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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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북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뭉클함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경제적인 여건이 넉넉지 않고 많은 자녀를 둔 부부, 곧 출산을 앞둔 그들이  몇 달 동안 딸아이를 친척인 킨셀라 부부에게 맡기면서 이야기의 화자인 소녀의 시점으로 들려준다.



아이들 하나하나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는 가사에  치인 엄마와 가정일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아빠가 보인 보살핌(?)에 익숙한 소녀가 친척 킨셀라 부부에게 받은 정성스러운 보살핌은 또 다른 것이었다.



짧은 몇 달 동안 부부 집에 머물면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감정에 담아낸 문장으로 인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내용들은 킨셀라 부부의 마음 아픈 사연과 함께 세상의 가족이란 무엇인지, 여기에 소녀가 다른 환경에서 보고 느끼면서 자라는 성장이 아마도 지금껏 자라온 시간을 통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돌아갈 시간이 되었을 때 이들 부부와 함께 웃고 밝은 표정을 지닌 소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읽는 입장에서 더욱 아쉬움을 느낀 것은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같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동화처럼 처음 여기면서 읽었다가 묵직하게 울려오는 메시지를 생각하니 짧은 분량의 책이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사연들과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결코 동화가 아님을, 낳기만 한다고 자식이 아니며 그 자식에 대한 책임감을 지닌 부모로서 지녀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영화 원작 소설답게 곧 개봉한다고 하니 함께 비교해 봐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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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엄숙한 얼굴 소설, 잇다 2
지하련.임솔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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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잇다' 시리즈 두 번째로 만난 [제법 엄숙한 얼굴]이다.


 

월북 작가인 남편 임화의 부인으로 알려진 지하련과 임솔아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풍긴다.



 

첫 번째 작품에서도 좋았지만 이번 작품 또한 남편의 명성에 가려져 활발한 활동을 했음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하련이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저자가 그려보고자 한 각 작품들 속에 드리운 내면의 외로움과 쓸쓸함들을 시대에 맞춰 그려볼 수 있는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총 4편의 작품과 임솔아 작가의 소설 '제법 엄숙한 얼굴'과 에세이 '약간 다름의 미묘한 같음'을 포함한 내용들은 여성이자 지식인으로서 살아내야 하는 인생의 고민들을 그려낸 터라 두 작가의  구성들이 시대별 상황에 맞기도 하고 미래지향적인 어떤 느낌마저 들게 한다.




특히 지하련 작가의 '체향초'는 주인공 삼희가 요양차 고향에 있는 오라버니의 집에 머물면서 오빠 친구인 태일을 관찰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내용이 당대 지식인의 처세와 세상을 등진 지식인의 비교, 그 자신이 지식인으로서의 고뇌들을 담아낸 부분을 통해 지식인들 가운데서도 위선과 모순이 있음을 통찰한 것들이 여성의 시선이자 같은 지식인의 입장으로  대변되는 모습처럼 다가왔다.





여기에 임솔아 자각의 '제법 엄숙한 얼굴'이 '체향초'를 중심으로  여러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지하련과의 연결성을 이어주고 작품 속 제이가 진정한 외로움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것과 이에 대한 제법 엄숙한 모습을 보인 것을 비교하며 그린 내면의 쓸쓸함을 잘 그렸다.




 지하련 작가가 표현한 소설 속 인물들의 감정 표현들이 좋았는데 세심한 관찰에서 드러난 부분들과 이에 공감할 수 있는 각 작품 속에 보이고자 한 주제들이 여성으로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던 당대 지식인으로서의 활동으로 이어진 결과란 생각이 들었다.




이는 두 여성 작가의 시대를 뛰어넘는 하나의 공통된 연대의식으로 묶을 수도 있는 주제를 통해 하나의 결과로도 닿을 수 있다는 것과 독자들은  꾸준히 그들이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준비는 되어 있다는 것을, 내심 두 작가의 다른 이야기 구성도 기획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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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은경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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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민작가로 불리는 작가 중 한 사람인 나스메 소세키-



읽으면서  나의 속 마음과 타인이 갖고 있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엔 어떤 용기와 인내, 그리고 진실된 행동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할까?



화자인 나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남자, 나와 가족, 그리고 선생님의 유서로 나뉘어 담고 있는 내용은 전후 일본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잔잔한 문체와 건조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글은 문장 하나하나를 읽으면서 세상사를 바라보는 염세주의적인 선생님의 시각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화자인 '나'의 기준으로 바라보는 변화된 흐름으로 시종 무미건조함을 갖는다.



