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에 대한 변명 - 이야기꾼 김희재가 전하는 세월을 대비하는 몸.마음 준비서
김희재 지음 / 리더스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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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같이 식사를 하면서 어느 순간 밥의 농도는  밥다운 밥(?)을 먹은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연세가 드심에 따라 지금보다 연세가 젊었을 적의 선호하시던,  밥의 농도가 진 밥을 좋아하는 것으로 바뀌시다 보니 자연적으로 식구들 모두가 따라서 먹게된 것이다.

 

 때론 회사에서 나오는 점심이나 근처 식당, 가까운 지인들과의 식사에서 나오는 밥을 볼 때면 내가 먹고 싶어하던 그 밥의 농도라서 무척 반가움을 느낄 때가 있는 것을 보면 부모님의 식성에  같이 맞추어 산다는 것이 이젠 부모님이 우리 자식들에게 그 동안  베풀어주신  유아기 때의  그 사랑의 배려와 사랑의 시작이 이제는 자식들이 조금이나마 순환해서 갚아나가는 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세상은 공평하다고 한다. 그 일례로 죽는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언젠가 우리 모두는 죽을 것이고 그 죽음을 맞이하기 전의 전초전으로서 늙음이란 자연적인 선물을 받는다.

 

어린 학창시절의 선생님들은 너희들은 화장을 안해도 한창 예쁠 나이란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느낌을 안다.

거리의 교복 입은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과 운동하고 나와 땀에 범벅이 되어 머리서부터 목 근처까지 땀에 절은 채 떠들면서 가는 학생들의 그 싱그러운 젊음의 상징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젠 나이를 먹어간단 증거겠지 싶다.

 

한 때는 연세드신 분들의 연예인 뺨치는 휘황찬란한 호피 무늬, 반짝이 의상이 달린 화려한 옷을 좋아하시는 것을 이해를 하지 못했다. 하고 많은 옷들 중에서 타인의 눈에 띄는 옷을 좋아하시는 이유를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를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얼굴의 겉 표피는 아무리 맛사지다, 에센스다, 초고농축 수입브랜드 화장품을 사용해도 결코 예전의 활기찬 피부를 되돌려 받을 수없음을...

 

그래서 조금이마 자신의 결점을 감추고 좀 더 밝은 모습을 비쳐보고 싶어 스스로도 알 수없는 손동작과 눈이 그런 옷들을 입게 된단 사실을...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이해를 못하고 있는 사이 나도 모르게 어느 덧 부모세대들의 신체변화와 그에 따른 늙어감에 따르는 여러가지 증상들을 접할 때마다 내가  이해를 하는 부분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젊었을 시절엔 결코 내 자신에겐 그런 날들은 올 날들이 아직도 먼 , 까마득한 옛 일로 생각되어지던 때가 있었던 그 오만함을 깨우쳐주는 것 같아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과 많은 공감을 하게 된다.

 

실미도, 한반도 국화꽃 향기... 대한민국의 유명한 영화의 시나리오와 그 밖의 에세이집을 통해 책을 낸 저자의 늙음에 대한 이야기다.

 

목차서 부터 울컥한다.

 

첫 번째 이야기
뽀글이 파마, 포기하기엔 너무 아까운 빛나는 ‘여덟 번째 일곱’의 시간
* 세월에 보내는 연가

두 번째 이야기
여자의 화병, 갑자기 툭 끊어져버린 감정의 줄이 치유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세 번째 이야기
배불뚝이 아저씨, 남자를 진짜 남자답게 하는 ‘그것’
* 세월에 보내는 연가

