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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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K는 금욜날 퇴근 후 술 한잔을 하고 집에 들어와서 부인과의 전야제를 준비한다.  

낼은 토요일-  

직장인들이 맘 놓고 푹 잘 수있는 여유를 주는 날이다.  

하지만 웬걸!  어김없이 자명종은 7시가 되어서 정확히 울리고 그는 잠에서 깨어나서 웬지 모를 낯설음을 느끼게 된다.  

화장실에서도 항상 사용하던 스킨이 바뀌어있고 부인으로부턴 처제 결혼식에 갈 준비를 하란 소릴 들으며 딸아이가 키우는 강아지한텐 발목을 물리기까지 한다.  

더군다나 휴대폰까지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기위해서 정신과 친구인 H를 만나고 그에게 자신이 느낀 부인이 내 부인같지 않고 죽었다고 알고있는 장인의 출현, 동서될 사람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친구는 그의 주변에서 가장 보고싶고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이미 십 년이 넘게 연락을 끊고 살아왔던 누나를 찾기 위해서 이혼한 매형을 만나게 되고 매형의 여장남자의 행동을 보면서 또한 기이한 감정에 쌓이게된다.  

찾아간 누나로부터 자신이 누나에게 편지를 보냈단 사실에 또한 기억이 없음을 알게되고 사진을 두 장 받아온다.  

편지의 내용중 (자신이 썼다고 하는) 자신이 남긴 휴대전화를 보고 전화를 걸자 나의 목소리를 가진 또 다른 K가 받는다.  

자신과 그를 K1,K2로 분리해보지만 틀림없는 자신의 분신같은 존재이며 너무도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단 사실에 그의 집을 찾아가보게 된다.  

그의 집에서 세탁소를하는 부인을 보게 되면서 전야제를 즐기지만 깨어보니 현재의 자신의 집이요, 여지없이 7시 시계는 울리고 있었고, 부인은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현장을 보게된다.  

집을 나와서 그간 만났거나 스쳐갔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작별의 제스쳐를 하는 것을 K는 비로소 K1과 K2가 합체하여 온전한 하나가 됬음을 알게된다.  

얼마 전 조선일보에서 인터뷰한 기사를 읽었다.  

그간 병과의 싸움으로 인해서 한 동안 멀리했던 글 쓰기를 이번엔 전적으로 자의적인 발상으로 인해서 작가 자신을 위해서 쓴 글이 있단 소식을 접했다.  

타인의 권유와 청탁이 아닌 오로지 순수한 발로에서 나온 이 소설은 작가가 밝혔듯이 그간 자신이 써온 소설의 행로에서 벗어나 초기의 자신의 글 쓰기 행로를 가려는 의도와 함께 아울러 병으로 인해서 이런 일을 하게 됬단 고마움을 표시를 써 놓기도 했다.  

이 책은 금욜 밤부터 시작해서 월욜 출근 아침까지, 정확히는 토욜과 일욜에 집중해서 익숙하면서도 낯선 환경에서 오는 의문을 찾아가는 로드무비 형식을 취한다.   

Power On 에서 Power Off 로 끝나는 시간 설정도 특이하게 시간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장치로 나온다.

가끔 내가 마주치는 환경이나 전혀 초면인 사람들과의 부대낌 속에서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함을 느낄 때가 더러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곧 어디선가 그런 익숙함에 이미 길들여져서 내가 이미 알고 있단 착각을 하게 하는 생각과 함께 실은 젼혀 의외성이 포함되 있음을 연상시킨다.  

이 책 또한 K가 스스로 자신은 분명 내 자신인데 주위사람은 좀처럼 뭐라 말 할 순없는 타인적인 기질을 느끼게 되면서 나를 찾는데서 여러 가지 만남을 보여준다.  

