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 바다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전쟁터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그리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 살림지식총서 500
남정욱 지음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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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결혼시즌이란 것이 있다.

요즘은 그다지 계절을 따지지 않는다고는 하나 여전히 계절의 여왕이란 말은 유효하듯이 5월, 그리고 10월에 많이들 하는 것을 보면 인간의 고유관습 내지는 통념은 깨기가 쉽지만은 아닌 듯하다.

 

이렇듯 결혼이란 말 자체가 주는 느낌은 부모는 선택해서 태어날 수없지만 결혼만은 내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도 할 수있는 중요한 첫 출발선인 만큼 상대방에 대한 확고한 사랑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음은 당연하다.

 

살림지식총서 500호 『결혼』이란 책은 그런 뜻에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많은 축하의 인파들 속에 하얀 면사포를 둘러쓴 신부의 입장은 당연코 모든 하객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만큼 그 관심도는 여전하다.

 

하지만 과연 개인 대 개인이란 결혼이 사실 정말로 개인적인 것에만 한정된 것일까?

이 책은 결혼의 최초의 의미를 더듬어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서 읽은 기억을 더듬는 추억까지 선사하는 이 책은 결코 결혼의 시초가 지금처럼 오직 둘 만의 황홀한 허니문을 거쳐 꿈꾸는 그런 이상적인 결혼을 상상하면 오해란 사실을 드러내준다.

 

로마인들의 여인 부족으로 인한 옆 부족의 여인들을 강탈하다시피 데려 온 시초부터 이미 이때 부터 매매혼의 성격까지 지닌 거래조건의 성사를 연상시키는 절차까지 보여준다.

 

그런 결혼의 하이라이트인 면사포의 유래는 어떠한가?

어망을 사용하여 신부를 약탈하던 것이 시초였으며, 이후 결혼의 변천사는 일류의 하나의 제도로서 안착하는 데 여러 세월을 거치면서 정착하게 된다.

 

결혼의 의미가  개인만의 결혼이 아닌 집안 대 집안의 혼주의 자존심 대결, 예단의 변형된 그릇된 세태로 인한 집 마련의 비용과 혼수의 범위, 그리고 여기엔 우리나라의 고대 사회서부터 내려오던 결혼이 갖는 의미의 변천사가 다른 왕조가 들어서면서 분별된 차이점을 보이면서 오늘 날까지 이르렀다는 것은 현대의 결혼의 모순과 이를 알면서도 사회의 분위기 정서가 이를 받아들이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 대목은 생각해 볼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결혼의 문제는 오죽하면 책 앞머리에도 나오듯이 바다에 나갈 때는 한번 기도하고 전쟁터에 나갈때는 두번 기도하고 , 그리고...결혼할때는 세번 기도하라 ...했을까?

 

그 만큼 결혼을 하기도 어렵지만 결혼생활을 어떻게 잘 유지해나가는냐에 대한 문제도 생각해 볼 수있다.

 

과거의 결혼이란 제도가 정착되기까지의 세월과 지금의 동성간의 결혼형태, 결혼 전의 동거라는 형태, 이 밖에도 결혼이란 제도에 반하는 변화의 흐름이 급속도로 빨리 전개되고 있다는 데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말엔 공감을 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성인남녀가 한 가족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조건을 따지는 데에는 어떤 점을 보아야하며 , 결혼을 하기에 앞서 나만의 홀로 시간을 가져 볼 것을 권유하는 말에는 책임감 있는 가정이란 것을 이루기 전에 내가 갖추어야할 것과 지켜야 할 것, 그리고 양보와 타협선의 적정선까지, 너무도 쉽게 헤어지는 현 세태에 좀 더 진중한 자세가 필요한 것임을 알게 해 준다.

 

 다른 각기의 책에서 나온 발췌내용을 통해 결혼의 변형된 세태 속에서 미래의 우리들의 결혼 모습을 그려본다는 의미도 있고, 결혼을 앞둔 미혼남녀, 그리고 이미 기혼인 사람들, 그들이 이루어 온 가족 내의 자녀들에게까지 모두 고루고루 '결혼'이란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게 하는 책이다.

 

간단하고 짧고, 그렇지만 결코 내용만은 가볍지 않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평생 내 동반자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을 어떻게 지니면서 살아가야할 지,  저자가 다룬 책 내용의 일부 발췌 내용글들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 내용이다.

