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메르세데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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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면 스릴러, SF 면 SF대로, 기막힌 그의 머릿속을 한 번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작가 중 한 사람-

 

출간되는 책마다 인기를 끄는 요인은 과연 무엇이 독자들로 하여금 그의 글에 매력을 느끼게 될까?

이 책도 그런 느낌을 들게 했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작가 생활 중에서 획기적인 모험이라고도 할 수 있는  탐정 추리소설에 도전한 그의 창작에 대한 열의와 욕구가 이 책 속에서도 빛난다.

 

아주 어릴 적 멋도 모르고 친척 오빠 언니들 틈에 끼여서 보게 된 영화가 바로 나중에 알고 보니 '캐리'였단 사실 앞에선 무척 놀랐던 기억이 떠오를 만큼 그 영화는 아직까지도 충격적인 인상이 다분히 많이 남아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범주에서 훨씬 떨어진 주위의 사람들의 얘기로 시작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 떠오르게 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채용박람회가 열리는 시티 센터를 이른 새벽부터 들어가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향해 회색 메르세데스가 갑자가 돌진한다.

 

멈추질 않아요! 란 사람들의 아우성 속에 차는 마치 제동이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는 식의 돌진을 하게 되고 현장에서 아기와 아기 엄마를 비롯해 죽은 사람, 평생 장애인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포함시키는 대형 사건으로 마무리된다.

 

범인은 체포되어야 마땅하겠지만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과 내용은 떠나갔을지도 모를 이 이야기의 중심이 비로소 서서히 내막을 드러낸다.

 

근 40여 년간의 형사 생활을 퇴직한 62세 된 호지스는 이혼남이다.

딸과도 사이가 멀어지고 하루하루가 퇴직한 형사들이 자신들의 전 직장생활을 답습한다는 식의 별명인 '삼촌'이란 별명이 붙지 않을 정도의 무력한 생활, 이를테면 TV 보기, 아버지가 남겨준 권총 만지작 거리기, 이웃인 흑인 학생 제롬에게 잔디를 깎게 한다거나 하는 등의 일들을 반복하는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 은퇴 전에 마무리되지 못한 메르데세스 범인은 미지의 사건으로 남긴 채 생활해 가던 중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바로 자신이 회색 메르세데스 범인이며 호지스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본 듯한 내용이 실린 내용, 한마디로 말해 호지스을 자극해서 수사에 대한 책임도 못 진 채 은퇴한 노쇠한 형사란 이미지를 심어주며 자살을 유도하는 식의 글 내용이다.

 

비록 체력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몸은 예전의 날렵함은 저리로 가라 할 정도로 비대해진 몸이지만 촉각만은 그대로인 호지스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차주의 주인인 올리비아 트릴로니의 자살에 대한 수사부터 다시 시작하는 호지스는 그녀의 여동생으로부터 다시 수사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고 예전의 수사관으로서의 감각을 충실히 이행한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범인이 누굴까?에 대한 궁금증을 독자들로 하여금 같이 추리하게 만들고 예상을 하게 하지만 이 책에선 바로 범인이 드러난다.

 

브래디 하츠필드란 인물을 내세워서 왜 그가 그런 일들을 저질르게 됐는지에 대한 일말의 어떤 연민조차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의 아주 비정상적인 정신이상의 사람으로 비친다.

 

어린 동생의 죽음, 엄마와 아들 간의 묵인 하에 치러진 그 사실서부터 시작해 알코올 중독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엄마를 곁에 둔 아들로서의 힘겨운 생활 속에서 미지의 아무런 관련조차 없는 사람들을 겨냥해 무모한 사건을 저지르고 희열을 느끼는, 그런 사이코패스의 인물로 그려진다.

 

호지스와 브래디의 두뇌 대결은 편지의 내용을 발단으로 하나하나 어떤 범인일지 그려나가는 호지스의 통찰력과 느릿하지만 현장의 감각만큼은 뛰어난 힘을 보이는 주인공의 대결이 시종 스티븐 킹만의 필치로 그려지고 있다.