네 번째 이야기
저도 모르게 새는 실수, 나이 들면 체면에도 주름이 생기는 걸까?
* 세월에 보내는 연가

다섯 번째 이야기
남자의 눈물, 많이 참고 살아온 그의 설움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여섯 번째 이야기
깜빡거리는 기억력, 더 이상 기억하기를 거부하는 지친 마음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일곱 번째 이야기
둔해진 얼굴 감각, 딱딱한 무심의 껍질을 연화시키는 파안대소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여덟 번째 이야기
습관이 된 침 뱉기, 침과 함께 빠져나간 몸의 정기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아홉 번째 이야기
고약한 입 냄새, 속 타는 인생의 순간들을 훌륭히 견뎌온 그를 연민할 수 있길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 번째 이야기
살비듬과 가려움증, 전쟁터 같은 환경에서 살아보겠다고 외치는 애타는 절규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한 번째 이야기
흐려진 눈망울, 그 무엇으로도 세월을 감출 수 없는 단 한 곳을 위한 예우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두 번째 이야기
서리 같은 비듬, 어찌할 수 없는 증상에 대처하는 서로를 위한 선택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세 번째 이야기
못생겨진 손톱, 소홀이 대해도 괜찮다 여긴 몸의 작은 조각에 대하여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네 번째 이야기
바윗돌 같은 귀지, 노인네 고집이 아니라 몸의 순환에 생긴 문제 덩어리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다섯 번째 이야기
저릿한 쥐내림, 하루아침에 풀릴 리 없는 수십 년 누적된 피로의 더께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여섯 번째 이야기
퀴퀴한 노취, 꽃향기 피우며 세상에 왔다가 몹쓸 냄새를 남기고 돌아가는 인생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일곱 번째 이야기
이명과 난청, 가장 섬세하고 예민한 기관에 가해지는 폭력적 무관심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여덟 번째 이야기
골다골증, 느려진 몸의 속도에 마음을 맞추는 여유가 필요해진 시간
* 세월에 보내는 연가

열아홉 번째 이야기
어지럼증,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더 서러운 혼자앓이
* 세월에 보내는 연가

 

모두가 현재 연로하신 분들이 겪고 있는 대체적인 증상들이다.

한 챕터당 실 생활에서 나오는 대화를 시작으로 해서 이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증상에 따른 변화와 그 원인, 그리고 좀 더 나은 방향에서 어떻게 이를 받아들이고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 자세와 운동, 먹는 습관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지고 있다.

 

유아들은 말문이 트기 전엔 부모가 해 주는대로 따라하며 곧대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노년에 들게되면 잘  못들어서 큰 소리로 말하면 왜 소리를 질러 말하냐며 화를 내시고, 그에 따른 사소한 말들이 고성이 오가게되고, 별 일도 아닌것들로 인해 노여움이 많아지신다.

 

나는 절대로 저렇게 행동하지 말고 이야기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데, 역시 우리 부모님, 그 위 세대 분들도 분명 그런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

.

하지만 늙음이란  것은 내 뜻대로 이뤄지지 않게 행동이 되어지고 여러가지 불편한 사항들이 많아졌으면 많아졌지 그것이  줄어들리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현 상태에서 조금이나마 나이들에감에 따른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인정하며, 때론 힘이 부칠때면 도움을 받아야한다는, 그러기 전에 우선적으로 최대한도로 내 스스로의 힘으로 건강을 최대치로 이끌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함, 그리고 젊은 사람의 입장에선 눈살만 찌푸릴 것이 아니라 언젠간 나도 이런 모습을 하게 될 날이 있음을 알고 위로와 따뜻한 눈길을 한 번이라도 더  보여드리는 필요함이 있다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가족을 위해 애를 썼던 가장의 배둘에햄에 대한 존경심과 울음이 많아지는 호르몬의 영향과 주위의 환경에서 오는 나약해진 아버지들의 모습을 통해서 위안과 연민을, 딸이니까, 아내니까, 며느리니까, 엄마니까(p30)라는 이유로 참고 살아왔던 화병(火病)에 대해 따스한 위로를, 몸의 채취가 점점 고약해짐에 따른 신체적인 변화를 자연스런 변화란 생각으로 바라보기를, 오랜 시간동안 장갑을 고이 모셔놓고 오로지 내 신체의 자연스런 리듬에 맞춰 물질을 해 온 결과 투박하고 매듭이 굵어지고, 손톱에 세로 줄이 생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가장 값지고 예쁜 손에 대한 경외심을 갖기를 이 책은 들려주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들여주고픈 이야기들이고, 읽고 나서는 부모님과 함께 다시 읽어볼 수있는, 변명이 아닌 자연으로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순환형태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함을, 미래에 마주보게 될 우리 모두의 모습을 그려 준 책이기에 읽은 독자들에게  스스로도 많은 위안을 삼게 하는 책이다.