 

***** 결혼을 앞두고 참으로 바쁘겠지만 가능하다면 홀로 있는 시간을 만들어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한번 물어보라.

"나는 내 결혼 상대를 하느님으로 모실 몸과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는가?"  다시 묻는다. "눈에서 콩깍지가 떨어지고 난 뒤 찾아든 권태기, 아내와 그 주변 사람들에게서 온갖 약점이 보이고 정나미 떨어지는 일조차 속속들이 알게 됐을 때도 그를 하느님으로 모실 수 있는냐?

아내는, 가장 약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신 진짜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늘, 잊지, 않겠느냐...."

                                                                      -p 174~175

 

위의 마음가짐을 평생 지니고 실천한다면 이혼이란 말 자체는 없어질 것 같단 생각도 들게 한다.

 

그 만큼 결혼 생활은 환상이 아니며 현실적인 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기에 서로가 어떻게 바라보고 가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결혼생활의 만족을 느끼게 되는 만큼 결혼이란 제도를 통해 본 오늘 날의 변화된 세태와 더불어 변하지 말아야할 것들을 심중하게 고려해 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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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찾고 싶을 때 꺼내 보는 1000개의 지혜
데이비드 프래트 지음, 하창수 옮김 / 김영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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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마다 노벨수상자들의 명단이 공개되며 그 누가 어느 분야에서 영예를 차지하게 될지 세계적인 이목이 촉각을 곤두세운다.

 

관심이 있건 없건 간에 일단 수상자들은 말 할것도 없고 그 출신지의 나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 밖에 없을 터, 이 책은 그런 모든 노벨상이 주어지는 분야에서 수상을 한 수상자들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내용들이 들어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그야말로 모든 정성을 기울여서 이들 수상자들이 한 말들을 각 분류별로 항목을 정해서 그에 맞는 글들을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찾아볼 수있도록 배려를 해 놓았다.

 

 '성취와 신념’ ‘삶과 죽음’ ‘감정과 인간관계‘ ’예술과 문화‘ ’정치와 경제‘ ’과학과 기술, 의학과 건강, 전쟁과 평화, 최후의 말까지...그들이 연구하고 살아온 자신만의 인생가치와 소신, 그리고 역경을 이겨나가면서 어떻게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유지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를 요약한 대목들이 인상깊게 다가온다.

 

 

 

***** 배움을 향한 열정이 젊음과 노년을 가른다.

       당신이 배우고 있는 한, 당신은 늙지 않았다.

       The excitement of learning separates youth from old age.

                            As long as you're learning, you're not old.

                                                   - 로젤린 앨로(미국, 1977년 생리의학상)

 

 인생이 순탄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대적인 양차대전을 겪으면서 개인적으론 이루 말 할수없는 비탄과 고통과 슬픔, 일테면 자식을 전장에서 잃는 고통, 그리고 자신의 이념과 반대되는 주장에 국가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채 학문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던 저간의 그 모든 순간들을 모두 이겨내며 인류의 삶을 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낸 집념의 소산자들이란 점이다.

 

또한 지금의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들이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인적인 교육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바, 이런 점에서 기업채용조건에서도 서서히 이런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스펙과 학점 이수만을 기준으로 하는 신입선발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과 토론, 그리고 자신의 취미 생활을 즐기는 여유까지...

이렇게 보면 더욱 경쟁이 심해지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게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수상자들의 개개인들을 들여다 보면 결코 자신들이 주 전공으로 하는 학문분야에만 매진했다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문과 이과의 구분이 확실하게 구분이 되어지는 시대가 지난 만큼 수상자들 또한 전공 외에 전혀 생소한 분야까지 즐겼다는 점에서  잠깐만이라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는 사실은 업적을 이루는 한 과정에 이런 부분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리학을 전공했으면서 음악에 심취했다거나, 문학이나 그림에 소질을 지녔다는 그들의 생을 들여다 보면 삶의 조화로운 경계도 필요함을 알게 해 준다.

 

 펜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고발을 드러내는가 하면, 물리나 화학, 생리의학, 평화를 공론하는 활발한 활동들을 통해 오늘 날 우리들은 그들이 이룩한 업적 외에도 이런 글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삶의 윤활유를 느끼게 됨을 갖게 해 주는 책이다.

