바뀌는 건 없습니다. 노론과 타협한다고 바뀌는 건 없습니다. 하루가 뜨겁고 하루가 차가운 것으로 바뀌는 건 없습니다. 그 용을 증명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이며 정도(正道)입니다. 저는 이제 전력을 다해, 그것을 증명하려 합니다. 그것이 저의 정치입니다.” -p212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여주질 않는 사도세자인 사위를 두고 오로지 당파의 이익과 자신들의 지위보장유지에 우선시한 당 시대의 사대부들의 그룻된 권력욕은 끝내 혜경궁 홍씨와 , 그리고 다른 뜻 있는 세력들의 음모 앞에서 결국 죽게되고 마는 비운은 사도세자의 삶이 실존의 인물들과 가상의 인물들인 살인을 업으로하는 광백과 을수, 소내시로 등장하게 됨을 알리는 갑수, 비운의 무장 황율과 그가 사랑한 여자 개울의 인물등장까지, 크게는 궐 내에서의 핵심등장인물을 중심으로 궐 밖에서는 이에 영향을 미치는 백성들의 한(恨)까지 모두 곁들여져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1) 뱀과 같고 몸의 길이가 한 길이 넘으며 넓적한 네발이 있다는 상상의 동물. 가슴은 붉고 등에 푸른 무늬가 있으며 옆구리와 배는 비단처럼 부드럽고 눈썹으로 교미하여 알을 낳는다고 한다.

(2) 
때를 못 만나 뜻을 이루지 못한 영웅호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교룡에 대한 뜻이다.

 

일찍이 백성들을 위한 정치는 무엇인가에 눈을 뜬 사도세자가 노론,소론에 모두 휩쓸리지 않는 정조대에 이른 탕평책에 대한 뜻을 굳힌것을 물고기가 제 물 만나듯 그런 정치실현을 했더라면 정조대에 와서는 그런 짧은 정치생활과 인생을 좀 더 누리고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백성의 뜻을 알고는 있었으되, 그 교룡이 펼치는 세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죽은 사도세자의 안타까운 삶이 다시금 이 책을 통해 생각을 해 보게 만든다.

 

역린([逆鱗]..영조에게 있어서의 약점을 빌미로 아버지가 제 손으로 자식을 죽게까지 만든 이 소설은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역린"의 시점인 정유역변(정조 암살 시도)가 일어나기까지 전의 상황을 그린 책이다.

저자가 영화 역린의 시나리오로 작가로서 우선 제 1권이 나온 것이고 영화에서 보여질 이야기들은 제 2권에서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빠르게 읽히는 호흡에 따라서 2권도 같이 출간이 되었더라면 책 속의 내용과 영상미의 비교를 해 보는 것도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왕이 되지 못하면, 나는 죽는다.

그때 이산의 나이 열한 살이었다. -p 301

 

어린 나이에 제 눈으로 아비가 스스로 당신을 버려야만 네가 살 수있단 말을 듣는 심정은 오죽했을까?  엄마, 외할아버지, 친할아버지를 모두 용서할 수없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권력의 혼돈 속에 눈에 비치는 것만이 다가 아닌 어두운 궁궐 내의 보이지 않게 조여오는 살수들의 물리침을 영화 "역린"에선 과연 어떻게 그려나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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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페의 어린 시절
장 자크 상뻬 지음, 양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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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 중엔 유난히 애착이 많이 가는 책들이 더러 있다.

수 년이 흐른 지금, 종이색의 가장자리가  서서히 누렇게 변해가면서 철자의 폭도 지금과는 다른 서체는 물론이요, 냄새조차도 고스란히 시간의 향기를 배어내고 있는 책들은 누구나 할 것없이 아무에게나 빌려주지도, 분양하지도, 그저 오로지 제목만 봐도 두근거리고 그 때 읽었던 감동이 떠오르게 만드는 책들이다.