 

 

세월에 보내는 연가

 

 

하하 호호 웃으며 잰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는 너는

맑은 눈망울로 나를 보며 묻는다.

"계단을 내려가는 게 뭐가 힘들어요?"

 

올라가는 것이 숨차고 힘든 일일 뿐

내려가는 것은 계단이건 내리막이건

놀이처럼 경쾌하게 해낼 수 있는 일.

 

그래,

상쾌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두 팔을 활짝 벌리고

가파른 내리막을 달리면

곧  새처럼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이 되는 것을

나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인생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평생 지탱해온 무릎과 발목이 제 편한 각도로

괴상하게 비틀리면

넘어지고 그대로 굴러 떨어지는 일을 겪고 나면

그때는 알게 된다.

내려가는 일이

올라가는 일보다 훨씬 많은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내려가는 계단 앞에서 느끼는 것은

두려움이고 서글픔이다.

 

오르는 것을 그만하고 싶은 것은

내려가는 고단함을 알기 때문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이상 재미가 아니며

올라간 곳에서 끝나는 인생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있는 힘껏 난간을 부여잡고

천천히 내려딛는 걸음은

그래서

마지막 내리막 계단에서 흉하게 굴러 떨어지고

처박히는 것만은 피하고 싶은

간절한 바람인 것이다. -p 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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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이세욱 옮김 / 비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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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그 흔하던 흙을 볼 수가 없을정도의 시멘트 길 투성이다.

그것이 인간의 문명의 이기를 대표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때론 비가 내리면 거리에 흙탕물을 튀겨가며 비를 맞고 동네를 뛰어다닌 장면을  볼 수있었던 영화가 그립기도 하다.

 

'길'이란 소재는 많은 작품 속에 중요한 소재로도 쓰이고 그 한 단어 안에 포함된 여려가지 의미를 내포하는 방식으로 생각한다면 비단 문학 뿐만이 아니라 인생의 한 '길'이란 의미에서도 많은 뜻을 가진다.

 

 

1903년의 이탈리아, 파리에서부터 자동차 경주가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224대의 경주용 차가 프랑스를 거쳐 에스파니아로 질주하는 경주를 보기 위해 일찍부터 거리에 나서게되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많은 운전자와 거리의 시민들이 사고를 당하는 불행을 겪게된다.

 

이런 서막 속에 울티모는 이탈리아어로 마지막, 막내란  의미로 주로 아이를 낳고 더 이상 낳길 원하지 않을 때 사용되는 이름이란다. 

어린 울티모는 첫 째이자 막내로서 이 이름을 얻게되었고 허약한 체질은 유달리 섬세한 체격을 가지고 자라게된다.

 

소 26마리를 키우던 아버지 리베로는 선견지명이 있어 미래의 자동차의 세계가 올 것임을 자각, 소를 팔고서 정비소를 차린다. 하지만 한적한 시골에서 발달하지 않은 도로에 차를 갖고 오는 사람들은 드물고  아들과 같이 자동차에 대한 정비공부를 해 나가던 중 울티모는 한 가지 자신의 꿈을 갖게된다.

 

바로 자신이  꿈꾸는 길은 아무도 상상해본 적 없는 길, 시작하는 곳에서 끝나는 길, 세상 어디로도 통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로 통하는 길, 지상의 모든 길을 하나로 아우르는 길, 길 떠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다르고 싶은 자동차 서킷이다.

 

딤브로시오 백작의 우연한 방문은 곧 이들 부자와 엄마인 플로랑스와도 긴밀한 관계가 되고 아버지와 같이 나간 경주에서 백작은 사망, 아버지는 불구라는 신세를 맞이하게 된다.

