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성당 이야기
밀로시 우르반 지음, 정보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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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타인에게 쉽게 말하지 못하는 부끄러움을 갖고 있는 주인공은 그저 K라고 불리길 원한다.

학창시절부터 현재보단 중세, 그것도 중세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들보단 실제 생활을 엿 볼 수있는 그런 작은 발견에 대한 기쁨을 간직하고 대학에 진학하지만 이마저도 적응에 실패, 중퇴를 하고 경찰에 입문하던 차,  체코의 현재가 있기 전 구체제에서 활동하던, 지금은 시청에 근무 중인 여인을 신변보호하란 임무에 착수하지만 그녀가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면서 경찰을 그만두게 된다.

 

어느 날 길을 가던 중 성당의 종탑에 남자가 다리에 밧줄이 뚫고 지나간 형태로 거꾸려 매달려 종을 치고 있는 것을 발견한 후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고 이어서 서장인 올레야르주의 제안으로 인해 성당에 대해 후원을 하는 마티아슈 그뮌드와 라이몬드 프론슬릭의 사설 경찰직을 수행하게 된다.

 

체코에 연륜있는 가문 출신의 후손인 그뮌드는 로제트란 여경찰을 K에게 소개를 하고 그는 그녀의 매력에 빠지지만 웬지 모를 감정을 느낄 뿐,  그것을 확인하지 못한 채, 다리만 걸려 있는 채로 발견이 된 또 다른 살인사건과 함께 두 소년의 시체도 발견이 되면서 그뮌드의 목적인  총 7개의 성당을 중세시대로 복원하려는 것과  이 중에 여섯 개는 K가 익히 알고는 있지만 나머지 한 개의 성당은 어디에 있는지.. .

이것과 맞물려  살인범이 누구인지에 대한 조사를 벌인다.

 

자신도 모르는 과거를 들여다 볼 수있는 능력을 지닌 K를 중심으로 그가 보고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뮌드의 행동과  책의 반전을 제시하는 구성이 고딕 느와르 란 책 설명답게 책의 분위기는 섬뜩하기도 하고, 딱딱한 분위기 속에 연이어 터지는 사건의 실마리를 잡고 주인공 K가 체험하는 환상적이면서도 호러적이며, 진실인지, 거짓인지, 좀체 감을 잡을 수없는 미로적인 성격을 지닌 흐름을 유지한다.

 

여기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우선은 역자의 설명을 일단  읽고 난 후에 책을 정독하는 것이 낫단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체코는 과연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 책이 출간된 연도인 1998년 당시의 체코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읽어야만 책의 내용에 나오는 중세의 고딕성당이나 로마네스크 성당이나 그 밖의 체코의 역사에서 지울 수없는 인물을 통해 조금이라도 쉽게 접 할 수있단 점에서 이 책이 주는 느낌에 적응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체코 방문시 찍었던 성당의 겉.안의 모습들)

                     

어느 나라를 방문하면 의례 그 나라의 위대한 성인 몇 명쯤은 설명해 주는 부분들이 있다.

 

나 역시도 세계사의 한 단면인 종교전쟁이란 부분에서 흘려들었던 그 당시의 인물을 바로 이렇게 책에서 접할 줄은 몰랐지만 여기서 중세의 성당이 갖는 의미는 주인공이나 그뮌드에겐 역사적인 건물의 해체로 인한 안타까움과 현대적인 건물의 개발로 인한 그 소중한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콘크리트건물에 대한 비교가 작가의 글을 통해 현재의 체코란 나라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가 있다.

 

 

전통적인 것을 보수하고 유지하며 그것을 후대에 까지 이어간다면 더 할나위없는 최선의 방법이 당시의 종교개혁과 맞물려 중세의 종교적인 건물의 파괴를 지휘한 얀 후스란 위대한 인물과 그 추종자들에 의해 벌어진 성당의 해체를 두고 이를 다시 현대로 이어지면서 다른 현대식 건물을 지향하는 건축업자들을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의 끔찍한 방법엔 동의 할 수는 없지만 그 범인이 갖고 있는 이상향 내지는 노스텔지어에 대한 것을 대입해 본다면 그 자신 스스로가 이루어내고자 하는 중세의 소중한 유산을 복구하려는 노력엔 또 다른 역사를 보는 감을 느끼게 된다.

