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나 - 왕을 만든 사람들 그들을 읽는 열한 가지 코드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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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나, 현재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 곁엔 항상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 곁에 '내 사람'이란 인식의 참모들이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란 것은 참 많은 것을 보여준다.

 

과거의 행적과 그 당시의 사회상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데 어떻게 이를 거울삼아 볼 것이며 취할 것은 취해야함을, 저자는 다양한 사례들을 연구해 이번에 왕이 주인공이 아닌 조연에 해당하는 참모에 대한 일을 역사적인 사건 속에서 다뤄서 눈길을 끈다.

 

우선 목차를 보면, 저자의 역대 집중인물 탐구가 눈에 뛴다.

 

1 어젠다_비주류, 주류사회를 바꾸다: 김유신


2 헌신_충심으로 고려를 세우다: 신숭겸·배현경·복지겸·홍유


3 시야_내부의 지분 대신 더 넓은 곳을 바라보다: 소서노


4 사상_생각의 힘으로 세상을 뒤집다: 정도전


5 시운_평생 할 말 다 하면서 고종명하다: 황희


6 정책_보통의 군주 아래 삶의 변화를 이끌다: 김육


7 기상_전통을 지키려다 쿠데타를 맞다: 천추태후


8 악역_나라를 위해 희생할 운명을 받아들이다: 강홍립


9 실력_성실과 기술로 한양도성을 쌓다: 박자청

 

10 맹목_목적 잃은 권력을 탐하다: 인수대비


11 역린_참모는 참모일 뿐, 선을 넘지 않는다: 홍국영

 

 

그 중엔 익히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박자청이나 고려의 헌신들 같은 경우엔 그다지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던 사람들도 보인다.

 

 왕이란 자리는 천명이 있어야만 오를 수 있는 자리라고 했다.

아무리 적자라할지라도 시대의 흐름과 주위의 어떤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서 순조롭게 왕위를 계승한 왕이 있는가 하면, 김유신처럼 자신과 같은 비주류의 김춘추를 선택함으로써 자신이 왕위에 오르기 보단 김춘추를 통해서 자신의 가야계 출신의 입지를 신라 내에서 강화시킨 참모의 면모가 돋보이는 인물도 있다.

 

그런 반면 대장부 이상의 패기와 결단력을 가진 소서노와 천추태후 같은 여성들은 자신의 공로를 생각해 땅 다툼보다는 더 이상적인 건설로 방향을 튼 사례와 더불어 여성이란 곱지않은 시선에 과감히 전 왕대에서 행한 정책에 반한 추진력을 하다 뜻을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사례도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대의 왕들 곁엔 어떤 참모가 자신을 도와주는냐에 따라서, 또 자신의 뜻과 부합한 인재를 등용함에 따라서 정치의 일변도와 주변의 정세, 그리고 왕 자신의 앞 날에 그들이 미친 영향이 컸다는 점을 알 수가 있다.

 

 백성을 위한 정책을 펴 나감에 있어서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김육 같은 사람,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그의 뛰어난 능력을 평가해 기용되어 지금도 서울 곳곳에 그의 건축이 남아있는 박자청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신분을 떠나서 왕이 된 사람은 그 어떤 여하를 막론하고 현재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며, 이를 정책의 한 방향으로 끌로 가기 위해선 왕 자신의 소신도 중요함을 많이 느끼게 해 준다.

 

 당시의 백성을 위한 정치라고 하나 대신들의 뿌리 깊은 기득권층의 내려놓기를 거절하는 정책엔 지금도 왜 이리 비슷한 경우들이 많은지, 역사를 공부하는 우리로선 이해를 하기 어려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님을 절절히 느끼게 해 준다.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저자는 한 차트 끝 마무리엔 따끔한 일침도 곁들여 주기에 우리의 역사를 다시 들여다 보게되는 계기를 충분히 느끼게 해 주는 살뜰함을 보여주는 책이다.

