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시드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조호근 옮김 / 비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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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작품 출간만으로도 독자들에게 새로운 느낌의 감동을 선사한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이다.

 

 SF계의 그랜드 데임, 아프로 퓨처리즘의 거장이란 수식어를 달고 있는 저자의 이번 작품은 그녀가 출간한 시대를 생각한다면 지금도 SF계의 창작면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만약 나의 능력이 죽지 않는 불사조의 능력을 갖고 있다면? 타인의 육체를 수시로 드나들며 수 천년의 세월을 살아갈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SF의 특성상 이런 상상력을 높여줄 소재의 선택은 여전히 저자만의 독보적인 특성을 드러낸다.

 

타인의 육체를 옮겨 다니며 4000년을 살아온 남자 ‘도로'는 자신과 같은 불사조를 만들기 위해 아냥우를 선택하고 그녀에게 접근한다.

 

 “네 손으로 묻지 않아도 될, 죽지 않는 아이를 갖게 해 주지.”-

 

아냥우는 변신과 치유 능력으로 300년을 살아오며 마을 사람들에게 경이의 대상이 된 여사제다.

그런 그녀에게 도로의 제안은 달콤한 말이었고 곧 그와 함께 하기 위해 떠난다.

 

때는 1690년이란 시대로 노예를 잡아가던 시대, 아냥우 또한 그러한 노예선을 타고 도로를 따라가 아내가 되길 원했지만 도로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가진 아들 아이작과 결혼을 시킴으로써 대대손손 자신의 혈통을 이어가길 바라는데, 아무리 뛰어난 능력자라도 이는 곧 그의 뜻대로 이루어지진 않는다.

 

태어난 아이가 죽음으로써 아냥우는 그의 곁을 떠나려 하고 그런 그녀를 잡아 놓고 곁에 두길 원하는 도로, 자신의 뜻과는 달리 펼쳐지는 환경에 아냥우는 자신의 치유 방식으로 변신을 통해 해소를 한다.

 

바다에서 돌고래로 변신함으로써 자신의 주어진 환경에서 숨을 돌리려는 처지가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녀의 전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인종과 성의 차별,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욕심을 판타지로 승화시킨 내용들은 도로란 인물을 통해 인간의 그칠 줄 모르는 욕심을, 아냥우를 통해 자신의 힘이 다할 때까지 지켜보며 보살핀 모정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상반된 분위기의 개성들을 연출시킨 점이 인상적이다.

 

동등한 객체로서의 대우가 아닌 초능력을 가진 자들끼리의 교배를 통해 초인류적 능력을 지닌 자식을 갖길 원했던 도로의 야망은 아냥우를 대할 때 초능력을 고려한 것이 아닌  그 이하의 노예 취급을 하는 점들은 저자가 드러내고자 하는 평등하고 동등한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불사의 삶을 사는 능력을 갖게 된다면 도로처럼 자신의 그 이상을 쟁취하기 위해 이런 도발적인 계획을 세울까? 아니면 아냥우처럼 초능력을 가졌지만 적어도 인간미를 품고 있는 능력자로 살아가게 될까?

 

끝도 없는 욕망의 질주를 멈추지 않았던 도로의 모습보다는 자신의 주어진 삶을 개척해 나가려 애쓰는 아냥우가 차라리 더 나은 인생을 마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책, 왜 그녀가 SF계의 그랜드 데임이란 명칭을 얻게 되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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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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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많은 사람의 손을 탄 책을 이제야 접하게 됐다.

 

드라마로 방영된다는 소식에 작가의 이름이 익숙한 점, 이점을 무시할 수도 없었지만 이 계절과 다가올 계절에 모두 어울리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책을 사랑하고 가까이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북카페를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는 어느 사이에 북현리에 가 있는 착각에 빠진다.

 

은섭과 해원의 오랜 인연의 시간들, 정작 자신은 느낀 듯 느끼지 못하는 삶 속에 살포시 들어온 은섭의 사랑은 해원에겐 어느새 꽁꽁 언 송곳니 같던 차디찬 마음을 해빙시킨 사람이다.

 

노부부가 사용하지 않고 떠난 기와집에 책방을 운영하는 은섭, 입시 미술학원 강사로 일하다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놓기 위해 이모가 운영하는 펜트하우스 호두 하우스에 내려온 해원은 동창 사이다.

 

학창 시절 오로지 자신만의 생각 속에 살던 해원의 모습을 지켜보던 은섭은 그녀가 모르는 그녀의 삶을 조금씩 기억하면서 해원이 아르바이트로 책방 일을 도와주게 된 인연이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

 

전체적인 따뜻함이 묻어나는 시골 풍경 속에 책을 매개로 모여든 사람들, 나이와 삶의 척도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 독서 클럽을 만들고 행사를 열며 그런 가운데 서로에게 때론 용기와 도움을 주는 모습들이 저자의 글로 풍성함을 드러낸다.

 

비밀로 써 내려간 은섭의 내밀한 고백들은 이런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 곁에 있다면 훨씬 삶의 파고를 쉽게 넘어설 수 있겠단 생각이 들게 하며, 저마다의 사연들을 지닌 사람들의 사정들은 모두가 상처 받고 상처를 주며 살아갈 수도 있는 인생의 삶이 시간이 흐른 어는 한 순간이 오면 용서와 화해하는 해빙기를 맞게 된다는 시선으로 이끌게 한다.

 

살아가면서 무심코 던진 인사말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언제 우리 차 한잔 할까?"

