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첫 번째 제목의 글인 아시모프가 정의한 로봇

 

그가 정한  3대 원칙을 갖고 그에 맞는 이야기 구성을 하고 있다. 혼잡한 지하철서, 그것도 비로 인한 후덥지근한 냄새와 우산의 부딪침_ 이것마저도 삶의 한 연속성아란 생각으로 출근하는 그녀는 자신이 로봇이라고 말한 사람과 밤을 지내게 된다. 그가 말한 로봇의 3대 원칙에 의해서 정작 그녀가 자신에 대한 애정을 느끼자 홀연히 그녀 곁을 떠나버린다. 상사와의 잠자리에서조차도 돈을 받고 그것이 오히려 서로간에 주고 받는 식의 쿨한 행동이란 생각에 관계를 갖는 그녀에겐 어쩌면 로봇이라고 말한 그 사람(?) , 기계에 의해서 오히려 인간다움을 느끼는 감정을 이중적으로 내세운다. 

 

 두 번째인 여행 

 

연인이었던 수진과 대학강사 한선의 하룻 밤에 일어난 여행에서 일어난 일을 그린다. 

한때 연인이었지만 수진의 유학과 함께 관계는 깨지고 다시 돌아온 그녀로부터 결혼준비에 바쁘단 소릴 듣는 한선은 그녀와 하루 여행을 제의하게 되고 차일피일 미루는 그녀를 차에 태우고 강제로 동해로 가게 된다. 그 곳에서 서로에 대한 그간의 야성적인, 인간이 갖출 수 있는 마음의 상처를 서로에게 입히고  웬 남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한선을 두고 119에 전화해 걸고 출동한 대원에게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부정을 해 버린다. 돌아오는 택시안에서 택시기사의 믿지 못하면 어떡하냐는 말에도 손에 자신도 모르게 쥐어진 사금파리를 의지한 채 돌아온다. 

 

 세 번째 악어 

 

우연하게 천상의 목소리를 얻은 소년이 성공하지만 어느 날 클럽에서 본 소년의 노래를 듣게되고 악어가 지나가는 것을 본 순간 목소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아파트에서 추락한 악어를 발견한 경비에 의해서 박제로 남게되고 이 후 박제로부터 노래소리를 듣게되는 현상을 접한다.

 

네 번째 밀회

 

책 제목이 나오는 내용이다. 

7년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저작권사기를 갔던 그 곳에서 한 때 사랑했던 그녀를 만나게 되고 이 후 그녀와 남편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는 하이델베르크에 가서 매년 한 번씩 만나온 지가 7번째다. 그녀의 남편은 키푸그라 증후군(친밀감을 상실하는 병)으로 주위사람들을 의심하는 병에 걸리게 되고 그런 남편을 둔 그녀는 오직 견우직녀처럼 1년에 1번 씩 방문하는 나와 관계를 갖고 헤어짐을 반복하게 된다. 매번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정작 이번에 마지막이란 생각이 들면서 자신이 정작 심장마비로 죽어감을 느낀다

다섯 번째 명예살인 

 

피부과 병원의 접수원인 아름다운 피부를 가진 그녀가 어느 날 피부에 걷잡을 수 없는 병이 생기면서 모두에게 미안하단 말과 함께 자살한다. 

 

여섯 번째 마코트

 

일본에서 유학온 매끈한 남학생 마코트를 둘러싸고 서로간 쟁취를 하기 위해 하숙까지 불사했던 그녀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졸업 후에 광고회사에 다니던 중 일로 일본에 가게 되면서 그와 연락을 하게 되고 만나면서 자신이 좋아했단 고백을 하게 되고 그 뜻이 받아들여짐의 행동을 마코트로부터 받는 유쾌한 이야기

 

일곱 번째 아이스크림

 

실업자인 동균과 그 아내는 분리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을 즐겨 하던 중 어느 날 석유 냄새가 난 것을 알고 소비자 상담실에 전화를 하게 되면서 본의아니게 그 아이스크림의 10배나 넘는 물건을 받지만 정작 그것이 해결되기까지 집안 청소까지 하게 되는 과정을 갖게된다. 보상을 받았지만 정작 소비자상담실 부장이란 사람의 행동에 의구심을 갖게되지만 여전히 치킨을 먹는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여덟 번째 조 

 

백화점의 경비를 맡고 있는 조는 많은 소매치기와 장물아비를 잡지만 정작 자신은 그 접수한 물건을 시계담당인 미스 정의 집에 보내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잡혀가면서도 정이 어떻게 자신이 그녀 집에 시계를 보냈는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가득찬 생각을 하게 된다. 

