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레이첼 카슨 외 지음, 스튜어트 케스텐바움 엮음, 민승남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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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도심을 벗어나 근교에만 다가서도 숨통이 트이는 기분을 느낄 때가 많다.

 

가까운 수목원을 방문할 때면 너무도 청량한 숲의 기운을 감당하지 못해  숨을 들 이내 쉴 때의 벅찼던 기억, 지방의 공기가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도심의 공기보다 훨씬 깨끗하고 맑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끼곤 한다.

 

어릴 적 나무 한그루를 심는다는 것에 대한 중요성, 자연이 주는 감사함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의 기억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연상된 것은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으로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 자연에 관한 20편의 짧은 글을 통해 이런 느낌이 들게 한 내용들은 '자연은 인간이 만들지 않은 부분'이라는 레이철 카슨의 첫 번째 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자연은 항상 그 자리에, 누구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그 모습 그대로 있건만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의 이탈 경로를 통한 다른 발전상을 꾀하면서 보다 큰 위험에 처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연쇄작용으로 번지는 자연의 이상현상 앞에서 비로소 큰 자각을 깨닫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큰 일을 겪고 난 후의 결과물이란 사실 앞에서 사실 자연의 말없는 경고는 이미 예상된 것은 아닐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땅, 하늘, 나무, 바다, 숲... 그 어디를 둘러봐도 존재하는 자연에 대한 감사함을 넘어선 한낱 작은 존재인 인간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프리다이빙을 통해 바닷속 모습이나 야생동물을 치료한 이야기, 저녁에 뒷마당 해먹에서 듣은 야생 동물들의 소리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는 저자들의 경험담을 읽노라면 머릿속에 자연에 대한 싱그러움을 떠올려보게 한다.

 

 

특히 한 여름에도 기온이 영하에 가까운 극한 지대에서 오랜 세월을 지탱하며 살아가는 브리슬콘 소나무의 경우는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자연의 경외감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껴보게 한다.

 

 

자연에서 생태계 먹이사슬은 일정한 룰을 통해 개체의 수를 조절하는 삶을 이어간다.

 

이처럼 인간 또한 인간의 능력이 자연을 넘어선다는 자만심에 갇혀 다른 생태계의 현실을 무너지게 하는 일에서 함께 공존하고 살아가는 법을 보다 진중하게 다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게 한 책이다.

 

 

책 표지만큼이나 내용 또한  글자와 초록색을 바탕으로 한 사진들이 곁들여 있어 그 속에서 살아가고 싶단 마음이 들게 한 책~

 

 

 

- 우리는 무언가 진실하다(true)고 말할 때 그 단어의 뿌리가 나무(tree), 휴전(truce)과 유사하다는 걸 안다. 우리는 나무의 한결같은 성격과 유연한 정신에서 진정한 삶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달을 때 훼손되기 쉬운 땅과의 긴 전쟁을 벌여온 우리는 비로소 평화로운 공존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p55~56)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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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프레더릭 레이턴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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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전문적인 눈을 가지고 보는 것이 아닌지라 책을 통해서 그림에 관한 설명을 함께함으로써 그림에 담긴 의미를 보충하는 편이다.

 

이번에 새롭게 단장한 그림의 힘 (프레더릭 레이턴 에디션)은 은 2015년 초판 발행 이후 꾸준한 독자들의 사랑으로 새롭게 만나게 된 책이다.

 

미술치료란 말이 이제는 낯설지 않게 들리는 시대에 저자가 실제 다양한 케이스의 환자들에게  그림과 함께 치료함으로써 얻은  경험을 녹여낸 내용들은 일단 도판부터가 예사롭지 않게 구성되어 있다.

 

좋아하는 화가들인 빈센트 반 고흐, 바실리 칸딘스키, 앙리 마티스는 물론이고 그 그림에 얽힌 화가들의 이야기와 말들을 그림 사이에 넣어 보는 즐거움은 물론 색다른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총 다섯 챕터인 일, 관계, 돈, 시간관리, 나 자신으로 이뤄진 글과 그림을 통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부분들을 보충해주고 세심한 배려로 돋보이는 그림의 선택이 보는 독자들로 하여금 나의 지금 상태에 맞는 그림을 골라보는 재미도 함께 할 수 있어 다르게 다가온다.