 

 국적을 막론하고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수상의 기회가 주어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수상자들의 국가별을 보니 거의 유럽권이나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노벨 사후에 그의 유지를 받들어 수상자를 발표하는 재단에서는 좀 더 광범위하고 폭 넓은 수상자들의 배출이 요구되기도 하는 현 시점에서 수상자들이 전해주는 글들은 사뭇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고, 이를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의 실현을 위해선 어떤 자세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를 느끼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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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하고 독한자들 전성시대 - 세상을 주무른 영리한 계략
쉬후이 지음, 이기흥.신종욱 옮김 / 미다스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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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의 잣대로 보면 악(惡)이 아무리 판을 치는 세상이라고 할지라도 언젠가는 선(善)이 승리를 거둔다는 진리를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살면서 부딫치는 일들 속에는 이에 반하는 경우를 보게 되면 불의를 참지 못하고 옳바른 제시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해를 입는 경우도 많다.

 

역사는 그런 의미에서 전철을 되밟지 않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기에 비록 목적 달성을 위해 악을 행했다하더라도 언젠가는 그 보복이 반드시 내게로 되돌아 온다는 교훈을 준다.

 

중국의 역사상 가장 음흉하고 악날하며, 인간으로서 할 수없는 양심마저 저버린 채 자신의 출세와 물질적인 욕심, 그리고 더 좋은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스스로 악의 구렁텅이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선뜻 나선다는 것 자체가 엄두를 낼 수없었던 공권력을 이용하고 부하들을 노상강도로 변장시켜 재물을 탐했던 석숭, 황제의 유서자체를 바꿔 자신의 처지에 유리하도록 문서를 꾸민 조고, 온갖 모든 끔찍한 고문 도구발명과 더불어서 사람들을 극형의 최후순간까지 몰고가며 이를 즐겼던 삭원례, 자신의 엉터리 비방술을 이용해 공주까지 아내로 맞이했던 난대, 자식을 죽여서 왕 앞에 요리를 바쳐 신임을 얻었던 역아...

 

모두 총 13가지의 경우를 나열해 적어 놓은 중국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서 인간의 안에 도사리고 있는 몹쓸 야욕과 함께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제외한 타인의 안위와 괴로움은 안중에도 없었던 비열함의 극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이들이 마냥 자신의 목적을 이룬 후에 행복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는 , 인생을 제대로 마치지도 못했고 더러는 첩을 원하는 왕의 요구를 거절한 덕에 자신의 재산과 목숨마저 버려야했던 석숭같은 사람도 있다.

 

 중국의 역사 자체가 통일을 이룬 나라가 들어서기 전까지의 혼돈된 역사임을 감안하면 어떻게 보면 자신의 인생과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알아주는 군주를 만나고 뜻을 펼치기 위한 방편으로 이런 해악한 짓을 할 수도, 그것이 역사적으로 좋은 평판을 받아도 그들이 한 행동에 대해선 과연 바른 행동이었나를 두고 볼 때는 긍정적인 면으로 보긴 어렵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 책을 통해서 우리들은 과거의 사람들이 행한 행동들을 통해 자신의 존재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존재도 소중함을, 천륜까지 저버리면서까지 행동에 옮긴 그들의 모습들을 통해 악한 자들의 답습을 벗어나 그들같은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을수 있는 교훈을 얻지 않을까 싶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듯 느껴주는 책이다.

한 인물의 역사를 설명해주고 타국의 비슷한 선례를 이어주는 짧은 글들도 인상적이고

 

'구중궁궐의 여인들'이란 책에서도 나오는 겹치는 인물들이 있어 친숙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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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두 여인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2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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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아니, 실은 두 눈만 가리고 있는것일까?

왜?

무엇때문에 이렇게 자신의 얼굴의 반쪽에 해당되는 부분을 가리고있을까?

 

인생의 한 고비 한 고비를 넘어가면서 느끼는 삶의 애로가 겹쳐서 그런 것일까?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에 속하는 두 편의 단편이 수록되 있는 홍성화 님의 작품집이다.

 

단편인 만큼 책의 두께도 얇아서 앉은 자리에서 바로 읽어버렸지만 그 전율은 모처럼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제목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두 여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연령층은 모두 노년에 해당되고 노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나이에 해당하는 여인들이다.

