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후회되는 한 가지 - 우리 시대 명사 50인이 지난날에 보내는 솔직한 연서
김정운.엄홍길.안성기.박경철.공병호.조영남.김창완.정민.승효상.김형경.이지성.김홍신.조수미 / 위즈덤경향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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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간들이란 항상 무슨 일을 함에 있어서 뒤늦은 후회를 하게된다.

 

 그것이 망각이라는 또 하나의 선물이 내려져서 쉽게 잊혀지고 다시 후회를 하고 인생의 뒤 안길로 향하는 나이대라면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경우가 다반사일 것이다.

 

 내노라하는 이름있는 명사들이 자신들의 인생길에서 후회되는 한 가지일을 담담히 적어놓은 책이다.

 

 5장으로 크게 구성이 되어있는 이 책에는 이런 명사들도 우리와 같은 후회되는 일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하게 만든다.

 

사회적으로 방송매체나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는 그들도 한 때는 젊은 시절에 해 보고 싶었으나, 나라의 상황상  허락지 못해서 그만 둔 해외여행의 안타까움, 그것이 지금의 보다 덜 고생스럽지 않은 길로 다시금 여행을 할 수는 있으나, 결코 다시는 오지 못할 20대의 청춘시절에만 느낄 수있는 경험을 누리지 못했단 아쉬움을 적은 글귀에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 길에 읽었던지라 부모님에 대한 후회를 드러낸 내용에는 왜 이리 주착없이 눈물이 흐르는지, 서둘러서 눈에 뭐가 들어간 것처럼 눈물을 닦게 된다.

 

 물론 이런 생각도 들었다.

시에서 나온 것처럼 두 갈래의 길이 있어서 한 갈래의 길을 선택하고 보니 나중에 혹시 다른 길을 갔더라면 지금보단 덜 후회스럽진 않겠지 하는 맘을 드러낸 구절엔 어느 정도 사회적인 명성을 이룬 분들이라서 이미 가 본 길에서의 성공을 경험하고 나서일수도 있다는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하나 느낀 것은 인생에 있어서의 공짜는 없다는 사실이다.

 

 오늘 날의 명성도 알고보면 그런 젊은 날의 후회가 있었고 열정적인 노력, 치열한 삶에 대한 경험이 있었기에 하고 싶었던 일 대신으로 보상을 받지 않았나하는 생각이다.

 

성악가 조수미씨도 그렇고, 안성기 씨도 그렇고, 산악인 엄홍길 씨도 그렇고 ...

 

누구든 하루를 살아감에 있어서 24시간이란 시간은 동일하지만 이들 명사들이 걸어 온 길엔 아픔과 슬픔, 그리고 뒤늦은 후회가  다시는 이런 일을 되풀이 하지 않겠단 생활철학의 한 면도 보이는 구절이 인상적이다.

 

우리 평범한 사람들도 그렇지 않은가?

 

부모와 형제간의 이견으로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게되고 또 후회를 하게되고...

 

하지만 이 책을 덮고 난 지금은 많은 반성과 따뜻함을 주기에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한결 푸근해짐을 느끼게된다.

 

 

특히 한 인사의 글이 끝나고 나서 유명인들의 짧은 잠언 같은 글귀는 책의 구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우리네와 다를 것 없는 명사들의 후회 한 가지를 통해서 나의 모자람과 동질성도 발견하게 되는 이 계절에 딱 맞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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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가꾼다는 것에 대하여
왕가리 마타이 지음, 이수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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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년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의 생태 에세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에 대하여 깊은 고찰과 점차 사막화되가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직시한 생태 보고서이기도 하고, 그 안에서 점차 피폐해지고 삭막해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해결 방안과 제시를 내 놓은 책인 만큼 자신이 자란 온 아프리카의 현실을 잘 드러낸 책이다.

 

 지구 환경의 변화를 다룬 다큔멘터리를 보면 북극의 곰이 얼음 위를 둥둥 떠다니는 장면, 매년 태풍과 폭우, 가뭄으로 몸살을 않고 있는 상태의 화면의 전말엔 지구의 기후 온난화가 주범으로 되어있고 이러기까지에는 인간의 탐욕이 도사린 까닭이 원인이란 말로 시작되는 이 책에는 과거 자신의 어릴 적의 기억의 모습이 존재하고 있다.

