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드
무라카미 류 지음, 이영미 옮김, 하마노 유카 그림 / 문학수첩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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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수원집 아들 고지마와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아버지를 둔 기지마는 같은 나이로 성격이 정 반대다. 

고지마가 항상 웃는 얼굴로 모든이에게 칭찬을 받는 아이였다면 기지마는 매사에 불만과 어른의 말에 거역을 하는 반항아 기질을 타고난 아이다. 하지만 이 둘의 사이는 각별하고 그들이 키우는 개들도 또한 친하다.  

어느 날 자신들이 갖고 있던 성격에서 서로가 동경하던 것을 발견한 아이들은 이름없는 노인이라 불리는 사람이 사는 숲 속에 가서  물어보게된다.  

노인은 그러나 아무런 말이 없이 그들이 키우던 개들로 하여금 해먹에 올라서게 하는 행동 지시를 내리게 하고  고지마의 세퍼드는 몇 번의 시도 끝에 성공을 하지만 기지마의 콜리는 첫 번의 행동에 이어서 포기를한다.  

이를 두고 서로간에 자신들의 개가 행동이 뛰어나단 말에 노인은 상황에 따라서 달리 결정이 될 뿐 아무런 소용이 없단 말과 함께 자신의 마음 안에있는 따뜻한 것을 지키기 위해선 자신만의 쉴드(방패)가 필요하단 말을 한다.  

시간이 흘러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고지마는 자신의 성적과 배구 실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점차 말수가 없어지는 아이로, 기지마는 복싱을 배움으로써 그것을 통해서 비로소 밝은 성격과 자신감을 갖게 되고 성적도 향상이 된다.  

마을 주변에 자동차 공장이 세워지고 면접장에서 마주치지만 결과적으로 기지마만 합격을 하게 되면서 둘 사이의 간격은 더욱 벌어진다.  

기지마는 대학을 거쳐 결혼과 아이를 낳게 되면서 부장이란 자리까지 승진하게 된다.  

한편 고지마는 개 훈련소에 가서 셰퍼드훈련을 해주는 교관으로 자릴 잡게되고 소장과 함께 독일로 가서 우수한 품종의 셰퍼드를 사오는 일에 동참하게 되면서 점차 신뢰를 쌓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이어서 부인의 투자전략으로 고향으로 돌아온 곳에서 훈련소를 차리게 되고 점차 커지게 되면서 고지마는 비로소 자신이 찾고자 했던 쉴드를 발견한다.  

하지만 기지마는 연이은 고속승진이 점차 자동차의 대중화와 회사의 경영악화로 퇴직을 받게 되고 돈을 끌어다 사용하는 상황에 이르게되자 자살을 결심하지만 이마저도 쉽지가 않음을 알게된다.  

다시 고향에 온 기지마 앞에 나타난 고지마의 만남- 

이 둘은 그 어릴 적 약속했던 서로가 발견한 쉴드에 대해 얘기하기로 하고 고지마의 집으로 향한다. 

작은 소품같은 책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도 있을 만큼 간단한 글과 함께 그림이 곁들여져서 눈길을 끌었다.  

이미 유명한 일본의 작가답게 생각했던 만큼의 화려한 문구는 없지만 작가가 내세운 상상의 가설인 우리 맘속에 정신이라 불리는 코어, 즉 중심부분은 너무나 부드럽고 상처받기 쉬워서 우리는 여러 방법으로 그것을 지키려 애쓰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워봤다는 것에 기반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기지마의 반항적인 성격을 동경했지만 어른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원하진 않았지만 , 애써 밝은모습을 유지해야만 했던 고지마의 인생살이나, 기지마 역시 고지마의 그런 성격을 동경했단 대목은 남의 것이 항상 그럴 듯한 포장으로서 좀 더 좋아보인단 착각을 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단점을 더욱 부각시키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책은 우리가 현재 담담히 받아들이는 인생의  삶을 보여준단 점에서 느끼는 점이 많다.  

학창시절을 지나서 직장을 구하고 결혼과 원치않는 세태에 무방비로 당하는 퇴직자의 신세... 

모든 것이 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단 점에서 고지마와 기지마의 모습은 누구나 경험할 수있고, 또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의 투영된 모습이다.  

단 고지마가 방황을 하고 헤매던 끝에 자신과 맞는 직업인 개 훈련을 통해서 인생의 길을 이뤄서 그에 맞는 쉴드가 무엇이었는지 알아낸 반면 기지마는 씁디쓴  인생의 뒷 모습을 통해서 쉴드를 깨달은 점이 조금 다를 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쉴드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모습의 쉴드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국가나 사회에 이용하기 쉽고 이익이 될 성싶은 아이는 머리가 좋다고 칭찬하지. 그렇지만 국가나 사회에 도움이 될 것 같지않은 아이는 쓰레기라 불리지. 그렇지만 그런 말에는 아무 의미도 없어." - P 26~27 ( 이름없는 노인의 말 일부)   

***** 아내는 흥미를 보이며, 그럼 당신은 지금 쉴드가 있어? 라고 물었습니다. 물론 있지, 라고 고지마가 대답했습니다.

"그게 뭔데?" 