 

 

체코가 낳은 '움베르토 에코'란 평가를 받는 저자의 이력처럼 책은 에코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유럽의 성당에 대해선 자세히는 모르지만 체코만이 갖는 역사적인 성당의 묘사, 그에 얽힌 다양한 체코란 나라만이 갖고 있는 풍경의 묘사들은 동유럽권의 색달랐던 문학을 접했단 점에서 신선함을 주는 책이다.

 

 

                                       (프라하의 대표적인 전경)

 

책의 반전내용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현대 속의 중세를 간직 할도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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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런어웨이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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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국의 개척사를 보면 각 나라에서 온 여려 종교분파들의 집합체요, 그 중에서도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사는 과정이 들어있기에 지금의 미국을 이루는 데 있어서 여러 조각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린 듯한 인상을 받는다.

 

이 소설의 시대는 1850년대-

영국에서 약혼자로부터 파혼을 당하고 실연의 상처를 안은 채 아너는  언니와 함께 언니의  결혼상대가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페이스웰로 가는 뱃길에서 엄청 고생을 하게 되고, 이는 곧 언니의 병으로 죽음을 맞는 계기가 된다.

 

홀로 다시 영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할 수없었던 아너는 언니의 약혼자인 애덤이 데려올 때까지 모자상점을 운영하는 벨 밀즈란 여인네 집에 머물게 된다.

토마스란 노인네의 마차를 이용해서 애덤이 마중 나올 장소까지 가는 도중 노예사냥꾼이라 불리는 도너번을 만나게 되고 아너는 미국의 노예사냥에 대한 실정을 알아가게 된다.

 

언니가 죽은 후의 애덤과의 관계는 처제와 형부 사이도 아니요, 그렇다고 애덤의 형이 죽은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같이 살고 있는 형수와의 관계도 껄끄러운 기묘한 동거생활이 시작되면서 퀘이커 교도인 그녀의 삶은 여길 벗어나기 위해선 결혼을 선택해야 하느냐,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야하는냐를 놓고 고민 하던 차에 같은 퀘이커교도인 잭의 청혼을 받게 되면서 미국에서의 본격적인 생활을 해 나간다.

 

 그러던 중 흑인 도망노예들이 자유를 찾아 북쪽으로, 캐나다로 가기 위한 한 여정의 갈래길에 아너가 있는 시댁을 거치게 됨으로써 아너는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으로 그들을 몰래 돕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내 시댁의 반대에 부딪치게 되고,  아너는 출산이 임박한 가운데 집을 나오면서 벨 밀즈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미국의 역사에서 노예해방은 빼놓을 수없는 역사의 한 단면을 가른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850년대는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도망 노예를 잡기위한 도너번 처럼 비 인간적인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종교인 퀘이커 교를 믿었던 오하이오 사람들의 대부분이 생각하는 노예해방에 대한 지지로 나뉜다.

 

하지만 영국에서 처럼 흑인을 본 적도 없었던 아너는 피부색깔의 차이를 떠나서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법적인 제도를 이해할 수없었고 법적으로 도망노예제를 실시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 하질 못한다.

퀘이커교도, 즉 원칙적으로 노예제도 폐지운동과 만민의 평들사상을 갖고 있었던 아너에겐 시댁의 반대는 큰 상처로 남게되고 이후 도망노예의 죽음 이후에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는 행동으로 침묵이란 것을 선택한다.

 

여기서 아너의 행동은 과연 옳은 행동인가를 떠나서 한 가지 물음이 생긴다.

자신이 믿는 종교적인 신념과,  현실에서 그것을 실행하려고 하지만 여건상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이 된다면 과연 자신의 믿음을 갖고 끝까지 자신의 행동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옳은 일인가? 아니면 법 제도 자체는 바른 법이 아님을 알면서도 현실에서 노예가 없인 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을 인정해 도망 노예에 대한 협조묵인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인간들이 만든 제도 아래에서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흑인을 받아들였던 당시의 시대상황은  그렇다치더라도 아너의 시댁에서 반대하는 과정엔 그들 나름대로의 사정이 들어있었단 점이다.