 

끝까지 호지스 곁에 남아 있을 줄 알았던 여인의 죽음 뒤에 후회를 하는 호지스란 인물은 아주 뛰어난 초 능력자가 아닌, 그저 평범하게 자신의 직업에 대한 충실함으로 마무리했던, 누구나 볼 수 있는 퇴직자의 모습이 친근감 있게 다뤄졌단 점에서 스티븐 킹이 생각하는 등장인물의 친밀도가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끝없이 이어질 듯, 숨 막히는 대형사고 앞에서 마무리 되어가는 그 과정이 역시 스티븐 킹다운 해결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재미를 준다.

 

어떤 한 시리즈의 성격처럼 또 다른 미지의 열린 결말을 예상하게도 하는 뒤 말미의 마지막 대사는 혹시 다음 편에도 호지스를 내세운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단 가능성을 열어준다.

 

묻지 마 살인을 연상하게 하는 이 이야기의 소재가 비단 이야기의 한 면이 아닌 사회적인 현상이란 점에서도 주목을 한 작가의 세밀한 심리 대결이  드러나 보이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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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타이 - 침샘 폭발하는 태국 먹부림 가이드
쿠나 글.그림 / 북폴리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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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둘러 본 나라들 중에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여행 경비 대비해서 가장 알차게 즐길 수 있는 동남아 나라를 뽑는다면 태국이란 나라에 주저 없이 손을 들게 된다.

 

여행을 하려는 입장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타입은 모두 다를 수 있겠지만 내 경우엔 초보자로서 여행을 한다고 하고 주위에서 어느 나라를 가보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엔 태국을 가장 먼저 뽑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일단은 문화유산이 많고 거기에 따라오는 먹을거리가 아주 풍부하다는  이점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럽권이야 물가도 비싸고 여기저기 제한적인 이동 없이 편리하게 이쪽 저쪽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여행이란 이런 것이구나 한다는 첫 맛을 느낀다고 할 때에는 가깝고도 저렴한 경비, 그리고 순박한 그네들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권유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접한 책을 그동안 접해 왔던 타이라는 나라에 대한, 익히 알고 있었던 정보 외에도 오로지 먹을거리에 대한 총 복습이라고 할까? 귀여운 캐릭터의 쿠나의 모습을 함께 따라가 보는 동선이 내내 즐거움을 준다.

 

중국만큼 다양하게 선보이는 음식 종류에 비하면 종류가 떨어지지만 그 나라 나름대로의 더운 나라답게 음식도 발전해왔다는 인상이 깊다.

 

 

우리의 입맛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독특한 향신료의 배합,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에 모여서 함께 즐겨가며 먹는 먹거리의 잔치는 오로지 여행에서만 줄 수 있는 특유의 동지애와 좋은 추억거리를 지닐 수 있게 하는 그림들이 연상 입에 침이 고이게 만든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음식의 양, 뒷골목의 조목조목 찾아가서 맛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의 먹자골목을 연상시키게 하고 지금도  이 책을 읽는 순간 달콤한 망고와 용과의 맛을 비교해 보는 연상작용이 연신 떠올라 나름대로 힘이 들게 한 책이다.

 

 

 

네이버와 다음의 웹툰애서 소개된 내용을 좀 더 보완해서 나온 책인 만큼 책 뒤편엔 타이음식 도전에 대한 레벨을 소개한 코너, 편리한 교통수단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쿠나 양의 타이의 음식 소개가 글만이 아닌 친근한 캐릭터로 무장한 이야기 만화이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서 떠나게 된다면 좋은 자료가 될 듯한 책이 아닌가 싶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만큼, 음~ 아직 여행지에 대한 결정을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기회에 이 책을 통해 한나라의 음식에 대한 도전을 해 볼 수 있는 용기를 넣어주는 책!

 

태국홀릭이라고 할 만큼 그곳 생활을 그리워하는 쿠나양의 다른 이야기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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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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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우선 첫 번 째의 느낌이다.

