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
찰스 부코스키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50대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헨리치나스키는 작가의 분신으로 나온다.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자면 우체국 직원으로 일한 전력, 노동자로 일한 전력답게 이 소설은 작가의 자신을 나타내주는 헨리란 남성을 통해서 그려본 여성에 대한 생각을 드러낸 책이다.

 

 시 낭독회나 강연회에서 자신의 글을 좋아하거나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통해서 만나길 희망하는 여성들이라면 모두 만나는 헨리는 여성의 다리를 보면 흥분을 감출 수 없는 남성으로 나온다.

 

 책에서도 나오는 모든 부분들이 사람과 사람간의 감정 교류라든가 이성간의 어떤 사랑의 감정이 아닌 날 것 그대로 오로지 말 그대로 섹스로 시작해서 섹스로 끝난다.

 

 술과 마약, 경마에 찌들은 헨리는 이와 함께 자신에게 오는 여자 막지않고 가는 여자 붙잡지도 않으며 연령대도 자신과 비슷한 나이가 아닌 20대에서 심지어는 10대 후반까지  관계를 맺으며 표현의 수위방식도 날 것 그대로 보인다.

 

남녀간의 성 행위의 묘사는 읽으면서도 붉어지게 만들고, 책 소개처럼 말 그대로 포르노그래피 일색이다.

 

처음 리디아 밴스를 만날 때도 시 낭독회인 것처럼 세 명의 여성들을 만나도 차례대로 관계를 가지고 또 그러다가 서로 헤어지고, 여성들 또한 그런 면에서 아주 성이란 면에 대해선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여성들이 등장하지만 그런 여성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솔직한 말투와 행동은 읽는동안 헨리의 이런 솔직한 면 때문에 여자들이 그야말로 소설가로서 시인으로서 흠모를 하다가 빠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만든다.

 

모든 만나는 여성들마다 자유분방하다 못해 대놓고 욕설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만나 섹스를 하다가 사라란 여성을 만나면서 헨리는 기존의 다른 여성들이 보여줬던 행동과는 다른가치관을 가진 점을 발견하고 그녀와 만남을 갖지만 그러면서도 또 다른 여성을 만나고 사라에게 솔직하게 말하기도 하면서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도 하는 인물이다.

 

그러다가 로셸이란 여성이 걸어온 전화를 끊어버림으로서 기존의 자신이 가진 여자들에 대한 취향을 버림으로서 비로소 진정한 사랑의 대상인 사라만을 생각하는 헨리로 거듭나는 과정이 이 책의 주요 골자이다.

 

그렇다고 일관되게 자신의 감성을 타 소설처럼 감성의 기류에 힘 입어 이렇게 반성하고 저렇게 구구절절 표현하기 보단 한마디로 화끈한 남성이다.

 

어느 날 문득 일어나 보니 이런 생각이든 헨리다.

 

....... 이제는 내 삶을 바로 잡아야 해.

한 남자가 많은 여자를 필요로 할 때는 그 여자들이 다 쓸모가 없을 때뿐이다.

 이 여자 저 여자랑 붙어먹으면서 너무 많이 돌아다니다 보면 남자는 정체성을 잃게된다.

사라는 내가 이제까지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여자였다. 그건 이제 내게 달렸다. ....

 

어떻게 보면 이성간이 처음 서로간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을 이리재고 저리재보고 결정 한 후에 만남을 지속하기보단 이 소설속의 작가 분신인 헨리는 일단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들은 무조건 만나고 섹스를 하고 헤어지고 경마장에 같이 가보고, 배팅도 해보고 마약도 같이 하고, 그러다가 진정으로 만난 사라란 여인을 통해서 깨달은 바가 있어서 이제는 눈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지 않겠단 생각을 가진 철든 헨리로 거듭나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있겠으나, 다른 면에서 보자면 아주 솔직하다 못해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런 소설도 나올 수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한 소설이었다.

 

아마도 번역하시는 분(많은 책에서 이미 이름이 익숙한 분이지마)도 한국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떻게 날 것 그대로의 작가의 느낌을 전달하는가에 따른 많은 생각이 교차했을 성 싶다.

 

그 만큼 적나라한 표현수위와 자신의 자유분방함속에 점차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가 그의 행보에 같이 동행하게 되어지는, 그래서 그의 소설이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한 책이기도하다.

