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옳은 일이니까요 - 박태식 신부가 읽어주는 영화와 인권
박태식 지음 / 비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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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책보다는 영화에 심취해 있었던 적이 있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으면 2번, 3번까지 같은 영화를 극장에 가서 보곤 하던 시절이 있었고, 미처 보지 못한 영화들은 방송에서 하는 날이면 꼭 보곤 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때와는 방송 시스템이나 영화를 접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보니 보다 쉽게 접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아무래도 극장에서 주는 음향효과를  제대를 즐기려면 발품을 팔아야 하지 않을까도 생각해보는데....

 

인권영화를 다룬 책이다.

그렇다고 아주 무겁고 진중한 의미의 색채가 아닌 우리가 접하는 영화들 속에 그리는 주제와 감독의 의도를 알고서 보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 그 속에서 우리에게 멀리 떨어진 이야기들이 아닌 현실적으로 얼마든지 주위에서 보고 듣고 겪게 되는 이야기들을 영상미에 녹여낸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발견해보는 시간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박태식 신부가 읽어주는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시간이라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까?

 

책의 목록은

 

 제1부 : 지금


폭력의 냄새 / <한공주> & <도희야>
왜냐하면, 그것이 옳은 일이니까요 / <트래쉬>
누구의 책임인가? / 〈스포트라이트〉 & 〈업사이드다운〉
가끔은 잘못 탄 기차가 진짜 목적지에 데려다준대요 / 〈런치박스〉 &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Vis Ta Vie, 너의 삶을 살아라! /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 〈미스 리틀 선샤인〉
경계가 열리다 / 〈스파이 브릿지〉
이야기가 이긴다 / 〈러시안 소설〉 & 〈10분〉

 

제2부 : 여기


지도자의 조건 /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인생에 대한 의리 / 〈인사이드 르윈〉 & 〈비긴 어게인〉
천국에서 보낼 30분 / 〈무뢰한〉 &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꿈꾸는 여성들 / 〈해어화〉 & 〈사의 찬미〉
증명해봐, 네가 직도 쓸모 있는지 / 〈차이나타운〉 & 〈조이 럭 클럽〉
전쟁, 무고한 자들의 지옥 / 〈1944〉 & 〈고지전〉
국가가 국민의 근본 권리를 침해한다면 / 〈집으로 가는 길〉 & 〈변호인〉

 

그리고 3부에선 '우리'란 주제로 살펴보는 영화, 일테면 국제시장, 마지막 4 중주 같은 영화들,

4부에선 '나'란 주제로 '안녕, 헤이즐',' 나우 이즈 굿','  마션', '스틸 엘리스',' 어 웨이 프롬 허'...

 

정말 주옥같은 영화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중에선 본 영화도 있고 이야기 플롯만 대강 읽은 영화도 있기에 보았던 영화는 저자가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을 하면서 느꼈는지를 나와 비교해 보는 시간을, 미처 보지 못한 영화들은 기회가 된다면 저자가 쓴 글 구절을 생각하면서 본다면 훨씬 영화를 대하는 자세나 생각의 깊이 차이를 느낄 수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그때그때 느끼는 감동에 따라서 울다가 웃다가 하는, 지극히 가벼운 정도의 시간을 갖는 편이라 이번에 접한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영화를 보는 방법을 반쯤 정도는 알게 한 책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주변을 둘러싼 환경들 때문에 피해자가 자신의 소리도 내보지 못하고 오히려 죄인처럼 사라져 버려야 하는 설정의 구도라든가, 부모님 세대들의 고된 삶의 여정을 통해 오늘날의 우리들의 모습을 되새겨볼 수 있게 하는 영화들, 성직자로서 바라 본 가톨릭에 대한 생각과 비전에 대한 기대감, 국가가 개인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책임감을 묻는 소재들은 영화를 통해서 그려 낸 현실의 문제들을 다시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사회에서 개인으로, 개인에서 사회로, 그리고 우리가 있고 '나'가 있는 차례대로의 영화의 흐름 구성들은 미처 지나쳐 버릴 수도 없었고 잊어버리지도 못할 사회적인 문제점들과 그 해결책을 위해 우리들은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한 물음을 생각하고 답을 요구하는 글들은 쉽게 읽히면서도 가슴 한 언저리에 뭉클함을 지니게 한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간접 경험과 이미 지나간 세대들에 대한 편협했던 생각들....