 

내게도 그런 책들이 있어 다 읽고 난 후의 책장정리를 통해서 일정 부분 공간의 해소를 하고는 하지만 유독히 그 자리 그 대로 명당에 박혀있는 책들은 오늘도 여전히 있다.

 

그런 책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상뻬라는 작가가 그린 책이 아닌가 싶다.

처음 접한 것이 꼬마 니콜라를 비롯해서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거쳐 국내에 나와있는 책들은 거의 봤다고 무방한데, 이번에 그의 유년시절을 회상하면서 대담한 이야기와 그 동안 그렸던 삽화가 곁들여저 나온 책이 정말 반갑게 손님맞이를 하게 됬다.

 

 

성공한 사람들의 유명인사들 중 인터뷰를 보면 유복한 가정을 토대로 자신의 발전을 이룬 경우도 있지만 문학소설이나 기타의 여려 성공한 작가들을 보면 대부분 어려운 환경시절을 바탕으로 자신의 재능을 쏟아 부은 경우가 많다.

 

상뻬, 또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다.

그가 회상한 바에 따르면 사생아로 태어나 양아버지의 성인 상뻬를 물려받았고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는 부모 밑에서 배다른 동생들을 챙겨야했던 시절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럼에도 그의 그림들은 유년의 눈으로 바라보고 생각해서 그려낸 것처럼 때론 유머를, 입가엔 잔잔한 미소를, 어른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이율 배반적인 그림들로 가득차 있다.

 

 

 

 

 

- 길거리를 잘 보세요. 어린 아이들은 우선 입고 있는 옷이랑 쓰고 있는 빨간색, 노란색 모자들만 봐도 색상이 다채롭죠. 그런데 어른들은 대개 회색 양복을 입고 있죠. 어쩌다가 진한 청색이나 빛바랜 듯한 청색 옷이 눈에 뛸 뿐입니다. 은행나 환전소에서 일하기에 어울리는 복장이죠. 십중팔구 진지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서겠죠. 세상은 어른들에게 진지하게 보일 것을 요구합니다.- p  137 

 

 어른이지만 결코 그의 정신상태는 어른이 아닌 어린이였기에 그런 천성적인 태평스런 그림내지는 어른들의 시각을 꼬집는 그림들이 탄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그에게 오늘 날 명성있는 이름을 얻기까지의 도움을 준 것이 있다면 바로 신문과 라디오라고 하는데, 그는 오히려 부모의 강제적인 교육을 지지한다고 한다.

그 자신이 너무나 돈이 없어 쪼들리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습작을 했기에, 만약 정식으로 부모의 강요와 교유적인 체계를 받았더라면 좀 더 빠른 시간 내에 그림을 그려나가는 데에 많은 시간절약을 할 수있었을 거란 인터뷰 내용은  현재 우리의 해야만 하는 교육적인 방법이 오히려 이런 도움을 절실히 원한 사람들도 있다는 상반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행복한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어요. 행복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유머러스한 그림을그리고 싶었다는 말입니다. 미친 짓이었죠. 하지만 그게 바로 내 성격입니다.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진 이후부터는 빨리 걷거나 뛰는 사람만 그린다니까요. -p 45

 

유년의 불행했던 어린 기억들이 오히려 그에겐 하나의 공상도피처로 나아가게끔 만든 환경이었으며, 이는 곧 그의 유쾌한 그림으로 보여진다.

 

사소한 일상의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나 눈여겨보지 않을 수도있는 조금만 움직임, 때론 전원의 아늑함을, 때론 기분좋은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그의 그림을 통해 오늘도 여전히 그의 상상의나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분명 그 보답을 해 줄 것같다.

 

 

곳곳의 흑과 컬러의 삽화가 곁들여 있어서 그의 그림 세계를 연차별로, 때로는 그가 겪었고 부러워했었을 모습들을 통해 다시금 작가의 무한한 그림사랑에 함께 빠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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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상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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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고 넘쳐나는 지적인 세계와 종교의 그릇된 교리로 무너지는 인간의 상실이 도드라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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