 

동물을 잡아서 축제나 조상에게 바치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동물의 아픔과 고통, 두려움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부터 강에서 잡는 고기까지의 수량까지 일절 욕심을 부리지 않는 가운데 자연의 한 일부로서 같이 동참해 나가는 생활을 했던 유년이 모습이 어느샌가 식민지화 정책의 일환으로 전 국토의 황량화를 재촉한 백인들의 무자비한 정책을 비판하면서 그들의 탐욕으로 인해 나무의 수가 점차 줄어드는 계기를 만들었단 역사적인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다.

 

1977년 부터 시작된 세계 최초의 그린벨트 운동을 시작한 왕가리의 호소짙은 주장의 일말엔 멀리서 바라 본 우주인들의 느낌부터 시작해서 진정으로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 내가 살아갈 수있는 길의 첫 걸음이요, 내 후손들까지 대대로 이어져 살아갈 수있다는 주장엔 박수를 쳐 주고싶다.

 

이러한 일말의 그린벨트 환경을 하기 위한 조건에 대한 생각과 그 제시에는 환경의 문제점에서 극한되지 않는 다른 관점에서 봐 줄것을 호소한 내용에 관심이 가게 만든다.

 

 

 나무의 이용이 헛되이 사용되어가고 있는 콩고의 숲을 방문해서 그 곳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벌채를 하고 있는 현장, 나무 한 그루를 심기 시작함으로서 그것이 여성들의 자발적인 사회활동으로 이어지며 더 나아가 생활에 필요한 이기 문명을 건전하게 사용 할 수있는 길임을 주장한다.

 

 자신이 믿고있는 카톨릭의 교리서부터 성경의 예수님 말씀, 일본의 선 불교와 아껴쓰기 운동의 실천을 행하고 있는 현장을 보고서 느낀 충격, 이슬람, 유대교.... 모든 종교를 막라하고 그 안에서 행하고 실천했던 종교지도자의 말씀과 그 안에서의 나무가 있음으로해서 중요한 삶의 원천을 느낄 수있는 예시의 대목들이 인상적이다.

 

 

우리도 언젠가는 자연의 한 일부로 돌아가는 존재이기에 내 한 삶의 풍요를 위해서 낭비하는 삶이아닌 지구의 나무 한 그루를 심음으로써 확대되어 가는 전 지구의 녹색의 푸름을 이룰 수있는 방안의 제시와 그 안에서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게 될 우리의 후손들 미래를 위한 첫 걸음임을 자각하게 만드는 책이기도하다.

 

 며칠 전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기구유치가 된 녹색기후기금이 설립이 됨으로써 선진국들의 개발도상국가에 대한 환경의 고지를 좀 더 자각하게 할 수있는 계기가 되는 이것을 기점으로 그간 아프리카에 대한 녹색의 환경조성에 이바지한 왕가리도 천국에서 무척 반가워할 소식이란 느낌이 든다.

 

 자신들의 무분별한 식민지 정책으로 인해서 피해를 입게된 되에 일조를 한 선진국들의 뒤늦은 발걸음이긴 하지만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때란 생각보다 발빠르게 지구의 녹색환경을 이루기위한 첫 삽이란 생각으로 미래의 우리 후손들에게도 떳떳할 수있는 시발점이 되었음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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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청소법 - 걸레 한 장으로 삶을 닦는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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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해 나가다보면 사회생활, 가족간의 의견대립,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한시도 조용하게 내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기란 쉽지가 않다.

 

 내 경우엔 화가 나면 주로 청소를 하게된다.

의도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손에 뭐하나 집히는 것이 있으면 그것이 점차 반경을 넓혀가더니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책장, 옷장, 주방까지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하다보면 땀이 나기 시작하면서 나도 모르게 화가 점차 한 곳(청소하고 있는 곳)에 몰두를 하게되고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열중하고 있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저자는 일본의 스님으로서 대학교수, 정원디자이너로서 활동하고 있는 분이다.

 

그런 분이 왜 유독 청소라는 단어를 넣은 책을 내게 됬을까?

 

바로 청소란 단어가 주는 넓은 의미의 폭 넓고 깊은 생활에서 실천할 수있는 내 자신의 수양과 선 이란 불교에서 실천하고 있는 수양법을 적용해서 쉽게 실천 할 수있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되는 책이다.

 

 일단 청소란 마음을 닦는 것이란 말로 서두를 꺼내면서 집에 초대해 갔을 때 우선 마주치게 되는 현관이란 말이 불교에서 처음 사용되던 말이라는 유래의 뜻으로 시작해서 청소를 함에 있어서 집착을 버리라고 말한다.

