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즈 웨이워드파인즈 시리즈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변용란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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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 문득 잠에서 깨어보니 생전 처음보는 장소에 나 홀로 남아있다면 그 느낌은 어떨까?

더군다나 어디서 상처를 입었는지조차 인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아픔을 느낀다면 과연 나 자신에 대한 신분을 어떻게 타인들에게 말하고 인정받을 수있을까?

 

이런 상상만 한다하더라도 무섭단 생각이 들고 어디에도 내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다면 나는 내 정신을 온전하게 지탱할 수있을까?

 

에단 버크-

걸프 2차전에서 블랙호크 조종사로 있다가 고된 고문에 처해 사경을 헤매게될 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고 이후 비밀요원으로 근무를 하게된다.

 

그런 그에게 모종의 임무가 수여됬는데, 바로 임무 수행을 하러 떠난 두 동료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그들을 찾기 위한 것-

그러나 왜인지 모르나 아이다호 주 웨이워드 파인즈로 들어선 후 트럭에 치이면서 차는 전복이 되고 조수석에 있던 동료는 사망, 자신이 깨어난 곳은 소나무가 울창한 어느 언덕 진 곳의 한 장소였다.

 

신분증이 들어있는 가방과 무기, 카드,,,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웨이워드파인즈 마을을 둘러보고 병원에도 입원해 있었지만 친절은 하되 자신이 집에 거는 전화도, 상사의 전화연락 자체도 모두 연결이 되지 않는다.

 

도망치다시피 차를 갖고 빠져나오려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다시 그 마을로 접어들게 되는 이상한 곳-

 

자신의 정신상태를 오히려 걱정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을 보고 정말 자신이 이상하게 된 것은 아닌가 할 정도로 혼란에 쌓인 채, 카페에서 만난 여종업원이 준 그녀의 주소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려 한 장소가 바로 자신이 찾고자 했던 동료 중 한 사람이 처참한 몰골로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이 곳을 탈출하려고 마음을 더욱 다지게 된다.

 

 처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파인즈란 제목에 어울리듯 울창한 산림 배경도 그렇고 주인공의 첫 대면장면도 그렇고 어떤 모종의 사건을 감추려 그를 이용하고 버리려한 거대한 권력과 맞서는 이야기인 줄 상상했었다. (이런 류의 책을 너무 읽어버린 탓도 있겠지만)

 

그런데 작가는 시종 독자의 상상의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스릴과 사건해결을 파헤치는 열혈한 비밀요원의 활약이 아닌 자신의 몸에 온갖 상처를 무릅쓰고(정말 많이 얻어맞고 베이고 피 흘리고..잔인하기까지하다.)철저히 그 곳을 탈출하려 애를 쓰는 한 연약한 인간의 본연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어떤 장면은 영화나 글에서 본 듯한 장면도 많이 연상이 되게하는 ,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그려나가는 책이다.

 

 제약회사의 우두머리인 데이비드 필처란 사람을 찾기 위해 나섰던 두 동료의 행방찾기에 대한 이러한 결과는 데이비드를 만나면서 그가 꿈꾸는 ,소위 말하는 인간들의 진화와 연관이 된 계획의 일환이란 사실을 알게 된 에단의 앞 날엔 과연 어떤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총 3부작 시리즈로 구성이 되어 있다고 하는 이 책은 첫 권인 1부에 해당이 된다.

 

“웨이워드(wayward)”라는 마을 명은 “변덕스러운, 제멋대로의, 다루기 힘든, 까다로운” 등의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이 책에 대한 배경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대표적인 설명이 되기도 하는데. 저자는 어린 시절 봤던 "트윈픽스"에 영향을 받고 글을 쓰게 됬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연출한 트윈픽스에 빗대 책 중의 인물 중 하나인 데이비드 필처란 이름에서 우연치고는 우연이 아닌 듯한 느낌도 받게 된는데,아니나 다를까 곧 미국에서 내년에 맷 딜런 주연으로 방영이 된다고 한다.

 

읽는 동안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단 느낌은 틀리지가 않았는지,아니면 모든 공통된 감성들은 통한단 것인지는 몰라도 모든 장르가 고루고루 들어있는 종합세트 같은 느낌의 책이다.

