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여자
마리아피아 벨라디아노 지음, 윤병언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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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미 고인이 된 유명 코미디언의 멘트인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란 말이 유행을 탄 적이 있다.

그만큼 그 연예인은 일반 연예인들이라고 하면 인정할 정도의 뛰어난 외모가 아니었고,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개성이 뚜렷한 얼굴 쪽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미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고대부터 비너스의 신체가 황금비율이란 말부터 미인대회에서의 입상 자격조건에 해당되는 신체적인 비율,....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해야만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으로 미인 축에 드는 것일까?

 

솔직히 말하면 첫인상이란 중요하다.

면접에서나 소개팅, 미팅에 나갈 때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인상을 받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인간의 내재된 욕구는 기본이란 느낌이 들고, 비록 외모가 별 주목을 받지 못할 상태에서 그 사람만이 간직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란  쉽지가 않다.

즉, 우선 외모에서 오는 호감이 있어야 다음으로 말을 걸어보고 싶고, 대화를 통해서 상대가 생각하고 있는 뜻이 나와 어느 정도 맞는구나를 생각해본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지금의 내 외모가 만족스럽지 않다 할 지라도 워낙 성형술이 발달하다 보니 이런 점들을 보완해 나간다면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도 현실인 요즘 아주 인상적인 책 한 권을 읽었다. 

 

이 책은  신인 작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이탈로 칼비노 상의 2010년 수상작이자, 이탈리아 최고 권위 문학상인 스트레가상의 2011년 최종 후보작이란다.

 

외모 지상주의가 제일인 세상을 향해 외치는 저자의 절묘한 작품이랄까?

 

 태어날 때부터 아주 못생겼다고 생각될 만큼 태어났다면, 그 이후의 삶도 어두워야만 할까? 하는 물음을 던지는 책-

 

여기 한 여자아이가 있다.

초등학교 입학할 때 비로소 자신의 이름이 레베카란 사실을 알 정도로 집 안에서만 있고 어둠이 내리면 비로소 집 안 여기저기  돌아다닐 정도의 아이...

집안은 비교적 유복하단 느낌이 드는데, 산부인과 의사인 미남의 아빠를 두었고 자신의 못난 출생으로 인해 우울증의 나락으로 빠진 엄마를 둔 덕에 일찍부터 엄마 곁에는 가보지도 못한다.

 

이란성 쌍둥이인 고모의 발견으로 피아노의 재능이 있단 사실을 알게 되지만 초등학교 입학부터 주위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계를 지닌 아이, 그런 아이 곁에 수다스럽다고 느낄 정도의 루칠라 라는 친구가 있고 자신을 보살펴 주는 마달레나가 있어서 그녀의 인생 전반부에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

 

얼마나 못생겼는지에 대한 묘사는 단 몇 줄에 그친다.

-낡은 인형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쉼표 모양으로 구부러진 커다란 엄지발가락,  그리고 미소를 지으려 할 때마다 왼쪽으로 일그러지며 슬픈 냉소로 변하는 얇은 입술이 있다. 나는 냄새도 풍긴다. 마치 짐승처럼 온갖 종류의 냄새란 냄새는 다 안고 다닌다.-p 6

 

세상에는 모두 똑같은 존재는 없다.

일란성일지라도 자세히 보면 똑같지 않다고 하던데, 이처럼 태어날 때부터 부모로부터 외면받고 자란 아이의 성장은 묵묵히 동양적인 수묵화의 여백의 맛을 보게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이미 어릴 적부터 알아버린 아이, 무엇을 해야만 폐를 끼치지 않고 타인의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함으로써 좀 더 주위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지, 오직 피아노란 매개체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음악성에 위안을 삼고 친구와 아주머니, 그리고 결정적으로 치매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는  데 렐리스 할머니의 가르침을 받고서야 비로소 스스로 세상 밖으로 나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변화를 느끼게 되는 과정이 어떤 한 인물의 결정적인 결과물이 아닌 주위의 평범한 우리들 모두가 겪을 수 있는 보통의 삶을 보는 듯한 책이다.