 

첫 번째 이야기- 능바우 여인

 

평생을 은행에서 일하다 지점장을 거쳐 퇴직한 성환씨 내외 이야기다.

퇴직금은 아들의 사업을 위해 몽땅 쏟아부었지만 사업실패로 인해 아들네와 같이 살고 있는 형편에 며느리는 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아들은 친구네 일을 도와주는 가운데 아들로부터 건물의 야경비직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게 된다.

그런데 성환씨가 누군가?

일명 경북 상주에서 20리쯤 떨어진 곳에 집성촌으로 살고 있는 창녕 성씨 집안 사람이다.

대대로 내려오는 그 곳 남자들이 지닌 기질과 전통에 익숙한 몸가짐은 이런 일도 해보라는 강권아닌 강권을 하는 아들에 대한 섭섭함과 함께 능바우 여인으로 대표되는 아내 심씨의 반대를 생각하면 이도저도 못하는 갈림길에 선 처지다.

 

능바우 여인-

지난 모진 세월 속에서도 남편의 바람기 잦은 일도 그저 알고도 모른 체 하는 방식에 익숙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아들의 바람에도 기를 죽게 하지 않고 남편은 남편대로 말년에 용서를 하며 거두어들이는 자세, 그럼에도 정작 자신들의 죽음 앞에선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며 죽고자 했던 그녀들인데 하물며 부인이야 말 할 것도 없는 사실 앞에서 성환씨는 집안 내  혼인집에서 항렬에 속하는 집 안 남자들의 서로의 얼굴들을 보며 지나 온 세월을 뒤로 한 채 새로운 출발에 나서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 동백꽃 여인

 

 

 

영문과 교수직을 퇴임하고 12연하의 아내와 다시 재혼한 정문호는 폐암 말기 환자로 삶의 생을 마지막에 둔 사람이다.

연로한 병든 노모 수발과 죽음까지 모두 헌신적으로 한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다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 준 그녀와 좀 더 오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어느 평범한 남자이기에 자신의 사후에 홀로 남겨질 그녀에 대한 생에 대한 책임감을 다하려 애를 쓴다.

아파트를 줄여 일부는 3남매에게 나줘주고  아파트 명의와 연금, 책 인세들은 모두 그녀 앞으로 해주고 떠난다.

하지만 정작 그의 죽음 후에 몰고온 후폭풍은 가차없다.

사위와 딸, 아들 두 명이 아파트에 대한 가압류와 그녀에 대한 아버지가 생전에 남겨 둔 유언장의 내용을 보고 행패를 부리는 모습들에 그녀 홍숙진 여사는 끝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총 2편의 이야기를 통해서 지금의 우리 어머니, 아니 그 윗세대 분들의 질곡진 삶에 대해 대처하는 방식과 자세를 엿 볼수가 있는 책이다.

 

전편의 기운이 밝은 긍정적인  방향을 보였다면 후편격인 뒤의 이야기는 암울하다.

그것이 지어낸 것이 아닌 실제 지금 우리가 처한 부모들의 이야기이고 보면 읽는 동안 부모는 내내 자식 뒷바지하기에 바쁘고 그런 자녀들은 자신들도 살아가기 바쁜 현실에 오히려 또 다시 부모를 삶의 현장에 내모는 형상과 죽은 고인에 대한 비난과 함께 재산에 대한 욕심을 보인다.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부인 심씨를 바라보는 성환씨의 입장은 그런 면에서 양쪽 갈림길에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처지이고 또 다른 동창생의 모습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는, 명예와 부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이기도 하다.

 

부인 심씨가 도우미로 나서게 된 것을 듣게 된 성환씨의 입장은 평생 고생만 시키다 말년까지 이런 일을 하게 만든 자신의 처지가 비참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부인의 긍정적인 말에 서로의 위안을 삼는다.

 

해외여행도 가고, 영화도 보고....

극히 사치스러울 것 없는 소박한 꿈을 갖고 시작하게 될 능바우여인만이 지닐 수있는 고단함 삶 속에 남편을 위로하고 자신에게도 긍정의 마인드를 선보인 그녀의 모습에서 강한 아내요, 어머니상을 발견한 작품이다.