마치 큰 숙제를 마친듯한 이 기분은 뭘까?

장장 863 페이지에 달하는 미미 여사의 신작을 접한 기분은 여전히 사회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사의 관심을 제대로 또 다시 느낄 수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원제목은  '베드로의 장렬 이라고 하는데 렘브란트의 그림 중에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 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작품에서 떠올린 작품이라고 한다.

 

대기업의 혼외 자식으로 태어난 부인을 둔, 출판사 편집자였다가  장인의 권유로 홍보실에 입사하면 근무를 하는 그룹의 사내 잡지를 만드는 일을 하는 스기무라 사부로는  퇴직한 임원의 회고록을 만들고자 그 집에 다녀오던 중 편집장과 함께 사람들이 드물게 타는 버스를 이용해 회사로 올라오곤 한다.

 그날도 어김없이 버스를 탔고 근처 사고 난 버스 때문에 승객들 몇 명이 이 버스로 바꿔 타게 되면서 인원은 예전보다 많아진 상태-

 

이 때 70세가량의 작고 왜소한 한 노인이 권총을 들고 버스기사를 협박, 버스를 원하는 장소에 옮기게 하고 그 자신은 인질 몇 명과 함께 자신이 원하는 사람 3 명을 불러주면 인질들을 석방할 것을 제시한다.

 

버스 안에서의 긴박감 속에 그 노인은 승객들에게 피해의 보상 차원으로 위자료 성격의 돈을 줄 것임을 확인해가면서 그 분위기 자체를 통솔해 가는 미묘한 기류를 느끼게 되는 가운데 경찰 투입으로 노인을 그 자리에서 자살로 마감하고 붙잡혀 있던 스기무라를 비롯한 나머지 전원이 그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그런데 그 일이 벌어진 직후 거짓말처럼 돈이 모두의 수중에 택배로 배송이 된다.

처음 제시한 금액과는 다르지만 약속만은 지켰고, 받은 사람들은 과연 이 돈을 받아야하는지에 대한 정당성과 돈의 출처에 대한 공방으로 서로의 이익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지는데....

 

미미 여사의 행복 시리즈 중에서 나온 작품이고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 이 책은 보통 생각하는 긴박한 추리를 겸비한 아슬한 느낌은 없다.

다만 주변에서 누구나 부딪칠 수 있고 만나서 잠깐이라도 인사를 나눌 정도의 이웃인 우리네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다단계란 주제를 가지고 심층 있게 접근한다.

 

트레이너라고 불렸던 자들, 일명 위 선을 교육하고 세뇌 시킴으로서 개인 자신 스스로의 자신감을 넘다 못해 다단계의 굄에 빠져 또다시 그 자신들이 피해자였다가 가해자가 되는 현실의 기막힌 설정들이 뉴스에서 접해 본 그런 연상들이 떠오른다.

 

렘브란트의 그림인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란 그림은 성경에서 나오듯이 예수를 부인했던 베드로가 나중에 후회를 하고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려 순교를 한 사건을 연상시키는 그림이듯이 이 책에서 나오는 그 노인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고통을 당했는지, 위 선만 법에 의한 처벌로 그치는 현 법에 대한 집행을 그 자신 스스로가 고해성사하듯이 자살로 마감할 것을 다짐하며 벌인 버스 인질 사건은 미미 여사 특유의 범인이라도 그 연막에서 보이는 그 사람 인생에 대한 연민이라고 할 수 있는,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수긍의 글을 보여준다는 데서 사회파 소설가 다운 책임감을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

 

소심하고 자신의 주장은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사는 남자, 스리무라의 캐릭터 또한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일본만의 분위기라는 것이 있으니 감안하고서라도 읽어나가는 데에도 무척 쓸쓸해 보였단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마치 새장에 갇힌 새나, 옛 부마란 지위를 떠올리게 했다.)

