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페르노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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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교수인 로버트 랭던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에 총상을 입고 깨어나보니 피렌체에 있는 것을 발견, 누가, 왜 무엇때문에 자신을 노리는지도 모른 채(한 순간의 기억력 상실)  영국출신의 시에나 브룩스란 여의사의 도움으로 자신을 뒤쫓는 고슴도치 머리의 여자를 피해 도망을 다니고, 정부마저도 그의 목숨을 노리는 가운데, 시에나가 그의 외투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있었던 실린더 형태의 물체를 발견, 그 속에 보티첼리의 그림으로 유명한 "지옥의 지도"를 보게된다.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

 

 그림의 해석을 따라서 단테의 인페르노(지옥)을 연상시키는 문구와 함께 두오모 성당, 단테의 데스마스크가 있는 곳으로 가게되고, 거기에 발견된 글자를 토대로 자신이 세상을 구할 책임을 지고 있었단 사실을 알게된다.

 

 한편 이 모든 일을 진행한 사람은 유명한 유전 공학자인 조브리스트로 그는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인페르노 부분을 이용,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모든 단서를 제공하고 풀어나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랭던과 세계보건기구의 수장 엘리자베스 신스키 박사를 곤경에 처하게한다.

 

 

전작인 최후의 만찬을 인용한 책인 다빈치 코드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대열이 들어선 댄 브라운의 신작이 4 년여만에 나왔다.

 

이번에도 그의 지식을 충분히 활용하고 세밀한 현장 탐사을 알게하는 이 책은 유명한 단테 알리기에가 쓴 신곡의 3부작 중 가장 유명하다는 지옥, 일명 인페르노를 인용해서 서양의 최대 인구가 감소했던 흑사병을 연상시키듯 현재에도 대책없이 불어나는 한정된 지구 안에서 인구조절에 대한 경고를 소재삼아 지은 책이다.

 

유전공학자인 조브리스트의 주장에 의한대로 멜서스의 인구론을 들먹이고, 환경오염, 불어난 인구에 대항해 한정된 자원의 고갈, 여기에 대한 대책으로 인구조절에 필요한 정책을 실현하려는 행동에 맞서는 랭던과 신스키 위원장의 노력들이 이탈리의 유명한 화가들이 그린 그림과 베티오 궁전, 산 마르코 광장 등이 등장하면서 볼거리, 그 곳에 깃든 예술적인 이야기와 역사적인 얘기들이 가미되 독자들을 여행서 겸 인문의 세계, 그리고 이스탄불의 아이야소피아 , 지하궁전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전방위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단테의 삶, 그 자체에 깃든 그의 인생과 그가 신곡 3 부작을 쓰기까지, 그리고 사랑했던 베아트리체와 베르길리우스, 현대에 다시 그가 재 조명이 되어 지금까지도 고전에 오른 작품을 인용한 것 자체가 작가의 풍성한 상상력을 독자들을 함께 그 속으로 이끄는 힘이 대단하고, 단순히 소설에서 제시하는 소재가 아닌 현재 우리가 안고있는 인구 대 폭발에 대한 문제점과 그 후의 향방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한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되 원하는 것을 해결해 주는 컨소시엄이란 이름으로 대표되는 비밀단체의 등장은 바로 눈 앞을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의 비정한 모습이 그려져 인상적이되 그나마 양심적인 인물로 나오는 사람들도 있어서 전혀 뜻 밖의 반전의 반전을 보는 재미도 있다.

 

 다만, 소설의 기법이나 흐름이 전작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이 신선한 면을 기대한 독자라면 조금은 실망이 들 수도 있겠고, 책 속의 표현된 작품을 그림으로나마 감상할 수있는 부분이 편집과정에서 있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 이 작품 또한 영화화 된다면 댄 브라운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로서는 눈에서 읽어지는 시선에서 보는 시선으로 옮겨 느낄 수있는 장점이 도드라져 보이는 작품이다.

 

덧붙여서 이탈리아나 터키를 여행한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그 당시의 느낌을 회상할 수 있고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단 생각이 솟게 한다는 유혹의 책이다.

