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인간 - 일러스트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호세 무뇨스 그림 / 미메시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최연소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받았지만 뜻하지 않게 세상을 저버린 작가인 알베르트 카뮈-

 

사실 그의 대표작으로 알고 있는 이방인을 통해서 그의 작품분위기를 알고는 있었지만 끝내 미완의 작품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최초의 인간'이란 책을 통해서 비로소 그의 진면모를 알게 된 경우가 내겐 더욱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작가가 자신의 내면적인 고백을 통해 작품이란 것으로 내놓을 때는 시기와 적절한 구사의 언어, 그리고 이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자신의 문학적인 방향의 의지를 제대로 표현 할 수있느냐에 따른 부담감이 없을 순 없다고 할지라도 이렇게 자신의 유년시절의 성장기를 그려낸 책치고는 무척 담담하게 흐르는 분위기란 생각이 든다.

 

일러스트의 대가이자 국제적으로도 알려진 호세 무스뇨의 그림을 곁들인 책이어서 더욱 그 느낌의 전달은 쉽게 다가오며 그가 자라 온 당시의 알제리의 환경과 자신의 작가로서의 발을 내딛기까지 스승의 가르침, 그리고 중년이 되어 당신 자신은 한번도 찾아가 보지 못한 아쉬움을 아들을 대신 보내게되는 부인으로서, 또 카뮈의 어머니로서의 심정을 느낄 수가 있다.

 

 알제리에서 태어난 카뮈가 겪어온 시대는 일찍 아버지가 전장에서 죽는 바람에 넉넉치 못한 가정의 형편으로 이어졌고 외할머니, 장애를 지닌 엄마, 형, 외삼촌, 한 지붕에 대가족이 모여 살면서 그날 그날을 이어나가는 빈한한 삶의 모습이 온통 검은 컬러로만 그려내는 호세 무스뇨의 그림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이방인이란 작품을 통해서 이와 같은 일러스트를 통해 본  당시의 느낌과 비슷하면서도 이번의 최초의 인간은 카뮈 특유의 절제되고 건조한 문체 자체를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이 눈에 띄는 작품으로 기억에 남는다.

 

 아프리카 특유의 삭막하면서도 그 안에서의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민자로서의 고뇌와 프랑스란 나라에 대한 ,조국이란 어떤 느낌일지를 각기 다른 환경에서 만난 학생들을 통해 전해져 오는 글의 힘은 또 다른 한 조국 아래 두 개의 분열된 프랑스인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마터면 편집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세상에 나온 이 작품을 독자들은 만나지 못할 뻔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뭣보다 작가 자신의 아버지 무덤을 찾아가는 첫 등장에서 부터 시작되어 아버지의 죽은 나이를 넘어서 이젠 중년의 모습으로 나타난 아들을 지하에서 보는 아버지는 과연 어떤 심정일까? 아니, 카뮈 자신이 아버지 때의 나이를 더듬어 회상하면서 그 나이때의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고 이런 세월의 흐름조차도 카뮈식의 문학으로 승화시킨 그의 글 자체가 바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나간 최초의 인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호세 무스뇨 , 그 만의  묵직한 그림 스타일과 카뮈의 절묘한 궁합은 최초의 인간이란 작품을 그대로 옮겨와 또 다른 일러스트의 문학으로 탄생시킨 역작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도현의 발견 -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안도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여기 하나의 어떤 것이 있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없는 초기의 그 자체로인 상태여서 그것을 만지고 다루는 사람에 의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탄생이 되기도 하는 그 무엇-

 

이런 것을 다루는 사람들을 흔히 장인이라고 부른다면 글을 쓰는 사람들에겐 어떤 호칭을 주어줘야할까?

천상 글쟁이? 아님 글의 천재?

이도저도 아니면 보통 사람들보단 확실히 남다른 재능을 가진 재주꾼?

 

바로 안도현 시인이 쓴 작품을 읽고 난 느낌이 그렇게 다가왔다.

 

주위에 둘러보면 무심코 휙 지나치기 쉬운, 저자의 말 그대로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관한  쓴 글들이 잔잔한 감상의 파문을 일으킨다.

 

 시 절필선언 이후 한겨레 신문에 올린 글들을 모은 것들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는데, 모두 우리들 주위에서 볼 수도 있고, 어쩌면 연세드신 분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에 취했을 수도 있는 다양한 모음의 글들이 들어있는 책이다.