 

아홉 번째 바다 이야기 1.2

 

바닷가에 있다가 영화 엑스트라로 거닐던 바다에서의 이야기와 다시금 돌아본 바다에 대한 이야기

 

열번 째 퀴즈 쇼

 

한 동네에 살던 은이와 같이 퀴즈쇼에 결승전까지 진출하면서 다시 만나게 되고 그녀의 주의평판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집에 가서 관계를 맺게 되지만 정작 잠자리는 서로 떨어져 자게 된다는 한 남학생의 이야기

 

열한 번째 오늘의 커피

 

생고기를 파는 갈빗집에서 싸움이 났던 것을 계기로 스타벅스 커피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남자의 이야기 .

주문한 카페라테와 오늘의 커피가 서로 뒷 골목으로가서 당시 당했던 분풀이를 갚는 행동인 코뼈를 부러뜨리는 보복을 다룬 얘기

 

전작인 "퀴즈 쇼"란 것을 신문 연재로 읽으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내 취향과는 좀 동떨어진 소재고 현실에서 오는 젊은이들의 실업의 고뇌가 그다지 와 닿지않았다. 

이번에 무슨일이... 라는 제목으로 온 총 11편의 단편은 그래서 전작의 작가가 풍겼던 취향과 취지를 알 수 있게 해 준 계기를 주었다. 

문학의 필치라는 것이 단 ,중, 장을 아우르면서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서 독자에게 어떤 화두를 던지는가의 문제를 차지하고라도 이번의 작품은 시종 지루함을 주지않고 때론 웃음을 연발하는 유쾌함까지 준다. 

 

그렇다고 자칫 유쾌함만 추구하는 오류보다는 균형을 이뤘다고 하는 편이 옳을 듯 싶다. 현대인의 사랑에 대한 절실한 감정의 관계와 물질적인 현혹에 대한  현상으로 로봇이 가질 수있는 한계와 그로 인해서 오히려 기계에 사랑을 느끼는 인간의 마음을 포착한 점이 눈에 뛴다.

 

또 남녀간의 영원무구한 사랑의 감정에 대한 것이 어떻게 서로가 변질이 되고 관계를 부정하기까지의 과정이 짦은 하루 동안에 벌어진 여행의 이야기는 현대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사랑에 대한 물음을 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책 제목인 무슨일이... ,마코트와 아이스크림 _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풍경을 나의 시각으로 쫓아서 시종일관 무덤덤하게 그녀와의 관계를 그리고 있는 무슨...은 .  고즈넉한 하이델베르크의 네이강의 묘사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호텔에서 매년 묶는 그녀와의 관계를  알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아주 모르지도 않는 ,어정쩡한 사이에서 만남의 끈을 놓지 못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그려내고 있다. 남녀간의 사랑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사랑의 구애가 아닌 서로간의 외로움과 필요조건에 의한 무미건조한 관계를 그려낸다.

 

유학 온 일본 남학생에 대한 감정을 세월의흐름속에 짧은 글안이라도 충분히 그 감정과 소통하고 느끼게 해준 아주 재밌는 이야기다. 김영하 작가다운 유머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고 풋풋한 시절에 겪었던 사랑이 사회에 나가면서 겪는 직장일과 자신과 연적이었던 친구의 죽음, 그리고 다시 만나 용기를 내어 사랑고백을 한 우리의 용감한 대한처자의 행동은 오히려 소심했던 일본인 마코트의 행동과 대비되게 그려진 점이 글을 읽는 독자로선 아주 흥겨운 소재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스크림 또한 주변에서 흔히 한 두 번쯤 겪었을 제조과정에서 잘못 나온 제품을 둘러싸고 벌어진 해프닝을 아주 간결하면서도 또한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지저분한 집안을 그가 온다는 소식에 원치않게 집안 청소를 하게 되는 과정 묘사는 웃음을 연발한다. 앉은 자리에서 석유냄새가 나는 아이스크림을 계속 먹는 소비자상담실 부장의 행동을 보면서 오히려 이런 일을 전문으로 하는 대기조 부장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는 장면은 킬킬거림과 함께 어쩌면 이것이 사실로 받아들일 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우리네 가장들의 애환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나만의 극단적인 발상일까?  