 

읽으면서 위안을 삼자면 헨리의 정신차기기쯤 되지 않을까 싶은데, 사라란 여인(실제론 두 번째 부인의 모델이란다. )을 만나면서 로셸이란 여인의 전화를 거부한 것으로 헨리의 방황하기는 종지부를 찍었단 점에서 숱한 여자들을 만나면서 한 남성이 겪은 이야기를 여지없이 생생한 묘사로 독자들을 이끈 작품이라고 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초난난 - 남녀가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
오가와 이토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옛 도쿄의 서민 정취가 묻어나는 야나카라 지역에서 앤티크 기모노 장사를 하고 있는 이혼녀 시오리는 어느 날 자신의 친정아버지와 목소리와 닮은 남자소님 기노시타 하루이치로를 맞게된다.

 

새해맞이 다도회모임에 입고 갈 기모노를  구입하기위해 들른 그는 그녀가 권해주는 옷을 구입하게되고 수선할 부분이 필요함에 따라서 다시 들른 재 방문을 계기로 만남을 갖게된다.

 

 하지만 그는 10살짜리 딸을 둔 유부남-

그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동네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축제나 이름이 붙여진 다리를 건너면서 나누는 이야기, 카페에 들러서 차를 마시면서 듣는 그의 음성은 차츰 시오리의 마음속 한 켠을 차지하게된다.

 

자신이 감기로 몸살을 앓을 적에 간호를 해주는 그의 마음씨를 알아가는 시오리는 자신 또한 남편의 불륜을 용서하지 못해 이혼한 전력을 알기에 자신 또한 그의 가정에 폐를 끼치고 싶지않아 그의 방문을 거절하게된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의 생각은 나지만 애써 잊으려할 즈음 그가 나타나게되고 그의 손에 끼워진 반지의 변화를 알게되지만 그녀 또한 그에게 더 이상은 아무런 말도 묻지않은 채 피곤에 쌓인 그의 어깨를 보듬어 준다.

 

초초난난-

 작은 목소리로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주고 받는 모습이나 남녀가 정답게 속삭이는 모습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말의 발음상 예쁘게 들리는 말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엄연히 불륜을 다룬 소설이다.

유부남과 이혼녀간의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애절하다거나 끈덕거린다거나 지저분한 분위기가 아닌 이런 불륜을 다루는 감성의 소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하는 잔잔함을 전해주는 책이다.

 

무엇보다 둘 간의 감성교류를 진한 애정의 표현수법이 아닌 아주 점쟎은 남성으로 표현되는 하루이치로와 이혼의 상처와 전 남편이 이혼 후에도 꾸준히 엽서를 보내는 정성에도 답장을 보내지 않는 여성으로 나온는 시오리란 여성의 대비는 점차 자신의 마음을 허물고 그와의 대화를 통해서, 장소를 바꿔가면서 나누는 감성의 기류를 통해서, 뭣보다 일본음식에 대한 글의 표현이 맛깔스럽게 나온단 점이 두드러진다.

 

자신은 음식을 해먹지 않고 사먹는 편이란 말로 둘러 말한 것이 거짓으로 들통나게 되지만 이 책에서 표현되는 전래 일본의 전통축제의 모습이나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작가가 음식에 관심이 있다는 말로 대체가 된다. (전 작은 음식을 다룬 책이라고 한다.)

 

음식과 사람간의 교류를 통한 따스한 감정이 자칫하면 분명 불륜을 다룬 소설임에도 시오리란 여성의 올바른 자신의 행동처리 때문에 더욱 빛나보이는 것이 아닌가싶다.

 그 자신이 남편의 용서를 비는 말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결심한 것이 바로 불륜때문인데, 하루이치로를 향한 자신의 감정이 아마도 자신이 또 다른 여인을 자신때문에 상처를 입히고 싶지않은 마음이 앞섰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불륜이란 단어를 가지고도 얼마든지 나름대로의 상상의 나래를 펴서 할 수있는 극대화를 아주 작고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두 남녀간의 감정교류를 기조로 쓸쓸하지만 비난을 할 수도 없게 만든 작가의 글 솜씨 역량에 이런 작품이 나왔겠구나 싶다.