인권을 지닌 인간으로서 모든 것의 경우를 두루두루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간단하게 시간 날 때마다 한 챕터씩 읽어도 좋을 책, 이 가을에 천천히 음미하면서 영화도 같이 본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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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
엠마 힐리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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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의 모드 할머니-

치매를 앓고 있다.

그녀를 돌봐주는 간병인들이 시간에 맞춰 그녀의 집에 오고 모드를 돌보면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지에 대한 메모를 적어놓고 퇴근을 하지만 모드 할머니의 머리 속에는 잠깐의 기억만 있을 뿐 왜 그들이 이것도 하지 말아라, 저것에 손대지 말아라, 하는지를 도통 모른다.

 

(그토록 좋아하는 토스트은 왜 먹지 못하게 하며 복숭아 통조림은 왜 그리 많이 쌓아놓고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하지만 그녀에겐 결코 잊을 수가 없는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친구 엘리자베스의 행방을 찾는 것이다.

여기저기 가방 안과 손에는 메모지가 가득한 가운데 ‘엘리자베스에게 연락 없음’이라고 써 있는 주머니 속의 쪽지로 기억을 되새긴다.

 

호박 때문에 알게 된 엘리자베스의 행방을 수시로 물어보지만 딸 헬렌은 건성으로만 대답만 해 줄 뿐이고 엘리자베스의 집에 찾아가도 들어갈 수 없으며 오히려 그녀의 아들인 피터로부터 핀잔을 듣기 일쑤, 그렇다면 경찰서는 더 나은가?

수시로 접수하는 그 할머니의 얼굴을 아는 경찰도 건성으로 그저 형식적인 절차의 시늉뿐...

 

모드의 기억 속엔 또 하나의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전쟁의 시기였던 어렸을 적, 위의 언니인 수키가 행방불명이 된 사건이 아직 미해결로 남아있는 것이 숙제라면 숙제다.

 

80이 넘은 할머니의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있던 과거의 미스터리의 실마리와 현재의 엘리자베스를 찾기 위한 두 가지 사건이 병행이 되면서 그려지는 이 소설은 스릴의 성격도 가미가 되면서 '치매'를 앓고 있는 분들의 증상과 그 증상에 따른 자신의 본모습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현실, 딸과 손녀의 얼굴까지 잃어버리는 시간의 타임 속에 그들을 보살피고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사람과 사람과의 대사 속에 맞물리는 모드 할머니의 기억 속 상황 속에서 쏟아내는 대사와 현시점의 대사가 교묘히 어울리다가도 전혀 얼렁뚱땅하게 들리게 하는 시간적인 흐름들은 때론 웃음이 나오다가도 이 모습들의 증상이 '치매'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란 사실을 느끼게 되면 무척 심란함을 느끼게도 해 준다.

 

어릴 적의 행방불명이 된 언니의 행방이 죽음과도 연관이 있을까?

당시 형부가 죽였을까? 아니면 더글러스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정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에 대한 이 모든 궁금증이 모드 할머니의 기억을 토대로 풀어 파헤치는 과정이 무척 심각한 병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기억에 의존하면서 풀어가는 방식 또한 신선함을 준다.

 

자신의 집이 딸에 의해 팔리고 딸네 집에 들어가 살기 시작하면서 겪는 작은 일상들, 익숙지 않은 동선 때문에 화장실 가는 길조차 어려움을 겪으며, 잠시나마 떨어져 있던 며 칠을 두고 딸이 자신을 양로원에 두었다는 느낌을 아는 두려움들까지...

 

치매란 병에 대한 세세한 일상의 관찰을 표현한 모습들과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인지능력 테스트 같은 것들은 모두 사실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저자의 관찰력은 대단하다 싶을 정도의 몰입을 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치매를 둔 가족을  보살피는 독자라면 이러한 사실들 때문에 공감을 사지 않을까도 싶을 정도로, 그렇다고 아주 우울한 감정선이 아닌 생활에서 잠깐잠깐씩 기억을 도난당했다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 정도의 능력을 지닌 모드 할머니를 통해서 노년에 이르러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선의 표현들과 현재의 기억을 깜박 잃어도 과거의 기억만을 지닌 채 여전히 언니의 행방을 쫓고 엘리자베스의 행방을 쫓는 주인공의 기억은 어쩌면 오히려 건강한 사람들이 지닌 건망증 보다도 더 확실한 기억력을 가진 존재로 인식을 들게 한다.