 

노예를 구하려다 같이 목숨을 잃은 아버지가 있었고 재산몰수라는 것을 받았기에 할 수없이 살던 곳을 등지고 여기 오하이오주까지 오게 된 남편 잭의 집 안 사정은 그렇게 밖에 할 수없었음을 안타깝게 여겨지게 만드는 상황의 미묘한 설정이 독자들의 선택을 묻는다.

 

영국에서 해 오던 퀼트와 미국의 아플리케의 단조로움, 결혼할 때 혼수로 이불을 몇 채 해가지고 가야만 하는 당시의 시대적인 사회상, 그리고 노예를 돕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 지를 고민한 아너의 삶을 통해 영국적인 삶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미국 시민으로 살아가게 됨을 알게 해 주는 여정이 잔잔히 흐른다.

 

 노예를 돕던 지하철도 운동을 통해 아너와 벨이 행했던 용기있는 행동과 도망노예로서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고 같은 동족을 도운 리드 부인의 만남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평등함을 뛰어넘어 , 어쩌면 극박하게 몰린 상황에서 마지막 도망자가 아닌 새로운 희망의 개척자로서의 아너를 그려보게 된다.

 

퀼트의 조각 한 조각들을 모으고 하나의 커다란 이불을 이뤘듯이 아너가 미국이란 땅에서 그녀가 원한 신념대로 미지의 세계를 그려보는 상상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책이다.

 

 진주 귀고리 소녀를 쓴 작가답게 잔잔하게 흐르는 유연함이 보이면서도 때론 강하게 몰아치는 아너의 캐릭터는 또 하나의 다른 여성상으로 기억될 듯 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도너번과의 관계가 그렇게까지 진전되지 않은 상황을 그렸음에도 책에선 두 사람 사이의 어떤 보이지 않는 불편한 감정과 사랑의 감정이 있었단 식의 표현이 좀 더 비중을 할애했더라면 도너번과 아너의 태도를 읽는 독자들에겐 훨씬 더 아쉬운 감정의 농도가 깊엇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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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논어 - 시대를 초월한 삶의 교과서를 한글로 만나다 한글 사서 시리즈
신창호 지음 / 판미동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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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방송에서 우스개 장면으로 아무런 뜻도 없이 상황을 모면하려 공부하는 척 하는 장면에선 예외없이 ~" 공자 왈, 맹자 왈... 하면서 읖어대는 장면을 보곤한다.

 

동양권, 그 중에서도 중국과도 가까운 지리적인 위치 외에도 오랜 세월동안 관계를 맺어 온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고전의 대열이라고해서 한 번쯤은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 중에 하나가 바로 논어란 책이다.

 

말로만 쉽게 나오는 논어의 실체는 무엇이며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무엇인가?

한 때 교과 과정에 한문이란 책이 들어있었고 한문의 뜻이 전해주는 다양한 시와 문장들을 통해 시험을 보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한자를 멀리하고 한글 위주의 교육정책을 실시하다 보니 웬만한 젊은 사람들 중엔 한자에 약한 사람들이 많다.

 

이를 두고 과연 옳은 교육의 일환인가? 라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논어와 맹자, 한비자, 묵자,... 그들이 전해주는 말들은 지금에 다시 읽어도 많은 통찰을 느끼게 해 주는 것임엔 틀림이 없다.

 

저자는 이런 문제점을 한글로 풀어낸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논어에 대한 어렵다는 생각을 뒤집고 가깝게 할 수있는 방편으로 한글로 풀어내 독자들에게 다가섰다.

 

총 20 편으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처음 1부로 공자의 일생과 역사적 배경을 먼저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공자에 대해 좀 더 가깝게 느낄 수가 있고 그 후에 담겨진 제자와 나눈 대화를 통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구절들과 더불어 그 글들이 탄생하게 된 계기를 덧붙여 들려주고 있기에 훨씬 수월하게 읽힌다는 점이 우선 돋보인다.

