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리디아는 죽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평범하게 보이는 한 가정에 일어난 커다란 파문을 , 그 파문의 여파 속에는 저마다의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던 비밀들이 해제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책이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홍콩에서 이주한 아버지 때문에 미국에 정착하고 살고 있는 이민자의 후손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이 책에서 보이는 설정들의 주인공들은 혼혈아,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다.

1950년대의 미국은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인종 차별적인 정치적인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소설의 배경인 1950년대는 인종차별적인 시선이 더 심했을 것이란 짐작이 간다.

그랬던 만큼 동양인 아버지 제임스와 백인 어머니 메를린 사이에서 태어난 세 아이들은 아들 네스와 막내 한나만 빼고 둘째인 리디아만 백인적인 특성을 지닌 아이로 태어난다.

학교에서 잘못한 것도 없지만 왠지 모를 왕따 비슷한 것을 겪었던 아이들, 그런 둘 사이에서의 남매애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리디아의 눈에 비친 엄마가 자신에게 거는 기대치는 엄청 중압감을 느꼈을 것이다.   

 

자신의 이런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던 한 사람인 오빠 네스마저 아빠 자신이 시대적인 인종차별에 맞서지 못하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행동들을 기대하는 중압감을 견디면서 살아왔기에 오로지 대학 입학으로의 탈출만이 희망적이었던 가족의 분위기-

 

당시만 해도 드물었던 여 의사란 직업에 대한 희망을 안고 하버드에 입학했지만 제임스와의 사랑에 빠지고 네스를 임신하는 바람에 주부로서 안착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는 리디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데, 한 번 집을 나갔던 엄마의 부재는 리디아에게 커다란 충격이었고 그런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던 힘겨웠던 리디아의 삶을 반영한다.

 

이들 가족에게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리디아의 죽음이라는 문제의 시점에서 시작한 이 소설은 리디아가 호수에서 시체로 발견이 되고 본격적으로 그 이후의 남겨진 가족들의 사이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보여준다.

 

리디아의 죽음의 원인이 처음엔 잭이란 불량 청년에게 용의자로 지목이 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이 되지만 이것을 하나의 과정의 일부분이면서도 가족 전체에게는 리디아의 죽음이란 해결을 풀기 위한 가족 전체에 짊어진  과제였다.

 

이 책은 인종차별이란 설정하에 뛰어난 실력임에도 교수직을 맡지 못하고 보스턴을 떠나 오하이로로 이사 갈 수밖에 없었던 제임스란 인물을 통해 이민자로서 주류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를 썼던 사람들의 모습을, 엄마 메를린은 여성이란 이유로 차별적인 사회적인 인식에 도전에 성공하지 못했던 시대상을 반영하면서도 가족이란 이유로 무엇하나 제대로 터놓고 대화를 하지 못했던 소통 부재에서 온 아픈 과정들을 그리고 있는 책이다.

 

부모들은 자신들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을 바라기 위해 자녀들에게 무한의 기대치를 걸게 된다.

자녀들의 인생은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삶이란 생각을 하면서도 쉽사리 그들의 인생에 손을 떼기가 쉽지 않은 상황들이 마치 우리나라의 부모들의 모습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자녀들의 아픔을 부모들은 자신들의 생각에 갇혀서 제대로 아이들이 무엇을 힘들어하고 외로워하며,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고자 하려는 노력이 없었단 사실이 서글픔을 전달해준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리디아의 죽음의 범인은 누구일까? 어떤 식으로 밝혀질까를 염두에 두고 읽어나갔지만 결국 이 책은 리디아의 죽음을 둘러싼 한 가족의 분열과 해체, 그리고  다시 복원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책이기에 여타 다른 책들과는 다른 아픔과 안타까움을 전해준 책이기도 했다.

 

책 제목인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정말 내용에 부합되는 제목이란 생각이 든다.

가족이기 때문에 나를 이해해주겠지, 내가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아주겠지, 내가 이런 말을 해도 가족이니까 이해하고 넘어가겠지....