 

 참모는 참모일 뿐, 황희 같은 사람들이야 시대에 따른 힘든 점도 있지만 그가 모신 왕들이 그의 참 진면모를 이해해 줬기에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할 수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역시 왕이란 자리는 올라간 그 순간부터 자신의 진정한 참모의 충고와 시행 정책에 따른 주도권의 강화를 위한 정책, 그리고 당시 대국이라고 일컬었던 중국에 대한 사관 자체에 좀 더 다른 시각의 견제를 했더라면  우리의 역사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란 안타까움이 내내 지워지지 않게 하는 책이다.

 

리더쉽이란 말이 많이 떠올랐다.

리더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뜻 관철과 그를 이행하기 위한 과정에서 여러 참모들의 도움이 필요하기 마련이고 자신의 이상과 부합된 참모를 맞이한다면 더 할나위 없는 이상향이지만 참모 또한 자신의 위치를 각인하고 뜻에 맞는 호흡을 유지한다면 리더나 참모나 , 더 나아가 그들이 가꾸는 세상의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있는 힘의 원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현재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나 자신의 위치에서 필요한 결단력이 필요한 시점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어떤 방향제시를 해야할 지 많은 도움을 줄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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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그릇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8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병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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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철 가마타 역의 토리스 바에 젊은 남자와 50대 가량의 남자가 들어온다.

 그들의 말투 속엔 은연중 "가메다는 지금도 여전하지요?" 란 말투 속에 도후쿠 지방 사투리가 섞여있었고, 다음 날 50대 남자가 가마타 역에서 변사체로 발견이 된다.

 

추적한 결과 죽은 사람은 51세의 전직 경찰관 출신인 미키 겐이치-

죽은 지몇 주만에 행방불명 신원신고를 한 양자 덕분에 그를 알 수있게 되었고 이후 형사 이마니시 에이타로와 요시무라는 주위의 증인들의 말을 종합적으로 들은 후 가메다란 인물을 추적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건을 혼란에 거듭을 하다 가메다란 것이 인물이 아닌 지방을 가리키는 말이요, 도호쿠 사투리는 정말로 똑같다고 착각할 만큼의 이즈모 사투리란 것을 알게되면서 활기를 띠게 되지만 범인의 신원 자체는 베일에 쌓인 채 공식수사를 접게된다.

 

한편 일본의 기성세대의 일을 부정하고 새로운 활동과 활발한 자신의 주장들을 내세우는 젊은 예술인들 모임인 누보그룹을 우연히 보게 되고, 이마니시 형사의 집 주위에 있던 여인의 자살과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 배우의 죽음, 연이어서 촉망받고 있는 평론가 세키가와 시게오가 알고 있던 여인 에미코의 죽음은 이 사건과 관계가 있음을 파헤치는 과정이 그려진다.

 

 지금의 일본의 문학의 한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회파 미스터리 시원을 만든 장본인인 이 소설가의 작품을 대하면서 느낀 점은 쓰인 시기가 일본의 50년대와 60년대의 사회상과 발전, 그리고 그 안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시골스런 분위기의 마을 풍경 속에 도사리고 있는 공습 속에 폐허가 된 이점을 이용한 범인의 수법이 절묘하게 떨어지게 그려진 점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없었다.

많은 인식이 변화되었다지만 한센 병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문둥병이라고 불렸던 기억이 난다.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소록도란 곳에 모여 산다는 기억이 있는데, 이 소설에서도 범인은 자신의 과거를 둘러싼 모든 것을 묻어두려 시대에 몰아친 공습을 이용해 호적 세탁을 하는 과정과 그것을 추적하는 이마니시 형사의 집요함이 뛰어나게 그려진다.

 

 실상 범인의 흔적조차도 알 수 없었던 살인사건의 열쇠가 단 가메다란 단어에 달렸고 그것을 역 추적해 나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의 살인사건과 그 살인방법의 교묘함을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시대의 불합리한 모순을 함께 꼬집는 면도 보여준다.