 

 생활의 발견에서 나오는 부분들은 각박한 세상에서 지나쳐 버린 순진했던 시절의 모습을 어린이의 행동과 말을 통해서, 기타 여러가지 향수에 젖게 하는,지금의 발달한 기계문명화 보단 덜 발달됬던 당시의 순박했던 모습까지를,  아파트 촌으로 변해버린 현재의 길 모습 위로 골목골목길을 달리며 두부장수의 방울소리에 대한 기억, 제사 때만 되면 열심히 놋그릇을 닦아대던 그 때의 모습들 표현이 투박하면서도 담백한 모습 그 자체로 다가오게 만드는 글들로 차 있다.

 

 

 사람좋아하고 더불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곁들여 마시는 술에 대한 맛깔나는 표현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발견을 하는 대목들은 때론 인간과 인간사이의 도리와 우정 내지는 인생의 대 선배를 대하는 모습들을 눈여겨 볼 수있는 저자의 인생관과 사람의 됨됨이까지를 모두 알 수있는 글들이 여전히 가슴에 와 닿는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저자의 맛깔나는 맛의 발견 코너에서 알 수있는 다양한 음식의 향연이다.

기름기 넘치는 값비싼 음식이 아닌 그 시절에 즐겨 먹었고 지금도 계절에 맞춰서 먹을 수있는 소박한 개다리 밥상을 연상케하는 마늘종, 곤드레나물밥, 처음 들어 본 전어속젓, 각 지방의 고유명칭이 달라도 한 가지의 음식을 주제로 맛나게 요리되는 과정까지, 읽으면서 계절의 흘러감이 이때처럼 안타깝게 느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먹고 싶다는 강한 유혹을 느끼게 한다.

 

 자신의 집 안과 밖을 통해서 전해오는 자연의 조화로운 꽃과 나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숨의 발견은 어떤가?

답답한 공기로 꽉 찬 도심의 공간을 탈출하고 나도 이런 느림의 시간이 있는, 그렇지만 결코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 같은 이런 청량하고 때묻지 않은 자연 속으로 조화를 이뤄 살아가고 싶단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신문의 기고면의 할애면 탓에 길게는 쓰여있지 못하지만 그마저도 넉넉함이 주는 것에 비해 웬지 두 연인들이 다음 만날 날을 기약하며 문 앞에서 이별하는 것처럼의 여운의 감정까지 주게 하는 , 모처럼 긴장을 풀고 늘어져 한 순간 이 책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던 책이다.

 

시인으로서 적재적소에 소개된 시를 통해 문득 시집을 접하고 싶단 생각도 들게하는...

아마도 이런 마음이 들게 하는 것 자체가 저자의 글의 발견을 통해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은 아닐까도 생각해보게 되고, 우리나라의 고유한 글 맛이 난다는 느낌을 받게 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8
도쿠나가 케이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미래의 내가 원하는 직업을 선택하며서 살아갈 확률은?

요즘엔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다.

일단 취업자체가 경쟁이 심하게 이루어진 구조와 막강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에 찬 인생을 보내고 있는 기타 끊는 피를 주체할 수없는 청춘들에겐 더욱 그렇다.

 

 택배회사 콜센터에서 상담원을 하고 있는 25 살의 아야카 구에다, 또한 이러한 처지에 해당하는 여성이다.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하면 곧바로 좁은 집에서 웅크리고 앉아 순정만화를 그리며 오로지  B급에서 A급으로 올라 자신이 원하는 만화를 실컷 그리며 업(業)을 삼고자 하는 그녀에겐 그 나이에 어울리는 연애 한 번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채 이중의 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꽤 되는 속칭 말하면 건어물녀다. 

 

더군다나 정직도 아닌 계약직이기에 언제 그만둬야 할 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만화가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자신의 결정에도 깊은 고민이 있는 아가씨다.

