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과 창조의 시간 밀리언셀러 클럽 135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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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스커더-

 

 

흔한 말로 성공한 경찰도 아니요, 그렇다고 자발적으로 퇴직해 사립탐정으로서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닌, 자신이 스스로 말하길 알콜홀릭은 결코 아니며, 술은 얼마든지 끊을 수있다고 생각하는 전직 경찰 -

 

매튜가 돌아왔다.

 

이번에도 여전히 자신의 실수로  죽은 사람에 대한 죄책감을 지닌 채 단골 술집에 들어가 커피에 버번을 섞은 것을 즐겨 마시며 때때로 사건해결을 해주고 떨어져 사는 가족에게 돈을 부치는 가장으로서 말이다.

 

자신의 진실됨을 믿는다는,  살인을 제외하곤 각종 범죄를 저지른  제이컵 자블린- 일명 스피너가 어느 날 그에게 봉투를 맡기며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어날 경우를 대비해 보관해 달란다.

 

그러던 그가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고 봉투를 열게 된 매튜는 그 속에 그가 그 동안 세 사람에게 그들이 저지른 약점을 빌미로 돈을 뜯어 온 것을 알게된다.

 

한 사람은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딸의 범죄를 무마시키기 위해 애를 쓴 아버지로 그에게 이를 이용해 돈을 얻어 썼으며, 또 한 사람은 매춘녀이자 범죄에 연류됬지만 교묘히 빠져나가 결혼에 성공해 살고 있는 한 여자, 나머지 한 사람은 장차 주지사 출마를 목적으로 정치계에 야심을 품은, 그렇지만 추악하게도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다.

 

이 세사람 중 분명 어느 하나가 스피너를 죽였을 것이란 짐작하에 결코 이 사건에 관여하고 싶진 않았으나 자신도 모르게 이들을 찾아가 그들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과정이 그려진다.

 

첨단 무기소지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약삭빠르게 상황에 대처해 미리미리 앞 날을 그려가며 사건의 해결을 하는 요즘의 시각적 효과를 노린 책을 기대했다면 실망했을 수도 있으나 역시 매튜는 매튜다웠다고 말할 수가 있겠다.

 

끊임없이 술에 절어서, 그렇다고 인사불성 상태정도까지 이른 경우는 드물게 행동하는 경우가 적더라도 분명 그는 술에 관한한 자신의 과오를 떨쳐내지 못한 약한 심성의 남자로도 비치지만 사건 해결에 있어서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슬로우 방식의 수사를 고수한다고 할 수있겠다.

 

 범인이 바로 이 사람일 것이란 생각하에 독자 나름대로의 무게 잣대를 이겨내면서 작가 스스로가 창조해 낸 매튜는 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풀었다고 생각한 순간에 또 다른 등장인물이 나타나면서 반전의 맛을 느끼게 해 주는 것도 여전하다.

 

 스피너가 매튜란 인물에 대해 바르게 보았듯이 돈에 얽혀 비정하게 사건해결에 매달리지 않는,  필요하면 상황에 맞게 처신하되 결코 정의의 선을 넘지 않는, 흔치 않은 인간미를 갖춘 자-

 

바로 매튜 스커너 시리즈를 대할 때마다 느끼는 이 감정의 연장선을 유지하면서 각 작품들마다 독자들을 홀려놓는 작가의 발군의 솜씨가 갈수록 힘을 더해간다는 듯한 느낌이 든다. (현재 리암 니슨의 주연으로 영화가 상영중이다.)

 

 

-경찰을 그만 둔 이유 중 하나는 그런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계속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올바른 이유로, 옳지 못한 일들을 할 수있는 그런 상황에 처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결심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진 않으며 그렇다고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하지도 않는다는 말은 사실일 것이다. -p144

 

매 사건마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물론 술과 커피) 사건해결을 완수해 나가는 매튜를 통해 또 다른 사회의 여러가지 상황에 맞부닥치는 상황들을 보면서 인간사회 안에 악의 무리는 결코 쉽게 사라질 수없음을, 또 다시 느끼게 해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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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딸 2 - 로마의 여인들
프랑수아즈 샹데르나고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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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권에서의 부모가 모두 죽고 남은 이란성 쌍둥이인 남자는 태양을 연상시키는 금발머리의 알렉산드로스, 갈색머리의 여아 클레오파트 셀레네  ,  그들 밑의 남동생인  막내아들 프톨레마이오스 필라델푸스가 로마에 입성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이된다.

