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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딸 2 - 로마의 여인들
프랑수아즈 샹데르나고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평점 :

제 1권에서의 부모가 모두 죽고 남은 이란성 쌍둥이인 남자는 태양을 연상시키는 금발머리의 알렉산드로스, 갈색머리의 여아 클레오파트 셀레네 , 그들 밑의 남동생인 막내아들 프톨레마이오스 필라델푸스가 로마에 입성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이된다.
로마에 도착한 그들은 이국적인 날씨와 개선식에서의 많은 군중들이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을 본 충격, 차례차례 오빠와 남동생이 죽어가면서 셀레네에겐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고독에 휩싸일 뿐인 한낱 어린 여아로 기억에 남는다.
절대권력자인 옥타비아누스의 누나인 옥타비아의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본격적인 자신의 성장기를 가지는 셀레네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갖고 있는 뛰어난 재능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감추게되고, 이는 바로 모든 사람들로부터 혼혈인이자 왕녀로서 결혼에 대한 선택권과 기대마저 저버리게 되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옥타비아는 누구인가?
셀레네의 아버지인 안토니우스의 전 부인이자 그의 자식들을 낳았으며, 각 왕국에서 차출되어 온 아이들을 거두어 기르고,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사이에 난 셀레네마저 거두는 , 자신의 남동생이자 로마제국의 기틀을 서서히, 그렇지만 결코 서두름이 없는 냉철한 옥타비아누스의 누나요, 올케인 리바아와는 또 다른 권력과 정치계의 눈을 숨돌릴 틈 없이 고루고루 나누는 여인이다.
그런 여인 밑에서 자란 셀레네는 옥타비아누스를 제거하기 위한 복수의 일념을 꿈꾸게 되지만 서서히 자라면서 결코 그를 헤칠 수없음을, 남자가 아닌 여자이기에 활동제약과 자신의 꿈이 사라져감을 느끼게된다.
한창 로마의 공화정주의냐, 제국주의냐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정치의 틀을 다져나가는냐에 대한 적들과의 동침 내지는 또 다른 자신과 맞는 후계자 육성에도 신경을 써야했던 당시의 흐름들 속에 옥타비아는 내심 자신의 아들이 남동생의 뒤를 이어 왕위를 받을 것을 기대했으나, 뜻하지 않게 죽게되자 모든 것을 내려놓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는 것을 본 셀레네는 본격적으로 자신이 어떻게 이 난관을 뚫고 자신의 뜻을 이뤄야하는지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다.
옥타비아의 곁에 있어줌으로써 그녀에게 환심을 사려는 노력에 힘입어 서서히 자신과 옥타비아 사이는 가까워졌다고 느껴졌을 때, 돌연 그녀는 자신과 같은 처지로서 로마에서 로마화한, 마우레타니아의 왕인 유바와 결혼하게 됬다는 소식을 접하게된다.
역사상의 그다지 많은 기록들을 남겨놓지 않았기에 소설가로서의 상상 속의 당시의 관계도를 그려나간다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독자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은 이야기들로 가득 채웠다.
우선 작가가 밝혔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당시의 로마와는 상당히 다른 것임을 알려주고 기록에 남겨진 부분들을 조합해서 자신이 상상한대로 그려졌음을 밝힌다.
역사 속의 클레오파트라의 딸이란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이미 가지고 있었던 많은 독자들이라면 그녀의 일생을 두고 이런 역경 속에, 형제들과 죽음이라는 이별을 직접 맞대야했고, 원수의 자식이란 틀에 박힌 생각의 이념이 아닌 오로지 아이들을 거두어 키운다는 생각의 차원에서 자신외에 여러 복잡한 가계의 혈통을 지닌 아이들과의 접촉을 이루어지게 한 옥타비아란 여인의 행로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커온 셀레네란 여자아이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게 한 대목들이 로마의 역사라는 한 줄기의 흐름 속에 결코 허투루 지나칠 수만은 없게한 행간의 글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한국의 고대 왕국도 그렇지만 로마 역시 자신들의 혈통과 왕좌라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아무리 사이가 좋은 부부라 할지라도 쉽게 이혼을 시키며, 이혼을 당하게 되며, 또 다른 권력유지 차원이란 기준에 준해서 이를 받아들였던 당대의 정치적인 면들이 냉철하게 보여진다는 점에서 셀레네는 알게모르게 자신의 혈통의 피는 속일 수 없듯 이러한 면들을 습득하는 모습들이 은연중에 바쳐진다.
다른 이복여동생과의 일이나 또 다른 아버지의 자식이나, 리비아가 데리고 온 아들과의 만남은 그녀의 인생에서 결혼을 당연시했던 그 때의 분위기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한 여자아이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고개를 들게된 자신의 앞길을 위해선 어떤 행동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자각이 시간의 흐름과 로마 여인들이 겪고 있는 각 생활이나 정치적으로 엮여 살아가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온다.
결코 앞으로 나서지 않되 남동생의 뜻을 알고 그대로 받아주면서 자신의 자식을 후계자로 세우기위해 때론 모든 것을 버리고 다른 것을 주장해 취할 줄 알았던 옥타비아란 여인은 그런 면에서 클레오파트라와 비교해도 재미가 있을 것 같은 인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옥타비아누스의 두 번째 부인이자 그의 후계자를 낳아주지 못했지만 자신이 데려온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결혼의 성사와 옥타비아와는 또 다른 방법으로 서서히 권력을 쥐어가게되는, 리비아란 여인의 차후 활동들이 다음 제 3권에선 어떻게 셀레네와 연결이 되면서 로마의 정세와 셀레나 자신이 여왕이 된 나라 사이에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역사소설이 갖고 있는 흥미만점의 이야기들이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아닌가 싶다.
로마의 생생한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듯한 건축물이나 생활상의 모습들을 읽는 것도 재미를 주고 한 순간 잊혀져버릴 뻔한 클레오파트라가 남긴 유일한 혈육인 셀레네의 인생여정이 어떻게 시시각각으로 변하게 될런지 벌써부터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