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여름 스토리콜렉터 4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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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의 전혀 다른 작품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유럽의 스릴 맛, 특히 독일 작가다운 느낌을 알 수 있는 기존의 책과는 달리 이번에 출간이 되어 나온 책은 바로 '여름을 삼킨 소녀'에 이은 후속작이다.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된 충격과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의 외로움, 특히 어린 자신에게 다가왔던 세상 경험 많은 남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고 집을 떠나게 되는 것이 바로 '여름을 삼킨 소녀'의 끝 이야기에 이은 장면은 첫 부분부터 작가의 노련함을 보이는 내용들이다.

 

17세의 소녀 셰리든은 크리스마스 전 날,  가족들에게 말없이 집을 떠나게 되고 바로 그 시각 이후 집에선 결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살인사건이 벌어진 채로 마을에선 큰 사건으로 떠오르게 된다.

당연히 집에 없는 셰리든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게 되고 그 시각 셰리든은 정처 없이 어디론가 떠나고자 했지만 방송에서 자신을 찾는 것을 보고 자신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면서 그녀의 또 다른 인생에 휘몰아치는 폭풍을 감내하게 된다.

 

사건의 해결을 위해  윌로크릭 농장으로 오게 된 네브래스카의 경찰 조던의 도움으로 간신히 자신이 잠시 머물 곳을 찾게 되지만 그녀의 뛰어난 외모와 그녀를 둘러싼 사건의 내막은 일반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결코 안주를 하지 못하게 된다.

 

다시 이은 방랑의 생활,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여러 곳을 전전하면서 겪게 되는 그녀의 인생유전은 어린  소녀가 겪어야 할 정도의 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의 믿음에 대한 배신과 불신, 자신의 여린 육체만을 원하고 버린 남자들의 욕망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거짓으로 일삼는 말들, 어디에도 의지할 수없던 그녀가 절체절명의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겪는 살인사건들은 숨 가쁘게 돌아가는 그녀 인생의 바퀴를 멈추게 하지 못하게 한다.

 

사랑보다는 안정적인 가정의 안락을 위해 자신과의 사랑을  포기한 목사에 대한 실망감, 자신을 유혹했던 작문 선생님의 거짓 위선, 또다시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든 이단의 사업적인 비열함을 뒤로 한 채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폴 앞에 다시 사랑을 이루기까지의 여정이 너무도 어린 소녀의 인생 이야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슬픔과 위로를 전해준다.

 

조던이란 인물은 호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매력적으로 그려진 인물이지만 여기엔 작가의 또 다른 사랑 확인 과정과 그의 가족사에 얽힌 비밀이 밝혀지면서 어떻게 윌로크릭 농장과 인연을 맺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도 빼놓을 수가 없는 책이다.

 

자신의 출생 비밀로 인한 충격 뒤에 레이첼 이모의 비열함을 보게 된 셰리든이 결코 윌로크릭 농장에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의 아픔을 전해주었고 또한 뜨겁고 연일 내리쬐는 태양을 선사하는 고향에 대한 미련을 뒤에 남겨 두고 상처뿐인 여름이 다시는 오지 않길 바랬던 한 소녀의 다음 향후는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를 생각하게 하는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제목 자체도 끝나지 않는 여름-

한국에서의 제목인지 원제목인지는 모르겠으나 셰리든의 마음을 잘 드러낸 작품 제목이 아닌가 싶다.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던 지난 시절의 아픔을 폴과의 만남으로 셰리든에게도 따스한 햇살이 비칠 수 있을지....

만일 다시 연작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그 이후의 셰리든이 헤쳐나갈 이야기들이 무척 다양하게 그려질 책으로서 손색이 없단 느낌이 드는 책이다.

 

저자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접함으로써 저자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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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 인류의 내일에 관한 중대한 질문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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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로 너무나도 유명한 저자의 강의 내용을 옮긴 책이다.

이탈리아 루이스 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옮겨 놓은 것이라 했는데, 처음부터 펼쳐보는 내용들은 마치 한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한 듯한 내용들이 나온다.

바로 한국과 북한의 경제적인 격차를 비교하는 내용부터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모든 인류가 생각할 만한 근본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알다시피 인류의 발전사를 독특한 내용으로 접근했던 총, 균, 쇠의 내용들이 잠깐씩 비치고 있는 가운데 저자가 느끼는 요즘의 화두가 되는 세계의 문제점, 즉  개인과 국가의 관계를 여러 가지 관점에서 다룬 책이란 점이 눈에 띈다.