해변가에서 처음 마주친 이후부터 끌리기 시작한 선생님, 지식인이자 무뚝뚝한 그의 성정이 한 시대가 저물어가는 일본의 메이지 말기 시대와 함께 이들이 살아가는 시대적 분위기와 함께 이어진다.



선생님이 작은 아버지에게 배신을 당하고 친구 K가 사랑을 느꼈던 하숙집 딸에 대한 감정을 알고서도 먼저 하숙집 아주머니에게 자신의 감정을 말함으로써 친구의 희망을 저버리게 했던 행동들은 그 자신이 그토록 경멸해마지 않았던 작은 아버지의 행동과 같았다는 뉘우침이 담겨있다.



이미 상대방의 마음을 알았음에도 자신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친구 K가 삶을 저버림으로써 더욱 사랑에 대한 가치와 마음의 흔들림에 대한 인생 행보는 결국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진실된 '마음'에 대한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뒤편에 가서야 선생님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유서를 통해 십분 그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오해와 자기 연민, 그 스스로도 결국 헤어 나오지 못했음을,   인간이 지닌 모순과 그런 모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인간의 어리석음, 갈등들을  일본적인 방식으로 그린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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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핏 쇼 워싱턴 포
M. W. 크레이븐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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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책의 분위기를 느껴 볼 생각으로 한 두 장 읽다가 그 자리에서 내리읽어버렸다.



추리소설을 한두 권 읽은 것도 아니고 나라마다 고유의 특색을 지닌 분위기가 있는 장르의 문학이 주는 특성상 대충 어느 부분부터 읽다 보면 감이란 것이 오고 그 감각을 동원하면서 나름대로 범인이 누군가에 초점을 두고 맞혀가는 시간을 즐기는 편인데 이 작품은 그 모든 것을 충족시킨다.



첫 부분부터 강렬하게 표현된 문장들은 이내 이 작품이 어떤 사연을 들려줄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일단 성공!  고대 마녀 사냥 화형식처럼 불을 질러 태워버리는 처형식 장면은 이후 연달아 비슷한 60대 후반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살인행각이 이뤄진다.



이때부터 등장하게 되는 주인공 워싱턴 포와 틸리의 조합은 기존 작품에서의 듀엣으로 활약하는 인물들과는 전혀 다른 특징으로  이색적인 부류로 그려진다.



전 사건 때문에 정직 중인 포와 독보적인 천재지만 대인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고립형이자 외톨이인 틸리란 여성의 만남을 구. 신세대의 화합이자 이 사건을 이끌어나가는 데에 경험과 신기술의 접목이 적재적소에 맞물리면서 사건의 중심으로 다가서는 역할을 해낸다.



죽은 시신에 새겨진 워싱턴 포를 가리키는 글자, 죽은 이들이  관계가 전혀 없었다는 연결고리의 난감함, 여기에  후덧 닛, 하우 더 닛이 아닌 와이 더 닛에 대한 사연을 추적해 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다음 장을 포기할 수 없는 긴장감 고조를 드높인다.




법 앞에 평등한 벌을 받는다는 체계가 어떤 위력적인 세력의 개입이나 그 개입으로 인해 진실이 감춰질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해 어떤 처벌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읽어나가면서 전형적인 어떤 과거의 형식에 빠진 사이코패스란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포가 죽은 시신들과 증거물을 수집하면서 하나둘씩 그 범위를 좁혀가는 과정에 이르면서 문득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가능성이 떠올랐다.




아니나 다르까, 실제 허를 찌른 범인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저자가 들려주는 왜 했느냐에 대한 타당성과 당위성, 여기에 독자들은 살인자에 대한 처벌을 두고  옳고 그름에 대한 혼선들을 가지게 한다.




일말의 동정보다는 연민으로 인한 아픔이 먼저 앞섰고 아무런 힘도 없던 그 시절의 연약한 아이들이 겪었을 고통과 트라우마가 이후 어떤 결정타로 옮기게 됐는지에 대한 대화는 읽는 내내 분노에 치를 떤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면 이해할 수 있는가?








밝혀지는 진범에 대한 생각은 '미스틱 리버'의 아이들이 떠올랐다.



위압적이고 돈 있는 사람들이 장난감 갖고 놀듯 상대할 때의 당사자가 겪는 두려움과 트라우마는 이들에겐 하나의 장난감 놀이요 쾌락일 수 있었겠지만 내내 당한 이들이  겪는 공포는 일상의 삶 속에 잠재되어 있던 트라우마가 평생 친구고 그리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한계를 보인다.






-정의 때문에 하는 게 아니야. 포.

정위를 위한 일이었던 적은 한순간도 없어.

이건 복수야.