카프카의 변신같은 이야기면서도 변신이 아닌 변화의 모습을, 휴대폰을 찾기위해서 들른 극장의 영화 눈 먼자들의 이야기의 내용, 뫼비우스 띠의 연속성에 대한 이야기, 신과 선악과의 대한 이야기가 두루 펼쳐지면서 시원한 해결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은 채 출근하는 월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전히 합쳐진 자신의 모습을 찾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것이 비록 작가의 병중에  어떤 신앙적인 고백내지는 그간 자신이 걸어온 인생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으로도 들리기도 하지만 여타 다른 소설을 접해본 바로는 확실히 색다른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동안 보이는 것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 뒤에 감춰진 진실된 내면의 자아는 끝내 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사그라들어가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작가는 인생의 참된 의미를 돌아보는 의미에서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된다.   

비록 빨리 읽히지는 않으면서도  생각을 하게 하고  읽힌단 점에서 아마 인생의 고개를  지긋이 넘어온 작가로서, 신앙심을 가진  인간으로서 본연의 자세에 다가서려는 모습을 본 듯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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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튤립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8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송진석 옮김 / 민음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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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배경은 프랑스와 영국간의 비밀 협약에 의하여 지배당하고 있던 네덜란드다.  

 이 나라엔 흔히 말하는 군주 체제인 스타트하우더가 없어지고 공화정시대가 주를 이루고 있던 시기로 총리였던 얀 드비트와 제방 감독관이었고 도르드레흐트 전 시장이었으며 홀라트 의원인 그의 형 코르넬리스 드 비트에 의해 이끌어지던 시대였다. 

하지만 공화정에 염증을 느끼던 시민들은 스타트하우더를 그리워하게되고 이에 적합한 인물로 오렌지공인 윌리엄 3세를 추대하면서 이 두 형제는 윌리엄을 암살하려했다는 누명을 쓰고 시민들에 의해서 처참히 살해된다.  

코리넬리스의 대자(代子)이던 코르넬리우스 판 바에를르는 그의 대부였던 코르넬리스의 부탁으로 프랑스 루부아와 아우인 얀과의 서신 내통으로 보관되던 편지를 맡긴 일을 두고 부하를 시켜서 그 편지를 불태울 것을 명하게 되지만 코르넬리우스는 보관하고 있던 편지의 내용도 모른 채 전달된 편지조차도 읽지 못하고 체포당한다.  

부유한 상인 출신의 아들로서 태어난 코르넬리우스의 유일한 취미이자 연구는 튤립가꾸기- 

나라에선 검은튤립을 생산해 낸 사람에게 막대한 양의 상금을 걸던 시기였고 그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검은튤립 재배에 성공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웃인 이작 복스텔은 자신의 재능을 넘어선 그를 시기하면서 주의깊게 관찰하던 끝에 그를 모함하게 되고 영문도 모르고 잡혀가던 코르넬리우스는 검은튤립 소구근 3개를 품에 안고 감옥에 갇힌다.  

죽은 자의 심부름으로 내통했다는 음모를 받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이 종신형으로 결정이 되고 다른 곳으로 이송이 되면서 감옥지기인 간수 흐리프스의 딸인 로자와 만남을 갖게된다.  

이송된 후에도 로자는 아버지와 같이 따라왔으며 감옥의 조그만 쪽문을 통해서 소구근을 나눠준 코르넬리우스의 말에 따라 튤립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이에 따라서 그에게 글의 읽기와 쓰기를 배우게 되면서 사랑을 키워나간다.  

한편 복스텔은 야코프란 이름으로 간수와 그의 딸에게 접근하여 튤립재배의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로자의 방으로 침입, 튤립을 훔쳐서 원예협회가 있는 허를름으로 향한다.  

로자 또한 도난당한 튤립의 행방을 쫓기위해 그의 뒤를 따라가게되고 그 곳에서 윌리엄 3세를 만나 그 간의 일을 말하게 되면서 코르넬리우스의 억울한 누명을 씻어주게 된다.  

