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에서 만나요 - 말이 통하지 않아도 괜찮아! 용감한 10인의 38개국 여행 이야기
강석환 외 지음 / 허니와이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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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워낙 다양한 일정으로 짜인 나만의 여행책자들이 많이 나왔다.

그중에는 연령대가 비교적 낮은 젊은 층들의 책이 눈에 많이 띄는데, 아마도 기성세대보다는 훨씬 개방적이고 언어 노출에 쉽게 적응되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여러 가지 직업에 따라서 내지는 자신만의 여행 향에 따라서 보낸 여행에 관한 책이다. 

 

 네이버와 티스토리 여행 블로거 10인이 각자 한 장씩 맡아서, 흔히 말하는 유명 러거들이 동참해서 엮은 책이기에 자신들이 체험한 여러 가지 황당한 사건 외에도 현지인들,또는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대하는 여행다운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책 뒤편에서도 나오지만 패키지와 배낭여행의 장. 단점을 적어 놓았기에 나에게 맞는 여행 도전기를 해 볼 용기를 얻었다고나 할까?

 

책 제목이 흔히 말하는 사통팔달의 대명사인 사거리가 아닌 왜 삼거리라고 지었을까를 처음 생각했었다.

 

내 나름대로의 생각인 완벽한 여행은 있기가 쉽지 않고 현지에서 부딪치다 보면 예의치 않게 마주치는 황당한 사건들이 많기에 완벽한 사거리의 개념보다는 한 가지 부족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상황의 묘미를 즐길 줄 아는 삼거리란 제목으로 결정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책자를 우선 펼쳐보면 우선 각자가 다녀온 나라의 알짜배기 여행 추천을 꼽는다.

각 나라의 명소도 익히 아는 곳도 있고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신천지 같은 장소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두 번째는 각 나라의 유명한 음식과 민속품들, 그리고 서로가 익숙지 않은 데서 오는 불편함 속에 손짓, 발짓해가며 뜻을 알아채는 보디랭귀지의 체험의 현장, 아무래도 단체보다는 개별적인 여행이라서 물갈이를 통해 고통의 체험을 한순간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간단한 현지어의 명칭이라든가, 입국 시에 밀가루와 비슷한 마약성을 의심해서 물어보는 입국심사 직원에게 자신의 뜻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겪었던 황당함,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입국 당시 돼지에 관련된 음식물 몰수를 당한 사례, 나이 차에 상관없는 사랑의 대상을 찾는 폭넓은(?) 콜롬비아 사람들의 사랑법들은 비록 방문하진 못한 나라일지언정 간접경험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알아가는 맛을 보여준다.

 

 

이름난 관광명소의 소매치기 주의는 당연하지만 두려움도 모른 채 가고자 한 장소에 내려서 차를 발견하지 못한 채 하마터면 밤을 새울 뻔했던 아찔한 순간들을 접하노라면 마치 현장에서 직접 겪은 듯한 순간도 마주치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뿌리치고 여행을 가고자 하는 목적은 아무래도 새로운 사람들과의 잠깐의 만남일지라도  현재의 이곳을 벗어난 자유로움과 함께 문화가 주는 영향이 엄청 컸다는 사실(싸이의 말춤), 대장금, 주몽은 물론이고 책 제목처럼 실제 나라 안의 거리 이름도 '삼거리'라 명칭 된 곳을 읽는 부분들은 신기하기도 하고 짜릿함마저 느끼게 된다.

 

 

독립 장군을 기린 장소, 우리와는 다른 교통 쳬계 때문에 혼동을 했던 작은 에피소드들까지, 실제 내게 맞는 여행의 목적을 이행함에 있어 우리나라와는 조금씩 다른, 실생활의 작은 에피소드들은 미리 알아보고 가는 혜택을 줌과 동시에 불현듯 이 모든 것을 박차고 떠나고 싶게 만든 책이다.