 

 뽀족하고 울창하고 어둡고, 그럼에도 시원함을 주는 소나무가 주는 느낌의 이상한 공동체 마을인 웨이워드파인즈를 중심으로 이 곳에서 머물게 되면서 에단이 앞으로 어떤 결단과 비밀을 파헤치며 활약을 해 나갈지 , 2.3부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데이비드 필처는 말했다.

 

"우리는 도시를 떠나 연구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난 2000년간 어떤 종이 무사히 살아남았는지 평가할 수있는 표본이 아주 적은 편이야.(중략) 일부 곤충도, 하지만 무언가 빠진 게 있다는 것을 자네도 곧 알아차리게 될 걸세. 예를 들어, 귀뚜라미는 존재하지 않아. 반딧불도 없지. 그리고 지난 14년간 나는 벌을 단 한마리도 보지 못했네." - p 103

 

그렇다면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있을까?

 

밖에서는 마침 그 순간에 거로등이 켜지고, 덤불숲 어디에선가 시작된 소리가 베란다를  지나 점점 크게 울리다 꾸준히 움직이는 메트로놈처럼 완벽한 간격으로 반복된다.

 

귀뚜라미 소리다.- p 433

 

쉼없이 좀체 손을 놓을 수없게하는 긴장감의 연속으로 하루 만에 읽어버리게 한 책인만큼 흡인력이 높은 책이다.

 

기존의 디스토피아를 다룬 책들과는 또 다른 우울하고 암울한 느낌도 들어있지만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알고보니 훨씬 후의 가사상태에서 깨어났다는 설정까지, 아직까지는 3부작 전체를 읽어본 것은 아니기에 섣불리 판단을 할 순 없지만 같은 디스토피아를 주제로 다룬 책과는 분명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면서 책 속에 나오는 애비란 존재에 대해선 어떻게 화면에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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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들다 - 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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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본의아니게 궁합이 맞는 책을 만날 때가 있고 읽으면서도 이건 나와는 너무 먼 당신에 속하는 책이야~ 라고 느끼면서 읽을 때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놓지 못하는, 반드시 정독해서 읽고 말리라란 내 스스로의 모자란 지식의 얇음에 대한 겉 가면을 포장한 위선을 감춘 채 그저 오기로 읽기 시작하는 책들이 있다.

 

그런 책들 중에서 나와의 궁합이 맞지 않는다해도(전체가 아닌 일부) 쌍수를 들고 환영을 하며 한 작가에 대한 존경심과 그의 작품을 일렬로 소장하는 기쁨까지 선사하는 기분을 맛보는 맛이란 뭐라 표현 할 수가없다.

 

한 인간이 지닌 지식의 보고가 워낙 크고 방대해서 내놓은 책들마다 독특한 지적의 세계를 안내해 주는 책들 중에선 특히 움베르토 에코의 책을 뽑지 않을 수가 없다.

 

소설이란 장르에서도 중세의 역사학을 거쳐 종교학, 그 안에서 다채롭게 다듬어져 나오는 내용들은 처음 '장미의 이름'을 접하고부터 머리를 쥐어짜게 만들었지만 읽고 난 후의 개운함을 잊을 수가 없게 하는 쉽다가도 어렵게 느껴지는 작가의 글로 대표된다고 할 수있다.

 

이번에 나온 '적을 만들다'란 책도 모두 각기의 주제들이 다르고, 부록처럼 내놓은 소 주제인 '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이란 말 답게 각종 세미나나 축제의 회의 때 발표됬던 글들을 모은, 소품집이라고 하기엔 내용이 크고, 그렇다고 한 편의 장르로 치기엔 뭐라고 딱 꼬집어 말 할 수없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첫 주제이자 이 책의 제목인 '적을 만들다'는 우연한 기회에 택시를 타면서 택시기사인 파키스탄인으로 부터 받은 질문 때문이었다고 한다.

"우리의 적은 누구냐?"고 물은 것에서 출발한 이 이야기는 에코식의 인간본성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가 있다.