 

짧은 몇 줄속에 기억이 남게하는 작가의 글솜씨는 개그를 써도 무방할 듯 싶다. 제목에 맞춰서 써 내려간 명예살인, 바닷가 이야기, 오늘의 커피는 픽 하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매력을 지닌다. 

현실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오는 현대인들의 내면적 방황과 그 안에서 도사리고 있는 이탈, 인간내면의 본성, 돈의 힘에 오늘도 여전히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작가는 이번 단편소설집을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단 느낌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말들이 세상엔 참으로 많고 그 반대로 듣기에도 민망한, 그러면서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단 이유로 상처를 주는 말들이 많은 세상이다.

 

특히 인터넷에서의 무수히 떠돌아 다니는 말들 중엔 이런 것들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때론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상처를 입는 말들을 듣는 때가 있는 것을 보면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를 떠나 기본적인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예절이 점차 퇴색해 가는 것이 없지않아 아쉽기만 하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촌철살인으로 대표되는 이외수 작가의 글들은 쉽게 읽히면서도 그 뜻을 파악하며 읽노라면 오히려 타 책과 마찬가지로 깊은 울림을 준다.

 

요즘 '미생'이란 드라마가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층을 대변하는 주인공, 일명 학벌, 자랑한 만한 스펙조차도 없는 주인공이 회사에 취업하면서 겪게되는 다양한 위계질서의 상사들과 동료들 사이에 부대끼며 성장해가는 드라마로 알고 있는데, 보면 볼수록 인터넷 상의 감상의 댓글들처럼 공감이 많이 와 닿는 드라마란 생각이  들면서 본다.

 

이외수 작가의 이번 책은 그런 의미에서 젊은이들에겐 희망을, 기성의 세대들에겐 위로와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한 것들, 그리고 여전히 감성마을의 자연의 변함없는 계절의 변화, 그 안에서 정태련 화백의 그림까지 곁들여서 보는 잔잔함을 풍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에 대해 십분 발휘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기도 하고 부부간의 관계, 자녀들과의 관계, 그리고 자연의 미세한 부분들까지 미처 보지 못하는 만족이란 것을 모르고 살기 쉬운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한 한 가운데에는 여전히 경쟁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없는 힘겨운 세상이 있기에 그렇다면 어떻게 같은 경쟁의 시대에서 그것마저 즐기면서 살아갈 수있는지에 대한 따뜻한 위로의 말들은 읽고 있노라면 여전히 이외수 표만의 글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말들은 인내 그 자체요 , 저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전체를 돌아봄으로써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역전의 그날을 생각하며 일어설 것을 주문하는 말들은 지금 이 순간 여전히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한 마디의 말로써 크게 위안을 삼을 수있는 말이 안니가 싶다.

 

인생이 깊어지기 위해서는 희망도 필요하고 절망도 필요하다. 단지 포기라는 놈의 유혹만 과감하게 물리칠 수 있다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가끔 쓰러지면 어떤가.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이지. 그대를 응원한다. 힘을 내라. -p 207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이지 중에서

 

진정한 적은 언제나 바같에 있지 않고 안에 있다. 우리 안에 우리의 적이 있고 당신 안에 당신의 적이 있으며, 내 안에 나의 적이 있다. 그것부터 찾아서 섬멸하지 않으면 세상과 당신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p62 내 안에 나의 적이 있다 중에서

 

전 작인 '하악하악'의 연장선으로 생각되어지는 만큼 저자의 글들은 퍼담아 놓아도 마를겨를이 없는 시원한 샘물을 연상시킨다.

