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고전 : 서양편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김욱동 지음 / 비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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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고전 시리즈 중에 마지막 서양 편이다.

그동안 접해왔던 한국, 동양 편에 이어서 서양편이 나왔고, 이 서양 편에서도 나타나는 자연환경과 인간관계 간의 밀접한 관계를 여러 가지 서양 유명인사들의 책과 주장들, 그리고 구약 성서와 길가메시의 이야기를 선두로 다룬 이야기들은 다시 한 번 자연의 소중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 준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서양의 발전은 동양과는 또 다른 획기적인 자연 공해를 발생시켰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그 영향은 실로 대단하게 우리 인간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그 옛날, 이미 서양인의 유명 인사들은 이런 점을 주시하고 있었고 이에 대해서 '윌든'의 저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체험을, 시인들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너무나도 유명한 살충제의 악영향에 대해 고발한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에선 실제로 그 영향 때문에 인간들이 피해를 입게 된 사실들을 목격하게 되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멸망한 원인에 대한 여러 가지 분분한 의견들 속에 한 가지로 대두되고 있는 마야문명을 자연적인 관점에서 바라 본 주장도 그럴 듯 하다. 

 어느 날 하루아침에 사라진 원인에 대해  불어난 인구수에 따른 무차별적인 나무 수를 줄였다는 주장은 또 하나의 환경의 중요성을 무시함으로써 인류의 문명 하나쯤은 지구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  쉽게 없애 버린  자연의 경고를 우리 인간들은 여전히 무시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도 해 보게 된다.

 

문명의 발달과 발전은 분명 인류사에 획기적인 한 획을 그었지만 또 한편에선 이러한 자연의 도움을 외면한 인간들에게 다시 그 피해가 돌아오게 되는 부메랑 같은 역할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진 않았는지, 지금도 여전히 뜨거워진 지구의 온난화 현상과 해수면 상승, 북극곰의 생태계 위험이 고수위에 이르렀단 사실, 아마존의 무분별한 벌채는 지구의 허파를 야금야금 도려내 먹고 있다는 사실을 더욱 깨닫게 해 준다.

 

 

한 가지  전문적인 분야에서만 그칠 문제만이 아닌 이제는 여러 개의 전문 분야가 서로 협력하는 시대인 만큼 자연환경에만 그칠 것이 아닌 근본적인 윤리학적인 면에서도 많이 고려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저자의 말이 녹색 고전 시리즈를 통합해서 읽어봄으로써 다시  일깨움을 일으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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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혁명
임현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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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으로 돈을 대체하는 수단인 신용카드 외에 스마트 폰 결재, 페이 코라 불리는 여려가지 이름의 결제 방식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그렇지만 결국엔 돈이 가장 중요한 결제 수단인 것만은 사실이고 이런 돈의 결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어떤 돈으로  공통되게 결제를 하느냐에 따라 국제적인 인지도는 달라진다.

 

지금은 당연히 달러다.

금본위제에서부터 시작된 달러 결제 방식은 초 강대국이란 이름, 어떤 이들은 '팍스 아메리카나'란 말들도 하던데 유로화, 엔화, 마르크화, 파운드화와는 엄연히 다른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현실에서 볼 때 이 책을 처음 대하고 읽는 첫 장면부터가 호기심을 자극하게 된다.

 

2014년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입상작으로서 저자는 현 관세청 소속 공무원이다.

그가 평소에 갖고 있었던 생각을 그린 책이기에 아주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한 책이기도 하다.

 

배경은 2022년 일본 재정위기가 몰려오면서 주변국들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그 파급의 효과가 커지고 있을 때 월드자산운용회사에서 퇴직해 독자적인 회사를 건립한 귄지혁이 주인공이다.

 

그의 생각은 지금의 현실로 볼 때 신용화폐의 부정적인 이미지인 부채에 대한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단 경제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모색하게 되는데, 바로 '테미스'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실물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실물 화폐란 통신사, 백화점 등의 멤버십 포인트, 항공사 마일리지를 비롯해 전화, 가스, 전기, 놀이공원, 쌀, 보리 등 시장 수요가 존재하고 충분한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모든 것이 시스템 결재를 통해 서로 상호 간에 이뤄지는 방식이다.