 

물론 아직 가보지 않았거나 갈 계획을 세운 사람들에겐 더할 나위없는 좋은 여행의 보너스가 된다점은 두말 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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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 우정, 공동체, 그리고 좋은 책을 발견하는 드문 기쁨에 관하여
웬디 웰치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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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은 모습을 볼 수 없지만 동네에 일정한 회원제로 운영이 되던 책방이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회원 등록비로 1000원을 내고 빌려 읽고 싶은 책을 빌리되 일정한 돈을 내고 빌려주던 곳이었다.

 

 그 곳 주인아저씨는 참 인상이 좋고 말수가 별로 없던 분으로 그 때 많은 책을 읽었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어느 날 가보니 가게는 이미 다른 사람이 다른 업종으로 장사를 시작하고 있었고 소리없이 사라져버린 그 아저씨는 무얼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더러 한 적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야기 구연가이자 민속문화 전문 칼럼니스트인 웬디와 스콜랜드인 남편이 애팔래치아 산맥을 두고 마을을 이루고 있는 빅스톤 갭이란 곳에 자신들의 오랜 꿈인 책방을 여는 이야기다.

 

 독사라고 표현되는 자신의 직장을 박차고 책을 좋아하는 자신들의 취향에 따라 우연히 책방의 장소를 고르던 중 오랜 고풍스런 저택을 발견, 앞. 뒤를 가리지 않고 저돌적인 행동에 옮기면서 마을 사람들과의 소통과 책을 둘러싼 자신들의 운영정책의 무지, 그리고 중고책의 가격매김서부터 책 속에 파고든 갖가지 사연들의 이야기가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고양이 두 마리와 개 두마리를 기르면서 마을사람들과 교류를 나누는 과정에서 오는 외지인이 그 속에 스며들어 같은 공동체란 인식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의 마음 고생과 책방 선전을 하기 위해 전단지를 돌리는 홍보활동, 인터넷을 이용한 책 가격산정에 이르기까지 , 한때는 탄광촌이란 명성에 걸맞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지만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젊은 층의 대도시 이탈 과정에서 오는 인구의 급격한 이동에서 이 두사람은 마을 사람들에게 좀 더 보다나은 여가 활동을 통한 다채로운 행사와 봉사활동, 그리고 무엇보다 여유롭고 유머스런 낙천적인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오늘 날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을에서 없어선 안될 소중한 만남의 장소로 만드는 성공의 과정이 즐겁게 읽혀지는 책이다.

 

 동네에서 이젠 자취를 감추다시피한 동네 서점과 책 방들의 모습들이 많이 떠올려지는 책이다.

 

 지금은 인터넷 발달로 손가락 하나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를 수있고 MD추천서부터 베스트셀러까지 무한대의 책 속 세상으로 빠져드는 즐거움도 있지만 이런 작은 마을 안에서 마실의 장소요, 때론 글짓기를 배우는 장소, 간단한 요리를 맛 볼 수있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소통의 장소로서 이끌기까지 두 사람간의 호흡과 마을 사람들이 이젠 완전한 그들만이 통할 수있는 유머를 이해하면서 그들을 자신들 주민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책이란 매개를 통해서 독자들을 끌어모으고 그 곳에서 더 나아가 미국시민권을 따낸 잭의 행동, 그리고 집 안의 동물들과 같이 오늘도 열심히 일하는 테일스 오브 론섬파인이란 책방 이름을 걸고 따스한 미소를 머금은 그들을 만나보고 싶단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이 운영한단 대리만족을, 아니면 이들처럼 책방운영이란 꿈을 꾸고 계획중인 사람들이 있다면 많은 참고가 될 만한 책이다. (미국의 현지 사정이란 것만 제외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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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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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종합상사 직원인 전대광은 중국에 발령 받으면서 생활한 지 10여 년-

 어느 새 중국인 이상가는 대화와 차를 즐기는 현지인이 되가고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직업적인 각인 아래에 그의 사업에 많은 도움을 주고 받는 중국의 세관공무원인 샹신원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나간다.

 

 중국말로 꽌시, 즉 관계를 뜻하는 이 말로서 모든일이 일사천리로 해결됨은 물론이요, 그러한 관계로 엮여지기까지 한국사람들이 중국 내에서 어떻게 그들 속에 하나가 되어지는지를 보여준다.

 

 한편 한국에서 성형의 부작용으로 위기에 몰린 의사 서 하원은 전대광의 추천으로 가족과 떨어져 상하이로 오게되고 그런 그를 전대광은 샹신원의 주선으로 병원에 취직, 한국의 가족과 함께 살 날을 꿈꾸며 살아간다.