 

그런 반면 동백꽃 여인 이야기는 읽는내내 부부간의 애틋함과 안타까움, 자신의 가치를 자신조차모르고 지내왔던 아픈 상처의 세월을 보듬어주고 진정한 자신감으로 채워준 남편에 대한 사랑과 자신이 먼저 감으로써 홀로 남겨질 아내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좀 더 사랑으로 채워질 수도 있었을 뒤늦은 만남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는 남자의 생각들이 가슴에 와 닿는 작품이었다.

 

여기엔 누구라도 죽음을 앞두고 정문호처럼 완벽하게 처신을 하고 떠날  준비는 되어있나를 생각해 보기도 하고 남겨진 자들, 자녀들의 물욕에 찬 행동들은 남편만을 사랑해서 재혼을 감행한 여인에게 가혹한 시련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그녀 또한 이것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결단성을 보인단 점에서 비록 시작은 슬픔과 서운함, 고인에 대한 사랑이 식기도 전이지만 호스피스란 직업을 택하는 결정적인 행동을 보인단 점에서 다시 한 번 또 다른 여인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들여다 보게 한다.

 

한국여인들만이 느끼고 보여지는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단편이란 문학장르를 통해 장편보다 외히려 더 깊은 성찰과 반성, 그리고 그 안에서 다뤄지는 인간들의 삶의 모습을 투영해 보임으로써 보다 나은 나의 모습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던져 주게 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손으로 얼굴의 반에 해당하는 부분을 가린 만큼의 두 여인들의 앞 날에도 꽃피는 웃음의 계절이 얼굴 전체에 올 수 있기를 빌게 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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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정원 -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혜영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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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이란 문학책을 접했던 기억이 난다.

토지와는 또 다른 우리나라만의 색채를 느낄 수있었던 묵직한 감동을  주었던 책인만큼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책들을 읽노라면 새로운 감성이 느껴지기에 여운이 길게 남는다.

 

이번에 수상작인 비밀정원의 배경 또한 한국적인 느낌이 많이 드러나는 책이다.

 

노관이라는 강릉의 근 삼백 년간이나 존재하는 고택에서 자란 이(李)요란 주인공을 내세워 그 안에서 벌어졌던 성장기의 회상과 그가 성인이 되고 나서의 일들까지 모두 노관이란 배경을 두고 장엄하게 펼쳐진다.

 

일찍 허약한 아버지를 여윈 이요는 집 안의 가장이자 붙박이 화분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로지 집 안에서만 활동을 거의 하다시피한 엄마 밑에서 홈스쿨을 하며 커간다.

 큰 고택답게 그 근방의 모든 땅 소유를 지녔다고 할 만큼 큰 살림을 하며 곁에서 도와주는 묘자 아주머니, 태경아범, 그리고 산지기 오두막집 아저씨, 집 안 소소한 일들을 돕는 여자들까지, 모두 이요의 성장에 있어서 하나의 추억거리로 남는다.

 

어느 날 삼촌인 이율이 독일에서 공부를 마치고 오면서 노관에 들르게 되고 이어서 이요와 엄마와 같이 생활하는데, 자신이 알지 못했던 두 사람간의 비밀을 동네 아주머니들 입을 통해 듣게 된다.

 

 한 때는 사랑하는 연인들이었으나 엄마는 삼촌의 청혼과 도주를 어기고 아버지와 결혼을, 그리고 여기엔 요정이라고 생각했던 데레사라는   자신보다는 두어 살 정도 더 나이가 들었을거라고 생각한 성당에서 온 여자아이를 만나면서 그 소녀가 전해주는 편지를 보관해 주는 일까지, 그리고 그 편지 안에 그녀의 인생이야기와 벽 이야기를 통해서 요는 하나의 정점에서 주위 사람들이 사랑하고 이별하고 그리고 다시 만남을 하는 것까지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결코 자신이 들었다는 내용을, 그래서 왜 그런 연유가 있었는지에 대해 시종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그저 오로지 가슴 아프게만 지켜볼 뿐-

여기엔 시대적인 흐름과 무관하지 않음이, 삼촌의 재차 요구한 두 사람의 결합을 왜 엄마는 답 없는 행동으로 보여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도, 아니 실은 두 갈래의 길에서 고민했음을 알려만 주는 식이다.