 

이 모든 것을 너무나도 간과하고 지나쳐버렸던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진정으로 가족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말하기 싫어서 말을 안 했던 것이 아닌 말할 수가 없어서였단 사실이 책을 덮고서도 떠나지 않게 하는 아픈 감정을 지니게 하는 책, 뭣보다 책을 통해 내 가족과의 관계를 더듬어서 생각해 보게 책인 만큼 한 번 읽어봐도 좋을 듯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밍웨이 죽이기 - 엘러리 퀸 앤솔러지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외 지음, 엘러리 퀸 엮음, 정연주 옮김, 김용언 해제 / 책읽는섬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대 작가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독자의 입장에서 무척 큰 재미와 흥미, 그리고 저자가 쓴 내용들을 통해서 다양한 배움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작품들은 주로 장편들을 읽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긴 장르 속성상 인물들의 독특한 개성과 부연의 행동들을 통해서 더욱 그 진가를 느낄 수가 있는데, 아쉽게도 이러한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한꺼번에 한 권에 담아서 읽기란 그 기회가 쉽지가 않다.

 

그런데 이름만 들어도 귀가 솔깃한 작가들의 글들만을 추려서 나온 책을 접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란 말이 떠오르지 않을까?

 

이름만 들어도 아는 작가, 특히 그들의 작품을 읽는 독자라면 더욱 반가울듯 싶은 엘러리 퀸이 직접 고른 12명의 작가의 작품집, 앤솔러지를 읽는 즐거움을 그야말로 다른 책들을 접하는 것 이상으로 기쁨을 준다.

자신들의 전공답게 12명의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 수상자들이 남긴 범죄. 탐정. 미스터리. 서스펜스 소설들을 추려서 내놓았기에 더욱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기분 좋을 듯할 것이다.

 

첫 장에서부터 다뤄지는 정글북의 저자인 리디어드 키플링의 '인도 마을의 황혼'은 당시의 시대상을 드러낸 작품이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모든 글들이 저자가 쓴 당시의 시대상을 드러내 놓고는 있지만 특히 이 작품은 영국이란 제국이 식민주의로 삼은 인도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즉, 영국인이 보는 시각에서 다룬 살인사건의 원인이  문화적인 차이에서 왔다는  허무함을 드러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너무나 유명한 연극 작가인 아서 밀러가 쓴 '도둑이 필요해'는 마치 시트콤 같기도 하고 한편의 짧은 콩트 속에 허를 찌르는 인간들의 욕심을 도둑맞은 돈을 통해서 돈을 찾기도, 포기하기도 어려운 인간 심리를 예리하게 표현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T. S. 스트리블링의 '한낮의 대소동' 은 다른 작품에 비해서 분량이 짧긴 하지만 범죄심리학 교수인 포지올 리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책의 표지 제목인 맥킨레이 캔터의 '헤밍웨이 죽이기'는 처음엔 정말 작가 헤밍웨이를 다시 드러내어 또 다른 시선으로 그려 본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여기선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른 헤밍웨이란 범죄자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경찰들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내용이다.

정확하게 어떤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과 대치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된 채 신참 형사 닉 글레넌과의 한판을 벌이는 장면은 조금만 이야기의 살을 덧대어 붙인다면 한 편의 멋진 영화로도 탄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게 한다.

 

'여성 배심원단'은 남편을 살해했다는 용의자로 지목된 라이트 부인의 집에 현장조사를 하러 떠나는 남편들을 따라나선 부인들이 남자들이 미처 밝혀내지 못한 정황상의 증거들을 통해 살인사건 단서들을 찾아내지만 당시의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상황의 처지를 보여줌으로써 같은 여성으로 느끼는 살해 용의자에 대한 수습을 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버트런드 러셀의 작품인 '미스 X의 시련'은 우연찮게 들은 결사단의 비밀 때문에 휴가에서 돌아온 후 변해 버린 여비서의 태도를 보고 사건의 실체를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헤밍웨이 죽이기와 함께 또 다른 영화로도 만난다면 좋을 작품인 윌리엄 포크너의 '설탕 한 스푼', 싱클레어 루이스의 ''버드나무 길', 마크 코넬리의 '사인 심문', 스티브 빈센트 베네의 '아마추어 범죄 애호가'.....