 

어느 한 곳에 치우진 편견에서 오는 불합리한 조건들은 그것을 보고 느끼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얼마나 이중적인 잣대에 치우진 결과물인지를 저자는 한 여자 아이의 성장을 통해서 조밀 조밀하게 그려내되, 영웅적인 결과물로 만들지 않는, 고른 숨쉬기를 한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다른 부모들의 항의성을 단칼에 물리치는 선생님의 교육자 철학, 놀림감으로 번진 사태를 무마하기까지의 겪었을 아버지의 고뇌를 이해하는 아이의 성장은 아버지와는 다른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해 가는 결과물이 또 다른 감동을 준다.

 

못생겨서 겪었던 여러 가지 불편함을 딛고 다른 사람은 하지 못할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이용해 세상과 화해하면서 살아가는 그녀의 인생은 못생긴 여자란 말속에 내포되어 있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비난하되, 이것을 극복하면서 결코 무너지지 않는 강한 의지력을 보여준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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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세상에서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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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갱스터를 다룬 독자라면 대표적인 영화로 '대부'를  연상할 것이다.

스티븐 킹이 말했듯 대부 이후 최고의 갱스터 소설'이라고 했다던 작가 데니스 루헤인 소설인  '무너진 세상에서'란 책은 갱스터를 다룬  책을 목말라하던 독자들에게 단비로 선사할 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온 책이다.

 

2010년도에 처음 접했던 '운명의 날 1. 2부',  2013년도에 읽었던 '리브 바이 나이트(밤에 살다)', 그리고 완결 편인 이 책, '무너진 세상에서'로 커글린 가(家)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그의 역량을 발휘한 책이라고 하고 싶다.

 

1부작인 운명의 날에서는 솔직히 미국의 역사에서 큰 상처를 남긴 1919년 미국 보스턴의 사상 최대 경찰 파업을 다룬 역사소설이라  이 부분에 대한 역사적인 부분들을 접해보지 못했기에 읽는 데에 있어서 약간의 정성이 필요했다면 본격적으로 커글린 가의 막내인 조의 인생의 황금기를 다룬 제 2부에서는 금주법 시대에서 어떻게 조가 아일랜드 혈통임에도 이탈리아인들이 주름잡고 있었던 마피아의 세계에서 살아 남아 사랑과 아내를 맞이하고 쿠바에서의 삶까지 다룬 책이라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알다시피 뒷골목의 세계에서는 위계질서가 철저하다.

상하의 명령엔 아무리 끈끈한 정이 있고  혈육 이상의 감정을 지닌 사이라도 윗선의 명을 거부할 수 없는 그들 나름대로의 규칙과 법이 있는 법-

'무너진 세상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그들의 세계를 끈적거리면서도 우울한, 그리고 마피아의 세계라 할지라도 한 사람의 보통 시민으로 봤을 때의 조가 어떤 마음과 행동을 망설이게 되는지에 대한 긴박감을 그린다.

 

이제는 플로리다 템파 일선에서 물러나 친구인 디오에게 최고의 지위를 물려준 조-

아내가 죽은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싱글이자 아들인 토머스를 보면 항상 마음 한 구석이 찡함을 느끼는 남자다.

황금알을 낳게 해 주는 마이더스의 존재처럼 군림하되, 어느 누구에게도 원망과 비난의 대상이 아닌 그가 어느 날 살인청부의 대상으로 올랐다는 제보를 접한다.

왜, 누가, 무엇 때문에....

처음엔 무시했지만 사람의 마음이 아무리 강심장이라 해도 그런 말을 들은 이상 좀체 안정이 되질 못하고 서서히 마음의 창이 무너진다.

 

자신이 죽음으로써 이득을 볼 사람이 누군지, 알게 모르게 피해를 주진 않았는지, 하지만 뭣보다 가장 염려스러웠던 부분은 자신이 잘못됐을 때 홀로 남겨질 아들 토머스에 대한 걱정이다.