 

피곤에 절은 그의 어깨를 보면서 그 후에 그 둘의 사랑은 어찌어찌 했다라는 결과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현 방향대로 자연스레 흘러가길 바라는 시오리란 여성의 바램대로 소설은 이 단락에서 끝을 맺지만 작가가 아마 다음의 연작을 생각하고 있는 작품이라면 그 둘의 방향은 아주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 할 것같단 생각이 든다.

 

전통적인 기모노차림을 고수하고 있는 시오리란 여성이 일본의 전통문화 생활을 엿보게하는 데 많은 이해를 주고있고, 특히 특유의 일본음식이 연상될 만큼 다양한 생활에서 묻어나오는 음식의 장만과 조리과정는 읽는 내내 신선한 맛을 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풍당당 - 성석제 장편소설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딘지는 모르나 강이 있고  그 주변엔 지천벽이라고 하는 절벽이 있는 곳이 있다.

 

 그 앞 용소에 불법으로 낚시질 을 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처음 이 곳에 발을 들여놓은 여산이란 사람이다

 

이 일대 근처엔 방송국에서 드라마 세트장이 세워진 채로 한 동안 방문객이 오다가 방송 종영이 된 후론 무용지물이 된 곳도 있고 그러다보니 연적으로 세상과는 거리가 먼 곳으로 인식이 된 곳이다.

 

 그런 곳에 서로의 각기 다른 사연을 안고서 들어온 사람들이 있으니  여산을 비롯해서 부잣집 도련님으로 태어났으나, 졸지에 할아버지, 부모가 돌아가시자 모든 재산을 친척인 변호사에게 법으로서 빼앗기다시한 채 울분을 못참아 시도때도 없이 찾아가 돈을 요구한 죄(?)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전력이 있는 박영필, 그런 그가 부인이 죽고 자식들도 나몰라라 하자 전국을 돌아다닌 끝에 소희여사를 만나고 그녀를 따라 들어온 처지, 소희여사는 초혼인 상태로 자식이 있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온갖 정성으로 가정을 꾸렸으나, 남편이 남긴 것은 자신에게 조차 일절의 재산을 주지않는단 유서 한 장_

 

 울분을 삭이면서 집을 태우게되고 현주 건조방화로 몰리지만 경찰의 눈가림으로 이 곳으로 여산을 따라 들어오게 된 여인이다.

 

 한편 여산을 바라보는 백이령은 남편의 정신이상적인 폭행과 강간, 아이마저 죽게되자 이 곳으로 흘러 들어와 해바라기 사랑을 하고 있고, 새미 남매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속 사정을 말하지 안하고 그들 삶 속에 섞여들어오게 된다.

 

이들은 암암리에 서로가 묵인한 채 가족이란 울타리처럼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가며 살아가고 있던 중 새미가 어느 날 마을 근쳐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조폭인 대장 정묵을 위시해서 부하 일부를 만나게되고 촌 구석에 젊은 처자가 드문데다 뽀얀 피부에 아름다운 처자라, 한 순간 나쁜생각을 먹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이 된다.

 

 가까스로 몸을 피신한 새미지만 이내 정묵의 부하인 세동에게 들키고 세동이 겁탈하려는 찰나 새미의 말을 잘 못하는 동생 준호의 손에 큰 부상을 당하게된다.

 

자신의 부하의 몰골을 확인한 대장 정묵은 휘하의 부하들을 훈련시키면서 재차 그 마을을 찾기위해서 애를 쓰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새미를 짝사랑하는 36살의 노총각 산림감시원인 정용석은 마을 사람들에게 보고를 하게된다.

 

 그 동안 자취조차 인식못하고 살아 온 마을사람들은 새미 남매가 마을을 떠나가 주길 바라는 마음이 되지만 의논의 결과 없었던 일로 결정을 짓는다.

 

 조폭의 선발대로 4명이 영필의 노련한 행동으로 자연의 거름으로 쓰고자 모아놓은 야외 변소에 빠지는 일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게되고 조폭의 대장인 정묵을 위시해서 쳐들어온 그들 일당은 준호를 잡는 것을 계기로 마을 사람들과 일대 대결의 결전을 치르게된다.

 

마을 대표인 여산과 정묵의 최후의 대결에서 여산의 공격으로 마무리된 일처리는 영필의 말대로 그들이 나룻배를 타고 떠남으로서 마을은 평온을 되찾는다.

