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노이의 불평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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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마다 성에 대한 표현과 인식의 차이는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흔히 알고있는 동양권에서 다뤄지고 있는 '성'에 대한 표현법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 교육과 실 생활에서의 행동은 많은 것을 생각하고 드러내야하는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생활의 표현이 대부분이었다.

 

인간의 기쁨 중 하나가 동물과는 달리 서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성 생활을 할 수있다는 데서 동물과 다른 점이란 글이 생각난다.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사랑의 행위를 통해 기쁨과 환희를 느끼며 어쩌면 미래의 내 종족번식의 한 절차의 하나로까지 여겨지는 '성'이란 말에는 이렇듯 여러가지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성'이란 단어 그대로 우리가 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대로 아무런 타인이나 환경의 제약에 걸림돌 없이 그대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을 모두 하고 살 수있을까?

이런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는 몇 사람이나 될까?를 생각해본다.

 

여기 아주 특별하지만,특별하지 않고, 그렇다고 이상한 성 도착자 같기도 하지만 그렇지도 않은, 변태라고 불를 수 있을까? 꼭 그렇다고 말할 수없는,아주 기막힌 요즘 말로하면 '별종 중의 아주 별난 별종이요, 특별한 존재라면 특별한 사람'이라 여겨지는 사람이 나온다.

 

바로 학벌, 인물, 재정적인 능력을 모두 갖춘 유태인 엘리트 변호사 앨릭잰더 포트노이다.

앨릭스는 가난한 동네의 할렘과 푸에르토르코인들에 둘러싸인 허름한 빈민가를 돌아다니며 그들의 미래에 비오는 날에 대비해서 우산이 있어야 한다는 신념아래 그들에게 보험을 팔려다니는 외판원이자 항상 변비와의  씨름을 아침의 대부분을 보내는 아버지, 자신에게 항상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 하며 모든 행동과 말을 간섭하는 엄마, 일테면 유태인들이 먹은 음식 외에 패스트푸드 음식을 먹고 온 날이면 그 음식을 정말 먹었는지, 변기에 토해낸 것을 확인해야만 한다는 그런 엄마,  그리고 위로 누나를 둔 사람이다.

 

  포트노이증(症) Portnoy's Complaint .... 앨릭잰더 포트노이의 이름을 딴 병명. 강력한 윤리적, 이타주의적 충동들이 종종 도착적  성격을 띠는 극도의 성적 갈망과 갈등을 일으키는 질환....슈피포겔은  이 증상들 가운데 다수는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에 널리 나타나는 결속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작가가 의도한 바 (인위적으로 만든 병)대로 이 작품의 주된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성공을 하고 부모로부터 독립해 살고는 있지만  포트노이는 여전히 마마보이면서 자신의 성적인 감정을 주체 못해 어릴 적부터 집  화장실, 학교 화장실, 그리고 누나의 속옷까지 응용해 가면 자신의 몸 일부인 거시기를 만지고 흥분을 느끼면서 길거리에 맘에 드는 여인이 있다면  즉시 콜을 하는 ,이른바, 확실한 엘리적인 면모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다.

 

손장난을 하루에 한 번으로만 줄일 수 있다면. 아니 두 번, 아니 세 번만으로 버틸 수 있다면! 하지만 곧 영원한 망각이 찾아들 거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오히려 신기록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식사 전에. 식사 후에. 식사 도중에. 식탁에서 벌떡 일어나며 비극적인 동작으로 배를 움켜잡는 거죠. 설사예요! 그렇게 소리치는 겁니다. 설사가 나오려고 해요!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누나 옷장에서 훔친 속옷을 머리에 뒤집어씁니다. 돌돌 말아 손수건에 싸서 호주머니에 넣어온 거죠. 면이 입에 닿는 느낌이 너무 짜릿해서—“팬티”라는 말도 너무 짜릿해서—사정 궤도가 전에는 도달하지 못한 놀라운 높이에 이릅니다. 로켓처럼 내 물건을 떠나 곧바로 머리 위의 전구를 향하더니 놀랍게도, 또 두렵게도 전구를 맞히고 거기 그대로 매달려 있습니다. -p33

 

 

 

이런 그가 슈피포겔 박사를 만나 자신의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겪어 오고 행해 오고 있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원인과  그 불평불만을 두서없이 과거로, 현재로 오가며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사람으로 나온다.