 

책을 읽으면서 흘려듣게 될 말들이 아닌 소소한 행복의 맛을 찾는다면 바로 행동에 옮길 것을 느끼게 해 준 말들이었다.

 

지금 은섭과 해원은 북현리에서 책방을 운영하며 살고 있을까?, 만약 그러하다면 바로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로 푹 빠져 읽은 책, 드라마로 어떻게 북현리와 책방, 마을 사람들을 표현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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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하다
선현경 지음, 이우일 그림 / 비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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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그림과 글이 함께하는 이야기속으로~~
네가 가라! 하와이 아닌 이번엔 내가 간다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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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개자리 빌리암 비스팅 시리즈
예른 리르 호르스트 지음, 이동윤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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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 열쇠상, 마르틴 베크상 수상작가인 예른 리르 호르스트의 작품이다.

 

자신의 정직한 신념 하나로 경찰 생활을 하던 한 경찰관이 조작된  진실을 다시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만일 이 모든 것을 뒤집는 일이 실제 발생한다면 당시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함께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사람은 어떤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는 이야기는 북유럽 소설만의 특징을 살려 재미를 준다.

 

17년 전 한 여자를 납치 감금한 뒤 살해한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루돌프 하글룬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지만 증거가 나옴으로써 결국 수감이 된다.

 

하지만 이후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그, 당시 그의 주장대로 목격자가 있었다는 정황이 다시 밝혀지면서 이 사건의 진짜 범인은 누구인지, 도대체 누가 이런 가짜 증거조작을 했는지에 대한 책망과 해결은 결국 이 사건을 담당해서 일약 유명한 형사로 알려진 비스팅에게로 눈길이 쏠린다.

 

결국 자신의 결백한 행동과 그동안 경찰로서 지켜온 양심 앞에 부끄럼이 없었지만 증거조작으로 나온 이 사건의 범인 몰아가기는 결국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윗선의 지시로 정직 상태가 된다.

 

하지만 결코 물러설 수없었던 비스팅은 이후 기자이자 누구보다 이 사건에 대한 취재와 조사를 통해 공조수사를 벌인 딸 리네의 활약으로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저자의 실제 경험담을 통해 경찰관으로서의 책임감과 경험담, 사건의 수사를 통해 범인 색출에 노력하는 과정들, 그 와중에 범인을 잡아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경찰들의 세계를 그린 이 책은 마치 사냥개가 범인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오로지 한 곳에 목적만 둔 채 그것을 둘러싼 주위의 다른 것에는 신경을 끈 채 사냥을 하는 그 모습 자체를 연상시킨다.

 

 

과거의 사건에 이어 현재 다른 사건이 벌어지고 이는 곧 과거와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수사까지,  과연 루돌프 하글룬는 죄가 없는 사람일까?를 묻게 되는 과정이 추리의 맛을 제대로 살린다.

 

 조작된 과거의 진실을 향해 사실을 밝혀내려는 비스팅에 대한 매력과 딸의 활약, 연이어 이어지는 글의 흐름이 지루함을 모르게 한 책이다.

 

시리즈인 만큼 다른 책 출간을 기대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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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 -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서철원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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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혼불문학상으로 선정된 작품인 '최후의 만찬'이다.

 

책 표지에도 나오는 너무나 유명한 그림인 최후의 만찬은 이 책의 제목과 같으면서도 우리나라의 천주교에 대한 도래와 이를 믿음으로써 박해를 당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그리고 있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천주교를 믿고 조상의 제사를 거부한 윤지충과 권상연에 대한 처형부터 시작이 된다.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책의 당시 분위기는 같은 당파로서 서학에 대한 이견을 대두로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기 위한 정치적인 압박과 그 외의 등장인물들에 의해 흐름을 이어나간다.

 

이렇게 본다면 단순한 역사소설로써도 충분한 소재의 요소로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지만 여기에 덧붙이자면 좀 더 깊이가 있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타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스토리 상의 단순성 위에 죽은 이들이 가지고 있던 한 장의 그림인 '최후의 만찬'을 두고 이탈리아까지 범위를 넓혀나간다.

 

정조, 김홍도, 홍대용, 약용, 도양, 박해무, 최무영 , 장영실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 보인 전방위적인 철학적인 내용들과 대화들은 한 편의 역사 소설이자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인식을 엿보게 함과 동시에 정조 이후에 서서히 저물어가기 시작하는 조선의 훗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움마저 준다.

 

서양의 문물을 함께 받아들이면서 서학을 통해 점차 깨달아가는 만인평등, 그전까지는 왕이 최고의 우선순위였으나 이보다 더 높은 위의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벌어지는 조선의 근간에 대한 염려를 두고 피를 부르는 행동들은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들, 특히 '최후의 만찬'이란 그림을 통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장영실의 이야기는 조선과 이탈리아를 오고 가면서 반경을 넓히는 폭넓은 이야기의 장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술술 읽히는 문장들은 아니었지만 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곱씹게 되는 맥락들, 그 안에서 선과 악, 죽음과 생에 대한 이야기를 서학과 그림을 통해 그려낸 저자의 이 책은 다른 역사소설과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

 "가혹한 세상을 만났으니 해보다 달이 그리울 것이다. 마음에서 해를 지우면 달마저 마음에서 사라진다. 마음의 해달로 세상의 선악을 나누지 마라." - p.98

 

 

굳은 믿음 하나로 모든 것을 짊어지고 죽음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들, 심사평처럼 저자의 아름다운 문장을 천천히 곱씹어 되새기며 읽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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