 

우리의 관습과는 다른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각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게 되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일례로  남미에서는 세 번 기침하면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첫 번째 기침은 “건강하세요”, 두 번째 기침은 “ 돈 많이 버세요.”, 세 번째 기침은 “사랑을 받으세요.”라고 한다. 사랑을 받기 위해 일부로 세 번 기침을 하기도 한다는데…….   (하지만 지금 우리들에겐 이건 영~ 아니다 싶다. 자칫하다간 메르스 환자라고 오해받기 십상)

 

책 뒷말미의 어느 책과도 같은 일정에 필요한 항공권 구매서부터 간단한 인사말까지 들어가 있고, 여행이 주는 참 의미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 올 휴가 계획에 해외여행을 세운 사람들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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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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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결혼을 한 몇 쌍은 평생토록 검은 머리가 팥 뿌리가 될 때까지 살아가라는 주례사의 말이 채 식기도 전에 이혼을 한다는 소식을 많이 접하게 된다.

황혼이혼까지 생각한다면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이 폭발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넓은 의미로 보자면 그만큼 사랑의 의미와 인내심 내지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점차 희석이 되어가는 풍조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청소년 소설로서만 대해왔던 김려령 작가의 이번 소설은 결혼과 사랑의 형태, 그리고 그 의미에대한 생각을 던진다.

 

처음 접한 공간적 배경이 마치 가까운 미래의 현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내 이름은 노인지, 올 해로 29살의 끄트머리를 향해가고 있는 결혼정보 회사 W&L에 근무 중이다. 입사 6년차로 이곳에서도 VIP 전담부서 NM 소속이고 직급은 차창이다

 

NM이란...명칭은 일명 (new marriage)의 약자로서  W&L의 비밀 자회사에 속한 은밀한 부서, 이곳에 소속된 직원들은 VIP 회원의 기간제 배우자로 근무하고 있다.

 

, 계약 결혼, 또는 위장 부부생활을 원하는 상대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동안 계약을 맺고 살다가 헤어지는 직업이다.

 

한 번의 노(no)만 하면 영향을 받게 될 상황에 네 번째 같이 산 남자로부터 다시 재계약이 들어오고 다시 이어지는 생활, 그런데 그녀 앞에 동창인 시정의 소개팅으로 나간 자리에서 만난 엄태성이란 남자 때문에 곤란을 겪게 된다.

 

법적으로 간통이란 제도가 없어지면서 찬성하는 사람, 반대하는 사람 나름대로 결혼제도란 것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해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로 두 사람 간의 조화로운 삶은 오랜 기간의 시간과 참을성이 요구된다.

 

여기에서 보이는 인지의 첫사랑의 동성애에 대한 사랑 때문에 실패한 첫사랑의 반발로 엄마의 구속력을 피하고자 들어간 회사였지만 여기서도 진정한 사랑의 느낌을 받을 수가 없는, 철저한 고객 대응으로서의 부인 역할에 만족해야 하는 사랑의 실루엣만 보일 뿐인 상황에서 인지는 뜻하지 않는 시정의 고백을 듣게 되면서 동창 간의 우정과 사랑이 어떻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픔의 과거를 잊을 수가 없게 하는지에 대한 의문점 해소, 그리고 재 계약한 사람에 대한 느낌이 좋아진다는 감정 앞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말아야 함을 느끼게 되는 진정한 사랑을 찾고는 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진정으로 사랑을 느끼길 거부하는 한 직장인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이는 작품이다.

 

결혼과 사랑에 대한 다소 파격적인 상황 설정과 동성애의 사랑을 다룬 소설이라, 작가의 또 다른 면을 보는 계기를 , 그렇지만 각 사연들에 얽힌 사랑의 형태를 들여다보면 그들 나름대로의 결혼이란 제도 때문에 이혼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람들의 사연과 여전히 나이는 들어가지만 젊은 오빠의 유혹에 빠져 자신의 사랑을 확신하며 살아가는 옆집 할머니 식의 사랑,  엄태성의 스토킹 비슷한 행동 앞에 나조차도 싫어했을 캐릭터의 출현 설정들은 작가의 현란한 글 솜씨와 잘 맞물리면서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 이제는 배우자도 임대하는 세상이 됐구나.

 

고액의 연회비와 혼인성사 자금을 지불하는 NM 회원들에게,

 

이런 아내는 어떠신가요? 하고 내미는 기호품이 된 기분이었다.

 

몰랐고, 끝까지 몰라도 됐을, 모르는 게 더 나았을 그런 세계가, 내 손을 그렇게 잡았다.