 

그의 이런 행동은 자신이 유대인이면서도 유대인들이 믿는 종교를 믿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충격을 주고, 주위의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넌지시 함으로써 자신에게 결혼을 강요하는 엄마의 말 뜻에 거부를 하는 이유가 절절히, 아주 가슴에 와 닿게 자신의 성적인 조절을 주체못해 퍼 붓는 행동의 양식으로 나타나는 불평을 하나하나 한 인간의 성장을 지켜보는 독자들에게 흡입을 시킨다.

 

언뜻 보면 무척 난해할 만도 하고(뭐가 부족해서 이런 행동을?) 자식 가는 길에 허튼 소리 할 부모가 어디있으며(그러나 그가 느끼기에 엄마는 정말 주도면밀하게 그를 감시했다.) 일정한 나이가 차서 반드시 결혼을 해야만 해야하는 당위성에 대해 반기를 든다.

 

 이런 흐름의 과정에 있어서 분위기상 무척 무겁고, 대화를 통해서 나타나는 각 사람들의 주장을 듣노라면 누가 옳고 그른지를 독자의 입장에선 어려울 것 같은데, 작가는 배가 굴러가도록, 입가가 아파서 인위적인 행동으로 다물어줘야 할 정도로 유머, 그것도 세상의 유대인들에 대한 잣대와 그들의 행동방식과, 종교적인 생활, 그리고 성적인 표현 자유에 대해서 비판, 조소, 원망, 빈정거림을 모두 내포한 단어들로 독자들을 정신없게 만든다.

 

그의 부모는 미국이란 거대한 나라에서 유대인으로 살아간다는 것,그 안엔 오랜 세월 유대인들만이 느끼는 다른 백인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그것을 이겨나기위해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것,또한 자신들의 처지와도 같으면서 약간 다른 할렘가의 사람들을 대하는 유대인들을 바라보는 포트노이에게 유대인식 생활을 주입시키려 하지만 포트노이는 반발한다.

 

이방인 이라서 나쁘다느니, 유대인이라서 좋다느니! 사랑하는 부모님, 어쩌다가 나를 자식으로 낳아주신 두 분. 모르세요? 그런 생각이 약간 야만적이라는 걸?  두 분이 표현하고 있는게 두 분의 공포라는 걸? 내가 두 분에게서 배워 가장 먼저 구별하게 된 것이 밤과 낮도 아니고,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도 아니고 이방인과 유대인이라는 걸! ...(중략) 유대인 유대인 유대인 유대인 유대인 유대인! 벌써 내 귀에 들여오기 시작하네요. 고난당하는 유대인의 이야기가!  내 민족이여, 제발 부탁인데, 당신네 고난의 유산은 당신네 고난당하는 똥구멍에나 꽂으세요. 나는 공교롭게도 한 인간이기도 하단 말이야! -p 112~113

 

여기에, 포트노이의 성적인 표출방식이 그 어느 소설에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원색적이고 적나라한 단어들 일색인 면에서 작가의 또 다른 '성'에 대한 생각이 드러나보인단 점에서 두드러진다.

 

겉으로 안그런척 , 젊쟎고 고품위의 단어를 적절히 써가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모두가 원초적이고 태고 적부터 유전인자에 감추어진 '성'에 대한 활발한 행동들을 하는 그 양식을 인류가 만들어 놓은 절차와 테두리 안에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빈정거림이 있다.

 

부모를 기쁘게 하려고? 규범에 순응하려고? 도대체 내가 왜 몇 년 전만 해도 명예로 여겨지던 독신남이라는 것에 이렇게 방어적이 되어야하는데? 결국 그게 핵심인 거죠. -독신남 생활. 그게 뭐가 죄라는겁니까? 성적 자유가? 요즘 같은 시대에? 왜 내가 부르주아지에게 허리를 굽혀야 합니까?....(중략)...왜 내가 정직과 자비로 나의 욕망을 정당화해야 하는 겁니까! 그래요, 나한테는 욕망이 있어요. - 다만 그게 무한할 뿐이라고요. 무한하단 말입니다.!-p151~152

 