 

저자가 생각하는 이 문제는 국가 간의 빈부 차이는 왜 생기며, 그 원인의 태동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 지에 대한 제시를 보여준다.

그의 근접 방식은  지리적 요인과 제도적 요인으로 나누어서 설명해 주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과 국가의 차원에서 위기를 넘길 방안은 무엇 일지에 대한 사례들을 보여주는 글들은 뉴스 보도에서 연일 나오는 세계의 여러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테러나 식량문제, 그리고 현대인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고혈압과 당뇨에 얽힌 원인을 인류사의 진화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기에 왜 기존의 원시인들이 서구식 식생활을 취한 후에 이러한 병들이 생겨 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제시들을 통해 더욱 가깝게 이해 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의 제시로서 친근하게 받아 들일 수 있게 한다.

 

본격적인 이야기들은 역시 우리 모두의 문제인 세계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인 세 가지, 기후변화, 불평등, 자연자원의 남용의 결과를 토대로 다루는 장이다.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의 폭발적인 배출은 남극과 그린란드 섬의 빙하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결정적인 변화를 주는  한 부분으로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후 산호섬이 급감하는 사태에 이은 결과로 해면의 상승은 기타 일부 지역에서도 이미 그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바, 저자가 시사하는 내용들은 다시 한번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대목들이다.

 

과거에 한 개인이나 한 국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 한정된 곳에만 결과물을 낳고 해결이 되었다면 현재의 세계는 결코 그럴 수 없는 서로가 서로의 영향을 끼치고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강대국들이 어떻게 저개발 국가들에게 다양한 원조의 방법들을 모색해야 하는지, 불평등의 관점을 다른 곳에 돌리기보다는 왜 그러한 일들이 발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초점을 맞추어 다르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준 책이기에 저자가 생각하는 바를 따라 읽노라면 리더의 자질과 한 나라의 발전의 모태가 되었던 원인과 진행 과정들이 다시금 총, 균 ,쇠의 연장선을 보는 듯하기도 하는 책이다.

 

중국이 바다의 길에 대한 눈길을 달리 보았더라면 지금의 세계사 판도는 다르게 변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가정의 근거설, 유럽과 중국의 통일의 다른 배경을 지적한 점, 중국이  과연 슈퍼 미국을 따돌리고 세계 1 위국으로 올라설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들은 시종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비교적 쉽게 읽히는 책이며 현재의 문제점들을 그만이 갖고 있는 지식을 토대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에서 다룬  같은 문제점을 비교해가며 읽어도 좋은 책이고, 책 뒷말 미에 Q & A를 통해 다시 종합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라서 처음 저자의 책을 접하는 독자라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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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 살인 아르테 누아르
카밀라 그레베 지음, 서효령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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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물의 다른 감각을 곁들인 책이다.

스릴의 장점인 조여 오는 듯한 이야기의 구성이 있는 책도 있지만 이 책에는 사건의 해결을 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가 더욱 많이 들어간 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 사람의 등장인물의 심리를 중심으로 이끌어 가는 이 책은 엠마라는 여인, 오랜 경찰생활과 사건의 연속적인 해결을 하는 과정에서 직업적으로나 실생활에서나 매너리즘에 빠진 형사 페테르, 그리고 그보다 10년 연상의 프로파일러인 한네라는 여인의 시선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유명한 의류계의 CEO이자 바람둥이로 이름난 예스페르의 집에서 갈색머리의 여인이 살해된 채 발견이 된다.

특이한 점은 머리가 잘린 상태로 시신 옆에 나란히 있는 머리는 정문을 향해 눈을 뜬 채 있었고 예스페르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의류 판매원으로 일하는 엠마는 예스페르와 비밀 연애를 하고 있다.

그가 건네준 약혼반지를 빌미로 그와 같이 식사할 약혼식은 그가 나타나지 않은 채, 허무하게 끝나버린다.

 

사건 발생 두달 전의 시점으로 돌아가면서 보이는 그들의 생활, 살인의 연관성을 생각하게 하는 10년 전의 남자 살해사건과 비슷한 점을 보이는 것에 관해 한네를 다시 불러들이는 경찰들....