 

부모와 형제 간까지 의절하면서 결혼을 감행하던 부인과의 사이도 그렇게 결말이 난 것에 대한 책임은 그 누구에게 져야 할지, 책 끝말미는 화끈하게 해결을 보이는 것이 아닌 긴 여운을 남기고 간 주인공의 발자국이 왜 이리 외롭게 보인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일본뿐만이 아니가 한국 어디에서도 이런 경우의 피해를 입은 기사를 접했단 것이 배경은 달라도 사람 사는 인간관계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기막힌 사연과 그 사연을 듣다 보면 저절로 동감하게 만드는 미미 여사의 작품이 다시 한 번 대단한 눈썰미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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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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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의 이름은 레이첼-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회사에서도 해고 당하고 하숙하고 있던 집 주인 친구에게는 그 사실조차 말하지 못한 채 매일 출. 퇴근처럼 기차를 탄다.

 

 일정하게 정해진 패턴에 따라 움직임을 강행하는 그녀, 지나가는 차창 밖에 보이는 집들은 낯설지가 않다.

그중에서 일 년 전부터 눈에 들어오는 부부가 있었으니 한때 그녀 자신도 행복했던 그 시절을 연상시키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스스로 이름을 지어준다.

남자는 제이슨, 여자는 제스라고-

그들이 사는 집에서 네 집을 거치면 바로 자신이 톰과 살던 집이 보이고 그 집엔 여전히 자신이 사랑하는 톰과 새로운 아내 애니,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낳은 에비가 있다.

 

자신을 배신하고 이혼을 한 톰이지만 여전히 그를 잊을 수가 없어 수시로 전화하고 집 앞까지 가는 행동을 서슴지 않은 가운데 톰과 애니는 지쳐간다.

 

주체할 수 없는 술에 대한 유혹, 뿌리치려 하지만 어느새 술에 취해 있는 자신의 모습, 기억을 전혀 할 수 없는 일들의 회상들이 겹치는 가운데 어느 날 바라보게 된 제스네 부부 집에 제인슨은 보이지 않고 전혀 다른 남자와 있는 불륜을 목격한 레이첼은 자신이 당했던 과거들이 연상되면서 제이슨에게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다음 날 깨어보니 자신의 손톱은 말할 것도 없고 머리엔 어떤 둔기로 맞았는지 부풀어 오르고 피가 흘러내린 모습, 그야말로 어떻게 집에 왔는지에 대한 기억조차도 할 수 없다.

톰이 말한 대로 구제불능인가? 정말 나란 여자는 외모를 갖춘 여인도 될 수 없고 엄마도 될 수 없는 여자인가? 하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긴 했다는, 기시감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문에 난 사고를 읽고 알게 된다.

바로 자신이 이름을 붙여줬던 제스란 여인, 실제는 메건이란 여인이 행방불명이 됐고 자신이 그 시간대에 가까운 장소에 있었단 사실을...

 

책은 세 여자의 내레이션 형식으로 진행이 된다.

레이첼, 애나, 메건

이들의 공통점?

모두 사랑에 대한 욕망이 강하고 욕구의 종류는 다르지만 저마다의 아픈 기억들을 간직한 사람들이다.

그중에서 레이첼이란 주인공이 보여주는 술로 인해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캐릭터는 우리가 실제로 기억을 하려고 하는 그 어떤 목적성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환경, 사람에 의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이렇듯 맞물리면서 돌아가는 이야기 형식은 1년 전부터의 상황을 돌아가 사건 발생이 벌어지고 그 사건의 당사자들과 그 사건에 있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의 구성은 한순간의 결정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지루하게 돌고 돌아가는 레일 위에 자신의 행복만을 추억하고  그 사랑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채 멸시와 조롱, 그리고 가식적인 사랑스러운 말 앞에서 무너지는 레이첼이란 여인의 삶 자체는 읽는 도중, 특히 전편에 흐르는 알코올의 기운을 전혀 떨칠 수 없어 독자들도 술에 취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분위기를 주도하지만 후반 부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면 연민의 정이 생기게 된다.

 

애니란 인물에 대해선 조금 실소와 함께 인간의 자신만의 안위를 위한 이중성은 무엇인지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캐릭터다.

