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 - 한국산악문학상 수상 작가의 북한산 둘레길 예찬!
이종성 글.사진 / 비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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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감탄하는 것 중의 하나가 도심 속의 대궐이 있고 갖가지 문화유산을 고루 볼 수 있다는 데에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덧 붙여서 시간이 난다면 서울 도심 속에 역사의 서린 장소와 때론 힐링이라는 말이 유행이듯이 자신의 마음 정화와 자연이 주는 신선함을 느껴보고자 한다면 이 책을 한 권 추천하고 싶다.

 

 

굳이 외국인이 아니더라도 휴일이면 어김없이 나들이를 나서는 사람들 속엔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 중엔 아마도 가까운 근교를 중심으로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들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도, 또는 도심의 중심지인 북한산이 가지고 있는 고루고루 숨쉬고 살아있는 유적지와 깨끗한 장소, 그리고 역사 속의 한 장소를 굳건이 지키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있는 에세이집이다.

 

 

여행서 안내가 아닌 에세이란 점이 두드러지는 것은 장소를 안내하면서 작가 자신의 스스로 느낀 점과 더불어서 같이 호흡을 느낄 수있다는 점이 눈에 뛴다.

 

 

나라에서 역사적인 복원작업의 일환으로 사라져간 성곽 재건도 관심을 끌지만 이런 서울 속의 미처 몰랐던, 그저 먼 곳으로 떠나야만 여행했다고 느낄 수있는 감정에 반하는 아주 알찬 정보로 가득 차있다.

 

 

전체적인 윤곽의 지도 도움과 각 구간별의 코스 난이도 표시, 그 안에 깃든 소중한 자연의 자산과 역사적인 사실이 부합되어 읽어나가다 보면 책을 옆에 끼고 얼른 집을 나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 솟아오르게 한다.

 

 

 



 

 

(전체적인 지도 그림과 각 구간 별 코스대로 따로 불리된 그림지도가 있어서 훨씬 유용하다.)

 

 

본격적인 휴가철 뿐만이 아니라 휴일이나 공휴일에 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코스를 골라서 집중적으로 돌아봐도 좋을 듯하고 , 작정하고 완주 코스를 잡아 계획적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도 아주 좋을 듯한 책이다.

 

 

 

 

 

 

 

 

 

 

저자의 시 속에 함께 어우러져 느껴가는 북한산의 둘레 코스 안내서 겸 에세이를 접하노라니, 제주도의 올레길도 좋고 산티아고의 고행을 하면서 느끼는 감동도 좋지만 이런 가까운 장소에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켜 줄 수있는 북한산이 있어서 아주 행복하단 느낌을 주는 책이다.

 

자~

그럼 나도 한 번 서둘러서 내 동네 주위부터 눈여겨 보아둔 곳을 찾아 길을 나서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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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안토니오 알타리바, 킴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길찾기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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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역사의 한 굴레속에서 삶을 살다간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세상에서 살다 가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역사란 것이 인간끼리의 서로의 이익과 상호 다툼 속에 결코 순탄하게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지나온 사실을 토대로 배운다.

 

 2001년 5월 4일-

나의 아버지 안토니오가 살던 양로원에서 아버지가 자살로 마감했단 통보를 받는다.

양로원 사용료 일수 초과로 34유로를 더 내란 소리와 함께-

 

그 때부터 저자인 나는 아버지 안토니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내 자신과 하나가 된 아버지의 모습으로 지나온 삶을 반추한다.

 

 안토니오(아버지)는 땅뙈기 하나라도 더 내 땅으로 만들기 위해 형제들과 함께 담을 쌓고 둘레를 쳐서 내 땅임을 표시하는 동네 사람들과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밑에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농사에 매달리지만 이런 삶을 원한것은  아니었다.

 

 부모 몰래 돈을 가지고 도시로 나오게되고 운전면허증까지 따지만 도시는 도시 나름대로의 각기 다른 인정머리 없는 사람들에 의해 실망, 연이어서 군대 영장으로 인한 입대를 거치고 스페인이란 나라의 온갖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역사적인 용광로 속에 한 삶을 살아낸다.