 

사랑이란 이름 하에 상대에 대한 기대감과 쓸쓸함,  배신감, 그리고 자신의 책임감 없는 행동 때문에 상처를 준 한네를 다시 보게 되는 페테르의 심정, 결혼생활의 원만치 못한 일상과 초기 치매 진단을 받은 한네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이 책 속의 흐름은 살인이라는 설정 하에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어떻게 그 상처를 갖고 살아가면서 다시 해후와 살인사건이라는 배경까지 갖출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상황의 그림들이 많이 드러난다.

 

살인이 벌어지고 연쇄적으로 긴박한 호흡을 요하지 않는 이야기의 흐름들이  전형적인 촘촘히 좁혀오는 스릴의 맛을 즐기는 독자라면 실망을 할 것 같다.

하지만 왜 이런 일들이 벌어져아만했는지에 대한 인간이 갖고 있는 환경의 설정과 그 환경 속에서 이해할 수도 이해하지 못할 수 도 있는 인간 심리를 파헤치는 것에 즐기길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은 그런 만족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북유럽권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그 맛을 즐길수 있는 책-

북유럽의 추운 날씨의 설정 묘사와 그 안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두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사랑은 다시 이어질 수 있을까?

사건의 진상이 어떻게 파헤쳐지며, 엠마는 다시 예스페르를 만나게 되어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지, 페테르는 한네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가지 난관에 부닥친 사람들의 심리들이 곁들여진 책이기 때문에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의 맛과 또 다른 사랑에 대한 이야기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해 가며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다만 중반부를 넘어서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는 글이기에 이 시점부터는 왜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범인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행동과 심리에 신경을 쓴다면 더 인상에 남을 것 같다.

영화화 판권이 결정된 만큼 세 인물들의 심리묘사들이 사건과 맞물리면서 어떻게 해결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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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전이의 살인 스토리콜렉터 42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하윤 옮김 / 북로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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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설정으로 색다른 추리와 스릴의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다.

SF가 섞인 이색적인 구성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밀실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이 책은 내 몸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인격이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고 이는 다른 타인의 인격이 내 몸안에 들어오는 경우도 마찬가지란 설정하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 후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상황들과 미처 대처하지 못했을 때의 가상의 상상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책이기에 처음 접해보는 소재라서 흥미로움을 준다.

 

 

캘리포니아의 한 쇼핑몰에 위치한 패스트푸드점 ‘치킨 하우스’-

여기엔 모두 국적이 다른 7명의 손님들이 모이게 되고 그중에는 약혼자로부터 실연을 당한 후인 일본인 토마 에리오, 할리우드 배우 지망생인 미모의 영국 여성 재클린, 가게의  종업원인  흑인 바비, 프랑스와 일본인 남녀 커플 알랭과 아야, 대머리 마초 스타일의 미국인 랜디, 아랍계 외국인 유학생 하니란 사람들이다.

 

 

에리오는 바비에게 건물 안에 들어서 있는 어떤 것을 지목해 묻게 되고 바비로부터 예전부터 있었던 건물이되, 오히려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가면서 가게를 운영한단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던 중, 지진이 발생하면서 건물 내에 있는 사람들은 피신할 목적으로 이상한 건물의 자물쇠를 풀은 바비의 행동으로 그 건물 안에 들어가게 되고 이후 그들은 여러 날을 견디면서 서로의 인격이 전이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는 그 미지의 건물이 실상은 사람의 인격을 교체하는 ‘매스커레이드’ 현상을 연구하는 미국 정부의 은밀한 연구 시설이었으며 인격 전이를 연구하는 아크로이드 박사의 말에 따라 전이의 순서와 평생토록 이러한 현상은 계속 반복되어감을 알게 되면서 좌절에 빠진다.

 

그런 가운데 7명 중 한 명인 일본 여성 아야의 죽음과 연이어서 계속 발생되는 밀실처럼 여겨지는 생활공간에서 살인이 일어나게 되는데....