 

 즉 어떤 것을 처분할 때의 재 사용의 여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그렇게 해서 다시 새 생명으로 태어나서 우리에게 다시 사용할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의 청소정리법, 재활용 가게나,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방법, 그리고 청소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간의 심성이 느낄 수있는 마음가짐의 차이법(아마 이 부분을 읽어나가는 독자라면 뜨끔할 정도를 느끼는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다. ) , 아침의 청소가 저녁 청소보다 더 크게 와 닿는 느낌의 표현이 참으로 다가온다.

 

 청소라고 만만하게 볼 수없는 것이 청소가 주는 부담에서 우선 헤어나오기 위해선 계획적인 청소법이 필요함을, 불가에서 행하는 수행의 방법을 비교해 가면서 실천해 볼 것을 권하는 것에는 의미가 깊게 다가온다.

 

 

청소를 함으로써 무아지경에 빠지는 순간 그 순간이 나 자신을 정화해나가는 순간이며,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심플 그 자체의 생활로 돌아가 단순하고도 청결한 삶을 유지할 수있단 말로 이끌며, 일부러 헬스 센터에 가서 운동하는 좋은 것이지만 청소를 통해서 느껴지는 온 몸의 신체사용이 주는 상쾌함, 아침 청소 5분을 끝내고 할 수있는 좌선을 통해서 한층 더 나의 맘을 정화시킬 수있단 글과 그림을 실제 생활에도 이용해 볼만한 유용한 정보로도 손색이 없다.

 

 지금 내 주위에 온갖 부주의함에, 정리하기 귀찮아서 그대로 놔 둔 것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둘러보게 되는 책이다.

 

청소를 함으로써 주위와 내 자신이 정화가 됨을 알게 해 주는 단순하면서도 실 생활에서도 간단하게 실천할 수있는 것이라서 부담없이 읽히고 종교를 떠나서 오늘 부터라도 당장 실천해 봄이 어떨지...

 

****참고로 책 끝 말미에 좌선을 함으로써 하루를 차분하고 활기차게 보낼 수있는 방법을 적어본다.

 

                                                    ----좌선 방법---

 

방을 정리하고 좌선 할 장소를 정한 다음, 딱딱한 쿠션이나 방석을 준비합니다.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시간을 골라 몸을 조이지 않는 복장으로 행합니다. 양말을 벗은 후 액세서리나 시계등은 풀고 벽을 향해 앉습니다 (좌선용 방석이 있는 사람은 그것을 사용합니다. )

 

1. 다리의 자세 : 쿠션이나 방석을 반으로 접어 앞쪽에 엉덩이를 가볍게 올리고 결가부좌를 합니다. 그날의 몸 상태나 체질을 고려하여 앉는 데 무리가 없도록 합니다.

 

2. 손의 자세 : 오른손 위에 왼손을 얹고, 양 엄지손가락을 붙여 달걀 모양을 만들어 다리 위에 얹습니다. 엄지손가락에 많은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 합니다.

 

3. 상체의 자세 : 양 무릎과 엉덩이의 삼각점에서 상체를 지탱하고 등줄기를 바로 펴서 양어깨의 힘을 빼고 허리를 안정시킵니다.

턱을 당겨 꼬리뼈와 두정부가 일직선이 되도록 의식합니다.

 

4. 시선 : 눈을 반 정도 뜬 상태에서 시선을 사선으로 45도 떨어뜨려 약 1미터 앞을 봅니다. 눈을 완전히 감으면 졸음이 오기 쉬우므로 감지 않도록 합니다.

 

5. 좌우로 흔들기 : 상반신을 추처럼 좌우로 흔들다가 서서히 흔들림이 적어지게 합니다. 좌우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는 위치에서 멈추고 상체를 똑바로 안정시킵니다.

 

6. 호흡방법 : 편안한 자세로 2,3회 크게 숨을 토하고 심호흡합니다. 그후 단전을 의식하면서 천천히 코부터 복식호흡 합니다. 자신의 페이스로 세심하고 깊게 호흡합니다.

 

7. 주의 사항 :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른다면 '이래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그대로 둡니다. 잠깐 있으면 그 생각은 저절로 사라져 조용한 마음으로 되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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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놀이 - 대검찰청 마약수사마스터와 히로뽕
전동하 지음 / 나남출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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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로 일하고 있는 백강훈이란 사람이 죽마고우인 한 때는 잘 나갔던 H증권에서 일하다 필로폰 투약이 들통나 퇴사를 당하면고 살던 친구 윤진호를 사건 현장을 덮치는 과정에서 만남을 가지면서 글이 시작이 되는 이 소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의 마약범들을 추적하고 잡기까지의 이야기를 각기 다른 상황에서 부닥뜨리는 실감나는 체험의 현장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이 책 자체가 저자와 고교 동창인 '대검찰청 마약수사마스터'의 수사 체험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쓰고 있기에 어찌보면 르포 형식을 취했다고도 할 수있다.