 

백작이 준 오토바이로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가는 길에서 울티모는 또하나의 인생길을 터득한다.

 

제 1차 세계대전이 진행되던  곳 카포레토의 전투에서 전우의 배신과 이별, 미국에서 엘리자베타란 러시아 여인과의 서로간의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 사랑에 대한 이별, 그 후에 울티모는 이복 동생과 함께 온전히 자신이 그리던 길을 설계할 꿈에 부풀게된다.

 

울티모란 주인공을 통해서 그가 걸어온 여러가지의 사연이 담긴 인생의 '길'을 묘사한 이 책의 내용은 한 명의 주인공이 계속 나오는 것이 아닌 여러 화자가 울티모와 관계를 맺으면서 그와 관련된 주위 인물들의 이야기와 함께 울티모의 인생이야기 겸 모든 사람들의 그렇고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의 여러 굴곡진 삶의 모습을 비추어준다.

 

아무도 그런 길을 얻을 수없고 누구도 그런 길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울티모는 그 자신의 인생길을 부자일수도 있었던 여건을 뿌리치고 혼자의 힘으로 오로지 , 전쟁포로 신세로 변해 생활하면서도 자신이 꿈꾸어 오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땅을 발견하는 장면은 그 자신의 신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영상을 기억하게 한다.

 

울티모의 행적을 쫓는 엘리자베타의 경우도  자신이  사랑과 세상에 대한 복수 때문에 울티모와의 이루어질 수없었던 사랑을 찾아가는 행동도 기억할 만한 장면이다.

 

쉽게 수소문해서 만날 수도 있었던 울티모의 존재를 그녀는 울티모가 그려준 , 그가  꿈꿔오던 서킷의 장소를 찾아냄으로서 그가 이루고자했던 빛나는 최대 하일라이트인 경주를 함으로써 이루지 못했던 울티모와의 사랑의 확인을 하는 장면은 뭉클한 감동을 주기까지 한다.

 

***** 사람들이 오래 사는 것 같아도 사실은 안 그래. 사람들이 진정으로 사는 시간은 그 긴 세월의 작은 부분일 뿐이야. 다시 말해서 자기가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를 알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시기에만 진정으로 살았다 할 수 있어. 그런 시기에 사람들은 행복해. 나머지 세월은 기다리거나 추억하는 시간이야. 기다리거나 추억하는 때에는 슬프지도 행복하지도 않아. 슬퍼 보이기는 하지. 하지만 그건 그저 기다리고 있거나 추억하고 있기 때문이야. 기다리는 사람들은 슬프지 않아. 추억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그들은 그냥 멀리 있는 것뿐이야. 나는 기다리고 있어. - p 264

 

저자의 이력이 신선하다.

음악과 문학의 접목을 통해서 새롭게 시도하는 방법을 통해 이탈리아는 물론 여러나라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하는데, 읽는 동안 교향악단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음악회를 가다보면 우선 본격적인 음악을 연주하기 전에 각자의 파트에 맞는 선율조율과 함께 할 파트끼리 잠깐씩 맞춰보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그 과정에서 때론 조화롭지 못한 불협화음의 소리가 결국은 지휘자의 손 동작 끝에 실린 작고 가느다란 지휘봉에 온전히 자신의 실력들을 쏟아부을 때 최상의 소리가 들려오듯이 이 소설 속의 각 파트별로 만나는 사람들도 울티모라는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때로는 유연한 흐름이 있다가도 공포와 실망의 같이하는 어두운 터널같고 굽이진 고개를 따라 사랑이란 풋풋함을 느낄 수있는 사랑스런 흐름이 이어지는 부분,  다시내리막길로 치닫는 여정들이 결국 울티모 그 자신이 걸어 온 인생길을 그대로 표현한 서킷의 장소를 다시 서막에 비치는 1903년의 자동차 경주와 엘리자베타, 그녀 자신이 울티모의 인생길을 밟아 기억해가는 여정이 '길' 그 자체로 결국 처음 왔던 길이자 세상의 끝인 자신의 길로 통하는 것임을 서로 맞물리게 설정한 글 구성의 흐름이 인생이란 이런 이야기 속에 한 단면이요, 전 생애에 걸쳐 모두가 쏟아내게되는 일임을 깨닫게 해주는 잔잔한 소설이다.

