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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두 번째 이야기 ㅣ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2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처음 여행을 하게 된 것은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했다.
당시엔 인천이 아닌 김포국제공항만 있었던 시절이라서 해외여행은 그저 꿈 속의 일로만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부모님은
티켓을 쥐어주시고 동생들과 처음으로 패키지 여행이란 것을 하시게했다.
그 때의 뭘모르고 두렵고 생소하기도 하고 여권을 보여주며 통과하는 절차가 왜이리도 가슴이 벌렁거렸던지,,,,
엄마의 배웅의 손짓인 손 흔드는 모습을 뒤로하고 게이트를 들어간 그 때의 심정은 마치 이제는 영원히 못 볼 것 같은
두려움의 착각을 연상케한 시절이 까마득하다.
해외여행의 자유화 이후 매년 한국관광객들의 공항 이용 빈도수는 해를 거듭할 수록 그 숫자가 높아지고 있다.
어떤 여행지의 가이드가 이런 말을 한 것이 기억이 난다.
"한 번 해외여행에 취하게되면 웬지 일 년에 한 번은 꼭 나갔다와야 후련해짐을 느끼시게 될 거라고.."
나에겐 맞는 말인 것 같다.
적어도 그 때의 여행 이후로 매년 현실에서 갑갑한 회사 일에서 뛰쳐나와 잠시 트인 공기를 마시고 싶었했었으니까-
그런데 한 두번 패키지 여행을 하다보니 여행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욕심이란 것이 편하게 재워주고 일정시간에 모이면 알아서 유적지, 쇼핑코너, 공연코너까지 ... 일사불란하게 내 맘에
드는 곳에 잠시라도 앉거나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서 그 감흥에 취할 시간 자체가 없다는 것이 불만 아닌 불만이었다.
특히 내가 관심분야였던 역사 유적지나 문화와 예술코너를 접할 땐 더 그랬던 것 같다.
그 때부터 아마도 배낭여행을 꿈꿔왔던 것 같다.
그런데 아직 실천중이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이 여행 안내서 겸 에세이는 그 목마름에 일말의 해갈을 시켜준 책이다.

이젠 여행객들도 워낙에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다 보니 여행테마에 대한 좀 더 고급적이고 나의 취향에 맞는 여행선택지를
고를 수있는 많은 여행의 패턴들이 생겨난 지금, 이 책에선 우리가 방송이나 책,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고 있던 기본적인 유럽에
대한 이야기들 외에 저자 자신이 10년간 스스로 발품을 팔며 즐기면서, 때로는 여행이란 말이 주는 의미와 함께 그나라의 문인들의 책 속의
내용들을 적재적소에 넣음으로써 쉽게 가보고 싶은 나라의 속살들을 소개한 코너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흔한 패키지 여행 속에 꼭 맛보아야 할 음식 코너도 기억나지만 그렇지 못한 채 시간상 쫓겨 허겁지겁 버스에 올라 탄 채
언제 다시 올 수있으려나 하는 아쉬운 마음을 간직 한 채 떠났던 도시의 다른 깊숙한 현지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것이기에 가까움이 훨씬
크다.


우리나라처럼 반도 특성을 지닌 국가가 많은 나라들이 아닌 지리적인 특성에 따라, 역사적인 사실 속에 한 때 병합이
되었다가 다시 한 나라로 복귀하면서 이뤄낸 역사적인 유산의 집약적인 모습들은 여행의 의미를 논하기에 앞서 그 나라사람들의 문물보전에 대한 생각을
엿 볼수 있고 그들의 생각 속을 다시 들어가 체험해 볼 수있는 , 즉 아픈 유산은 아픈 상실감 그대로 나타내되 어떻게 소중히 다뤄 보전할
수있을까에 대한 노력의 결실, 그리고 그 안에서 여행함으로써 시간에 쫓겨 꼭 봐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아닌 내 몸과 마음이 이끄는대로의
세렌티피티적인 만남이 오히려 진정한 여행의 참 맛을 느끼게 해 주는 대목들이 가슴에 와 닿는다.
책을 읽다보면 초보자의 입장에서 쓴 것이 아닌 여러 번의 유럽방문을 통해 한 도시를 적어도 3~4번 정도 방문했기에
이런 글들과 혼자만의 여행이 주는 고독감과 위로, 그리고 여행이 주는 길목에서 만나는 내 자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단 취지의 글이기에 처음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다소 버거울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책 말미에 초보부터 여행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 추천하는 여행경유지의 글이
들어있긴 하다.)
그럼에도 이 책에 나오는 여러 국가들의 다양한 체험과 철학적인 느낌의 공유, 일반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살아보기
같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글들을 통해 지금 여행을 꿈꾸는 자들, 특히 홀로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주는 책인 것 만큼은 틀림이 없단
생각이 든다.

모 방송광고에 "힘들게 일한 당신, 떠나라~" 란 카피가 한 때 유행을 탔었다.
그 때 바로 그거야! 하고 외치던 나의 부산했던 여행 준비도 떠오르고 이 책을 통해서 감히 다시 한 번 다짐도 해
본다.
언젠가는~ 꼭 혼자만의 여행을 즐겨보겠다고!
경험을 통해서 얻는 것은 영원히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그런 경험이 있는 여행기는 저자의 말마따나 감각상각이란
것을 생각해 볼 때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없는 소중한 내 재산의 일부가 될테니까~

문화적인 이야기, 볼거리,먹을거리, 축제의 이야기, 마음의 고요를 필요로 할 때 필요한 장소....고루고루 편집해 놓은
사진과 글들이 인상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