사랑을 위해? 사랑이 뭔데요? 우리가 아는 저 모든 남녀, 굳이 자신이 구속되는 것을 허용하려 드는 그 사람들을 함께 얽매어놓는 게 사랑입니까? 사랑보다는 오히려 허약함에 가깝지 않을까요? 오히려 편의와 냉담과 죄책감이 아닐까요? 오히려 두려움과 피로와 무기력, 아니면 아주 단순하게 그냥 배짱이 없는 것 아닐까요?....(중략) 제발 "사랑"과 그 지속 기간을 두고 서로 거짓말하지 말자고요. 그래서 내가 묻는 것 아닙니까. 앞으로 오. 육. 칠 년이 지나면 신선한 새 보지를 사냥하러 거리에 나설 걸 뻔히 알면서 내가 어떻게 "사랑" 하는 사람과 결혼 할 수있는냐고요. -p154

 

대부분의 문학작가들에게 닮고 싶고 배우고 싶고 존경하는  작가들 중에 한 사람인 필립 로스는 이 작품으로 인해 많은 이슈를 낳게 했던 작가라고 한다.

 

이 작품이 나온 연대인 1960년를 감안해도 성과 결혼에 대한 생각은 확실히 지금에 읽어도 획기적인 이슈를 낳을 만했고 같은 유대인이면서 차갑고 냉철하게 유대인들을 바라 본 그의 시선이 이 작품에 유머란 코드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써 놓았기에  것의 느낌을 그대로 받은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살 경우 책의 선전문구나 추천사를 보게 되는데,아마도 국내에 다른 제목으로 나온 적도 있는 작품이라고는 하나 이번 작품이 온전한 완역에 가깝도록 만들어진 것 같다.

번역자의 말도 그렇고 선전문구, 추천사가 거짓이 없게 느껴지는 경우도 드문데, 이 책의 경우엔 모두 해당된다는 느낌이다.

 

호밀밭의 파수꾼과는 또 다른 느낌의 30대 남자의 불평을 통해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그 느낌을 고스란히 받을 수있는 책!

꼭 읽어보라고 강추한다.

 

 

***** 비밀을 하나 간직하는게 인간적이듯이, 그것을 언젠가 밝히는 것도 인간적이다.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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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패밀리
토니노 베나키스타 지음, 이현희 옮김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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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르망디의 숄롱쉬르아브르(가상의 마을)에  일가족이 한밤중에 이사를 온다.

 

대낮도 아닌 한밤중, 그것도 소리없이 들어온 가족은 블레이크 프레데릭씨를 중심으로 엄마 매기, 딸 벨, 아들 워런, 그리고 기르는 개 말라비타이다.

자신들의 위치를 드러내놓고 싶지 않은 이들에겐 과연 무슨 사연이 있을까?

 

본명은 조반니 만초니-

미국 마피아계의 거물로서 마피아들의 오랜 전통인 오메르타 서약을 깨고 증인신분으로 마피아의 거물들을 체포하는 데 일조를 하면서 증인 보호프로그램의 자격으로 프랑스까지 피신해 살고 있었던 것-

이사 온 집에서 발견된 구닥다리 타자기를 발견하곤 노르망디의 역사소설을 쓰는 작가란 소개로 이웃들에게 환심을 사고, 매기는 자원봉사활동에 열혈자로 일하면서  마피아 두목의 부인으로서 살아 온 삶에 대한 반성의 일환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어릴 적 주의의 환경이 주는 익숙함에 자신들의 처신은 어떻게 해야 좋은지를 일찍이 터득한 두 남매들은 학교에서도 그 빛을 발하게 되는데, 벨은 자신의 뛰어난 미모로 인한 주위의 관심을 라켓으로 날려버리는가 하면, 워런은 등교 첫 날,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선 어떤 행동과 포섭을 해야 장악할 수 있는지를 계획하면서 학교의 여러 친구들에게 지지를 받게된다.

 

그들 가족을 감시하는 FBI의 토머스 퀸틸리아니는 블레이크가 때때로 저지르는 일로 인해 또 다시 이사를 해야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

 

하지만 이들의 존재를 끝까지 추적하는 마피아들의 행동은 우연찮게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신문이 미국 감옥까지 가게 되면서 걷잡을 수없는  사건에 휘말리게된다.

 

마피아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와 책, 그리고 대표격인 대부시리즈를 통해서 마피아의 자생력이나 그들의 광범위한 활동에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져있다.