 

"적을 가진다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치 체계를 측정하고 그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그것에 맞서는 장애물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따라서 적이 없다면 (적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위의 필요성 때문에 과거의 사람들은 적을 만들어야했고 그런 의미에서 역사상 이루어진 여러 부류사람들을 같은 인간이 벌하고 처형하며 멸시하는 형태를 취해왔음을 일렬의 사례대로 보여준다.

 

흑인의 피부색, 마녀사냥, 유대인의 차별에 이르기까지 미학에서부터 철학, 문학, 실생활의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서 이뤄지는 적의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섬득함을 지나 여전히 현재도 진행되고 있지않나하는 생각을 두게 된다.

 

이 외에도 절대와 상대를 다룬 철학적인 이야기(이해가 되는 면도 있지만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대목들도 있다.), 보물찾기란 제목에서 부터 유쾌함을 던지는 각 역사시대를 관통하는 유물들을 보관하고 있는 관광안내자 같은 이야기(시간만 된다면 이런 장소만 따로 모아 에코식 관광으로 다녀도 정말 많은 공부를 할 수있을 것같다.), 섬 이야기, 속담따라하기란 코너에선 역시 에코야~ 라는 에코만의 유쾌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식의 말 연속성의 아이러니함을 줄줄이 나열해주고 있다 (정말 재밌게 읽은 부분들 중 하나다,)  검열과 침묵이란 코너에선 현재의 우리가 살고있는 이 시대를 비교해봄으로써 오히려 고요함으로 돌아가라 한 말을 의미심장하다.

 

소음은 은폐와 같다. 소음을 통한 검열의 이데올로기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에서 침묵해야 할 것이 있으면 더 많이 떠들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185

 

문학적인 면에서의 빅토르위고와 조이스를 다룬 점은 아주 이색적으로 다가오게 만들며 그 또한 에코만이 던질 수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의 분야를 넘나들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쉽게 접할 수가 없었던 학문의 분야로까지 관심을 두게 하는, 글의 장르를 넘나드는 에코식의 글은 기존의 글로도 내놓은 부분들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수월하게 넘어가는 면도 있었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학문의 채널을 보여줬다는데서 이 책을 읽는 의미는 크다고 할수가 있겠다.

 

 

 다시 한 번 정독을 요하는 책인만큼 읽으면 읽을수록 다시 에코에게 빠져듬을 느끼게 하는 책-

 

 

그의 다양한 잡기식의 이야기들을 읽는 즐거움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집어든 순간 독자들은 곧바로 움베르토 에코란 작가이자 학자인 그의 전 작품을 읽어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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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강에 비친 달
정찬주 지음 / 작가정신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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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들어있는 교과과정 중에 초성, 중성, 종성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는 챕터를 공부한 기억이 난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은 글자에 대한 유래서부터 한글의 고유한 독창성 있는 글자의 내막까지 공부하고 쪽지시험을 본 기억은 수업시간의 초조함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얼마 전 한글 날이 지나갔다.

 

우리가 읽고, 쓰고, 말하기, 듣기란 영역에서 독자적인 글자를 갖고 있다는 자체는 대단한 자부심을 갖게하고 이는 타 나라의 언어학자는 물론이요 전공분야가 아닌 사람들조차 인정을 받는 독보적인 체계의 글자임은 틀림이 없다.

 

한글을 발명한 세종대왕에 대한 업적은 그래서 더욱 잊을 수가 없고 일정한 글이 없어 읽을 줄도 몰라 고생하는 백성들의 심정을 헤아린 넓은 혜안은 두고두고 칭송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어릴 적 책을 통해서 우린 세종대왕이 한글을 집현적 학자들과 같이 만든줄로만 알았고, 나 또한 이 책이 아니었다면 한글 탄생에 얽힌 비밀을 영원히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조선건국의 이념은 억불숭유정책이다.

고려 말의 혼란했던, 정치에 깊이 관여도 했고 종교가 가진 독자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개인의 그릇된 욕심을 내비친 승려들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이성계는 이를 견제하고 고려에서 벗어난 신생왕조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거리를 둔 정책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당시의 시대 분위기로는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여함을 느끼게 된 것일 아닐까 한다.