 

이 세계로 발을 들인 순간부터 느꼈던 결혼에 대한 회의, 그렇지만 언젠가는 시정의 사랑을 받아들일 날이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하는, 하지만 여전히 결혼 자체에 대한 통렬한 작가의 현실적인 글엔 제도권 밖에서의 사랑이 안전한 제도권 안에서의 사랑보다 더 견고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 "그만한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 왜 이런 결혼을 하는 걸까요?"

 

"법적 결혼을 하면 사는 것보다 헤어지는 게 더 복잡하고 피곤하거든.

 

상대한테 치명적인 실수가 없으면 순탄하게 끝낼 수가 없어.

 

하지만, 같이 사는 사람이 싫은데 더 큰 이유가 있나.

 

통통한 발이 곰 발로 보이기 시작하면 사는 게 괴롭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에 자유롭고 싶은 거야. 그런 면에서 합리적이긴 한데 끈끈한 정은 없지."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들은 사랑을 꿈꾸며 언젠가 나와 잘 맞는 상대가 나타나길 소망하면서 내일을 꿈꾸지 않을까?

여기저기 트렁크를 이끌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천천히 깨달아 가는인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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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 스토리콜렉터 3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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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란 작가의 작품을 통해 독일문학의 추리소설을 대하는 느낌은 새 작품으로 만날 때마다 새롭고 또 기대가 되기도 한다.

 

'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여름을 삼킨 소녀'외에 그녀가 발표하는 작품들엔 사회성 있는 문제들이 들어있기에 가볍게 읽고 끝낼 수만은 없는 특징이 있다. (물론 여름을 삼킨 소녀는 장르상 예외지만)

 

다시 돌아온 '타우누스 시리즈' 7권에 해당되는 작품은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는  2012년 12월 19일부터 시작되는 사건은 2013년 1월 3일을 끝으로 끝이 나지만 그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범인을 미워할 수 없는 연민의 정이 읽으면 읽을수록 쌓여가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휴가를 맞아 재혼의 기쁨을 느낄 기분에 들떠 있는 피아와 그의 상사 보덴슈타인의 조합이야말로 남녀 궁합의 이상적인 팀워크는 바로 이런 두 사람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행 준비에 들떠있던 피아를 결코 떠날 수 없게 만든 사건-

한적한 타우누스 지역의 어느 작은 마을에 개를 데리고 조깅하던 여인이 총에 맞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되고 어떤 흔적의 단서조차도 찾을 수없던 그 상황에서 연이어서 사망자가 발생된다.

 

유명한 심장이식 의사의 부인이 손녀가 보는 앞에서 사망하고, 빵집 여종업원이 쇼핑센터 한가운데서 죽었으며, 연이어서 어떤 특정 인물에 한정된 사람들만 골라서 죽이는 특출한 저격수의 솜씨를 자랑한다.

 

전혀 연관성을 찾지 못하고 헤매던 수사팀에 범인은 자신의 정당한 살인의 행위를 밝히는 부고를 보낸다.

 

죄지은 자들은 고통을 맛 보아야 한다.

그들이 무관심, 욕심, 허영, 부주의를 통해 초래한 것과 똑같은 고통을...

나는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리러 왔으니 죄를 짊어진 자들은 두려움에 떨 것이다.

 

도대체 누가, 무슨 원한으로 이렇게까지 법에 기대지 못하고 솔선수범하여 이런 치밀한 계획을 세웠을까?

 

사건을 파헤쳐 가면서 밝혀지는 사건의 매개는 충격적이다.

인공 장치에 의해서 생명 연장을 하고 있는 환자, 일명 뇌사자에 대한 판명이 났을 경우 장기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범인의 생각과 행동이 독자들도 같이 그 시선과 동정을 따랄 갈 수 있게 그려놓았기에 좁혀져오는 범인이 누굴까에 대한 윤곽을 그려보게 하는 동시에 냉철한 수사관들이라도 범인이 이런 일을 해야만 했을 때의 심정과 그로 인해 죄 없는 또 하나의 생명들이 죽어간다는 두 상황에서 혼동과 그들 스스로도 감정이 무너짐을 느끼게 해 주는 장면 장면들이 아픔을 느끼게 한다.