 

그러던 어느 날 투고를 위해 편의점에서 부딫친 어느  중년 남성에게 자신의 투고 원고 그림이  흩어지는 바람에 그의 눈에 띄게 되고 이어서 그가 자신이 일하고 있는 센터의 임시로 오게 된 센터장임을 알게 되면서 자신에 대한 비밀이 탄로가 날까 전전긍긍하게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연 속에 그에게 점점 호기심을 일케되는 자신의 감정조차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그녀-

 

 이 소설은 제12회 보일드에그즈 신인상 수상작으로 국내엔 익숙지 않은 젊은 작가의 작품으로서 자신이 속한 세대에 대한 고민과 사랑, 그리고 앞으로의 앞 날에 대한 불안감들을 콜센터와 만화가라는 실제 자신의 체험적 경험에서 나온 부분들을 인용해 표현해 놓은 작품인 만큼 아주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일본이 아닌 현재의 우리나라 젊은층이 모두 겪고 있는 현 세태에 대한 일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공감대 형성도 크고 이중의 직업선택에서 오는 불안감을 솔직하게 표현한 대목들, 이것을 포기할 수도 없고 저것 또한 포기하기가 쉽지않은, 꿈을 이뤄나가기 위한 여러 상황들이 콜센터 내에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과 상사, 그리고 자칭 스파이라고 소개한 신임 센터장과의 대화와 만남을 통해 나이대에 맞는 상황들의 묘사들이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질주해나가는 주인공의 강한 의지력은 남의 고통이 나의 고통보단 덜 할 것이란 착각을 허물게하는 주인공의 인생에 대한 깨달음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 현재에 백 퍼센트 만족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고, 분명 행복이라 불리는 것을 손에 넣는 순간 언제 그것을 잃을까 걱정하기 시작한다.

남의 눈에는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이제 또 어디로 가야 하나 머리를 싸매고 있을지 모른다. 조금의 오차도 없는 나침반은 인생에 존재하지 않은다.

 

불안과 희망을 함께 품고 우리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나아간다. 살아간다는 건, 아마도 그런 것이리라. -P164

 

스파이 센터장 말처럼 “인생은 즐겁거나 즐겁지 않거나가 아니야. 즐거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딱 한 번뿐이니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까,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아깝잖아? 게다가 전력을 다 하는 데 있어서는 본인이 즐거워야 하고, 그게 제일 중요해.”...

 

수없이 거절당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다시 일어서기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 다져나가는 젊은 청춘인 아야카의 인생에 대한 성장기를 통해 다시금 오늘도, 내일도, 인생은 끊임없는 연속의 길인 만큼 현재의 인생 또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이런 분위기를 시종 유쾌하게 이끌어낸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자칭 우울하게 비쳐질 수도 있었을 이야기의 주제를 경쾌하고 발랄하게, 하루의 에피소드 형식처럼 느껴지게 하는 작은 이야기들의 연결성으로 인해 이런 이야기를 좀 더 밝게 생각하게  그려진 책이 아닌가 싶다.

 

뒷 편의 보너스로 나오는 이야기편은 만화로도 나온다면 더욱 좋을 듯 싶은,  한 때 순정만화에 흠뻑 빠졌던 사람들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있는 내용들이 들어있어 본 편 외에도 연이어서 즐겁게 읽을 수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옥토버리스트 모중석 스릴러 클럽 37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우선 리뷰를 쓰기 전 이 글로 시작하고 싶다.

 

-"이런 제프리 디버! 꽝!!!!!" -

 

가브리엘라는 이혼녀로서 6 살의 딸 세라를 둔 엄마이자 직장인이다.

어느 날, 우연히 대니얼이란 미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 경찰이 접근하면서 가브리엘라의 상사가 자취를 감추었단 사실, 그 뒤엔 사장이 돈과 뭔가를 숨기는 듯한 문서 자체를 감추었다는데, 직원인 가브리엘라에게 추궁하러 온 것.

더군다나 엎친데덮친격으로 조셉이란 자가 나타나 그녀의 사장에게 투자한 돈이 있고 자신과 같은 모종의 투자자들의 명단이 기록되 있는 문서를 달란 말과 함께 결정적으로 그녀의 딸 세라를 데리고 있단 말로 협박을 하게된다.

 

사장과의 사이가 원활했기 때문에 그와의 모든 것을 공유했다고 믿었던 그녀에겐 날벼락 같은 연속의 사건이 터지면서 경찰은 경찰대로 그녀와 그녀의 남자로 의심되는 대니얼의 뒤를 쫓게되고, 그녀는 조셉이 제시한 시간 내에 돈과 그 뭔가의 문서를 찾기 위해 시간과 경찰의 따돌림을 위한 행동, 그리고 조셉의 감시 속에 세라를 구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게 된다.