 

 로마에 도착한 그들은 이국적인 날씨와 개선식에서의 많은 군중들이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을 본 충격, 차례차례 오빠와 남동생이 죽어가면서  셀레네에겐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고독에 휩싸일 뿐인 한낱 어린 여아로 기억에 남는다.

 

 절대권력자인 옥타비아누스의 누나인 옥타비아의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본격적인 자신의 성장기를 가지는 셀레네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갖고 있는 뛰어난 재능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감추게되고, 이는 바로 모든 사람들로부터 혼혈인이자 왕녀로서 결혼에 대한 선택권과 기대마저 저버리게 되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옥타비아는 누구인가?

 

셀레네의 아버지인 안토니우스의 전 부인이자 그의 자식들을 낳았으며, 각 왕국에서 차출되어 온 아이들을 거두어 기르고,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사이에 난 셀레네마저 거두는 , 자신의 남동생이자 로마제국의 기틀을 서서히, 그렇지만 결코 서두름이 없는 냉철한 옥타비아누스의 누나요, 올케인 리바아와는 또 다른 권력과 정치계의 눈을 숨돌릴 틈 없이 고루고루 나누는 여인이다.

 

그런 여인 밑에서 자란 셀레네는 옥타비아누스를 제거하기 위한 복수의 일념을 꿈꾸게 되지만 서서히 자라면서 결코 그를 헤칠 수없음을, 남자가 아닌 여자이기에 활동제약과 자신의 꿈이 사라져감을 느끼게된다.

 

한창 로마의 공화정주의냐, 제국주의냐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정치의 틀을 다져나가는냐에 대한 적들과의 동침 내지는 또 다른 자신과 맞는 후계자 육성에도 신경을 써야했던 당시의 흐름들 속에 옥타비아는 내심 자신의 아들이 남동생의 뒤를 이어 왕위를 받을 것을 기대했으나, 뜻하지 않게 죽게되자 모든 것을 내려놓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는 것을 본 셀레네는 본격적으로 자신이 어떻게 이 난관을 뚫고 자신의 뜻을 이뤄야하는지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다. 

 

옥타비아의 곁에 있어줌으로써 그녀에게 환심을 사려는 노력에 힘입어 서서히 자신과 옥타비아 사이는 가까워졌다고 느껴졌을 때, 돌연 그녀는 자신과 같은 처지로서 로마에서 로마화한, 마우레타니아의 왕인 유바와 결혼하게 됬다는 소식을 접하게된다. 

 

역사상의 그다지 많은 기록들을 남겨놓지 않았기에 소설가로서의 상상 속의 당시의 관계도를 그려나간다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독자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은 이야기들로 가득 채웠다. 

 

우선 작가가 밝혔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당시의 로마와는 상당히 다른 것임을 알려주고 기록에 남겨진 부분들을 조합해서 자신이 상상한대로 그려졌음을 밝힌다. 

 

역사 속의 클레오파트라의 딸이란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이미 가지고 있었던 많은 독자들이라면 그녀의 일생을 두고 이런 역경 속에, 형제들과 죽음이라는 이별을 직접 맞대야했고, 원수의 자식이란 틀에 박힌 생각의 이념이 아닌 오로지 아이들을 거두어 키운다는 생각의 차원에서 자신외에 여러 복잡한 가계의 혈통을 지닌 아이들과의 접촉을 이루어지게 한 옥타비아란 여인의 행로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커온 셀레네란 여자아이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게 한 대목들이 로마의 역사라는 한 줄기의 흐름 속에 결코 허투루 지나칠 수만은 없게한 행간의 글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한국의 고대 왕국도 그렇지만 로마 역시 자신들의 혈통과 왕좌라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아무리 사이가 좋은 부부라 할지라도 쉽게 이혼을 시키며, 이혼을 당하게 되며, 또 다른 권력유지 차원이란 기준에 준해서 이를 받아들였던 당대의 정치적인 면들이 냉철하게 보여진다는 점에서 셀레네는 알게모르게 자신의 혈통의 피는 속일 수 없듯 이러한 면들을 습득하는 모습들이 은연중에 바쳐진다. 