 

종이에 적힌 숫자놀음에 불과한 신용화폐를 벗어난 이러한 시스템은 점차 사람들 인식 속에 각광을 받게 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로부터 같이 일해보자는 요청이 들어오고, 그런 와중에  세무조사, 검찰조사가 겹치는 악재가 벌어진다.

 

과연 테미스는 건재할 수 있을 것인지를 그린 이 소설은 보이지 않는 강대국들의 조심스러운 접근성과 중국의 위안화를 결제수단으로 올리고자 노력하는 모습, 흔히들 말하는 유태인들의 숨겨진 실세들로 이뤄진 집단에 의해 대한민국의 작은 기업이 어떻게 세계적인 싸움에 이용이 되고 중요한 보물처럼 다루어지는 지에 대한 경제에 관한 흐름을 잘 보여준 책이란 생각이 든다.

 

***** 신용화폐 체계는 사실 희대의 사기극입니다. 단순히 종이 쪼가리에 숫자를 기재해 다른 사람들이 피땀 흘려 만들어 낸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는 방식이죠. 발행해서 유통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앙은행은 숫자를 기재한 종이 쪼가리를 넘겨주고 그걸 받아 든 은행이나 정부는 중앙은행에 빚을 지게 됩니다. 또 은행은 중앙은행에서 바다든 종이 쪼가리에 더 많은 이자를 붙여서 다른 사람에게 대출을 해 주죠. 중앙은행은 정부나 은행들에 빌려 준 돈을 웬만해서는 돌려받지 않습니다. 경기가 과열될 때에만 유동성을 축소시킨다는 명목으로 돌려받죠. 오히려 경기가 조금이라도 나빠질 기미가 보이면 오히려 더 많은 빚을 내도록 부추깁니다. 은행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기 때문에 중앙은행에 막대한 채무를 지고 있어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P 172

 

미국의 달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벌인  여러 가지 정황상 , 했다고 볼 수도 있는 사건들을 들춰내어 비교해 보이는 글들은 경제란 거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그러기 위해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국제적인 경쟁의 비열함을 느끼게도 해 준다.

 

FRB의 달러에 대한 정책과 중국이 갖고 있는 달러 보유에 대한 현실적인 손해,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유럽권 경제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그려보는 이야기들은 미래의 어느 시점을 두고 그린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속형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줬단 점에서 신선함을 전해준다.

 

얼마 전 보도된 대로 중국 위안화도 이제 국제결제 통화 대금으로 이뤄진단 소식을 접했다.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고도 알려지는 가운데 두 체제의 강대국 틈에서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에 대한 고민도 생각하게 하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비록 소설의 형태를 그린 것이라고는 하지만 '테미스'라는 가상의 시스템도 현실에서도 이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국제 경제의 흐름을 알기 쉽게 풀어놓으면서 우리나라 현실이 처한 상황을 비교해 놓은 이 책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흐름에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 경제소설이라 경제에 관해 많이 알지 못하는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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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9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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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5년 전이 일을 다룬 이야기를 접한다는 것은 그 시대로 다시 돌아가는 느낌도 주고, 요즘에 돌풍을 끌고 있는 '응팔'을 통해서도 그렇지만 아주 먼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가깝게는 서서히 그 변화의 감지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그 시절은 지나간다.

 

그런 점에서 뒤늦게 나온 책이란 생각도 들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무라카미 하루키 식의 에세이란 바로 이런 맛이야! 를 또 느낄 수 있는 책을 읽었다.

 

그동안 접한 책 속에 녹아있는 그만의 느낌을 다시 만났다는 즐거움도 있고 뭣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직접 보고 겪은 이야기를 , 저자 말처럼 자신의 글 스타일에 비하면 엄청 빠른 속도의 타자기를 눌러가며 써 내려간 특파원으로서의 자격이자 작가로서 느껴 본 호주에 대한 느낌을 잔잔히 그린 책이다.