 

책 표지의 그림들이 그냥 그림들이 아닌, 모드 할머니의 기억 속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기억들 잔해임을 알려주는 것임을....

 

 실종에 얽힌 이야기의 타래를 통해 '치매'를 앓고 있는 모드 할머니의 또 다른 노년의 삶을 관통하고 있는 인생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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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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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작가 중의 한 명인 더글러스 케네디의 단편집 수록 작품이다.

그동안 꾸준히 국내뿐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도 그의 작품들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모두 장편만 읽어왔기에 이번에 대하는 단편들 속에는 어떤 내용들이 들어 있을지 무척 궁금했었다.

모두 12편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현실적인 감각을 동원한 그의 예리한 필력이 여전함을 느끼게 해 준다.

 

우리들의 일반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한 순간들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갖고 오게 되는지, 현대인들의 야망과 이상, 그리고 현실 사이에서 오는 갈등들을 표현한 글들은 단편이 주는 아쉬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첫 장의 '픽업'만 해도 그렇다.

 

횡령과 금융사기를 치는 고학력 사기꾼이 유령회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돈을 가로채게 되지만 법의 심판은 받은 적이 없는 행운의 사나이지만 배심원을 매수해서 무죄로 풀려나 자축의 술을 마시게 된 후의 그의 앞날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또한 '여름의 소나타'는 어떤가?

젊은 시절 마음에 둔 여인이 있었고 운명의 상대임을 느꼈으나 도망치고 싶은 마음, 그 후에 많은 시간이 흐른 후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된 주인공이 현재의 아내와 좋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는 현시점에서 느끼는 후회를 다룬 이야기는 역시 저자의 특허인 결정적인 순간에 내린 결정의 마무리가 어떤 결과를 맺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작품들을 읽을 때면 저자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들만 보고 싶은 마음과 주변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선택한 결정 때문에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얼마나 힘들고 괴로움을 겪어야 하는지에 대해 새삼 되돌아보게 만든다.

 

여기 나오는 작품들의 주인공들도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아가면서 우리가 타인들과 맺는 관계와 이별을 통해서 책임과 의무가 함께 동반된다는 사실과 함께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국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의 주체는 나 자신이란 점, 행복한 결말이건 불행한 결말이건 모두가 내 탓이란 점을 일깨워준다.

 

 

 

 

매 작품마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내용도 있었고 좀 더 길게 이어졌더라면 훨씬 좋겠단 이야기도 들어 있는 만큼 하루에 짧게나마 읽을 수 있는 단편의 묘미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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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의 식탁
앙카 멀스타인 지음, 김연 옮김 / 이야기나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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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하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패션이고, 미슐랭 가이드란 책이 생각난다.

예술의 도시란 명성답게 전 세계의 패션의 현상의 중심지 중 하나이면서 역시 미식가들을 위한 별도의 별점을 통해 그곳의 맛난 음식을 경험하게 하고픈 욕구를 발산시키는 곳-

 

그렇다면  프랑스란 나라의 이러한 중심지로의 태동은 어떻게 발전이 되었을까?

그중에서도 '레스토랑'이란 이름이 누구나 쉽게 입에서 나올 정도의 보통의 명사로서 불리게 된 프랑스의 역사적인 발전상은 어떻게 시작이 되었을까? 에  대한 재미난 에세이를 접했다.

 

그 중심엔 전혀 의외의 인물인 발자크가 있다.

발자크 하면 우선적으로 그와 떼려야야 뗄 수 없는 커피가 생각나고 그의 영원한 연인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그의 문학의 원천적인 발산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는  커피 외에도  이 책은 그런 범주에서 벗어나 그의 어린 시절부터 그가 죽을 때까지 남긴 작품을 통해서 그가 부여한 음식의 세계와 책 속의 등장인물들 간의 연관 관계를 통해 음식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과 레스토랑의 변천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사진을 보면 그는 조금 통통(?)한 듯한 모습이긴 하지만 그는 의외의 창작에 몰두할 때면 음식을 멀리한 절제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작품이 끝나고 나면 무섭게 먹어대는 식욕의 발산 욕구는 아마도 그동안 한 곳에 몰입했던 나머지 자신의 부족했던 점들을 보충하는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그가 그의 작품에서 드러낸 식탁에 오르내리는 음식들은 기존의 작가들의 작품에선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시도였다고 생각된다.