 

 

 

 

복잡함 현대 사회에서 잠시나마 나의 상태를 그림과 함께 느껴보고 다듬어 볼 수 있는 책, 가장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을 들여다보는 시간 자체가 정말 좋았던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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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 잃어버린 세계와 만나는 뜻밖의 시간여행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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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보여주는 다큐를 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던 장소에서 발견된 과거의 흔적들을 통해 그 시대를 반추하는 설명을 들을 때면 책에서 접할 때와는 다른  정말 그 시대에는 이런 장소가 있었고 당대의 사람들의 생활상을 상상해보는 시간을 준다.

 

인류의 태동이래 자연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의 삶이 이런 지형적인 혜택과 더불어 살아가는 중에 더 이상 볼 수 없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아쉬움을 남기게 하는데, 이 책은 전 세계 37곳의 장소를 탐험하는 책으로 잠시나마 그 시대를 엿볼 수가 있다.

 

테마 여행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고대 로마제국의 북아프리카 도시 렙티스마그나부터 의문으로 남는 페트라, 이슬람 도시 바게르하트, 더 나아가 19세기 미국의 골드러시를 상상해 볼 수 있는 도시와 쓰나미로 인해 묻혀 있던 도시가 드러난 지역까지...

 

 

그중에서도 꼭 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다.

 

 

 

 

 

번영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도시에서 방대한 책의 저장서이자 인간의 힘이 미치는 영역을 넘어선 그 장소에 대한 역사 속에 남은 사료들을 직접 확인해보고픈 마음은 이 외에도 저자의 안내에 따라 44장의 지도와 77장의 도판과 함께  더욱 가치 있는 내용으로 접하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그때의 도서관이 단지 희망에 머물 뿐이란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책 속에 담긴 지도와 그림들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이 책이 단지 사라져 가는 지도에서 머문 것이 아닌 미래의 우리들의 삶이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에 대한 염려스러운 마음까지 들게 한다.

 

 

지금의 사하라 사막이 과거에는 풍부한 물과 사람들이 살기 좋았던 지역이란 사실, 앞으로 500년이 지날 즈음엔 지중해가 사막화될 확률이 높다는 영상, 몰디브가 서서히 가라앉아 없어질 것이란 매체를 통한 경고들은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이용을 통해  그 와중에 훼손의 결과물로 닥쳐올 수많은 재난들과 더불어  많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단지 지도를 통한 여행 서라고 보기엔 알찬 역사와 정보를 담아낸 책이기에 '고대 도시', '잊힌 땅', '사그라지는 곳', '위협받는 세계'란  분류를 통해 관심 있는 곳부터 읽어도 좋고 차례대로 읽어도 좋은 내용들이라 교양서로도 아낌없는 책이다.

 

 

순수한 자연의 재해를 맞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한계라 할지라도 적어도 인간의 손이 미치는 곳에 닥치는 장소엔 더 이상의 사라짐이 없는 방안을 모색해야 함을, 지도에서 사라지는 일들은 없어야겠다는 바람을 지니게 한다.

 

(도판의 그림들과 사진들이 정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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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증인 - The Last Witness
유즈키 유코 지음, 이혁재 옮김 / 더이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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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호텔에 투숙한 중년의 남녀  사이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정황 증거상 명백히 피의자가 범인임을 지목하게 만들었지만 피의자는 극구 자신의 범죄 사실을 부인한다.

 

이를 변호하기 위해 나선 전직 검사 출신 변호사인 사가타 사다토는 검사와의 공방을 통해 사건의 진의와 변호를 하기 위해 법정에 나선다.

 

범행 현장에 있던 호텔 식사용 나이프에 묻은 지문과 호텔 가운에 번진 혈흔들, 검사가 증인 출석을 통해 하나둘씩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는 일방적인 검사 측의 승리로 기를 잡아가는데, 사가타의 행동은 여전히 별말 없는, 읽는 내내 이 재판의 향방이 어떻게 흐를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진행으로 이어진다.

 

소설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법정 공방과 7년 전의 사건을 교차로 보이는 흐름으로 두 사건 간의 관계된 사연을 들려준다.

 

7년 전 의사인 다카세와 미스코의 외아들인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스구루가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신호 대기하던 중 달려오던 자동차에 치여 사망한다.