 

증인의 신분을 택함으로써 자신 뿐만이 아니라 가족들까지 이리저리 이사를 해야만 하는 블레이크란 사람은 소위 말하자면 자신의 감정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면, 부인,딸, 아들 할 것없이 모두 같은 다혈질의 성격들을 갖고있단 설정부터가 예사스럽진 않지만, ㅋㅋㅋ..의 웃음을 자아내면서 처리방식들을 읽노라면 역시 마피아란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뜻하지 않게 자신과 토머스, 단 둘이서만 자신의 목숨을 빼앗으러 온 마피아들을 상대하게되는 과정과 처리 과정은 그의 두 자녀들의 행동과 맞물리면서, 특히 워런의 행동은 그 아버지의 아들이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복수의 칼날은 영원히 해결이 될 때까지 한다는 마피아의 맹세는 선택사항이 없는 항상 가슴조이면서 살아가야하는 신분의 블레이크에겐 한 때는 최고의 권력자로서 살아온 사람이 한 순간에 권력의 힘에 의해 자신의 행동을 저지당할 수 밖에 없는, 힘의 지배 논리에 대한 비유가 작은 사건들과 큰 사건들을 통해서 인생에 대한 무상함을 느끼게 해 준다.

. 원제가 말라비타(나쁜 인생)이듯이 개가 마피아에게 복수하는 것이나 사람들이 상대방에 대해 복수하는 것이나 인생, 그 자체는 나쁠 수도 있다는 암시를 한다는 점에서 이 위험한 패밀리가 겪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그저 행복하다고만은 할 수없는 쓸쓸함이 유머를 포함해 무거운 소재지만 가볍게 읽을 수있는 책이다.

 

한국에선 '위험한 패밀리'로 상영이 된 터라 책과 함께 비교해서 읽으면 좋을  듯 하다.

특히 로버트 드 니로, 미셸 파이퍼, 타미리 존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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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랜드
스티븐 킹 지음, 나동하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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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의 대학생인 데빈은 여친인 웬디와의 사이가 멀어진 마음의 상처로 괴로워하던 차, 방학을 맞아 알바로 조이랜드란 놀이공원에서 일하게 된다.

 

관람차의 조작방법부터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하는 때에 맞춰 강아지 탈을 쓰고 어린 아이들을 잠시 그에게 맡겨두고 자신들의 즐건 식사를 즐기려는 부모를 대신해 열심히 일하는 가운데, 문득 문득 웬디를 생각하지만 결국 차이고 만다.

 

 그러던 차, 이 조이랜드에 있는 '공포의 집'이란 놀이 시설에서 4년 전에 린다 그레이란 여인의 시체가 발견이 되고 이 사건은 범인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의 뇌리 속에 멀어지게 됨을 알게되지만 데빈은 이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데빈은 점을 볼 줄 아는 로지로부터 그 앞에 두 명의 아이가 나타나는데, 누군인지는 모르나 심미안을 갖고 있단 말을 흘려 듣게 되는 가운데, 한 여아를 구해주고 유명인사가 되더니, 하숙집을 오고가다 만난 10세의 마이크 로스란 근육위축성을 갖고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는 아이를 만나게 되면서 살인 사건을 둘러싼 중심에 서게 된다.

 

스티븐 킹의 소설들은 독자들을 스릴이 주는 강력함이란 느낌을 주기 보단 그 분위기를 조성하게 되는 전체적인 배경,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과 그것을 파헤치려는 주인공, 이를 저지하려는 마지막 순간에 기막힌 타이밍를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을 끌어모으는데, 필력이 뛰어난 작가가 아닌가 싶다.

 