 

여기까지 말하면 어떻게 이 순간을 모면하면서 과연 유괴범이 원하는대로 돈과 문서를 건네주고 딸을 되찾을 수있을지,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가능한 일인지... 독자들은 그야말로 숨이 막히는 질주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이해하기까지 읽는 수고를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이 책의 묘미를 알 수있으며 왜 첫 리뷰에 ~이런, 제프리디버~ 라고 했는지 절로 나오는 이 소리를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순서라고 하는 , 말 그대로 거꾸로 뒤집어보는 시간의 순서다.

 

전체적으론 금요일  8:20 AM , 두 시간 40분 전부터 시작해 일요일  6:30 PM까지의 상황을 그린 책이다.

 

영화에서도 보면 현재와 과거의 시간사이를 자유자재로 편집해서 영상을 즐기는 묘한 기법이 자주 쓰이고 있는데, 작가는 바로 이런 점을 소설에 착안해서 전혀 새로운 느낌의 책읽기를 고집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내가 이렇게 쓴 소설을 내가 원하는대로 첫 장부터의 거꾸로 흐르는 시간대를 이해하고 끝까지 읽을 수있다면 한 번 읽어보세요~ 라고 권유를 하는 타입의 책이다.

(도저히 이해 하기까지 힘들다면 책의 뒷장부터 읽는 독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우선 총 챕터는 36개로 각 챕터마다 요일과 시간대만 표현했을 뿐, 더 이상의 소 제목도 없다.

(그것도 책 뒷장에 가서야 제대로 된 전체챕터와 제목을 알게 된다.)

 

단지 대충 짐작할 수있는 것은 챕터의 숫자와 시간, 그리고 뒤를 넘기면 바로 나오는 흑백의 사진이 실려있는 것으로 봐서 대충 짐작을 할 뿐, 더 이상의 자세한 친절은 독자의 몫에 맡긴다.

 

 

그런데 역순이다보니 , 읽은 챕터 뒤에 바로 나오는 시간대는 바로 전 시간대의 상황을 그린 것이고 내가 읽은 장면을 다시 되새겨 기억해가면서 읽어야 바로 읽고 있는 현 상황의 상태를 이해하게 되는 이 책의 빼놓을 수없는 특징이라고 할 수있다.

 

특히 읽으면서 기억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한 것이 내가 제대로 이해를 하면서 읽고 있는 것 맞지? 이렇게 스스로에게 자문자답하게 한 책은 처음인지라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어느 샌가 최종적인 제1챕터까지 오고나서야 허걱~, 어머~~~

이런 말이 나오게되는 상황설정이 역시 제프리디버의 감출 수없는 끼의 창작성이 넘치다 못해, 감탄의 연발을 하게 만든다.

 

번역자의 말처럼 보통 책을 읽게 되면 하루, 또는 이틀정도가 걸리는데에 반해 이 책은 처음부터 제대로 36챕터부터 시작하는 최종 마무리서부터 시작해 1챕터를 마칠 때까지, 보통의 책처럼 끝까지 작가가 내건 스타일을 음미하며 읽었고, 다 읽은 후엔 바로 거꾸로 , 이제는 제대로 시간의 흐름을 되짚어 볼 수있는 챕터 1부터 시작해 하나 하나 시간의 타이밍 조절과 그 상황의 설정, 그리고 가브리엘라란 여인에 대한 혀를 내두를 만큼의 독창성있는 행동을 눈여겨보게 되는 두 배의 시간을 투자하게 한 책이다.

 

그런 만큼 반전의 반전, 전혀 예기치 못하게 닥친 계획의 엇나간 순간까지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 읽는이로 하여금 그 느낌의 보상을 충실히 해 주는 책이다.

 

과연 범인과 가브리엘라의 해결은 이루어졌을까? 대니얼은?  그 밖의 다른 경찰관들은?

딸 세라의 행방은?

 

 “혹시 옥토버리스트라고 들어봤습니까?”
“못 들어봤습니다. 그게 뭔가요?”
“나도 잘은 모릅니다. 내가 아는 거라곤 그 명단에 영향력이 큰 인물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사실뿐입니다. 아주 위험한 정보죠. 서른 명이 넘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중에는 과거에 나와 거래했던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옥토버리스트. 왜 그렇게 부르는 거죠?”
러시아인이 어깨를 으쓱했다. “신기하게도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이 없더군요. 미스터리죠. 10월에 엄청난 사건이 터진다는 뜻일 수도 있고.”
“바로 다음 달이네요.” -p156

 

뭔가 중요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안에 모든 것을 감추고 있다는 옥토버리스트-

그것의 진정한 정체가  무엇인가를 알고 싶은가?