 

논어는 공자 생 전에 지어진 것이 아닌 그의 사후에 나온 것이기에 해석과 주석까지도 무척 많은 책들이 나온 것으로 봐서 그 인기를 실감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주자의 『논어집주』를 한글로 풀이했으며 각각 문장에 대한 해설을 붙였다. 저자의 목표는 한글로 풀이된 『논어』를 통해
일상의 미학, 삶의 예술임을 드러낸 과정(서문에서 밝히고 있다.)의 풀이들이 인상적이다.

 

가장 흔한 말로 통용이 되고도 그 깊은 뜻을 여러갈래로도 해석이 될 수있는 '인(仁)의 사상들이 공자의 전 생애를 통해 걸쳐 온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말하고 알려진 것들의 사례들을 보면 지금에 읽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인간이면 당연히 지니고 살아야 할 근본적인 태도를 알려준 교훈적인 이야기들이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래지향적인 앞 날을 보고 실천적인 삶을 살아왔음을 느끼게 해 준다.

 


가장 기본적인 가정에서의 효와 열린 마음을 강조한 가르침은 인간으로 태어나 가장 인간다운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을 엿보게 하며 정치인으로서 , 그 밑의 부하를 다스림에 있어서의 태도와 마음 가짐, 그리고 뭣보다 가장 어렵다는 중용의 길을 지향한 가르침은 지금에 다시 읽어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삶의 철학을 보여준 글귀들이 너무나도 많아 두고 두고 읽어도 아깝지 않을 책이다.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에 대한 아주 정확한 가르침은  지금에 다시 풀이된 한글을 통해 혹여 내가 그러한 무모한 앎에 대한 허세에 실려 그릇된 행동은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반성과 함께 진정한 앎에 대한 탐구자세를 고려해보게 한다.

 

 

 

위정자들에 대한 따끔한 일침도 또한 두고두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새겨 들어야할 말들이 정말 많다.

 

높은 자리에 앉은 책임이 큰 사람들인 만큼 자신의 위치와 처세는 물론이요, 밑의 사람을 부림에 있어서의 유의점들은 이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을 만큼 좋은 말들이 들어있다.

논어의 마지막 지론인 자연의 질서를 이해하는 문구는 공자가 지향하는 전체적인 근간에는 배움에서 시작해서 세계를 파악한다는, 당대의 흐름을 생각한다면 확실히 획기적인 면이 없지 않지만 이 또한 지금의 우리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한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되, 논어가 전해주는 글귀들을 조금이라도 신경 써 실천해 나간다면 공자가 지향하고자 했던 바로 그 이상향을 넘어선 진정한 깨달음의 나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한자가 어려워 쉽게 논어에 대한 도전을 고려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한층 가까이서 접할 수있단 이점과 함께  어린 청소년들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

 

각 차트의 소제목마다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의 전체흐름을 알려 주고 있고 뒤에 논어의 원전이 들어 있기에 한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비교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페이지 수는 400페이지가 넘는 양장본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우리의 현 시대와 실정에 맞는 해석이 들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 저자 말 그대로 생활 속에서 논어를 쉽게 찾아 갈 수있게 편집한 부분이 잘 정리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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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스페인 Hola! Spain - 한 발짝, 그만큼 더 다가서는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법
예다은 지음 / 북노마드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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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 상반기엔 유난히도 스페인 관련 여행 책자나 그와 관련된 책을 읽게됬다.

 아마도 방송에서 나온 꽃 할배 시리즈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 벌써부터 여행준비에 들뜬 사람들도 한 번쯤은 스페인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니 말이다.

 

초창기 해외여행이 봇물처럼 자유화되면서 쏟아져 나온 여행기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읽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블러그의 활성화와 더불어 홀로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떠나는 과감한 행동을 경험을 토대로 나온 책자들은 그 범위가 넓게는 많은 나라를 염두에 두었다가 최근에 집중적인 곳을 보자는 집약형으로 돌아선 추세를 보면 한국인의 여행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단 생각이 든다.

 

누구나 지금의 상태를 벗어나 과감하게 떠나가고픈 유혹을 늘 느끼면 살아가지만 실제론 현실에서 주어진 여러가지 제약으로 행동에 옯겨 실천하긴 어렵다.

 

일단 저자는 과감하게 직장을 그만두고 영국을 거쳐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다녀 온 후의 여행기를 책으로 썼다.