 

 고요한 마음의 정화가 필요하다면, 이 순간 그 누구에게라도 위로를 받고 싶다면, 그래서  내 자신의 모든 것에 평화를 찾고 싶다면 곁에 따뜻한 차 한 잔과 더불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당신이 걷는 인생길은, 때로 꽃잎에 덮여 있기도 하고 때로 빗물에 젖어 있기도 하고 때로 낙엽에 덮여 있기도 하고 때로 눈에 덮여 있기도 하다. 유심히 보면 같은 길은 없다. 다만 당신의 시선만 새롭지 않을 뿐, 길은 언제나 새롭다. -p 63

 

가을의 하늘도 높고 푸르며 구름의 모양도 저마다 자신의 모습을 뽐내는  이 계절에 읽기에 딱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다. (책을 받자마자 그 향기가 솔솔 풍기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임을 ....책 갈피 하나에서 뿜어져나오는 그 향기로 인해 책의 내용도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스터 폭스, 꼬리치고 도망친 남자
헬렌 오이예미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처음엔 밀당을 하는 사랑이야기인 줄 알았다.  

단, 그런 형식의 소재로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느냐에 따라,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색다른 사랑이야기를 상상했던 나에겐 제대로 뒤통수를 맞게 한 책이다.

 

책 제목자체가 꼬리치고 도망을 쳤다고했으니 당연히 여자들을 꼬시고 책임을 지지 않는 어떤 바람둥이 이야기인줄 알았던 내 착각도 한 몫을 했지만 책을 읽는 도중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거지? 라고 하면서 읽은 적이 거의 없었던 터라 더욱 그랬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영국으로 이민을 갔고 그 곳에서 교육을 받은 후 촉망받은 작가라고 한다.

기존에 이미 출간된 책도 있지만 이 책으로 인해 상도 타고 얼마 전엔 방한까지 했다니, 가능성이 많이 기대되는 작가이기도 하단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 속 남주인공인 미스터 폭스는 작가이다.

작가지만 자신의 작품 속에서 여자들을 죽인다는 것이 특징으로, 그가 자신만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 놓은 메리 폭스란 여성과의 베틀을 통해 작품의 세계를 경쟁한다.

 

 메리 폭스가 현실에서 그의 곁에 나타나 말을 하고 사랑을 그리고 , 즉 그가 만들어 놓은 작품의 세계와는 정 반대의 세계를 만들어 놓은 형식이다.

 

그런데 글 흐름이 정말 이상하게 돌아간다.

흔히들 주인공이 가상의 인물과의 대화를 한다면 좋아~ 그럼 이제부터 시작이다. 하는 말조차도 없이 갑자기 별개의 글들인 여덟 편이 나오고 그 중간에 작가의 아내인 대프니와의 부부관계를 다시금 되짚어보는 형식의 글들이 겹쳐지면서 몰입을 하는데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만든다.

 

총 여덟 개의 단편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독립된 이야기 근간을 이루는 것은 바로 '푸른수염'의 동화를 환상과 리얼리즘으로 결합한 새로운 시도의 글을 보였단 점이다. (뭔 우연인지 아멜리 노통브의 푸른수염을 읽자마자 바로 이 책에서 푸른수염을 접하다니... 이런 겹치는 우연이 있기도 있네...)

 

전래동화에서 나오는 푸른수염의 주인공으로 대체되는 미스터 폭스에 대항한 다양한 변주의 여자들이 각기 다른 글들을 통해  나오면서 메리 폭스가 실존 인물인가 할 정도의 착각성을 느끼게 하고  아내 대프니까지 메리 폭스를 만나면서 실제의 인물로 대하는 장면에선 더욱 혼란을 가중시키는,  작가의 글 쓰기는 기존의 익숙해있던 글을 읽고 있었던 나에겐 이해하기가 솔직히 까다로웠고 나중에서야 번역자의 해설서를 접하면서 비로소 조금씩 아~ 이런 이야기였어? 하면서 그 챕터를 다시 읽어보게 한 책이다.

 

 

각 챕터마다 독특한 설정과 기존 작가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변형의 해석을 시도했다는 점에선 신선하게 다가온 책이었던 만큼 상상했던 대로 알콩달콩 밀당의 이야기를 상상했던 독자라면 실망이 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여기에  메리 폭스에 대한 의심을 하게 된 부인 대프니와 미스터 폭스 사이와의  화해시도와 열린 결말의 설정은 갑자기 이야기가 이어지다 뚝 끊어지는 느낌도 들게하지만 사랑이란 이야기의 새로운 시도해석을 한 문학작품이란 것을 생각한다면 찬찬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드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이 주는 즐거움은 읽을때마다 그 감동이 주는 느낌이 같을 때도 있고 새롭게 다가올 때도 있다는 데서 오랜시간 질리지 않는 향기와 같단 생각이 든다.