 

저자는 일본의 유력 잡지 「스포츠 그래픽 넘버」의 요청으로 초대되어 올림픽 현장으로 달려갔고, 그의 말처럼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많지 않았음에도 갔던 일을 오히려 행복해한다.

 

알다시피 저자 하면  야구, 맥주, 재즈, 그리고 달리기, 특히 마라톤에 대해서라면 그를 연상할 수 없을 만큼 그의 책 속에 내용이 많이 들어있는 바, 이번에도 이 책 안에서 읽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서 마라톤 경주를 하는 선수들에 대한 입장, 그것을 바라보는 관중으로서 느끼는 여러 가지 경기장 주변의 이야기가 아주 재밌게 그려져 있다.

 

초청된 특파원으로서 자기 몫의 글을 쓰는 중에도 멈추지 않는 달리기 운동, 그리고 아무리 싫다 하더라도 내색을 쉽게 할 수 없었을 올림픽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다룬 내용들이 인상적이다.

 

개막식을 끝까지 보지 않고 뛰쳐나온 것, 쿠베르탱이 주장했던 올림픽의 정신이 이제는 다국적 기업들의 스폰서에 의해 변색되고 상업화되는 현실, 메달의 색깔에만 집중한 나머지 끝까지 완주를 하는 선수들의 스포츠 정신에 대한 찬사가 일반인들의 머리 속에 퇴색해져 가는 현실을 꼬집는 글은 호주의 역사에 대한 보이지 않았던 내밀한 불편한 진실의 이야기들과 곁들여져 무라카미의 글 솜씨가 발휘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한국과 일본의 야구를 지켜보는 자세, 물론 일본인이기에 속마음은 모국을 응원했겠으나 편향되지 않은 관중으로서의 평가, 그리고 올림픽은 프로가 있는 운동경기는 포함시키지 말고 아테네서만 하게 한다면 지금처럼 상업적으로 흐르는 것을 조금이나마 방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이건 웃으면서 읽은 대목 중 하나인데, 축구경기의 마지막 장면은 상대국의 선수 유니폼을 바꿔 입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적은 부분이다.

분명 땀냄새로 범벅이 된 옷을 바꿔 입길 원하지 않은 선수도 있을 법한데 참견이라고 단서를 단 후에 여자 축구팀은 유니폼 교환을 안 하는지, 오히려 이런 경우엔 하면 좋겠단 귀염성의 발언이 웃음을 짓게 한다.

 

올림픽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구절, 이미 인류가 운동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것을 가지고 화합과 우정, 그리고 그 속에서 경험할 수있는 운동 정신의 뜻을 기릴 수도 있는 것에 대한 글들은 당시의 올림픽이 열렸던 호주의 알지 못했던 장소와 전철을 이용해서 오고 가며 읽은 책들과 함께 이렇게도 올림픽 취재 기를 통해 읽을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한다.

 

 

 

 

한번 겪은 올림픽 취재라서 관심이 없다고 말하지만 혹 모를 일이다.

자신의 나라에서, 아니면 또다시 2002 한. 일 올림픽처럼 공동 주체자로서 다시 한 번 올림픽 개최를 우리가 연다면 무라카미 하루키는 취재 글을 거절할 수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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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애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7
마리 유키코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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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육체적인 피로 외에도 정신적인 피로에 휩싸인 채 생활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생존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가 어떻게 바삐 돌아가고 흘러가는지, 아침 일찍 일어나 회사로 출근하고 일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어느 새 퇴근이 다가오는 생활 속에서 켭켭이 쌓여만 가는 정신적인 우울함, 외로움, 쓸쓸함 까지,,,

 

그런 경우에 여러 가지 정신적인 문제점들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에 이런 점을 소재로 한 책을 접했다.

소위 말하는 '감응 정신병'을 주제로 한 8개의 독립된 이야기이자 서로 연관이 되어 읽히는 책이다.

 

한 사람의 정신이상 증세가 주변인에게도 전염된다는 병인 이 병에 대한 여러 가지 병 이름도 처음 알게 됐다.