 

 건설회사의 김현곤은 수주 문제로 일본과 경합속에 실패를 하게되고 그 여파로 시안의 건설현장에 좌천, 후에 전대광의 제의로 종합병원 건설에 참여를 하면서 기사회생한다.

 

 중국의 인구는 지구상의 다른 몇 개의 나라들과 비교해 거의 막상막하일 정도로 거대국이다.

 

 지갑 한 개를 팔아도 억개가 기본이요, 그 일부가 파생되어 판매가 된다치면 숫자를 세는데에 있어서 모든 세계의 나라들이 눈독을 들이고도 남는 장소다.

 

그런 중국에서 한국인들이 겪는 다양한 일들을 통해서 작가는 기존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근대사를 관통하는 역사의 현실을 이번에도 가감없이 드러내주고 있다.

 

 반도 국가라는 지정학적인 위치 덕에 역사적으로 외세의 침입을 쉽게 받아왔던 우리나라의 역사는 식민지 시대를 거쳐서 원치않는 분단이라는 지구상의 유례없는 단 하나의 국가로 남은 현재, 작가는 주변의 정세에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중국이라는 거대한 정글 속에 독자들을 초대했다.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 속에서 일본인과 서양인들이 바라보는 중국이란 나라의 느낌과 우리나라사람들이 알고 있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느낌의 비교가 상당히 절제되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있도록 쓰여져있고, 같은 입찰권 문제에 있어서 각기 다른 꽌시를 가지고 있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 그 안에서 실패해 좌천되고 다시 같은 한국인들끼리 끌어주고 일으켜주는 과정이 정겹게 보인다.

 

 중국 안에서도 제 2의 도시인 상하이를 필두로 지금의 중국이 미국 다음에 G2가 되기까지에는 이름없는 농공민들의 갑싼 인권비와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 무마와 첩이라 불리는 얼나이를 거느리는 현실, 자본주의의 힘을 맛 본 졸부들의 부 행세 꼬집기, 짝퉁의 천국이면서도 그것을 세계 명품 업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간단히 무마시키는 중국인의 기질은 큰 대륙이 지닌 각개의 특성처럼 알다가도 모를 요지경의 중국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기에 전반적인 중국에 대한 기존의 우리가 생각했던 모습보다 더 깊은 화두를 던져준다.

 

같은 대학살을 겪은 유태인과 우리나라 위안부에 대한 사과와 남경 대학살을 저지른 독일과 일본의 사과 방법차이에서 느낄 수있는 과거사 해결방법에 대한 자세와 중국인들이 남경 대학살을 겪고 난 후의 일본을 생각하는 태도와 행동, 그렇지만 자신들도 억울한 과거사를 지니고 있음에도 자신들 또한 우리나라의 동북아공정에 대한 계획과 이어도를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오만은 대국이라고 자칫 인정하는 그들네에게 되묻고싶어진다.

 

 자신들이 당한 역사적인 사실을 기억하면서도 당신 자신들 조차도 또 제 2의 다른나라에 대해서 그런 일을 똑같이 할 것인지를...

 

마오쩌뚱에 대한 신격화 비슷한 생각을 지니고 있는 중국사람들의 심중, 사회자본주의형 개방에 따른 싹쓸이 쇼핑 앞에서 분명 중국은 매력을 지닌 나라이기도 하고 경계를 해야하기도 하는 나라임엔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가 지금의 발전을 이루기까지 힘들었던 과정을 고대로 답습하다시피 느끼면서 읽게 되는 것은 중국이라는 나라가 소련의 멸망 후에도 여전히 건재 할 수있었던 요인, 그리고 차후의 중국이 갖고 있는 거대한 계획을 생각한다면 쉽게 읽혀지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는 책이다.