 

살아낸다는 말 자체가 수동적이긴 하지만 안토니오가 어떤 대야망의 이상을 가지고 '아나키스트'를 지향했던 것은 아니었다.

 

 스페인의 왕정폐지와 제 1공화국 수립, 다시 제 2공화국 수립에 이은 프랑코 정권이 지향하는 방향에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되는 삶에 염증을 느꼈을 뿐이었다.

 

 그런 자신의 뜻과 부합된 동료들과의 프랑스 레지스탕스 생활을 거쳐서 삶의 현실에 안주 할 직업을 갖지 못하게 되자  끝내는 세상에 타협이란  명목하에 다시 프랑코 정권이 있는 고국, 스페인에 돌아오지만 그 곳에서의 삶이 고단한 것은 예전의 과정과  마찬가지였다.

 

 한 때 자신과 같은 동료애와 형제 이상으로 다져진 사람들 중에도 이런 자신들이 갖고 있던 아나키스트에 대한 신념을 저버리고 프랑코정권에 돌아선 그들을 보는 느낌, 그리고 자신의 신념자체를 드러내지 않길 원하며 지금의 삶이라도 만족해야 함을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토니오는 더욱 삶에 대한 절망감, 그리고 자신의 결혼생활의 불행과 더불어 양심에 가책이 되는 직업에서 오는 그릇된 행동에 괴로워 하던 끝에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로 결심한다.

 

 아내와의 헤어짐, 그리고 스스로 양로원에 들어가면서 그 곳에서 뜻이 맞는 친구들마저 하나 둘씩 세상을 버리면서 안토니오는 더 이상 삶에 대한 애착과 그 동안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행동에 나선다.

 

스페인의 복잡한 현대사를 거쳐간 안토니오, 즉 저자의 아버지 삶을 돌아보면서 우리의 역사와 많이 겹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역사 한 가운데도 이런 아나키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한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역사란 내력이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려한 한 소박한 인간의 삶에 지대한 뿌리를 내리고, 그 여파가 끝내는 자살을 함으로써 자유로워짐을 느껴가는 안토니오란 인물을 통해서 저자는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그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념과 경제의 고통 속에 살다간 것처럼 자신 또한 비록 민주주의란 체제로 온 시대를 살아가지만 이 민주주의란 체제가 갖고있는 하나의 모순에 자신도 당하면서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에필로그에 적어놓는다.

 

 15년간 우울증을 앓았던 아버지의 죽여주길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지 못했던 아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아버지의 삶 속으로 들어가 내가 아버지가 되어 그린 이 무명의 아나키스트의 삶을 통해서 비록 자유로운 삶을 살기위해 자살을 한 안토니오를 바라보는 입장이 그 자신에겐 하나의 희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한다.

 

 때로는 긴 글이 아닌 그림으로 보여지는 짧은 장면이 오히려 깊은 울림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래픽 노블 형태로 만들어져 2010년도 스페인에서 상을 받은 이 책은 온갖 다양한 채색이 두드러진 다른 컬러플 만화보다 더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세세한 당시의 시대상 변화의 모습, 나무로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 양로원의 동료가 뚝딱하면서 아기자기하게 방 안을 꾸며놓는 모습등은 친밀감은 물론이요, 아픔의강도, 인생의 쓸쓸함, 이념이 인간에게 어떻게 삶의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수작이다.

 

 그 어느 누가 안토니오의 삶에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저자는 "하나의 존재와 다른 하나는 으스러지게 껴안는 형태인 '융해'의 생각으로 이 책을 만화와 글이 섞인 형태로 내게 됬다고 썼다.

