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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안 1 - 마리 이야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속엔 언제나 제대로 된 사람들이 거의 없단 생각이 든다. 그것이 내 기준에 어떻다 하는 것인데, 이번 좌안 1.2의 마리의 50년 인생 이야기도 그렇다. 17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춤추는 클럽에서 만난 남자와의 도쿄 동거생활, 다시 그 위층 남자와의 동거, 고향으로 같이 내려오고 그 사람과 헤어지고, 대학입학, 길에서 만난 하지메란 사람을 만나면서 대학 졸업을 이루지 못하고 딸 사키를 낳은지 얼마 안되어 사고로 남편을 잃고, 엄마의 사랑을 찾아 떠난 가출, 이혼 요구, 그런 엄마를 끝내 기다리는 아버지, 프랑스로의 모델 생활, 다시 돌아와서 도쿄에서 바에서의 생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와인바를 차리고 생활하면서, 딸 사키의 프랑스 유학, 두 번의 결혼 청혼을 거절하고 이별, 사키의 연하의 남자친구 출현, 알고보니 큐의 아들이었다는 마리의 50년 인생은 어찌보면, 불교의 윤회 사상과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그 많던 세월동안 삶의 지탱이 되어주는 죽은 오빠의 목소리와 결국은 만나게 될 사람은 언젠가 만나게 된다는 우연 치곤 필연적인 얘기를 담고 있어서이다. 사키의 남친이 큐의 아들일 거라고 생각조차 못했는데,,,(아직 우안을 읽어보지 않아서 그 책엔 이 내용이 암시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공항에서 처음으로 마주치면서 마리는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것으로 암시를 해 주고 있지만 , 어찌 보면 마리의 생에서 차지하는 큐의 존재가 이 책에선 그다지 두드러지게 나타내 주고 있질 않다. 다만 ,가끔 소식을 전하고 받는 입장에서 근간의 소식을 전할 뿐이다. 자유분바한 성 생활도 그렇고 자라나는 사키를 보면서 자신의 나이 들어감을 느끼는 마리의 심정, 쓸쓸히 살아가는 마리에게 그래도 일말의 웃음을 준건 마지막 오빠의 죽음 뒤에 온 고이 간직한 엽서 한 문장-
이것으로 마리와 큐는 비록 같은 나란한 평행선을 그러 왔지만 결국은 하나로 다시 이어지는 매개 구실을 해준다. 담담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