 

요즘은 그런 의미에서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는 유행이 있어서인지 한국영화에도 고전의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려는 의도를 보인 작품들이 더러 있다.

 

어린 시절 서양동화의 하나인 '푸른수염'을 읽어 본 독자라면, 그리고 아멜리 노통브의 독자라면 이 책이 주는 새로운 이야기가 맘에 들 것같다.

 

벨기에 출신 사퀴르닌이란 여성이 고향 벨기에를 떠나 파리에서 미술학교 보조 교사로 일하고 있던 중 같이 살고 있는 친구 집을 떠나 홀로 독립하기 위해 집을 구하게 된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제시한 방값이 너무도 싸고 호화스런 집이라고도 할 수있는 저택에 들어서며 면접을 거치려고 하는데, 알고보니 이 집에 세들어 살던 여인 8명은 실종된 상태로 남아있고 저택의 주인 돈 엘레미리오 니발 이 밀카르는 에스파냐 귀족가문 출신으로 20년째 저택 밖으로 나가지 않으며, 계란과 황금, 바느질, 사진에 집착하는 마흔넷의 남자이다.

 

그런 그가 사르튀닌과 계약함으로써 둘은 한 집에 살게 되는데, 그의 단 한가지 조건은 모든 방은 들여다 봐도 좋으나 단 한 곳, 즉 자신의 암실이라 불리는 곳은 열어보지 말라는 것이다 .

 

사진을 찍는 것을 취미로 삼는다고는 말하지만 그녀의 면밀한 관찰결과 그런 낌새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물쇠도 잠겨있지 않은 그 방에 8명의 여인의 시신들이 들어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증시키는데...

 

아멜리 노통브의 재기발랄하고 엉뚱하다고도  할 수있는 톡톡튀는 유머와 블랙의 서늘함마저 느끼게 되는 그의 주특기는 여전하다.

 

창작의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그의 작품세계는 매 책마다 전혀 뜻밖의 이야기들로 넘쳐나는데 이 책 또한 고전의 비틀기식으로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하지말란 금기란 것에 대한 인간의 궁금증에 빗댄 엘레미리오가 생각하는 절대적인 사랑의 향연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할 수있는 고집스런 면이 있고 그런 면에서 더 나아가 자신이 이루려는 사랑의 색채완성을 위해 마지막 대상인 사튀르닌에 대한 사랑의 고백, 점점 그에게 사랑을 느끼는 사튀르닌의 혼돈된 감정과 차가운 이성의 감정 대립이 시종 탁구공 처럼 두 사람간의 대화를 통해 전해져오는 순간들이 때론 긴장, 때론 유머를 넘나든다.

 

 저온 생성 장금장치를 작동시키고 프리즘 색깔의 완성을 위해 특이한 색채감을 준 노란색의 치마는 결국 넘지 말아야할 최종의 선을 넘어버린 사튀르닌과 엘레미리오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기도 하는 매개체로서 그의 계획을 알고 오히려 그의 유혹을 넘어선 사튀르닌의 반전을 통해 두 사람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것에 대한 존재를 생각을 해보게 한다.

 

불멸의 사랑을 꿈꿨던 남자, 그런 남자에게 일말의 사랑을 느꼈던 여자, 그리고 그 완성체라고 할 수있는 암실에서의 긴장감들은 역시 아멜리만이 할 수있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샤를 페로의 동화 속 푸른 수염과 비교해 보는 재미와 함께 현대식으로 해석한 아멜리의 이 푸른수염을 통해 금기와 사랑, 그리고 완전한 사랑의 결합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림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7
안치우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한국의 스릴러창작물도 외국의 창작물 못지않게 잘 쓰여진 것들이 많다.