 

 흔히 소설의 추적신은  연속된 긴박감 속에 이뤄지는 범인과 추적자의 두뇌게임을 어떻게 독자들로 하여금 그 과정에 함께 동참을 시키는냐에 따라 그 흡인력이 달라진다고 할 때 이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한 기존의 단순한 범인 색출과정에 이르고 범인을 잡기까지의 과정만 다룬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 소설은 이 외에도 사회파라 불릴만한 불편한 사회의 진실을 드러내주고 있어서 읽는 내내 다른 방향으로도 독자들을 이끌었단 점에서  달리 보이는 책이기도하다.

 

 어쩌면 독자들은 범인을 몰아세우기보단 그렇게 밖에 할 수없었던 당시의 범인의 막다른 선택이 우연적으로 살인계획을 하게 만들었단 점에서 안타까움과 함께 새로이 태어난 자신이 일군 성공의 길이 아득해지고 막막함을 독자들은 함께 느낄 수가 있다.

 

 50~60년대의 일본의 한국 전을 기회로 발전이 된 점의 뒤 편에 힌센 병으로 인한 고통과 사회인식의 부족으로 인한 불합리한 사회제도를 비판한 작가의 의도 속엔 한 인간이 지닌 고뇌와 자신의 성공를 쌓기 위해 하나씩 쌓은 명성의 모래가 차츰 흘러내려 자신의 본 모습이 나타날 것을 두려워 한 범인의 인간적인 모습, 기성세대를 비판하고 밟고 올라서려는 누보그룹의 발언, 그리고 그 그룹 안에서조차도 같은 멤버들끼리 상대의 허상을 꼬집는 비판의 모습은 부조리 속에 또 하나의 부조리를 보는 듯한 인상을 그려나가는 점이 작가의 뛰어난 점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결코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인물들의 연관성 고리와 그 하나를 헤쳐나가면서 또 다른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지금의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작가와 비교하자면 조금은 허술한 면도 보이고, 일본 특유의 인사성 예절과 당시의 일본의 분위기를 알 수있단 점 그리고 사회파 미스터리의 시발점의 첫 소설이란 점에선 두말 할 것 없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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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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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근 지역의 가상의 도시인 불볕이란 뜻을 가진 화양이란 도시에 신종플루에 걸려 치료된 지 얼마 안된 개를 키우는 남자의 연락이 안된다며 구조를 하던 소방구조대원 한 기준은 그 집에서 늑대 개를 보게되고 그 이후 화양에선 사람과 개들 간의 공통적인 이상징후가 포착된다.

 

 눈이 빨갛게 변하면서 폐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24시간 내에서 얼마를 넘기지 못하고 죽는 상황이 발생하자 당국은 화양이란 도시를 잠정적으로 통행제지를 하게된다.

 

 한편 알래스카에서 한국인 최초로 마셔(썰매꾼)로서 아이디타로드 경주에서 화이트 아웃에 걸려 자신의 썰매개를  회색늑대에게 준 뒤 한국에 온 서재형은 유기동물보호소 수의사로서 드림랜드에서 일한다.

 

부모의 사랑의 못받은 화풀이를 아버지가 키우던 개인 쿠키를 학대하려던 동해는 재형에게 들키고 그 후 앙심을 품게된다.

 

 재형의 기사를 좋게 써오던 신문사에선 익명의 제보로 재형의 알래스카 과거를 문제삼은 기사를 김윤주가 쓰게되면서 재형은 곤란에 빠지던 차, 화양에 불어닥친 인수공통전염병일 것이란 기사는 그야말로 사람과 개들 간의 피말리는 상황으로 치닫게 만든다..

 

자신의 개인 쿠키가 죽고 잇달아 멀쩡한 개들을 죽이러 온 군에서 차출된 군인들의 행동, 기준의 부인과 딸의 죽음, 간호사 수진의 잔혹한 강간은 화양이란 도시 안에서 모두 벌어진 일들이 사실적인 표현으로 독자들을 섬짓하게 만든다.