스릴이 추구하는 맛 보기외에 이 소설은 한 젊은 청춘들이 한 번쯤은 앓았을, 첫 사랑에 대한 자신들의 행동과 상대방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아 쓰린 맘을 추스리는 과정까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겪고서 오랜 시간이 흐른 40년 후에 회상하는 형식의 나이 든 데빈이 젊은 시절의 데빈을 회상하는 식으로 이어지는 책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특히 어린이를 위한 특별나게 기억하는 날들이 되면 온갖 놀이공원에는 어린들이주인공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놀이기구의 하나하나 손질 과정부터 그것을 타고 즐기는 어린이들, 부모들, 그리고 알바를 함으로써 어떻게 놀이공원의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엿 볼 수있는 재미와  시체로 발견된 여인의 영혼을 본 친구 톰과 마이크의 영매가 깃든 말, 그리고 차후 사건의 해결을 풀어나가는 데에 있어  큰 힘을 발휘한 마이크의 엄마와 마이크의 행동이 마치 눈에 홀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지금도  가끔 영혼을 볼 수있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책도 그것을 볼 줄 아는 아픈 아이 미이크와 데빈간의 우정,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의 뭉클함이 스티븐 킹의 작품이란 생각을 들게 할 만큼 여지없는 감동과 성장통을 겪고 더욱 성숙해진 데빈의 모습이 교차되는 , 따뜻하면서도 범인임을 알게되는 장면이 영상으로도 그려지는  표현의 절제되면서도 모든 것을 아우를 수있는 그 만의 작품이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지난 날의 자신이 겪었던  만남과 헤어짐 속에 조이랜드가 갖고 있었던 데빈의 인생 한 측면을 장식한 그 곳은 인생의 전반을 흐르고 있는 유아적인 기쁨과 희망, 그리고 사랑, 이별, 또 다른 시작이 시작됨을 알려 준 그 곳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한 번 방문해 보고 싶단 생각이 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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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킬러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36
제프 린제이 지음, 부선희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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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도 인기를 끈 덱스터 시리즈가 나왔다.

전작에서 리타와 그녀의 아이들인 두 명과 가족을 이루더니 진짜로 자신의 핏줄인 딸 릴리 앤이 탄생한 것이다.

 

딸아이 바보가 된 아빠 덱스터는 점차 인간이 갖는 심정과 어떤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더욱 좋은 아빠로 살길 원하지만 사건은 그를 다시 암흑 속으로 이끈다.

 

이복 여동생인 데보라의 차출로 여고생의 실종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인간을 먹는 식인종그룹인 뱀파이어 클럽을 알게되면서 덱스터의 맘 속에 도사리고 있는 검은승객과의 오묘한 심리 싸움이 양 갈래로 이어지면서 색다른 재미를 준다.

 

데보라를 죽일 뻔했던 자신의 친형, 브라이언이 나타나면서 덱스터의 아이들과 리타에게 신뢰를 쌓아가는 것을 초조하게 느끼는 덱스터, 다혈질 여형사인 데보라의 등쌀을 거절하지 못하고 사건현장에 끌려다니는 모습의 또 다른 덱스터를 보는 맛이 재미가 있다.

 

이젠 더 이상 달이 뜨고 사회의 몹쓸인간을 처지함에 있어서 유혹을 해 오는 검은 승객을 거절하고 일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려했던 덱스터는 시종 유머를 잃지않되, 다시금 철저한 살인의 방식을 고수하다 또 다시 후회를 하면서도 자신이 실수를 하지 않았나 고민하는 인간의 감정을 어느 정도 갖춘 인물로 나온단 점이 이 책의 전 과정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사건의 주된 흐름인 뱀파이어들이라 불리는 이해 불가능한 식인종들의 행동과 다른 때와는 달리 꼼짝없이 붙잡혀 고통스런 모습을 보게되는 덱스터의 처연한 모습은 다음 편엔 어떤 모습으로 진화된 덱스터의 모습을 보여 줄지 사뭇 기대가 크다.

 

이 책의 전반에 흐르고 있는 따뜻한 가족애와 형제간의 우애와 사랑,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의 아기를 임신한 데보라의 이야기까지, 훈훈함이 넘쳐나는 이야기와 법 망을 피해 교묘히 피해나간 또 다른 범인을 다시금 잡으러 나가는 덱스터의 피할 길 없는 죄의 단죄를 하는 모습이 상반되게 펼쳐지는 이 책은 다음 시리즈에선 리타의 아이들이 덱스터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덱스터가 바라는 대로 어둠을 헤치고 인간들의 기본정서로 살아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갈 지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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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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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하면서 연작으로 나오는 주인공들을 그다지 쉽게 접하진 않았다.

똑같은 작가의 글이란 것이 어느 한 순간 눈에 익어가면서 그 작가의 특유의 흐름의 의식과 이 장면에 이어서 다른 장면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란 상상이 가기에, 쉽게 말하자면, 내 스스로 한 특정 작가의 작품 속에 빠지는 매너리즘을 경계하곤 했다.