 

모두가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드러낸 작품인 만큼 짧지만 강렬한 인상들을 모두 심어준 작품이기에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는 다양한 스릴의 세계와 반전의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아닌가 싶다.

 

자연스러운 흐르는 물에 흘러가듯 삶의 여러 가지 투영된 모습들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이나 문체, 대화법들이 지금과는 다르게 받아들이면서 읽는 과정 또한 고전체를 엿보는 듯한 느낌도 주는 책이기에 이 책 한 권을 통해서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대한다는 것도 좋을 듯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당 밀리언셀러 클럽 147
야쿠마루 가쿠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범죄의 양상을 다룬 책을 읽다 보면 예전보다는 확실히 가해자와 피해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책들이 많아짐을 느낀다.

 

굳이 양분을 하자면 남겨진 자들의 생활, 특히 한국소설에서도 다루는 범위의 폭이 넓어졌음을 알게 해 주는 피해자들의 가족들 삶을 다룬 부분을 읽노라면 갑갑하기도 하고 법의 체계 안에서 다루는 일이지만 이 또한 인간이 만든 '법'이란 한계성을 지니고 있기에 어떤 확실한 이러한 제안이 좋다는 것을 말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짐을 책을 접하면서 느끼곤 했다.

 

이 책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악당'의 이미지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연작 단편집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총 일곱 개의 사건들이 연결이 되는, 그러면서도 독립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책은 술술 읽힌다.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아 이발사로서의 생활을 생각하고 있던 15살의 사에키 슈이치는  자신의 생일날 누나를 동네 청소년들에게 잔혹하게 폭행과 강간을 당한 후 목숨을 잃는 아픔을 지닌, 현재 30살의 장년이자 사립 탐정 일을 하고 있다.

 

경찰로서 일하다 뜻하지 않은 자신의 행동 처신으로 퇴직을 한 이후 사설탐정을 하고 있으면서 누나를 죽인 범인들의 그 이후에 대한 궁금증을 품고서 살아가고 있는 처지-

 

어느 날 아들을 살해당한 노부부의 청탁을 의뢰받게 되는데, 범인이 출소 이후 잘못을 뉘우치고 제대로 인간답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것-

조사 결과 가해자는 여전히 그럴싸한 유령 회사를 다니면서 살아가고 있고 이 일은 그 후 가해자가 다시 피해를 입게 되면서 하반신 불구로 살아가는 결과를 낳는다.

 

이 일에 뛰어들었으면서도 여전히 자신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답을 줄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치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오와 복수, 그리고 만일 누나를 죽인 범인들을 찾게 된다면 어떻게 복수를 해야 할 지에 대한 막연한 생각조차도 못하고 살아가는 사에키라는 인물의 동요는 피해자 가족으로서 남겨진 사람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웃음조차도 죽은 망자를 생각하면 그럴 자격조차도 없다는 자신의 파괴적인 비애감과 가족들 간에 멍든 가슴을 후련하게 해줄 해결이란 것이 고작 법에서 형량을 내리는 판결에만 만족해야 하는 현실, 그렇다면 과연 가해자는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철저하게 뉘우치고 평생토록 잊지 않을 십자가로서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갈까? 아니면  법의 형량대로 제대로 죄 값을 치렀기에 피해자에 대한 죄의 명목은 상쇄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범죄 피해자가 가장 괴로운 순간은 가해자가 행복하게 살고 있음을 알았을 때다.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범죄를 눈곱만치도 반성하지 않았음을 깨달았을 때다. 그럴 때는 증오의 불꽃에 기름을 들이부은 것처럼 마음속이 격렬하게 날뛴다.-p 75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떠오른 것은 영화 '밀양'이었다.  