영문도 모른 채 다시 감옥에서 끌려나와 죽음의 교수대로 향할 줄 알았던 코르넬리우스는 허를름에서 로자를 만나게 되고 복스텔은 충격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후 검은튤립은 로자의 이름을 따서 새로운 꽃으로 탄생하게 되고 둘은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알렉산드르 뒤마 하면 삼총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각기 개성이 다른 세 사람의 활약상이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 중에서도 다시 읽어도 정말 재밌었다는 인상이 남는 것을 보면 소설에서 추구하는 재미, 흥미, 긴박, 사랑,,, 모든 요소를 고루고루 갖추었단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그런 가운데 이 작가가 쓴 이 소설을 처음으로 접하면서 읽게 된 것이 뒤늦은 느낌이 든다.  

배경은 자신의 나라 프랑스가 아닌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한 것도 새롭거니와 그 안에서 가꿔지고 있는 꽃. 네덜란드를 대표하고 있는 튤립이란 꽃을 가지고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야망, 권력유지, 암살음모, 사랑, 그리고 희망을 두루 섞어놓은 책이다.  

오늘 날의 유럽의 각 나라의 개념적인 형태가 이루어지기까지 각기 세력들의 야합속에 당시 네덜란드가 겪고있던 시대적 배경부터 알고 있어야 이 책을 읽어나가는 데에 수월하게 읽힌단 점에서 뒤마가 추구하는 뛰어난 역사적인 사실속에 허구의 묘미가 어우러진 재미가 있다.  

신분계층을 뛰어넘어선 두 남녀간의 사랑을 이어주는 것은 바로 튤립이고 이 튤립을 매개로 하여 글을 모르던 로자는 새로운 세상의 눈을 뜨게된다.  

코르넬리우스 또한 감옥 안에서의 구근이 죽어간 현장의 슬픔속에 로자가 간간이 전해주는 밖의 구근 재배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희망과 행복이란 말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여유를 지니게 되는 공간을 보여준다.  

시기와 모함에 이은 삶의 치명적인 절박한 삶 안에서도 세상은 선의의 선 자에게 행운이 깃들여 있음을, 인생에 있어서 포기란 것을 쉽사리 하지 말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시대에 따른 당시의 사랑 표현법은 흡사 변사가 나와서 한 장면 한 장면을 표현한 듯한 글쓰기 번역도 눈에 뛸 뿐만이 아니라 지금의 직설적인 감정 표현이 아닌 돌아가듯 표현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대사는 익숙지 않으면서도 웬지 신선함마저 주는 소설이다.  

삼총사만큼의 활기찬 역동적인 맛은 없지만, 뒤마의 책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다른 느낌의 맛을 볼 수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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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외삼촌 - 한국전쟁 속 재일교포 가족의 감동과 기적의 이야기
이주인 시즈카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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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살림에 세 형제중 막내였던 아버지는 살기위해서 엄마와 큰형이 마련해준 돈을 가지고 13살에 일본에 건너와 온갖 일을 하던 끝에 지금의 어머니인 요코를 맘에 품게 된다.  

근 1여년간의 허락을 구한 끝에 염전의 일을 돌봐주던 장인의 허락을 받아서 결혼을 하게 된 아버지는 이후 사업이 번창하게 되면서 자식들도 남부럽지 않게 두게된다.  

엄마의 남동생인 고로, 한국이름은 김오덕- 

일본에서 태어났고 어려움을 모르고자란 외삼촌은 직설적인 말과 행동때문에 부모의 걱정을 사지만, 일본이 전쟁에 패하고 일본에 살고 있는 동포들이 하나 둘 고국으로 돌아가자 부모들도 고국으로 가기로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선뜻 한국에 가길 꺼려했던 고로도 결국은 배에 오르게 되고 누나의 가족은 매형의 결정에 따라서 일본에 남게 되는 상황이된다. 

6.25가 터지게 되자 고로는 마을 사람들이 자식들 징용을 피할 목적으로 와룡산에 파 놓은 구덩이에 다른 사람들과 생활하게 되지만 이씨의 아들과의 말다툼때문에 결국 그 곳을 나오게 되면서 북한군과 합류를 하게된다.  