 

 분명 아들이 바라보는 아버지의 삶과 내가 아버지 주체가 되어 바라보는 삶은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시종 자신의 감정을 배제한 채 오로지 아버지의 시선으로 그려나간 한 인간의 삶 투영의 모습은 역사를 관통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모두에게 깊은 심금을 울려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읽어보면 후회하지 않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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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 왕을 만든 사람들 그들을 읽는 열한 가지 코드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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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나, 현재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 곁엔 항상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 곁에 '내 사람'이란 인식의 참모들이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란 것은 참 많은 것을 보여준다.

 

과거의 행적과 그 당시의 사회상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데 어떻게 이를 거울삼아 볼 것이며 취할 것은 취해야함을, 저자는 다양한 사례들을 연구해 이번에 왕이 주인공이 아닌 조연에 해당하는 참모에 대한 일을 역사적인 사건 속에서 다뤄서 눈길을 끈다.

 

우선 목차를 보면, 저자의 역대 집중인물 탐구가 눈에 뛴다.

 

1 어젠다_비주류, 주류사회를 바꾸다: 김유신


2 헌신_충심으로 고려를 세우다: 신숭겸·배현경·복지겸·홍유


3 시야_내부의 지분 대신 더 넓은 곳을 바라보다: 소서노


4 사상_생각의 힘으로 세상을 뒤집다: 정도전


5 시운_평생 할 말 다 하면서 고종명하다: 황희


6 정책_보통의 군주 아래 삶의 변화를 이끌다: 김육


7 기상_전통을 지키려다 쿠데타를 맞다: 천추태후


8 악역_나라를 위해 희생할 운명을 받아들이다: 강홍립


9 실력_성실과 기술로 한양도성을 쌓다: 박자청

 

10 맹목_목적 잃은 권력을 탐하다: 인수대비


11 역린_참모는 참모일 뿐, 선을 넘지 않는다: 홍국영

 

 

그 중엔 익히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박자청이나 고려의 헌신들 같은 경우엔 그다지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던 사람들도 보인다.

 

 왕이란 자리는 천명이 있어야만 오를 수 있는 자리라고 했다.

아무리 적자라할지라도 시대의 흐름과 주위의 어떤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서 순조롭게 왕위를 계승한 왕이 있는가 하면, 김유신처럼 자신과 같은 비주류의 김춘추를 선택함으로써 자신이 왕위에 오르기 보단 김춘추를 통해서 자신의 가야계 출신의 입지를 신라 내에서 강화시킨 참모의 면모가 돋보이는 인물도 있다.

 

그런 반면 대장부 이상의 패기와 결단력을 가진 소서노와 천추태후 같은 여성들은 자신의 공로를 생각해 땅 다툼보다는 더 이상적인 건설로 방향을 튼 사례와 더불어 여성이란 곱지않은 시선에 과감히 전 왕대에서 행한 정책에 반한 추진력을 하다 뜻을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사례도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대의 왕들 곁엔 어떤 참모가 자신을 도와주는냐에 따라서, 또 자신의 뜻과 부합한 인재를 등용함에 따라서 정치의 일변도와 주변의 정세, 그리고 왕 자신의 앞 날에 그들이 미친 영향이 컸다는 점을 알 수가 있다.

 

 백성을 위한 정책을 펴 나감에 있어서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김육 같은 사람,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그의 뛰어난 능력을 평가해 기용되어 지금도 서울 곳곳에 그의 건축이 남아있는 박자청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신분을 떠나서 왕이 된 사람은 그 어떤 여하를 막론하고 현재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며, 이를 정책의 한 방향으로 끌로 가기 위해선 왕 자신의 소신도 중요함을 많이 느끼게 해 준다.

 

 당시의 백성을 위한 정치라고 하나 대신들의 뿌리 깊은 기득권층의 내려놓기를 거절하는 정책엔 지금도 왜 이리 비슷한 경우들이 많은지, 역사를 공부하는 우리로선 이해를 하기 어려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님을 절절히 느끼게 해 준다.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저자는 한 차트 끝 마무리엔 따끔한 일침도 곁들여 주기에 우리의 역사를 다시 들여다 보게되는 계기를 충분히 느끼게 해 주는 살뜰함을 보여주는 책이다.