 

언뜻 보면 가상의 설정이라서 일어나기 힘든 일일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지만 작가가 그려보는 책 속의 이야기들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두 사람의 경우 일대 일 방식으로 전이가 돌고 돌지만 3인 이상일 경우, 즉 위의 경우처럼 6명이 전이가 되는 경우 시계방향으로 전이가 되면서도 그 시기가 일정치 않기에 여기에서는 수시로 인격 전이가 벌어짐과 동시에 읽는 독자들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누가 누구에게 전이가 되고 그 여파로 생긴 살인의 현장을 어떻게 빠져나오고 헤쳐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감각의 긴장성을 요구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렇듯 작가는 긴밀한 인격 전이가 벌어지는 공간에서 어느 한 사람이 누구를 죽이든 언젠가는 내 몸안에 내가 들어가는 시기를 놓칠 수 없다는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이 저지르는 살인의 현장 설정이 인간 스스로가 지니고 있는 나만의 인격을 찾고 싶다는 급박한 욕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살인을 저지르는 원인들은 알고 보면 제 3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전혀 문제시될 수 없는 것들이 당사자에게는 시기와 장소, 그리고 그때의 자신의 감정 상태에 따라 무시하지 못할 결과물을 낳게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의 설정들이 공상을 가미한 환경과 더불어서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게 하지만 읽는 내내 인격의 실체화란 형이상학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룬 장면들은 과학의 발달이 나날이 발전한다는 가정하에 볼 때, 마냥 가상의 설정으로만 볼 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긴박한 서로의 인격 전이로 인해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급기야는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물을 낳게 하는 그 가운데서도 로맨스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설정은 긴장감 속에 이완 작용을 해주는 장치로서도 무난하게 다가온다.

 

책의 뒤편을 보니 책이 나온지는 1996년도에 초판의 서문이 실린 것으로 볼 때 당시에도 획기적인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자신만의 책 성향을 가지고 발표하는 작가의 작품에 대한 기대가 여전함을 느끼게 해 준책이다.

독특한 설정과 색다른 느낌의 스릴을 맛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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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밥도둑
황석영 지음 / 교유서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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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가족들 모두 저마다의 출근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상차림은 쉽게 끝나지가 않는 것이 요즘의 가정집 풍경일 것이다.

 

 밥 먹고 출근하는 남편은 간이 큰 남편이란 우스개 소리도 있던 때가 있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실상은 바쁜 일 때문에 지친 피로를 좀 더 풀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아침을 거른 경우도 있을 것이고 서로의 맞벌이 때문에 챙겨주기 힘든 시간 타임도 있을 것이고, 중. 고등학생만 있는 집만 보더라도 서로 다른 등교 시간 때문에 엄마들의 상차림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이렇듯 음식이 주는 느낌은 참으로 다양한 사연과 함께 우리를 이끈다.

시간이 흘러가면 과거의 향수는 더욱 간절해짐을 느끼게 되는데 어렸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저녁때의 할머니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이야 아파트 생활이 대부분인 가정집이 많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시골에 가면 같은 방이라도  아랫목, 윗목 하면서 불린, 유난히도 따뜻한 방 부분이 있었다.

그 아랫목에 할머니는 항상 할아버지가 퇴근해 오실 즈음이면 지금은 가끔 방송에서 볼 수 있는 주발이란 그릇에 할아버지 몫의 따끈한 밥을 따로 덜어 이불을 덮어놓고 할아버지가 오시면 드리던 때가 생각난다.

 

그 당시 시골에 놀러 가게 되면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항상 저녁을 먹곤 했었다.

가족들이 모이면 그날 하루 동안에 있었던 각자의 이야기들을 듣고 그에 대한 얘기를 하던 시간이 즐거운 기억으로 떠오른다.

 

상에는 어떨 때는 생선이 올라와 있고, 어떨 때는 돼지불고기 고추장 양념된 것이 올라온 적이 있었는가 하면 손자 손녀 내려왔다고 찐 옥수수는 기본이고 장떡이나 부추 전 부침개, 감자전, 때마다 그 철에 어울리는 채소 위주의 음식이 올라와서 지금의 어린아이들이 인스턴트에 익숙해진 요즘과는 달리 옛 어른들이 즐겨 드시던 반찬을 즐겨 먹었다고 그 영향은 지금도 여전하다.  

 

또한 드라마 응팔에서도 나왔지만 결코 동네의 엄마들이 서로 가족처럼 어울리며 음식을 나눠먹던 장면들이 그저 설정에만 그친 것이 아닌 실 생활에서도 실제 벌어진 일인 만큼 정말 가깝게 느껴지던 장면으로 기억이 된다.