 

기존의 알고 있던 유명한 여행가들의 여행과도 별로 특이하게 다르다고 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녀의 행동실천과 무계획 속에 느껴가는 여행 일상의 잔상을 담은 글들이 곳곳에 뿌려져 있고 그것을 읽음으로써 나의 대리만족을 느꼈다고나 할까?

그런 감상이 남는다.

 

워낙에 알려진 관광국이다보니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익숙한 명칭도 있고, 골목골목 잘 가보지 않게 된 그들의 생활상을 엿 볼수있는 모습의 자연스런 카메라 포착에서 우리네와 역시  다를 바없는 그날이 그날인 평온한 삶을 마주대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느낄 수가 있다.

 

 

 

여행은 전문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철학과 사유적인 생각, 그리로 나를 돌아보게 함으로써 에세이는 누구나 한 번쯤은 쉽게 쓸 수있은 단상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철 지난 휴양지에서 홀로 일주일 간 살아보기의 체험을 통해 저자가 느끼는 공감과 독자가 이 책을 읽음으로써 같은 느낌을 같게 한다는 것엔 일말의 어떤 시.공간을 떠난 전기 흐르듯한 공통의 말들이 살아있다는 듯한 느낌은 뭐라 말 할수 있을지...

 

철저한 계획을 세워서 일분 일초의 다툼 속에 모든 것을 속속들이 기억해 저장해 오는 여행도 좋고, 저자 처럼 일단 저지르고 보면서 무계획 속에 다른 여행자와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만남과 친근감, 그리고 또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그녀 만의 여행방식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아 부러움을 지니게 한다.

 

 

 인간은 홀로 태어나 홀로 죽는단 말이 있듯이 결국은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겨나가는 것이기에, 아마도 신은 인간에게 잠시의 쉴 틈을 준다는 선물로 여행이란 산물을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른단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을 해 봤다.

 

낙천적이고 정열적이며 축구에 광인 스페인 사람들과 포르투갈 만의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글과 사진을 보면서 여행이 주는 참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게 되는 것-

 

 

중간중간에 교통관련 정보와 책 말미에 간략적으로 크게 유념해야 할 사항들이 적혀 있어서 여행을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고, 다만 아쉽다면 많은 사진들 속의 장소라든가 음식같은 설명을 하나의 글로 써 놓은 것도 좋았지만 (때론 글과 사진이 맞는 부분도 있지만 이 건물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하는 사진들이 복합적으로 들어있어  내 경우엔 다른 관련 책자를 찾아 가면서 읽었기에 좀  헤매기도 했다.  .)초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수고스럽더라도 하나하나 건물 이름이라든가 작품이름들, 음식 이름들을 보충해 놓았더라면 더 좋았을 듯 싶단 생각이 들었다.

 

비워내기와 채워넣기의 결정을 어떻게 하는냐에 따라 내가 하고자 하는 여행의 의미도 달라질 수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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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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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전이라고도 불리고 베스트셀러란 말이 불리는 책에는 반드시 그 의미를 넘어선 어떤 고유의 느낌이 있다.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그 책이 가진 교훈적인 느낌과 생각할 거리를 제시해 주는 , 그야말로 현재에 읽어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사람들간의  공통된 감성을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지 싶다.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집어들었다.

계기는 조카에게 선물을 하려고 구입한 책인데 본의아니게 내가 먼저 다시 읽게됬다.

 

-앵무새 죽이기..하퍼 리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이 저자의 이름과 소설의 제목은 읽었는지, 읽지 못했지는지의 구분조차 희미할 만큼 유명한 책이기에 다시 읽었던 시간은 또 다른 추억과 함께 다시 내 주위를 둘러보게 한다.

 

솔직히 성장소설이라고 하면 그다지 관심을 끌고서 읽지 않게 되는데, 이 책이나 다른 유명 성장소설들은 어른들이라도 다른 시각을 보게하는, 아주 교훈적인 이야기 구성이라 언제 읽어도 반갑기 그지없는 책들이다.

 

스카웃이란 별명으로 불린 여인이 자신의 어린시절, 즉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입학 후인 2학년에 걸쳐서 겪은 이야기를 회고하는 식인 이야기의 진행은 작가가 화자를 어떤 대상으로 선정하고 그 흐름을 이어 나가느냐에 따라 시선의 흐름도 달리 보이게 된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 준다.