 

 자신의 혈육 이상으로 아끼던 썰매팀 쉿차를 자신이 살기위해 끈을 끊어버림으로서 내내 괴로움에 시달렸던 재형, 자신의 한 줄 기사 때문에 곤란에 빠진 화양 안의 사람들과 재형을 보는 윤주, 거리에 버림받은 개들에게 물리면서까지 딸을 살리려했던 기준의 처의 죽음은 비단 작가가 그려낸 가상의 상상을 토대로 그려냈다고는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에 있어서 나라면 과연 어떤 행동을 했을까를 생각하게한다.

 

 기르던 개를 차마 죽일 순 없어서 재형 앞에 버리고 가는 사람들, 투기견으로 길러져 결코 사람을 믿지 않는 링고, 재형 외엔 사람을 믿지않는 스타의 등장묘사는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결코 사람이라고 할 수없는 박동해란 악의 인물과 비교를 시킴으로서 인간다운 것이란 어떤 것인가를 물어본다.

 

사람들은 자신의 위안의 대상이자 가족의 일원으로서 동물들을 키운다.

 

그런 사람들이 이런 극황상황, 더군다나 정부에선 모든 통제를 하고 외부의 출입을 허하지 않는 가운데 그 가운데서 살 사람들은 살아남을 지언정 결코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안이한 정책의 태도, 아수라장이 따로 없는 화양이란 작은 도시 안에서 서로 살겠다고 훔치고 죽이고 탈출하려다 총에 맞는 일련의 과정이 가감없이 그려져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거리에 내몰린 개들조차도 들개처럼 서로 먹고 싸우고하는 모습과 그 가운데 재형이 내던진 자신의 목숨은 알래스카에서 잊지 못한 과오를 용서받고 이런 일이 없는 세상을 원했던 것은 아닌지...

 

p- 346 - 그것이 삶이 가진 폭력성이자 슬픔이었다. 자신을, 타인을, 다른 생명체를 사랑하고 연민하는 건 그 서글픈 본성 때문일지도 몰랐다. 서로 보듬으면 덜 쓸쓸할 것 같아서. 보듬고 있는 동안만큼은 너를 버리지도 해치지도 않으리란 자기기만이 가능하니까

 

 작가는 돼지와 소의 구제역 파동을 보고서 이 글을 구상했다고 한다.

 

 살아있는 목숨을 지닌 개들을 구덩이에 파 묻어버리는 인간들의 행동, "살려주세요"란 말을 느껴가며  행동에 나서는 링고와 스타, 동물과 인간이 뭐가 다른가? 를 묻게된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임과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가차없는 행동을 보이는 이기적인 동물인지라 여기서도 그려지는 화양에서의 개를 버리는 행동, 동해의 정신이상적인 동물학대, 그리고 정부 공권력투입과 그에 항의를 해도 힘없이 사라져가는 이름없는 시민들의 모습은 사실적인 것을 떠나서 이것이 최선의 방법일까를 여러모로 생각해보게된다.

 

 

그럼에도 재형의 윤주에 대한 용서와 사랑은 안타까움 속에 그래도 인간은 인간을 용서함으로서 희망이란 말을 품게됨을 느끼게 해 준다.

 