 

유머의 지존인 성 석제가 돌아왔다. -

 

 확실히 그의 문학은 유머와 위트를 갖추지 않고는 읽을 수가 없는 매력을 지닌다.

이 책도 9년 만의 장편이란 반가운 소식답게 읽는 내내 킥킥과 푹의 의성어를 연발시킨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되세겨보게한다.

 아무런 혈연의 인연은 없지만 소희를 어머니로 부르는 여산이나 두 갈래의 해바라기 사랑을 하는 박영필과 백이령의 존재가 갖고 있는 아픔들,  구도자의 길을 나선다면서 일체의 속세와는 떨어진 듯 하면서도 조폭이 마을의 입구를 물어볼 적엔 뜬금없는 말로 혼동에 빠뜨리는 스님의 존재,  의붓아버지에게 당하고 집을 빠져나온 새미 남매를 거두어 준 것은 진정으로 그들이었다.

 

새미의 출현으로 마을이 일대 곤궁에 빠지게되자, 영필의 제안대로 그들 남매의 존재에 대한 흔적을 없앨 요량으로 남매가 스스로 나가주길 바라지만 다른 한 쪽의 진정어린 가족에 대한 의견제시로 무마된다는 것은 어쩌면 현대가족관계에서 바쁘단 핑계로 하루에도 얼굴을 볼까말까한 점을 비추어보건대, 진정한 뭉클함을 전해준다.

 

"사람이 귀하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마주 보인는 내가, 네가 가장 귀하다. 사람 많은 곳에서는 사람 귀한 줄 모른다. 사람들끼리 싸우고 상처를 입히고 죽인다. 몇 명 안 사는 여기서는 그래서는 안된다.  무슨일이 있어도 서로를 위해주고 서로를 보호해야 제가 산다. -p59"

 

소설 속의 가족의 의미를 함축하는 이 말로서 작가는 아마도 우리들에게 가족들이란 친 혈육간만이 아닌 진정으로 하나의 속속들이 서로의 아픈 상처를 보듬어주고 가려주면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해준다.

 

조폭 또한 다르지않다.

 나날이 자신의 위로 치고올라오는 후배들의 무리들 틈 속에 가족이 무엇인지, 정묵 또한 그 조폭들 나름대로의 가족구성원을 이루고 있기에 처음엔 재미삼아 새미에 대한 호기심의 발로에서 시작된 일이 세동의 상처입은 모습에 분개해 다시 쳐들어가는 행동은 조푹들간에도 그래도 믿을 것은 자신들만이다라는 일종의 또 다른 가족의 모습을 비춰주고 있는 것 같아보인다.

 

 성 석제 작가의 유머는 여기서부터 빛을 발한다.

 사실 심각한 상황에서 몰릴 수도 있는 죄를 짓고 들어오거나 상처가 깊어 사람들을 쉽게 믿지 않는 심성의 나약한 사람들과 힘이라면 일가견 있는 사나이들의 대결은 아주 핏빛이 낭자하게 흐를 수도 있는 상황을 자연이 주는 재활동의 유산인 분뇨라는 것을 통해서 심각성의 숨막힘을 트여주고, 여산과 정묵간의 대결은 그야말로 박장대소를 날려준다.

 

 서로의 처한 상황상 빨리 떠나주길 바라는 마을사람들의 심정과 자신의 중요한 부분의 치료가 급한 정묵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순간은 성작가가 아니면 누가 이런 글을 쓸 수있을까하는 생각을 읽어본 독자라면 할 것이다.

 

위급한 상황에 몰린 여산이 들은 것은 바로 준호의 "화뿌이"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친 자식도 아닌 준호의 입에서 바로 아빠란 소릴 듣는 순간 여산의 힘은 온 몸의 기를 모아서 정묵의 중요자릴 급습하는 일대 효과를 가져올 만큼 그 정겨운 소리는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우린 가족이란 사실을 의심없이 각인시켜주기에 확실한 소리였다.