 

 참모는 참모일 뿐, 황희 같은 사람들이야 시대에 따른 힘든 점도 있지만 그가 모신 왕들이 그의 참 진면모를 이해해 줬기에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할 수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역시 왕이란 자리는 올라간 그 순간부터 자신의 진정한 참모의 충고와 시행 정책에 따른 주도권의 강화를 위한 정책, 그리고 당시 대국이라고 일컬었던 중국에 대한 사관 자체에 좀 더 다른 시각의 견제를 했더라면  우리의 역사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란 안타까움이 내내 지워지지 않게 하는 책이다.

 

리더쉽이란 말이 많이 떠올랐다.

리더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뜻 관철과 그를 이행하기 위한 과정에서 여러 참모들의 도움이 필요하기 마련이고 자신의 이상과 부합된 참모를 맞이한다면 더 할나위 없는 이상향이지만 참모 또한 자신의 위치를 각인하고 뜻에 맞는 호흡을 유지한다면 리더나 참모나 , 더 나아가 그들이 가꾸는 세상의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있는 힘의 원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현재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나 자신의 위치에서 필요한 결단력이 필요한 시점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어떤 방향제시를 해야할 지 많은 도움을 줄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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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그릇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8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병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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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철 가마타 역의 토리스 바에 젊은 남자와 50대 가량의 남자가 들어온다.

 그들의 말투 속엔 은연중 "가메다는 지금도 여전하지요?" 란 말투 속에 도후쿠 지방 사투리가 섞여있었고, 다음 날 50대 남자가 가마타 역에서 변사체로 발견이 된다.

 

추적한 결과 죽은 사람은 51세의 전직 경찰관 출신인 미키 겐이치-

죽은 지몇 주만에 행방불명 신원신고를 한 양자 덕분에 그를 알 수있게 되었고 이후 형사 이마니시 에이타로와 요시무라는 주위의 증인들의 말을 종합적으로 들은 후 가메다란 인물을 추적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건을 혼란에 거듭을 하다 가메다란 것이 인물이 아닌 지방을 가리키는 말이요, 도호쿠 사투리는 정말로 똑같다고 착각할 만큼의 이즈모 사투리란 것을 알게되면서 활기를 띠게 되지만 범인의 신원 자체는 베일에 쌓인 채 공식수사를 접게된다.

 

한편 일본의 기성세대의 일을 부정하고 새로운 활동과 활발한 자신의 주장들을 내세우는 젊은 예술인들 모임인 누보그룹을 우연히 보게 되고, 이마니시 형사의 집 주위에 있던 여인의 자살과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 배우의 죽음, 연이어서 촉망받고 있는 평론가 세키가와 시게오가 알고 있던 여인 에미코의 죽음은 이 사건과 관계가 있음을 파헤치는 과정이 그려진다.

 

 지금의 일본의 문학의 한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회파 미스터리 시원을 만든 장본인인 이 소설가의 작품을 대하면서 느낀 점은 쓰인 시기가 일본의 50년대와 60년대의 사회상과 발전, 그리고 그 안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시골스런 분위기의 마을 풍경 속에 도사리고 있는 공습 속에 폐허가 된 이점을 이용한 범인의 수법이 절묘하게 떨어지게 그려진 점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없었다.

많은 인식이 변화되었다지만 한센 병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문둥병이라고 불렸던 기억이 난다.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소록도란 곳에 모여 산다는 기억이 있는데, 이 소설에서도 범인은 자신의 과거를 둘러싼 모든 것을 묻어두려 시대에 몰아친 공습을 이용해 호적 세탁을 하는 과정과 그것을 추적하는 이마니시 형사의 집요함이 뛰어나게 그려진다.

 

 실상 범인의 흔적조차도 알 수 없었던 살인사건의 열쇠가 단 가메다란 단어에 달렸고 그것을 역 추적해 나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의 살인사건과 그 살인방법의 교묘함을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시대의 불합리한 모순을 함께 꼬집는 면도 보여준다.