 

 장기마피자 피해자 모임인 '장피아 모임'을 통해 죽은 자와 그의 가족들이 느꼈을 죽음에 대한 예우와 병원이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워서 저지른 의술이란 이름 아래 저지른 만행의 공모들, 한 생명을 죽이고 또 다른 생명을 구했다는 착각을 가지면서 자신의 앞 날에 이뤄질 야망과 찬사를 위해 스스름없이 저지른 행동들을 보는 과정이 장기기증에 대한 보다 세심한 배려와 심사숙고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해 준 책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맞물려 각자의 개인적인 사랑과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가정사가 곁들여져 있기에 자못 심각한 사건에만 빠질 수 있는 숨통을 잠시나마 쉬게 해 주는 장치가 아닐까도 싶게 한다.

 

분명 장기기증에 대한 그 취지는 뜻이 깊으나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 가족이 붕괴되고 미쳐가는 과정이 살인사건과 맞물리면서 돈, 야망, 현실에 처한 상황들이 모두 드러나는, 어쩌면 쉽게 쉽게 보일 수도 있었을 장기기증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에 의료체계의 허점과 이를 감추려 도모한 그릇된 의료진들의 행태를 고발함과 동시에 막상 닥친 현실에 어떤 결정도 내리질 못하는 가족들에게 어떤 일이 최우선인지, 그리고 그들이 떠나간 사람에 대한 기억과 예우를 결코 잊지 않고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제도의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를 연신 생각해보게 된다.

 

장기기증을 소재로 다루면서도 각 등장하는 인물들의  자신만의 철학이 깃들었다고나 할까?

각자가 생각하는 법의 처벌 기준도 다르게 보인진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범인의 생각은 그렇다 쳐도 죽은 헬렌이 믿으면서 따랐던 톰슨의 법적인 처벌 방식이 그렇다고 볼 수 있는데, 이미 사건의 전개 상황을 알고 있었고 미리 살인을 막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다르게 생각한다.

 

"부르마이스터를 구해요? 내가 왜 그런 짓을 합니까? 그리고 경찰에서 나를 그렇게 모함하고 내친 걸 생각하면 협조할 이유가 전혀 없죠."

"그런데 왜 지금은 마음이 바뀐 겁니까?" 보덴슈타인이 물었다.

"그 놈들 중 한 놈이라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겁니다." 톰슨이 순순히 답했다.

"죄 지은 사람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합니다."

 

톰슨 나름대로의 처벌 방식 앞에서 인간들의 다양한 상황 설정과 그 설정이 나에게 맞게끔 이해되어가는 과정과  이해관계는  읽으면서도 이렇게도 달리 시각을 다르게 본다면 생각이 바뀌어지기도 하는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초반부의 지루함만 조금 극복한다면 작가가 드러내 보이고 자 하는 의료계의 허술한 점과 야망과 맞물려 행해진 결과가 어떻게 한 가정을 10년간 파탄에 잠기게 하고도 그칠 줄 모르게 했는지에 대한 글이기에 추리를 겸비한, 장기기증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책을 덮고도 잊히지 않는 영상으로 그려진 책이다.

 

사전 리뷰단으로 선정되돼 먼저 가책으로 읽어 본 책이라서 더욱 기대감도 컸기에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역시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책을 좋아한다면 이 책 또한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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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7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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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고정층이 많을 정도의 좋아하는 일본 작가 중의 오쿠다 히데요의 글은 언제 읽어도 즐겁기도 하지만 그 패턴이 시종 유쾌하지만은 않은, 때론 사회성 있는 문제점을 직시한다는 데서도 처음 데뷔 때보다는 변화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고 하는데, 처음으로 읽게 됐다.

'공중그네'에서의 심각할 수 있는 장면들을 유쾌하게 처리하는 그의 글에 반해서 그의 작품을 좋아하게 됐지만 '침묵의 거리에서'란 작품에서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현시점의 문제점을 솔직하게 그려낸 작품이라 전혀 다른 그의 작품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계기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의 구성은 총 5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집 모음이지만 전체적인 흐름의 이야기는 40대 중 후반에 직장인인 아버지이자  샐러리맨들인 이들의  생활과 조직 안에서의 부딪침, 인간관계, 개혁의 의지, 그리고 자식의 문제와 곧 내 일로 닥칠 노후의 문제까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짧지만 그가 드러내고자 하는 작품의 의도를 모두 공감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모든 사람들은 일탈을 한 번쯤을 꿈을 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는 더욱 어렵다.