 

다만 작가가 말하고자 했듯이 주변의 강대국에 쌓여있는 우리의 위치에서 어떻게 현명하고 좀 더 발전된 나라를 이루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가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경제서가 아닌 소설을 통해서 만났다는 것이 또 한 번 작가의 필력의 힘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전대광의 조카 송재형과 중국여인 리옌링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 그리고 짝퉁 제품을 만들면서 공안에 걸려 벌금물고 나오면서도 재봉의 달인 솜씨를 보이는 친구 삼촌 이야기는 간간이 웃음코드로 읽어나는 데에 더 할 수없는 청량음료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네이버를 통해서 연재한 것으로 총 3권으로 이뤄진 책은 작가의 세세한 중국 내의 역사적인 사건과 현재의 모습 고찰을 그려낸 글 솜씨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중국이라는 정글 속에서 오늘도 건실히 자신의 일을 해 나가는 우리나라 회사에서 파견된 직원들, 학생들, 제조업체 사장, 그리고 그 안에서 현지화에 성공하기까지 중국어를 내국인처럼 구사하려 노력하는 모든 한국민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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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 - 한국산악문학상 수상 작가의 북한산 둘레길 예찬!
이종성 글.사진 / 비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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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감탄하는 것 중의 하나가 도심 속의 대궐이 있고 갖가지 문화유산을 고루 볼 수 있다는 데에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덧 붙여서 시간이 난다면 서울 도심 속에 역사의 서린 장소와 때론 힐링이라는 말이 유행이듯이 자신의 마음 정화와 자연이 주는 신선함을 느껴보고자 한다면 이 책을 한 권 추천하고 싶다.

 

 

굳이 외국인이 아니더라도 휴일이면 어김없이 나들이를 나서는 사람들 속엔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 중엔 아마도 가까운 근교를 중심으로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들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도, 또는 도심의 중심지인 북한산이 가지고 있는 고루고루 숨쉬고 살아있는 유적지와 깨끗한 장소, 그리고 역사 속의 한 장소를 굳건이 지키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있는 에세이집이다.

 

 

여행서 안내가 아닌 에세이란 점이 두드러지는 것은 장소를 안내하면서 작가 자신의 스스로 느낀 점과 더불어서 같이 호흡을 느낄 수있다는 점이 눈에 뛴다.

 

 

나라에서 역사적인 복원작업의 일환으로 사라져간 성곽 재건도 관심을 끌지만 이런 서울 속의 미처 몰랐던, 그저 먼 곳으로 떠나야만 여행했다고 느낄 수있는 감정에 반하는 아주 알찬 정보로 가득 차있다.

 

 

전체적인 윤곽의 지도 도움과 각 구간별의 코스 난이도 표시, 그 안에 깃든 소중한 자연의 자산과 역사적인 사실이 부합되어 읽어나가다 보면 책을 옆에 끼고 얼른 집을 나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 솟아오르게 한다.

 

 

 



 

 

(전체적인 지도 그림과 각 구간 별 코스대로 따로 불리된 그림지도가 있어서 훨씬 유용하다.)

 

 

본격적인 휴가철 뿐만이 아니라 휴일이나 공휴일에 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코스를 골라서 집중적으로 돌아봐도 좋을 듯하고 , 작정하고 완주 코스를 잡아 계획적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도 아주 좋을 듯한 책이다.

 

 

 

 

 

 

 

 

 

 

저자의 시 속에 함께 어우러져 느껴가는 북한산의 둘레 코스 안내서 겸 에세이를 접하노라니, 제주도의 올레길도 좋고 산티아고의 고행을 하면서 느끼는 감동도 좋지만 이런 가까운 장소에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켜 줄 수있는 북한산이 있어서 아주 행복하단 느낌을 주는 책이다.

 

자~

그럼 나도 한 번 서둘러서 내 동네 주위부터 눈여겨 보아둔 곳을 찾아 길을 나서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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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안토니오 알타리바, 킴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길찾기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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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역사의 한 굴레속에서 삶을 살다간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세상에서 살다 가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역사란 것이 인간끼리의 서로의 이익과 상호 다툼 속에 결코 순탄하게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지나온 사실을 토대로 배운다.

 

 2001년 5월 4일-

나의 아버지 안토니오가 살던 양로원에서 아버지가 자살로 마감했단 통보를 받는다.

양로원 사용료 일수 초과로 34유로를 더 내란 소리와 함께-

 

그 때부터 저자인 나는 아버지 안토니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내 자신과 하나가 된 아버지의 모습으로 지나온 삶을 반추한다.

 

 안토니오(아버지)는 땅뙈기 하나라도 더 내 땅으로 만들기 위해 형제들과 함께 담을 쌓고 둘레를 쳐서 내 땅임을 표시하는 동네 사람들과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밑에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농사에 매달리지만 이런 삶을 원한것은  아니었다.