그가 음식에 집착했던 것은 어릴 적, 보모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기숙사 생활을 했던 탓도 있었고 당대의 사회상을 짚기 위해서였단 구절만 봐도 그가 생각했던 이러한 발상은 그 후 여러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다양한 작품 속의 소품이자 비유, 그리고 음식과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의 전개가 어떤 형태로 발전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창작들을 할 기회를 제공했다.

 

아시다시피 프랑스란 나라의 음식의 발전은 프랑스 대혁명이 가져다준 일대 변화의 기회를 가져왔다.

왕의 음식을 만들던 요리사들이 혁명의 회오리바람 속에 살기 위해 궁을 탈출하고 거리로 나가 자신들이 익힌 음식 솜씨를 가게를 열게 됨과 동시에 그동안 고위층의 음식이란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고 보통의 사람들도 맛볼 수 있는 유행의 시대를 타게 된 것이 지금의 프랑스 요리의 첫걸음이자 그 후 이러한 음식의 변천은 식재료의 변천사를 가져오게 된다.

 

 책의 구성은 발자크의 어린 시절부터 엿볼 수 있는 음식에 관한 에피소드, 파리의 식사 시간의 변화를 가져온 사회상의 흐름, 여기엔 지금의 레스토랑이란 존재가 나타나게 되고 어떻게 프랑스 사람들에게 어떤 기능과 자리를 제공했는지에 대한 소상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식사 예이라 함은 당시만 해도 예절과 규범에 얽힌 귀족들만의  것, 일테면 특별한 날들의 식탁이라 이름을 붙인 제 3장을 보면 화려한 저녁식사와 연회가 주 무대로써 식탁의 천은  무엇을 깔고 장식을 어떻게 하는지,  이는 발자크가 '인간희극'이란 대 역작의 작품 속에 드러나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계층과 야망들을 음식을 통해 들여다보는 계기를 엿볼 수가 있게 한다.

 

그렇다고 귀족들만의 식사만 그린 것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식탁을 보여줌으로써 일반적인 가정, 특히 도시와는 멀리 떨어진 탓에 교통의 미개발로 인한 도시 소식에 대한 둔감함, 어느 가정에서나 부릴 수 있었던 하인들의 존재가 부각이 되면서 식재료값을 줄이기 위해 애를 쓰는 주인과 이를 어기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가정에 진심으로 충실했던 하인들과의 신경전을 들여다보는 재미와 함께 레일 시장의 복잡하고도 생기 넘치는 묘사도 인상적이다.

 

 

 

 

발자크의 작품 속에 드러나는 음식과 인간관계는 인간이 어떤 것에 심취해 있었고 그런 과정 속에 하나로 음식이 주는 매료에 흠뻑 빠진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통해 구두쇠가 음식에 음식에 인색했던 장면들과 대사, 또는 지나치게 다른 인간관계에 등한시했던 점에 비해 유독 음식에만 집착했던 부류들을 통해 음식을 통해 이야기를 구성해 가는 과정들이 재미를 선사한다.

 

발자크가 생각했던 연애의 이야기 속에는 침대와 식탁이란 제목을 통해 그가 주장했던 다른 작가들이 썼던 것과는 반대로 식탁과 침대의 쾌락은 서로 이루어질 수없다는 주장이 반영된 작품들을 통해 그가 써왔던 연애관을 다룬 부분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게 한다.

 

 

 

 

누구나 살기 위해 음식을 먹지만 발자크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들 속에서는 음식이란 것이 역사와 사회상의 신분 붕괴, 주인과 하인들 간의 대립, 사회적으로 필요한 모든 것들을 충족시켜주었던 '슈베'란 공간이 지녔던 특이한 상황들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한 나라의 역사와 함께 한 음식의 역사 변천사를 보는 책이기도 하다.