유신정권과 신군부의 집권과정으로 인해  자신의 선배이자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힌 김경수란 인물과의 만남을 통해 또 다시 인연을 겹쳐가는 데레사와 그녀의 유복자 아들까지 모두를 아우른 노관이란 곳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 책의 특징은 기존에 보여왔던 현란한 미사여구의 표현이 드물다.

수묵화 향을 풍기는 듯한 아득함 속에 이루지 못한 사랑에 평생을 괴로워하며 그녀 곁을 맴돌아야 했던 한 청년인 이율의 사랑에 대한 강한 집념과 중독, 그것에서 헤어나올 수없었던 자신에 대한 처지, 두번씩이나 청혼을 했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은 형수이자 옛 연인이었던 그녀에 대한 사랑의 실망감을 자살이라란 극단으로 내몰아야만했던, 그래서 비로소 사랑을 이루진 못했지만 완성했다고 한 손교수의 말처럼 자신의 생을 그렇게 끝을 내는 과정들을 저자는 시시콜콜 자세하게 풀어놓지 않는다.

 

그저 독자들은 곁에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로 인해서 그들의 사연을 알 뿐이며 이 또한 이요도 마찬가지로 주변인처럼 듣는 형식을 취한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 마다 고어체의 느낌이며 오히려 옛 전통책을 읽는듯한 느낌에 취해 촌스럽단 느낌마저 들지만 이마저도 몰입을 하게되면 오히려 지난 날의 그런 류를 느끼게 되는 고마움마저 들게 하는 고서의 느낌을 풍기는 책이다.

 

 여기에 일조를 하는 것은 다름아닌 작가의 철저한 지난 날에 대한 관찰력이 아닌가 싶다.

계몽사 책, 종로서적, 삼성 라디오 카세트 , 유신정권 속의 기숙사 생활, 신군부에 반한 당시의 대학가 풍경, 다방의 모습, 그리고 해마다 노관에서 걷어들이는 해산물의 걷어들임, 양식저장, 장작타는 냄새의 표현과 함께 모든 것이 계절의 변화에 따른 노관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생활 자체의 여유로움과 한적함, 그리고 시대의 흐름 변화에 따른 노관의 집 안의 작은 부분들의 변화까지 모두를 아우른다.

 

삼촌의 자살 이후 “제가 율이씨(삼촌)의 방으로 들어간다면 다시 온전하게 세상으로의 문을 열고 나올 수 있을까요?... 이번 생에서는 저 문 밖이 더 이상 궁금하지 않으니까요...”란 어머니의 말에서 독자들은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차라리 삼촌에게 자신의 이런 심정을 표현했더라면 삼촌 나름대로 자살이란 극단이 아닌 또 다른 자신의 인생방향을 바꾸지 않았을까도 싶었던 안타까운 대목이었다.

 

 그것도 손 교수에게 비로소 넋두리 하듯 고백하는 장면은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으나 그것마저도 시대가 요구한 당시의 정서상 도저히 용납할 수없었던 엄마 나름대로의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을까도 생각해 보게 된다.

 이율이란 한 소년이 자신의 성장과 더불어 주위에 있던 인물들을 통해 사랑과 이별, 그리고 더 나아가 데레사 이안마저도 노관의 언저리에 자신의 존재마저도 들어가고 싶어했던 그 아늑한 어린 시절의 추억거리들이 세월이 흘렀음에도 노관이란 위치가 존재하는 한 여전히 삶은 계속된다는, 지난 날의 회상도 아름다웠다고 말 할수있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이루어질 수없는 삼촌과 엄마의 사랑, 그 곁에 이요란  인물의 탄생, 먼저 탄생한 데레사와의 관계는 결국 모든 것을 안고 갈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비밀스럽고 한(恨)많은 인생을 통해 저자의 드러내지 않는 감정의 노선유지와 함께 다른 사랑의 이룸방식을 보는 책이 아닌가 싶다.

 

빠른 전개에 익숙했던 책 읽기에서 잠시의 한가로움과 함께 책을 덮고나서 내 가슴이 왜 이리 시리고 아픈지, 두 사람은 죽어서야 곁에 있을 수 있었던 시대적인 사랑 이야기가 먹먹하게 전해져 온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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