주인공이 가해자를 용서하기까지의 번민과 고뇌를 통해 비로소 용서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범인을 대면했을 때 오히려 범인은 신앙을 갖게 됨으로써 이미 용서를 받았다는 식의 전개 상황은 당시 영화를 보면서 과연 진정으로 용서를 해주는 자와 받으려는 자 간의 관계 성립은 어떠한 기본이 있어야 서로가 서로에게 다치지 않는 방법으로 할 수  없는 것일까를 생각하게 했다.

 

 

이처럼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도 영화 '밀양'과는 배경이 다르지만 피해자의 가족으로서 겪게 되는 고통을 수반한 전반적인 아픔들이 살아가는 동안 결코 없어지지 않는 현실이란 기반 아래,  전반적인 의뢰인들도  피해자들의 가족이지만 가해자 가족으로서 겪은 고통 또한 그려진 부분이 있기에 그들 나름대로 가산탕진을 기본으로 세상에서 던진 멸시와 눈초리를 고스란히 받고 쥐 죽은 듯이 살아가야 하는 비참한 생활상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기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남겨진 가족들의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은 실정을 보여준다.

 

 

누나의 죽음을 눈 앞에서 본 그 순간 이후 사에키의 인생은 그 당시로 막을 내렸다는 사실로 진실된 사랑조차도 할 수 없는 마음의 두꺼운 벽은 누나를 죽인 범인들의 결과를 보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또 다른 악당으로 변해가려는 그 찰나의 마음의 동요된 모습을 그려나가는 작가의 글이 인상적이다.

 

 용서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악당은 그 사실을 아주 잘 알아. 그래서 용서라는 성가시기 짝이 없는 걸 구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아. 악당은 자신이 빼앗은 만큼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도 잘 알아. 그래도 기어코 나쁜 짓을 저지르고 마는 인간, 그게 바로 악당이라는 거다.-p 243

 

악당이란 의미, 누구나 될 수 있다는 경고를 저자는 사에키의 행동과 여러 사건의 경우를  통해서 보여주려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책을 덮으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두고두고 하게 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티야의 여름
트리베니언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국내에서 몇 권의 책이 출간이 된 작가지만 이 작품은 그야말로 베스트셀러에 드는 작품이다.

제목 자체가 여성의 이름이 들어가면서, 특히 여름이 상징하는 계절에 맞는 이 시기에 출간이 되다 보니 더욱 흥미를 끌 수밖에 없을터~

 

배경은 1차 세계 대전 발발 직전의 여름, 프랑스 바스크 지방의 한 작은 마을에 바스크 출신인 의사 장 마르크 몽장의 젊은 청춘의 시절을 그린다.

인턴 생활을 마치고 그로 박사 밑에서 일하던 중 카티야 트레빌이란 여성을 만나게 된 마크는 그녀의 신비로운 모습과 당시로서는 엄두도 못 낼 해박한 해부학과 정신의 세계를 다룬 프로이트를 공부한 적이 있는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그녀의 동생인 폴의 다친 팔을 치료하기 위해  집을 방문하게 되면서 그녀와 가까워지게 된다.

 

때론 순박한 처녀의 모습으로, 때론 몽환적인 시선처리와 눈빛으로, 시시각각 그녀에게 점차 빠져드는 자신에게 그녀의 쌍둥이 동생인 폴은 결코 누나와 가까이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

 

그녀와 폴, 아버지가 살던 파리를 떠나 이 외진 곳에 살게 된 경위는 작은 마을에 돌고 도는 소문 속에 그 진위를 알아가게 되지만, 왜, 폴이 그토록 자신의 누이 곁에 가까이 가지 말 것과 아버지의 눈에 그런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마크에겐 오히려 카티야에 대한 사랑만 깊어지게 할 뿐이다.

 

 

가족의 관계란 무엇일까?

서로가 진실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알고 있으되  진심을 숨기고 살아간다면, 그토록 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하는 쌍둥이들의 슬픈 사연과 더불어서 독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의 이야기는 트레빌 가(家)의 비밀과 함께 작가가 그리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 특히 카티야란 인물이 그리는  정신세계의 아픔은 독자들로 하여금 흠뻑 빠지지 않을 수가 없게 만든다.