 

 흔히 소설의 추적신은  연속된 긴박감 속에 이뤄지는 범인과 추적자의 두뇌게임을 어떻게 독자들로 하여금 그 과정에 함께 동참을 시키는냐에 따라 그 흡인력이 달라진다고 할 때 이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한 기존의 단순한 범인 색출과정에 이르고 범인을 잡기까지의 과정만 다룬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 소설은 이 외에도 사회파라 불릴만한 불편한 사회의 진실을 드러내주고 있어서 읽는 내내 다른 방향으로도 독자들을 이끌었단 점에서  달리 보이는 책이기도하다.

 

 어쩌면 독자들은 범인을 몰아세우기보단 그렇게 밖에 할 수없었던 당시의 범인의 막다른 선택이 우연적으로 살인계획을 하게 만들었단 점에서 안타까움과 함께 새로이 태어난 자신이 일군 성공의 길이 아득해지고 막막함을 독자들은 함께 느낄 수가 있다.

 

 50~60년대의 일본의 한국 전을 기회로 발전이 된 점의 뒤 편에 힌센 병으로 인한 고통과 사회인식의 부족으로 인한 불합리한 사회제도를 비판한 작가의 의도 속엔 한 인간이 지닌 고뇌와 자신의 성공를 쌓기 위해 하나씩 쌓은 명성의 모래가 차츰 흘러내려 자신의 본 모습이 나타날 것을 두려워 한 범인의 인간적인 모습, 기성세대를 비판하고 밟고 올라서려는 누보그룹의 발언, 그리고 그 그룹 안에서조차도 같은 멤버들끼리 상대의 허상을 꼬집는 비판의 모습은 부조리 속에 또 하나의 부조리를 보는 듯한 인상을 그려나가는 점이 작가의 뛰어난 점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결코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인물들의 연관성 고리와 그 하나를 헤쳐나가면서 또 다른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지금의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작가와 비교하자면 조금은 허술한 면도 보이고, 일본 특유의 인사성 예절과 당시의 일본의 분위기를 알 수있단 점 그리고 사회파 미스터리의 시발점의 첫 소설이란 점에선 두말 할 것 없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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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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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근 지역의 가상의 도시인 불볕이란 뜻을 가진 화양이란 도시에 신종플루에 걸려 치료된 지 얼마 안된 개를 키우는 남자의 연락이 안된다며 구조를 하던 소방구조대원 한 기준은 그 집에서 늑대 개를 보게되고 그 이후 화양에선 사람과 개들 간의 공통적인 이상징후가 포착된다.

 

 눈이 빨갛게 변하면서 폐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24시간 내에서 얼마를 넘기지 못하고 죽는 상황이 발생하자 당국은 화양이란 도시를 잠정적으로 통행제지를 하게된다.

 

 한편 알래스카에서 한국인 최초로 마셔(썰매꾼)로서 아이디타로드 경주에서 화이트 아웃에 걸려 자신의 썰매개를  회색늑대에게 준 뒤 한국에 온 서재형은 유기동물보호소 수의사로서 드림랜드에서 일한다.

 

부모의 사랑의 못받은 화풀이를 아버지가 키우던 개인 쿠키를 학대하려던 동해는 재형에게 들키고 그 후 앙심을 품게된다.

 

 재형의 기사를 좋게 써오던 신문사에선 익명의 제보로 재형의 알래스카 과거를 문제삼은 기사를 김윤주가 쓰게되면서 재형은 곤란에 빠지던 차, 화양에 불어닥친 인수공통전염병일 것이란 기사는 그야말로 사람과 개들 간의 피말리는 상황으로 치닫게 만든다..

 

자신의 개인 쿠키가 죽고 잇달아 멀쩡한 개들을 죽이러 온 군에서 차출된 군인들의 행동, 기준의 부인과 딸의 죽음, 간호사 수진의 잔혹한 강간은 화양이란 도시 안에서 모두 벌어진 일들이 사실적인 표현으로 독자들을 섬짓하게 만든다.