"셰퍼드와 독일어, 그리고 당신이야." 

고지마가 그렇게 대답하자 , 그 세 가지에 공통점이 있나?하고 아내가 다시 물었습니다. 고지마는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쉽게 손에 넣을 순 없지." -P 127 

***** 쉴드엔 두 종류가 있지. 자기 안에 있는 것과 밖에 있는거야. 옛날에 복싱할 때 얻었던 실드는 내 안에, 소중한 것 바로 옆에 찰싹 달라붙듯이 만들어졌지. 회사에서 손에 넣은 쉴드는 거대하고 강력했지만,  나 자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던 거야. 나의 소중하고 부드러운 것을 지켜 준 건 확실하지만 내 안에는 없었던 거지...... 

그것 밖에 보이지 않아서 급기야 내 안의 쉴드를 곰팡이가 필 때까지 방치해 버렸고, 밖에 있는 거 대한 쉴드에만 의지한 셈이지. 그렇지만 고지마, 이 비밀을 너에게 제대로 알겨 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군. -P 140 

위 두 사람의 인생을 통해서 내 자신 또한 어떠한 쉴드를 필요로 하는지, 그것이 내적이든 외적이든 간에 서로 모자람이 없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한다면 좀 더 나은 인생을 위해서라도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는 균형잡힌 쉴드는 있어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서로 다른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 온 두 동창생의 갈림길을 대비해서  인생에 있어서의 쉴드는 어디에서 부터 시작이 되고 끝을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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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초콜릿 (양장) - 탐닉과 폭력이 공존하는 초콜릿의 문화.사회사
캐럴 오프 지음, 배현 옮김 / 알마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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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는 원 생산지가 중앙아메리카와 멕시코 남부 울창한 열대우림에서 자란 열매나무다.  

라틴어로 테오브로마 카카오라 부르는 일명 "신의 음식"이라는 이 나무에서 추출이 되는 카카오열매는  인류의 시작이 되는 올멕인들로부터 같이 생활을 해 왔고 이들의 뒤를 이어서 마야족이 나타나면서 그들의 뒤를 이어서 카카오에서 내리는 추출물과 그들의 주식인 옥수수를 이용해서 흥분제, 영양제로 사용이 되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먹었던 것은 아니고 일부 지배계층, 특히 몬테수마2세는 이를 식후에 항상 마시던 것이었다. 

이처럼 당시의 온두라스 지역엔 금.은이 흔하게 널리 퍼져있으면서도 정작 그들은 그것의 가치를 몰랐고 이들을 정복한 코르테스는 이들이 이것을 귀족층에선 통화로 사용됨을 주목하게 된다.  

당시 에스파냐의 왕이었던 카를 5세는 정복의 야망과 맞물려서 이 음식의 가치를 보았고 뒤를 이은 아들마저도 양심적인 수도사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세계정복에 필요한 자금으로 이를 활용하게된다.  

몬테수마가 숨지고 이를 다스리게된 코르테스 이후의 이주민들은 유럽에서 당시 알고있었던 약제로도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하에 수요가 폭발, 마야인들은 그야말로 노예의 생활로 접어들게된다.  

이후 카카오는 유럽에서 계몽사상가들의 생각과 시대 흐름에 맞추어 오늘 날 카페라고 불리어지는 곳에서 애용이 되고 이는 곧 중앙아메리카의 소리없는 고통의 보상으로 주어진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카카오의 전염병으로 인해서 재배에 영향이 미치게 되자 강대국들은 이후부터 흑인 노예를 이용하거나 쿨리라고 불리는 계약노예제를 이용한 중국인, 인도인들을 동참시켜 재배에 열을 올리게 되고 재배지가 차츰 아메리카에서 황금해안, 이후엔 코트디부아르란 나라에 주목을 하게 된다.  

이 나라의 기후 조건에 딱 맞는 카카오는 이후 프랑스로 독립을 하게되고 초대 대통령이었던 우푸에부아티의 결정에 따라 호황을 누리게 되고 나라의 살림에 도움을 주게 된다.  

일손이 모자라자 이웃나라인 말리와 브르키나소파의 국민들 일부를 받아들임으로써 자국민들이 재배를 하지 않는 카카오 산업에 이들을 이용하고 토지경작에 대한 암묵적 혜택을 주게 되지만 얼 마 후 자신의 권력탐욕에 빠져들어 그가 죽게 되자마자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후 남, 북의 종교와 이민자들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과 노골적인 위협, 경작소유권 탈취, 총기를 사용해서 죽이는일이 벌어지게 되자 이들은 땅을 등지고 고향으로 , 아니면 떠돌이 신세를 면치못하는 생활을 하게된다.  