특히 가장의 몸으로써 사회적인 인지도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남자, 40대 중 후반에 접어든 사람들이라면-

좋지 않아도 술 접대를 해야 하고 골프를 쳐야 하며 한 건의 수주를 이루기 위해 영업부서라는 특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샐러리맨들의 생활상은 가정 내에서 편안히 살림과 아이들 교육에 정성을 쏟는 아내의 말 한마디 조차 퇴근 후에 듣게 되는 말은 무겁기만 하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그런 의미에서 첫 번째의 '마돈나'는 자신만의 마돈나를 꿈꾸는 한 가장의 이야기다.

오기노 하루히코 과장은 새로 들어온 여직원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같은 부서의 부하직원의 행동을 견제하며 자신 나름대로 공상과 행동을 통해, 급기야는 육박전을 벌이게 되는 , 초라하지만 결국엔 자신의 마돈나는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우습기도 하고 유쾌하기도 하고, 그런 남편의 의도를 알아차린 조강지처의 눈치 100단의 행동 센스마저도 웃음으로 날릴 수 있는 저력의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이 외에도 '총무는 마누라' 편에서는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영업부에서 잠시 머무는 장소로 생각했던 총무부에 발령받으며 고지식하게 회사의 이익을 생각해 기존의 총무부의 전례 행위를 뒤집어 놓으려 했던 온조 히로시의 고단한 의지와 결국엔 그 의지를 꺾을 수 밖에 없었던 이래저래 한 상황들이 실제의 회사 내의 일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이와는 반대로  '보스'편에는  새로 발령된 신임 부장 '하마나 요코'를 대하는 부하직원 다지마 시게노리의 입장을 온조 히로시와는 반대의 입장을 드러내 주는 작품이다.

 

어떤 때는 부드러움이, 어떤 때는 꺾이지 않음이 필요한 조직 생활 내에 유연한 자세를 원했던 시게노리와는 달리 서양식의 조직적인 룰을 지향하는 하나마 요코 간의 첨예한 대립 가운데 여상사와 남 부하직원이라는 구도의 설정, 무엇이 조직 생활 안에서 협의를 찾아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생각을 던진 작품이기도 하다.

 

누구나 평범한 아버지로서 직장에 근무를 하지만 다 큰 자식의 진로 문제 앞에서만은 최후의 보루라며 아들의 진로에 대해 결정짓는 것을 보류하고 있는 이야기를 다룬 '댄스'는 작품의 나온 시기를 생각한다면 여전히 풀리지 않는 부모 자식 간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마지막 작품인 '파티오'다.

마흔다섯 살의 스즈키 노부히사 과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이야기는 건물 안에 휴식 공간으로 파티오라고 불리는 곳에 70세 이상으로 보이는 노인이 선글라스를 끼고 독서를 하는 일례의 행동을 보는 시각이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홀로 생활하고 계시는 상황 설정을 보여주고 아들과 아버지 간의 대화의 서먹함, 노인들이라도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는 다르다는 사실, 남에게 어떻게 보이든 자신에게 맞는 생활 패턴이 있음을 알게 해 주며 이는 현재 홀로 생활하고 있는 자신의 아버지의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까지 번지는 아들로서의 입장을 보여준 작품이다.

 

독신 생활자가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재의 상황은 곧 이런 독거노인들의 생활주거환경과 맞물릴 거란 생각과 함께 홀로 있는 사람 자체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되, 미래의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계획은 개인과 나라 간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업부서, 그 중에서도 철강 부서와 총무부의 조직생활들은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을 들여다보는 듯도 하고 안. 밖에서 모두 고생하는 부부들의 모습들이 전혀 생소하게 다가오지 않는 , 친근하면서도 우리 부모님도 이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는 오쿠다 히데오 표의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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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피시 - 제23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오사키 요시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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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란 장치는 때론 유용하기도 하지만 망각이란 또 다른 장치가 견제를 해주기에 인간들의 삶은 장. 단점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잊고 살았다고 생각하던 과거의 어느 때가 어떤 것을 계기로 순간적으로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 이는 잊어버리려 하지만 내적의 깊은 심연 속엔 어떤 근간의 바탕이 되어 자리 잡고 있었음을 알게 해 주는 책-

 

책 제목이 낯설다.

