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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혁명
임현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실질적으로 돈을 대체하는 수단인 신용카드 외에 스마트 폰 결재, 페이 코라 불리는 여려가지 이름의 결제 방식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그렇지만 결국엔 돈이 가장 중요한 결제 수단인 것만은 사실이고 이런 돈의 결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어떤 돈으로 공통되게 결제를 하느냐에 따라 국제적인 인지도는 달라진다.
지금은 당연히 달러다.
금본위제에서부터 시작된 달러 결제 방식은 초 강대국이란 이름, 어떤 이들은 '팍스 아메리카나'란 말들도 하던데 유로화, 엔화, 마르크화, 파운드화와는 엄연히 다른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현실에서 볼 때 이 책을 처음 대하고 읽는 첫 장면부터가 호기심을 자극하게 된다.
2014년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입상작으로서 저자는 현 관세청 소속 공무원이다.
그가 평소에 갖고 있었던 생각을 그린 책이기에 아주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한 책이기도 하다.
배경은 2022년 일본 재정위기가 몰려오면서 주변국들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그 파급의 효과가 커지고 있을 때 월드자산운용회사에서 퇴직해 독자적인 회사를 건립한 귄지혁이 주인공이다.
그의 생각은 지금의 현실로 볼 때 신용화폐의 부정적인 이미지인 부채에 대한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단 경제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모색하게 되는데, 바로 '테미스'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실물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실물 화폐란 통신사, 백화점 등의 멤버십 포인트, 항공사 마일리지를 비롯해 전화, 가스, 전기, 놀이공원, 쌀, 보리 등 시장 수요가 존재하고 충분한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모든 것이 시스템 결재를 통해 서로 상호 간에 이뤄지는 방식이다.
종이에 적힌 숫자놀음에 불과한 신용화폐를 벗어난 이러한 시스템은 점차 사람들 인식 속에 각광을 받게 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로부터 같이 일해보자는 요청이 들어오고, 그런 와중에 세무조사, 검찰조사가 겹치는 악재가 벌어진다.
과연 테미스는 건재할 수 있을 것인지를 그린 이 소설은 보이지 않는 강대국들의 조심스러운 접근성과 중국의 위안화를 결제수단으로 올리고자 노력하는 모습, 흔히들 말하는 유태인들의 숨겨진 실세들로 이뤄진 집단에 의해 대한민국의 작은 기업이 어떻게 세계적인 싸움에 이용이 되고 중요한 보물처럼 다루어지는 지에 대한 경제에 관한 흐름을 잘 보여준 책이란 생각이 든다.
***** 신용화폐 체계는 사실 희대의 사기극입니다. 단순히 종이 쪼가리에 숫자를 기재해 다른 사람들이 피땀 흘려 만들어 낸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는 방식이죠. 발행해서 유통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앙은행은 숫자를 기재한 종이 쪼가리를 넘겨주고 그걸 받아 든 은행이나 정부는 중앙은행에 빚을 지게 됩니다. 또 은행은 중앙은행에서 바다든 종이 쪼가리에 더 많은 이자를 붙여서 다른 사람에게 대출을 해 주죠. 중앙은행은 정부나 은행들에 빌려 준 돈을 웬만해서는 돌려받지 않습니다. 경기가 과열될 때에만 유동성을 축소시킨다는 명목으로 돌려받죠. 오히려 경기가 조금이라도 나빠질 기미가 보이면 오히려 더 많은 빚을 내도록 부추깁니다. 은행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기 때문에 중앙은행에 막대한 채무를 지고 있어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P 172
미국의 달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벌인 여러 가지 정황상 , 했다고 볼 수도 있는 사건들을 들춰내어 비교해 보이는 글들은 경제란 거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그러기 위해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국제적인 경쟁의 비열함을 느끼게도 해 준다.
FRB의 달러에 대한 정책과 중국이 갖고 있는 달러 보유에 대한 현실적인 손해,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유럽권 경제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그려보는 이야기들은 미래의 어느 시점을 두고 그린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속형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줬단 점에서 신선함을 전해준다.
얼마 전 보도된 대로 중국 위안화도 이제 국제결제 통화 대금으로 이뤄진단 소식을 접했다.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고도 알려지는 가운데 두 체제의 강대국 틈에서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에 대한 고민도 생각하게 하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비록 소설의 형태를 그린 것이라고는 하지만 '테미스'라는 가상의 시스템도 현실에서도 이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국제 경제의 흐름을 알기 쉽게 풀어놓으면서 우리나라 현실이 처한 상황을 비교해 놓은 이 책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흐름에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 경제소설이라 경제에 관해 많이 알지 못하는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