 

그렇지만 실제 알고보면 왕권가의 사람들은 불교에 대한 교리와 자신의 거처를 유교란 것에 적을 두지 못했음이 알 수있는 대목들이 간간히 눈에 뛴다.

 

이성계만 해도 건국 초기에 무학대사가 있어 한양천도라든가 왕권이양에 있어서도 충고를 받아들였단 점에서 쉽게 불교를 저버리지 못했음을 알 수가 있다.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찰떡 궁합이 있었듯, 세종에게는 천상의 화합 파트너인 신미대사가 있었다.

 

 아버지의 불충과 불효 때문에 가문이 쓰러지게 되자 조선의 정책에 반한것임에도 불구하고 출가를 했던 신미대사는 스승인 함허대사 밑에서 공부를 하게 되고 세종의 어머니인 원경왕후의 4재를 지내기 위해 흥천사에 온 세종의 눈에 독경을 하는 모습이 맘에 들어 이후 세종의 부름을 받게 된다.

 

당시 조선의 상황은 일본의 끊임없는 불교경전, 그것도 해인사에 있는 팔만대장경을 달라는 요구에 왜구의 침입과 일본에 잡혀있는 조선백성들을 데려오기 위한 정책 때문에 골머리를 않고 있던 때였다.

 

유생들의 거침없는 불교배격 때문에 팔만대장경을 넘겨주란 압력에도 불구하고 신미대사와 마주한 세종은 신미대사의 한 마디에 결단을 내리게 된다.

 

""전하, 모든 백성이 대장경이나 유가의 경전을 볼 수 있도록 한자가 아닌 우리 글자를 만드시옵소서"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당시에 경전의 교과서라 할 범어를 알고 있던 신미에게 한글 창제에 대한 명을 내린 세종은 이를 비밀리에 부치게 되고 이는 곧 자신의 후계자인 문종을 비롯, 세조, 안평, 정의 공주까지 불교에 귀의하면서 조심스레 일을 돕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중국의 한자를 기본적인 글자로 알고 있고 이를 저버리고 자신들의 독자적인 글자를 만들던 타국에 대한 비난을 일삼던 유생들과 학자들을 교묘히 따돌리고 독자적으로 한글을 만들기까지의 고된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그간 우리가 알고 있었던 한글창제의 실지 주인공은 세종이 제시한 범어에서 창작하란 창(創)과 제(제)의 신미가 함께한 결과물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세대의 우리들은 신미대사에 대해선 그다지 알지 못한다.

훈민정음의 반포를 할 당시만 해도 신미의 존재에 대해선 그저 왕이 불러서 내불당에서 독경과 왕실의 가족들이 필요로한 존재로만 인식이 되어야함을, 그래서 오로지 한글창제에 대한 이해와 반포시기는 반대를 하는 신하들의 집념을 꺽기 위해서라도 그가 실제적인 주도자 역할을 한 사람이었음을 비밀에 붙여야 했던 안타까운 사연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역사에서는 그나마 실록을 통해 그의 존재가 드러나고 있고 이를 토대로 작가가 쓴 글이기에 사실적인 부분들이 드러남으로써 한글에 대한 이해와 그 고된 산고의 과정들을 좀 더 알기 쉽게 한 점이 두드러진다.

 

 책에선 세종의 월인천강지곡을 비롯해 그 후에 여러 작품들을 오늘 날까지도 알 수있게 한 공로가 들어있다.

 

왜 한글이 필요한지에 대한 깨우침을 일찍이 간파했던 세종의 창안 계획과 맞물려 불교경전에 대한 보존의 필요성을 내뱉은 말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불경도 알기 쉽게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던 한글이 이젠 우리나라 고유의 언어이자 말이요, 그 어떤 소리도 그대로 표현 할 수있는 독창성을 갖고 있단 점에서 만일 유생들과 신하들의 거센 반발에 손을 든 세종이었다면 지금의 우리나라 말은 과연 있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볼 때 땀이 흐르게 된다.

