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당의 표정
정민 엮고 지음 / 열림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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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대표적인 것을 찾고자 할 때에 쉽게 접하는 경우 중의 하나가 건축물이다.

당 시대의 흐름을 비교해 볼 수도 있는 장점 이외에도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 진가 옆에서 흥분을 감출 수가 없게 되는데, 이런 가운데 아마도 가장 우리들 곁에 친근하게 있으면서도 지나치기 쉬운 것 중에 하나가 와당이다.

 

와당은 우리나라 말로 수막새다.

저자의 말처럼 처음에는 단순히 기능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의해서 쓰였던 것이 차후 여러 나라의 시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문양이 곁들이는 예술적인 모습으로 변모해 가는 모습을 이 책을 통해 접할 수가 있다.

 

수막새란 말을 두고 왜 와당이란 말을 썼을까?

아쉽게도 이 책은 우리나라의 수막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중국의 고대 문양에서 발췌한 것을 다룬 책이라서 그렇다.

 

모든 것이 그렇듯 지나온 시대의 연구나 흐름을 비교해 볼 때에 유용한 연구 자료로써도 가치가 있는 만큼 이 책은 총  크게 4부로 나뉜다.

 

제1부는 전국시대 초기의 반원형 와당으로, 제2부는 평범한 동물부터 가상의 동물인 주작, 청룡, 현무 같은 것으로 표현, 제3부에서는 다양한 구름의 모양과 꽃문양을 , 제4부에서는 교훈과 축원의 의미 등을 담은 글자들을 표현한 길상문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타의 책들보다 설명 부분이 앞 서문에 그치고 왼쪽에 와당 그림과 함께 오른쪽에는 해석의 형태로 간략한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자세한 와당의 역사 흐름을 기대했던지라, 실망스럽던 부분이 있지만 자세히 그림과 함께 글들을 같이 읽어 나가니 백지에 담긴 간략한 문양과 글에 담긴 곳 외에 다른 부분의 여백 부분을 내 나름대로 생각할 시간을 주었기에 그 나름대로의 운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요즘은 도시 근교에서도 오래된 고택을 볼 기회가 없는 시대이다 보니 이런 책을 통해서 그나마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 외에 이왕이면 우리나라의 수막새 형태도 같이 기록해서 비교해 보면 어떻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와당이 지닌 의미는 중국의 여러 왕조를 거치면서 반원형에서 차차 원형의 형태로 발전이 되고 그 형태 안에 들어있는 그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했는지를, 그림처럼 보이는 글자를 통해서 글자를 맞춰보기도 하고 그 의미를 해석해 읽기 전 맞춰보는 시간도 가지게 되는 책이기에 모든 것의 변화에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와 타당성이 공존함이 존재함을, 더 발전된 와당의 하나하나의 문양이 전해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책이기에 읽어 보면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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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서자들 1 -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
마린 카르테롱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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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의 역시 이래 인간들을 통제하고자 하는 무리들에 의해서 시행되던 역사의 한 예를 보더라도 그들이 했던 사악한 행동들은 지금의 우리들이 배우는 역사의 한 장면에서, 또는 각기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도 그 사례들을 접해 볼 수 있는바, 가장 고도의 전략이라고 생각되는 것 중에 '책'이 지닌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니 무척 어렵게만 들리는 듯도 하지만 중국의 분서갱유나 히틀러가 저지른 만행들을 보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뭇 무척 심각한 이야기를 이렇게 재밌게 그려낸 책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등장인물들과 함께 모험을 즐긴 듯 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프랑스 투르 대학에서 예술사와 고고학을 전공한 마린 카르테롱이란 작가의  데뷔 소설로 2017년 현재 65000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화제가 된 작품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청소년들이 즐겨 읽을 수 있는 등장인물들의 나이와 어른들도 함께 같이 즐기면서도 읽을 수 있게 그려낸 흐름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주인공은 두 남매, 14 살인 오귀스트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동생 세자린이다.

어느 날, 아버지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친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계신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그곳에서 자신의 가문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다.

 

흔히 서양에서 다루는 십자군, 특히 템플 기사단의 등장은 다른 책에서도 보인 바와 같이 여전히 역사 속의 한 면을 드러내면서도 그 안에서 다양하게 변주되는 이야기를 통해 여전히 우리들에게 모험과 그들의 기사도 정신들을 흠모하게 만드는데, 이 책 역시 오랜 세월 인간의 사상과 역사의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피해를 입게 되는 무모한 집단의 분서자들과 그들에 맞서 싸워왔던 오귀스트 가문의 사투를 그린다.