여러 곳을 전전하던 끝에 북한군의 실상과 죽어가는 사람들의 시체를 본 고로는 집에 들어오게 되고 마을사람들은 밀고로 인해 젊은이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그 지목자로 고덕을 의심하게 된 상황- 

어떻하든 자식을 살리려던 부모는 닭장 밑에 구덩이를 파고 근 1여년간 그 곳에서 생활하게 만든다. 

일본에선 수시로 사람을 보내서 자신의 친가소식과 처가 소식을 듣게 된 아버지는 처남이 위험한 상황에 닥쳐있자 스스로 구하기로 하고 뱃길을 이용한 모험을 감행하게 된다.  

거제도을 거쳐 처가가 있는 곳에서 처남을 빼내오고 다시 처남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으로 서울로 가서 군에 처남을 넣기까지의 과정이 근 한 달여간의 시간을 흐르게 한다.  

무사히 약속장소에 나타난 겐조일행과 조우한 아버지는 가족들이 있는 일본으로 돌아오게 된다.  

흔히 디아스포라 하면 유대인을 떠올리게 되지만 역사에서 보면 비단 이 민족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것이 넓은 의미로 해석해 보자면 그렇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숱한 고난속에서 역사를 지탱하고 유지하게 된 원동력 안엔 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스며든 이국의 땅에서 터전을 이루어왔고 오늘 날 비로소 그의 후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한국인의 뿌리를 유지하면서 지내오고 있는 것은 단순한 의미만을 부여하고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일본의 식민시대에 단지 살기 위해서 고향과 형제들을 등지고 이국의 땅에서 살아가야했던 사람들의 실체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픈 맘을 지니고 보게 된다.  

한국인 부모밑에서 태어난 저자는 일본인 2세로서 작가로서 이름을 알린 사람이다.  

그가 자신의 부모얘기를 즉 아버지와 외삼촌에 대한 이야기를 아버지와 한 평생 같이 일했던 겐조라는 사람을 방문하면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인생을 듣게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인 다다하루로 나오고 있는 이 주인공은 아버지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가업을 잇길 포기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마찰을 일으킨 가운데 , 겐조로부터 그간 자신이 동경해 오던 외삼촌의 만남과 죽음 앞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행동을 듣고 새삼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일본이 패망하면서 일본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국사람들의 각기 다른 의견의 차이, 그리고 현재 일본에 남은 교포들의 생활상은 일본의 정책아래 철저한 타국민으로 위시되오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서 그간의 삶의 고충을 엿보게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 어머니요, 모성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정치권력을 쥐고있던 세계 열강세력들 틈바구니 속에 일반 소시민들이 당하기 쉬운 철저한 이데올로기의 상황에서 아버지는 정치? 권력?  그딴거 다 무시한다.  

목적은 오로지 가족을 다시 구해오는 것, 그것이야 말로 단 하나의 유일한 목적이 된다.

자신이 살아온 어려웠던 가족사나 자신이 오늘날 이런 부를 이루기까지 일구어온 행로를 결코 입밖에 내뱉지 않는 전형적인 한국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자신의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은 진정한 용기는 무엇이며, 가족애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양국 그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낄 수 없었던 철부지 처남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조카들을 일본에 데려오기 위해서 그간 모은 재산의 일부를  처분하고 자금과 배를 마련하는 일에서부터, 거제도를 기점으로 인도를 버리고 오직 자신의 강한 정신 하나만을 믿고 산비탈과 숲을 이용해 도달하는 경유지의 과정은 땀을 비실비실 흐르게 한다.  

한 번도 자식 앞에서 내비친적이 없던 그 때의 일을 , 그것도 술을 빌어서 직원이었던 겐조에게 한 말은 단 한 번에 그치게 되고 결코 내세우지 않는 점을 미뤄볼 때 당시 아버지의 생각은 자신이 핏줄이 있는 일본으로 반드시 오겠다는 굳은 신념,  고국의 정세가 양 분단의 이익에 엇갈려 헤맬 때도 오로지 가족들에 대한  걱정 하나였단 점에서 진한 가족애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읽혀지는 생생한 이야기 흐름은 삶에 있어서 각본없는 드라마란 바로 이런 경우를 일컫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한다.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아들의 입장과 어릴 적 바다에 나가서 한 없는 바다를 보곤했던 부모님들의 모습은 타국에 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진정한 마음의 고향은 한국이란 사실이 뜨거움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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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 바이 미 - 스티븐 킹의 사계 가을.겨울 밀리언셀러 클럽 2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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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티븐 킹 하면 공포의 작가란 말이 떠오른다.  