 

비록 깨끗하게 돈을 벌어보지 못한 삶이었지만, 아들 앞에서만은 특별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하는 아빠란 것을 생각하게 하고픈 마음이 마피아라도 부모란 모두가 똑같음을 느끼게 해 주는 부분들이 안쓰럽게 다가오기도 하고 가족만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배제를 한다는 불문율이 존재하는 마피아의 가족관을 보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하나의 이득을 얻기 위해 죽음까지 불사하며 총질이 난무하는 장소, 자신을 배신했지만 가족의 일원으로서 받아들인 친형제나 다름없었던 친구를 죽여야만 자신이 살아남는 비정한 세계, 결코 보이고 싶지 않았던 현장까지 보게 한 아버지로서의 조의 마음과 행동이 세상이 아무리 나쁜 마피아라 해도 아들 앞에선 여전히 좋은 세상만 보여주고 싶었던 한 사람의 아버지로서의 '조'란 인물에 동정이 가게 만든다.

 

"아들을 사랑하나?"

"세상에서 제일."

"그럼 당신 생각은 때려치우고 엄마를 선물하게."

먼투스는 옷장에서 갈색 바지를 꺼내 입었다.

"아들은 언젠가 떠나. 늘 그래. 평생 같은 방에 앉아 있다 해도 아버지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하니까."

먼투스는 바지 고리에 혁대를 꿰어 넣었다.

"나도 아버지한테 그랬소. 당신은?"

조가 럼주를 한 모금 홀짝였다.

먼투스는 가죽으로 된 총 지갑을 어깨에 찼다.

"비슷해. 그렇게 어른이 되잖아? 아이들은 매달리고 사나이는 떠나고."


아들은 아버지를 통해 사내로 거듭 태어난다.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었던 존재인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서라면 어느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조가 믿었던 동료의 배신과 그 배신을 염두에 두고 자신 또한 또 다른 계획을 세워 살아남아야 했던 비정한 세계를 그린 이 책은 대부 이후의 갱들의 삶을 잘 그려낸 또 하나의 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이 세계엔,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려운 진솔함이 존재했다. 이곳에 들어와 만난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들이 지은 죄의 죄수이자, 망가진 삶의 볼모였다. 영혼이 무구하고 삶이 자유로워서, 조 커글린이나 디온 바르톨로, 엔리코 디자코모가 된 것은 아니다. 그보다 이 세계의 일원이 된 까닭은 죄와 슬픔이 너무도 크기 때문에 다른 유형의 삶과 어울릴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사람들, 그 안에서도 사랑과 경쟁, 의리, 배신, 믿음이 난무하고 온갖 추악한 일을 저지르고 살아가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던 세계지만 결국엔 조가 믿었던 세계는 조를 배신하고야마는, 비열함 극치의 세상을 제대로 보여준 책이자, 책을 덮고서도 가슴 한구석이 왜 그리도 쉽게 여운이 가실지 않게 되는지....

 

 

그동안 살인자들의 섬(셔터 아일랜드)>, <미스틱 리버>등 여러 작품을 통해 작가의 글을 대해왔지만 이번만큼 여러 가지 복합된 감정을 쏟아내게 한 작품은 없지 않았나 싶다.

 

 

미국 역사의 격동기 시대를 다룬 3부작 시리즈를 차례대로 읽어도 좋지만 따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독립적인 색채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책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부를 제외한 2. 3부를 연이어 읽으면 조의 삶을 모두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기에 같이 읽어 보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벤 애플렉이 '리브 바이 나이트' 영화를 만든다고 한 지도 꽤 되었지만 이제서야 곧 보게 될 것이라고 하니 영화에서는 어떻게 조란 인물의 삶을 그려낼지, 정말 궁금해진다.