 

 자신의 혈육 이상으로 아끼던 썰매팀 쉿차를 자신이 살기위해 끈을 끊어버림으로서 내내 괴로움에 시달렸던 재형, 자신의 한 줄 기사 때문에 곤란에 빠진 화양 안의 사람들과 재형을 보는 윤주, 거리에 버림받은 개들에게 물리면서까지 딸을 살리려했던 기준의 처의 죽음은 비단 작가가 그려낸 가상의 상상을 토대로 그려냈다고는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에 있어서 나라면 과연 어떤 행동을 했을까를 생각하게한다.

 

 기르던 개를 차마 죽일 순 없어서 재형 앞에 버리고 가는 사람들, 투기견으로 길러져 결코 사람을 믿지 않는 링고, 재형 외엔 사람을 믿지않는 스타의 등장묘사는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결코 사람이라고 할 수없는 박동해란 악의 인물과 비교를 시킴으로서 인간다운 것이란 어떤 것인가를 물어본다.

 

사람들은 자신의 위안의 대상이자 가족의 일원으로서 동물들을 키운다.

 

그런 사람들이 이런 극황상황, 더군다나 정부에선 모든 통제를 하고 외부의 출입을 허하지 않는 가운데 그 가운데서 살 사람들은 살아남을 지언정 결코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안이한 정책의 태도, 아수라장이 따로 없는 화양이란 작은 도시 안에서 서로 살겠다고 훔치고 죽이고 탈출하려다 총에 맞는 일련의 과정이 가감없이 그려져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거리에 내몰린 개들조차도 들개처럼 서로 먹고 싸우고하는 모습과 그 가운데 재형이 내던진 자신의 목숨은 알래스카에서 잊지 못한 과오를 용서받고 이런 일이 없는 세상을 원했던 것은 아닌지...

 

p- 346 - 그것이 삶이 가진 폭력성이자 슬픔이었다. 자신을, 타인을, 다른 생명체를 사랑하고 연민하는 건 그 서글픈 본성 때문일지도 몰랐다. 서로 보듬으면 덜 쓸쓸할 것 같아서. 보듬고 있는 동안만큼은 너를 버리지도 해치지도 않으리란 자기기만이 가능하니까

 

 작가는 돼지와 소의 구제역 파동을 보고서 이 글을 구상했다고 한다.

 

 살아있는 목숨을 지닌 개들을 구덩이에 파 묻어버리는 인간들의 행동, "살려주세요"란 말을 느껴가며  행동에 나서는 링고와 스타, 동물과 인간이 뭐가 다른가? 를 묻게된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임과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가차없는 행동을 보이는 이기적인 동물인지라 여기서도 그려지는 화양에서의 개를 버리는 행동, 동해의 정신이상적인 동물학대, 그리고 정부 공권력투입과 그에 항의를 해도 힘없이 사라져가는 이름없는 시민들의 모습은 사실적인 것을 떠나서 이것이 최선의 방법일까를 여러모로 생각해보게된다.

 

 

그럼에도 재형의 윤주에 대한 용서와 사랑은 안타까움 속에 그래도 인간은 인간을 용서함으로서 희망이란 말을 품게됨을 느끼게 해 준다.

 

 그간 작가의 작품을 읽어봤지만 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전작의 기분을 느낄 수있는 것이 소방구조대의 활약, 정신병원, 간호사의 활동, 그리고 개 떼들 출현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이미지를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다른 작품들처럼 읽을 때마다 생각을 던져주는 작품이기에 이번에도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다만  인수공통전염병의 발병지나 해결제시 방안이 나타나지 않은 점, 그리고 굳이 재형을 죽여야만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다음 작품을 다시 기대해 보게 하는 작가의 치밀한 맞물림의 글 구성의 연속 흐름 속에 이 여름에 작가가 던진 질문에 대한 독자들의 생각이 많이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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