캐리란 이름부터 최근의 언더 더 돔까지... 

하지만 이 책은 책의 말미에서도 작가가 밝혔듯이 자신이 유독 공포를 즐겨다루는 작가란 데에 이의를 달며 한 동안 출판의 기회가 없었던 글을 이제서야 내놓게됬단 소감을 밝혔다.   

(이 책은 개정판이다.)

색다른 제목 '사계' 로 지으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다른 소 제목안에 소설의 본 제목을 붙여서 나온 책이다. 총 2권이다.  

그 중에서 가을, 겨울편에 해당하는 스탠바이 미를 읽었다.  

첫 번째 자각의 가을 - 스탠바이 미 

주인공 고디와 함께 세 명의 또래 친구들 (12살)이 죽은 아이의 시체가 있다는 장소로 가서 그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면 자신들의 이름이 신문과 매체에 보도될 것이란 생각에 부모님께 거짓으로 말하고 모험을 하는 여정을 담은 성장기 소설이다.  

친구인 번의 형인 빌리와 다른 형의 친구가 엄마 심부름으로 집을 나섰다가 실종신고를 당한 레이 브라워란 아이가 기차에 받쳐서 죽은 현장을 목격한 사실을 듣게 되고 형들은 차를 훔쳐서 운전한 사실이 발각될까봐 경찰에 신고를 못한 사실을 알게되면서 번은 시체를 찾아가서 볼 것을 말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시체를 찾지만 형과 무리들의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한 장면은 숨이 막히는 킹 특유의 묘사가 절묘하게 떨어진다.  

두 번째 의지의 겨울 - 호흡법 

역시 공포스런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그 안에서도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 모성애와 당시의 분위기상 지금의 라마즈호흡법이라 불리는 체계가 확실히 성립이 안된 때에 미국 사람들이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각등이 고스란이 보이고 있는 작품이다.  

남성클럽이라고 나름대로 이름을 짓고 다니는 그 곳 클럽은 상사의 권유로 방문을 하게 되면서 데이비드는 이 곳을 꾸준히 드나들게 되고 크리스마스 전에 듣는 연례행사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의사로서 한 여성을 대하게 되면서 느꼈던 불가사의한 현장을 직접 얘기하는 이 이야기는 미혼모로서 자신의 아이를 사고로 목숨을 다했다고 느끼는 광경 속에서도 끝까지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이 끔찍한 장면과 함께  아린 가슴을 느끼게 해 준다. 

개인적으로 영화 쇼생크 탈출이나 그린마일을 좋아한다.  

인간이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탈출을 감행한 감동적인 이야기나 안타까운 현장의 이야기를 곁에서 듣는 것처럼 호흡법을 유지하는 작가의 필치는 누구라도 빠지지 않을 수가 없는 힘을 지녔다.  

이 책은 "7년의 밤"을 쓴 작가님이 직접 친필과 함께 곁들여서 보내주신 추천 책이기에 더욱 그 느낌이 새롭다.  

받은지는 5월경이지만 다른 책들을 먼저 읽느라 이제서야 손에 넣고 읽었다.  

네 소년중 주인공인 고디가 회상하는 식의 어린 시절의 얘기는 1960년대의 일반 아읻들의 생활과 불우한 가정내에서 성장해 가는 아이들의 행동, 말투, 그리고  그 사건이후로 두 명씩 별개로 흩어져서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의 흐름은 성장기의 분수령을 이루게 한 사건으로 각인이 되어진다.   