특히 폭력에 대응한 폭력은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우리들은 믿지만 저자는 그럼에도 이를 인지하듯 포의 잘못된 과거에 대한 생각과 행동,  범인과 주고받은 과정에서 환경은 달랐지만 서로가 지닌 공통된 아픔들을 드러냄으로써 사건 전체의 핵심인 동기부여에 대해 정의와 선의에 대한 입장, 그런 가운데 결코 진실은 밝혀질 리 없다는 확신을 가진 범인의 생각을 그대로 보인 진행이 안타까웠다.



 

한국에 처음 소개된 저자의 이번 작품은 영국에서 여러 상을 수상한 만큼 탄탄한 스토리를 포함하고 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커플의 시리즈 서막으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첫 편인만큼 뒤편에 역자의 말처럼 소개가 되지 않았더라면 추리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많은 아쉬움을 줬을 것 같다.




- 악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것은 좋은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래서 뭐 한다?

 

빨리 다음 시리즈 출간 일정을 앞당겨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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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 -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서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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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는 작품들,  꼭 읽어야 할 필수... 대 선정, 이런 식으로 발표되는 것들을 훑어불 때 어떤 책임감 내지는 다른 편에서는 굳이 읽어할 이유는 뭐지? 읽었다고 당장 도움이 되나? 하는 현실적인 생각들까지 여러 가지 면들이 떠오르게 된다.



고전이 당대엔 베스트셀러였고 지금까지 그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인류 보편적인 부분들이 통용되고 받아들였단 사실에서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을 다시 되새겨 보게 된다.



처음 저자가 기생충학과 교수란 타이틀로 방송에 출현했을 때 그런 학과도 있다고! 했던 생각이 떠오르는데, 이번에 저자가 들려주는 이 책에 담긴 고전 작품과 이 작품을 읽기 전과 후, 그리고 고전의 읽을 필요성에 대한 내용들이 시종 조곤조곤  들려주는 듯하게 다가왔다.



저자 자신이 늦은 나이에 고전을 접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에 대한 솔직한 고백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동병상련의 연대를 느꼈다고 하면 좀 거창하지만 고전을 대할 때 시대적인 배경이나 당시 관습적인 사회제도와 그 시대를 살아간 인물들을 요즘 시대에 읽는 데에 시간의 격차가 벌어짐에 대한 감상들이 와닿는다.










필독서라 하기에 읽기는 해야겠는데, 눈으로 활자를 읽지만 정작 머릿속에는 도통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닥쳤을 때의 상황들, 그렇지만 그 어렵다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돈키호테, 안나카레니나 같은 벽돌 두께의 책을 원본을 살린 고전작품을 읽었을 때의 희열감과 성취도에 대한 이야기들은 음~ 그렇지, 그런 맛에 고전에 대한 도전을 하게 되는 것이고 나 또한 당신과 같은 작품을 읽어냈다는 독서 친구를 만났다는 기쁨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그냥 고전 작품 내용에 관한 해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개인의 경험과 결부시켜 한 작품 속에 간직된 저자가 무엇을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석을 보여준다.




 그때는 이런 감정으로만 읽혔지만 지금의 상황에 따른 고전이 달리 보인다는 사실들까지 솔직하게 그린 점들이 개개인들마다 달리 느끼는 포인트에 대한 작품 해석을 엿볼 수 있고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솔직하게 다뤄서 고전이 주는 넓은 범위에 대한 생각들을 해보게 된다.




일테면 '제인에어'에서 제인의 당찬 여성으로  직업을 갖는다거나 '안나카레니나'가 자신의 일을 갖고 있었다면 다른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도가 변할 수도 있었다는 점, '부활'의 네흘류도프가 제대로 사과를 하지 못한 타이밍으로 자초한 인생, 밀란 쿤데라의 '농담'에서 전해주는 장점...








특히 러시아 문학에서의 명칭 문제에서는 백번 공감한다는 사실, 저자 또한 별도로 종이에 적어가면서 읽었다 하니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위로를 느껴본다.(^^)



저자는 고전을 읽기가 힘든 이들에게 한번 도전해 보라고 권한다.



한 번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나면 이런 것도 해냈는데 다음번엔  더 쉬울 것이란 자신에 대한 응원도 보내게 된다는 것!





_ 그래서 난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권한다. 몇 권 정도라도 원본에 한 번 도전해 보라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게 의외로 많으며, 이것이 그 후 세상을 잘 사는 자양분이 된다고. 술잔을 기울이며 " 이 더러운 세상"이라고 한들 관심 가져주는 이가 없겠지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마다할 세상"이라고 하면 맛있다는 찬사를 한 몸에 받지 않겠는가?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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