이 와중에도 카카오의 요리법은 도미니크 수도사들에 의해서 그 진가를 알아가게되고 스페인에서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지만 새로운 추출법은 일대 변화를 겪게 되면서 오늘 날 허시와 M&M사로 알려진 다국적 기업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들은  이득을 얻는 교묘한 상술을 발휘하게 되고 자기들이  카카오를 수입해가는 나라 대표격인 코트디부아르의 농장에서 말리의 어린이를 이용한 노동력 착취, 임금지불 거부에 대한 고발이 연이어서 이어지자 회유의 일환으로 일부 기금을  내놓거나 이들의 교육, 병원같은 시설에 투자함을 알리는 고도의 상술을 발휘한다.  

일부 온두라스에서 자신들만의 고유 농지법으로 옛 카카오 재배를 하고 있던 마야인들의 농법을 이용해서 다시 다국적 기업들의 공정무역이란 타이틀 아래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 카카오는 소비자들의 손에 다시 들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원 재배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기업이 갖고가는 이윤에 비하면 아직도 미미한 실정이다.  

이 책은 흔히 동화책이나 영화, 어떤 특별한 날(생일, 프로포즈,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서, 그도 아니면 얼마간의 돈을 주고 어디서든지 사고 먹을 수 있는 초콜릿의 달콤함의 이면에 감추어진 불편한 진실을 고발한 내용이다.  

우리가 ,아니 우리 어린아이들조차도 이런 초콜릿이 탄생되어 우리의 손에 넘어오기까지의 과정에서 수 많은 같은 또래의 우리자식같은 아이들의 손이 여기서 비롯된 노동의 댓가라고 생각한다면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아주 미안함을 느끼게되는 목록으로 올라서게 됬다.  

신세계를 탐험한 그 때부터 인류는 이미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을까? 

순수하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전통을 고수했던 마야인들을 무참히 그들의 이익에 맞추어 노예로 부리다시피한 열강의 추악한 행태는 이미 여러 책에서도 나온 바 있지만 카카오의 나무를 두고도 돈의 가치로 생각한 그들의 악랄한 경영기법엔 여전히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열강들의 아프리카 지배에서 다시 자신들의 이익에 맞추어 억지로 땅을 분리한 결과 같은 부족들이 서로 반목하고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지고 살게 됨으로써 오늘 날 여전히 분쟁의 소재를 갖고 있는 아프리카의 현실은 바로  카카오를 두고서 다투는 코트디부아르의 사태로 이어져  여전히 그 힘을 뻗치고자 하는 강대국(프랑스)의  이기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카카오의 추악한 비밀조직과 그 연관된 정치계의 무기구입, 비자금회수같은 것을 폭로한 자국민의 살해사건을 두고서도 자국의 이익을 먼저 주판알 튀긴 나라의 행동과 하나의 힘 없는 개인의 가족들과 친구들, 판사가 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목은 피를 말리기도 하고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도 한다.  

블루다이아몬드와 같은 어린 아이를 이용한 노동착취는 아직도 근절되지않고 아무리 범 세계적인 구호활동 조직의 활동이 있음에도 여전히 힘에 부치는 현실을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공정무역의 의도에 대해서도 작가는 할 말이 많은 듯 하다.  

간신히 자신의 존재를 지켜가고 있던 마야인들의 재배법을 유기농이란 것에 착안해 계약을 하고 제품이 나오는 과정에서 마야농민들이 겪어야하는 서류상의 지켜야하는 절차는 이들을 더욱 자신들만의 좀 더 나은 부의 세계로부터 간격이 멀어지게 하는 역설을 말한다.  

물론 공정무역에 의한 확실한 서류구비가 서양인들 자신의 근거에 맞춘 방식에 기준을 맞추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할 순 있겠지만 원 재배자에게 얼마큼의 소득분배를 통해서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한진 않고 자신들(거대 기업)의 고도술수와 회유에 의한 정책 무마로 인해서 원재배만 넘겨야하는 그들의 고단한 교류방식에도 헛 점이 있음을 작가는 간파하고 이의 개선을 주장한다.  

하지만 뭣보다도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책임감은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표현하자면 작가의 말처럼 일단 소비자들의 이런 불편한 진실을 안다해도 제품을 대했을 때의 마음가짐이 부차적인 것을 떠나서 제품을 낮은 가격에 향유하려는 것에 있단 대목에서다.  