튿히 강가에서 거머리가 신체의 중요 부분에 있는 것을 보고 울음을 터트린 장면이나 피자 먹기대회에서 구토를 연발하는 아이의 장면은 실로 읽으면서 폭소를 터트린다. ( 아! 작가에게도 이런 유머스런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회상형식을 갖춘 이 글은 정작 자신만 작가로서 살아있고 나머지 세 친구들은 이미 이 세상사람이 아니라는 서술엔 인생의 한 흐름속에 자신의 어린 시절 겪었던 억울한 일을 당한것(못된 형들로 부터 엄청 폭행을 당한 사실)은 그들 사이에 간격을 벌여놓았고 환경에서 오는 생활전선의 얘기는 잔잔한 흐름을 지니기에 읽는 동안 추억이란 향수를 지니게 된다.   

또한 의사로서의 환자를 가늠해 보는 과정과 당시의 여건으로 보아도 눈총이 갈 만한 미혼모의 신분을 당당히 맞선 여인의 행동은 끝내 안타까움을 주지만  아이만은 살리려는 짙은 모정은 인류의 원천적인 행동을 보여주는데 또 다른 글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찌는듯한 날씨에 으스스한 공포와 판타지도 좋지만 스티븐 킹으로선 작은 중편에 속하는 (하지만 스탠바이 미는 장편같다.) 이 두 편의 글을 읽는 맛도 올 여름에 읽기 좋은 책에 넣어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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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 두 남자의 고백
악셀 하케 & 조반니 디 로렌초 지음, 배명자 옮김 / 푸른지식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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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독일 토종인 전직 기자출신이자 작가인, 우리나라에서도 책이 출간된 악셀하케와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독일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편집장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반니 디 로렌초, 두 사람의 여러가지 주제을 가지고 자신들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솔직한 생각을 드러낸 책이다.  

서로 번갈아 가면서  좌담식의 대화형식을 취한 이 책은 자신이 태어난 해와 맞물려서 당시의 정치를 바라보던 세대로서 느꼈던 생각과 그에 대한 동참의 의지, 그 사이에서 68혁명의 세대들이 주장하던 주제에서 그들조차도 자신들 안에서 이루어지던 부조리의 행태를 보고 실망을 느꼈던 점들을 말하고있다.  

두 사람의 가지고 있었던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정치을 바라보는 시각은 서로 달랐지만 이후 중년이 되면서부터는 정치 자체를 관망의 자세로 보게 되고, 점차 가족과 직장의 소중함이 우선 순위로 돌아섰다는 솔직함도 가장으로서 느끼는 감정이 와 닿는다.  

어릴 적 아버지의 총상으로 인한 침묵으로 인해서 가정내의 따뜻한 기운을 모르고 자랐던 자신의 성장기(하켈),그리고 부모가 이혼함으로써 독일로 돌아와서 학업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이주민을 바라보는 독일사람들의 행태를 꼬집는 어린 시절의 상처는 지금의 우리가 겪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시선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기도 하다.  

또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정치보단 현실적 대안인 보건정책이 더욱 중요하단 느낌이 든단 말엔 고령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우리의 현 세태를 주시할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해 준다.  

이혼의 고통스런 과정을 말하는 장면이나 아이들 교육과정에서의 독일 내의 현장세태를 말하는 장면은 지금의 우리 교육현실과도 일맥 상통하는 면도 보인다.  

(즉 독일에서는 아이들의 학교 성적과 대학 진학률이 아이가 속한 사회계층이나 부모의 교육수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에게 불평등은 자극제가 아니다. 오히려 포기하게 만든다.) 

정의에 대해서도 한 마디로 정해진 말보단 끊임없이 추구하는 목표로 묘사해야 한단 지적엔 일감의 공감을 주게한다.  

자신만의 아집이 아닌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게 정의롭고자 언제나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정의가 아니겠냐는 말엔 자신들이 겪어 온 시대의 흐름을 관통하는 적절한 말로 들린다.  

이 책이 비록 독일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지성인의 솔직한 글이지만  자신들이 어릴 적 느꼈던 경계넘어 동독을 바라보던 시각이 통일이 되면서 똑같은 사람들이란 인식이 성립되는 정치적인 과정, 전쟁을 겪으면서 그에 고통스러워하는 부모세대를 접하면서 자란 세대들이 느꼈을 공감대가 우리의 현 시점과 아주 절묘히 비교할 수 있는 공통점을 발견한다는 데서 이 책은 깊은 울림을 준다.  