 

서로가 아무런 상처없이 살아갈 순 없겠지만, 아마도 멀리서 포클레인과 불도저와 또 다시 힘겨운 싸움을 겨뤄야함을 익히 알고있는 마을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여지없이 강은 흐르고 그 강 앞에서 그들은 정묵 일행을 배웅하며 내일을 기약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기존의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겨지던 가족이란 의미를 새삼 되새겨보는, 그래서 그 어느 가족보다도 더 위풍당당하단 소릴 듣기엔 충분한 흐뭇한 이야기다.

 

위풍당당하게 유머의 지존으로 돌아온 성 작가다운 문학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카이 이즈 폴링 - 개정판
시드니 셀던 지음, 김시내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사라예보 특파원으로 인기를 얻은 다나 에반스는 그 곳에서 부모와 누나를 잃고 팔 하나를 잃은 카멜을 양아들로 삼으려고 미국으로 데려온다.

 

 학교에서 놀림을 받고 적응을 못하고 있던 카멜과 자신의 연인인 제프와의 만남, 방송일로 눈코뜰새 없는 다나는 저명인사 게리 윈스롭을 방송에 초대를 하게되고 그와 인터뷰를 마치게된다.

 

그런데 게리가 그의 집에서 그림 몇 점이 없어진 상태로 강도에게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그의 집안에 둘러싼 의문이 고개를 들기시작한다.

 

바로 그의 부모는 화재로, 형인 폴은 자동차 사고, 누이인 스키선수인 줄리는 스키장에서 사고를 당해 일가족 전체가 모두 몰살당한것이다.

 

그러던 차 없어진 그림이 값이 나가는 명화가 아닌 평범한 그림이란 점에 이상한 점을 느낀 다나는 방송 간부들과 의논결과 이 사건의 배후에 대해 파헤치기로 하고 취재를 나선다.

 

비서였던 조안 시니니와의 미팅장소에서 그녀를 기다리다 들은 그녀의 자살 소식, 연방조사국의 국장인 빅터부스터의 면담에서 느낀 부정적인 말투에서 이상감지를 느낀 그녀는 죽은자와 의견충돌이 있었던 로저 허드슨과 그의 부인 파멜라를 만나게되고 성의있는 그들 부부의 접대에 감동을 받는다.

 

더불어서 카멜을 돌봐줄 유모소개도 받으면서 한층 신뢰를 가지게되던 차에 이웃집이 갑자기 로마에 있는 유명회사에 입사 제의를 받게되면서 이사를 가게된 사실을 알게되고 사건의 배후 취재 차 로마에 갔다는 그들 부부를 찾지만 없는 사람들임을 알게되면서 더욱 의심을 갖게된다.

 

죽은 자들을 취재하기 위해서 니스, 프랑스로 간 다나는 그 곳에서 장남 폴의 죽음과 연관이 있는 사람들, 딸의 죽음과 연관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차 그들의 아버지인 테일러 윈스롭이 한 때 모스크바 외교관으로 가 있었던 사실을 알게되고 모스크바로 가서 국가 경제 개발부 장관인 샤사 쉬다노프 장군과 면담하게된다.

 

그로부터 만나자는 언질의 약속을 받게된 다나는 크라스노야르스크-26이란 것에 대해 듣게되고 이곳을 방문하게된다.

 

 그 곳에서 플루토륨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하는 곳임을 알게된 다나는 테일러가 조국이 자신들을 배신했단 생각을 갖고 있던 과학자들을 모아서 이들과 함께 리비아, 북한,이란, 이라크, 파키스탄, 중국에 밀반출했음을 알게된다.

그러던 그가 욕심을 부려서 조직적인 움직임에서 탈퇴,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려다 저지를 당해 죽게된 사실을 알고 그 배후에 관심을 갖게된다.

 

그러던 차 샤샤쉬다노프 장군의 제안인 자신의 망명을 돕기위해 로저 허드슨에게 이 사실을 알린 다나는 만나기로 했던 샤샤쉬다노프 장군이 살해됬단 사실을 접하고서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자신과 로저뿐임을 깨닫고 그가 배후의 인물임을 간파하게된다.

 

철저한 감시로 다나의 이웃집에 감시망을 설치한 점, 믿었던 사람들 모두가 한 통속이란 사실을 깨달은 다나는 카멜을 구하기위해 가기로하고 연인 제프는  그런 다나의 저간의 사정을 모두 알게된 후 그녀와 카멜을 무사히 구하게된다.