나부터도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사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이는 비단 나 하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위의 말리에서 단지 자전거 하나를 사기 위해서 일하려고 이웃 나라에 간 것이 인신매매 내지는 가혹한 매맞음, 굶주림, 혹독한 노동에 대한 댓가를 치르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결코 편안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 작가 또한 음식에 관한 초콜릿에 대한 역사가 아닌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인류가 당연시 알고 누릴 권리조차도 권력의 지위를 누리고자 피를 맛보고 있는 사람들의 행태를 고발한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  

같은 시대를 살고는 있지만 자신들이 거둔 카카오에서 나오는 열매가 어디에 쓰이는지, 초콜릿의 맛조차도 못보는 어린이가 있기 때문에  이들 세계 너머엔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달콤한 초콜릿의 진실을 담담히 보여주기에 이 책은 다시금 우리가 어떤 자세로 이들이 불행을 최소화하는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다국적기업들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다양한 정치계의 사람들을 이용한 경제법안 발의 유보라든가 자신들의 이중성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행동, 그 이면에 이런 혜택을 주고 있다는 기업가들의 나눔의 보여주는 행동은 꼭 초콜릿 뿐만이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소비자로서 ,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주시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각 나라별로 취재한 현장감과 아이들과의 생생한 인터뷰, 족장들의 인터뷰는 인상에 깊이 남는다.  

카카오에 연계된 정부의 비리 고발을 계기로 자신의 목숨을 잃은 앙드레 키에페르의 얘기, 말리 총영사로서 자국의 아이들을 구출하고 또 노력을 했지만 오히려 나라로부터 직위를 잃은 전직 영사의 얘기는 가슴이 아픔을 전해온다.  

지금 이 시각에도 힘없이 농장에서 빠져나오고 싶어도 감시에 시달리는 어린 고사리 손을 가진 어린이들이 힘겹게 카카오 나무 열매를 따고 있단 생각을 하니 참으로 편하다고만 할 수 없는 시간이란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단 제품을 즐겨하진 않는다는 점이 그나마 이들에게 미안함을 던다는 위로를 받을 수 있으려나... 

초콜릿의 제품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보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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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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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뒷골목의 패들을 대상으로 법적으로 빠지게 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형사법 변호사 마이클  할리는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갖고 있는 한 아이의 아빠이자 법정과 법에 대해선 닳고 닳은 변호사다  

어느 날 보증 보험인인 페르난도로 부터 가중폭행, 과도한 신체장애, 강간미수로 혐으로 잡힌 루이스 로스 룰레란 사람으로부터 자신이 지명을 받았고 대박의 수수료를 챙길 수있을 것이란 예감에 변호에 나서기로 한다.  

창녀인 레기캄포가 피해자이고 얼굴에 심각한 폭행의 상처를 나타낸 그녀의 진술과 현장에서 잡힌 루이스의 말 사이에 전직 수사관이었던 라울과 같이 자료를 모으게 되고 그가 엄마가 이룩해 놓은 부동산 사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장에서 발견된 나이프가 그의 것임을 알게된다.  

하지만 신변보호용이었고, 알리바이가 맞는 상황에서 그의 변호에 힘쓰던 중 레기의 얼굴과 2년 전의 살해된 마사렌데리아의 얼굴과 비교를 하게 되면서 자기를 죄옴을 느끼게 된다.  

라울은  집요한 추적끝에 집에서 살해된 채 발견이 되고 루이스를 의심하고 있던 마이클은 그의 발찌 추적기의 행보에 대한 철저한 알리바이로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답보상태로 가게 된다. 업친데 덥친 격으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인 권총이 없어진 것과 그 권총으로 라울이 죽은 것으로 되어 있어서 탄피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상태. 물론 루이스는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밝기게 되고 변호인의 자격으로 주어지는 의뢰인 고소금지를 철저히 인용하면서 그를 협박하기에 이른다.  

법정에서 초짜인 검사를 대상으로 판사 앞에서 각기 준비한 증인들의 대질 신문과 거래에 의해서 루이스는 무혐의로 풀려나게 되지만 2년 전 사건의 재조사를 하고 있던 경찰에 의해 다시 입건. 

묵언으로 일관하던 루이스는 풀려나게 되고 발찌의 충전시간에 맞추어 초조하게 전 부인과 딸에 대한 협박으로 괴로워하던 마이클은 페르난도의 도움과 뒷 골목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함으로써 거래하지 말아야할 선을 넘게 되고 자신을 죽이려고 왔던 루이스의 엄마를 정당방위로 죽이게 된다.  

미국의 법에 대해서, 법정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다룬 영화는 많이 있다.  

이번에 나온 이 원작을 토대로 나온 영화도 그래서 이미  충분한 흥미를 유발시킨다.  

하지만 원작만한 영화상의 흐름은 때론 그 감을 놓치고 있는 부분이 더러 있기에 이번엔 책을 먼저 들었다.  