 

'이야기는 양탄자 같은 것이고, 그것을 직조해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이는 작가다. 결국 글쓰기란 서사의 한 올 한 올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완벽히 제어하는 작업이다.' 

 

작가의 이 말대로 하나의 이야기들이 이렇듯 한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는 서사구조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울티모처럼  자신의 꿈을 위해 오늘도 우리들은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갖게되는 이 소설은 만남과 헤어짐, 용서와 후회를 느낄 수있는 다양한 길 위의 인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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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머니 1 밀리언셀러 클럽 130
옌스 라피두스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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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르헤...칠레 이민자로서 스웨덴에 살고 있지만 마약에 관한한 그 계통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던 때  전 유고슬라비아의 연방이었던 세르비아의 마약수장인 라도반과 그 밑에서 일하는 므라도에 의해 모든 죄를 뒤집어 씌어짐으로써 감옥에 가게된다.  이후 극적인 탈출을 시도, 흑인처럼 변장하면서 복수를 꿈꾸는 자-

 

 2.JW...스웨덴인으로 그저 성실하기만한 북부 시골에서 생활을 하는 부모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자신은 이런 생활을 답습하지 않겠단 생각에 상류층 자제들과 어울리면서 그들과의 동급 생활을 맞추기 위해 밤엔 압둘카림이란 자가 운영하는 택시로 운전을 하는 일을 한다. 그에겐 4년 전에 행방불명이 된 누나가 있다.

 

3.므라도... 이혼한 전 처 사이에 딸 하나를 두고 있으며 양육권 문제로 골머리를 않고 있다. 자신과 동급이었던 라도반이 전 우두머리를 제치고 최고의 수장으로 올라서면서 그에게  부하처럼 고개를 숙이면서 일해야하는 불편함과 동시에  자신을 내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떠는 사람이자 모든 폭행, 엄포 그 밖에 거의 좋지 않은 일을 담당하는 자이다.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세 사람의 운명은 코카인, 소위 말하는 '마약'이란 것으로 운명적인 아슬아슬한 대결과 만남을 지니는 과정이 전 두 권에 걸쳐 상세하게 펼쳐보이고 있다.

 

자신을 감옥에 넣게 한 자인 므라도에 대한 법정증언에 따른 배신과 복수로 인해서 다시 마약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라도반과 므라도의 약점을 파헤치고, 돈을 모으는 호르헤나, 상류층이 벌이는 난잡하고 화려한 파티 뒤에 코카인을 뿌림으로서 자신의 위험천만한 이중생활에 목숨을 걸고 돈을 모으며 일류브랜드로 차림을 나서는 JW란 청년의 모습은 실제의 생활을 엿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사실적이다.

 

단 1시간내지 그보다도 못한 순간에 남들이 몇 달내지 몇 시간을 투자해야 벌어들일 수있는 돈을  강력한 코카인을 매개 삼아 돈 맛에 헤어나올 수없는 세 사람의 이중적인 면 뒤엔 각 개인들마다 아픈 상처가 들어가 있고 복지시스템이 잘되어 있다는 인식이 강한 북유럽권의 스웨덴이란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치구와 그 근접권에서 행해지는 암흑의 거리가 현란하게 펼쳐보인다.

 

 돈에 속고 돈에 울고 그러면서도 또 다른 복수를 위해선 할 수없이 또 돈을 따라가야만 하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굴레에서 헤어나올 수없는 사람들의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안간힘이 오히려 안타까울 정도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이 진정으로 옳은 길인지에 대한 생각조차도 돈이란  유혹에 흔들리고 이번 한 번만 성공하면 이 곳을 떠나리란 생각에 오늘도 그들 무리들과 어울렸던 JW의 추락은 전형적인 야망에 차 있다 못해 그 구렁텅이에 빠져 결국은 모든 것을 잃고야 마는 인물로 비쳐진다.