 

정신분야에 관한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반갑게 접할 수도 있지만 전혀 모르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아주 쉽게 접근이 쉬울 만큼 우리 주변에서 다분히 많이 보는 증상들이 어떻게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파멸시키는 지에 대한 전개 과정이 독특하게 다가온다.

 

에로토 마니아, 클레이머, 칼리굴라, 골든애플, 핫 리딩, 데자뷔, 갱 스토킹, 폴리 아 드. 로 불려지는 병명에 대해 겪는 사람들의 심리들은 이름도 예쁜 것들이 많아 오히려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일명 색정광, 연예 망상이라고 불리는 에로토 마니아로 첫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하루나 미사키라는 연애소설 작가가 쓴 책 속의 남자 주인공 이름이 같은  가와카미 고이치라는 남자가 스토킹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책을 읽다 보면 주위에서 친숙한 이름들이 등장할 때 그저 우연의 일치요, 아마도 작가가 아는 이름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이렇게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머리 속에 온갖 책 속에 그려진 일들이 마치 자신이 작가와 그렇게 행동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다면 문제이긴 문제란 생각이 들면서 이 이야기는 책의 구성상 시대가 일률적으로 흐르지 않고 시간의 간격이 오고 가기 때문에 단편으로 읽히기는 하되 연결 부분에 있어서는 어색함이 없이 흐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 사항을 이용해 부당한 불만을 호소하는 클레이머로 인해 오히려 엉뚱한 인물이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행동, 하지 말라는 것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 욕구로 인해 벌어지는 칼리굴라,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은 어떠한 사건에 대해서 실제적으로 일어났다고 생각해서 무차별 댓글을 올리면서 벌어지는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골든 애플, 전혀 영감을 지니지는 않은 사람이 주위의 도움으로 실제적으로 영감과 초능력, 점술들을 방송국 피디와 합작해 보여줌으로써 방송에서 보이는 이미지를 타인들이 볼 때 어떻게 반응을 보이는지, 읽는 끝 마무리에서 오히려 혼동마저 일으켰던 핫 리딩, 흔히 말하는 집단 스토킹인 갱 스토킹을 다룬 이야기, 감응 정신병이란 이름의 폴리 아 드, 즉 망상을 하는 사람과 같이 있음으로써 멀쩡한 사람까지도 정신적인 감염 증세를 일으킨다는 병이 어떻게 이뤄지고 벌어지는지에 대한 작가의 이색적이고도 약간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다룬 글이라서 모처럼 색다른 책을 접했단 느낌이 들게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의 여러 가지 증상을 통해 서로 연관이 되고 그 안에서 다양한 병으로 인해 결국엔 어떤 부분에선 안타까움, 어떤 부분에서 허! 하는 부분, 정말 현실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도 남을 만한 상황이 항상 있다는 사실이 두려움마저 일으키게 한다.

 

현대인의 심성의 나약함과 내 탓만이 아닌 주위의 탓, 타인의 잘못으로 인해 오히려 그 악영향을 받게 되면서 결코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기 힘든 여건들을 조성해 그려지는 작가의 글이 그저 소설의 한 부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만큼, 소설을 통해 보여준 현대인들의 심리를 잘 그려낸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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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2-10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ㅡ골고루 갖춘 종합선물셋트네요.제가 꼭 봐야할
~^^

북노마드 2015-12-12 15:31   좋아요 1 | URL
네.
꼭 읽어보세요~
 
사람이 악마다
안창근 지음 / 창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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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근본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유전인자 속에는 악과 선이 정말로 들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전혀 무색무취의 그 어떤 가공된 흔적이 없는 상태의 태아가 태어난 순간 다른 인간들이 습득해 온 그 어떤 행동과 행위에 따라서 악과 선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성선설과 성악설이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인류 태초서부터 이 근원적인 문제는 인류의 어떤 획기적인 발견이나 또 다른 방법에 의해서 밝혀질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때때로 영화나 소설 속에서 그려지거나 실제로 이를 토대로 연구한 사례들을 보면 인간의 끝없는,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제1회 황금펜 영상 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 안창근의 두 번째 장편소설을 읽었다.