거리의 뒷골목 사람들에게 수수료를 받는 방법서 부터 링컨이라 불리는 차를 여러 대 장만해서 법적으로 수수료를 내지 못하고 있던 얼이란 사람을 운전사로 고용하고 전 방위로 변호에 힘을 쓰는 마이클의 모습은 전형적인 미국의 변호사 모습의 일부분을 보여준다.  

무심코 2년 전의 사건을 도중에 참여를 하게 됬고 무고인의 항변에도 무심히 흘려들어야만 했던 그 양심적인 후회가 마이클에겐 딜레마로 다가오게 된다.  

그를 구출하고자 하나 이미 자신의 2년 전 사건 후부터 주시해온 루이스의 계획된 행동에 속속히 당할 수 밖에 없는 법의 망을 헤쳐나오기까지 이 책은 반전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소재로 나온다.  

법정에서의 초짜 검사를 대하면서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를 수년간의 경험으로 알아 온 속물 마이클이 이 법정에서 루이스를 무혐의로 끌어내리는 장면은 정말 재미가 있다.  

또한 모든 책의 결말처럼 행복만을 다루지 않았단 점이 눈에 띄는 책이다.  

마이클이 정당방위로 총을 맞고 쿠바로 정숙을 요하는 행위를 요구한 법조계의 결정이나 마이클 자신이 평생 자신의 짐으로 걸고 가야한단 독백의 결과인 무고인 지저스메넨데즈의 인생항로는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은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치곤 불행의 일로 연장됨을 알려주기에 인생에 있어서 법이 갖고 있는 진실성과 그 안에서 서로간의 이해로 형량을 정하고 벌금을 정하는 과정에 일말의 조소를 보는 듯한 사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철이 들어가는 마이클의 반성하는 태도는 여전히 힘도 없는 일반 사람들에겐 하나의 희망의 빛을 주고 있는 법과 변호사란 직업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도 줌은 말할 것도 없다.  

법적인 용어가 생소하고 미국내에서 벌어진 일을 다뤘단 점에서 약간의 익숙함은 어렵지만 시종 유연하게 흐르는 법에 의해서 살고 죽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묘사가 탁월한 작품이다.  

***** 법은 진실과 아무 상관이 없다. 

그 곳엔 오직 타협과 개량과 조작만이 있을 뿐이다.  -P35 

***** 무고한 고객에게는 중간이 없다는 거야. 

탸협도 협상도 중도도 없어. 오직 한 번의 판결뿐이지. 

점수판에 "무죄"라고 적어 놓기라고해야 할 거야. 무죄말고 다른 선택은 없으니까 말야.- p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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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조너선 프랜즌 지음, 홍지수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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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와 패티 버글런드 부부는 학창시절, 그러니까 패티가 대학농구선수로 학교에 다니던 중 그녀에 대해서 유달리 집착하던 엘리제란 친구를 통해서였다.  

이미 대학을 졸업한 월터는 리처드란 음악을 하면서 건물철거를 하던 친구도 함께였다. 

항상 그저 고분고분한 성격이었던 패티는 유대인인 엄마 조이스가 민주당 의원이고 아빠는 변호사란 직업덕에 가난을 몰랐지만 동생에 대해서 유난히 신경을 쓰는 엄마의 태도에 자신의 행로를 전업주부로 생각한다.  

엘리제의 마약중독과 거짓말에 헤어지게 되면서 자신이 리처드에게 쏠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같이 동행한 여행길에서 헤어지게 되고 그 길로 월터를 찾아가 결혼을 하게된다.  

이후 한없이 선량하고 알콜에는 아버지와 형의 기억때문에 일체 입에 담지도 않은 가정적인 월터는 자신의 가정을 이루기위해 3M회사에 들어가게되고 곧 이어서 자연보존협회의 직원으로 취직을 하게되면서 점차 가정에 소홀하게 된다.  

그 둘사이의 자식인 딸 제시카와 조이란 아들이 있지만 조이는 엄마의 병적인 자신에 대한 관심에 대한 항의로 이웃인 엄마 패티가 싫어하는 모너핸의 딸인 코니와 살기위해서 어린 나이에 집을 나간다.  

배신감과 허탈감에 쌓인 패티는 자라서 각자의 생활로 바쁜 남편과 딸, 아들의 행동에 점차 우울증과 알콜을 즐기게되고 정신과 상담의로 부터 자신의 얘기를 글로 써보란 말에 "실수를 저질렀다"란 제목으로 자신의 이야길 엮어가게된다.  

자신이 믿고 있었던 친구 리처드와 패티의 불륜을 알게 된 월터는 이후 자신을 보좌하던 랄리사란 인도인과 같은 불륜을 저지르게 되지만 이마저도 랄리사가 교통사고로 숨지게 되면서 은둔의 생활로 접어들고 6년이란 세월이 흐른 후 패티와 재회를 한다.  

자유를 누림에 있어선 그에 대한 책임감이 따른다.  