 

특히 이 책은 카티야가 관심을 두었던 프로이트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한, 인간의 정신분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만큼 급박한 스릴이 아닌 인간 심리의 스릴에 초점을 두고 그린 책이기에 각 등장인물들이 생각하는 느낌과 대사, 감정들, 시대적인 상황들을 따라가면서 읽는다면 훨씬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가 있을 것 같다.

 

반세기가 지나 다시 찾아온 의사 마크의 회고식으로 그려진 이 책의 배경인 바스크 지역의 독특하고 폐쇄된 역사적인 배경과 더불어 그곳에서 벌어진 축제의 현장을 그린 대목은 인상적이다.

 

그녀와 함께하지 못했던 25 살의 청년 마크에겐 그 당시의 여름은 결코 잊지 못할 하나의 인생 이야기란 생각이 드는, 아련하고 쓸쓸한 기억으로 남을 추억이란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언맨 매뉴얼
대니얼 월리스 지음, 이규원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바로 어제저녁, 케이블에서 아이언 맨 3을 방송했다.

 

아이언 맨을 제대로 처음부터 살펴보지 않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미국 사람들은 이런 기발한 상상력을 토대로 제대로 영화로도 만드는 재주와 그 준비성에 대해 부러워한 적이 있는데, 이 책은 그동안에 해갈을 모두 해소시켜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조카들 따라서 보기는 했지만 영화 속 스크린 속에서 나오는 아이언맨이란 공상 속의 주인공이 펼치는 스피드 한 영상미에 반하기는 했어도 책을 통해 또다시 반하기는 드물다는 생각인데, 이 책은   출판사가 대단히 신경을 많이 썼다는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그동안 셜록홈스에 관한 이야기들을 이런 형식으로 접해보기도 했지만  이 아이언맨 속에 들어 있는 메모 형태는  비슷하기도 하지만 다른 점도 확실히 느낄 수가 있다.

 

책의 전반에 흐르는 이야기라고 붙여야 할지 모르겠으나,  CEO가 된 '페퍼 포츠'를 위한 자비스의 브리핑이라는 형식을 취해 아이언맨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아이언 맨 인  스타크는 누구인가부터 시작해,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역사,  아이언맨의 탄생,  저택과 작업실 소개,   아이언맨의 슈트들(아머), 아이언맨과 대적하는 나쁜 악당들, 그리고 마지막에 아이언 맨 곁에 있는 친구들 소개로 구성되어 있다.

 

 

 

 

 

각 페이지마다 아이언 맨 탄생의 비화인 설계 도면과 그동안 시리즈를 통해서 보인 명함, 스타크 인더스트리 출입증, 메모, 진짜 출입을 하고 싶게 만드는 엑스포 티켓.... 총 40여 가지 부록이 들어 있어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마크 1에서 마크 42까지, 그동안의 총체합적인 결과물을 보는 즐거움이다.

 

 

 

 

 

그동안 연예인들을 보면 피규어 모으는 것이 취미라고 하는 몇 명의 인터뷰들을 본 적이 있는데, 왜 그 사람들이 피규어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나마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책에서 보이는 마크 1~42의 조합들은 피규어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키는 데 모자람이 없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특히 아이언 맨 3 영화에서 나오는 마크 시리즈의 출현 장면들을 모두 상상하면서 그려 볼 수 있기에 소장 가치가 아주 높다는 생각을 해주는 책이다.

 

 

 

자신의 몸속에 이러한 장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닌 마치 탈부착 형태의 옷처럼 위급 상황 때마다 아이언맨으로 변신하는 토니 스타크의 변신이,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라면 다음 이야기에선 어떤 활약상을 펼치게 될지, 기대를 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도 불릴 수 있을 만큼 정교하고 각 파트마다 정성을 기울인 책이란 생각을 하게한다.

 

 

 

양장본 형식의 두께만큼이나 예사롭지 않지만 아이언 맨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