 그간 작가의 작품을 읽어봤지만 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전작의 기분을 느낄 수있는 것이 소방구조대의 활약, 정신병원, 간호사의 활동, 그리고 개 떼들 출현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이미지를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다른 작품들처럼 읽을 때마다 생각을 던져주는 작품이기에 이번에도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다만  인수공통전염병의 발병지나 해결제시 방안이 나타나지 않은 점, 그리고 굳이 재형을 죽여야만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다음 작품을 다시 기대해 보게 하는 작가의 치밀한 맞물림의 글 구성의 연속 흐름 속에 이 여름에 작가가 던진 질문에 대한 독자들의 생각이 많이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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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포 코덱스
마티 프리드먼 지음, 김지현 옮김 / 글로세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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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종교를 갖고있는 사람이라면  그 종교의 가르침이 나타나있는 책을 통해서 자신의 종교활동에  많은 위안과 그것을 읽음으로서 좀 더 나은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모든 종교를 통틀어서 구전에서 구전으로 전해지던 시절이 있었고 이를 문자라는 것을 통해서 인간들에게 어떤 종교활동과 생활에서의 필요한 좋은 말씀들을 전하기 위해 인간들은 오랜 세월 동안 여러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 책은 현재 이스라엘에 거주하면서 살고 있는 유대인 출신의 기자인 저자가 2008년도에 우연히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의 어두운 갤러리에 보관되어 있던 책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되면서 취재를 통한 역사적인 일들을 써 내려간 책이다.

 

책의 이름은 알레포 코덱스-

 

지금의 시리아 나라에 있는 알레포란 지방에 있던 완벽한 히브리어 성경책을 말한다.

 

서기 930년 경의 티베리아스의 필경사가 필경사의 우두머리이자 현자인 아론 벤아셰르의 지침에 따라서 만든 이 책은 기존의 두루마리를 펼쳐서 읽던 것과는 달리 현재의 우리가 알고 있는 책이라고 불릴만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책은 유럽의 십자군 침략과 마이모니데스라 불리는 역사적인 인물의 자손이 여행을 떠나면서 이 필사본을 들고 간 후 알레포의 머물게 되고 근 600여 동안을 시리아의 알레포에 살고있던 유대인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하지만 1947년 플러싱메도우에서 결정된 이스라엘 건국이 확정이 되면서 시리아에선 폭동이 일어나면서 유대인들의 탈출과 함께 알레포 코덱스는 여러사람을 거쳐서 알레포 코덱스를 지키고 있던 랍비 2명이 시리아에서 추방당해 이스라엘로 향하던 치즈상인에게 이를 건네주게 되고 그 곳 랍비에게 줄 것을 부탁하게 되지만 이 치즈상인은 이스라엘 정부에게 이를 넘겨주게 되고 이 후엔 다시 알레포로 돌아올 수없게된다.

 

 이를 알게 된 유대인들과 이스라엘간의 법정 공방 끝에 서로 다른 주장, 그리고 거의 온전하게 보관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낙장이 근 200여 페이지가 분실된 점도 알게되면서 저자는 역사적인 간략한 소개만 하고 끝날 줄 알았던 이 책 한 권에 얽힌 미스터리를 취재해 가는 과정이 사뭇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유대인의 디아스포라는 유명하다.

 

그런 그들이이기에 자신들의 나라 없는 한을 이어줄 구심점이 필요했었고 알레포 코덱스는 그런 유대인들의 한 부류였던 아랍권의 나라 안에서 살아가던 알레포 유대인들에게 하나의 성물이자 가르침이요, 보물이었다.

알고보면 알레포 코덱스의  이야기도 유대인의 역사와 맞물리면서 침묵의 길을 걷게 되는 주인공이다

 

 

이런  책이 사실은 필경사가 책이란 의미로 엮었을 때의 목적은 모든 사람들이 두루 보고 익히면서 유대인들의 가르침을 성서에 기준해 살아갈 뜻으로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알레포 코덱스는 사람들에 의해서 점차 법접할 수없는 귀중한 보물로 여겨지게 됬고  알레포 왕관이라고도 불리게 됬다.

 

이런 시리아의 폭동을 눈여겨 본  시리아나, 건국 초기의 나라의 기초적인 정당성과 권위를 내세우기 위한 일환으로 힘과 권력을 내세운 이스라엘은 유대인들의 정착지로서의 이 곳에서 이 책을 보관 할 정당성을 내세우는 주장, 알레포 유대인들과 랍비들이 알레포 코덱스를 지키려하는 이 과정은 역사의 숨가뿐 과정을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가면서 그려낸다.