연이어서 '무너진 세상에서'의 영화화도 되면 좋겠단 생각이 들 만큼 유연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마피아의 세계를 그린 책, 한 번 읽어 보면 대부와는 또 다른 느와르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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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와후와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0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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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동화책 같기도 하고 짧은 회상을 연상시키는 듯한 시 같기도 한 책!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런 류의 책을 내놓았단 사실 만으로도 흥분이 될 듯 한 책을 읽었다.

읽었다기보단 오랜만에 그림과 함께 곁들여 보는 듯한 짧은 단상처럼 느껴지는 글 속에 그가 얼마나 애묘 가인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책이라면 맞을 듯 싶다.

 

책 제목인 후와후와~

처음 이 단어를 읽었을 때는 마치 눈 앞에 솜털이나 버들강아지의 털, 민들레의 씨들이 여기저기 부산하게 공중에 떠 있는 것이 내 곁에 왔을 때 간지러움을 느끼게 되면 불어버릴 듯한 모양새를 연상시키는 단어였다.

 

 

하지만  일본어에서도 느낌은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후와후와'는 구름이 가볍게 둥실 떠 있는 모습이라든지, 소파가 푹신하게 부풀어 있는 모습이라든지, 커튼이 살랑이는 모습이라든지, 고양이 털처럼 보드랍고 가벼운 상태를 표현한 말입니다.'라고 책에선 설명이 나와 있다.

 

 친구 중에 고양이를 유난히 좋아하는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이 동물처럼 깨끗하고 정갈하며, 깍쟁이인 동물도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런가?

후와후와란 말이 정말 고양이와 잘 맞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방송에서 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나 연예인들 중에는 족보가 뚜렷한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는데, 아마도 강아지의 매력만큼이나 고양이의 밀당을 느끼게 하는 매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무라카미의 어릴 적 자신의 집에 같이 살게 된 고양이 단쓰가 주인공이다.

단쓰란 중국의 고급 양탄자같이 털 모양이 비슷해서 이름이  붙여졌다는데, 특이하게도 저자는 고양이 중에서도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를 가장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갓 태어난 신생아 고양이 새끼도 아닌 이미 모든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웬만한 일에는 눈을 뜨지 않을 연배의 그런 고양이가 연상이 된다.

 

 

 

작가의 글과 함께 또 하나 주목한만한 점은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 그림이 있다면 반드시 이 사람의 작품일 것이란 확신이 드는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솜씨가 같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고양이 특유의 섬세한 그림이 아닌 유아들 대상으로 어떤 단어에 맞는 커다란 형상만 제시했을 것이란 연상만 되는 그런 큼직한 그림들이되 고양이란 느낌이 드는 솜씨가 제법 무라카미와 잘 어울린단 생각이다.

 

늙은 고양이가 자신의 집에 오게 된 절차서부터 고양이 특허인 가르랑 거리는 고양이가 내는 소리에 대한 표현과 그 곁에서 동물이나 사람이나 살아있는 생명체의 확인인 숨 쉬는 소리까지의 표현이 두껍지 않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제대로 표현해 내는 작가다운 센스가 넘치는 책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동물에 대한 추억거리는 있겠지만 무라카미가 그리는 고양이 단쓰에 대한 추억을 읽노라면 어린 시절  같이 놀았던 동물에 대한 기억이 연상 떠오르게 된다.

 

고양이와 한 몸이 된 듯 취해서 고양이의 털 냄새를 맡고 생명이란 것에 대한 의미, 행복에 대해서  고양이를 통해 배워나간 저자의 아련한 추억이 또 다른 즐거움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아직도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를 좋아하는 저자의 고백처럼 누군가에게 기억에 남는 추억거리를 선사하는 것,  추억을 기억하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하나의 위안이 되겠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책, 고양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서 고양이의 특색을 잘 포착해 그려낸 작가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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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 스토리콜렉터 40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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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작가들 중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매니아 형성층을 이루고 있는 작가 중에 한 사람이 바로 미쓰다 신조다.