 

다른 이복여동생과의 일이나 또 다른 아버지의 자식이나, 리비아가 데리고 온 아들과의 만남은 그녀의 인생에서 결혼을 당연시했던 그 때의 분위기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한 여자아이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고개를 들게된 자신의 앞길을 위해선 어떤 행동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자각이 시간의 흐름과 로마 여인들이 겪고 있는 각 생활이나 정치적으로 엮여 살아가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온다.

 

 

결코 앞으로 나서지 않되 남동생의 뜻을 알고 그대로 받아주면서 자신의 자식을 후계자로 세우기위해 때론 모든 것을 버리고 다른 것을 주장해 취할 줄 알았던 옥타비아란 여인은 그런 면에서 클레오파트라와 비교해도 재미가 있을 것 같은 인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옥타비아누스의 두 번째 부인이자 그의 후계자를 낳아주지 못했지만 자신이 데려온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결혼의 성사와 옥타비아와는 또 다른 방법으로 서서히 권력을 쥐어가게되는, 리비아란 여인의 차후 활동들이 다음 제 3권에선 어떻게 셀레네와 연결이 되면서 로마의 정세와 셀레나 자신이 여왕이 된 나라 사이에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역사소설이 갖고 있는 흥미만점의 이야기들이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아닌가 싶다.

 

 로마의 생생한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듯한 건축물이나 생활상의 모습들을 읽는 것도 재미를 주고 한 순간 잊혀져버릴 뻔한 클레오파트라가 남긴 유일한 혈육인 셀레네의 인생여정이 어떻게 시시각각으로 변하게 될런지 벌써부터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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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 일러스트 매지컬 테크닉
고이누마 유키 지음 / 니들북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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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도구들은 다양하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연필서부터 볼펜, 물감, 크레용까지,,,

전문가적인 입장이 아닌 평소에 주위에서 아무 종이에나 대고 그릴 수있는 도구로서는 단연코 크레용이 쉬운데, 이 책을 그런 편견을 버리고 누구나 맘만 먹으면 도전 할 수있는 색연필을 주제로 그리기에 도전하는 책이다.

 

처음의 기초인 원 그리기부터 난이도의 진행과정에 이른 심도있는 그림 그리기와 그 안에 칠해질 칠하기의 연습과 노하우와 팁정보까지..

 

한 때는 연말연시나 크리스마스에 카드 만들기가 인기를 끌었었고, 여기엔 다양한 물감과 재료드을 동원해 우표와 씰을 붙이고 우체국에 넣고 오는 기쁨이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장 가까이에서 만져지는 내 스케줄  수첩에 그려 넣어질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함께 내 계획도 확인해 보고 어린 친구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들을 함께 할 수있는 이점도 있고, 같이 협동해서 거창하진 않지만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보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있는 여러가지 과일들과 나무, 꽃들, 차, 비행기, 기차, 그리고 뒷 장의 빵 만들기 코너도 들어있어서 여러모로 알찬 책이란 생각이 든다.

 

 

 

많은 돈을 들여야만 꼭 좋은 책이 아니듯 언제든지 가까이 곁에 두고두고 보면서 필요에 따라 생일카드나 여러가지 생활주변에서 필요한 소품들을 만들어 볼 때 긴히 사용할 수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또한 이를 통해 주위의 사물도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있는 기회도 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하나하나의 물건이 지닌 특성을 세심히 들여다 봄으로써 주의력도 향상될 수있고 표현력의 기대치도 높일 수있단 점에서 온 가족이 함께 실제로 같이 해 보면 더욱 즐거움을 느낄 수있겠단 생각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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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열린책들 세계문학 22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새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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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 문호이자 세계의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톨스토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릴 적 짧은 글들을 접해서 읽어는 봤지만 본격적으로 많은 작품들 가운데 추리고 추린 단편만을 선정해서 읽은 것도 오랜 만이다. 