 

섬세한 필치와 꼼꼼한 주위의 배경설정, 그리고 소재면에서도 외국것과 별로 구분이 안될 정도의 실력을 갗춘 작가들이 나왔다는 데서 우선은 반가움이 들고 이런 장르의 발전을 더욱 기대해보게 되는 것도 책을 읽는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황금가지에서 나오는 밀리언셀레시리즈는 그래서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외국과 국내편으로 구분되어지는 선별된 작품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재림이란 제목의 이 책으로 다시 한번 독자들을 찾은 저자는 공모전에서 입상한 저력답게 이번에도 무거운 분위기의 소재를 끌어다 글을 이끌고 있다.

 

박진우-

한 때는 신학대학에 다녔지만 존경하는 스승이 자신이 생각하는 종교인으로서의 생각을 밝힌 사건에 연관되어 파문이 되자 이에 학업을 그만두고 은둔형 미술작가로 생활을 이어나간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졌고 노모와 동생은 형을 찾기 위해 변호사이지만 탐정일을 같이 맡고 있는 독걸잉걸소장, 강승주, 그리고 남자못지 않은 엄청난 체력과 신장, 그리고 도통 모를 감정을 지닌 권민이란 여성을 찾아가면서 사건을 의뢰하게 된다.

 

왜 그는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졌을까?

그의 컴에서 비공개 블러그를 통해  사이비 비문을 발견하면서 수사는 호조를 보이는데, 독특하게 설정된 세 사람의 개성들이 군데군데 튀어나오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나간다.

 

변호사란 이력답게 큰 그림을 그릴 수는 없지만 작은 틈 하나를 보더라도 그것을 통해 사건의 해결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독거소장, 감정은 여성같고 한 때의 아픈 상처 때문에 학문의 길이 아닌 현장에서 다뤄지는 삶을 체험해보고자 탐정이란 세계에 뛰어든 승주라는 인물은 권민이란 여인과 대립적인 신체사이즈, 그리고 현장에서의 활약에서도 정 반대의 개성을 지닌 모습으로 다가온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조합은 물과 불의 성격을 지녔지만 그럼에도 콤비로서의 활약은 무난하게 비쳐지는데, 시리즈로 나온다면 두 사람간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듯한 인상을 풍긴다.

 

 사건현장에서 발견한 소포에는 일명 베드로 십자가란 것이 있었고 이는 예수를 세 번 모른다고 부인했던 베드로가 나중에 참회의 뜻으로 예수와 같은 십자가를 질 수없단 의미에서 십자가의 모양이 거꾸로 된 것으로 유명하다.

즉 범인은 박진우가 자신의 스승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스승의 종교적인 입장을 옹호하면서 이를 비난한 사람들에게 던진 비난문에 대한 종교적인 입장에서 벌한다는, 사이코패스적인 행동으로 나온 결과였다.

 

사실 가장 민감한 부분들 중 하나가 종교를 다룬 문제가 아닌가 싶다.

내 종교가 중요하면 타인이 믿는 종교도 중요함을 인정한다면 평화로운 세상이 되건만 실제 현재의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치고 들어가자면 대부분이 종교와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들이 많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런면에서 저자가 승주의 입을 빌어  범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찾아간 곳에서 나눈 대화들은 성스러운 종교란 이름으로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점 지적을 외면하고 오로지 그에 반한다는 이유만으로 살인을 저지른다는 설정은 인간이 같은 종교, 다른 종교를 믿는 것을 떠나서 참된 종교인으로서 가져야할 자세는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총 2편으로 나뉜 책은 1부 재림에 이어서 다음의 사건연결로 이어진 줄 알았는데, 2부인 만남, 그리고 시작편은 세 사람이 어떻게 만나고 의기투합해 탐정으로서의 길을 가게되는지에 대한 , 프리퀄에 해당이 된다.

 

그래서 1편의 재림이 무거운 분위기였다면 2부는 그나마 분위기가 가벼운 편이다.

편집과정에서 차라리 1.2부편을 바꿨더라면 받아들이는 독자입장에선 충분히 상황을 인지하고 읽었겠다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이해를 하지 못하게 그려진 글들은 아니라서 부담은 없다.

 

 재림의 의미를 따라서 생각해본다면 과연 누가 누구를 위한 재림인지, 종교와 인간과의 관계를 살인사건을 통해 재조명해 보려한 작가의 의도가 눈에 띄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