 

 생각처럼 호르헤의 통쾌한 복수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전 2권의 분량이 만만치 않고 그 속에 상류층들만의 비밀 모임과 파티라든가, 스웨덴 내의 이민자 출신들로서 그들 스웨덴인들 속으로 같이 살아갈 수없는 서러움과 차별이 고스란히 내비치는 작품이기에 읽는 재미가 있다.

 

저자 자신이 현직 형사 전문 변호사로서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이 영화화 되었고 곧 다시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선보일 예정이란다.

 

전혀 상관 없었을 세 사람들이 쉽게 번 돈으로 자신들의 인생을 책임진 자들답게 첫 만남의 강렬함은 잊혀지질 않을 만큼 촉각을 곧두세우게 읽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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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보르코시건 : 마일즈의 유혹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5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창규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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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문학 소설은 미래의 문을 미리 가능하게 실현 시킬수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실제 소설이나 논문 중에서 이런 사례가 지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볼 때 그저 허구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순 없는 중요한 위치에 오른 장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에는 이런 SF의 모험이 가득한 책을 읽었던 적이 어느 순간 서서히 다른 분야에 관심이 쏠리게되다보니 예전의 관심에 비한다면 훨씬 읽는 종류 수가 많아지진 않았다.

 현대 SF 최고 작가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27년에 걸쳐 완성!
SF 3대 문학상, 네뷸러상ㆍ휴고상ㆍ로커스상 수상작이란 현란한 문구가 우선 호기심을 이끈다. 도대체 마일즈란 인물이 등장하는 이 가상의 소설이 독자들에게 좋은 반향을 일으켰는지에 대해 우선 살펴보니 , 때는 지금의 20세기가 저물고도 한 참인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시대적 배경이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후인 30세기이다

전체적인 시리즈가 아직 번역 출판이 안된 상태에서 몇 권만 나온지라 이 책을 처음 접한 독자라면 우선 이 내용부터가 조금 신선할 수도 있겠고 좀 혼동이 올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 전 편에 나오는 마일즈가 사는 세계인 , 행성 이름이 바라야란 곳은 어떤 곳이며 마일즈가 탄생하게된 경위, 이 책에서 나오는  강대국인 세라간다 제국에 이르는 묘사들이 연결이 되어 있기에 조금은 답답함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오는 주된 내용중에서 우선 마일즈의 탄생은 어머니가 임신 당시 사고로 인해서 뼈가 잘 부러지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인물이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특출난 외모와 키 작은 외모, 다리에 보조기구를 붙이거나 그에 상응하는 장화를 신고서 다녀야하지만 능력만은 탁월함을 지닌, 그러면서도 여전히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살 수가 없는 인물로 나온다.

이야기는 사촌인 이반과 함께 바라야 제국을 대표해 세타간다 행성의 황태후 장례식에 외교 특사로 파견디면서 시작된다.

여러 행성들이 존재하고 있던 상황의 설정상 우주선을 도킹해 세라간다 정착지에 우주선을 옮기려던 순간, 정체모를 괴한(?)이 우주선에 뛰어들게 되고 괴한이 도망 간 사이 그가 남기고 간 마취 총과 이상하게 생긴 막대를 갖게된다.

이후 장례식에 참석하던 그 자리에 어제 보던 그 괴한의 시체가 발견이 되고 그 막대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그 실제 주인이 누군지에 대한 추적이 시작되면서 마일즈의 모험과 추리능력, 타협과 자신의 위기응변을 토대로 사건의 해결을 풀어나가기에 애를
쓰는 과정이 담겨있다.