제목은 '사람이 악마다'-

왜 사람이 악마일까? 천사일 수도 있는데....

독특한 설정이 우선 눈길을 끈다.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이미 감옥에 있는 또 다른 연쇄살인범의 도움을 받는다는 설정이 자뭇 영화의 소재로도 딱 제격이란 생각이 든다. (갑자기 안소니 홉킨스와 조디 포스터도 연상이 되고....)

 

홍대 앞에서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플래시몹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 여성이 수차례 칼에 찔려 살해된다.

이미 범인은 자신이 '유령'이란 이름으로 경찰에 명명을 했고 잠복 중이었던 경찰을 유유히 비난하듯 현장에서 사라진다.

 

벌써 이번이 세 번째 실행인 만큼 처음엔 경찰도 가볍게 생각했던 살인이 계속 이어지자 각지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결국엔 한때 최고의 프로파일러였지만 자신의 여자 친구를 비롯해 세 명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 중인 강민수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한 때 결혼을 생각했을 만큼 연인 관계였던 노희진이 민수를 만나게 되고 오로지 황기자와만 소통이 가능한 유령의 정체와 왜 그가 그런 일들을 저지를까에 대한 프로파일로러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민수의 존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개 다양한 사건들 중에는  한때는 급 관심의 문제로 어떤 계기가 만들어지고 법이 체계화되면서 슬며시 고개를 내리는 현상, 여기엔 이 책에서 보이는 억울한 일을 당한 피해자의 입장과 가슴속에 평생 응어리를 지고 살아가야 하는 정신적인 고통에 찬 사람들을 대변하기 위한 법의 허점과 법이란 과연 약자와 강자 모두에게 고루 균등한 형량이 내려지는 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태어날 때부터 버림받은 몸으로 태어난 자, 일명 '유령'이란 오페라에서 따온 그 이름이 지닌 아픔과 그 이야기 속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령과 민수 간의 심리전, 밀고 당기는 퍼즐 풀이를 넘어선 고난도의 암호 풀이와 오컬트를 이용한 장치, 수학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지 않다면 풀 수도 없었을 문제들의 암시가 연일 등장하기 때문에 스릴의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외국 문학에서 읽은 기시감마저 들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자신의 첫사랑을 죽인 점만 인정하고 나머지 두 명의 여인 살해를 완강히 부인했던 민수의 주장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법의 문제점,  유령만이 오직 민수의 진실을 알았고 믿어줬단 것은 한 꺼풀의 눈을 덮고 보고자 했던 법의 피해갈 수 없는 허점과 살인은 결코 진실이 어떠하든 간에 용서받을 수 없단 전제하에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와 이미 죽은 여인들의 세세한 드러내 놓지 못했던 가정 내의 폭력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묻힐 수 있었는지, 나를 구해달라고 아무리 애를 써도 세상은 가정의 문제란 인식 때문에 눈을 돌려버린 사회에 대한 고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가 생각한 강한 스릴을 드러내 보고자 했던 욕구가 강했던 만큼 여러 가지 외국 문학 작품에서 이미 익혀왔던 비슷한 설정과 암호풀이식의 방식이나 유명했던 연쇄살인범들의 수법까지 모두 책 속에서 보여주려했던 것이 책을 읽어나가는 데에 있어선 복선이 아닌 조금 복잡하단 느낌이 들게 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아직까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스릴 작가? 하면 쉽게 떠올릴 만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은 현실에서 작가의 앞으로의 차기 작품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 준 책이 아닌가 싶다.

 

팬텀 오브 오페라를 차용해서 자신의 존재 이미지를 그 안에서 스스로 녹아내려했었던 유령의 안타까움마저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민수의 사랑과 인간의 내면에 자신 조차도 몰랐던 피의 향연을 즐길 정도의 악마의 기운이 도사리고 있단 설정 자체가 섬뜩하게 다가오게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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