 

하지만 요 뇌스뵈의 작품을 접하고 부터는 내 스스로도 이런 특정 주인공에 빠지긴 처음이란 생각이 든다.

 

바로 해리홀레 시리즈-

 

처음 접한 것이 "헤드헌터"이고 그 당시엔 북유럽의 인기있는 작가들 중 한 사람을 소개하는 작품이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후의 스노우맨, 레오파드, 레드브레스트, 올 해 나온 두 작품인 네메시스, 그리고 박쥐를 통해서 해리홀레란 주인공의 성장과 그가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 번 공감하게 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출간년도가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다.)

 

박쥐란 책은 요 뇌스뵈가 해리홀레란 주인공을 탄생시킨 작품이다.

 

배경이 노르웨이가 아닌 호주에서 발생한 사건을 해결하러 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으로흔히 젊은이들이 갖는 워킹비자로 호주에서 일하던 잉게르 홀테르란 여인이 강간을 당한 후 절벽에서 떨어져 시신이 발견이 된 사건을 밝혀내기 위해 오스트리아로 오는 것 부터 시작이 된다.

 

이 여인의 사건을 같이 조사하기 위한 동료로 일명 "애버리진"이란 말로 통용되는 사람인 앤드류란 형사와 같이 뛰게된다.

 하지만 이 사건을 해결함에 있어서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여기선 애버리진이란 말로 불리는 애달픈 호주의 토속민족에 대한 차별과 정책으로 인한 애환이 사건과 관계가 있고 앤드류가 말하는 자신이 속한 세대인 , 일명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라 불린 아픈 역사에 대한 것을 듣게 되면서 사건과 연관성을 갖게 된다.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란 백인이 호주에 정착하던 때를 기점으로 호주에 이미 자리를 잡고 살았던 원주민들에게 호주정부는 원주민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하려하지 않고 그들이 백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을 피부색에 따라 강제적으로 부모로부터 떼어 내어 백인피부를 가진 아이는 입양이나 교육을 시키고, 검은 피부는 고아원에 입양시켜 그들의 인생을 빼앗은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앤드류와 그가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애버리진의 인생 이야기는 전설 속의 등장인물과 동물들을 대비시켜 사건의 주 범인을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고, 이 때문에 30살 초년의 풋풋한 해리홀레는 다른 작품에서 나온 것처럼 물불 안가리고 위험을 자처하면서도 지독한 알콜중독에 빠진 극한 상황의 인물로 까지는 비쳐지지 않는(이제 막 알콜중독에 빠지기 시작하는..)미완성이자 미숙함의 형사모습을 보여준다.

 

전 작에서 나온 바 처럼 왜 해리가 그렇게 알콜과 사랑은 하지만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어떤 감정을 드러내길 꺼려했는지에 대한 경위가 들어있어서, 아마도 해리홀레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이 책부터 접해보면 훨씬 쉽게 그를 이해 할 수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동화에 나오는 박쥐는 상황에 따라서 자신의 정체성을 교묘히 바꿈하면서 위기를 모면하는 얇팍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여기의 제목에서 주는 박쥐는 그런 박쥐가 아니다.

비록 타국이지만 그 어느 곳에도 속할 수없는 자신들의 정체성 때문에 오늘도 호주의 실업난, 범죄에 관여를 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애버리진들의 삶을 반추한다.

 

그 곳에서 만난 여인 비르기타와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와 이별은 차후의 다른 작품에서 해리의 성격에 영향을 끼쳤단 생각과 함께  자신들이 원하지 않았던 병 속에 갇혀 그 병 속 밖을 날아서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싶었던, 소리없는 외침의 박쥐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해리홀레의 범인잡기의 과정과 호주의 곳곳의 유명 장소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책 표지 자체도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코팅된 표면이 아닌 스웨이드 감촉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진 것이 눈에 뛴다.

 

잘은 몰라도 박쥐의 겉 표피를 연상시키듯한 느낌과 함께 병 속에 갇혀있는 박쥐가 처음으로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반사회적인 성격의 사이코패스임을 자신도 알면서도 살인을 저지른 범인의 동기도 그래서 그런지, 웬지 더욱 쓸쓸하게 느껴짐을 알개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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