 

장편만을 내리 읽은 사람들이라면 단편이 주는 짧고 강한 이미지엔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톨스토이의 전반적인 문학적인 편향과 그의 인생관을 곁들여서 참고해 읽으면 훨씬그의 문학세계를 이해하기 쉽단 이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 13편의 작품들 중에는 그가 오랫동안 고민해오던 신과 인간과의 관계, 무엇이 인생의 전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엿 볼 수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전쟁으로 인해 한 인간이 어떻게 망가져가는지, 허튼 영욕에 쌓여 자신의 귀한 목숨을 저버리게 되는지에 대한 고른 시선들이  습격'과 '세바스또뽈 이야기'에 들어있다.

 

전쟁이라고 하는 특정한 공간에서의 다뤄지는 비인간적인 상세묘사가 아닌, 총발이 난무하고 시체가 쌓여있는 참혹한 현장의 묘사를 거의 배제한 채 묵직한 주제에 어울리는 글의 흐름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왜 전쟁을 통해야만 모든 것을 이룰 수있다고 생각하는 인간들로 인해 또 다른 인간들이 피해를 입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부당위성에 대해 쓴 글들이 여전히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전쟁을 연상시킨다.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유산을 물려받은 자신의 생활을 바탕으로 교육에 관심을 둔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와 너무나도 맑은 영혼을 지녔기에 바보의 대명사로 불리는 '바보 이반'을 통해 진실된 바탕안에 내재된 심성은 그 어떤 높은 차원의 지식을 염두에 두고 이들을 멸시하려했던 사람들 앞에서도 그 빛은 발하게 된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들로 그려진다.

 

사람이 살다보면 욕심이란 것이 끝이 없기에 이를 어느 순간까지의 자제를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는 진정한 사랑만이 이를 지탱해 주며 당시의 세태를 감안해 생각하자면 물질적인 풍요와 귀족적인 화려한 생활을 뒤로 하고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있는 길은 무엇인지를 깨닫게해 준다.

 

자신의 가족 이력을 바탕으로 '죽음'이라는 주제를 두고 그려진 ' 세 죽음', '알료샤 항아리', '홀스또메르'는 아무리 이승에서의 좋은 생활도 죽음 앞에선 무용지물이라는 사실, 그렇다면 어떻게 죽는것이 가장 좋은 죽음인지, 이를 위해선 이승에서의 생활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다각적인 방향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모색을 통해 지금 읽어도 여전한 숙제인 것처럼 느껴지는 책이다.

 

톨스토이가 천착해온 평생의 주제인 신과 신앙, 사랑, 그리고 죽음을 다룬 각기 짧게 다룬 단편을 통해 그의 내면의 세계와 창작을 통해 장편을 읽을 때와는 다른 또 다른 톨스토이를 대한단 느낌을 가지게 하는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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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자 - 속삭이는 자 두 번째 이야기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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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있는 것 중에 하나가 공공요금 용지나 우유팩에 있는 미아찾기 사진과 함께 실려있는 인상착의 내용이다. 

 

잃어버린 당사자를 둔 부모들이나 그 주위에 연관된 분들의 경우를 방송이나 기타 여러가지 사연들을 접하는 사례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행이도 찾는 경우가 있어 가슴의 한 켠을 쓸어내리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과의 싸움이기에 대단한 체력과 끈기, 그리고 반드시 찾을 수있다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바로 이 처럼 소리없이 어느 날 자발적이든, 그렇지않든 간에 사라져버린 사람들이 다시 돌아온다면?

 

작가 스스로도 이런 가출체험을 통해서, 그리고 익명의 이름없는 자라로 일컬어진 어느 제보자의 인연으로 이 책을 쓰게 됬다고 하는데, 전작인 '속삭이는 자'에 이은 또 하나의 스릴러 물을 만나게 됬다.

 

'속삭이는 자'에서 활동한 밀라는 그녀 자신에게도 결코 지울 수없는 상처를 안고 공간 감각을 상실한 채 지위상승을 뿌리치고 주위에서 흔히 말하는 '림보'라 불리는 실종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을 찾는 부서로 자진 옮겨 온 상태다.

 

림보라 하면 천국과 지옥의 사이를 말하는 것으로 인간이 그 중간 , 어느 한 곳에 정주하지 못한 상태를 말하며 이는 곧 실종자들의 상태를 대변해 주는 말이기도 하다.

 

친한 동료마저 어느 순간 실종자 신세로 바뀐 상태에서 오로지 팀장과 자신 뿐인 부서에 어느 날 한 소년의 전화를 계기로 사건이 시작이 된다.