 

여자아이기에 오빠인 젬이 보는 시각과는 또 다른 , 물론 나이차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자신이 겪은 시간들의 흐름 속에 한층 성장하는 이야기의 주된 흐름이 미국의 1930 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우선은  미국의 배경도 좀 알고서 읽을 필요가 있겠고, 그 안에서의 흑.백의 논리를 들이대며 양심적인 변호를 진행하는 아빠의 행동과 잘못임을 알고서도 유죄 판결을 내린 당시의 미국의 남부 앨라바마 주의 작은 도읍인 메이콤이란 장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저자의 고른 평행선을 유지한 글들이 다시 읽어도 울컥하는 맘과 함께 벅찬 감동이 전해져온다.

 

상징적인 앵무새를 내세움으로써 인간들의 잘못된 선입견과 단지 피부가 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모든 상황에 불리하도록 돌아가게하는 백인들의 무자비한 횡포는 미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작가로서의 양심적인 선언이 들어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 아닌가 싶다.

 

이 같은 상황엔 반대로 같은 백인임에도 불구하고 학창시절 잘못된 친구를 만남으로써 자신의 인생에 큰 후회를 던지게 된 부 래들리란 백인을 두고 마을 사람들이 보는 시선 또한 그다지 부드럽지 못하다.

 

스카웃이나 젬, 그리고 딜이란 아이들의 천연스덕스런 시선에서 바라 본 행동들은 그가 궁금하고 단지 바깥으로 나오게하기 위한 일환으로 여러가지 실천을 하지만 정작 마을 사람들은  그가 아예 없는 듯이 무시를 하는 ,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생각과 배려란 것을 모르는 어른들로 비쳐진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무엇을 따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지.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P 173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는 사람들, 오히려 도움을 주었던 흑인 톰 래빈슨과 아서 부래들리는 앵무새 같은 존재임엔 틀림이 없다.

단지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아는 어른들이 극 소수일 뿐인 당시의 미국의 남부가 갖고 있었던 고루한 시선에 딜이 우는 장면은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들 뿐-

 

현재에도 여러 책들 중엔 이런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배려에 대한 글들이 많은 것을 보면 아마도 인류가 가진 가장 편협하고 고치기 쉽지 않은 감정 중엔 분명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여전히 부족한 탓이 많기에 계속 이런 관련 책들이 나오지 않나 싶다.

 

 스카웃이 자신의 집에서 바라다 보던 부 래들리 집에 대한 시선이 장소가 바뀐 반대의 시선으로 자신의 집과 이웃들의 집을 바라다보며 느끼는 성장의 감정수위는 참으로 따스하고 이런 글을 쓸 수있었던 작가의 시선이 부럽기만 하다.

 

아빠가 정말 옳았다. 언젠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참말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신 적이 있다. 래들리 아저씨네 집 현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P 525

 

사건의 부당한 판결이 났음에도 반대의 입장이었던 이웰까지 이해했던 아빠의 곧은 심성은 솔직히 말하면 무척 그런 고도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보통의 사람은 힘들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끝까지 이런 아빠의 성격을 유지하는데, 아마도 이 글 전체에 있어서 이런 사람마저도 없다면 진정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를 독자들에게 묻고 싶어 캐릭터 형성을 완성했는지도 모르겠다.

 

단 한 편만을 발표해 버리고 은둔해 사는 저자에 대해 이 책을 다시 읽고 나서의 이해가 예전보단 훨씬 수긍할 수있단 생각이 든다.

 

글쓰기란 창작의 고통은 때론 희열을 가져다주지만 저자 자신이 말한대로 과연 이 앵무새죽이기를 넘어선 다른 작품으로 독자들을 다시 불러들일 수있을까 하는 생각에 주저하는 작가의 맘을 십분 이해 할 수가 있었다.

 

시대적인 배경을 뺀다면 여전히 현재에도 나 자신 위주로의 생각에 빠지고 이익을 챙기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한 번쯤은 다시 되돌아봐야하지 않을까? 를 묻는 책이기에 읽으면 읽을 수록 곱씹게 되는 고전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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