 

" 내 딸은 무사한가요?"

이 말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그렇다면 꼭 읽어보시길...

 

아! 단 한가지  덧붙일말이 있다.

 

제프리디버가 제시한 그의 글 유혹을 끝까지 읽을 자신이 있는 독자라면,  읽어볼 자격이 있다고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취록 - 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조완선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마음이 심란할 때나 무슨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점을 보러간다.

종교를 떠나서 인간 본연의 불안한 마음에 일순간 힘이 되는 말을 듣게되는 그 때 만큼만은 위안을 받고 싶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미리 앞 날을 들여다보는 듯한 예언을 듣게 된다면 그 느낌은 어떠할까?

 

19세기 초, '정감록'의 사상으로 무장했던 홍경래의 난이 실패로 돌아가게 된 후 여기저기 뜻을 모은 사람들에 의해 쓰여진 예언서 '비취록'-

 

이 비취록이라 불리는 책에는 민초들의 소원인 어려운 세상을 평화롭게 풀어나가는 방법과 그 미래에 대한 내용을 적은, 단 세권만 존재한다는 , 그래서 누구에게 전승이 되어있는지 조차 알 수없는 예언서로 알려져있다.

 

어느 날, 논문표절 때문에 조교수의 자리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 역사학자 강명준에게 중년의 남자가 한 권의 책을 들고와 진품인지를 가려달라고 요청한다.

 

살펴보니 예사책이 아니란 생각에 고서점을 운영하던 그와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지만 그는 죽은 채로 발견이 되고 그와 가까웠다던 중개상인 안기룡마저도 죽은 채 발견이 된다.

발견이 된 장소는 계룡산 기슭에 있는 사찰, 쌍백사로 종단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이상한 분위기의 절이었다.

 

이 절에는 이런  분위기 속에 묘한 비책이 있다는 소문의 진위와 절에 대한 정체를 밝히기 위해 객승의 자격으로 머물던 해광 스님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게 된 곳이기도 하다.

 

해광의 도반으로서 그의 죽음과 그가 남긴 자료를 토대로 비밀을 밝히기 위해 유정스님이 다시 객승으로 머물면서 살인사건과 비취록이라고 전해진 책의 장소를 찾기 위한 오형사, 강교수, 그리고 스님들의 제각각의 목적을 지닌 채 밝히려는 전개가 이어진다.

 

 정감록이란 책이 당시에 유행을 했었고 이후 이 책에 대한 일본 총독부의 교묘한 정책 아래 오히려 정감록이란 신성시 대하던 그 분위기를 말소시키려 했던 저의와 후에 이를 바탕으로 민족종교의 한 종류인 보천교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조선의 역사를 관통하면서 현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살기 팍팍하고 위정자는 위정자대로 자신들의 정치적인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모습들이 겹치면서 민심들은 조선이나 현재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 책이다.

 

비취록이라고 전해지는 예언서가 실제로 존재했는지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는 데는 이런한 각기 다른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의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지면서 역사 미스터리란 장르에 충실한 기법을 따른 이 책은 예언서에 적힌 내용대로 현재에 맞아떨어질 것이란 기대감, 그럼으로써 좀 더 보다 나은 세상구현의 시대가 올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하는 과정은 그 본질을 들여다보노라면 이익에 맞춘 초점보다는 백성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을 드러낸 책이란 사실을 느끼게 해 준다.

 

*****지금까지 책이나 구전을 통해 전해져 오는 예언이 적중한 것은 일 할이 채 되지 않는다. 확률로 따지자면 형편없는 수치다. 사람들은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예언 문구를 억지로 꿰맞추며 예언의 신비로움을 한층 부풀린다. 예언 내용이 틀린 것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오직 예언이 적중한 것에만 열광한다. 그것이 예언의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p50

 

아마도 이런 것이 바로 누구나 갖게되는 희망적인 귀결로서의 바람은 아닐까?

 

 

비록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런 바람들이 진정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들이 모인다면 비취록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는 바람직한 세상구현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새로운 미래 예언서란 비취록을 소재로 다룬 역사미스터리 소설답게 그 동안 잘 몰랐던 민족종교에 대한 새로운 사실과 이에 더불어 우리 민족이 겪어왔던 역사적인 사실들도 다시금 되돌아 볼 수있게 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