 

 일생의 한 번의 실수로 법의 선처로 단약을 하기 위해 국립치료소로 행하는 윤진호가 끝내는 필로폰에 이어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판결나기까지 어느 병원에서 볼 수있었던 염산날부빈의 그릇된 유통과정과 그  속에서 윤진호가 판매원으로 다시 발을 들여놓게되어 다시 심문을 받게되는 과정이 실감있게 전달이 된다.

 

 어느 특정인들만을 골라서 사용하는 것이 아닌 히로뽕이란 불리는 필로폰의 판매망과 제조근거지를 두고서 강훈과 마약수사과의 사람들이 벌이는 전쟁은 어느 때는 자신이 심어놓은 정보원이 죽음을 맞게되는 경우도 있고 조직력을 앞세워서 허수아비 거짓 자수를 하는 젊은 청춘들의 모습, 전직 교사, 전 국회의원 딸까지 그 범위는 실로 방대하다.

 

 그렇다고 손만 놓을 수는 없는 현실에서 다가오는 직업에서 오는 회의를 드러내는 대목은 우리가 그간 몰랐던 그네들의 삶의 애로사항, 일선 경찰들처럼 가정은 뒷전시 할 수밖에 없고 적은 인원이다 보니 승진의 문제점과 처우문제를 드러내는 부분은 다시 한 번 깊게 심사숙고를 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준다.

 

본격적으로 마약수사과가 신설된 이후로 우리의 실 생활에 소리없이 파고드는 마약이란 존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과정에서의 필로폰이 우리나라에 침투를 하기까지의 역사적인 과정, 중국 당국의 엄격한 마약사범에 대한 처리에는 그 전 그들의 역사인 아편전쟁이 주었던 교훈을 다시는 밟지는 않겠다는 정책처럼 보이고, 마약의 여러종류의 제조과정, 마약을 함으로써 자신이 어떻게 피폐해 가는지에 대한 인생의 여정이 윤준호란 인물을 내세워 보여주고 있기에 마약범이기 전에 죽마고우였던 동창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긴 강훈의 마음이 아프게 전해져오기도 한다.

 

 전 국민에게 마약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자 그간의 자료협조를 해 준 작가의 동창은 물론이고 이 책을 통해서 어떻게 마약이 실 생활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며들 수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기에 천국놀이는 곧 지옥으로 가는 길임을 뼈져리게 느낄 수있는 책이다.

 

신이 천지만물을 창조했다. 그러기에 양귀비도, 코카나무도, 마황도 모두가 신의 창조물일 수밖에 없다. 그것들로부터 마약류를 추출하거나 합성해 낸 건 인간이나, 인간 역시 신의 창조물일 뿐이다. 신이 만물을 창조하고, 인간이 마약류를 발견했다면, 그것은 곧 신이 인간의 손을 빌려 마약류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남이야 뭐라 하든 적어도 나의 판단으로는 그러하다.

 

신은 왜 마약류라는 괴물을 만들었을까? 어디에 쓰려고? 가뜩이나 불쌍한 인간들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주려고? 신은 인간들로 하여금 사악한 욕망을 경계하도록 가르치기 위해 그것을 만들었다. 쾌락과 황금만을 끝없이 좇지말고, 단 한 번뿐인 생을 보다 소중한 가치를 추구하며 성실하게, 진지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가도록 하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 그것을 만들었다. 그것은 곧 현대판 금단의 열매임에 틀림없다. 나 같은 뽕쟁이는 왜 만들었을까? 그 열매에 함부로 손을 댄 자들의 말로를 생생히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 일종의 교육보조재다. 신은 만인이 반면교사로 삼아야만 할 교보재로 활용하기 위해 마약쟁이들을 만들었다. 그것이 억수처럼 쏟아지는 빗속에서 가까스로 찾아낼 수 있었던 나만의 해답이었다.  -p 382~383 (윤진호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강훈에게 부친 편지의 내용 일부)

 

 

 곳곳에 마약계에서 사용하는 은어, 술 한잔이 필로폰 한 대를 뜻한다는 식의 말을 알 수있는 기회이기도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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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메 그린다 - 그림 같은 삶, 그림자 같은 그림
전경일 지음 / 다빈치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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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미술시간에 보는 책 안에는 유명화가의 그림이 들어있고 입체파니, 인상파니, 추상화니, 아그리파의 석고상을 두고 그려보는 시간등등...

