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에서 마음으로 - 생각하지 말고 느끼기, 알려하지 말고 깨닫기
이외수 지음, 하창수 엮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평점 :
어릴 적엔 비가 오는 것을 싫어했다.
소리없이 내리는 보슬비는 좋아했지만 천둥과 번개가 몰아치는 사나운 비가 내리는 날엔 마치 하늘에서 그 동안 내가 잘못한 것을 알고 벌주려 이렇게 신호를 보내나 하는 제풀에 죄를 지은 것이 생각나 움찍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는 사이 나도 모르게 어느 날 라됴에서 날씨에 맞는 노래가 흘러나오거나 그 당시의 기억이 떠오를 때 비가 오면 왜 이리 좋아지는지....
어른들은 비가 오는 것을 좋아하기 시작하면 늙기시작하는 징조라던데,,,
그런 의미에서 내겐 이외수란 작가는 한국의 문단에서 이름이 있는 작가로 알고 있지만 그가 그 동안 써 내놓은 소설들을 접할 땐 정말이지 우울 그 자체였고 왜 이렇게 슬프고도 어찌 할 수없는 상황까지 몰아가면서 글을 써야하는지에 대한 작가의 차기 작품에 대한 기대조차 하기 싫어하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짧디짧은 글들만 모아 놓은 글들을 모아서 내놓기 시작하면서 그의 이미지느 180도달리 보였고, 그의 오랜 수양과 사회 전반과 인생에 대한 여러가지 통찰을 통한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다.
이 책은 그 동안에 나온 책과는 조금 다른다.
일명 대담집-
책 종류에도 여러 장르가 있지만 그다지 대담집을 접할 기회가 없었고 즐겨 읽지도 않았지만 이 책에서 두 사람간의 대담을 통한 이야기들은 다시금 작가로서의 책임감을 지고 글을 써나가야함에 있어서의 이외수, 한 가장으로서의 이외수, 그리고 정치, 문화, 예술, 그리고 우주에 대한 전방위적인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이 책을 통해 그 간 내게 고정적으로 박혔던 이외수란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금 깨부수게 한 계기를 마련해 준 책이다.
특히 강조하는 것이 조화-
말이 쉽지 상대방이 나의 어떤 한 면만보고 그대로 잣대를 지어버리는 세상에서 어떻게 타인들과 평형을 이루며 살 수있을지, 그리고 문학에서의 조화란 어떤 구실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을 엿 볼수가 있다.
***** 문학은 조화를 위한 도구다.조화가 아름다움이고 균형이 아름다움이다. 예술은 결국 망가진것, 상처 받은것, 부족한 것들을 고치고 치유하고 보완해서 온전한 아름다움을 갖게 하는 조화와 균형의 도구다. 슬픔에 빠진 사람들, 부족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문학이고 예술이다. - P 81
누구나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타인에게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솔직하게 자신의 어려웠던 어릴 적 할머니와의 생활, 아버지와 재회, 밥은 굶을지언정 그림이 좋아 춘천교대에 재학하면서도 그림실에서 살았던 일화는 다분히 지금의 작가로서 살아가고는 있지만 어쩌면 청춘의 시대를 모든 고난과 지독한 가난을 친구로 함께 살아감으로서 인생의 그 어떤 풍파도, 자신을 비난하는 여론에도, 여유로움을 느낄 정도의 단련됨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만큼 정말 고생을 많이 했고 이 지난 이야기들을 읽노라면 다시 이외수란 사람을 달리 보이게 만든다.)
간간이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 역시나 유머를 잃지않는 천생 글쟁이 이외수임을 알게 해주는 곳곳의 위트나 소신적인 발언, 그리고 다른 책에서만 접해 오던 우주에 대해서도 그 안에 채널링을 통해 유체이탈을 함으로서 대화를 나누는 경험들, 대상을 바라보는 눈-육안, 뇌안, 심안, 영안 같은 말들은 내겐 생소한 면이 있었지만 그저 SF적으로 받아들였던 허구의 세상도 지금에서야 보면 과학의 발달로 현실성있는 점이 발견이 된 것을 생각해 볼 때 이 역시도 허투루 듣고 넘길 수만은 없겠단 생각이 든다.
어찌됬든 예술가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인생이구나 하는 것은 느끼게 하는 그와의 대담집은 현재의 모두가 서로 믿지 못하고 불신하는 사회, 교육적인 것에만 매달리는 현 세태, 그리고 예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정서와 예술인들이 가져야 할 여러가지 생각의 단상들을 조목조목 들려주는 과정은 비록 각박한 세상이라 할 지라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서로가 챙겨주고 여유를 갖는다면, 좀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무리의 글이 다시금 감성의 마을로 당장 달려가 좀 더 얘기를 듣고 싶어지게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대상과 이분되는 생각을 넘어서 대상과 내가 합일이 되는 "마음찾기" 대한 이야기를 모두 아울러서 들려 준 이 책은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과연 나는 지금의 내 마음이 감성과 이성의 어떤 단계에 있는지도 생각해 보게 한다.
(다시금 수첩에 적어 놓을 글들을 적어나가려면 손이 무척 바쁘게 생겼다. )
***** 가령, 화천에서 부산까지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라고 했을때, "네비게이션을 찍고 간다"라고 하면 생각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간다"라고 하면 마음이 내린 답입니다. 대상과 내가 이분화되면 생각입니다. 대상과 내가 합일화되면 그게 마음입니다. 생가게 의존해서 사는 삶보다 마음에 의존해서 사는 삶을 살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내게는 구원이였습니다.
***** 마음에서 마음으로 낙천적 성격이 행운을 부르고 비관적 성격이 불운을 부릅니다. 마음 안에 반복해서 간직하는 것들은 씨가 되거나 알이 됩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꽃으로 피어나거나 짐승으로 태어납니다. 우리는 날마다 인사를 합니다 어디로 가십니까,
법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