패티의 불륜은 소위 말하는 가정에 충실한 내가 어느 날 거울 앞에서 서 보니 장성한 자식들은 자기들 힘으로 커진줄 알고 자기들만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있고, 우울과 술에 절어있는 자신을 항상 다정하게 감싸주던 남편은 자신의 일로 바쁘다.  

너무나 허무하고 그간 내가 쏟아부은 세월과 시간 앞에서 자신의 걸어온 인생을 반추해 보면서 자신의 청춘인 시절에 자기가 월터보단 리처드에게 끌리고 있었단 사실과  리처드 또한 당시 그녀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르척 했었던 데엔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자신을 이끌어주었던 월터가 있었기 때문에 행동을 옮기지 못했단 사실이었다.  

패티의 유혹에 둘은 불륜을 하게 되지만 이마저도 리처드가 그녀의 계속된 만남을 거절하면서 점차 패티는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대상이 월터임을 알게 되지만 자신이 쓴 글을 본 월터는 심한 배신감을 떨게되면서 한 가정내의 불행이 시작이된다.  

엄마로부터의 무관심과 집을 벗어나서 자유을 갈망했던 패티는 엄마가 권하는 대학부터 거절하는 것으로 자유를 얻었고, 숨막히는 가정내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리처드와의 만남으로 자유를 얻고자 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6년이란 세월을 보내게 만들었다.  

아들 조이 또한 부모의 간섭에 대한 저항으로 코니와 살게 되면서 대학을 거쳐서 친구 누나와의 여행을 통해서 코니를 사랑한다는 감정의 확인과 함께 진정한 자유을 얻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무척 두껍고 책이 무겁다 . 

총 7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신문과 각 다른 매체에서 호평이 있었기에 택한 책이었지만, 솔직히 기대한 것만큼은 아니었다.

전형적인 말 그대로 미국 중산층에서 일어나는 부부간의 갈등, 불륜, 화해, 자식들과의 이해가 달라서 오는 불화, 그리고 화해, 예전엔 미처 몰랐던 형제간의 대화를 통해서 패티가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이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생기가 있는 문장으로 나올 뿐 시종 그녀가 쓴 글을 통해서 독자가 알아가기에 약간의 글 흐름이 딱딱하다.  

쉼없이 흐르는 문장속에 전반부는 패티의 어린 시절부터의 이야기와 결혼에 이르러서 생활해 가는 과정이 대부분이라면 후반에선 월터. 조이,리처드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에 후반에 들어서면서 글 읽는 속도에 활력이 붙었다.  

미국 전반에 흐르는 공화당과 민주당을 애호는 사람들의 주장, 911 사태를 바라보는 조이의 생각,이라크전을 바라보는 정부와 국민들의 생각, 그 와중에 청솔새에 대한 보호차원의 정책과 인구조절 정책을 주장하고 이를 실행하기위한 월터의 행보는 소설 속이라고는 하지만 읽는내내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차와 포를 떼고 본 한 가정내에서 일어나는 보편적인 모든 가정사의 일들만을 생각해 본다면 자유란 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자유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냐에 따라서 나와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들여다보게 하고, 자녀와의 대화 소통단절에서 그것을 극복하는 노력을 보이는 과정, 엄마와의 불편했던 기억들 속에서 자신의 생활을 찾아서 생활해 나가는 패티의 모습은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허용이 되지만 이 또한 어떤 결과를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생각으로 행동해야함을 일깨워줌을 알려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세밀한 인물간의 심리묘사가 없단 점이 아쉽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미국사람들의 성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에는 아직도 불편함이란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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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대 1 - 봄.여름
로버트 매캐먼 지음, 김지현 옮김 / 검은숲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때는 1964년- 

앨라배머주 제퍼라고 불리는 작은 마을에 사는 12살 소년 코리는 어느 3월 이른봄에 아빠의 직업인 우유배달을 같이 하는 도중에 10번 도로라 불린곳에서 갑자기 승용차가 뛰어들게 되면서 그 차가 잭슨강에 처박아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아빠는 그 안에 있던 사람을 구하려고 했지만 이미 참혹한 모습으로 죽은 상태였고 차는 더욱 빠져들게된다.  

코리는 그 숲에 맞은편에서 묘령의 코트를 입고 있었던 사람을 목격하게 되지만, 누구인지 알 수가 없는 상태로 아빠의 신고에도 불구하고 전혀 오리무중인 사건으로 남게된다.  

코리의 절친한 친구들인 인디언 피가 흐르는 조니, 벤, 데이비레니와 학교를 같이 다니지만 마을의 악마라고 불리는 브랜든 형제를 두려워하면서 그들을 피해 야구를 즐긴다.  