 

 

가족이 모두 죽은 상태에서 전화를 하고 있었던 소년의 곁에는 범인이 시켜서 가족들이 죽는 모습을 보게 했고 이를 경찰에 신고까지 하게 한 행동에 이어 그 범인은 실종된 지 17년이 된 사람-

 

회계사 출신이지만 엄마의 지병으로 사회생활조차 원만히 하질 못한 채 고가의 약 값을 대기에 버거웠던 그가 엄마의 사망 후 돌연 자취를 감춘 채 다시 나타나 살해한 건 바로 의약품 회사의 대표 집이었던 셈-

 

하지만 연이어서 바로 살인사건이 터지고 이들의 연관성을 잡고 수사를 하려던 경찰에겐 도저히 살인의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상태가 된다.

 

그러던 차에 한 때는 형사였다가 불의의 사건으로 동료들에게 조차 비난의 대상이 된 , 심리전문가로 진로를 바꾼 베리쉬라는 사람과 함께 이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베리쉬가 당시 수사를 하던 사건 중에는 불면증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 주 대상이었고  이들 중   일곱 명의 실종 사건이 오직 한 사람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 뿐이었다.

 

 그의 이름은 '카이루스!'

 

왜 실종된 자들이 이제서야 나타났으며 살인을 시작으로 자신들의 귀환을 알렸을까?

 

흔한 사이비 종교의 교주로 대변될 수있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카이루스란 존재에 대해 두 사람이 사건을 파헤치는 긴장감 속에 이 두사람 또한 똑같은 피해자란 사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밀라는 전 시리즈인 '속삭이는 자'에서 뜻하지 않은 사람과의 관계로 딸을 낳게 됬고 자신이 스스로 자해를 함으로서 오로지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엄마지만 엄마로서 차마 딸에게 하는 평범한 생활조차 할 수없는 자신의 한계를 느끼며 살아가는 여인이다.

 

베리쉬 또한 카이루스를 유일하게 봤다는 실비아란 여인을 증인보호프로그램 일환으로 같이 생활하 던 중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이후 그녀가 행방불명이 됨으로써 더 이상 경찰생활이나 또 다른 사랑의 대상을 찾는 일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보이지 않는 자의 속삭임이 불러일으키는 지금보다 더 나은 생활을 하게 해 주겠다는 달콤한 말에 속아 어느 날 자취를 감춰버렸던 자들이 다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경위들은 소위 말하는 선의의 행동이 나중엔 악의 결과로 비쳐질 수도있음을, 역설적인 경우를 말해준다.

 


"어미 사자는 자기 새끼들을 먹이기 위해 새끼 얼룩말을 사냥합니다. 그런데 이건 자비로운 행위입니까, 악의적인 행위입니까? 물론 어미 얼룩말은 새끼를 잃은 상실감에 괴로워하겠지만 그 반대의 상황으로 가면 어미 사자는 자신의 새끼들이 배고 고파 굶어죽는 장면을 지켜봐야 합니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이유는 채식주의 사자가 없기 때문입니다."(P. 299)

 

 

처음엔 선의의 행동으로 그들을 돕겠단 취지에 그들을 불러내 이름없는 자들로 살게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사회로 나와 예상치 못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이런 경우가 바로 악의 논리로 설명될 수있지 않을까?

 

저자의 이력을 십분 활용한 책 답게 저자의 눈에 띄는 점은 범인 색출뿐만이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점이다.

사건이 발생이 되고 누구나 그러하듯 범인에게만 촛점이 모아진 상태에서의 관점보다는 그로인해 피해를 당한 피해자에게도 관심을 돌리고 그로 인해 파생하는 불의의 제 2차 피해를 막기위한 절차가 필요함을 말한 대목은 소설이긴 하지만 실제의 생활에서도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범인이 밝혀짐으로써 스릴이 주는 재미도 주고, 실제 익명의 이름없는 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체를 소설에 입힘으로써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셰계가 있기도 하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끝까지 결말의 완성이라고는 볼 수없는 차기작을 기대하게하는 열린 결말을 제시하는 작가의 노련함과 또 다른 독자나름의 판단력을 부르게 하는 , 현대인들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 보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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