마일즈는 한 순간에 이 막대의 비밀을 쥐고 있는 세라간다 제국의 유전자 은행인 별 보호소의 유전학자를 관리하고 있는 호트 족 여인인 리안 덱티아르를 한 순간에 반하게 되고 이런 마음의 심경은 곧바로 자신이 속한 바라야를 위기에서 빠져 나오게 함과 도시에 그녀를 사랑하게 됨으로써 본질적으론 자신의 사랑을 나타내보이고자하는 야망에서 행한 행동으로 표출이 되어진다.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가상의 미래를 토대로 이뤄지는 이런 이야기들은 자칫하면 지루하게 , 소위 말하는 남성들만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로 흐르기 쉬운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이런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
인간 특유의 자신들의 유전만를 그대로 보존하고 지속하려는 야심찬 계획이 미래의 나라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있고, 그런 와중에 인간들이 겪는 계급차별적인 모습,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악의 행동을 하는 무리들까지, 누가 범인인지를 쉽게 드러내놓지 않는 흐름, 그리고 눈에 보이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놓지 않게 하는 둥근 형태의 원 모양들은 상상의 나래를 한 없이 부풀리게 만든다.

주인공 설정만 해도 흔히 말하는 완벽주의자가 아닌 뭔가 허술하고 부족한 이면에 그것을 끊임없이 단련하고 이끌어 감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실력으로 나타내보이는 마일즈란 인물에 호감이 가게 한 작가의 상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호트족 여인에 대한 미모에 이끌려 자신을 그런 유혹에 이끌려 가게해 결국 사건에 발을 들여놓게 되고 해결하는 과정이 명탐정의 면모를 보이게 하는 한편 다른 시리즈들을 먼저 구독하고 읽었다면 훨씬 재밌게 읽게 되리란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된다.

독립적을 읽어도 무방하지만 마일즈가 말하는 태도나 행동, 그리고 아직도 무한한 우주의 세게 그 어딘가에 이런 행성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는 독자들에겐 아주 제격인 SF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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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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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 주의 어느 작고 쓸쓸한 마을에, 아버지의 사료가게를 물려받아 운영하는 미스 어밀리어 에번스가 있다. 어밀리어는 사팔뜨기이며 180센티 장신으로 건장하고, 웬만한 남자 이상으로 힘이 세다. 그녀는 모두에게 인색하며,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순간은 오로지 '그들을 이용해서 돈을 벌 때' 뿐이다.


그런 그녀에겐 오로지 이런 위의 행동 외엔 그 어떤 생활의 변화없이 마을에서도 동떨어진 교류자체가 없는, 있다면 소송을 통해 이득을 쟁취하는 데에 재미를 붙인 여자라고나 할까?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엄마와 이복자매간으로 그 자신이 어밀리어와 사촌관계란 주장을 한 사내가 마을에 들어오니, 그의 이름은 라이언먼-

꼽추에다 폐병까지 앓고 있지만 그에겐 남다른 재주가 있었으니, 바로 아무런 꺼리낌 없이 누구에게나 어울릴 만한 친근감과 유머감각, 그리고 거기에다가 이간질의 명수라는 별명을 붙여줄 만큼 마을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된다.


이후 어말리어에게 변화가 생기니, 바로 철저하게 외롭고 고립된 자신의 은둔처라 할 자신의 집을 라이먼의 요청대로 카페로 개조한 것이었다.

그녀의 솜씨로 치자면 술 맛을 내게하는 데에는 따를 자가 없었을만큼의 기막힌 손재주가 있는터라 바로 이 곳은 마을 안에서 오로지 , 유일한 삶의 마실장소요, 서로의 소식과 춤과 노래가 깃든 활기로 넘쳐흐는다.


여기엔 바로 어말리어가 라이먼을 사랑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고 , 이 카페는 사실 마을사람들이 느끼던 그 어떤 감정들을 치유해주는 곳이자 위로의 장소가 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삶에는 아무런 값도 매겨져 있지 않다. 삶은 우리에게 공짜로 주어졌고, 값을 치르지 않고 얻어진 것이다. 그러면 삶의 가격은 얼마일까? 주위를 둘러보면, 때때로 삶이란 전혀 가치 없거나 있다고 해도 아주 미미한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해도 내가 처한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영혼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 자신이 결국 가치 없는 인간이라는 자괴감이 밀려오지 않는가.......