 

어느나라든지 속국을 만들 때는 그 나라의 언어부터 차단시켰단 점을 주지해 볼 때 우리나라의 고된 역사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그 동안의 학자들 노고가 눈에 밟히게 되고 신미대사가 없었더라면 과연 세종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행했을 신하가 있었을까? 하는 가정도 생각하게 된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의 한 섬에 위치한 한 부족의 말을 한글로 표현할 수 있게한 지원을 하게 된 사연을 본 적이 있는데, 그 후 이마저도 여러사정이 겹쳐 지원마저 중단이 되게  생겼단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됬다.

 

 이런 지원들을 끊임없이 이어지게 함으로써 한글의 독창성을 알리고 타 나라에서 필요로한다면 서로 돕는 시스템으로 나아갈 때 그 보람을 저 멀리 세종대왕과 신미대사는 웃으며 바라보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게 되는 오늘, 한글 날이 다시 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날이고 그 감사한 마음이 더욱 강해지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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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7
나가오카 히로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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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에서 한 때 "폴리스 아카데미"란  시리즈가  있었다.

유머가 섞인 영화로 기억되는데, 신참서부터 고참까지, 생생한 현장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시종일관 웃음을 연발시켰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고 내가 실제로 몸 담고 있지 않은 타인의 직업생활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과 보람, 여러가지 상황에서 맞닥뜨리는 불가항력적인 사건들을 보면서 일말의 고마움과 위안을 삼기도 하게 하는 바, 이러한 영향을 주는 직업 군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경찰관이 아닌가 싶다.

 

흔히 보는 도로에 있는 경찰서부터 집에서 가까운 파출소의 경찰관, 오토바이를 타고 마라톤 경주에서 보여주는 길 안내 겸 선수들 보호차원의 경찰까지,,, 그 직업군의 세계도 정말 많은 분야와 계급이 있음을 보여주는 책을 만났다.

 

 바로 "귀동냥"을 읽어 본 독자라면 반가워할 저자의 작품이다.

 

제목교장이 한문이 아니라면 언뜻 학교의 교장 선생님을 연상시킬 정도로 흔하게 쓰여지는 제목은 아니지만 그래서 그런지 더욱 새롭게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

 

총 6개의 에피소들을 묶은 이야기가 하나의 큰 틀로 잡히고 각기 다른 사연들 때문에 경찰을 지원하게 된 제 98기 경찰 모집에 응시해 모인 수련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을 가르치고 진정한 경찰관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거의 모든 과정들을 보여주는 책이다.

 

여기엔 가자마 계장이라 불리는,  교육생을 훈련시키는 교관을 중심으로 그로부터 배우는 일련의 수련생들(경찰 지원생)들의 동기의식, 경찰관으로서의 불심검문의 교육과정, 소방과 진압과정에서부터 자신이 꿈을 꾸는 진로방향(형사, 방범쪽 계통, 사이카라 불리는 경찰)을 위해 엄격한 규율과정과 이를 이겨내려는 혈기 넘치는 청춘들의 모습들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인생은 내 뜻대로 되는 계획성 있는 것이 아니기에 어쩌면 여기저기에서 이런저런 사고를 일으키게 되면  퇴학신청서를 내야하는 서슬퍼런 일을 가슴에 심고 교육을 받지만 이마저도 자신의 꿈을 접고 또 다른 새로운 지원분야를 꿈꾸는 젊은이의 모습이 아직도 아른거리게 만든다.

 

사건수사에 있어 독단적인 힘이 아닌 조력자의 필요성을 두 사람의 교우의 이야기를 빌려 들려주는 대목은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한다.

 

전체 동기 중에서 뛰어남을 보인 사람도 있지만 나이도 많고 다른 사회경험을 한 탓에 성적의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유혹에 빠져 경찰수련생으로서의 위기를 간신히 넘기게 되는, 그런 와중에 알게 모르게 교육생 하나하나의 행동과 말을 모두 알고 있음으로서 경찰관의 자질을 선별해 내는 가자마란 인물의 창작성 있는 표현은 작가의 전체적인 글의 줄거리 중에서 중심을 잡아가는 독특한 이미지를 연상시키기에 만족감을 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경찰관이란 직업이 이 책을 통해서, 다른 것도 그렇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직업은 아니며 그들 나름대로의 뚜렸한 소신이 있었고, 모든 절제된 행동과 강령,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글을 씀에 있어서 사실적인 것만 인정 할 수있고, 창작물은 결코 있어서도 안된단, 엄격함을 주지시킨 사실이다.