 

연이어 전개되는 '인간희극'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간의 심리와 식탁에 오르내리는 음식들을 통해  역사, 문화, 사회, 그리고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던 발자크의 식탁은 그야말로 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거나 한 나라의 한 시대의 여러 가지를 통틀어서 알길 원하는 사람들에겐 재미와 지식을 알게 해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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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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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작가인 린다 콘라츠는 12년 전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죽음을 당한 여동생 안나로 인한 충격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살아간다.

 

사건 당시 동생의 집에서 범인을 봤다고, 경찰에 몽타주를 이용해 잡기에 노력했지만 유일한 목격자이자 용의자로서 살아가게 된 그 충격은 그녀를 밖에는 한 발짝도 나설 수없게 만들어 버린다.

 

어느 날 우연히 TV를 통해 12년 전에 봤던 동생을 죽인 범인의 얼굴을 본 순간, 그녀는 다시 예전의 일을 회상하게 되고 이미 저명한 언론인이 된 그 범인을 잡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심리전문가를 비롯해서 이런 사건의 경험을 현장에 몸 담았던 사람들까지 섭외해 자신이 직접 범인을 심문하고 심리를 이용해 자백을 받아내게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 과연 그렇다면 범인을 어떻게 만나야 할까?

린다는 굳은 결심을 한다.

그동안  써왔던 장르에서 벗어나 자신과 동생이 당했던 실제의 일들을 소설 형식을 빌려 스릴러 소설로 발표를 하고 작품에 대한 인터뷰를 범인으로 하여금 하게 한다는 것-

 

일단은 범인이 그녀 집에 오게 되고 인터뷰를 하게 되지만 그녀가 생각했던 범인이란 실체는 자신이 잘못 생각해 오던 인물이었음을, 그가 자신의 알리바이를 밝히는 과정에서 알게 되면서 그녀는 걷잡을 수없는 상태로 빠져든다.

 

그에 대해 알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소설에서 썼다시피 모든 정황상의 근거를 들이대며 그를 몰아가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부끄러운 무지를 탓하며 그동안 그녀 자신의 내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심리가 방황적으로 그려진다.

 

처음 기대했던 바대로 범인과 일대 일 장면에서 어떤 사실을 밝혀내고 범인을 몰고 가기 위한, 책 제목처럼 그녀가 설계했던 계획은 독자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고 생각하게 하지만 저자는 시종 그녀의 내면에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정신 공황적인 발작을 그려내며 그녀가 왜 그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즉 범인이 아닌데도 자신의 머리 속에 그려진 인물인 그를 범인으로 알고 있었나? 아니면 진짜 범인을 목격한 것 자체가 믿을 수 있는 정황인가? 안나를 정말 그녀가 아닌 범인이 죽인 것이 맞는가? 그렇다면 진짜 범인은 누구란 말인가?....

 

그녀가 동생 안나와의 사이를 회상하는 장면이나 소설 속의 이야기를 통해서 밝혀내려 한 범인에게 다가가는 실제적인 방법들이 거의 현실과 비슷하게 그려진다는 점, 누가 누구를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뒷부분의 반전은 결국 처음부터 이 책을 접하면서 읽은 독자들에게 반전이란 이런  맛이다란 것을 느끼게 해 준다.

 

린다가 범인을 트랩 했는지, 범인이 린다를 트랩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 설정은 초반부터 읽기 시작해도 전혀 알 수가 없게 만든 상황 설정이나 대화들, 회상 신들이  나중에 가서야 퍼즐 맞추듯이 착착 맞아떨어지는 정황들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읽으면서 '걸 온 더 트레인'의 비슷한 분위기도 느낄 수가 있었으며, 심리를 주로 이용한 스릴러다 보니 화끈하게 다가오는 진실의 결말 부분들이 시원한 맛은 느끼지 못하나, 린다가 그동안 10년이 넘도록 자신 안에 자신을 가둬두고 방황하던 그 진실의 순간을 마주한 장면들, 범인의 고백을 듣게 되는 장면은 앞부분의 진행상황들에 대한 기다림을 보상해 준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저자의 작품은 처음 대했지만 이미 출간 즉시 독일 「슈피겔」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015년 런던도서전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도서로 주목받은 작품이란 문구가 있는 만큼 영화하기로 결정이 됐다고 하니 여 주인공의 심리 초점에 맞추어 영상이 나온다면 그 어떤 섬뜩한 영화보다도 더 강하게 와 닿을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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