수족관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할뿐더러 가끔 마트에 가면 조그마한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는 미니 바다 세계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 책에서 나오는 파일럿 피시란 것에 대해, 그리고 그 역할에 대해 알게 됐고 이는 이 소설의 근간을 이루는 장치다.

 

다시 재개정되어 나온 책이라 시간의 흐름은 있겠지만 지금 읽어도 별 어색함이 없이 진행이 되는 것으로 봐서 상을 탈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쿄에 올라와 어떤 뚜렷한 자신의 주관 없는 삶을 살고 있던 남자 주인공 야마자키는 여친 유키코의 주선으로 인해 월간 <이렉트>라는 포르노 잡지사에 입사를 하게 되고 세월이 흘러 편집장으로 살아가는 40대의 미혼남이다.

 

3여 년 간을 유키코와 사귀다 헤어지고 지금은 20대의 여자친구가 있는 몸-

자신의 집에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를 보다 전화를 받게 되는데, 잊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바로 그녀, 유키코의 목소리를 대번에 알아듣는 자신에게 놀란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유키코는 그에게 한 번 만나자고, 같이 사진 한 장 남기는 것이 어떻겠냐는 물음과 함께 이야기는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기억이란 소재가 주는 사랑에 대한 자존심, 연민, 후회를 보여준다.

 

 “으음 그건, 파일럿 피시(pilot fish)라는 게 있는데, 건강한 물고기의 똥 속에는 건전한 박테리아 생태계가 있게 마련이지. 그래서 수조를 설치하고 제일 처음 넣는 물고기가 중요해. 건강한 물고기가 생태계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물속에서 똥을 싸잖아, 그러면 약 이 주 후에는 건강한 물고기의, 즉 비율이 적정하고 상태가 좋은 박테리아 생태계가 수조 안에 만들어지는 거야.”
“파일럿 피시?”
“그래.”
“어감이 참 좋다.”
“하지만 조금 슬프기도 해.” -p35~36

 

제목으로 쓰인 파일럿 피시는  자신의 할 일을 다하면 수족관 상급자에 의해 버려지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분양을 받게 되는, 일테면 어떤 기초공사의 가장 중대한 역할을 하는 물고기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 보는 두 남녀 간의 과거의 사랑은 유키코의 말처럼 자신의 어릴 적 자존심의 원칙 때문에 야마자키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없었고 결국엔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함으로써 또 다른 동창생에 대한 배신을 알고도 모른 척하며 살아가야 하는 여인이다.

상대방의 진심을 그대로 받아들여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면 좋았을 것이란 느낌을 받게 하는 이런 일련의 연속적인 두 사람 간의 사랑은 와타나베 씨가 깔아 준 파일럿 피시에 부응하지 못한 채 헤어졌고 19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여전히 두 사람 간의 저 밑바닥에 존재하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는 연민은 안타까움을 준다.

 

서로 다른 전철의 노선을 마주하고 바라보는 두 중년의 남녀-

사귈 초창기엔 그대로 전철을 보내버렸지만 이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란 것, 이것이 마지막 만남임을 아는 두 남녀 간의 해후와 이별의 장면은 인생의 청춘시절에 보이지 않았던 파일럿 피시에 대한 깨달음과 함께 이것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현재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느끼는 야마자키의 생각이 고요한 수족관의 물 흐름을 연상시킨다.

 

별 커다란 사건의 이변 없이 잔잔히 흐르는 인생의 파고를 넘나드는 두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현대인들의 기억이란 장치를 통해 작가는 사람은 한번 만난 사람과는 두 번 다시 헤어질 수 없다.라는 첫 문장의 주제를 시종 같은 흐름 속에 또 다른 시간의 배경으로 변주를 해내는 노련미를 보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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