 

무려 2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맞서 왔던 비밀 결사단의 대결을 그린 소설로 전학 온 학교 내에서조차도 오귀스트를 위협하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들, 비행 청소년으로 몰릴수 밖에 없었던 오귀스트가 차마 자신이 하고자 했던 행동들의 상황을 밝힐 수 없는 힘든 여건들이 여동생의 비밀장소를 밝혀내는 것과 합쳐서 시종 긴장감과 모험, 유쾌한 유머까지 곁들인 현재적인 시각과 과거가 교차하면서 그려나가는 장면들이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여기엔 저자의 '책'에 대한 생각과 애정을 느낄 수가 있는데,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발전해 가는 문명 기술 중에서 과연 책이란 존재는 계속해서 영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곁들이게 한다.

 

 *****  책은 특정한 물질적 형태로 인간의 능력을 시공간 너머로 이어주고 의미를 전달해주는 기술적인 물건이다. (중략) 여기서 책을 만들어내는 제작 기술을 내용을 보존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책은 사상, 시대, 작가의 불멸을 의미한다. 책은 인류의 과거를 기술하고, 인류의 현재를 새기고, 인류의 미래를 예고한다. 가장 경이로운 것은 모든 문명의 사상가들이 책을 그렇게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를 인쇄한 것, 그것이 책이다. - p. 85


 

 

삼총사로 뭉친 오귀스트, 네네, 그리고 자신의 어릴 적 친구이자 자신의 가문과 앙숙인 가문의 아들이지만 자신과 뜻을 같이 해주는 바르톨로메와 함께 새로운 삼총사를 결성하는 일, 여기에 첫사랑의 대상인 이자벨의 출현과 괴짜 선생님까지 합세한 가운데 과연 분서자들과 대적할 만한 모험을 감행할 수 있을지, 다음 2.3부가 기대되는 책이기도 하다.

 

빠른 전개와 시 시적 절하게 다루는 주인공의 무술 실력은 인디애나 존스를 연상시키게도 하는 만큼 사뭇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이렇게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다룬 저자의 상상의 한계가 어디까지 펼쳐질지, 종합적인 모든 요소를 다룬 소설인 만큼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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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이야기 - 사다함에서 김유신까지, 신라의 최전성기를 이끈 아름다운 고대 청년들의 초상
황순종 지음 / 인문서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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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월화 드라마로 '화랑'이란 사전 제작 드라마가 방영이 되고 있다.

이미  '선덕 여왕'이란 드라마에서 화랑에 대한 존재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친근감이 들었지만 지금 방영되고 있는 '화랑'이란 드라마에서 보이는 더욱 구체적인 그들의 세계를 그린 것이 다소 약한 면이 없지 않았나 싶어서 시청하고 있다.

 

처음 신라에 대한 역사를 접하고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난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전혀 상상이 안 되는 대물림의 직위체계를 갖고 있었던 미실의 가문이나 당시 왕의 위치로서 행하는 여러 가지 상황들과 골품이란 독특했던 제도가 갖고 있었던 이점과 결함을 모두 읽어서였을까? 실제 드라마에서도 이러한 경향들이 비치고 있다.

 

삼국통일의 이룬 신라는 화랑이란 제도가 없었다면 과연 통일을 이룰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만큼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화랑의 존재감은 무척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고도 할 수 있는데, 화랑에 대한 처음의 기록은 김대문이 쓴 '화랑세기'다.

여기엔 화랑의 우두머리인 ‘풍월주’ 32명의 가계 중심으로 우리가 알고 싶었던 비밀에 쌓였던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지만 실은 화랑의 기원은 여자를 우두머리로 삼았던 원화이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원화는 폐지되고 남자를 우두머리(풍월주)로 삼는 화랑제도를 만든 것이 첫 시작이었다.

따라서 화랑이란 명칭도 1세 풍월주인 위화(魏花)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화랑의 계승도를 보다 자세히 엿볼 수 있는 책이다.

화랑제도는 23대 법흥 대왕 때부터 30대 문무 대왕 때까지 약 170년 동안 존속한 제도이다.

따라서 책 뒤편에 실린 계승도를 보면서 읽어나간다면 더욱 이해가 쉬운 것이 참으로 복잡한 신라의 혈통 가계도 때문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무던히도 혼란스럽고 복잡한 왕실의 가계도는 그들만의 고유 혈통을 지키기 위한 일환이요, 당시 시대상으로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관습과 사회적인 묵인이 가능했기에 이루어진 점을 이해한다고 해도 여전히 내겐 이해하기가 좀 벅찬 역사이기도 했다.