 

왜 글쓰기에 있어서 이렇게 유독 사실성만을 강조할까?

자신들의 하루 일과를 적어낸 글들 중엔 간혹가다 상상의 글이 곁들일 수도있는 점을 간과하지 않고 바로 퇴학처리 시킨다는 것은 , 어쩌면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자체를 다룬다는 것에 있어서의사란 직업, 죄의 유무를 판결하는 판사와 검사, 변호사란 직업 외에도 경찰이란 직업 자체도 한 사람의 목숨을 결정 지을 수있는 막중한 책임론을 인식시킴이 아닐까?

 

 지금까지 쉽게 그저 건성건성 길에서 호루라기를 불며 교통정리를 해 주시는 경찰관이나 방범순찰하는 경찰관들이나, 형사사건에 참여하는 경찰관이나, 그들 모두 이런 과정을 겪고서 한 명의 국민을 생각하며 일하는 진중한 자세의 경찰관 탄생을 시키기 위함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 책이다.

 

 

수련생들의 하나하나가 가진 뛰어남을 존중해 주면서 때로는 말 한마디의 채찍질로 단금질을 하는 가자마의 나중의 비밀을 알게 되는 에피소드들도 재밌지만 이 모든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자신들 스스로 겪어 온 일들을 쓴 문집들의 내용은 읽어내려가면서 하나하나의 등장인물들이 떠올려지고 성숙한 경찰관으로서의 또 새로운 날을 기대하는 글들이 가슴뭉클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책 안의 각 차트마다 나오는 소제목과 그 안에서 그려진 총알이 발사된 때부터 총알의 연속성 있는 동작의 슬로우 모션처럼 연결연결해 보이는 것도 아주 인상적이다.

 

 

 

롤로코스터처럼 때론 시련과 힘에 부쳐 총알의 방향이 내 손을 떠나는 순간까지 정신집중을 요하는 자세가 필요하듯, 온전한 경찰관으로 거듭나 무사히 졸업을 마친 98기의 등장인물들 모습을 실제 보고 싶어지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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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The Bees - 랄린 폴 장편소설
랄린 폴 지음, 권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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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동물들의 세계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곤 하는데, 고감도의 촬영기술의 발달로 인한 그들의 생태계를 통해 인간과는 또 다른 삶을 들여다 보는 재미는 교육적이면서도 진화에 따른 그들만의 삶의 방식에서 우리들은 생활에 밀접한 용품개발이라든지 약품들을 응용해서 발명을 해 생활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부지런하면서  전체주의의 행동으로서 일목요연하게 생활을 하는 대표적인 것들 중에선 개미와 벌을 떠올리게 된다.

 

개미하면 일단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따를 수가 없을 만큼 세밀한 작품으로 기억이 되는데 그 만큼 작가의 노고가 엿보이는 작품이 아닌가 싶어 좋아한다.  

 

이에 비교 할 수있는 작품을 만났다.

바로 벌의 일생을 다룬 책인 만큼 그 동안에 사실적인 카메라에 빗댄 생활로 보여지던 것을 문학이란 글을 통해서 다른 시각에서 볼 수있었단 점에서 읽는 동안 다른 느낌을 받게 한다.

 

벌 중는 오직 여왕 벌만 새끼를 잉태하고 탄생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

벌의 여러 계층 중에 가장 최하위이면서 말을 하지 못하는 청소병이라 불리는 플로라-

이 플로라 중에서 717로 명명이 된 벌 하나가 부화에서 깨어나면서 곧바로 상위층인 여사제 세이지 자매의 눈에 띄게 되면서 자신의 역할과는 새로운  모험에 뛰어들게 된다.

 

처음엔 모유수유방이라고 불린 곳에서 부화되어 모유실로 옮겨진 유성벌의 수유를 담당하는 법을 시작으로 벌 집 안의 여러 곳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한다.

 

하지만 이 곳은 <수용하고, 순종하고, 봉사하라>로 되뇌이면서 생활하는 집단국가이기에 이런 호기심은 용납 자체가 안될 뿐더러 가장 가혹한 벌인 기형으로 태어난 벌은 바로 생식경찰로 부리는 벌에 의해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하는 곳이기에 플로라 717은 자신의 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살려고 애를 쓴다.