여름방학으로 접어든 어느 날 잔디공터에서 고장난 자전거로 인해 걸어다니던 코니는  흑인들이 거주하던 마을에 홍수가 나자 주민을 구해준 보답으로 선물을 받게된 로켓이란 불리고 있는 자전거를 타고 친구들과 야구를 하던 중 이웃마을에 이사 온 어린 친구 네모를 보게되고 그의 천재적인 야구능력을 칭찬하던 중 브랜든 형제와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이 사건으로 조니는 뇌진탕에 걸려서 찬란한 여름방학을 오로지 집에서 보내게 되고 그 외 친구들과 코니역시 다쳐서 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코니는 조니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과 야외 캠핑을 하게되고  숲에서  마을의 유일무이한 불한당 세력인 블레이록 형제와 마을 아저씨들의 수상한 거래를 목격하게 되지만 곧이어  그들에게 들켜 도망친 그들은 각자 헤어져서 집에 돌아오는 경험도 하게 된다.

한편 이 와중에 호수에 차가 빠진 현장에서 주운 깃털을 보관하고 있던 코니는 그 깃털의 궁금증과 더불어서 담임의 권유로 글 쓰기 공모에 당선이 되고 마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글을 낭독하는 기회도 가지게 된다.  

가을이 되자 거리의 벌거숭이 버논의 초대에 응하게 되어 그의 집으로 가게되고 그 곳에서 그의 지나가는 말에 범인에 대한 윤곽을 그려보게 되면서 더욱 이 사건에 집착을 하게 된다.  

한편  학교에서는 다시  브랜든 형제와 일대 혈전을 벌이게 되면서 그들의 괴롭힘에서 비로소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가장 아끼던 식구이자 친구인 개 레벨이 차에 치여서 안락사를 함으로써 커다란 슬픔을 맛보게 되고 , 숲에서 일에 대한 앙심으로 도니 블레이록에게 걸려든 코니는  우여곡절 끝에 그를 감옥에 보내게 된다.  

차가운 겨울이 되자 아빠와 사냥에 나섰던 데이비레니가 총에 맞아 이별을 고하게 되고 충격에 빠진 코니는 담임에게 대들게 되면서 정학 처분까지 받게된다.  

이러던 중 귀부인이라 불리는 주술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사람들이 믿는 흑인 아주머니의 초대로 그 마을 박물관 개관식에 가게되고 이어서 아빠도 그간 미뤄왔던 악몽에서 귀부인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귀부인으로부터 33인란 숫자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된 아빠와는 별개로 코니는 수의사 선생인 프란스레잔더의 행동을 의심하게 되고 그의 집에서 깃털의 의문을 풀게 된다.  

아빠와 그를 잡으려 다니던 수타이너 교수와 리한나포드에 의해서 레진더 집에서 위기상황까지 가게된 코리는 아빠의 용기있는 행동과 도움으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게 된다.  

갓 태어난 아이를 보는 느낌은 누구라도 , 심지어 악인이라 할지라도 그 특유의 순수한 모습 앞에선 여지없이 경계심을 풀게된다.  

 올망졸망한 모습과 꾸물거리는 입 모양, 손,발의 움직임에서 생명의 신비를 넘어선 태초의 우리의 본연의 모습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모두의 공통점이 아닐까?  

그렇게 하얀 백지위에 아무런 흔적도 없는 바탕위에 새로운 역사를 추가해 가면서 인생은  흘러간다.  

작가는 위의 백지 상태에서 찬란한 색감이 어우러지는 빛의 발산보다는 묵직하고 덤덤한 채도가 낮은 색상으로 코리의 유년의 성장기를 그려냈다. 

이 책은 12살의 코리가 봄,여름,가을, 겨울에 걸쳐서 일어난 사건과 사소하고 소소한 일상의 일들을 다루고 있다.  

환상, 마술적경계, 스릴러, 동심의 세계, 음악, 장차의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꿈, 이별,용기... 

이 모든것을 포함시키되 지루하지 않고 하나하나의 일들의 연속성 속에 우리들을 끌어당기게 하는 힘이 아주 강한 책이다.  

아버지와 같이 목격한 사건 이후로 악몽에 시달리면서 가족들에게 결코 자신의 힘든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는 아들로서의 코리는 엄마와는 또 다른 아픔을 간직하고 커간다.  

마을 사람들중 KKK단의 활동으로 흑인거주 지역의 교회가 불타는 현장을 표현한 대목에선 흑.백간의 차별적인 당시의 모습을,   마을 교회에서 말벌에 의한 소동때문에 벌어지는 사람들의 행동묘사와 목사님의 설교와 행동은 배꼽을 잡게 만드는 유머의기지를 발휘해 주고 남자아이들 특유의 마초적인 영웅담을 영화관에서 즐겨보는 영화이야기에 덧대어 현실로 나타내어지길 바라는 상상력, 마을 이발소에서의 면도와 머리 깍는 모습은 어릴 적 TV 에서 봐 오던 그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하게 만든다.  