 

 

 

 

우선 책의 구성은  1부 '화랑세기'에 등장하는 풍월주 32명, 2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나오는 화랑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활약을 통해서 당시 신라 사회상과 권력의 암투 속에 이루어지는 역사는 신국(신라는 기본적으로 신들이 다스리는 나라라는 ‘신국’을 자처했다)의 특성상 고위직들은 일부일처제가 혼인의 기본으로 되어 있었지만 이들은 그것의 범주에 벗어나 정실부인이나 남편 외에 또 다른 사사로운 배필들을 거느리고 살았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미 유명 인사인 미실마저 세 명의 대왕을 모셨고 친 남동생인 미생과도 얽힌 관계, 사다함과의 애정문제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 중의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이 시대에도 지금처럼 고위직의 입김이 세긴 했었나 보다.

미실 동생 미생이 화랑의 자격에도 못 미치기에 이를 물리치려 했던 관련 인물에게 미실의 한 마디는 곧 그 문제에 대해 함구하게 됨을 기록한 사실을 보면 삼국의 통일 대업을 이룬 근간의 한 기준이 된 화랑이란 제도도 그 내실을 들여다 면 결코 깨끗하게만 이루어지지 않았단 사실들을 알게 된다.

 

다만 이러한 과정 중에서 출신 성분이 미천해도 끊임없는 노력과 선망의 대상으로 귀품 있는 가문의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이고, 풍월주로서의 활약을 한 문노란 인물, 13세 풍월주로 뽑힌 용춘의 생각은 지금의 시대에도 여전히 귀 기울여 들여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재능이 없는 자를 재능이 있는 자의 대상으로 삼아 재능이 있는 자를 올리지 않는 것은 재능을 썩히는 것이다. 골품과 파벌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p 125

 

우수한 혈통을 지니고 있다 하여 무조건적으로 화랑의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닌 누구나 고루 평등한 자격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하려 했던 용춘의 생각은 그 이후 계속 이어지는 화랑의 존속의 매개체로써 발휘된 것이 아닌가도 싶은,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잘 아는 김춘추, 김유신, 관창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한, 모처럼 기존의 다른 시대에 대해서는 많은 역사적인 사실들이 드러나 있는 책이 많지만 신라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접할 수가 없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런 해갈을 잠시나마 씻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계승도에 치우쳐, 대대로 내려오는 풍월주의 세습도는 알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지만 화랑도들이 어떤 활동이나 학습을 했는지, 그들의 정신 사상에 미치는 수업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좀 더 포괄적인 부분들이 곁들였더라면 훨씬 화랑에 대해 깊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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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시선 - 합본개정판 모중석 스릴러 클럽 2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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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가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실을 얼마만큼 공유하고 살아가고 있을까?

나를 만나기 전의 일들은 이미 과거이기 때문에 세세히 알아 둘 필요가 없지 않는단 말도 일리가 있지만 위의 책 내용처럼 부부 사이에 암묵적인 회피성, 또는 고의는 아니었더라도 적어도 하나의 사건 발단이 된 사진을 통해서는 진실에 대한 과정을 좀 더 솔직하게 나누었으면 어떠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개정판으로 다시 접하게 됐다.

기존에는 두 권으로 1.2를 장식했다면 요번의 개정판은 벽돌 두께를 자랑하면서도 기존의 책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 책 표지가 눈에 띈다.

 

 

 

 

따라서 내겐 요 네스뵈 이전에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그의 신작 소식에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등장인물들은 검사, 그의 아내를 중심으로 이끌어 나간다.

 

검사보 스콧 덩컨은 생면부지의 죄수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그로부터 자신이 죽인 사람들 중에 스콧의 누이인 , 제리를 죽였단 말을 듣게 된다.

 

3개월 후-

화가인 그레이스는 가족사진 현상을 맡긴 사진 가게에 사진을 찾으러 가게 되고 사진들 중에서 처음 본, 남녀가 섞인 오래된 사진이 끼여있음을 발견한다.

그 사진 속엔 젊은 시절의 남편 얼굴로 보이는 잭의 모습과 함께 그를 쳐다보는 , 한 여인이 있었으며, 그 여인의 머리 위로 금이 그어진 상태의 표시가 있음을 알게 된다.

 

퇴근 후 도착한 잭은 그 사진을 보게 되고 이후 집을 나서면서 연락이 끊기게 되고, 그레이스는 남편을 찾기 위해 그의 누이를 찾아가는 일부터, 자신이 보스턴의 대학살이라 불린 지미 엑스가 소속된 밴드의 공연에서 누군가 총을 난사함으로써 군중들이 광란의 아수라장이로 변한 당시의 피해자로 다리를 절면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뒤로하고 그 당시의 현장에서 아들이 죽은 슬픔을 갖고 있던 마피아계의 인물인 베스파의 도움까지 받게 되는 상황으로 번진다.