 

미술을 전공으로 하는 학생이 아닌 이상은 그저 책 안에 소개된 그림을 기본으로 화가의 이름과 그림을 연계해서 공부한 기억이 난다.

 

 그 중에서도 국어 교과서나 국사 교과서에 나올법한 우리나라의 조선시대의 한 때를 풍미했던 화가들을 집중적으로 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조선이 무엇이던가?

 

 호국불교의 기치를 내세웠던 고려를 무너뜨리고 중화사상에 입각한 새로운 청사진을 배경으로 그리던 나라가 아니던가?

 

 이 책에는 조선의 내노라하는 이름과 그림에 익숙한 화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미처 못 알아보고 그림만 익혔던 화가들의 인생과 그림이 곁들여진 멋진 책이다.

 

 조선의 신분계급의 타파를 못 무너뜨린 채 자신의 갇혀있는 신분에 울분을 삭힌 사람, 그것을 잊고저 오로지 자신의 능력이 주어진 그림이란 세계에 매진한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던 한 때나마 행복을 누렸을 사람들인 안견, 김홍도, 장승업, 이정, 김명국....

 

내노라하는 그들의 그림과 함께 곁들여진 그림속의 작가의 심중이 들어있고, 작가가 무엇을 나타내려 했는지에 대한 통찰의 비교가 색다르게 다가온다.

 

 서자로서 역관으로서, 왕족의 서자출신이라서, 양반들의 위시하는 세계속에 같이 동참을 할 수없었던 그들이 오로지 미칠 곳은 술과 여자, 그리고 그림이었다.

 

뛰어난 재주임에도 불구하고 당파에 휘둘려, 역적의 자손이라는 것 하나로, 그들의 재주를 가상히 여겨 요즘으로 말하면 인맥을 통한 소개형식으로 도서화에 들어가게되는 경우가 태반사지만 결국엔 이마저도 그들을 멀리하려는 자들로 인해 자신의 뜻을 펼칠 수없었던 조선의 모습 한 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신윤복의 기생 그림하나로 전국적으로 유행의 선도역할을 했다는 점은 정말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

 

가채머리의 무거움을 이기지못해 죽었단 사실, 한복의 길이가 짧아지고 치마길이가 기생들 저리가라 할 정도의 유행이 양반가의 아녀자까지 착복을 했다는 사실은 신윤복의 그 전까지의 그림의 행태습작을 타파한 새로운 혁신의 그림창조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순간포착이란 말을 연상하게하는 김득신의 그림세계, 달마대사로 유명한 김명국의 그림, 당시의 그림의 추세를 뒤집고 외야 분야에 속한 풍속화를 그림으로써 조선이란 500년 역사에 중국이 주도하던 그림의 세계를 조선만의 화풍으로 만든 이들의 그림세계를 맛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의 유명대학의 동양학과 신설의 유래를 읽는 과정이 그래서 더욱 감동스럽게 다가온다.

 

 신분이란 무엇이기에, 이리도 그리 잘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의 기개를 맘껏 활용하지 못한 제도의 빈약성과 인간의 차등을 두었던 조선이란 나라의 기조에 대한 반발도 생기고, 그럼에도 추사 김정희의 뒤를 끝내 넘어서지 못한 제자 허련의 일생도 쓸쓸하기만 하다.

 

여러 사람들의 기구한 운명엔 술이 항상 있었기에 그들의 재주가 좀 더 활짝 만개할 수있었던 시기를 일찍 거두어간 점도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나마 책을 통해서 본 유일하게 제 수명다하고 만수를 누린 화가란 정선 밖에 없단 사실엔 그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엿보게 하기에 지금의 연예인 자기관리를 연상시키게 하기도하고, 같은 시기의 서양의 역사를 견주어 보건대 너무나도 그들의 재주를 몰라라한 나라의 그릇된 제도에 다시금 안타까움을 주는 느낌이 큰 책이다.

 

하지만 작가가 그림을 통해서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당시의 시대상과 맞물린 그림이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곁들인 글은 학창시절 숙제로 해오던 화랑을 방문해 그림을 보고 뭔 느낌인지도 모른 채 느낌을 적어보던 그 때와는 확연히 다른, 그들의 그림세계에 흠뻑 빠질 수있는 기회를 제공했단 점에서 한 번쯤은 그림을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읽어 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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