 

세계적인 작가의 한 사람인 시드니 셀던의 작품의 특징이라면 섹스, 통렬한 복수를 들 수가 있다.

 깊은 밤 깊은 곳에, 초대받은 사람들의 작품들도 그렇지만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를 갖고 있는 작가의 끊임없는 창작력은 이제 더 이상 볼 수가 없는 아쉬움을 주고 있어서 안타까움을 주지만 이 소설은 그간의 작품처럼 긴박함과 복수를 위한 어떤 고난도의 심리전과 계획성있는 여성의 복수는 보여주지 않는 그저 통속적인 일편적인 점을 보이고 있어서 조금은 아쉬움을 준 책이다.

 

서방세계와 극동의 강대국이었던 옛 소련의 체제, 그리고 강력한 풀루토륨의 밀반출과 자신의 이익을 채우기위한 인간의 끊임없는 욕심에 희생당한 한 가문의 몰락을 취재해가는 다나란 여인을 내세운 이 책은 그녀가 이 사건의 실마리와 해결을 보여주기위한 지루하게 깔아놓은 등장인물들의 생명감이 없어졌다.

 

카멜의 등장이나 제프와 그의 전 처의 등장과 그녀와 다나와의 관계속에 사건의 해결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은 결국 이 한 사건때문에 모든 사람들을 많이 등장시키지 않았나하는 점도 들게한다.

 

아마도 영화로 보게된다면 전 세계적인 로케이션이 필요할 성 싶기도 하고 추락하는 비행기나 헬리콥터의 긴박함을 영상에서 보는 듯한 느낌의 필치는 좋지만  셀덴의 전작들을 기억하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조금은 실망감을 느낄 수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이용하고 죽음을 맞이한 테일러나,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은폐하려한 로저의 몰락은 어디서건 지나친 욕심은 추악한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교훈적인 암시도 들어있어서  그래도 셀던이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봄직한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리5구의 여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하이로 영화학과 교수인 해리는 여 제자와의 스캔들로 졸지에 모든 직위를 잃고 아내인 수잔과 딸인 메건의 무시를 등뒤로 하고 쫓기듯 파리에 도착한다.

 

 동료 교수의 추천으로 묶게된 호텔의 직원의 불친절과 감기 몸살로 인해 뜻하지 않게 며칠을 묵게되지만 이마저도 돈이 거의 없는 상태이다.

 

그런 그에게 터키 불법체류자로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던 사람의 도움을 받게되고 마땅히 갈 곳이 없는 그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파리 10구의 이민자들로 가득찬 아파트를 소개받는다.

 

하지만 그가 어이없게도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서 고국으로 추방당한 사실을 알게 된 해리는 그가 살던 방으로 이사를 가게되고 자신이 꿈꿔오던 소설쓰기과 영화관 찾아서 영화를 보는 것으로 소일을 삼는다.

 

어느 날 자주 들르던 카페에서 일을 보는 터키 청년으로부터 밤 사이에 건물 경비를 보되 일정의 암호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만 문을 열어주고 결코 무슨일을 하는지에 대해선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 보수도 정확히 받을 수있고 소설도 쓸 시간이 있음을 듣게 된 해리는 그의 요구조건에 응하게된다.

 

이멜로 딸과의 연락을 알게 된 수잔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해리는 동료교수의 소개로 파리의 사교 살롱에 출입을 하게되고 그 곳에서 50대 초반내지 중반의 아름다운 여인 마지트를 만나게된다.

 

 한 순간에 반한 해리는 그녀와 연락을 주고받게되고 그녀가 정한 일정한 시간 내에 방문을 하게되면서 서로간의 사랑도 하면서 자신의 저간의 사정얘기도 들려주게된다.

 

 그런데 자신에게 불친절했던 호텔 직원이 차 사고로 죽게되고,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던 오마르가 죽게되자  파리 경찰은 해리에게 의심을 던지면서 사건을 해리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게된다.

 

괴로운 심정에 마지트에게 얘기를 하던 해리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위해 경찰에게 마지트의 신분을 말하게되지만, 그녀는 이미 1980년에 자신의 남편과 딸이 죽자 자신도 자살로 마감하면서 죽은 여인이란 사실을 알게되면서 해리는 곤궁에 빠지게된다.