 

여기에 그간 그녀와 스콧의 만남으로 이어진 사건의 본 실체를 파악해나가는 과정이 긴장감을 조이면서 시종 독자들의 눈을 현혹시킨다.

이 작가의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결코 영웅을 내세우지 않는단 점이다.

 

일개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레이스만 해도 그렇다.

자신의 아픈 트라우마를 지닌 채 새로운 인생을 사는 그녀에게 잭이란 사람과의 사랑과 결혼의 생활은 보통의 가족들이 누리고 사는 그런 삶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장의 낯선 사진 때문에 모든 일이 뒤죽박죽이 되고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과거의 일이 사건의 본 실체가 드러나면서 다시 한번, 아니지, 두 번씩이나 범인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던 인물의 실체와 스콧이 말한 마지막 에피소드의 반전은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을 해 보게 만든다.

 

젊은 시절, 푹 빠진 밴드의 공연이 있던 날에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스콧이 말한 대로, 아니면 자신의 기억 속엔 알지 못했던 사건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는 사진이 증명해주는 그것이 말한 대로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읽는 동안 눈동자가 흐트럼 없이 몰아치는 그 만의 속도 높은 가독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스릴이 주는 궁금증을 넘어선 독자들로 하여금 같이 사건에 동참하게 만드는 묘한 맛이 일품인 작품이다.

 

뭐든 첫 작품이 가장 끌리는 법일까?

 

이 작가의 작품은 결백을 먼저 읽었던 탓일지도 모르겠으나, 기존의 소설의 기법에서 크게 벗어난 점은 없지만 결백만큼은 못하단 느낌이 들었다.

 

한 등장인물의 설명이 너무 길고, 촘촘히 엮여나가는 글의 마무리 단계에서 여지없이 독자의 상상을 허물다는 점에선 탁월하다 할 수 있겠으나, 억지로 꿰어 맞추어져 간단 느낌이 들었으니까.

 

 

용서와 후회, 고통과 좌절, 그리고 복수가 선사하는 보통 사람들의 한 단면을 드러낸 사건 치고는 참으로 허망하단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 고통조차도 이겨내고 그레이스처럼 또다시 일상의 삶에 스며들 듯 살아가는 것이 아닐른지...

 

***** 어쩌면 우리는 모든 진실을 알면 안 되는 건지도 몰라. 어쩌면 진실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닌지도 모르지.-p 532

 

위 문구처럼 오히려 몰랐다면 그들 부부의 생활은 좀 더 견고하게 이전처럼 이루어졌을까?를 생각하게 되는 책...

 

스릴의 맛을 아는 독자라면, 더군다나 할런 코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에 대해선 두 말이 없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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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의 역사
마야 룬데 지음, 손화수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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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를 볼 때면 인간들이 자연을 생각하는 의도가 과연 선의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적어도 선의는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어떤 결과물에 대한 연관을 생각하고 행하는 실천인지를 경각심 있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

 

항간에 떠도는 자연현상, 즉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반도에서 잡히는 물고기 종류의 수량이 극히 적어지고 오히려 열대야의 물고기나 과일의 출현이 나타난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정말 알게 모르게 우리들 주변의 삶이 점차 지구의 이런 영향을 하나둘씩 끼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벌들의 대한 이야기, 즉 이 작품에서 드러나는  믿기지 않으면서도 믿을 수밖에 없는 현실성을 드러낸 이 문학을 대하노라면 더욱 그 체감을 가까이서 접할 수가 있다는 데서 저자의 이런 의도가 새삼스럽게 우리들 앞 날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만든다.

 

벌들의 활동량을 다룬 이야기는 많다.

어린 시절 벌의 모험을 그린 동화를 통해서 벌의 일생 일대기라든가 좀 더 심오하게 접근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벌이 우리들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알아가는 자연의 섭리는 재미를 주었다는 기억이 있는데, 만약 벌들이 지구 상에서 사라진다면?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를 다룬 이야기는 그저 막연히 상상만 하기란 심각함을 전해준다.

 

이야기는 총 세파트로 나뉜다.

과거, 현재, 미래를 돌아가면서 그리는 구조는 모두'벌'과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다.

 

1852년 영국의 동물학자 윌리엄은 촉망받는 학자로서 기대를 모았으나 결혼 후 8명의 자식을 부양하느라 자신의 연구는 뒷전으로 밀리고 어느새 종자씨 가게 주인으로 살아간다.