 

이 사건으로 부부의 생활은 그야말로 생지옥을 겪는다.

사고 현장에서 증인을 한 아들 친구의 말도 허사가 되고 전단지와 사건 처리 내막을 알기 위해 발이 닳도록 노력을 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도 흐지부지 잊힌  사건이 돼버린 것이다.

 

 

-
“죄는 다른 거로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그 인간이 범한 죄를 정확히 처벌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라고.” (p247)

 

 

이 두 사건의 연결로 인한 공판 마지막 날 사가타 변호사가 내세운 증인의 발언은 그야말로 제대로 반전의 맛을 느끼게 한 그 전의 모든 이야기의 초반부터 독자들의 뇌리를 흔들어놓는 결정타를 이룬 장면으로 치닫는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때론 법마저 이런 모든 진실을 뒤엎을 장치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 남겨진 자들의 한은 그 어디에도 호소할 수 없는 막막함, 읽으면서 법의 역할과 그 법을 다루는 자들의 양심, 재판의 목적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연신 묻을 수밖에 없는 현실성을 보인 작품이라 인상 깊게 다가온다.

 

 

-“재판의 목적은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겁니다. 재판이 검사나 변호사를 위해 있는 게 아닙니다. 피고인과 피해자를 위해 있는 거지요. 죄를 제대로 처벌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되는 겁니다.” (p 351)

 

 

법정을 다루는 이야기들은 많지만 변호를 하는 직업의 세계와 검사란 직업이 마주하는 시선들에 대한 형량 구형과 이에 반하는 일들에 대한 판결들의 반전은 이 작품 속에서 많은 감정들을 엿보게 한다.

 

 

억울하고 안타깝고 슬픈,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애끊는  심정들을 동반한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내용들은 각 문장들마다 허투루 넘겨가며 읽을 수가 없는 글로 공감을 산다.

 

-
죄를 재단할 때 중요한 것은 지금 눈앞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건 만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봅니다.

 

 

스스로 검사직을 버린 과거의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법의 구현을 소신 있게 하려는 사가타 사다토 변호사, 검사 시리즈물로 유명한 만큼 추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실망하지 않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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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의 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허하나 옮김 / 폭스코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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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작가의 작품을 접해본다.

 

개인적으로는 '64'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번에 만나본 책은 6편의 단편집을 수록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장편소설을 통해 저자가 추구하는 작품 속 내용을 생각한다면 단편이라  의외로 받아들였던 점은 읽으면서 기우란 사실을 깨닫는다.

 

 6편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일반 직장인들이다.

 

교도관이란 직업부터 프리랜서 작가, 가정법원 조정위원, 데스크 편집부 사원, 정치인을 모시는 비서...

 

이들이 겪는 아찔한 순간들의 이야기는 책 제목인 교도관의 눈에서부터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경찰이 되고 싶은 꿈을 이루지 못하고 교도관으로 임했던 주인공이 각종 사건들로 마주치는 용의자에 대한 시선들 속에서 자신만의 감각으로 이미 사건의 범인으로 판결 난 사건을 되짚어 진실에 다가서는 이야기는 사람이 사람에 대한 믿음과 배반으로 얽힌 치정 사건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보이는 현실은 읽는 동안 반전의 맛을 느껴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모두가 각기 개성 있는 이야기들로 찬 작품집이지만 그중에서 가장 허를 찔렀다고 생각되는 반전은 '말버릇'이다.

 

가정 법원 조정위원으로 일하는 유키에가 부부관계 조종을 받으러 온 모녀를 만나면서 자신의 딸인 나쓰코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되고 이는 곧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란 말을 상기시키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 사이에서 벌어진 과거의 기억들은 읽으면서 한번 내뱉는 말이나 평소의 언어에도 각별한 노력과 조심이 필요하단 것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직장인으로서  뜻하지 않은 사건들을 통해 '평범한 불행'을 그려낸 이야기들은 자신의 능력과 상사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이에 범죄 사건이 연루되면서 진행되는 일들이 팍팍한 삶에 치이고 지친 인생이라도  조금의 위안을 삼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다가서게 한다.

 

추리 미스터리를 통해 짧지만 굵은 내용으로 수록된 단편집, 작가의 장편과는 다른  맛을 느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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