 

 만나기로 한 시간에 그녀의 집으로 간 해리는 그녀의 존재에 대해 추궁을 하게되고 죽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맘 속으로 한때나마 그러길 바랬으면 하고 생각하던  일이 현실에서 마지트가 그렇게 되게끔 움직였단 사실, 그녀의 존재은 이미 현실의 사람이 아님을, 듣게되면서 해리는 그녀의 곁을 떠나길 바라지만 마지트는 오히려 그럼으로써 해리의 주변에 좋은 일은 없을 것이란 말을 하게된다.

 

그러던 차에 딸 메건이 사고로 인해서 중환자실로 가게 된 사실, 수전과 불륜을 저지른 학장의 포르노 영상 사건이 터지면서 이 모든일이 다시 한 번 마지트의 소행임을, 또 파리경찰로부터 자신의 혐의가 벗겨졌단 사실, 자신이 그 곳에서 전공한 영화학과에 관련된 강의를 하게 된 사실들도 모두 마지트가 행한 일임을 알게 된 해리는 마지트가 원하는 대로 하기로 약속을 하게되면서 딸 메건은 회복이 되고 수잔과의 관계도 회복이 되는 결과를 얻는다.

 

요술램프 속에 사는 요정 지니는 주인님이 원하는 것이면 뭐든지 들어주는 만화영화가 있었다.

 그 만화영화를 보면서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이라면 다 들어주는 지니같은 사람만 있다면 세상 근심없이 살 수있을 것 같단 생각을 하게됬는데, 이 소설은 마치 해리가 현실속에서 지니를 만난것처럼 자신이 뜻하는 대로 , 비록 사악한 맘에 그렇게하라고 바라지는 않았지만 영혼의 마지트란 묘령의 여인은 실제로 현실에서 이뤄준 이다. (사람이라고 쓰기엔 왠지 유령같은 존재이기에  쓰기가 뭣하다.)

 

부인이 이미 자신보다 불륜을 저지른 사실도 모른 채 자신이 사랑한 여 제자와의 스캔들로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남자가 자신의 복수를 모두 이루고 죽은 마지트란 여인을 만나면서 겪게되는 이 소설은 해리 자신이 자신의 영혼을 그녀에게 넘기지는 않았지만 섹스를 함으로써 어떤 일말의 자신의 한 부분을 허락했단 의미로도 해석될 수있겠다.

 

이미 자신의 모든 일거수를 담보로 잡힌 상태에서 벗어나려한 해리에게 마지트는 결코 그것을 용납하지 않은 채 더욱 가혹한 현실의 결정권을 주게 함으로써 결국은 평생 같은 시간대에 잠시나마 이승에서의 만남을 전제로 다시금 관계회복을 하는 여인으로 나오지만 이것을 기반으로 해리는 자신의 소설의 한 모티브로 삼을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작가의 넓은 상상력에 공감을 표하게된다.

 

전작을 읽어 본 독자라면 선택의 고민없이 집어들게되는 책인 만큼 이번 책도 그렇지만 전작에서 보여지던 분위기와는 조금은 다른 방향선회를 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신선감을 주는 책이다.

 

 “우리는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영화관을 찾지만 사실은 영화관에서도 현실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영화 속에도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탈출하고자 하는 세계를 영화에서 다시 보게 되는 셈이죠” -9p

 

소설 속의 윗 구절처럼 현실의 괴로움을 도피하고자 잠시나마 상상속의 영화관을 찾는 우리지만 해리처럼 우리도 여전히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 현실에 다시 맞부닥치는 생활의 모드로 돌아간다는 점을 생각할 때 어쩌면 해리의 선택이 일순간 조금은 그나마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된다.

 

예술의 도시라는 별칭답게 화려하기만 할 것 같은 파리라는 도시 안에서도 파리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방인을 생각하는 태도, 특히 터키 이민자들과 아시안인들의 이민자들, 아프리카 이민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나타내는 대사들은 같은 하늘 아래 달동네, 해동네 있듯이 천자만별의 파리 10구의 지저분한 구역 안에서 근근히 살아가는 이민자들의 현실적인 삶의 모습과 파리 5구의 파리지엔들이 사는 모습의 비교는 작가의 세심한 필치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정말 마지트란 여인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과연 나는 무엇을 간절히 원하게될까? 생각하니 손에 꼽아도 넘쳐서 정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