 

 부모 몰래 돈을 가지고 도시로 나오게되고 운전면허증까지 따지만 도시는 도시 나름대로의 각기 다른 인정머리 없는 사람들에 의해 실망, 연이어서 군대 영장으로 인한 입대를 거치고 스페인이란 나라의 온갖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역사적인 용광로 속에 한 삶을 살아낸다.

 

살아낸다는 말 자체가 수동적이긴 하지만 안토니오가 어떤 대야망의 이상을 가지고 '아나키스트'를 지향했던 것은 아니었다.

 

 스페인의 왕정폐지와 제 1공화국 수립, 다시 제 2공화국 수립에 이은 프랑코 정권이 지향하는 방향에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되는 삶에 염증을 느꼈을 뿐이었다.

 

 그런 자신의 뜻과 부합된 동료들과의 프랑스 레지스탕스 생활을 거쳐서 삶의 현실에 안주 할 직업을 갖지 못하게 되자  끝내는 세상에 타협이란  명목하에 다시 프랑코 정권이 있는 고국, 스페인에 돌아오지만 그 곳에서의 삶이 고단한 것은 예전의 과정과  마찬가지였다.

 

 한 때 자신과 같은 동료애와 형제 이상으로 다져진 사람들 중에도 이런 자신들이 갖고 있던 아나키스트에 대한 신념을 저버리고 프랑코정권에 돌아선 그들을 보는 느낌, 그리고 자신의 신념자체를 드러내지 않길 원하며 지금의 삶이라도 만족해야 함을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토니오는 더욱 삶에 대한 절망감, 그리고 자신의 결혼생활의 불행과 더불어 양심에 가책이 되는 직업에서 오는 그릇된 행동에 괴로워 하던 끝에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로 결심한다.

 

 아내와의 헤어짐, 그리고 스스로 양로원에 들어가면서 그 곳에서 뜻이 맞는 친구들마저 하나 둘씩 세상을 버리면서 안토니오는 더 이상 삶에 대한 애착과 그 동안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행동에 나선다.

 

스페인의 복잡한 현대사를 거쳐간 안토니오, 즉 저자의 아버지 삶을 돌아보면서 우리의 역사와 많이 겹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역사 한 가운데도 이런 아나키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한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역사란 내력이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려한 한 소박한 인간의 삶에 지대한 뿌리를 내리고, 그 여파가 끝내는 자살을 함으로써 자유로워짐을 느껴가는 안토니오란 인물을 통해서 저자는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그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념과 경제의 고통 속에 살다간 것처럼 자신 또한 비록 민주주의란 체제로 온 시대를 살아가지만 이 민주주의란 체제가 갖고있는 하나의 모순에 자신도 당하면서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에필로그에 적어놓는다.

 

 15년간 우울증을 앓았던 아버지의 죽여주길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지 못했던 아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아버지의 삶 속으로 들어가 내가 아버지가 되어 그린 이 무명의 아나키스트의 삶을 통해서 비록 자유로운 삶을 살기위해 자살을 한 안토니오를 바라보는 입장이 그 자신에겐 하나의 희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한다.

 

 때로는 긴 글이 아닌 그림으로 보여지는 짧은 장면이 오히려 깊은 울림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래픽 노블 형태로 만들어져 2010년도 스페인에서 상을 받은 이 책은 온갖 다양한 채색이 두드러진 다른 컬러플 만화보다 더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세세한 당시의 시대상 변화의 모습, 나무로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 양로원의 동료가 뚝딱하면서 아기자기하게 방 안을 꾸며놓는 모습등은 친밀감은 물론이요, 아픔의강도, 인생의 쓸쓸함, 이념이 인간에게 어떻게 삶의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수작이다.

 

 그 어느 누가 안토니오의 삶에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저자는 "하나의 존재와 다른 하나는 으스러지게 껴안는 형태인 '융해'의 생각으로 이 책을 만화와 글이 섞인 형태로 내게 됬다고 썼다.

 

 분명 아들이 바라보는 아버지의 삶과 내가 아버지 주체가 되어 바라보는 삶은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시종 자신의 감정을 배제한 채 오로지 아버지의 시선으로 그려나간 한 인간의 삶 투영의 모습은 역사를 관통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모두에게 깊은 심금을 울려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읽어보면 후회하지 않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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