 

스릴의 절묘한 맛을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서 보이는 느낌과는 독보적인 그만의 특유의  전매특허를 연상케 하는 작품을 대한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에 대한 또 다른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 가운데에서도  '집 3부작 시리즈'로 알려진 흉가 <凶家>, 화가 <禍家>, 재원 <災苑> 중에서 흉가를 읽게 됐다.

 

기존의 시리즈 형태로 내놓은 작가의 작품을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이 3부작 시리즈가 주는 기대도 클 것 같은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든다.

 

집이란 무엇인가?

하루의 일을 마치고 온 가족이 얼굴을 맞대고 하루 일과의 저마다의 개인적인 일을 나누며 웃고 떠들고 대. 소사를 의논하는, 그러면서 내일을 위한 안락함을 주는 장소가 아닌가?

 

그런 집이 어떤 알 수 없는 기운에 휩싸인 채, 알듯 모를 듯 사람들의 기운에 스며드는 기운이 있다면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

 

아버지의 전근으로 온 가족이 나라 지방으로 이사하게 된 초등학생 히비노 쇼타는 엄마, 누나, 어린 동생과 함께 산 위에 지어진 집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된다.

 

어릴 적부터 몸에서 이상 징후를 느끼게 되면 바로 이상한 일들을 겪어 온 쇼타는 네 번씩이나 새로 이사 오게  될 장소로 가던 중 같은 징후를 느끼게 되고, 이사 온 집의 주변 환경이나 멀리 떨어진 다른 집들과는 동떨어진 자신의 집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게 된다.

 

정체불명의 노파로부터 끌려 들어간 폐허가 되다시피 변해 버린 집, 도도 산과 뱀신에 얽힌 저주의 현장을 목격도 하게 되면서 같은 학년의 새롭게 사귄 친구인 코헤이와 함께 이 지역의 집과 산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려고 노력하는데.....

 

 

예전의 어른들은 집에도 집을 지켜주는 신이 있다고 해서 새롭게 이사 온 집일 경우엔 특히 팥시루떡을 지어서 잘 보살펴 달란 의미로 기도를 하는 의식을 치르는 의식이 있었다.

미신이든 아니든 간에 사람의 마음이 어떠한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두루 평안함을 바라는 의미일 테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러한 장면들이 생각나는 것은 어린 소년이 느끼는 알 수 없는 형체의 형상을 본다는 것, 어린 여동생으로부터 어떤 이름들이 나오면서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듣는 쇼타의 심정이 읽으면서 섬뜩함과 찝찝한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스릴이라고 해서 어떤 커다란 액션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오랜 터를 잡고 살았던,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산을 후손들이 함부로 대대로 정비작업을 통해서 또 다른 일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몰락하는 사연, 그 안에  뱀을 형상하는 듯한 힘에 빙의되어 위험에 빠드릴 뻔했던 이웃 여인, 온 가족의 비밀을 보게 되는 쇼타의 힘든 행동들이 손에 긴박감 그 자체를 느끼게 해 준다.

 

과학이 발달하고 종교적인 의미에서 볼 때는 전혀 헛된 현상으로 보일 진 몰라도 이러한 일들이 간간이 나타난다는 현상을 빗대어 볼 때, 과연 흉가 속에 살고 있는 미지의 힘은 뭐였을까? 를 생각하게 된다.

 

집을 짓다 만 집 근처에 방치된 세 구획의 주택지, 집 안의 불운을 당하고 또 다시 그 뒤의 반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게 되는, 독자들이 예상을 하지 못했던 마지막 순간마저 제대로 허를 찌른 작가의 노련함을 또다시 느끼게 된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에 처한 미묘한 기(氣) 싸움, 이미 지나갔던 사람이 쓴 일기장에 담긴 비밀을 알게 된 쇼타의 일을 통해 밤에 읽으면 더욱 실감을 느끼게 되는, 그러면서 잠이 제대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독자들의 빙의를 경험할 수도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곧이어 나올 다른 작품 시리즈에 대한 기대도 이와 같다면 등장인물이나 장소는 달라도 작가가 그리는 신비한 스릴의 맛을 즐길 준비를 해도 좋을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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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 필사 - 고종석이 가려 뽑은 생각의 문장들
고종석 지음 / 로고폴리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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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읽어도 가슴의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마음에 와 닿는 문장들을 메모지나 수첩, 컴퓨터 안의 작은 폴더를 만들어 보관해 오던 내게  이 책은 그런 반가움에서 벗어나 그동안 몰랐던 좋은 문장들을 한꺼번에 얻는 행운을 안겨준 책이다.