어느 날, 람 교수로부터 돼지새끼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은 이후 우울증에 걸리고 이내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생활을 하는 가운데, 아들 에드먼드가 책상에 놓고 간 책의 인연으로 다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시작한다.

 

2007년 미국의 양봉업자 조지-

그는 어느 양봉업자와는 달리 인공 수분이 아닌 자연적인 생산 방식의 양봉을 가문 대대로 하는 양봉업자이다.

손수 가문 대대로 만드는 벌통을 고집하며 자신의 뒤를 이어받아 양봉사업을 하길 원하는 아들 톰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버지다.

 

그리고 미래의 2098년 중국, 타오는 이미 벌들이 멸종한 시대에 살아가는 주부다.

사람들이 손수 나무 위에 올라가 일일이 인공수분受粉을 해줘야만 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이면서 세 살 된 아들을 둔 그녀는 하루하루 정해진 일과에 따라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아들에게 산수를 가르쳐 주는, 자신의 뛰어난 머리를 위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거부했던 부모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엄마다.

 

책은 이렇게 세 연대를 번갈아가면서 그들의 삶 속에 벌이 우리들 생활에 미치는 존재감과 그 여파의 영향이 어떻게 과거에서 시작해 미래에 이르기까지 어떤 삶을 살았고 살아가게 되는지를 모자이크식의 연관성을 부여하면서 종내는 커다란 하나의 서로가 서로 연관되어 이어지는 삶의 연속성을 그린다.

 

윌리엄 시대 때만 해도 양봉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진 가운데 그가 고안해 낸 벌통의 설계도는 훗날 그의 딸이 미국에 건너가 조지의 조상으로 발판이 되면서 벌통의 설계도가 가문의 가보처럼 내려오게 되고 이는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인해 어느 날, 벌통의 모든 일벌들이 사라지는 상황과 맞부딪치면서 좌절을 겪게 되는 우리들의 시대와 가까웠던 그날들을 그리면서 보여준다.

 

이러한 내력은 톰이 이어받으면서 그가 쓴 책이 어느 날 먼 미래 자신의 아들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찾아 나선 타오의 손에 들어오게 되고 타오는 이미 자신이 살던 시대 이전에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다양한 실체의 모습들을 읽어나가면서 아들의 존재가 차후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를 깨닫게 된다.

 

한 작은 생명체의 활동이 이렇게 인간의 삶에 철저하게 파고들어 하나씩 삶의 영향을 파괴하고 있는 진행형의 묘사들은 섬뜩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게 한다.

 

벌을 지배하고자 했던 윌리엄의 생각 발전은 자연은 결코 길들일 수 없는 존재이며 오히려 인간이 그 속에 같이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해 주고 조지처럼 인간이 개발해 낸 온갖 이기적인 문명은 편리함이란 이면 뒤에 기후온난화, 무분별한 살충제 이용, 벌의 천적인 바로아 진드기와 더불어 급속히 멸종해 가는 과정들을 그리기에 미래의 타오를 보는 장면은 이러한 모드 과정의 결과물이란 생각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자연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아온 벌들의 세계는 그저 한 자연의 현상처럼 교과서로 보일 만큼 다양한 개체 군의 하나로써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분처럼 보였던 것이 이러한 작품 속에 그려진 배경에 빠져 들다보니 어느 덧 우리들의 시대가 물러가고 후세대에 살아갈 후손들의 삶은 과연 지금처럼 자연의 풍요로움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첫 장인 미래에서 시작해 1852년의 윌리엄, 그리고 2007년의 조지의 이야기는 돌고 돌아 다시 미래인 타오의 시점으로 끝을 맺으면 끝난다.

자연의 생태계는 벌이나 인간의 삶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벌들은 여왕과 애벌레들의 먹이를 열심히 나르다가 때가 되면 죽듯이 인간들 또한 자신들의 자식을 위해 열심히 양봉을 하고 연구를 하면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살아가는 이야기 구조는 벌의 멸종이 인간에겐 하나의 경고이자 미리 얼마든지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문체와 상황 설명, 그리고 다각적인 방향을 토대로 그려낸 자연과 인간의 삶을 공통으로 느끼면서 보는 듯한 이야기 구조라 읽는 데에 힘든 점은 느끼지 못했던 책이다.

 

 2015년 노르웨이 서점협회 <올해의 작품상>을 수상했다는데, 이 또한 68년 만에 데뷔 소설로써는  최초 수상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북 유럽 권이 추리 스릴 소설도 대세지만 이런 자연교육이 담긴 책도 읽어보면 또 다른 북유권의 문학 분위기도 접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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