 

하지만 결국 알레포 유대인(랍비)과 이스라엘간의 협약하는 과정은 "결국 힘은 정권을 잡은 자에게 있었다. 그 일은 더러운 협잡이었다."라는 한 의원의 고백처럼 좌절을 그리고 저자는 갈취해 간 것이라고 일갈한다.

 

 저자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취재에서 온 결과는 알레포 코덱스의 낙장 마저도 실은 절묘한 시점에서 사람이 죽거나 굳이 나서서 알려지길 원치 않는 모두의 침묵한 결과로 이어진다.

 

그 이후의 낙장을 찾으려는 이스라엘의 노력과 시리아 회당에서 화재로 소실됬다고 소문을 퍼뜨려 알레포 코덱스를 보존하려했던 랍비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에 보존하게 된 여정의 발자취는 모든 유대인들, 특히 알레포의 유대인들이 믿고 의지했던 책 한 권의 역사가 인간의 탐욕과 권력의 힘에 맞물려 힘없이 쓰러져가는 안타까움을 그려낸 과정이 역사의 진실된 한 순간을 마주하고 있자니 참으로 뭐라 말 할 수없는 씁쓸함이 밀려온다.

 

결국은 인간의 탐욕으로 고이 보전되던 책 한 권의 역사가 이렇듯 여러 손을 거치면서 깊은 침묵 속에 들어갔단 사실이 하나의 귀중함을 모두가 공평히 다루어야함을 잊은 인간들이 빚어낸 비극이 아닐까 싶다.

 

아직까지 낙장이 어디서 어떻게 분실이 되고 누구의 손에 있는지조차도 확인이 안된 사실 앞에서 저자는 이스라엘에 보존이 되고 있는 이 코덱스가 다시 알레포의 유대인들 희망처럼 예전의 장소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해도 이 책이 가지는 귀중한 가치와 더불어서 낙장의 보존에도 좋은 소식이 들여오길 바라는 심정이 우러나오는 책이다.

 

 알레포 왕관에 담겨져 있다는 전도서에도 나오는 글인,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 전 세대들에게도 이미 있었느니라.'

 

훼손당하게 한 당사자들이 누구인지는 모르나 (취재 당시 인터뷰 대상들이 당시의 노령들이 많아서 사망한 사람들이 인터뷰 후에 사망한 사람들도 나왔다. ) 신앙의 구심점인 책을 그렇게 한 데에는 많은 책임을 져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레포 코덱스의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그것을 보호하는 사람과 파괴하는 사람. 옳은 이유로 알레포 코덱스를 찾는 사람과 음흉하고 비도덕적인 욕망으로 알레포 코덱스를 찾는 사람. 이 모든 이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행동 동기가 알레포 코덱스 안에 담겨져 있다. 인간의 실패를 다룬 카인가 아벨의 이야기와 황금 송아지 이야기에서 이런 모습들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있다. 수천 년 격동의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책이 우리 시대에 이르러 그것을 지키던 사람들에 의해 팔려나갔다.

알레포 코덱스는 단련시키고자 했던 인간 본능의 희생양이 되었고, 구원하려던 그 피조물에 의해 파괴되었다.- p 4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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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9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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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근처의 주택가에 위치한 쇼핑몰에서 원인을 알 수없는 사고가 발생한다.

 

 처음엔 화재가 났다는 말이 들리더니 곧 이어서 유독가스 누출이 났다는 소리가 들리고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이 허둥지둥 내려오다 사람들이 겹치면서 사상자가 발생하게된다.

 

 이 사건의 원인을 두고 은밀한 인터뷰가 진행되는데,

 

그럼 지금부터 몇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하신 말씀은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질문에 대해 당신이 본 것, 느낀 것, 아는 것을 솔직하게 마지막까지 성심껏 대답해주신다고 맹세 하시겠습니까?

 

처음부터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주 인터뷰 대상이 당시의 사고 현장에 있었던 사람, 기자, 소방대원, 쇼핑몰 회사의 법률 변호사,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난 어린아이를 둔 엄마까지, 각개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토대로 그 당시의 상황과 자신들이 생각하는 사고의 원인, 그리고 곁들여서 자신의 트라우마까지 이야기를 덧대어 말한다.