 

 한국일보 논설위원이었던 고종석 작가가 가려 뽑은 63편이 들어있는 이 책은 제목처럼 필독과 필사로 나뉜다.

 인문학적인 중요한 지식이나 사고력은 책을 통해서 더욱 내적인 양식을 폭넓게 받아들임과 동시에 여기에선 더욱 그 범위를 넓혀 자연과학과 서적,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섯 파트로 나뉘어서 분류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소설가들의 글을 읽다 보면 정말 물 흐르듯 유연한 문장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런 유명한 소설가들도 한 때는 소설 지망가로서의 시절이 있었음을, 당연히 그들도 존경하는 작가들이 있었을 터, 가장 기본적인 많은 책을 읽고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필사를 하는 것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읽고서 끝나는 것이 아닌 직접 내 손으로 한 문장에 담긴 뜻과 해석을 통해서 다시 제 2, 제 3의 느낌을 공유한다는 데서 이 책은 그 뜻과 같을 수가 있겠단 생각이 든다.

 

첫 파트인 첫 번째 노트란 이름으로 "모두가 행복해지기 전에는 아무도 완전히 행복할 수 없다" 란 주제로 조지 버클리의 [시리스]를 시작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서 발췌한 짧은 글들을 읽고, 영문과 한글 해석, 그리고 다시 내 손으로 적어나가는 빈 노트의 공간이 있어서 필사의 맛을 느껴보게 해 준다.

 

유명한 생텍쥐베리의 [인간의 대지]에서 발췌한 글은 다시 읽어도 좋다는 말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글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성서 속의 이야기나 성자들의 글을 적어놓은 부분들도 좋은 글귀는 어디서나 통용이 될 수 있는 명문장임을 느끼게 한다.

 

 

 

 

딱딱한 과학적인 분야의 명사들의 글은 문학이 주는 느낌과는 다른 현실적이되 지금까지도 통용이 되어오는 여러 가지 상황에 맞는 글들이라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 제대로 읽어보지 못할 기회를 이번 기회에 읽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뭐니 해도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다섯 번째 노트 부분인 문학이 많이 포함된 부분이었다.

 

유명 작가 작품에서 나오는 내용들을 발췌해 놓았기 때문에 그 책을 들쳐보고 싶단 생각도 다시 들게 하고 시대를 넘어선 주옥같은 명문장들을 읽고 쓰노라니 어느 새 시간이 훌쩍 넘어섬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푹 빠져 보내게 된다.

 

 

 

 

 

 

 

 

예전에는 편지지에 편지를 직접 쓰는 노고도 마다않고 편지지에 정성스런 글씨로 내용을 적은 후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는 시절도 있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멜을 주로 사용하게 되고 컴을 이용하다 보니 사실, 내 손으로 직접 어떤 것을 써보는 것이 어떤 것이  있어나?  하는 기억이 까마득하다.

 

이 책을 통해서 만년필도 꺼내서 써보고, 유성펜, 컬러 펜을 동원해서 두세 번씩 써보기도 하는 기쁨도 누리게 됐다.

 

양장본으로 만들어진 책인 만큼 두고두고 읽어봐도 좋고 이미 필사를 끝낸 상태라면 다른 공책에다 옮겨다 적어보다도 좋을 문장들이 가득하기에, 짧은 시간 안에 많을 것을 읽을 수 있는  요점정리를 잘 해 놓은 책 같은 생각도 들게 한다.

 

필사를 통해 저절로 그 문장에 대한 기억이  읽은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기에 이번 기회에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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