불륜으로 인해  조강지처의 자리를 차지한 사람으로서 레이첼이 겪었을 그 기분을 느끼고 분노하는 그 주체는 뭐라 부를 수 있을까?

쉽게 말해 첩으로 들어온 자가 또 다른 첩을 못 본다는 옛말이 떠오는 경우는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닐는지 모르겠다.

 

범인과의 긴박한 대치 상황, 그 안에서 벌어지는 반전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기찻길 위에 한순간 정지를 하고 그 순간에 모든 것을 보았다는 느낌?

 

작가의 세 인물에 대한 캐릭터 설정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심리의 흐름들이 출간 당시 대단한 돌풍을 일으키고 영화화 확정댔다고 하는데서 알 수가 있게 한다.

 

끝내 말할 수 없는 비밀들을 간직하게 될 인물들에 대해 그려 놓은 이 책은 이 책에  대한 평가처럼 '나를 찾아줘'의 연결성 결말을 연상하게 한다.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상황 그 자체를 말이다.

 

우리는 기억을 일시적으로 상실한 동안에는 기억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억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내게 그 시간은 블랙홀처럼 뻥 뚫려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 p137

 

더 이상 레이첼은 위와 같은 일은 겪지 않을 것이란 생각과 함께 오늘도 기차를 타야 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우울함과 알코올에서 벗어난,  새로운 기차를 타고 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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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 전2권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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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

그것이 사람의 힘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역사적인 사실 속엔 힘없는 사람들이 그 시대를 견뎌내고 살아오면서 잊고자 하나 잊히질 않는 깊은 상처들, 아쉬움 들, 우연적인 일들까지 모두 다.....

 

지난 역사를 통해서 우리들은 우리의 조상들이 겪었던 시대적인 아픔을 대신 경험할 수는 있지만 당사자들이 직접 겪은 일이 아니기에 공감을 할 수 있어도 실제적인 체감을 쉽게 느끼지 못한다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이렇듯 기나긴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전쟁이란 소재는 여러 가지 변형된 주제로서 단골 소재다.

 

그런 만큼 같은 시대를 겪었더라도 같은 공간이 아닌 저 너머의 그 누군가는 나와는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저자의 10년간의 노고를 바탕으로 엮어 낸 작품, 올 2015년도 퓰리처상 수상작을 따끈하게 읽었다.

뭐랄까, 읽고 나서는 생말로를 문득 가보고 싶어졌다.

바다의 조수 간만의 차는 오늘도 어김없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겠지만 당시의 시대를 겪어 낸 마리로르의 삶과 베르너의 삶이 머리에 떠나질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책은 총 2권으로 나왔다.

1934년을 기점으로 주된 이야기는 전쟁 막바지였던 1944~1945년, 그 사이에 드문드문 다른 연도가 섞이는 형식, 다시 1975년도와 2014년으로 끝을 맺는, 과거의 회상과 기억, 그리고 현재의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다.

 

선천성 백내장으로 인해 눈이 보이질 않게 된 소녀 마리로르는 1940년대 초반, 프랑스 파리에 있는 박물관에 근무하고 있는 자물쇠 장인인 아빠와 살고 있다.

 

딸의 눈이 멀게 되자 아빠는 그들의 행동반경을 위주로 작은 모형의 거리와 집들을 만들어 내고 딸과 함께 매일 박물관에 출. 퇴근을 한다.

그냥 출. 퇴근이 아닌 몇 발자국 가면 어디, 다시 왼쪽, 오른쪽 몇 발자국...이런 식으로 딸의 머리에 혼자서도 자립 할 수 있도록 지형을 머리와 손에 익히도록 돕는다.

 

 독일군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기운이 돌자 박물관장은 전설적인 133캐럿짜리 블루 다이아몬드, 일명  ‘불꽃의 바다’라 불리는 보석을 보호하기 위해 마리로르 아빠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 손에 모조품을 만들어 분산 시킨다.