 

 하지만 사고의 원인은 도통 알 수가 없는 가운데 사람들은 인터뷰 속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요즘의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 한 순간 허물어져 형태 조차도 알 수가 없게 된 쇼핑몰에 대한 당시의 충격은 잠시, 곧 바로 방송은 방송대로, 작가는 작가대로, 일반인은 일반인대로 자신들 논리와 관음증에 어필할 호기심에 우러난 말들을 하고 실제 이것을 폐허 투어나 게임,  영화 같은 소재에 사용할 생각까지 하는 사람들로 이어진다.

 

 

 대형사고가 나도 일순 한 순간의 큰 충격일 뿐, 이는 곧 내 일부분과 가족만 아니라면 가슴을 쓸어내리게되는 현실과 그런 것에 나아가서 미안함을 느끼는 감정, 참사 현장에서 살아난 아이를 대상으로 또 다른 형태의 죽은 이를 위로한다는 차원에서 이용하는 사람들의 속성을 작가는 건물참사라는 사건의 실체를 가지고 이를 죽음, 공포, 음모, 환상을 넘나들면서 독자들에게 질문과 대답을 하게한다.

 

 정부의 음모론서부터 이를 무마하기위한 유일한 선택으로서 '신'을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은 책 속에서 처럼 우리가 봤다고 믿었던 현실은 존재 조차도 하지 않았고, 다들 자기가 아는 허구 속에 살고 있을 뿐(P265) 이란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책이다.

 

다들 텔레비젼, 드라마등 영화를 보면서 이런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등 불평하쟎아. 그렇지만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술집 같으데 가 보라고. 보통 사람들이 훨씬 더 거짓말 같고 텔레비젼 드라마 같은 말을 지껄이거든.

요즘 세상은 허구하고 현실이 완전히 반전되 있어. 그러니 농담 같은 일이 사실이라도 전혀 놀라울 거 없어.

정부는 늘 뒤에서 수상쩍은 짓을 벌이고 있고 세상엔 언제나 음모가 만연해.

어떤 의미에선 그게 사실이고 또 거짓말이기도해.

 

 그래. 인간은 말이지, 나쁜 건 자기 탓이라고 하기 싫거든. 기분 나쁜 일, 불쾌한 일은 남 탓으로 돌리고 싶어 해. 사람을 죽이는 건 나쁜 일이잖아? 하지만 안 죽이면 곤란한 경우라든지 죽이는 게 그 사람한테 유리한 경우가 아주 많단 말이지. 그때 신이 있으면 아주 편리하거든. 신이 명령했다, 신을 위해서, 신의 이름으로,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으니까.
사람을 죽일 때만 그런 게 아냐. 아주 나쁜 일이 있었을 때 남 탓으로 못 돌리면 괴롭잖아? 절대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 누구 다른 사람 잘못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주 편하지.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보다 남을 미워하는 게 훨씬 편해. 그런 때를 위해 신이 있는 거야. 난 알았어. 사람은 타인을 죽이는 동물이야. 그렇기 때문에 남을 죽이기 쉽게 하려고 신을 만든 거야.-P 302~303

 

한 사람 한 사람의 인터뷰 속에 드러내는 인간의 심성 포착은 정말 세심한 관찰과 그 부분을 파고 들어가지 않는 한 어찌 이리 신랄하고 정곡을 찌를 말만 쓸 수있었는지에 대해 작가에 대한 필치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 그럼 지금부터 몇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하신 말씀은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질문에 대해 당신이 본 것, 느낀 것, 아는 것을 솔직하게 마지막까지 성심껏 대답해주신다고 맹세 하시겠습니까?

 

과연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당신들은 자신이 본 것에  솔직하게 자신할 수 있을 만큼 말 할 수가 있나요?
 

마지막 장면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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