이혼을 한 가정의 아이로서 자란 작가가 생각하는 가장 소중한 가족의 소중함을 지적한 말 - 20~30들이 "가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고백할 때 "야망이 없다" ,"소 시민적" 이라고 비웃을 때 가족이 무너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직접 체험한 사람이 너무 많다.-  정말 가장 가까우면서도 쉽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에 야망과 이상을 가졌고 자신들이 거쳤던 청년기에서 피 끊는 혈기는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란 짐속에 느낄 가정을 이끌고 가야되는 현실의 무게감을 토로한 대목은 정치란 관심도에서 점차 내 안의 울타리를 소중히 여기게되는 독일이나 우리나라의 가장이나 별 반 차이가 없음도 느끼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는 오히려 동질감마저 든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생각하는 우리시대의 진짜영웅의 기준에서도 큰 위인이 아닌 주위의 작은 힘을 발휘한 사람이 나에게 영향을 미쳤다면 그것이야말로 영웅이 아니겠냐는 말엔 수긍이 가게 한다.  

로렌초가 인터뷰한 고모라를 쓴 작가 로베르토 사바아노의  대화는 잊을 수가 없다  

"가정을 이루고 싶어요. 아마 대부분의 동료 작가들은 그것을 아주 평범하고 사소한 소망이라 여기겠지만 네게는 가장 가치있는 일이에요. 늘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람과 삶을 함께 할 준비가 된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언젠가는 만나게 될까요?" 

이 밖에도 자식을 교육함으로써 느끼는 한계와 체벌에 대한 생각, 정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지구 온난화, 쓰레기 분리수거의 문제는 제쳐두고 사소한 일에 매달리는 현재의 문제점 지적, 지구가 멸망한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구는 계속 활동할 것이며 현대인의 병인 우울증, 자살, 두려움에 관한 솔직한 대화가 인상적이다.  

책을 읽고서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추구하고 있는 가치는 무었인가? 아니 있었던 적이 있었나, 아님 현재 내 머릿속에 뭔지는 모르지만 지나온 시간을 반추해 볼 때 타인의 눈에 비쳐진 나의 행동은 내가 생각한 의도대로 선이란 것에 맞춰져 보였나?  

새삼 별다른 말도 아닌 것처럼 들렸던 속물이란 단어가 유난히 맴돈다.  

 

*****우리가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이 실제로 무엇을 발판을 삼고 있는지 알고자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우리가 선이라고 평가하는 어떤 것이 사실은 우리에게만 "선"일 때가 많다 -P 101 

***** 불만과 비판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은 무엇을 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하리라.- p 71 

***** 나를 돌아보기 위한 체크리스트 (여러분도 한 번 해 보시길...)

1. 나의 투쟁은 젊은 날의 치기였을까 

2. 정의를 부르짖던 나는 현재 정의로운 사람인가 

3. 나는 정치에 대한 뚜렷한 소신이 있는가 

4.나는 정치에 참여할 용기나 대안도 없이 정치 혐오증에 빠져 있지 않나 

5. 나는 아이를 과잉보호하지 않는가 

6. 가사와 육아의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고 생각하는가 

7. 나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가 

8. 나는 이주 노동자를 차별하지 않는가 

9. 나보다 고되게 일하는 육체노동자가 더 적게 버는 것은 정의로운가 

10. 우리 사회는 발전의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한다고 생각하는가 

11. 나는 환경에 덜 유해한 경차를 타고 있는가 

12. 나는 "지구를 위해" 분리수거를 실천하는가 

13. 나의 원칙과 소신을 위해 사회에 대항할 용기가 있는가 

14.옳은 일을 위해 대가를 바라지 않고 희생할 수 있는가 

15.나는 정당하게 돈을 벌고 있는가 

16. 나는 삶의 즐거움보다 물질적 성고에 집착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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