마을 악당 블레이록가 사람들과의 대결은 정의에 선다는 것이 어떤 용기를 필요로 하며 결국 승리한다는 교훈을, 브랜드 형제와 싸우는 과정은 성장기 아이들의 한 시절을 보게도 하지만 조니 같은 친구를 통해서 관용과 용기를 배우는 과정은 훈훈한 정감을 준다.  

하지만 뭣보다 가장 코리를 성장하게 하는 사건은 애견 레벨의 죽음과 친구 데이비레니의 죽음이 아니었을까? 

애완견을 키워서 이별해 본 사람이라면 레벨의 참혹한 형태묘사와 자신의 이기적인 생각때문에 끝내 숨을 거뒀단 판정에도 불구하고 안락사를 거부한 코리의 행동과 (결국은 안락사를 하게 하지만...) 그의 뜻을 알기라도 하듯 코리곁에 굳굳이 남아있으려는 레벨의 모습은 같은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다. (애완견과 이별을 해 본 사람이라면 십분 이 장면을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이 장면을 읽다가 이별한  애완견 생각에 펑펑 울었다. ) 

또한 절친한 친구를 보내는 장면에서 느끼는 장례의 절차속에 그래도 산 사람들은 살아간다는 현실적인 생활과 자신이 믿는 하나님에게 믿음에 대한 의구심을 묻는 대목은 정말 순수, 그 자체의 영혼성을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때론 질주와 호기심, 용기있는 행동과 함께 흑, 백이 엄연히 분리되 있던 당시의 시대의 모습과 함께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코리 부모님의 모습, 양가 할아버지, 할머니의 행동 묘사는 지금의 우리들 할아버지, 할머니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인생의 최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청년기가 오기 바로 전의 유년의 시절은 그래서 살아가면서 더욱 아련한 향수를 제공한 책이라도 할 수 있다.  

흡사 움베르토 에코의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을 연상케도 하는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은 읽는 내내 감성어린 추억에 젖기에 충분한 시간을 준다.  

12살의 그 시절의 이야기를 25년이 흐른 뒤 자신의 바램대로 작가의 길로 선 코리가 지금은 어엿한 중년의 모습으로 고향인 제퍼를 다시 방문하면서 회상하는 식의 이야기 구도는 "삶은 그렇게 흘러가며 길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목적지로 우리를 이끈다" 라는 소설 속 구절이 절절이 와 닿게 한다.   

또한 베트남전, 워터게이트 사건등 잠깐 스쳐지가는 사건의 나열속에 뜨거웠던 1960년대를 살아온 한 소년의 모습이 고스란히도 보이고 이런 시대적 상황은 어린소년에겐 그저 한낱 스치는 하루의 연속적인 모습을 묘사해준다.   

작가 자신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코리의 작가적 소질은 작가 스스로가 코리의 모습이 자신은 아니라고 했다지만 읽으면서도 분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자신이 생각했던 유년의 그 시절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어도, 레벨,데이비레니, 버논, 그 외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도 이젠 모두 제각기 뿔뿔이 흩어진 현 시대의 1991년도 이지만, 그래서 더욱 아련한 그리움으로 간직한 제퍼의 모습은 1과거의 제퍼모습으로 돌아올 순 없지만 12살 어린 코리가 겪었던 그 한해의 제퍼는 코리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겪은 순수한 시절의 영혼으로서 성장하기게 더 할 나위 없는 시절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다만 ,  그 시점, 책이 발간이 된 1991년도에 제때 번역이 되어 나왔더라면 과거속의과거가아닌 과거속의 현재에서 읽는 맛을 느껴보지 못한단 점이  두고두고 아쉬운 점을 남긴다.

표지를 보니 자유롭다 !란 말이 떠오른다.

드넓은 바다에서 잔잔이 밀려오는 물길을 맞으며 옷깃은 바람에 휘날리고 팔은 새처럼 하늘을 훨훨 날아가고픈 모습이 인상적이다.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소년의 눈으로, 마음으로 그려진 이 소설은 두꺼운 두께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만들며   나의 어린시절의 모습도 이러했었나 하는 과거로의 여행을  하게했다.   

책의 출간 해가 1991년도라서 당시  현 세대의 상황에서 당시 유명했던 가수 Tears For Fears의 얘기도 반갑고 (정말 당시 랴됴에선 팝송에 대한 제재가 심하지 않았기에 김기덕의 2시의 데이트라는 프로에서 정말 많이 들었던 곡이다.) 비치보이스의 노래도 다시금 찾아보게 하는 노스텔지아에 모처럼 흠뻑 취한 책이었다.  

작가의 글 유형이 두드러지는 표현이 없으면서 유연하게 흐르는 문장의 맛은 모처럼 읽고나서 오랫동안 그 감흥에 젖어 한동안 책상 앞을 떠나게 할 수 없었던 책이다.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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