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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줄 몰랐어
모르강 스포르테스 지음, 임호경 옮김 / 시드페이퍼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우선 책표지를 보니 섬뜩하다.
핏자국의 형상이 여지 저기 흩어져 있고 제목에 맞는 느낌이 개운치만은 않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데에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닌 실제 아무런 연고도 없는 그저 필요에 의해서 저질러지는, 뭐라 말할 수없는 허탈감에 차 있는 경우를 당할 때가 있다.
코트디부아르에서 프랑스로 이주한 부모를 둔 아랍계 프랑스인 스물다섯 살 야세프.
온갖 자질구레한 사건을 일으키며 감옥에 2년간 복역한 후 출소를 했지만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프랑스철도청은 범죄자를 원하지 않고, 그저 오로지 할 수있는 일이라고는 비정규직 노동일 뿐이다.
어떻게 자신에 대한 평판이 인식이 되었는지는 몰라도 그에게 걸리면 영락없이 큰 일을 당할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그가 거주하는 곳의 패거리들과 건너 편 다른 패거리들 사이에서도 마약과 대마초에 대한 경쟁이 심해 서로가 견주어보는 사이에서 야세프는 불만의 나날을 보낸다.
한 건만 크게 터트리면 제대로 일하지 않고 살 수있다는 계획 하에 자신의 친구들과 똘마니 급의 어린 청소년들을 규합해 계획을 세운다.
바로 알짠 부자로 소문이 난 유대인을 납치해서 인질로 잡고 돈을 요구한다는 것-
몇 차례의 실수를 거쳐 이란 출신의 열일곱 살 젤다와 함께 일을 도모하게 된다.
이에는 역시 건너편 패거리들의 크라크라고 불리는 세네갈 출신의 이슬람 교도의 협조로 모든 일을 실행하게 된다.
젤다의 유혹에 넘어간 사람은 휴대폰 가게에서 일하는 23 살의 유대청년 엘리-
캄보디아 출신의 여성과 동거하면서 미국에 이민을 가서 정착을 할 것을 꿈꾸는 그저 보통의 유대인이다.
왜 하필이면 유대인을 납치할 인종으로 선택했을까?
바로 부자들이 많고 그들의 독특한 유대감 형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한 명의 유대인이 실종이 됬다면 프랑스 내의 모든 유대인들의 협력하에 원하는 돈을 쉽게 갈취할 수있다는 허황된 계획은 그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워 요리조리 피하며 엘리의 가족에게 전화와 사진을 동원해 온갖 협박을 하게 되지만 이미 경찰의 수사대에 의해 일을 처리하게 된 엘리의 가족들은 쉽게 돈과 엘리의 교환을 허락하지 않게 된다.
여기저기 돈을 꾸고 코트디부아르에 가서 일을 조종하는 야세프는 어느 덧 사건 본연의 개념에서 벗어나 오히려 자신의 협박을 무시하는 엘리의 가족과 그 뒤를 조종한다고 생각하는 경찰에게 선전포고를 한다.
바로 엘리를 죽이겠다는 것-
모든 것을 체념하다시피한 엘리를 사이에 두고 사흘 만에 사건해결이 된다고 설득했던 야세프는 동료들이 하나 둘 지쳐 포기하고 다시 새 인원을 협박해서 충족시키는 가운데 결정적인 일을 저지르게 된다.
2006년도에 있었던 프랑스에서 있었던 살해사건을 작가가 르포 형식을 취하면서 그린 소설이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엘리가 공원에서 납치 당할 시의 목소리를 들었던 주위의 대학가 사람들과의 취재, 잡힌 범인들이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들, 엘리의 목소리, 그의 아버지 엄마가 했던 행동들의 이면이 시간적으로 엘리가 죽기까지의 흐름을 보여준다.
프랑스 내에서 살고 있는 이민자들의 생활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이 책을 통해서 훨씬 실감있게 다가온다.
야세프를 비롯해서 모두 이 사건에 가담한 사람들의 배경을 보면 온전한 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들이 없다.
모두 프랑스가 한 때 제국주의 시절에 점령을 했던 나라들의 이민 세대들의 자식들로서 프랑스에서 태어난 야세프만 해도 코트디부아르로 가고 여전히 프랑스 내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 아니 노력은 하나 정착하기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가 거주하는 구역 자체도 아시아, 흑인, 소수의 백인들이 모여사는 험한 동네요, 그 동네 안에서 모두가 알고 있는 얼굴들, 서로의 사정을 빤히 알고 있기에 쉽게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서슴없이 납치사건에 일조을 하게 되고 이는 곧 야세프란 인간에게 조여오는 뜻하지 않는 계획의 어긋남에 있어서 드러난 야만적인 행동들의 사건으로 이어지게 된다.
당시 내부부장관이었던 사르코지의 명에 따라 , 프랑스 내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과 맞물린 점도 엘리의 목숨에 지대한 영향도 끼쳤고, 읽으면서 참으로 답답했던 대목이 바로 엘리의 부모가 경찰 수사대의 말을 너무 믿고 나갔다는 점이다.
작가가 지적했듯이 야세프의 일련의 행동 패턴을 조사했던 경찰의 의도대로라면 연락을 끊고 기다리면 다음에 모종의 계획을 세우고 다시 접근하려한 것에 힌트를 얻어 그를 포위하려했던 것은 좋았으나 성난 야수가 이미 자신을 약올리고 있다고, 자식의 안위에 대해선 걱정도 않는다는 식의 부모 행동을 통해 더욱 포악해 질수도 있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데서 엘리의 불행은 시작됬다고 하는 말에 공감이 된다.
단지 유대인이고 자신과는 다른 종교를 가진 자, 더불어서 세상의 매스컴은 이 사건 후에 철저히 기독교 대 유대교, 이슬람 대 파시즘, 문명 간의 충돌, 테러리즘이란 이름을 붙이며 더욱 큰 긴장감을 조성한 배경을 두고 야세프 자신은 물론 그 외의 사건에 참여했던 이들조차도 이렇게 큰 이름으로 불릴 줄은 몰랐을 것이다.
겉으로 평온해 보이는 프랑스 안에서 벌어진 이 사건을 두고 저자는 어느 한 곳에 치우침이 없는 고른 시각을 보여줌으로서 단순한 돈 협박 갈취에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도 있었을 무고한 한 유대 청년의 비애를 읽으면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종교에 대한 신념,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더 이상의 희망 조차도 발견 할 수없는 비젼, 그 속에서 갇힌 사람들이 갖게 되는 그릇된 허황과 아무런 감정 없이 단지 돈에 필요에 의해 사건에 협조하는 과정들이 끔찍하게 다가오게 만든 작품이다.
2006년 1월 20일 밤에 예쁜 여자와 함께 지낼 꿈에 부풀어 약속 장소에 나갔던 엘리는 그렇게 삼 주 후인 2월 13일에 영영 돌아올 수없는 다리를 건너갔고 이 사건은 당시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고 유럽 세계에서 아랍을 보는 시선에 대한 시각들이 다르게 보였던 시점이 겹치면서 안타까운 결말로 내린, 실제 사건을 취재하면서 엮은 글이기에 소설이라기 보다는 생생한 르포 현장을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