 

무시한 천적인 말벌의 공격에 용감하게 나서 싸우게 됨으로써 여왕을 알현하는 영광과 함께 보급병이라 불린 벌이 죽어가면서 자신의 지혜를 넘겨줌으로써 더욱 강한 지혜를 터특하게 된 플로라 717은 청소병에서 보급병으로 신분 상승을 하게 된다.

 

 작가의 벌에 대한 글을 옮겨 놓은 것을 보면 은유가 넘치면서 사방에 자연의 현상으로 이루어진 계절에 맞게 피어난 꽃들 속에서 꽃물을 흡수해 자신의 벌 집으로 날르는 보급병들의 묘사들,  수벌들의 하는 일 없이 수발을 들게하고 음식에 대한 탐욕의 모습들, 월동 준비를 하는 과정서부터 한 겨울을 나기 위해  서로가 엉겨 붙어서 꼼짝 안하고 한 덩어리가 되어  겨울을 나는 모습, 거미줄을 치면서 은밀하게 유혹하는 거미에 대해 자신의 노화 된 몸을 보며 스스로 죽음을 자처하는 벌들의  행도와 표현들은 생동감이 넘쳐 흐른다.

 

이 와중에 모자란 식량에 대비해 여왕의 명에 의해 수벌들을 죽이는 개체수 죽이기, 오직 여왕만이 알을 낳을 수있단 금기를 깨고 하나의 일벌인 플로라 717이 남 모르게 알을 탄생시키는 과정, 그 가운데 모성애를 느끼며 주위의 위험을 무릅쓰고 생명의 모유수를 준 행동들은 소재는 벌이지만 인간들의 생활을 그린 협소판으로도 그려냈다고 볼 수가 있다.

 

 태어난 자체가 못생기고 몸집은 과도하게 크며 신분은 최하층인 청소병 하나의 일생을 그린 이 책은 인간들 끼리도 못나게 생긴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 금기시하는 사항에 대해선 암묵적으로라도 알려하지 말란 세태에 대해 오히려 호기심은 자신의 위치를 위험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는 집단적인 가학 현상, 인간에 의해 자신들의 보금자리가 흔들리고 죽어가는 동료들을 보는 묘사들은 또 다른 인간들이 다른 인간들의 삶을 파괴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책 겉 문구를 보니 바로 개미와 동물동장을 연상시킨 작품이라고 한 말이 맞단 생각이 든다.

 

 동화같으면서도 인간의 삶을 대조시킨 듯한 이 작품에서 삶은 어떤 고난이 닥쳐도 지속됨을, 자신의 딸을 몰래 잉태하고 그 딸이 다시 새로운 왕국의 여왕으로 등극하게 되는 여왕의 혼인 장면들이 한 일벌의 탄생에서 자신의 피붙이가 또 다른 새로운 세계를 여는 과정들이 여과없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단 점에서 인상이 깊게 남는 작품이다.

 

다만, 의인화 했다고해서 그런진 몰라도 벌들의 세계에서도 종교적인 색채가 두드러진 말들은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도 들게 되고 추운 겨울 날 동료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인간들이 사는 세상속으로 들어가  꽃물을 담아가려는 희생정신은 하나의 희생정신이 모든 것들을 살릴 수도 있다는 깊은 감명을 남긴 장면으로 기억이 된다.

 

 하늘에서 가끔 보게되는 붕~하고 날아가는 벌들을 보게 되면 이젠 좀 다르게 볼 것 같다.

저 벌은 무슨 의미로 서로 상호교환을 하는 중이지? 내 스스로가 이렇게 묻게 되진 않을까?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꿀벌 마야의 모험"이나 애니메이션 "꿀벌 대소동"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이와는 좀 더 깊은 차원의 인간과 벌들의 관계를 다시 들여다 보게 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은유적인 표현이 많기에 (사실적인 부분에서 많이 사용된 점) 읽는 면에선 빠른 흐름을 보이진 않은 작품이었기에 좀 더 쉽게 글을 풀어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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