카페에 앉아있는 동안만은 단 몇 시간이라도 마음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이 세상에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라는 쓰라린 생각을 조금은 떨쳐버릴 수 있었다. -p 105~106


이런 행복한 삶이 근 4년 동안 지속이 되는 가운데, 단지 열흘 만의 결혼생활로 끝장이 나버린 어말리어의 전 남편이자 성격파탄자인 마빈메이시가 감옥에서 가석방 상태로 마을에 오면서 행복은 깨진다.


바로 첫 눈에 라이먼은 마빈을 사랑하게되고 냉정하게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그에게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라이먼을 바라보는 어말리아는 보통 때의 거칠고 거침없는 힘센 여장부가 아닌 어쩔 수없이 마빈을 받아들이게 되는, 삼각관계이자 이상한 동거의 생활로 들어가기까지 한다.


저자의 작품으로는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이란 영화를 통해서였다.

어렸을 적에 보던 희미한 기억 속에서도 참 이상한 분위기의 다섯 명 정도의 주인공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작가의 삶 자체가 결코 평범하지는 않았던 삶을 살았던 것을 볼 때 아마도 작품 속에 투영이 되는 주인공들의 선정도 영향을 끼쳤단 생각을 한다.


위의 어말리아나 라이먼, 마빈은 모두 정상인들이 볼 때 이상한 사람들로 속한다.


여자지만 힘만은 남자못지 않고 첫 결혼 첫 날부터 왜 마빈에게 그렇게 행동하고 헤어지고 쫓아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이 한 순간 그녀를 사랑해 자신의 사악한 성격을 고쳐가며 결혼했던 마빈까지 다시 감옥게 가게 만들고, 이어 등이 굽은 꼽추이자 병까지 앓고있는 라이먼을 사랑하게 되는 사랑의 감정이 보통의 상식으론 이해를 하기 어렵다.


라이먼은 그런 어말리아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이용해 카페를 만들게한 재주가 비상하고, 같은 동성인 마빈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을 드러내보이는 형태, 이런 라이먼에 대한 끊을 수없는 사랑의 해바라기로 변해버린 어말리아, 이 둘의 관계에 끼어들어 또 다른 혼돈의 사랑을 이용하는 마빈까지, 누가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게되는지에 대한 인간의 복잡한 인간의 마음을 슬프게 그려내고 있다.


마빈과 어말리어의 대결 장면은 흡사 블랙유머처럼 느껴지는 것도 바로 이런 감정을 느끼면서 읽게 되기에 더욱 그러할 지 모르겠다.


자신의 한 때나마 진실된 사랑을 주었다고 생각한 어말리아의 그런 심정은 라이먼과 마빈이 모든 것을 망쳐 놓은 채 떠나버림을써 다시 3년간을 라이먼을 기다리다 결국 자신의 집을 판자로 둘러치고 세상에 드러내지 않는 은둔의 생활로 돌아가게하기까지한 그녀의 안타까운 사랑의 이야기는 번역자인 故 장영희 교수가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지를 수 있다. 선한 사람이 폭력적이면서도 천한 사랑을 자극할 수 있고,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p5  했던 작가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 가슴에 와 닿는다.


결코 누가 누구의 이상적인 사랑의 완성형태의 견본이라고 결정 내릴 수 없고 이런 의미로 본다면 어밀리아의 사랑이야말로 혼자만의 사랑이었고, 그럼으로써 고통과 분노, 치열함, 환희를 모두 동반한 사랑의 형태임을 알 수가 있다.



쓸쓸하고 비가(悲歌)적인 사랑이요, 한 인간이 겪는 내적인 면에 드리워진 사랑으로 인해 겪는 여러가지 감동들이 메마른 조지아주를 배경으로 그리고 있는 이 슬픈 카페의 노래야 말로 사랑의 주체자와 받는자에 대한, 진정한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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