 

특히 김장철이 되면 이웃들이 서로 도와가며 형님, 자네~ 하면서 품앗이하듯 서로 김장을 담가주고 김장을 마치고 나면 김장 나머지 부분에 깨소금과 참기름을 넣어 겉절이 비슷하게 나눠주던 기억,  김장에는 역시 빠질 수 없는 돼지고기 보쌈과 따뜻한 흰 밥, 배추 된장국, 그리고 여기에 더불어 아줌마들의 왁자지껄한 수다가 같이 곁들여진 그 시절이 떠오른다.

 

오래간만에 오랜 옛 시절로 돌아간 느낌을 전해준 책, 바로 황석영 작가의 에세이 집인 이 책은 황석영의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디자인하우스, 2001)의 개정판이다.

 

책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책 뒤 말미에 이미 세상을 하직한 옛 동료를 생각하며 추려낸 글을 다시 집어넣어서 새롭게 나온 책이다.

 

총 5 부분으로 이루어진 글의 구성은 작가의 인생 전체를 관조하게 되는 인생 여정과도 맞닿아 있다.

 

1. 유배지의 한 끼니

2. 흘러간 사랑
 3. 잃어버린 그 맛
4. 나그네 살이
5. 밥도둑, 토박이 음식

 

작가로서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해외로 나가 있던 시절에 겪었던 음식에 대한 추억, 어린 시절 6.25 동란을 피해 영등포에서 살던 시절 처음 느꼈던 누룽지를 건네던 소녀에 대한 향수와 첫사랑에 대한 느낌을 시작으로 각 장마다 그에 어울리는 작가만이 간직한 음식과 주위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겪은 당시의 상황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글로 탄생이 됐다.

 

이국에서의 음식에는 이미 들어 낯익은 음식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음식의 경유가 지역적인 환경과 그 안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어떤 음식으로 탄생이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가 쓰여 있는 만큼 음식이란 혼자 먹을 때보다는 누군가와 어울려서 먹을 때에야 제대로 맛과 분위기가 함께 조성이 되어 제대로 먹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누구나 자라 오면서 맛나게 먹던 음식들 한두 가지는 기억 속에 갖고 있을 것이다.

어떠한 사건과 겹쳐서, 아니면 어떤 계기로 영화를 보는데 동질감을 느껴서, 아니면 동창회 모임이라든가 친구와 함께 떠난 여행지에서 먹던 음식들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각 고장에서 보이는 음식들의 소개를 읽노라면 미처 몰랐던 각 고장 특유의 음식 맛에 대해 눈으로 호강을 하다 못해 군침까지 흘리게 되고 여기에 덧붙여 당장 기차를 타고 떠나고 싶은 마음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역시 가장 뭉클하게 한 글은 작가의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드시고 싶다 했던, '노티'란 음식이다.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음식인데 북쪽 음식이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점도 있겠고 작가가 북에 있는 다른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서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된 음식의 추억이 잊히질 않는다.

 

나서 자란 고향만큼 사무치게 그리움을 동반한 음식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가까운 동료와 서로 어울려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셨던 술자리에 얽힌 각 고장의 음식들이 이젠 하나 둘 이별하면서 결코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작가의 동년배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대목에선 눈물이 또르르....

 

"아욱 된장국이 올라올 때면 어쩐지 수저가 무겁다. 좀 잘해줄걸"하는 이젠 세상을 같이하지 못하는 옛 지기를 향한 그리움의 언어에서 "순수한 처음의 식사를 회복하는 일은 자기 시대를 정화하려는 모든 사람들의 기본 출발점이다."

 

배고픔에 대한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먹을 것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넘어 누군가와 같이 뜻이 맞는 사람과 같이 먹었던 음식에 대한 추억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에 동감하게 된다.

 

같은 음식이라 할지라도 누가 해주었고, 그 누군가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고, 그 음식을 나와 같은 어울리는 타인, 그 누군가와 같이 먹고 즐긴 그 음식에 대한 향수는 두고두고 가슴에 남을 추억거리에 속하지 않을까?

 

그래서 요즘에도 그렇게나 많이 음식에 관련된 프로그램이 생기지 않나 싶기도 하고 살기가 워낙에 팍팍하다 보니 저렴한 음식 소재를 통해서 제대로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기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닌가도 싶다.

 

한국의 장아찌 요리에 대한 많은 종류와 각 지방에서 난 음식을 이용해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동화되어 가는 모습들이 당장 따뜻한 밥만 있다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일 만큼 오랜만에 음식에 관한 아련함 속에 깃든 향수를 느껴 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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