 

독일 군을 피하기 위해 간 곳은 에티엔 작은 할아버지 댁-

할아버지 또한 전쟁의 트라우마로 인해 바 출입은 한 발자국도 못하는 신세, 오로지 가정부 마네크 부인의 차려준 것에 의존하는 상태다.

그곳 거리 또한 딸에게 익혀 줄 심산으로 같은 모형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거리를 헤매는 아빠, 그를 타깃으로 삼아 밀고한 자 때문에 아빠는 박물관으로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고 딸에게 집 모형과 그 집안에 소중한 모조품을 숨겨두고 떠나지만 강제 수용소로 끌려 가게 된다.

 

남겨진 이들의 삶은 그 이후 어떻게 됐을까?

 

여기 또 한 소년이 있다.

독일 탄광지대에서 일하다 숨진 아버지로 인해  여동생 유타와 '어린이들의 집'에서 자라는 베르너 -

그들이 정해진 길은 한정된 탄광으로 가는 길 외엔 그 어떤 희망조차 보이질 않는다.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해 낸 라디오를 수리하면서 듣게 된 프랑스 말로 된 어떤 남자의 과학적인 상식, 아름다운 음악을 듣게 되지만 그 근원지는 오리무중이다.

특출한 머리로 눈에 띄게 된 베르너는 곧 우수학생으로 차출이 되고 연이어 교수의 배신으로 어린 나이에 통신병으로 전장을 누비다 생말로 지역까지 오게 된다.

 

그야말로 한 편의 어떤 인생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전장의 피해 속에서 한편은 그 피해자로서 살아가야 하는 자의 모습, 한편은 전쟁 당사자국 국민으로서 자신의 삶 자체를 벗어나기 위해 알고도 모른 척, 오로지 목표만을 지향해 온 삶의 모습이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그 현장 속으로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안내한다.

 

여기엔 '붉꽃 바다'라 불리는 보석을 찾아 헤매는 나치 협력자 룸펠이 등장함으로써 또 다른 위기감을 조성해 주는데, 전쟁에서 보여주는 각기 다른 생생한 삶의 모습들이 투영이 된다.

 

그 둘을 이어주는 라디오가 있었기에 단 한 순간의 만남을 갖지만 그 이후 그들의 삶은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대한 아련함과 쓸쓸함, 왠지 모를 지워지지 않는 그 어떤 것을 전해준다.

 

오직 살아야겠다는 생각, 레지스탕스 역할을 자처했던 사람들의 단합, 그리고 그 소녀의 위급함을 구해 준 소년, 전쟁이 끝난 후 22년이 흐른 뒤의 남겨진 사람들의 생활은 전쟁이 주는 트라우마를 숨기고 살아가는 아픈 사람들의 모습과 심경, 그리고 남 일 같지 않게 여겨지는 한 시대를 관통했던 세계전쟁의 잔상이 남긴 일들을 저자는 때론 상상의 날개를, 때론 현실적인 삶에 대한 모습을 교차해주면서 보여준다.

 

 

사람들의 욕심으로 인해 자신을 둘러싼 주위 사람들은 모두 피해를 입는다는 '붉은 바다'란 이름을 지닌 보석에 대한 의미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벌어지는 소설 속의 한 시대를 음미해주는 것은 아닌지, 18살이 되도록 자신의 뜻에 의한 대로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던 베르너가 단 한 순간 그것을 저버리게 된 결단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전쟁 속에서 피어난 한순간의 인연을 그린 이 이야기는 사람들이 볼 수 있다고 결정해 버린 빛 이외에도 수많은 보이지 않는 빛이 있음을, 그 빛은 어느 누구의 손에 의해서도 좌지우지할 수 없는 그 빛 자체만의 의미가 있음을, 그렇기에 그  의미를 알아버린 베르너는 그것을 따라 가지 않았나 싶다.

 

아픈 사람들의 고통과 사연, 그 모든 것을 겪고 살아감에도 여전히 과거는 떠올리고 싶어하지 않는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들이 여전히 떠나질 않게 하는 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내야만 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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